팬텀 블루 미스트! 1부: 저주받은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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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범인을 색출해내는 기술도 날로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웬만한 범죄자는 단 한 번의 실수로도 감옥에 들어가기 일쑤죠. 경찰의 눈을 피해 음지에서 기어다니는 죄 많은 그들. 신입 형사인 당신에게 죄는 뿌리 뽑아야 할 악덕입니다.
선배: 그런데, 벌써 몇 번째나 검거에 실패하는 게 가당키나 하냔 말이야!
▶:쾅. 상사가 책상을 크게 내리치며 분통을 터트립니다. 책상 위에는 오늘 아침에 발간된 따끈따끈한 신문이 펼쳐져 있습니다.
1면에 들어간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는 그 유명한, 팬텀 블루 미스트의 화려한 예고장입니다.
어렵게 꼬아놓은 퀴즈나 수수께끼도 없이, 정정당당하게 몇 월 며칠 몇 시 몇 분, 가장무도회에서 보자고요. 발송된 예고에는 언제나 그렇듯 푸른 안개꽃이 동봉되어 있었습니다.
선배: 이왕 친절하게 예고장을 보낼 거라면 뭘 훔쳐가는지도 말해달라고!
▶:그렇습니다.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범인을 색출해내는 기술도 날로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웬만한 범죄자는 단 한 번의 실수로도 감옥에 들어가기 일쑤죠. 경찰의 눈을 피해 음지에서 기어다니는 죄 많은 그들… 사이에서도, 경찰을 우롱하며 훨훨 날아다니는 푸른 안개의 괴도!
이번에는 꼭, 반드시 그를 붙잡아 보이겠어요!
선배: 이봐, 듣고 있는 거야? 신입이 벌써부터 기가 빠져서는, 에잉 쯧쯧….
▶:상사의 꼰대?질에 당신은 쫓겨나듯 방을 나옵니다.
이안 브란트:(…하지만 대꾸라도 하면 신입이 뭘 참견하느냐 화냈을 것 같단 말이다. 하여간 쫓겨났다.)
▶:동료들이 소곤거리다 당신이 오자 반갑게 맞이합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심기가 안 좋으신가 봐요. 브란트 씨, 커피 마시고 일해요~ 이럴 때 한숨 돌려야죠. 당신의 손에 뜨거운 커피가 안착합니다.
동료1: 브란트 씨도 이제 경찰 태가 나네요~ 햇병아리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동료2: 아니, 정말 엊그제였잖아. 몇 달밖에 안 됐다고?
이안 브란트:아, 감사합니다. (커피 한 모금 홀짝인다.) 감사합니다?
동료1: 아하하, 그랬었나. 그런데 브란트 씨, 지난번 괴도가 출몰했던 현장에 있었다면서요? 혹시 재미있는 일화 같은 거 없어요?
이안 브란트: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71 |
| 판정결과: | 실패 |
(갸우뚱? 아방?)
▶:갸웃? 고개를 기울이는 당신을 동료들이 재촉합니다.
동료1: 아니, 그때 그 명화 절도사건 있잖아요. 그 괴도와 일대일 매치를 했다고 들었다고요!
▶:아, 이제야 기억이 납니다. 동료들의 눈빛이 호기심으로 가득 차오르네요. 당신은 그때의 일을 회상하기 시작합니다.
▶:한 달 전, 달이 뜨지 않은 밤입니다.
시내의 미술관은 한밤중인데도 전층 불을 밝히고 숨을 죽인 채 괴도의 침입을 대비하고 있었습니다.
입구부터 경찰들이 오가는 차를 경계하고 있네요. 당신은 이런 큰 사건에 차출된 것이 처음입니다. 기분이 어떤가요?
이안 브란트:(오늘은 좀 바쁘네…. 늘 그렇듯! 별 생각은 없다. 대체 월급은 어떻게 받고 있는 걸까?)
▶:맞아요, 오늘은 좀 바쁘네요. 하지만 당연한 일입니다. 괴도가 보낸 예고장을 처음으로 발견한 것이 바로 당신이었으니 말이에요.
경찰: 자네가 하마터면 놓칠 뻔한 예고장을 발견했다고 들었네.
이 괴도란 것이 참 질이 나빠. 언제, 어디서는 그렇게 꼬박꼬박 잘 쓰면서 뭘 훔치려고 하는지는 적지도 않고…. 게다가 예고장을 아무데나 끼워두니 제때 발견하기도 힘든 일이지.
▶:그렇습니다. 이번 예고장은 회수를 위해 내놓은 빈 그릇 안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막내인 당신은 그릇을 버리다가 우연히 예고장과 눈이 마주쳤고, 그 공을 인정받아 가장 중요한 전시장의 경계를 맡게 되었습니다.
경찰: 자, 곧 예고 시간이군. 녀석이 노릴 법한 그림이라면 분명히 베일을 쓴 아리아드네가 틀림없어. 이 미술관에서 최고로 가치 있는 그림이니까.
▶:베일을 쓴 아리아드네. 이 전시장의 중앙, 경찰들로 바글바글한 안쪽에 그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커다랗고 휘황찬란한 귀걸이를 한 여인이 베일을 쓴 채 눈을 내리깔고 있습니다. 손에는 막 감다 만 실타래가 들려 있고요.
이안 브란트:(흠.)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4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생각났을까? 머리를 굴려본다.)
▶:이 가치를 부정할 수 있는 자는 없습니다. 명실상부한, 미술계의 신성! 단 한 사람을 그린 것임에도 그 힘있는 붓놀림과 터치는 그를 살아 숨쉬는 이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괴도가 처음 미술관을 목표로 지정했을 때, 모든 사람이 괴도가 노리는 것은 베일을 쓴 아리아드네라고 생각했던 것도 당연합니다.
경찰: 예고 시간 10분 전! 모두 정위치로!
▶:당신은 전시장의 구석 벽에 섭니다. 아리아드네와는 다소 멀리 떨어진 곳이라, 이 구역의 경계는 한산하네요. 당신 외에 배치된 이는 갓 신입처럼 보이는, 경찰 정복을 서투르게 입은 사람입니다. 모자가 삐뚤어졌는지 쩔쩔매고 있네요.
눈이 마주치자 꾸벅, 인사를 해옵니다. 헉, 모, 모자가 떨어졌…. 허둥지둥 소란을 피우는 모습에 저쪽의 경찰들이 눈살을 찌푸립니다.
거기, 조용히 하게!
죄, 죄송합니닷! 아, 혀 깨물었어….
모자는 주울 생각도 않고 시끄럽기 그지없네요.
어떻게 할까요, 모자를 주워줄까요?
이안 브란트:(신입이시구나…. 본인도 마찬가지면서 그런 생각 중. 허리를 굽혀 모자를 주워들었고, 재촉하지 않고 모자를 내민 채 기다린다.)
▶:신입 경찰은 미소를 지으며 모자를 받아듭니다. 20대 중반? 상당히 젊어 보여요. 선량한 얼굴이지만 잔뜩 긴장한 듯, 모자는 여전히 삐뚤어져 있고 겉옷의 단추도 한두 개쯤 뜯어져 있습니다.
경찰: 예고 시간 5분 전!
신입: 저기, 제가 오늘이 첫 임무라 그런데~ 팬텀 블루…, 어쩌고가 그렇게 유명한가요? 미술관 앞에 기자들도 잔뜩 몰려 있고요.
▶:신입 경찰이 당신에게 자꾸만 말을 걸어옵니다. 아무래도 당신 또한 신입이니, 그런 기류를 감지하고 친해지고 싶어 하는 걸까요?
이안 브란트:팬텀 블루 미스트요? 네에, 저도 잘은 모르지만. (본인이 아는 정보라면 누구든 알지 않을까 싶어 정보 전달은 가볍게 생략했다…. 손을 뻗어 모자를 제대로 씌워주며 옷차림새에 시선을 둔다.) 단추… 떨어지셨는데. 여분 단추는 이쪽에 있을 거예요. (왼쪽 허리춤 가리킨다.)
신입: 응? 잘 모르겠어요. 선배가 찾아주시면 안 될까요?
이안 브란트:(선배?라는 말을 난생 처음 듣는 사람처럼 눈 깜빡깜빡.저요? 라고 말하는 듯하다.)
신입: 네에, 저보단 선배신 것 같아서요. 아시는 것도 많으시고요.
이안 브란트:(…그런가? 이번엔 의문 없이 받아들였다. 괜한 사담 나누는 사람처럼 보이면 곤란하니 다른 사람 눈에 띄지 않게 슬그머니 구석으로 밀어넣었?다.) 실례할게요. (그대로 정복 자켓 아래로 손을 넣어 허리 부근을 더듬는다. 텍에 달린 여분의 단추가 만져지면,) 여기 있는데. 뜯어드릴까요?
신입: (순순히 구석?으로? 밀려난다. 모자 깊게 눌러 쓴 탓에 두 눈은 보이지 않았겠으나, 입꼬리가 휜 것만은 당신의 시야에서도 볼 수 있었을 것.) 그래주시면 감사하고요. 그런데, 선배…. 남들이 보면 오해하겠어요.
이안 브란트:(긴장은 풀린 것 같고….) 아, 죄송해요. 그래도 잘 보이진 않을 테니까…? (그 부분이 더 이상하다는 걸 왜 모를까?)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금방 해 드릴게요. (단추를 붙든 손에 힘을 주어 당기려니 의도치 않게 당신의 어깨까지 짚게 된다. 남이 보기엔 묘한 자세겠다. 툭, 실 끊기는 소리가 들린 뒤엔 언제 그랬냐는 듯 물러서 손에 단추를 쥐여줄 뿐이다.) 챙겨 두세요.
신입: 감사해요~ 상냥하시네요. (단추는 받는 둥 마는 둥, 대충 주머니에 쑤셔 넣더니 이윽고 당신의 목에 팔을 두른다. 몸 바짝 붙여 끌어안은 주제에 한껏 목소리를 죽이니, 꼭 밀어를 속삭이는 연인의 모양새 같다.) 그런데에, 선배…. 선배는 그 괴도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좋아하시나요? 아니면, 싫어하세요?
이안 브란트:저어, 떨어져 주시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밀어내려는 듯 허리를 붙들었으나 힘주어 밀지 못하였으니 이래서야 마주 안은 자세나 다름없다. 주저하며 말 잇는다.) 글쎄요, 직접 본 적 없으니 관심 둔 적 없지만. 그런 것은 왜….
신입: (도리어 바짝 붙는다.) 궁금해서요. 그러엄, 싫어하지는 않는 거죠?
이안 브란트:(옅게 한숨 쉬었을까. 엉겁결에 안아 어설프게 등을 토닥인다.) 네에, 공연히 사람을 해치는 이는 아닌 것 같으니까. 그래도 이런 것은 좀 곤란하지 않을까 하고요….
경찰: 거기, 아까부터 소근소근 시끄럽잖아! 예고 시간 10초 전…… 아니, 두 사람. 지금 뭐 하는…?
▶:그 순간, 화를 내던 그가 아연한 표정을 합니다.
방 안의 모든 불이 꺼집니다. 암흑이 찾아옵니다.
저, 정전이다! 어서 비상 전력을! 젠장, 손전등이라도 켜 봐!
삽시간에 전열이 흐트러지며, 손전등 빛이 번뜩거립니다. 아직 그림은 무사한 모양이네요.
