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대응반 에스퍼를 위한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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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
~안정약물피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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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퍼, 티엔은 모종의 이유로 맞는 가이드를 찾지 못해 꾸준히 약물을 복용 해 왔습니다.
자연히 점점 내성이 생기게 되었고, 약의 강도도 올라갔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담당자에게 약물을 배급받았었죠.
약물 담당자는,
“아직도 맞는 가이드를 못 찾았어요? 이 정도로 강한 약물을 사용하는 건 전례 없는 일인데…”
라고 말했었죠.
그렇게 오늘도 평범하게 지나가는 날일 줄 알았는데,
인사 담당자에게 드디어 당신과 맞는 가이드를 찾았다는 메시지를 받게 됩니다.
인사 담당자는 메신저로 당신에게 가이드의 연락처 및 코드네임을 전달합니다.
인사 담당자: [, 연락처 XX-XXXX-XXXX]
[코드네임 Valentine, 파트너를 따로 두지 않은 A급 가이드라고 하네요.]
[그쪽에서도 아마 오늘 연락처를 받았을 테니까, 서로 연락해 보는 게 좋겠어요.]
티엔, 어떻게 할까요?
첸 티엔:(일단은 매칭이 되었다고 하니 연락 정도는 넣어두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쪽은 가이딩을 받을 생각이 없다고 언질을 줘두어야 할 테니까. 별다른 생각 없이 가벼운 이모티콘 하나만을 보냈다.)
[O(∩_∩)O
-Rubato]
이안 브란트:[아…]
(간극.)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사실 들은 것 없다. 잘 모른다.)
[앞으로 잘 부탁 드립니다. 오늘 시간 괜찮으시면 지부 건물 앞에서 잠시 만날까요? 임무 배정 받기 전에 미리 얘기 나누는 편이 좋을 테니까….]
첸 티엔:[네~? 아~~~ 진도가 빠르시구나~ 죄송한데, 저 연애 생각은 없어서요.]
(전혀 다른 맥락의 이야기를 잘도 늘어놓는다. 그도 그럴 것이, 임무라니! 첫 만남부터 비즈니스적인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은 딱 질색이었다. 이왕이면 만남을 미루고 싶기도 했고. 부러 정떨어질 말만 골라 적어내는 꼴이 예사롭지 않았다.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 듯하다.)
이안 브란트:(그러고 보니 배정 받으면서 안내 받은 게, 한 네 마디 즈음이었던가. S급 에스퍼예요. 코드네임 루바토. 이안 씨 이번엔 꽤 고생 좀 하시겠는데? 하하하!)
[예사롭지 않은 분이라고 듣긴 했는데.]
[저녁 7시에 건물 앞에서 봐요.]
(제대로 대화 나눌 생각 없어 보이는데, 그렇다면 이쪽도 통보하는 수밖에 없거든….)
첸 티엔:[╯︿╰]
[그런 성향이세요?]
[통제하는 거 좋아하시는….]
이안 브란트:[답 안 해도 되나요?]
첸 티엔:[(;´д`)ゞ]
이안 브란트:[이모티콘은 귀여운 거 쓰시면서, 말씀하시는 건…….]
(이어지는 말이 없다.)
첸 티엔:[저 귀여워요?]
이안 브란트:[당신 말구요.]
[당신이 쓰시는 거.]
첸 티엔:[차가워라~]
[그래요, 7시에 봐요.]
이안 브란트:[네에, 일 열심히 하세요.]
첸 티엔:(답하지 않았다.)
둘은 퇴근 후 지부 건물 앞에서 잠시 만나기로 합니다.
 :7시입니다. 티엔은 때 맞추어 약속 장소에 나가나요?
첸 티엔:(의외로 시간 약속 하나는 잘 지켰다. 제시간에 맞추어 약속 장소에 나갑니다.)
 :티엔은 의외로 제시간에 맞추어 약속 장소에 나갑니다.
시간이 늦어 벌써 해가 지고 하늘은 푸르스름합니다. 퇴근 시간이라 거리는 오가는 사람들로 분주하네요.
그러나, 약속한 장소에서 기다려도 가이드는 오지 않습니다.
첸 티엔:[저기요~?]
[지금 저 차인 건가요~?]
 :돌아오는 대답은 없습니다. 아니…, 돌아오지 못하는 걸까요? 휴대폰 통신 신호가 점차 줄어들다 끊어집니다.
주변은 건물들의 조명과 상점의 불빛, 가로등이 광원이 되는 도시의 흔한 거리입니다. 휴대폰이 안 될 리가 없잖아요?
그러다가, 티엔은 문득 자신의 발 아래에 그림자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이리저리 움직여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을 깨닫는 순간, 멀리서부터 건물과 상점의 불빛, 가로등이 차례로 꺼집니다. 단 하나만 남기고요.
그 아래에 사람의 실루엣이 하나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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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퍼와 가이드가 서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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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티엔:[ [2d6
이안 브란트:[ [1d10
 :에스퍼와 가이드는 서로를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새로운 가이드가 당신을 향해 급하게 걸어옵니다.