신입: (목을 옥죄듯 끌어안았다. 당신의 귓가 위로 낭창한 목소리가 내려앉는다.) 선배, 손전등은 가져오셨어요?
이안 브란트:(뭔가 꼬여도 제대로 꼬인 기분! 나는 손전등을 가지고 있는가?)
▶:이상하게도 당신의 손전등도 보이지 않아요. 분명 가져왔는데 말이에요.
이안 브란트:음. (음.) 사라졌네요.
신입: 우와~ 정말요? 슬슬 예고 시간일 텐데요. 정확한 시간이, 9, 8, 7….
그런데 선배.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이안 브란트:우와~…. 네. (허, 당신의 옷자락을 꼬오옥. 아주 소중히 잡는다.) 안 놓아드리고 싶네요. (한낱 신입에게 잡힐 사람이라면 애초부터 이러고 있지도 않겠지만! 맥없이 대꾸했다.) 경장 이안 브란트입니다….
신입: 이안 브란트 씨였구나아. 안 놓아 주실 거예요?
이안 브란트:네에. 성함 알려주시겠어요? (급기야.)
신입: (살살 눈웃음을 친다.) 으응, 계~속 붙잡고 있어주세요. (도리어 당신에게 몸을 바짝 붙이더니, 그대로 입술을 겹친다. 아주 작정하기라도 한 듯 혀로 다물린 입술을 툭툭 건드리기까지 했다.)
이안 브란트:잡혀주실 거예… 요? (본인이 생각한 시나리오는 아무래도 이쪽이 아니었는지. 당신이 몸을 바짝 붙일 때부터 티나게 움찔! 했다. 손에 들어갔던 힘은 그때부터 풀린 채. 갑작스런 입맞춤이 이어지자 예상대로? 파드득 놀라며 손을 어디에도 두지 못하고…….)
신입: 놓아주실 줄 알았어요. (히죽 웃는다.) 자, 3, 2, 1….
첸 티엔:Go~ Shoot! 아, 요샌 이런 말은 안 쓰죠?
▶:눈을 찌르는 듯 강렬한 빛이 터집니다. 섬광탄입니다. 눈물이 앞을 가려 눈을 제대로 뜨고 있을 수가 없네요.
어디선가 욕설이 들립니다. 녀석이 왔다! 벽을 더듬어! 아리아드네를 지켜라!
그리고 당신의 바로 옆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오네요.
첸 티엔:이런 상황에서도 막힘없이 지휘하시다니~ 경찰 분들께선 정말 대단하시다니까요.
그런데 어쩌나, 물건은 이미 챙겼거든요. 제가 언제 아리아드네를 가져간다고 말이라도 했던가요~? 저도 가끔은 쉬운 길을 가고 싶어서요~
▶:제대로 앞을 볼 수도 없는 당신의 머리 위로 푸욱, 깊게 모자가 씌워집니다.
첸 티엔:이것저것 알려주셔서 감사했어요, 선배. 아, 아니지. 이안 브란트 경 장 님 ♥. 그럼, 오늘은 이만~!
▶:잠깐만요, 이대로 그를 놓쳐야 하나요? 괴도, 팬텀 블루 미스트잖아요? 지금까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당신을 놀렸던 괴도인데, 아무것도 안 하고 이대로 내버려 둘 생각인가요?
창문이 열리는 소리가 납니다. 방향은 정확해요. 이대로 달려들면 붙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어떻게 할까?
이안 브란트:(처음부터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다. 이유라면 역시… 이안 브란트를 선배라고 부를 만한 사람은 없으니까-! 그럼에도 홀라당 넘어갔던 것은 뭐, 워낙 상대가 순하게 나온 탓도 있고, 희대의 괴도라는 사람이 이런 식으로 등장할 줄 누가 알았겠나. 깊이 눌린 모자를 대강 정리하며 한숨을 푹.) 하, 정말….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달려간다.) 이름, 안 알려주실 거예요?
이안 브란트: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4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은 아슬아슬하게 괴도의 옷자락을 잡아챕니다.
첸 티엔:어라~? 알려드리면, 놓아주실 건가요?
이안 브란트:(이렇게 순순히? 외려 당황한다.) …오늘은?
첸 티엔:(헤쭉 웃는다.) 하지만요, 저는 이미 알아버렸는걸요. 우리 이안 브란트 경장님께서는….
(재차 입술에 쪽.) 스킨십에 약하시더라고요. 전 이만 가볼게요.
이안 브란트:(이번에는 황당해한다.) 평소에도 이러세요?
첸 티엔:아뇨오, 경장님이 먼저 절 꼬옥♡ 안아주셨잖아요.
이안 브란트:제가요?
첸 티엔:네에.
이안 브란트:언제?
첸 티엔:좀 전에요.
이안 브란트:(물음표만 계속 띄우고 있다.)
첸 티엔:하하.
이안 브란트: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84 |
| 판정결과: | 실패 |
(눈 부비적. 섬광탄의 영향 때문이다….)
▶:당신의 바로 앞에 있는 괴도가 스스로의 뺨을 만지는 듯 손을 올렸으나, 잘 보이진 않네요.
이윽고 당신은 나동그라집니다. 다른 경찰들이 모조리 당신이 있는 쪽으로 달려든 탓에요!
섬광탄의 효력이 사라질 때까지 얼마나 걸렸을까요? 정신을 차리자 창문은 훤히 열려 있고, 괴도는 온데간데없을뿐더러….
당신의 손에는 찢어진 망토 조각만이 남아있었습니다.
▶:...
...
그런 일이 있었죠.
미술관이 잃어버린 것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사실 인기가 없다 못해 아무도 정확한 이름을 몰랐던 낡은 그림이라고 합니다.
미술관 측은 아리아드네를 잃어버리지 않았으니 되었다며 이 이상 경찰을 추궁하진 않았다고 하네요.
오히려 팬텀 블루 미스트가 훔쳐 간 그림이라며 해당 그림의 기념품을 제작해 큰 이익을 거뒀다는 소문이 들려옵니다.
동료: 브란트 씨도 참, 고생이 많았네요. 하마터면 잡을 뻔했는데 아깝다.
▶:어느새 커피는 식어있습니다.
그날로부터 벌써 한 달이 흘렀습니다.
이번에야말로 리벤지 매치를 할 때예요. 전날 밤 당신이 두고 간 슬리퍼 밑에서 예고장이 발견되었기 때문이죠.
이번에 팬텀 블루 미스트가 노리는 장소는, 사흘 후에 열리는 가장무도회라고 합니다. 고위층들이 해마다 여는 즐거운 유희라 경찰을 단체로 들일 수 없다는 명령이 떨어진 게 흠이라면 흠일까요. 그래도 당신은 합류할 수 있었으니 다행이지요.
동료: 이번에는 어디였댔죠? 가장무도회?
이안 브란트:(별로 아쉽지는 않다. 그저 생각할수록 황당하기만…. 입술을 매만지다 말고.) 네에, 그랬었던 것 같네요. 이번엔 무얼 노리는 걸까요. (곰곰.)
동료: 내가 듣기로는, 거기에 아주 귀한 보석이 있대요. 브란트 씨, 야수회라고 들어본 적 있어요?
이안 브란트:야수회요? 아뇨, 들어본 적 없는 것 같은데…. 자세히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동료: 저도 자세히는 모르지만요. 거기, 웬 종교단체라고 하더라고요? 사이비 냄새가 풀풀 나는데~ 워낙 높으신 분들이 많이 다니셔서 파보질 못하고 있어요.
브란트 씨는 그 파티에 참석하게 되셨죠? 잘 됐다. 가는 김에 뭐 수상한 것 좀 찾으면 얘기해 줘야 해요.
이안 브란트:그 말을 들으니까 벌써 수상해 보이네요…. (은은하게 웃기만.) 네에, 꼭 말씀 드릴게요.
동료: 좋아요, 좋아요. 그런데 브란트 씨. 오늘 점심은 피자 어때요?
동료2: 피자 좋지! 나는 하와이안!
동료: 아, 지난번에도 그거 시켰잖아요. 저 파인애플 싫어한다니가 자꾸 그러시네?
▶:옥신각신 말다툼을 시작하는 동료들을 뒤로 한 채 당신은 자리로 돌아옵니다.
이안 브란트: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98 |
| 판정결과: | 실패 |
(갸우뚱? 아방??? 진짜 모르겠다...)
▶:예고장의 사진에는 푸른 안개꽃이 희미하게 찍혀 있습니다.
가장무도회에 입장을 허가받은 건 당신과 몇 명의 경찰. 제대로 코스튬을 갖춰 입어야 한다고 했었죠. 차라리 경찰을 가장한 척, 정복을 입고 가면 안 되나?
이안 브란트:(갸우뚱. 그런가. 또 반대로 갸우뚱.)
동료2: 아, 피자 온 것 같네. 막내가 나가라!
이안 브란트:네에, 다녀오겠습니다. (그래도 되나. 뭐. 안 될 건 없지만. 그래도 되나. 열심히 생각하며 피자를 받으러 나갑니다.)
▶:당신은 피자를 받으러 나갑니다.
피자 배달부는 헬맷을 쓴 채로 오토바이 옆에 서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을 보자마자 주문 감사합니다~! 라는 말과 함께 피자판을 잔뜩 얹어주네요. 고소하고 맛있는 냄새가 가득 피어오릅니다.
배달부: 열 번 시키면 피자 한 판이 무료거든요. 이제 아홉 번이니까, 다음에 주문하실 땐 꼭! 쿠폰 사용하신다고 말씀해 주세요~.
▶:배달부는 제법 싹싹하게 말을 붙여옵니다. 헬멧에 가려져 얼굴은 잘 보이지 않지만, 목소리엔 웃음기가 담겨 있네요.
배달부: 참. 우리 멋진~ 경장님께서는 무슨 피자가 제일 좋으세요?
이안 브란트:(그렇게 자주 시켜 먹었던가. 피자가 무난하긴 하지. 네에, 감사합니다. 대꾸하며 피자박스를 받아들다가 우뚝.)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5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렇게 깐죽거리는 말투, 비교적 최근에 들은 것 같은데…. 아뇨. 아마 아니겠지만. 무언가 마음에 걸립니다. 쓸데없이 파고들어 오는 것도 그렇고. 좀 수상하단 말이죠.
배달부: 그러엄, 이만 가볼게요. 맛있게 드세요~?
이안 브란트:저기…. (피자박스 들고서 고개만 빼꼼.) 대답도 안 듣고?
배달부: 대답해 주시려고요?
이안 브란트:대답 안 들을 생각으로 질문하신 건가요? (시비X의문O)
배달부: 네에,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한 스몰토크 시도였을 뿐인걸요. 대답해 주신다면 들을게요.
이안 브란트:(눈 가늘게 뜬다. 피자박스 엎는 건 곤란하니 얌전히 서서 고민만.) … ……. 다 좋아해요. (고민에 비하여 참 쓸모없는 답변이다.) 그쪽은요?
배달부: 하나만 더 여쭤볼게요. 그것까지 답해주시면, 저도 알려드릴게요.
이안 브란트:네에, 말씀하세요.
배달부: 경장니임…. 첫키스셨죠?
이안 브란트:(피자박스만 꼬옥 안았다.) 일내기 전에 그냥 가세요….
배달부?: (수줍?게 웃는다. 어차피 헬멧 뒤집어 쓴 탓에 보이지는 않겠지만.) 쑥스러워하시기는. 별로였어요? 전 좋았는데에.
이안 브란트:(무시했다….) 왜 오셨어요?
배달부?: 무시하지 마세요오.
이안 브란트:처음 아니에요. 별로였어요.
배달부?: 흥. 거짓말 마세요. 별로였을 수는 있어도, 처음이 아니었을 리는 없어요. 딱 봐도 처음이시던데요. 깜짝 놀라 바짝 굳으셨으면서.
아무튼, 예고장은 잘 받으셨죠?
이안 브란트:처음 보는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하면 대다수의 사람이 그런 행동을 보이지 않을까요? (짐짓 심각한 얼굴이었다.) …예고장?
배달부?: (이번에는 이쪽이 무시했다.) 가장무도회 말예요. 거기서 다시 만나자고요.
이안 브란트:진짜 별로…. (쭝얼.)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요. (시침 뚝.)
배달부?: (손 뻗어 당신의 입술을 꾹 누른다.) 이것도 거짓말. 가장무도회에서 만나요, 경장님. 피자는 식기 전에 드시고요.
이안 브란트:(마음에 안 든다는 듯 입술 우물댄다.) 오늘은 안 하세요? (뭘?)
배달부?: 해드려요? (뭘?)
이안 브란트:아뇨. 아뇨! 그럴 리가 없잖아요…. 맨날 그러고 다니는 분인 줄 알고 여쭤봤습니다.
배달부?: 응? 그럴 리가 없잖아요. 저, 보는 눈 높아요.
이안 브란트:네에, 그러시구나. 그런 분이 저한테…. 네. 그래요. 알겠습니다. (적당히 무시하는 반응. 업무적으로 궁금한 거나 묻기로 했다.) 그래서 예고장은 어떻게 두고 가셨어요? 이번에는 뭐가 목적이구요? 귀하다는 보석?
배달부?: 응? 이안 브란트 경장님의 두 번째 키스?
이안 브란트:? 그건 가져가기 쉽잖아요. (무력하게 빼앗긴 첫 키스 떠올림. 안 떠올림.) 그런 거 말고 뭐가 있을 거 아녜요.
배달부?: 가져가도 되나요?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있다.)
이안 브란트:제 의사 반영해 주시나요?
배달부?: 생각해 보고요.
이안 브란트:맘대로 가져가지 마세요.
배달부?: 이잉.
이안 브란트:씁. (눈썹 들썩.) 사흘 뒤엔 성함 알려 주세요.
배달부?: 싫어요오. 알려 드리면 깜짝 선물로 영장이 날아올 것 같단 말이에요.
이안 브란트:깜짝선물 안 좋아하세요?
배달부?: 아무래도 체포당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요?
이안 브란트:저는 체포하는 거 좋아해서 몰랐어요. (무슨 상관….)
배달부?: 저도 키스하는 거 좋아해서 몰랐네요.
이안 브란트:허. 전 입술 가벼운 사람 안 좋아해요…. (흥. 피자박스 안은 채 서로 돌아간다.) 사흘 뒤에 뵈어요.
배달부?: 네에. 아, 참! 경장니임.
저도 첫키스였어요.
이안 브란트:네? (곧장 뒤돌았다. 물음표 한가득.)
▶:배달부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채 오토바이에 올라탑니다. 그리고는 요리조리 골목길을 따라 사라지네요.
이안 브란트:(허. 당신이 사라진 방향을 한참 바라보다 서로 들어갔다.)
▶:그렇게 사흘이 흐릅니다. 당신은 그동안 많은 일을 했지만, 그때마다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괴도의 괴롭힘에 시달려 다소 피로를 느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온갖 행인으로 변장하여 당신에게 말을 걸어왔으니까요. 아니, 뭐, 모두가 괴도는 아니겠지만요. 그래도 한 명 정도는 괴도였을 걸요. 그렇게 깐족거리는 말투는 흔하지 않으니까요.
어쨌든 당신은 가장무도회장에 들어와 있습니다.
도시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이곳은 어떤 종교 단체의 건물이라고 하는군요. 처음 들어보는 종교니 정교는 아닌 듯한데, 고위층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니 뭐라고 지적하기도 어렵습니다.
건물 주변엔 이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온 고급 자동차들이 겹겹이 주차되어 있군요. 건물은 총 3층짜리 건물로 1층에는 휴게실, 2층에는 식당, 3층에는 기도실로 쓰이는 넓은 강당이 있습니다. 현재는 파티에 걸맞게 휴게실 구역, 레스토랑 구역, 본회장으로 나뉘어 손님을 맞고 있습니다.
단 하나뿐인 계단을 올라가 3층에 도착하면,
▶:회장 안은 경쾌한 음악이 흐르고 맛좋은 음식과 음료가 가득합니다.
이안, 당신은 어떤 코스튬을 입었나요?
이안 브란트:(평범하게 경찰정복을 입고 왔다. 다른 것이 좋을 것 같아 열심히 머리를 굴렸으나 좋은 답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 Ian Brant 이름표는 똑 떼어냈다. 아직 옷이 낡은 구석 없이 새 것 같을 신입이기도 하고, 빳빳하게 다려 입었으니 제법 코스튬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이 그렇게 봐 줄지는 모르겠지만…. 적당히 구석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래도 다른 참가자 모두 당신을 경찰 코스튬을 입은 참가자라고 생각하는 것 같네요.
화려한 드레스나 연미복, 당신이 알지 못하는 만화 캐릭터 코스튬, 슈퍼맨을 위시한 히어로들, 마법사나 할로윈 코스튬 같은 것들도 보입니다.
하지만 가장 거슬리는 건….
이안 브란트:(다행이당.)
???: 등장, 등장! 팬텀 블루 미스트의 화려한 등장입니다!
??: 잠깐! 사칭은 용서할 수 없습니다! 나야말로 진정한 팬텀 블루 미스트!
▶:…그 괴도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이겠죠!
얼추 돌아보아도 89명 정도는 괴도 행세를 하며 돌아다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래서야 진짜가 나타나더라도 잡을 수 없겠어요. 몇 없는 사복 경찰들도 하나같이 당황스러운 얼굴을 합니다.
이안 브란트:(많네.)
▶:무전기와 연결된 이어폰이 지직거리더니 음성을 토해냅니다.
[어쩔 수 없지. 다들 경계를 늦추지 말고 자연스럽게 파티에 녹아들도록.]
[괴도가 노릴 만한 목표는 보석이다만, 회장 측에서 경찰에게도 그 위치를 알려주지 않는군. 우선은 나타난 괴도를 잡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게나.]
그런 지령과 함께 당신은 혼자가 되었습니다.
예고 시간까지는 앞으로 세 시간. 파티라도 즐겨볼까요?
본회장과 2층의 레스토랑, 1층의 휴게실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현재 당신이 있는 곳은 본회장이고요.
이안 브란트:(이어폰 만지작대며 또 주변을 둘러본다. 발걸음 옮기는 족족 눈에 치이는 게 팬텀블루미스트다.) 진짜 많네…. (본회장부터 둘러본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입니다.
이안 브란트: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5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눈 반짝.)
▶:이안은 동그랗고 까만 눈을 반질반질 빛냅니다.
그런 당신을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그룹이 있습니다. 화려한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과, 셜록 홈즈의 옷을 차려입은 남성, 뱀파이어 복장을 한 남성이네요.
이안 브란트:(저를… 왜요? 붉은 드레스 차림의 여성에게 다가간다. 최대한의 무해한 미소.) 파티는 즐거우신가요?
드레스를 입은 여성: 어머, 안녕하세요. 경찰 옷이 참 잘 어울리시네요. 디테일도 잘 살아있고요. 어디서 구하셨나요?
이안 브란트:(아…. 실은 제가 경찰이라서 정정당당하게 구했습니다 할 수도 없고. 턱 매만지며 웃기만.) 애인이 구해다 주어서 저도 잘은…. (존재하지 않는 이에게 책임을 떠넘기기로 했다.) 드레스가 무척이나 잘 어울리시는걸요. 루비를 닮았네요. (슬그머니 칭찬 퍼레이드로 화제까지 넘기기.)
드레스를 입은 여성: 보는 눈이 있으시네요. (기분 좋은 듯 입을 가리고 웃는다.) 마침 루비 목걸이를 하고 왔거든요. 부디 괴도가 제 목걸이를 탐내진 않아야 할 텐데. 아, 신사분께서도 들으셨지요? 오늘 이곳에 팬텀 블루 미스트가 나타난다나 봐요. 분명 멋진 사람이겠죠?
이안 브란트:아, 예. 들었습니다. 이번에도 귀한 보석을 노린다고 들었는데 말이에요. (목걸이를 힐긋 바라보았다.) 조심하는 것이 좋겠군요. (농처럼 칭찬의 말을 찾아 열심히 이었을 테다.) 멋진 사람이라고들 하죠…. (이 말만은 미묘한 표정으로.) 혹 이번에 그가 노린다는 보석에 대해 아는 것 있으신가요?
드레스를 입은 여성: 그러고 보니…. 야수회에서 애지중지하는 보석이 하나 있다던걸요. 황금빛이 아름답다고 했던가. 그래도 전 제 루비가 제일 좋지만요.
이안 브란트:야수회요. 그 종교단체를 말씀하시는 것이지요? (잘 모르지만 일단 찔러봤다. 아닐 시 말해야 할 변명도 열심히 생각하며 맞장구.) 분명 그 황금빛 보석보다 부인의 보석이 아름다울 테지요.
드레스를 입은 여성: 호호,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칭찬에 약한 타입인 듯, 의심의 기색 하나 없이 아는 것을 줄줄 내뱉었다.) 야수회라니, 조금 이상한 이름이죠? 하지만 듣자 하니 자선도 많이 하는 단체인 모양이더라고요. 종교의 자유는 누구나 가질 수 있으니까, 사소한 건 신경쓰지 않기로 했답니다.
이안 브란트:네에, 야수회의 뜻이라도 알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에요. (고개가 비스듬히 기울었다. 일단 평판은 나쁘지 않은 곳인가 본데….) 지당하신 말씀이지요. 부디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가벼이 허리 숙여 인사한 뒤 자리를 뜬다. 셜록 홈즈의 옷차림을 한 남성 곁으로.) 탐정님이 이런 곳에는 어쩐 일로? (나긋한 투로 농을 던진다. 뒷짐 진 채 꼼질대는 손을 본다면야 이런 일에 능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겠지만.)
홈즈의 옷차림을 한 남성: 크흠, 흠. 그야 괴도가 잡히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겠습니까.
괴도라니, 감히 그런 명칭을 자칭하기엔 블루 미스트는 너무나도 어설픕니다. 예고장부터 그렇지요. 이렇게나 당당하게 몇 월 며칠 몇 시…. 참나, 유치하기 그지없습니다. 고급스러운 수수께끼도 없이 어떻게 괴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안 브란트:수수께끼에 굉장히 자신이 있으신가 봐요. (그렇다면 괴도는 대신 잡아주시면 안될까요? 제발요 저 조금 급합니다. 별안간 일을 외주 맡기고 싶어하는 경찰관 어때요. 속내를 숨기고 미소 짓기만.) 그럼에도 경찰들은 그에게 속절없이 넘어가지 않습니까? 예고장은 어설프더라도 행동만은 재빠른 모양이지요.