이안 브란트:(조바심이 묻어나는 표정이지만, 애써 덤덤하게 내뱉는다.) 여기 계셨네요, 갑자기 혼자 이계로 떨어진 줄 알고 큰일 났다고 생각……. (당신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우뚝! 말하던 것을 멈춘다.) … 당신이, 루바토? (무슨 드라마에 나올 것 같은 대사 한 마디쯤 해주고….)
첸 티엔:어라~ 이안 씨 아니세요? (그쪽이 발렌틴이었구나, 덧붙이며 다가선다.) 저 차인 줄 알았잖아요. 통보하신 대로 고분고분 따랐는데, 저를 기다리는 건 텅 빈 거리뿐이었고~…. (긴장감 없는 말들을 늘어놓았다.)
이안 브란트:당신한텐 텅 비어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사람들 얼굴이 갑자기 무표정하게 바뀌던데. 모두 하던 말을 멈추고, … 당황하는 티를 내니까 다들 쳐다보고. (한숨을 푹 내쉬고는)
하……, 아무튼. 네. (대답이 늦다. 눈썹을 치켜 들었다가) 이런 상황에서 태평하게 인사하고 싶진 않지만. 새로 당신 담당 가이드 맡게 된 사람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악수를 청하듯 손을 내밀었다.)
첸 티엔:음~ 저 이런 거 싫어하는데. (내민 손을 빤히 바라보다, 시선을 틀고 한다는 말이 겨우 저것이다. 다만,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은 아니었는지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검은 장갑을 꺼내 손에 끼웠다.) 계속 잡고 있어야 하는 거죠? 그게 매뉴얼이니까. 모쪼록 맨살이 닿지 않게끔~ 잘 좀 부탁드려요.
이안 브란트:(미약하게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니까…, 그래. 이 사람이 ‘그’ 가이딩 죽어라 안 받는다던 그 사람이었지. 이번엔 고생 좀 하겠다는 말이 이런 거였나? 일련의 행동을 바라보기만 하더니 곧 손을 거두었다.) 됐습니다. 그냥 인사도 생략하고, 매뉴얼 따위도 생략하고…. 대신 급할 때는 제 마음대로 할 겁니다.
첸 티엔:너무해~ 원래 그렇게 차가우세요? 아니면, 정말 그런 쪽의 취향이신가?
이안 브란트:왜 자꾸 취향 타령이세요? 이상한 생각 그만 하시고요.
첸 티엔:이상한 생각을 하게 만드시잖아요. 급할 땐 당신 마음대로 한다니~? (꺄악~ 스러운 투다.) 전 정말 괜찮으니까, 건들 생각 마세요.
이안 브란트:(헛웃음, 이어 시큰둥하게) 제가 안 괜찮은 상황에서는 건드려도 되나요?
첸 티엔:어련히 닿기 전에 도와드리지 않겠어요? 전 늘 당신을 주시하고 있는걸요…. (이상한 발언.)
이안 브란트:무. 무. 무슨 말을 그렇게 하세요? (황당!)
첸 티엔:네에?
이안 브란트:무슨…, 저한테 관심 있으세요? (명백하게 물음보다는 질색!에 가까운 말.)
첸 티엔:(히죽…) 전 좀 더 연애 경험이 많아 보이는 쪽이 취향이라.
이안 브란트:당신 진짜…, 정말, 황당하다……. 하. 됐으니까 움직이죠.
돌아가려면 이계 제어석을 부숴야 할 테니까, 찾으러 가요. 힘은 좀 남아 있으세요?
첸 티엔:뭐, 그냥저냥이요. 아침에 약을 받기도 했고~ 제어구도 많이 챙겨왔으니까… 하나 정돈 괜찮을걸요?
 :대화를 나누다 보면, 주변이 문득 어두워집니다.
하나 남았던 가로등 불빛마저 꺼졌네요. 하늘을 올려다보면 별이 보일 정도입니다.
하늘을 올려다 본 여러분은 빛나고 있는 것이 하나 더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지부 건물에서 단 한 개, 불빛이 비치는 창문이 보입니다. 블라인드가 내려져 그 틈새로 빛이 새어 나올 뿐이지만, 이 어둠 속에서는 놓칠 수 없습니다.
층수를 세어 보면 29층. 평상시 티엔이 근무하는 곳입니다. 어떻게 할까?
첸 티엔:저~기, (턱짓으로 빛이 새어 나오는 부근을 가리켰다.) 가봐야지 않겠어요?
이안 브란트:그래요, 저기밖에 없겠네요. (앞장서 걸어간다.)
 :이안이 사원증을 태그하면 자동문과 엘리베이터는 평소와 다름없이 작동합니다. 들어갈 수 있겠어요.
첸 티엔:(숄랑 들어간다.)
 :두 사람은 29층으로 향합니다. 사무실에는 불이 켜져 있지만 아무도 없습니다. 컴퓨터나 책상 위 물품들도 모두 그대로입니다.
이안 브란트:당신이 근무하는 곳이죠? 여기. (티엔 이름이 붙은 책상 흘금 살펴본다.)
첸 티엔:네, 생각보다 멀쩡하네요? (잡다한 것들이 가득 올려진 것치고는 깔끔하게 정돈된 책상이다.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서류철 옆에 각종 음악회의 프로그램 노트가 꽂혀있는 것 정도일까. 책상에는 눈길조차 두지 않은 채 첫 번째 서랍을 당겨 연다. 원래라면 한 입 거리 간식들이 가득 담겨 있어야 하지만, 여기에도… 있을까?)
 :서랍을 열어 보면… 간식들은 그대로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그러게요, (티엔의 책상을 훑어보곤 다시 주위를 둘러본다.)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나요? 잘 살펴 보세요. 딴 짓 하지 마시고.
첸 티엔:(초콜릿 한 개를 집어 들고 손을 꿈질거렸다. 기어이 껍질을 까 군것질하곤,) 그을쎄, 잘 모르겠는데요. 하나 드실래요? (…말이 통하지 않는 듯하다.)
이안 브란트:스읍, 이런 데서 뭐 함부로 주워먹는 거 아녜요. 뱉지 그래요. (옆 책상에서 휴지 몇 장을 북북 뽑아서 턱 아래 받쳐준다. 이거… 개 산책 시키고 있는데 아무 것도 주지 않은 강아지가 갑자기 쩝쩝거리기 시작한 상황이랑 비슷하지 않나? 혹은 굴러다니는 모든 것을 입에 넣는 유치원생을 돌보는…. 순간 아찔해진다.)
첸 티엔:방금 이상한 생각 하셨죠.
이안 브란트:네, 니요.
첸 티엔:하셨네, 하셨어.
이안 브란트:당신이 먼저 예상치 못한 행동을….
첸 티엔:처음 보는 것도 아니면서 왜 그래요? 새삼스럽게….
이안 브란트:(한숨 푹푹 내쉬고) 삼켰어요?
첸 티엔:네에, 별 이상 없는 것 같은데요? 맛은 똑같아요.
이안 브란트:큰일 나도 전 모릅니다…. (시선을 돌리고) 그래도 더 드시진 마시구요.
첸 티엔:발렌티인…. 너무 재미없게 사시는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그렇게 재미만 추구하고 살지 마세요.
첸 티엔:전 짧고 굵게 살다 갈 거라서요.
이안 브란트:그런 소리는 또 왜 해요.
첸 티엔:그런고로 재미만 좇아보겠다, 그거죠.
이안 브란트:제 앞에선 좀 자제해 주실래요?
첸 티엔:걱정 마세요. 당신은 다치는 일 없을 거예요.
이안 브란트:그게 중요해요?
첸 티엔:제일 중요한 거 아닌가?
이안 브란트:됐어요, 저 당신 좀 짜증 나는 것 같아요….
주변이나 둘러봐 주시죠. (툭 침)
첸 티엔:그런 소리 자주 들어요~ (툭… 밀려나며 주변을 둘러본다.)
 :티엔이 사무실을 둘러보면 평소와 다른 점을 하나 발견할 수 있습니다. 탕비실 문이 닫혀 있습니다. 세로로 긴 손잡이가 달린 유리문으로, 평소에는 항상 열려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잠겨 있군요.
탕비실은 총무팀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티엔은 비품이 떨어진 것을 보고 메신저로 연락한 적이 있어서 누가 비품 담당자인지 알고 있고요.
아마 그의 책상에 탕비실 열쇠가 있을 겁니다.
이안 브란트:뭐가 좀 달라요? (바라봄)
첸 티엔:뭘 좀 훔쳐야 할 것 같은데. 같이 가 주실래요?
이안 브란트:뭐, 뭘요. 먼저 말해주시면 갈게요.
첸 티엔:열쇠요. (소문이 나쁜 것치고는 원체 발이 넓은 인물이었다. 별 고민도 하지 않고 비품 담당자의 책상을 찾아내더니, 곧장 이곳저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이곳저곳을 뒤지다 보면, 열쇠가 책상 아래에 있는 서랍장 옆면에 붙여 둔 걸쇠에 걸려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첸 티엔:이제 저흰 공범이에요….
이안 브란트:또 이상한 소리를.
 :열쇠를 가지고 나오는 순간,
책상 아래로 들어가느라 빼 둔 의자가 한 바퀴 빙글 돕니다.
빙글빙글, 의자가 끊임없이 돌더니 곧 비품 담당자로 변하는 것이 보입니다. 항상 친절한 얼굴을 하고 있던 비품 담당자는 무표정한 얼굴로 여러분을 바라보더니 두 사람을 향해 쓰러지듯이 달려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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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품 담당자를 피해 탕비실로 달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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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티엔:[ [2d6
 :[ [1d10
첸 티엔:(첸 티엔은 자유로운 인물이었다. 바꿔 말하자면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기도 했다. 고분고분 명령에 따르는 것 같다가도 거하게 사고를 치는 일이 잦으니, 기관의 동료들은 그를 제멋대로Tempo rubato라 평가하기 일쑤였다. 그러니 그의 행동에 크나큰 감정이나 대의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에게 열쇠를 쥐여주고선, 그대로 탕비실 문이 있는 방향으로 툭 밀었다.) 가서 제가 훔쳐내지 못한 간식이 잘~ 남아있나 확인 좀 해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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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람의 앞에, 사무실의 모든 의자가 스르르 빠져나오더니 천천히 회전하는 것이 보입니다. 그 의자들 역시 팽팽 돌면서 자리 주인의 모습으로 변합니다. 다들 표정이 없는 얼굴로 여러분들을 빤히 바라보더니, 두 사람에게 달려듭니다.