홈즈의 옷차림을 한 남성: 후후. 그것도 오늘로 마지막일 겁니다. 이렇게나 보는 눈이 많은데, 그런 뜨내기 도둑이 이곳을 벗어날 수나 있겠습니까? 설령 벗어나더라도 문제가 될 겁니다. 이곳에 있는 것은 저주받은 보석이니까요.
이안 브란트:(눈을 동그랗게 뜬다.) 저주받은 보석이요? 그가 노리고 있는 것은 야수회에서 애지중지하는 황금빛 보석이라고 들었는데, 같은 것을 말씀하시는 걸까요?
홈즈의 옷차림을 한 남성: 황금빛 보석이라면, 아마 맞을 겁니다. 소유주에게 불행을 가져다준다지요? 뭐, 그런 것도 결국은 다 트릭이겠지만요. 유독성의 물질이 발라져 있다거나, 방사능이 새어 나오고 있다거나…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이안 브란트:불행이요? (유독성 물질? 방사능? 그런 것이 아니라면 어쩔 것이고 또 맞다면 그것은 어쩔 건데?! 그런 보석을 가지고 있어도 되는 거냐구요. 잠시 혼란스러워하며 눈을 데굴. 찝찝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낸다.) 그런 것이라면 정말 괴도를 잡을 수 있긴 하겠네요…. 괴도를 신사분의 손으로 잡게 된다면, 체포할 땐 꼭 저를 불러주시구요. (은은하게 웃으며 돌아선다.)
(뱀파이어 복장을 한 남성에게 저벅저벅. 오늘치 사회생활 체력이 모두 소진되어 조금 낡은 채.) 좋은 시간 보내고 계신가요? 옷이 정말 잘 어울리시네요.
뱀파이어 복장을 한 남성: 감사합니다. 신사 분께서도 복장이 참 잘 어울리시는군요. 이 무도회엔 처음 참석하시는 거죠?
이안 브란트:와아, 어떻게 아셨지요? (나 초짜 같나봐.)
뱀파이어 복장을 한 남성: 저는 이 가장무도회에 매년 참석하고 있거든요. 처음 뵙는 분이시기에. (인자하게 웃는다.) 초대장을 받으셨나요? 아니면, 경찰이신가요?
이안 브란트:경찰… 이요? (무해하게 동그란 눈을 깜박입니다….)
뱀파이어 복장을 한 남성: 초대장을 받으신 모양이군요. 이런 성스러운 건물에 좋은 참가자를 고르는 건 아주 중요한 조건이지요.
이안 브란트:(믿어주셔서 감사해요. 정말 감사해요.) 서… 성스러운 건물?인가요? (뒤에서 손 열심히 꼼질대는 중. 낡고 지쳐 그 무엇도 모르는 사람처럼 말하기 시작! 제일 먼저 이 사람과 대화했어야 했다….)
뱀파이어 복장을 한 남성: 여긴 야수회라는 종교단체의 건물입니다. 위대한 신을 섬기며 그 신의 가르침을 설파하는 교단이지요. 그렇기에 이곳 또한 신성한 것 아니겠습니까. 교단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언제라도 환영이지만, 오늘만큼은 마음 편히 파티를 즐겨주세요.
이안 브란트:아, (박수를 한 번 쳤다.) 그러고 보니 옆에 계신 분께서 오늘 팬텀 블루 미스트가 야수회의 저주받은 보석을 훔치러 올 거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 말이 맞나요? (퍼즐을 맞추어 즐거운 척. 기대되는 척. 방긋방긋 웃는다.) 자선도 많이 하는 좋은 곳이라고 들었는데.
뱀파이어 복장을 한 남성: 저주받은 보석? 그런 소문이 돌고 있었군요. 그건 저주받은 보석이 아닙니다. 신의 축복을 받은 보석, 옐로 다이아몬드죠. 그 황금빛 보석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예요. 그 망할 도둑이….
경찰분들께 주의를 부탁드리러 가 봐야겠군요. 신사분, 부디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이안 브란트:(몰랐다는 듯 열심히 고개만 끄덕인다. 지금 그 경찰이 당신 눈 앞에 있습니다. 당신이 찾으러 가는 그 사람이 저예요……. 오늘 일 끝나면 다른 곳은 들르지도 않고 잽싸게 집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만. 눈인사를 나눈 뒤 1층 휴게실로 내려간다.)
▶:자리를 이동하려는 찰나,
무도회장의 음악이 한층 경쾌하고 신나는 무도곡으로 변합니다.
사람들이 쌍을 지어 춤을 추기 시작하는군요. 달리 파트너가 없는 당신은 대열에 치여 구석으로 밀려납니다. 그 순간,
첸 티엔:멋진 형사님, 저를 잡아가려고 오셨나요~?
▶:당신에게 팬텀 블루 미스트가 말을 걸어옵니다.
아, 정확히는 팬텀 블루 미스트의 옷을 입은 사람이요. 엄밀하게는 말입니다.
단정한 가면이 그의 얼굴 대부분을 가리고 있어 어떤 인상인지는 잘 알 수 없었습니다만, 세간에 널리 퍼진 팬텀 블루 미스트를 그대로 재현한 것 같군요. 새하얀 정장에 장갑, 망토, 겉옷에 단 트레이드 마크인 푸른 안개꽃. 흰 가면 너머로 푸른 눈이 호의로 반짝입니다.
이안 브란트:아, (복장을 확인하는 듯 시선을 움직이다가 곧 조그맣게 중얼댄다.) 이리 쉽게 잡혀주시면 소원이 없겠는데요.
첸 티엔:응? 안 돼요. 아직은 할 일이 남았거든요. (왼손을 내민다.) 당장 체포하려는 게 아니라면, 함께 춤이라도 추지 않겠어요?
이안 브란트:무얼 하시려고요? (별 반응 없이 내민 손을 맞잡았다.)
첸 티엔:정의의 괴도 흉내요. (실없는 웃음소리를 흘리며 맞잡은 손을 이끈다. 그대로 사뿐사뿐 걸어 회장의 중앙으로 나간다. 걸음걸이는 꼭 춤을 닮아 있으니, 두 사람이 의심받을 일은 없을 것이다.)
이안 브란트: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5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의 왼쪽 귀에만 푸른 안개꽃 모양의 귀걸이가 달려 있습니다. 한쪽만 착용한 귀걸이라니, 독특하네요.
이안 브란트:정의의 괴도? 알려진 것과는 다른 듯한데. (나직이 웃었다.) 귀걸이가 잘 어울리시네요. 눈 색이랑….
첸 티엔:(한 차례 어깨를 으쓱이더니, 손을 당겨 거리를 좁힌다. 한 손으로는 당신의 손을 쥔 채 몸을 바짝 붙이고, 남은 손으로는 당신의 허리를 쥔다. 흔한 왈츠의 자세. 물론 수작이었다.) 중요한 물건이거든요. 잘 어울린다니 기분 좋네요. 그런데에, 우리 경장님께서는…. 이런 곳까지 정복을 입고 오실 줄은 몰랐어요. 다른 옷을 입을 생각은 안 해보신 거예요?
이안 브란트:춤 잘 추시나 봐요. (수작?이라는 생각 일절 하지 못하고 순순히 몸을 맡긴다.) 그래서어… (시선이 귀걸이를 벗어나 손 끝을 따라가더니, 어설프게나마 어깨 위로 손을 얹었다.) 별론가요?
첸 티엔:아뇨, 그런 건 아니고~ 아쉽다는 거죠. 이안 브란트 경장님의 이렇고 저렇고 그런 코스튬을 잔~뜩 상상했단 말이에요. (상당히 수상하게 말하긴 하였으나, 그저 연미복 같은 걸 상상했단 소리다.)
이안 브란트:우와… ……. (잠시 그렇고 그런 눈으로 쳐다봤다.)
그러는 당신도 평소와 같은 복장이잖아요. 무슨 배짱이신지 모르겠어요, 정말….
첸 티엔:(옆구리 콕.) 왜 그런 눈으로 보시나요?
이안 브란트:그런 취향이신가요?
첸 티엔:응? (눈 깜빡깜빡.) 연미복을 말한 거였는데. 뭘 상상하신 거예요?
이안 브란트:거짓마알. (흥. 안 믿어요!) 키스도 그래서 하신 거죠? 경찰 제복 입은 사람이랑 뭐어, 이어질 수 없는 어쩌구저쩌구….
첸 티엔:하지만요. (이의있음 톤.) 이어질 수 없는 어쩌구저쩌구를 즐기려면 상대도 절 사랑해야 하는걸요? 경장니임, 절 사랑하세요?
이안 브란트:뭐 그런 걸 묻고 그러세요? 전 당신 이름도 모르는데. (시선 가늘어진다.) 그러는 당신은 절 사랑하시는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첸 티엔:그러니까아, 그런 불순한 의도는 아니었다는 거죠. (흥.) 저번에 말씀드렸잖아요. 이름을 말했다가는 깜짝 영장을 받게 될 것 같아서 싫다고요. 체포하실 거잖아요.
이안 브란트:네에, 이미 키스했을 때의 타액으로 DNA 분석하고 있으니까 (그럴 리가.) 저희 춤이나 추자구요.
첸 티엔:응? 저희 그렇게까진 안 했잖아요. 혀도 못 넣었는데.
이안 브란트:(어깨 움찔 떤다. 손 놓을 뻔했다.) 너, 너, 넣으려고, 하, 셨……. (목소리 작아진다.)
첸 티엔:(히죽…. 불안하게 웃는다. 부러 답하지 않는 것은 덤이다.) 이름 말인데요, 당분간은 로미오라고 불러 주시겠어요? 우리 경장님께서 말씀해주신 대로 이어질 수 없는 어쩌구저쩌구를 흉내 내보려고요.
이안 브란트:재, 재미없거든요…. 이것도 저것도. (삐쭉.)
첸 티엔:으응, 오늘은 제대로 해 드릴 테니까요. (뭘?) 충~분히 재밌을 거예요. (뭐가?)
이안 브란트:뭐가요? 뭐가? 뭐를? 왜? (묻는 속도가 빨라졌다.)
첸 티엔:응? 갑자기 궁금한 게 많아지신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그, 그렇지만 당신이 먼저 모호한 말씀을 하셨잖아요…. (어깨 꼬옥 쥐었다.)
첸 티엔:아이참, 재촉하지 않으셔도 된다니까요. 하나하나 차근차근 알려 드릴게요. (그러니까 뭘?)
이안 브란트:그러니까 뭘요오오. (울고싶어졌다….)
첸 티엔:(방긋방긋 웃기만 한다.) 우리, 레스토랑으로 내려가 볼까요? 뭘 좀 마시고 싶어서요.
이안 브란트:저랑 같이 다니시게요? (시비X 의문O)
첸 티엔:안 돼요?
이안 브란트:언제 체포할 줄 알구.
첸 티엔:하실 거예요?
이안 브란트:한다면?
첸 티엔:그럼 키스할 거예요.
이안 브란트:이제 안 무섭거든요. (흥.)
첸 티엔:혀도 넣을 거예요.
이안 브란트:사, 사, 상관 안 한다니까요오. (누가 봐도 상관하는 중.)
첸 티엔:누가 봐도 신경 쓰시는 것 같으세요.
이안 브란트:허. 참. 헛참…. (잠잠.) 가요, 레스토랑….
▶:레스토랑은 본회장보다 평온하고 부드러운 음악이 흐르고 있습니다. 동그란 테이블이 여러 개 있고 테이블마다 사람들이 잔을 기울이며 담소를 나누고 있네요.