티엔에게서 열쇠를 건네 받은 이안은 탕비실 문을 열었고, 이어 티엔의 옷자락을 붙잡아 제 쪽으로 한껏 끌어 당겼지만 비품 담당자가 뻗은 손이 더 빨랐습니다.
티엔, 프래그먼트를 하나 골라 “망각” 처리합니다. 그 다음, 프래그먼트를 “변이표 : 공포”의 결과로 변이시킵니다.
쾅, 아슬아슬하게 티엔과 비품 담당자를 사이에 두고 문이 닫깁니다. 문을 닫아도 이계의 존재들은 유리문에 이마와 손바닥을 대고 여러분들을 빤히 바라보고 있어요.
첸 티엔:(문 너머로 어렴풋이 비치는 손바닥을 보며 마른침을 삼켜 낸다. 불안한 듯 흔들리는 동공이나,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방황하는 시선이 여유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다만, 그 또한 순간이었다. 첸 티엔에게 있어서 여러 감정을 농으로 덧씌워 내는 것은 일상과도 같다. 잘게 떨리는 손을 스스로 붙잡고, 짧게 심호흡했다. 여러 차례 눈을 깜박이고 뒤를 돌아 당신을 보면, 그곳에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장난스럽게 휘어진 눈매가 자리하고 있다.) 어디~ 다친 덴 없으시죠?
이안 브란트:당신이야말로… 다친 곳 없어요? (걱정 어린 눈빛이 닿는다. 몸 구석구석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심하고 시선을 돌린다.) 저기로 다시 돌아가는 건 어려울 것 같고, 이쪽으로 가요. (고개를 까닥, 한 방향을 가리킨다.)
 :이안이 가리킨 곳에는 탕비실 안에는 비품 창고로 통하는 문이 있습니다. 둥근 손잡이가 달린 철문으로, 평소에는 잠겨 있지만 지금은 열릴 것 같아요.
첸 티엔:(순순히 걸음을 옮겼다.)
 :여러분이 손을 대면 문이 통째로 뒤로 넘어갑니다. 이어 보이는 것은 인공적이고 어스름한 빛으로 가득 찬 긴 복도입니다.
양쪽으로 철제 랙이 주욱 늘어서 있습니다. 맨 끝에는 커튼이 보입니다. 복도를 채운 광원은 그 커튼 뒤에 있는 것 같습니다. 어디선가 웅웅거리는 소리도 들립니다.
철제 랙을 보면…,
이안 브란트:잠깐, 실례 좀 할게요. (당신의 손을 붙잡았다.) 보여요?
 :그 위의 물품들은 종이컵이나 커피 박스가 아닙니다. 라벨이 붙은 무수히 많은 유리병과 시험관들입니다.
칸마다 번호가 붙어 있는데, 문에 가장 가까운 칸에는 999+라고 적혀 있습니다.
첸 티엔:우와~…. 이게 다 뭘까요? 웬 번호들도 붙어 있는 것 같고.
이안 브란트:글쎄요,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은 아닌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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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제 랙을 살펴보고 무언가를 눈치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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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티엔:[ [2d6
이안 브란트:[ [1d10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철제 랙에 붙은 숫자가 점차 작아집니다. 커튼으로부터 열 발짝 정도 남았을 때부터는 칸에 붙은 모든 숫자가 1이라고 적
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 보관된 것들은 모두 폭주 약물이며, 안쪽에 위치한 것일수록 에스퍼가 최근에 배급 받은 약물이라는 점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가장 끝에 있는 칸에는 0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 칸에 놓여 있는 약물을 챙길 수 있습니다.
해당 약물은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 시 1D6을 굴려 나온 만큼 폭주 파라미터를 증가시키고, 동일한 개수만큼 폭주 후유증을 얻습니다. 후일담에서 전리품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약물들의 정체를 눈치챘으니, 티엔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됩니다. 가이드가 없어서 겪었던 약물의 부작용을 떠올릴 수도 있겠죠.
 :가이드가 있는 편이 그 부작용들보다는 낫다고 여길 수도 있고, 이 사람에게 가이딩을 받느니 부작용을 감내하는 쪽이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첸 티엔:(가이딩을 꺼리는 이유는 별것 없었다. 단 한 번이라도 편안히 잠들 수 있게 된다면,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았으므로. 그런 방식으로 누군가에게 묶이고 싶진 않았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약물을 챙긴다.)
 :이안이 무언가 말하려던 찰나, 흰 가운을 입은 누군가가 철제 랙 사이에서 나와 여러분을 훑어봅니다.
티엔은 곧 그 사람이 약물 담당자의 얼굴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가슴에는 초승달 모양 뱃지를 달고 있네요. 이계에서 마주한 다른 존재들과 달리 이 사람에게는 표정이 생생하게 떠올라 있어요.
???: (티엔을 살펴보던 시선이, 곧 이안에게서 멈춘다.) 가이드를 찾았군요?
아쉬워라…. 하지만 어차피 연구는 이쯤에서 종료할 예정이었으니까요.
첸 티엔:연구라뇨~? 처음 듣는 소리인데요.
???: (티엔을 바라보더니) 자세히 말할 필요는 없겠지만…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당신이 끊임없이 더 강한 약물을 필요로 한 덕에 여태까지 허가되지 않은 강도의 약물 연구 승인을 받을 수 있었거든요. (웃는 낯이다.)
첸 티엔:뭐어…. (기묘하게도 화가 나지는 않았다. 약물을 필요로 한 건 자신이고, 그 약물의 덕을 본 것도 자신이 아닌가.) 더 좋은 게 개발된다면 언질이라도 주세요. 저도 한번 써 보려고요. (그래, 첸 티엔은 꼭 오래 살지 못할 사람처럼 굴곤 했다. 괴괴한 체념만이 그 낯 위로 잠시간 스칠 뿐이다.)
???: 가이드가 있는데도요? 당신 옆에 계신 분께선 좀 슬프시겠는데~…. (익숙하게 철제 랙을 훑어보고는, 숫자 0이 적힌 칸 앞에 선다. 약물이 놓여 있어야 할 공간이 텅 비어있자 두 사람을 돌아보고) 어디 두셨어요?
첸 티엔:어라~ 괜찮아요. 우리 발렌틴은 그런 걸로 슬퍼하진 않을 분이셔서~ (그렇죠~?! 스러운 눈으로 당신을 한 차례 돌아보고는,) 약물은 제가 챙겼어요. 쓸 일이 있을 것 같아서요. 그러면 안 되나요?
이안 브란트:(원하는 대로 대꾸해줘야 할 타이밍이지, 이거. 그런데… 한 차례 제 입술을 매만지더니) 뭐, 슬픈 건 아닌데…. (말없이 시선을 비껴낸다.)
???: 남의 것을 함부로 가져가시면 쓰나요. (티엔을 향해 손을 뻗으려던 찰나,)
 :커튼 뒤에서 쿵 소리가 나며 웅웅거리는 소리가 불안하게 커집니다.
???: 아, 이쪽도 그동안 많이 써서 불안정해졌다고 들었는데… 때가 되었나 보군요. 그럼 이만.
 :유유히 철제 랙 너머로 사라집니다.
 :두 사람은 웅웅대는 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합니다.
커튼을 젖히면 그곳에는 거대한 시험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 안에는 고개를 푹 숙인 인영이 하나 들어 있습니다. 머리카락이 해초처럼 흔들려 얼굴을 가리고 있습니다
첸 티엔:이건…. (무심코 한 발자국 다가선다.)
 :티엔이 다가서면, 눈을 번쩍 뜨고 그쪽을 빤히 쳐다봅니다. 아까 사무실에서 유리문을 통해 여러분을 바라보던 기이한 존재들처럼요.
순간 이안이 티엔의 팔을 움켜쥡니다. 놀란 것 같기도, 불안한 것 같기도 한 손길….
그 손길이 닿고 나면, 당신은 마주하게 됩니다.
첸 티엔, 당신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존재를.
그것은 여태까지 이계에서 마주쳤던 존재들처럼 표정이 없습니다. 분명 살아 있는 인간은 아닙니다.
이계에 푹 담갔다가 빼낸 것 같은 무엇……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첸 티엔:(팔이 붙잡혔음에도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저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고, 아스라이 중얼거렸다.) 저도 저렇게 되는 걸까요? 언젠가는….
 :(막연한 불안감에 당신을 붙잡았을 뿐이나, 여전히 손을 놓지 않은 채 말한다.) 왜 그런 걱정을 해요? 제가 버젓이 있는데.
아놔
이안 브란트:(막연한 불안감에 당신을 붙잡았을 뿐이나, 여전히 손을 놓지 않은 채 말한다.) 왜 그런 걱정을 해요? 제가 버젓이 있는데.
그게 걱정되면 장갑 벗고 손이라도 잡아 주시든가. 아니면, 더한 것도 괜찮은데. (당신을 안심시키려는 듯, 픽 웃곤 답지 않게 가벼운 농지거리를 던졌다.)
첸 티엔:(나직이 웃는다. 이어 내뱉는 말은 다정이 실려 있으나, 명백한 거절이었다.) 저 그런 거 싫어하는 거 아시잖아요.
이안 브란트:그럼 그런 표정 짓지 마세요. 신경 쓰이고 짜증나니까.
첸 티엔:어차피 스쳐 지나갈 사이인데, 신경 쓸 필요 없지 않아요? 괜히 짜증 내지 마시고 내버려 두세요~.
이안 브란트:담당 바뀔 때까진 옆에 있을 텐데, 내일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처럼 구는 사람한테 어떻게 신경을 꺼요?
첸 티엔:센티넬이 다 그렇지 뭐…. 그래서 돈도 많이 받는 거잖아요. 그거 다 목숨값이라고요~?
이안 브란트:(한참 말이 없다가, 한숨을 뱉는다.)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게 문제라고요.