괴도의 예고 시간까지는 두 시간이 남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출동한 이래 아직 아무것도 먹지 않았었죠. 슬슬 허기가 집니다.
이안 브란트: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67 |
| 판정결과: | 실패 |
(흠.)
▶:허기를 참을 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을지도 모르겠네요.
이안 브란트:oO(배고프당.) 식사는 하셨어요?
첸 티엔:저야 잘 챙겨 먹고 왔죠. 경장님은요? (시선이 아래로 떨어진다. 당신의 배를 바라보고….) 안 드신 것 같긴 한데요.
이안 브란트:원래 막내 때는 좀 굴러도 된댔어요. (흡사 열정페이 내지 사내 괴롭힘스럽게 말했지만 평범하게 밥 잘 먹고 다닌다. 아래로 향하는 턱 슬쩍 잡아 든다.) 좋겠다. 식사 시간 보장. 프리랜서?라? 그런가? (아니겠지 아무래도.)
첸 티엔:아무래도 그렇죠~ (순순히 수긍? 했으나 진위는 당신의 판단에 달려 있다…. 떨어진 시선이 제자리를 찾는 대신 검지로 당신의 배를 콕 찔러보았다.) 뭐라도 드시는 게 어때요? 시간 남았잖아요. 그러다 쓰러지세요.
이안 브란트:(손을 떼고 한 걸음 멀어졌다. 그럼에도 끄덕이는 고개.) 하긴. 약 2시간 뒤에 사라지실 텐데 그 전까지는 넉넉하게 둘만의 오붓한 (어째서인지 강조했다.) 시간 즐기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겠죠……. 네.
첸 티엔:그렇게 말씀하시니 조금 부끄러운 것 같아요…. (♡)
이안 브란트:황당해요.
첸 티엔:네? 왜요?
이안 브란트:왜 그런 말투를? 쓰시는지? 모르겠어요?
첸 티엔:으응? 제가 뭘 했나요?
이안 브란트:이상한 거 붙이셨잖아요? (하트라거나 하트 같은 거.)
첸 티엔:이안 브란트 경장니임, 제게서 그렇고 그런 표현을 듣고 싶으셨던 거예요? 그래서 환청까지 들으신 거고요?
이안 브란트:지, 진짜 당신은 대체 무슨 말씀을……. (헛웃음! 조금만 인내심이 부족했다면 어깨 쥐고 짤짤 흔들었을지도 모르겠다. 한숨만 푹 내쉰 뒤 레스토랑 내부를 휙 둘러본다.)
이안 브란트: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30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앉을 곳이 필요하다. 당장.)
▶:다행스럽게도? 빈 자리가 곳곳에 보이네요. 원하는 곳에 앉으면 될 것 같습니다.
이안 브란트:(최대한 구석진 자리로 당신을 데려가 앉는다. 순식간에 지친 이는 차분히 앉아 정확히 5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짧은 휴식을 취한 뒤에야 입을 연다.) 마실 것 좀 가져다 드릴까요?
첸 티엔:(정확히 5분 동안 셀 수 없을 정도로 당신을 불러대었을 것이다. 경장님? 경장니임? 왜 못 들은 척하세요? 경장니임~?!) 재부팅이라도 하신 거예요?
이안 브란트:저 부르셨어요? 어, 뭐라고 하셨나요? (허공 쳐다보던 시선이 뒤늦게 당신을 쳐다본다.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 눈만 깜박깜박.)
아, 그런데….
저 일부러 계급표도 떼고 왔는데 오늘 하루만 승진시켜서 불러주시면 안 될까요? (경장님 말고 좋은 거 있잖아요. 양손 꼭 모은 채.)
첸 티엔:네에, 이안 브란트 순경님……. (오히려 강등시켰다. 그렇다. 첸 티엔은 뒤끝이 있다.)
이안 브란트:(순식간에 강등되다.) 청개구리……. 재부팅 좀 했어요. 머리가 안 돌아가서. (손등 쿡쿡 누르며) 마실 것 필요 없으세요?
첸 티엔:시원한 걸로 아무거나, (가장 어려운 주문을 했다.) 부탁드릴게요. 다녀오시는 김에 순경님 드실 거나 디저트도 좀 챙겨와 주시면 좋고요. (이안이 어떤 음식을 담아올지 궁금해하는 중인 듯.)
이안 브란트:뒤끝이 좀 있는 편인가요?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음식이 놓인 곳으로 곧장 걸어가 냉수 한 잔과 오렌지 주스 한 잔을 담았다. 접시에는 풀떼기와 과일 이것저것… 그리고 쿠키 몇 개를 담아 돌아왔다. 잔 두 개와 당신을 번갈아 본다.) 아무거나 드세요.
첸 티엔:(자연스럽게 오렌지 주스를 제 앞으로 끌어다 두었다. 풀떼기엔 시선조차 두지 않은 채 쿠키를 집었다.) 경장님, 식단 관리도 하시나요? 직업이 직업이시니 운동이야 당연히 하실 것 같고오.
이안 브란트:단 거 좋아하시나 봐요? (홍차 티백 하나를 가져와 본인 몫이 된 물잔에 퐁당.) 아뇨, 그런 건 아니고…. 일하는 중이라 가볍게 먹는 거예요. 언제 부를지 모르니까요. (포크로 양배추 콕.) 배부르게 먹고 갑자기 뛰면……. (뒷말은 생략했다.)
다른 거 더 가져다 드려요? 간식거리 많던데.
첸 티엔:한 입 거리 간식들을 좋아하거든요. (이어지는 말을 얌전히 듣는 듯싶다가도, 한입 베어 문 쿠키를 냉큼 당신의 입 앞으로 가져다 대었다. 지금 많이 먹여둬야 쫓아오기 어려우시겠지?) 경장니임, 절 너~무 챙겨주시는 거 아녜요? 이러다 오해하겠어요.
이안 브란트:(별 의심 없이 쿠키 받아먹는다.) 네에, 안 드셔도 된다는 뜻으로 알게요.
첸 티엔:(냉큼 하나 더 들이밀었다.) 왜요? 오해하면 안 되나요? 혹시이, 애인 있으세요?
이안 브란트:(이번에는 도리질했다.) 좀 달지 않아요? 그거…. 내려놓고 과일 드세요. 건강하게 사셔야죠. (포크로 찍은 청포도를 똑같이 입 앞에 가져다 댄다. 아, 하세요.) 오해하셔도 괜찮아요, 없으니까. 대신 잘 대해드린 뒤에 잡아서 승진 좀 할까 싶은데. (대강 농으로 받아친다.)
첸 티엔:(억지로 먹일 생각까지는 없는 모양. 순순히 쿠키를 내려두고 청포도를 받아먹었다. 과일을 씹어 삼키느라 답을 내어놓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으나, 얄미울 정도로 동그랗게 뜬 눈을 보아하면 표정으로 제 의사를 전하고 있었던 듯하다.) 안 될 텐데. 저번에도 놓치셨잖아요~?
뭐어, 저랑 입 맞추는 게 익숙해지신다면 또 모르겠지만요. (눈 깜박깜박. 꼭 그렇게 될 것 같나요? 라고 묻는 것만 같다.)
이안 브란트:(똘망똘망 뜬 눈을 어쩌면 좋을까. 한 손으로 턱을 괸 채 어이없다는 듯 입꼬리 올리기만 했다. 하기사, 지금도 눈 앞에 뻔히 있는 사람을 못 잡고 있는데. 두 시간이고 두 주고, 혹은 두 해가 지난다 해서 잡을 수 있겠나 싶다. 전하고자 하는 바 알아들었으면서도 고의로 무시, 제 할 말만 내놓는다.) 꼭 저랑 입을 더 맞추고 싶은 분처럼 말씀하시는걸요. 마음에 드셨어요? 첫키스였다고 하셨잖아요.
첸 티엔:잘 모르겠네요. 오래됐잖아요? (짧은 호흡. 뻔뻔하게도 덧붙인다.) 한 번 더 해보면 알 것 같은데.
이안 브란트:어… 언제? 하시? 게요? (당황해서 아무 말이나 뱉었다.)
첸 티엔:(히죽.) 허락해주시는 거예요?
이안 브란트:아, 아니. 그런 게 아니라. (!) … …언제는 허락 받고 하신 것처럼. (웅얼거리다 말고 토끼 모양을 낸 사과 한 조각을 그대로 입에 넣어줬다.)
첸 티엔:(입 꾸욱 다문다. 토끼 사과가 입술에 닿을 무렵 고개를 홱 돌리기도 했다.) 허락받지 않고 해도 된다는 소리로 들려요. 그래도 되나요?
이안 브란트:(뒤끝도 있고, 고집도 있고…. 생각하며 사과는 그대로 제가 한 입 베어물었다.) 하고 싶어요?
첸 티엔:글~쎄요. 어떨 것 같은데요? (턱에 손을 괸 채 당신을 바라보았다. 두 눈에는 장난기가 감돌았으며, 입술은 호선을 그리고 있다. 타인이 듣는다면 기겁할 만한 말만을 쏙쏙 골라 늘어놓고 있음에도 제대로 된 답이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 못내 즐거운 듯 보였다.)
이안 브란트:그을, 쎄요…. (푸른 시선을 그대로 마주하자면, 진지한 고민에 빠지는 것은 덤. 입맞춤 같은 것은 좋아하는 사람이랑 하는 거 아닌가? 날 좋아할 리는 없고. 경찰측 인맥이 필요한 거라면 나보다 높은 사람을 회유하는 게 좋을 테고. 사과 한 쪽을 꼭꼭 씹어먹은 뒤에야 입을 열었다.)
외로우신가요? (그런 거라면 이해가 갈 것 같기도 ―대체 왜?― 하고?)
첸 티엔:으응? (재차 눈이 동그래졌다.) 그렇다고 하면, 달래주기라도 하시려고요?
이안 브란트:응? (덩달아 갸우뚱.) 말동무가 되어드리는 건 가능하죠. 그렇지만 입맞춤 같은 건 정말 하고 싶은 사람이랑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첸 티엔:그런 달램을 말한 게 아니었어요. (굳이 굳이 딴지를 걸었다.) 일다안, 잘 알겠어요. 도망치고 싶을 때 빼고는 억지로 안 할 테니까요. (뻔뻔…. 제 몫의 쿠키를 한 입 베어먹은 뒤에야 입을 연다.) 그런데, 경장님. 야수회 말이에요. 이전에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이안 브란트:그러면? …그러면??? (물음표가 늘어났다. 짧은 헛기침.) 이제 그 수법은 안 통하겠지만요. (결국 답을 말해주진 않는구나. 뭐어, 답을 들어봤자 바뀌는 것은 없을 테니 순순히 대꾸한다.) 아, 이번에 처음 들어봤어요. 무슨 종교단체라고…. 그러고보니 노린다던 보석도 그 단체에서 애지중지하는 거라면서요?
첸 티엔:뭐어. (얼버무렸다. 경찰에게 훔칠 물건에 관한 것들을 주절주절 늘어놓는 건 좀 그렇지 않나 싶다.) 종교 단체이긴 한데, 아무래도 사이비 종교라나 봐요. 실종자들도 여럿 나왔고. 떳떳한 단체는 아닌 것 같더라고요.