첸 티엔:진짜 그런 성향이신 거 아녜요? 이런 것까지 통제하려 드시네.
이안 브란트:그런 성향인지 아닌지 확인해 볼래요?
첸 티엔:괜히 겁주지 마세요.
이안 브란트:당신도 그렇게 말하지 마시구요.
첸 티엔:노력은 해볼게요.
이안 브란트:(마른 세수.) 많이 노력하세요.
첸 티엔:바라는 게 너무 많으세요.
이안 브란트:저 원래 그런 사람 아니니까 특별한 줄 아세요.
 :두 사람이 대화를 이어가던 찰나, 그것은 나갈 수 있는지 가늠해 보려는 것처럼 시험관 위쪽을 응시합니다. 쿵, 하고 주먹으로 치면 위쪽이 깨지면서 시험관 안에 있던 배양액이 끈적하게 흘러내립니다.
깨진 쪽으로 나오려는 듯 팔을 바깥으로 뻗습니다. 관절은 인간의 것이 아닌 것처럼 자유로운 각도로 구부러집니다.
그리고 배양액이 뚝뚝 떨어지는 팔을 여러분 쪽으로 뻗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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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 제어석을 파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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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판정은 “둘 다 성공했다”가 될 때까지 반복합니다.
첸 티엔:[ [2d6
 :[ [1d10
그것은 여러분을 시험관 안으로 서서히 끌어당깁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아직 모서리를 붙잡고 버팁니다.
프래그먼트 박스에서 프래그먼트를 하나 골라 “망각”에 체크표를 하세요. 그 다음, 프래그먼트를 “변이표 : 환상화”의 결과로 변이시키고, 다시 판정합니다.
이안 브란트:
rolling token
(
)
(시험관 벽을 겨우 붙잡고 버티다가 문득,) 루바토, 당신 진짜 별로인 거 알고 있지…. (최소한의 예의나마 차리던 말투가 바뀌어 짜증스럽게도 중얼댄다.)
rolling 1d6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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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첸 티엔:(문득 손을 내려다본다. 손가락을 죄는 듯한 감각이 못내 불쾌했다. 급기야 붙들지 않은 손의 장갑을 이로 물어 벗겨내더니, 유리처럼 투명해진 손 위를 가득 채운 반지들을 하나하나 벗겨내기 시작했다. 왜 이런 걸 끼고 있었담. 거추장스럽게.)
자주 듣는 말이라니까요~? 새삼스럽긴….
이안 브란트:(날개뼈 위로 새카만 깃털이 돋아난다. 인상을 한껏 찌푸린 채 중얼댄다. 이래서, 싫어, 현장 근무는…. 이어 황당하다는 듯 당신을 바라보더니) 진짜 저렇게 되고 싶어요? 아니면 나랑 손이라도 잡고 싶나?
첸 티엔:네에? (의아한 어조.) 저 그런 거 싫어한다니까요. 갑자기 왜 그러시는 거예요? (이어 아차, 싶은 듯 덧붙인다.) ~지켜 드린다고 했는데! 약속 못 지킨 건 죄송하고요. 그래도 사지 멀쩡히 돌아갈 수 있게 해드릴 테니까 걱정 마세요~.
이안 브란트:(시큰둥하게 대꾸한다.) 사과하지 마세요. 당신 말대로 안 죽을 테니까. 뭐어, (느릿하게) 죽어도 별 수 있나?
첸 티엔:그럴 일 없을 거라니까 그러네.
재판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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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티엔:[ [2d6
이안 브란트:[ [1d10
rolling 1d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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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olling 1d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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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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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첸 티엔:(벽을 지탱한 손이 느슨해진다. 금방이라도 시험관 안으로 빨려 들어갈 것처럼 몸이 기울어졌다.) 그런데…. 어차피 이대로 살아야 한다면, (이대로 끝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이계에 매여버리는 것도, 현실에 돌아가지 않는 것도. 뒷말은 구태여 내뱉지 않았다.)
이안 브란트:(그는 깃털이 돋아난 제 날갯죽지 부근에 찢어질 듯한 상처를 인지한다. 고통 없는 상처라, 기이하기 짝이 없다만, 아픈 것보다야…. 하나 시험관 안으로 끌려 들어갈 것처럼 보이는 당신을 향해 팔을 뻗으려면, 멋대로 움직여지질 않아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신체에 명확한 제약이 걸린다.) 이대로 살아야 한다면, 뭐, 돌아가지 않으려고 그러시나?
재판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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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티엔:[ [2d6
이안 브란트:[ [1d10
첸 티엔:(답하지 않았다. 굳이 당신에게 털어놓을 이야기는 아니지 않나. 다만 멀쩡히 돌려보내 주겠노라 약속했으니, 그것만은 지킬 생각이었다. 익숙히 능력을 끌어 올린다. 그대로 이계 제어석을 파괴할 심산이다.)
 :티엔, 능력을 사용합니다. 티엔과 같은 얼굴을 한 형체를 파괴하면, 그 안에 들어 있던 이계 제어
석 역시 산산조각나기 시작합니다.
순간, 티엔은 몸이 타들어가는 듯한 감각을 느낍니다. 온몸이 뜨겁고, 고통으로 시야가 흐려집니다. 그래요, 당신의 능력을 더 이상 몸이 수용하지 못하고 있어요. 곁에서 당신을 지켜보는 이안 또한 직감합니다. 능력의 폭주를요.
폭주란 주변은 물론 자기 자신조차 파괴해 모든 것을 망치게 되지 않던가요. 약이나 제어구로는 진정되지 않습니다. 오직, 가이드의 가이딩으로만 진정시킬 수 있습니다.
첸 티엔:(입술을 악물어 고통을 버틸지언정 무릎을 굽히는 일은 없다. 고개가 거꾸러지고, 검은 머리카락이 아래로 드리워졌다. 으로는 진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주머니를 더듬거렸다. 직전 챙겼던 약물을 금방이라도 들이켤 것처럼 찾아 쥔다.) 저, 괜, 찮으니까…. (이어지는 것은 미련한 거부였다.)
이안 브란트:(애써 침착을 유지하며 약물을 찾아 쥐는 손목을 힘주어 붙잡았고,) 어디 봐요. (다른 손으론 당신의 턱끝을 치켜 들었다. 찬찬히 안색을 살핀다.) 맞잖아요, 폭주. 괜찮긴 뭐가 괜찮아요?
첸 티엔:(그 손을 떨쳐내고자 팔을 붙들었으나, 얼마 가지 않아 제 팔을 아래로 늘어뜨렸다. 괜히 힘을 주었다 능력이 제어되지 않기라도 한다면? 그 탓에 당신이 다치기라도 한다면? 여러 가정이 머릿속을 흩트려 놓았다. 흐릴 대로 흐려진 눈으로 당신을 마주한다.) 두고, 가세요. 마무리는 제가 할게요. 당신은 나갈 수 있을 거야. 제발…. (고개를 틀고, 끝내 애원했다.)
이안 브란트:(당신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다시 찾아 쥔다.) 왜 그렇게 행동하는데요? 쥐면 부서지기라도 할 것처럼…. 저 그렇게 약하지 않아요. (힘주어 깍지를 낀 채) 영 걱정 되시면 밀치지 마시고.
… … 두고 가면, 죽잖아.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말하는 건가? 아니면 죽어도 괜찮아서? 그럼 난 뭐가 되는데요? 곁에 있었으면서도 에스퍼 하나 살리지 못한 나약하고 무능한 가이드? (날카로운 투로 끊임없이 질문을 내뱉는다. 제가 잘못될 것을 운운하나, 실은, 그런 건 상관없다. 평판이 어떻게 되든 말든… 나는, 그냥 당신이 죽지 않았으면 하는데. 당신은 사는 게 그렇게 어려워?)
첸 티엔:(기실, 첸 티엔은 누구보다도 살고 싶었다. 살아서, 전 세계를 떠돌며 바라 마지않던 활을 쥐고 싶었다. 그랬기에 제어구로 온몸을 휘감고─그런데, 지금은 어째서 맨몸인 걸까? 기억의 부재에 눈을 깜빡이기만 했다─ 보다 강한 약을 찾아 나선 것이 아닌가. 다만, 첸 티엔은 동시에 두려워했다. 자신의 목숨줄을 오롯한 타인에게 맡기고 싶진 않았다. 살아남기 위해 상대에게 매인 채 버림받을까 전전긍긍하고 싶진 않았다. 그랬기에 첸 티엔은 죽음을 택했다.)
그건……. (그러나 당신의 말에 대꾸하지 못하는 이유는, 참으로 어리석게도 자신의 체념이 타인의 치부가 되리라 가정한 적 없기 때문이었다. 모든 실수는 제 탓이 되어야 했다. 당신이 피해를 볼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살리려는 거예요? 무능해지고 싶지 않아서. (하지만. 생각은 이어지지 않는다. 눈가가 붉어진다. 잠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안 브란트:당신이 가이딩 받지 않는 다른 이유가 뭐 있을지 도통 모르겠는데요, 죽는 것보다 더 큰 문제예요? (알지 못하니 멋대로 내뱉는다. 그는 듣지 않으면 모르는 이라서. 당신이 아프단 사실은 숨소리만으로도 알아차리겠지만, 내면의 슬픔은 얼굴을 마주하여도 쉬이 눈치채지 못하는.)
(당신이 약해진 모습을 보이자 흔들리는 눈빛, 이어 신경질적이던 기색이 조금 수그러든다. 원망을 표하던 낯이 허물어지면 치켜 뜨던 눈매가 아래로 가라앉고야 말아. 오늘 중 가장 깊은 한숨을 내쉰다.) …그런 거 아니에요.
(다시금 마주하는 시선. 곧은 눈빛이다.) 그런 건 왜 물어요? 왜, 내가 그렇다고 하면 어쩌려고? (대답을 기다리는 듯, 간극. 하나 질책의 의미는 아닌지 대답이 곧장 나오지 않으면 더 뜸 들이진 않았을 것.)