이안 브란트:으응, 들었을 때부터 수상하긴 하더라고요, 무슨… 위대한 신을 섬기며 신의 축복을 받은 보석이 있다고 말하는데……. (인상 찌푸린다.) 그 얘기는 처음 듣지만요. 그래서 볼일은 어느 쪽에 있으신 거예요? 야수회? 아니면 보석?
첸 티엔:둘 다~? (줄곧 당신의 눈을 마주하고 있던 시선이 비껴간다. 어깨 너머로 무언가를 주시하는 듯싶다가도, 보란 듯 턱짓했다.) 저기 봐요. 아까 당신이랑 대화했던 사람이죠?
▶:티엔이 가리킨 곳에는 조금 전 만났던 뱀파이어 분장을 한 남성이 서 있었습니다. 그는 곧 휴게실로 걸음을 옮기네요. 쉬러 가는 걸까요? 태도가 상당히 신중해 보입니다.
첸 티엔:저 사람, 야수회랑 관련 있는 사람이죠? 수상해라~
이안 브란트:(고개를 돌린다.) 그때도 보고 있었어요? 그랬으면 좀 도와주지. (그랬다면 5분 재부팅도 필요 없었을 텐데!) 움직일까요? 휴게실로 가는 것 같은데.
첸 티엔:잘하고 계시던걸요. 괜히 끼어들었다간 더 의심받지 않겠어요? (느릿느릿 일어났다.)
▶:두 사람이 남성을 쫓아가려는 찰나, 잠시만요!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조금 전에 만났던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이네요.
드레스를 입은 여성: (다소 혼란스러운 표정이다.) 대화 중이셨나요? 죄송해요. 이상한 일을 겪었는데, 여쭤볼 만한 분이 당신밖에 없는 것 같아서요.
이안 브란트:(제… 제가요. 저요. 믿어?주셔서 감사?하지만 저요? 당황한 표정을 금방 갈무리한다.) 아, 아닙니다. 무슨 일이 있으셨는지요? 제가 도움 드릴 수 있는 일이라면 기꺼이.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 셜록 홈즈로 분장한 남성분과 대화를 나누신 적이 있으시죠? 얼핏 본 것 같아서요.
이안 브란트:예, 맞습니다. 방금 저 방향으로 가시던 걸 보았는데. (턱짓했다.)
첸 티엔:(당신의 어깨 위로 턱을 툭 기댄다. 귓가에 속삭였다.) 휴게실로 들어간 사람을 말씀하시는 거라면, 그분은 뱀파이어 분장을 하고 계셨어요.
저희는 줄곧 레스토랑에 있었는데, 홈즈 씨를 다시 뵈지는 못했네요. 그분은 왜 찾으시는 건지 여쭈어도 될까요?
이안 브란트:(아맞당.) 계속 붙어서 저 대신 사회생활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뒤로 체중 슬며시 실었다.) 전 당신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더보기)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 그게…. 홈즈 씨와 단둘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셨지 뭐예요.
(머뭇거리더니 덧붙인다.) 실은…. 홈즈 씨께서는 초대장 없이 이곳엘 방문한 손님이시거든요. 그 사실이 들켜서 내쫓긴 거면 어떡하죠? 사람들이 다투는 소리를 들은 것도 같아서요.
저 말고도 함께 이야기를 나눈 이들이 사라졌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회장을 다 둘러보았는데, 어디에도 보이지 않으시고…. 도중에 돌아갔다기에는 차도 남아있고요.
혹시나 홈즈 씨를 만나게 되신다면 제가 찾고 있다고 전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이안 브란트:초대장 없이 들어올 수가 있나요? (당신은 있어요? 갸우뚱대며 속삭이기도 했다.) 물론이죠, 분명 별일 없으실 거예요. (안심하라는 듯 살며시 웃는다.) 아름다운 드레스가 눈에 띄니, 그 분을 찾는다면 금방 말씀 드리러 올게요. 파티라면 편한 마음으로 즐기고 계세요.
▶:여성은 가볍게 고개를 숙인 뒤 자리를 뜹니다.
첸 티엔:(이안 빤히 본다.) 아름다운 드레스?
이안 브란트:응?
첸 티엔:그런 취향이셨어요?
이안 브란트:응???
첸 티엔:저도 다음엔 드레스나 입어볼까요?
이안 브란트:질투? 같은? 건가요?
첸 티엔:네, 뭐. 그런 셈이죠.
이안 브란트:왜?지?
첸 티엔:물음표가 많으시네요?
이안 브란트:질투할 게 있나요? 아, 아니, 애초에…. (질투를 왜?)
첸 티엔:우리이, 키스도 한 사이인데. 경장님, 너~무 무심하세요. (그리 말하는 것치고는 경쾌한 발걸음이다. 졸래졸래 휴게실로 발을 내디뎠다.)
▶:예고까지 한 시간 전. 기이하게도 휴게실은 단 한 명의 사람도 보이지 않습니다. 요란한 파티였으니 한둘 정도는 이곳에서 쉬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말이에요. 뱀파이어 분장을 한 남성도 보이지 않습니다. 다들 어디로 간 걸까요?
창문, 소파, 테이블, 서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예의를 차린 것일 뿐이고…. (연신 눈을 굴린다. 어쩐지 변명하게 되는 건 왜일까? 함께 휴게실로 향하여 주변을 살폈다.) 사람이 없네요? (창문 가까이로 다가갔다.)
▶:회색 커튼으로 가려진 창문입니다. 건물 주변에는 숲이 우거져 있네요. 이런 밤에 들어갔다간 길을 잃을 게 뻔해요. 건물을 빙 둘러 주차된 자동차들이 보이지만, 그외에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이안 브란트:(소파로 총총 걸어간다.) 그나저나…. 초대장, 받으셨어요? 아니면 다른 루트?
첸 티엔:전 어디든 갈 수 있답니다. (안 받았다는 뜻…. 소파에 털썩 앉는다.)
이안 브란트: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2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안 받으셨군요. . .
▶:푹신푹신해서 앉는다면 자국이 남는 재질의 소파입니다. 티엔이 앉아있는 소파를 제외하고도, 어떤 소파들엔 자국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최근까지 이곳에 사람들이 모여 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째서...?
이안 브란트:다들 어디로 간 걸까요? 분명 전까지는 여기 있었던 것 같은데. (테이블 위를 둘러봤다.)
▶:조화가 든 꽃병이 둥근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테이블은 상당히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첸 티엔:(냉큼 옆으로 다가와 꽃병을 들…. 어보려고 했으나, 꼼짝도 않는다!)
이안 브란트:밥을 덜 먹였나….
첸 티엔:꼭 절 키우신 것처럼 말씀하세요.
이안 브란트:과일 잘 받아먹길래 착각했네요. 실수. (꽃병 당겨본다.)
▶:근력 판정?
이안 브란트:흠?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15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안은 꽃병을 쥔 손에 힘을 줍니다. 테이블과 단단히 접착된 것인지 꽃병을 떼어낼 수는 없었지만, 당기는 힘에 의해 꽃병이 돌아가는 것은 확실히 느꼈어요.
이안 브란트:어라, 이거 돌아가는 것 같은데…. (돌려보기 전 서가를 먼저 살펴봤다.)
▶:자기 계발서나 에세이, 킬링타임용 책들이 듬성듬성 꽂힌 서가입니다.
이안 브란트: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4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낡은 기도서를 한 권 발견합니다.
이안 브란트:(기도서를 펼쳐봅니다.)
▶:알 수 없는 언어로 적혀 있습니다. 그러나 막연히 훑는 것만으로도 까닭 모를 두려움과 불길함이 등줄기를 타고 오릅니다.
이안 브란트: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12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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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펼친 책장 아래로 작은 메모지가 떨어집니다.
이안 브란트:(찝찝해하며 책을 덮었다. 메모지를 들어 읽는다.)
저어, 이리 와 보실래요? (아기여우 옆에 꼭 끼고 메모지대로 꽃병을 돌려본다. 창문을 등지고 시계 방향으로 세 바퀴 반.)
첸 티엔:응? (순순히 아기햄스터 옆에 선다.)
▶:창문을 등지고, 테이블 위의 꽃병을 시게 방향으로 세 바퀴 반 돌리자 커다란 테이블이 반으로 갈라지며 그 안에서 숨겨진 계단이 드러납니다. 계단은 아주 길고 깊습니다.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임이 틀림없군요.
이안 브란트: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3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희미하게 괴로운 신음이 들려옵니다. 저 아래에서 말이에요.
동시에 무전기가 울립니다.
[예고 시간이 거의 다 되었다. 전원, 정위치로! 상황을 보고할 것!]
[인원의 수가 적다. 무단이탈을 엄격히 금하며, 나타날 괴도에 대비하라!]
첸 티엔:(흘긋 시선을 던진다.) 경장님, 어떡하실 거예요?
이안 브란트:(잠시 침묵.) 저 진짜 강등?되면 책임지셔야 해요…. (말이 씨가 되게 생겼네, 이거. 혀 한 번 차고는 주저없이 아래로 내려간다.) 당신은 어떻게 하시게요?
첸 티엔:저어, 이번엔 진~짜로 반할 뻔했어요. (샐쭉 웃었다. 기꺼움에 가까운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당신의 뒤를 따른다.) 경장님 책임질 생각이나 해야죠, 뭐.
▶:아무래도 이곳은 전파조차 통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무전기는 지지직거리는 소리만을 낼 뿐이네요.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곧 바닥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아주 좁은 복도입니다. 바로 앞에는 거대한 문이 하나 보입니다.
이안 브란트:네에, 잘리면 평-생 책임지셔야 해요. (픽 웃으며 계단을 걸어내려갔다. 문을 살펴보고, 안쪽에서 별다른 소리가 들리지는 않는지 귀 쫑긋….)
▶:귀를 대면, 다수의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개중에는 신음과 애원, 분통을 터트리는 사람까지 있는 것 같아요. 애석하게도 문은 잠겨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
이안 브란트:(어떤 방식으로 여는 문일까? 살펴봅니다.)
▶:열쇠를 이용해 여는 문인 것 같네요. 손잡이 옆으로 열쇠 구멍이 보입니다.
이안 브란트:(티엔 멀뚱멀뚱 쳐다보기 시작….)
첸 티엔:왜 절 보세요?
이안 브란트:이건 제 전문이 아니라서요….
첸 티엔:흠.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29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찰칵.) 열었어용.
이안 브란트:우와.
제가 경찰만 아니었으면 반했을지두. (문을 조심스레 열고 들어간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사, 살려주세요! 부탁이에요! 셜록 홈즈 옷을 입은 남성이 비명을 지릅니다. 그의 옆에는 밧줄에 묶인 여러 사람이 덜덜 떨며 울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보기도 전에 당신은 지하의 제단에 시선이 쏠렸을 것입니다. 제단이라는 말 외에는 설명할 수 없는 그 구조물은 기이하고 모독적인 형태를 띤 채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기고 있습니다.
사람 여럿이 기괴하게 꼬인 모양의 화로에서 불이 타오르고, 제단은 피와 살점으로 얼룩져 최근까지 비인도적인 의식이 치러졌음을 짐작하게끔 합니다.
이안 브란트:
| 기준치: | 64/32/12 |
| 굴림: | 6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게 무슨…. (절로 인상을 찌푸린다. 밧줄을 풀 수 있을까?)
▶:그들을 구할 방도를 떠올리자마자, 무언가가 당신의 시선을 잡아끕니다. 사람을 홀리기라도 하는 것마냥 광채를 뿜어내는 보석이 당신을 부르고 있습니다. 제단의 가장 위, 솟아오른 단상에 놓인 보석. 희미한 빛 속에서도 찬란하게 빛나는 황금빛의 다이아몬드.
이안 브란트: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67 |
| 판정결과: | 실패 |
▶:이런 보석이라면, 다른 이가 탐내는 것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신은 자신도 모르게 보석을 향해 나아갑니다.
첸 티엔:경장님, 괜찮아요? (당신의 옷을 잡아끌었다. 시선을 맞추고, 눈을 깜빡인다. 산란하는 황금빛을 푸른빛이 뒤덮었다.)
이안 브란트:(그대로 푸른 시선을 마주한다. 당황 어린 낯, 무의식 중에 당신의 손을 잡아쥔다.) 괘, 괜찮아요. (보석에는 시선을 두지 않은 채 중얼댄다.) 저게 그 보석인가 보네요, 저주 받았다던….
첸 티엔:으응. 저건 제가 처리할 테니까, 인질들을 구해 주시겠어요? (작은 나이프 하나를 꺼내 당신의 손에 쥐여주었다. 맞잡은 손이 떨어지고, 제단으로 걸음을 옮긴다.)
이안 브란트:으응, 조심하시구요. (서둘러 사람들에게 다가가 나이프로 밧줄을 끊어낸다.) 괜찮으십니까? 대체 누가 이런 짓을….
셜록 홈즈 분장을 한 남성: 가, 감사합니다. 그게, 갑자기 습격을 당했는데…. 정신을 차리니까. (불안한 눈으로 주변을 훑는다.) 당장 도망쳐야 합니다. 당신도 함께 나가요. 어서요!
이안 브란트:갑자기 습격을…. (혹 습격 당한 이들의 공통점이 있을까? 정말 초대장 때문인가? 짧은 생각 후 뒤를 한 번 돌아보더니 남성의 손에 무전기를 쥐여준다.) 경찰입니다. (겉옷 안쪽 주머니 뒤적이더니 경찰 공무원증을 보여준다. 무도회장에서 경찰 제복을 입고 돌아다닌 이가 신분증을 보여줘봤자 믿음이 갈진 모르겠지만!) 먼저 이곳을 나가서 도움을 청해주시겠어요?
셜록 홈즈 분장을 한 남성: (머뭇거리더니, 이내 무전기를 받아 든다. 신뢰보다는 생존 욕구에서 비롯된 행동이었을 터다.) 가, 감사합니다. 부디…. 조심하십시오.
▶:홈즈 분장을 한 남성을 필두로 인질들이 앞을 다투어 도망칩니다. 티엔은 여전히 제단 앞을 빙글빙글 맴돌며 무언가를 하고 있는 듯하네요.
이안 브란트: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5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제단에 그려진 마법진과 비슷한 것을 발로 뭉개거나 칼로 흠집을 내어 훼손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짓을 하는진 모르겠지만, 아주 집중한 얼굴이에요.
이안 브란트:(어떤 이유에서든 안전한 곳으로 피하기만 하면 됐지…. 당신의 방향으로 총총.) 좀 도와드려요?
첸 티엔:마음만 받을게요. (마지막으로 발을 바닥에 슥슥 문지르더니, 개운한 낯이 된다.) 이제 됐거든요. 아~주 깔끔하게 처리했답니다. 또 한 건 해결했네요~.
인질들은 다 구출했나요?
이안 브란트:네에, 다들 나가셨어요. (바닥을 쳐다보다가 시선을 거두었다.) 뭔지는 모르겠지마안… 다 해결했다면 저희도 빨리 나가는 편이 좋겠는데요.
첸 티엔:네에, 서두르자고요. (손을 내민다.) 같이 나갈까요, 경장님?
이안 브란트:(망설임 없이, 퍽 자연스럽게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이 손을 맞잡는 순간,
누구 마음대로! 노성과 함께 탕. 티엔의 망토가 크게 펄럭입니다. 그가 당신에게로 쓰러집니다. 당신의 어깨를 짚고, 휘청거리며 기댄 몸이 이상하리만치 무겁습니다. 춤을 출 때는… 아주, 가볍고 날랬던 것 같은데. 당신의 손이 빠르게 젖어듭니다.
어디선가 귀가 찢어질 듯한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뱀파이어 분장을 했던 남성이 이쪽으로 총을 겨눕니다. 남성의 눈이 형형한 분노로 타오르고 있습니다.
???: 거의 다 된 의식을 이렇게 망치다니!
너희만큼은 ■■■■■님께 바치고야 말겠다!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발음의 신을 읊조리며, 그가 한발 한발 다가옵니다.
이안 브란트:(익숙한 소음. 본능적으로 당신의 몸을 팔로 받쳐 제쪽으로 끌어당겼다. 보호하듯 감싼 손이 젖어들수록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만 같다. 손끝으로 겨우 피가 스미기 시작할 부위를 더듬어 짚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인다. 최대한의 침착을 유지한다.) 제 목소리… 들리시죠?
첸 티엔:(애써 고개를 끄덕인다. 내뱉는 호흡이 버겁다.) 바닥에, 좀…. 눕혀, 주시겠어요?
이안 브란트:쉬이, 말하지 마세요. (당신을 바닥에 조심스럽게 눕힌다. 다른 손으로는 제 허리춤을 더듬더니 그대로 상대에게 권총을 겨눈다.) 아픈 곳 강하게 누르고 있어요. 잠들지 마시고…, 제 목소리에, 집중하세요.
▶:티엔은 다시금 고개를 끄덕입니다. 뱀파이어 복장을 한 남성과 대치하고 있으면, 뒤에서부터 옷감이 끌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티엔이 비틀거리며 제단으로 기어가고 있네요. 뚝, 뚝, 붉은 것이 떨어지는 자국이 선연합니다. 그리고는 피에 젖은 손으로 자신의 왼쪽 귀를 매만지고….
탕! 뱀파이어 복장을 한 남성이 다시 총을 쏘았지만, 당신의 뒤쪽 벽을 맞춥니다.
▶ 전투 발생.
▶:이안 브란트, 선공입니다.
이안 브란트: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5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피해: | 4 |
▶:이안이 쏜 탄환이 사교도의 다리를 꿰뚫습니다. 그는 곧장 몸을 무너트리며 소리를 지르네요. 사교도 HP-4. 잔여 HP는 4입니다.
이안 브란트:(무리하는 건 아니려나. 걱정이 앞선다. 최대한 빨리 해결해야겠다는 생각 뿐.)
뱀파이어 복장을 한 남성:
| 기준치: | 30/15/6 |
| 굴림: | 97 |
| 판정결과: | 대실패 |
| 피해: | 5 |
(방아쇠를 당겼으나 틱틱거리는 소리만 날 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씩씩거리며 권총을 바닥에 내던졌다.)
이안 브란트:(무기도 없는 사람을 어떻게 해도 되는 건가? 갑자기 다른 걱정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11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피해: | 3 |
▶:당신이 쏜 총알이 다시금 사교도에게 명중합니다. 그는 기어이 쓰러지며 바닥을 짚습니다.
뱀파이어 복장을 한 남성:
| 기준치: | 30/15/6 |
| 굴림: | 75 |
| 판정결과: | 실패 |
| 피해: | 4 |
▶:상대를 죽이지 않고 제압했을 무렵, 뒤가 시끄러워집니다.
꼼짝 마! 경찰이다! 여러 명의 경찰이 무장을 한 채 뛰어 들어옵니다. 제대로 정복을 갖추고 있네요.
이안 브란트:실례지만…. 체포해도 괜찮을까요? 더 저항할수록 형만 더해지는 거니까…. (머뭇. 공손?하게 수갑 들고 다가가다가 돌아선다.)
경찰: 경장님. 범죄자에게 그렇게 공손히 요청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납치된 피해자들이 지원을 요청했어요. 곧 더 많이 도착할 겁니다. 인질은 모두 구출했나요? 부상자는?
이안 브란트:아, 알지만요…. (자, 잘못해서 주, 주, 죽일까 봐…. 뒷말은 억지로 삼킨다. 하여간 그런 것은 질색이었다. 이럴 때면 경찰 일이 적성에 맞진 않는 것 같다. 바닥에 엎드린 이의 팔을 뒤로 돌려 수갑을 채워 넘겨주었다.)
아, 분명히…. (붉은 핏자국을 따라 급히 걸음을 옮긴다. 그는 어디에 있지?)
▶:핏자국을 따라 걸음을 옮기면…. 그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바닥에 이렇게나 피가 흥건한데도… 분명히 치사량의 피를 흘렸어요. 그대로 두면 죽을 거라고요.
이안 브란트: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72 |
| 판정결과: | 실패 |
(눈 부빗...)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83 |
| 판정결과: | 실패 |
(그냥 울고 싶어.)
▶:울고 싶은 마음을 꾹 참은 채 바닥을 둘러보면,
어라?
…당신은 붉은 물이 뚝뚝 떨어지는 주머니를 발견합니다.
물풍선이라고 해야 할까요? 안에 붉은 물감이 들어있었나 봐요. 마치 힘을 주어 터트렸다간 실제로 피를 흘리는 것처럼 보이게요. 왜 이런 게 여기에…
경찰: 그런데, 결국 괴도는 나타나지 않았네요. 가짜 예고장이었나?
▶:그러고 보니, 단상에 올려져 있던 옐로 다이아몬드는 언제부터 사라졌었죠?
그 아래에 보란 듯이 놓여있는, 찢어진 망토 조각은?
망토 조각에는 빗나간 총탄 구멍이 뚫려 있었습니다.
...
...
...아뿔싸, 속았다!
이안 브란트:무사히 피했다면 다행이지만……. (주머니를 집어들어 손에 꽈아악. 쥔다. 남아있던 물감이 손끝으로 떨어진다. 안도와 허탈감이 동시에 묻어나는 한숨을 내쉬었다가,) … …….
이미 가져간 것 같습니다. (턱짓.) 보석은 저기에 있었거든요……. (이 악물고 보고 올린다.)
| 기준치: | 63/31/12 |
| 굴림: | 99 |
| 판정결과: | 실패 |
(물풍선 너덜.해질 정도로 꼬옥 쥐었다.)
경찰: 뭐?! 말도 안 돼! 일단 밖으로 나가자고. 인력을 풀어야겠어.
▶:이후, 경찰은 건물 안에 있던 모든 사교도를 체포합니다. 사람을 제물로 바쳐 사악한 신을 부르는 의식을 실행하려고 했다는군요.
인질들은 모두 풀려나 안전해졌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포위하고 있기에 건물을 빠져나간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하네요. 붉은 액체가 묻은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괴도 코스튬의 참가자도 없고요.
대체 어디로 탈출한 걸까요?
문이나 창문으로 나가는 건 불가능해요. 계단을 통과하지 않고 지하실에서 도망친 건 의문입니다만, 모든 마술에는 트릭이 있는 법입니다. 설령 마술이 아니라 마법이라고 해도 말이에요!
이안 브란트:다행이지만. 다행이지만. (남은 물감이 손목을 타고 흘러 소매마저 적신다. 절대로 세탁비도 내놓으라고 해야지. 진짜, 아, 짜증나… …….)
▶:이제, 어떻게 할까?
이안 브란트:어디로 갔담. 완전히 빠져나가진 못했을 것 같은데. (대충 벽에 기대어 발만 툭툭 구른다. 분노?로 뇌가 일하지 않는 것 같다.)
이안 브란트: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58 |
| 판정결과: | 실패 |
▶:괴도는 왼쪽 귀를 만지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왼쪽 귀에는 귀걸이가 있고요. 한 달 전의 그 사건에서도 홀연히 사라지기 전에 비슷한 행동을 했던 것 같아요. 지하실에서도 그러지 않았나요?
혹시, 귀걸이에 무언가 도망칠 수 있는 장치가 있는 거라면….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으로 도망쳤다면?
이 건물에 자물쇠로 단단히 잠긴 곳이 하나 있었던 것 같아요. 옥상말이에요!
이안 브란트:(당장 얼굴을 보면 멱살 잡는 것밖에 더 하겠느냐 싶지만. 지금이라면 키스 같은 것에 굴하지 않고 ―이런 표현 정말 괜찮은 걸까?― 그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옥상으로 걸어갑니다.)
▶:옥상에 도착하면, 꽁꽁 잠겨 있었던 문은 어째서인지 쉽게 열립니다.
안으로 들어가나요?
이안 브란트:(호흡 가다듬은 뒤 안으로 들어갑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푸르스름한 달빛이 비치는 옥상을 배경으로 즐거운 듯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첸 티엔:문은 닫고 들어와야죠. 혼자 오셨나요, 경장님~?
이안 브란트:(문 쾅! 소리 나게 닫았다.) 네. (싸늘….)
첸 티엔:화가 많이 나신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좋으셨어요?
첸 티엔:네에?
이안 브란트:제가 걱정해 드려서 좋았냐고요.
첸 티엔:아이, 참. 뭘 그런 걸 묻고 그러세요오. (♡)
이안 브란트:(그 언제보다 싸늘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첸 티엔:(히죽… 웃었다.) 좀 감동했어요~? 저를 그렇게 꼬옥, 안아주시고, 걱정도 해주시고.
이안 브란트:(주먹 다시 꽈아악 쥔다…. 짜증 섞인 음성이 이어진다.) 사람이 다쳤다는데 그럼, 걱정도 안 할까 봐요? 꼭 그렇게까지 했어야 해요?
저는, 전….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하더니,) 얼마나 걱정했다고요……. (주저앉아 무릎에 얼굴을 파묻었다.)
첸 티엔:(어엇. 어어. 당신의 목소리가 떨릴 적부터 당황 어린 낯 숨기지 못하더니, 기어이 곁으로 다가가 어깨를 건드려 보았다.) 흠. 으음. 그러니까, 저기…. 죄, 죄송해요~…?
지원이 올 거란 건 알고 있었어요. 인기척이 들렸으니까요. 그리고, 당신이라면 다치지 않을 거란 확신도 있었고……. 괜찮으세요?
이안 브란트:(한참이나 듣는 둥 마는 둥, 어떤 미동도 대꾸도 없이 앉아 있었다. 당신의 걱정 어린 말들이나 손길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당신을 덥썩 붙잡는다. 아주 당연하게도 멱살을 쥐었을 것이다.) …잡았다. (마주하는 눈가가 붉어 보이는 건 착각일 게 뻔하다.)
첸 티엔:경장니임. (답지 않게 순순히? 붙잡혀 있다.)
이안 브란트:부르셨나요. (순순히? 붙잡힌 당신을 힘을 주어 당기기만. 어조는 꽤 담담하다. 시선과 함께 덧붙이는 것은….) MY, Romeo.
첸 티엔:(이런 상황만 아니었다면 제법 로맨틱한 대사였을 것이다. 이런 상황만 아니었더라면! 붙잡힌 멱을 한번, 당신의 눈가를 한번 바라보았다.) 우셨어요?
이안 브란트:어떨 것 같은데요…….
첸 티엔:조금이라도 우셨다면 책임지려고 했죠. 아님 말구요.
이안 브란트:책임질 필요 없지 않을까요? 이대로 잡아넣을 거니깐.
첸 티엔:정말~? 이대로 체포하실 거예요?
이안 브란트:안 되나요?
첸 티엔:안 되죠. 전 아직 할 일이 남았다고요.
이안 브란트:무슨 할 일?
첸 티엔:세계의 평화와 행복을 지키는 일?
이안 브란트:좀 더 구체적으로는?
첸 티엔:답한다면 믿어주실 의향은 있나요?
이안 브란트:절 또 그런 식으로 속이지만 않는다면요.
첸 티엔:경장님, 그렇게 안 봤는데… 뒤끝이 기시네요?
이안 브란트:네에, 그래서 체포한다면 강제추행죄까지 칠 건데요.
첸 티엔:안 되겠다. 저 그냥 도망칠게요.
이안 브란트:귀걸이로 하는 거예요? 그거. (손을 뻗어 왼쪽 목빗근을 더듬어 올라간다.)
첸 티엔:(그제야 다급한 손길로 당신의 팔을 붙든다.) 저어, 경장니임~?
이안 브란트:왜-요?
첸 티엔:하, 한 번만 봐주시면 안 될까요?
이안 브란트:뭘 보고요?
첸 티엔:(가소로운 눈 깜빡임….) 얼굴?
이안 브란트:하?
첸 티엔: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4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안 브란트: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3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첸 티엔:안 먹히네.
이안 브란트:예쁘다고 봐주는 줄 아네, 진짜….
첸 티엔:많이 봐 주셨잖아요.
이안 브란트:제가요?
첸 티엔:네에.
이안 브란트:언제?
첸 티엔:(입술에 쪽! 입맞췄다.) 이럴 때?
이안 브란트:(멱살을 더욱 단단히 쥐었다….)
첸 티엔:안 먹히네….
이안 브란트:입술이 너무 가벼워요…. (사늘….)
첸 티엔:그 가벼운 입술 말인데요, 저의 줄리엣 외에는 닿은 적도 없답니다~?
이안 브란트:그럼 다시 물을게요. 저랑 하고 싶으신 거예요? (평범하게 입맞춤이라는 단어가 생략됐을 뿐이다. 아무튼간에 중요한 건 하고 싶다가 아니라 저랑일 거다.)
첸 티엔:(쉬이 답하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충동을 사랑이라 명명하기에는 두 사람이 나눈 시간이 너무나도 짧다. 다만 사랑이란 불규칙적이고 헤아릴 수 없는 것이며, 계절에 비례하지 않고 마법처럼 찾아오는 것이니, 마술처럼 나타나 마법처럼 사라지는 세기의 괴도, 팬텀 블루 미스트는! 아주 손쉽게 단언하고야 만다.) henceforth I never will be Romeo.
그러니까, 당신의 모든 것을 제게 주세요. (재차 입술을 겹친다. 숨결이 느릿하게 뒤섞였다.) …대답이 되었을까요?
이안 브란트:(가히 마법 같은 입맞춤이다. 멱살을 쥔 손이 수월하게 풀리더니 어깨를 감싸안았고, 떨리는 호흡을 나눈다. 그래, 첫 입맞춤부터 지금까지의 이 모든 것이 충동이면 또 어떤가? 본디 사랑의 본질에는 충동의 성질이 있으며, 이안 브란트가 일전 관심도 없던 세기의 괴도, 팬텀 블루 미스트 때문에 눈물 흘렸다는 사실만은 변함이 없는데!) …믿을게요, 이번엔.
믿음이 깨지면 얄짤없을 줄 알아요. (꽤 공격적으로 말하면서도 뒷짐을 지고서 당신을 쳐다본다. 오늘은 이대로 놓아주겠단 의미이려나.) 모든 것을 달라니. 내, ex-Romeo…께서는 욕심도 많은 것 같구요.
첸 티엔:(어디든 떠날 수 있음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대신 당신의 목에 팔을 두르고, 한껏 거리를 좁힌 뒤 눈꼬리를 휜다.) 그래서, 싫어요?
이안 브란트:아-뇨, 싫지는 않지만. (픽 웃더니 짧게 입을 맞추었다가 떨어진다. 여전히 뒷짐을 진 채 손끝을 만지작거렸다.) 좋아하기엔, 갑작스럽고 성급하잖아요? 그러니까…. 맹세나 증명 같은 것은 다음 만남으로 미룰까. (입맞춤도, 마음도, 결국에는 줄 수 있는 대로 내주었으면서 사랑을 입 밖으로 내놓는 것만은 유보를 둔다. 그래야 당신이 나를 더 생각하고, 다음에도 나를 만나러…….)
첸 티엔:하하…. (숨을 트듯 웃음을 터트렸다. 목에 둘렀던 팔을 풀고 한 걸음 물러섰다. 시선을 똑바로 맞추고 또다시 한 걸음, 마주 보는 눈 피하고 싶지 않은 것인지 뒷걸음질을 치면서까지 다시 한 걸음….)
그래요, 그렇게 해요. 다음엔 이름을 알려 드릴 테니, ex-Romeo… 라는 호칭 대신 이름을 불러 주시겠어요?
이안 브란트:(푸른 시선을 마주한 채 어슴푸레 미소 지을 뿐이다.) 그거, 기대되네요. (손 흔들다 말고는 이어 말하는 것.) 다음 만남은 가짜 피자배달부 같은 것 말고, 평범하게 만날 수 있으면 좋겠구요.
첸 티엔:노력해 볼게요. 그땐 멱살 대신 손 잡아주셔야 해요.
이안 브란트:으응, 다음엔 세탁비도 부탁드릴게요. (뒤끝으로 받아치기….)
첸 티엔:그 정돈 일도 아녜요.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공중에 던지더니, 이윽고 잡아챈다. 흰 장갑 안에서 황금빛이 반짝였다.) 오늘 수입이 꽤 좋거든요~.
그러엄, 이만~! (대답을 바란 행동은 아니었는지, 그대로 옥상 난간을 뛰어넘는다. 빈손은 왼쪽 귀로 향하고, 귀걸이를 매만지며….)
▶:당신은 괴도를 풀어주기로 합니다. 그는 순식간에 현장에서 사라졌고,
경찰: 팬텀 블루 미스트가 현장에 나타났었다고? 말도 안 돼! 예고된 시각엔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쾅! 상사가 책상을 크게 내리치며 분통을 터트립니다.
책상 위에는 오늘 아침에 발간된 따끈따끈한 신문이 펼쳐져 있습니다.
1면에 들어간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는 그 유명한, 팬텀 블루 미스트의 소식입니다. 누구도 모르게 파티장에 나타나 보석을 훔친 뒤 홀연히 사라졌다지요?
파티장 내의 감시카메라를 돌려보아도 그야말로 마술처럼, 마법처럼 사라지고 만 것입니다.언론은 옳다구나 하고 경찰을 공격하고, 대중들은 대마술에 감동합니다.
경찰서 내의 분위기가 흉흉해질 무렵, 당신의 앞으로 택배가 하나 도착합니다.
어떻게 할까?
이안 브란트:세탁비. (아닐 것이다. 택배를 열어봅니다.)
▶:깜찍한 상자를 열어보면, 반짝이 폭탄이 터지고 사랑의 세레나데가 울립니다.
이안 브란트:와…………. 청소 비용 추가.
▶:안에는 손수? 만든?? 초콜릿과 신문의 한 글자 한 글자를 오려 만든 성명서, 마지막으로 푸른 안개꽃 귀걸이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귀걸이는 두 개가 한 세트잖아요?]
[그건 경장님 가지세요. 우리, 커플 귀걸이를 한 셈이네요~?]
[다음에 또 만나요, 경 장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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