난, 그냥…, 당신이 살아 주었으면 해. 이것도 어려운 부탁인가? (뒤이어 말한다.) 적어도 내 앞에선 죽지 마요. 흔들어 놓지 말라고. (멱살을 쥐듯 옷깃을 끌어당겼고, 눈 앞에서 서로의 시선이 마주하면,)
어려운 부탁이라도 10초만 가만히 있어요. 나도 지금은 양보 못 하거든. (뭐, 죽기보다 싫으면 밀어내 보시든가, 그런 희미한 읊조림. 종내 고개를 틀어 입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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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브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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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첸 티엔:(겹쳤던 입술이 떨어지면, 힘없이 읊조리고야 만다.) 난…. 사는 게 무섭단 말이에요. 당신 덕분에 더…, (그렇게 되겠지. 색색거리던 숨을 가다듬고 자세를 바로 했다. 한껏 가라앉은 낯치고는 조심스러운 손길로 당신을 밀어내고, 그대로 멀어진다. 시선이 맞닿는 일은 없었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는 순간,
이계 제어석이 완전히 부수어지고, 그와 동시에 시험관이 와장창 깨집니다.
유리 파편과 배양액을 모두 뒤집어쓰는 순간…
 :두 사람은 비품 창고로 돌아와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비좁고 어둡긴 하지만 어쨌든 돌아왔습니다. 창고 안에는 철제 랙이 줄지어 있고 그 위에는 종이컵이나 커피 박스가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비품 창고는 한 사람이 간신히 들어갈 정도로 좁습니다. 여러분은 그 안에 구겨져 있는 채로 꼭 끼어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
첸 티엔:(별다른 언급 없이 문을 연다.) 먼저 나가세요.
 :문을 열면…
덜컥, 소리만 날 뿐 문이 열리지 않네요.
여러분은 곧 비품 창고가 잠겨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됩니다.
현실의 비품 담당자는 오늘도 성실하게 비품 창고를 잠가 두었거든요. 여기서 나가려면 힘차게 문을 두드리거나 소리를 질러야겠네요.
첸 티엔:부수기 전에 뭐든 어떻게 해주시면 안 될까요?
이안 브란트:폭력적이에요.
첸 티엔:부술게요?
이안 브란트:기다려.
(발을 뻗어 비품 창고의 문을 쾅, 찬다.)
 :바깥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 담당자를 데려와 문을 열어 줍니다.
비품 담당자: (문을 벌컥 열며) 대체 무슨 일……? 아. (두 사람의 상태를 보곤 깨달음을 얻는다.)
멀리 다녀오셨나 보네. 무사히 돌아온 걸 환영해요.
 :이계에서 벗어난 당신, 변이에 대한 저항: 1d6 다이스를 굴립니다.
첸 티엔:5
 :이계에서 받은 망각 및 변이를 모두 지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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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사히 돌아온 두 사람은 보고를 위해 담당자에게 향합니다.
관리인 앞에 서면, 이안이 먼저 말을 꺼냅니다.
이안 브란트:그러고 보니까, 이계에서 약물 같은 걸 챙겨왔는데. (티엔한테 있었나, 툭 칩니다.)
첸 티엔:네? 잘 모르겠는데요. 나오면서 잃어버린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진심으로?
첸 티엔:네에.
이안 브란트:봐요. (주머니에 냅다 손 집어넣음)
첸 티엔:(화들짝! 놀라며 몸을 뒤로 물린다. 두 손은 주머니를 사수하듯 꾸욱 누른 채였다.)
이안 브란트:계속 이러실 거예요? 안에 있으면서. (툴툴댄다. 관리인에게 고자질하듯 티엔 주머니 가리키며….)
첸 티엔:회수하실까 봐 그러죠…. (뚱…. 걸리긴 걸렸으니 약물을 꺼내 관리인에게 내보였다.)
관리인: (약물을 제게 건네달라는 듯 손 까닥….)
첸 티엔:(잉…. 머뭇…대며 이안 흘끔…)
관리인: 초승달 재단에서 이런 약물을 구하고 있으니 협조해 달라는 공문을 받은 적이 있었거든요.
이안 브란트:뭐 해요, 안 드리고.
첸 티엔:(우……)
이안 브란트:스읍.
첸 티엔:다른 약물로 교환해주세요…. (관리인에게 딜을 걸며…)
관리인: 가이드 옆에 두시고요? 가이딩 안 하셨어요?
첸 티엔:했으니까 이젠 더 안 해도 돼요.
이안 브란트:계속 약 받으시게요?
첸 티엔:(우물거리다, 고개를 끄덕였다.)
관리인: 루바토 씨는 한결같네요. 일단 약물 담당자에게 말씀 드릴게요. 제 권한은 아니거든요. (알겠다는 듯 끄덕이며 다시금 손을 내민다.) 제출하시죠.
첸 티엔:(그제야 약물을 건네주었다.)
관리인: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받은 것을 한참 들여다 보더니) 이건 처음 보는 약물인데. 이계에서 더 이상한 점은 없었나요?
 :전리품을 받은 관리인은 두 사람에게 넉넉한 보상을 해 줍니다. 전리품 제출 보상을 받습니다.
첸 티엔:초승달 모양 뱃지를 단 사람과 마주쳤어요. 이계의 존재는 아닌 것 같았고요.
관리인: 그것 이외에는 없었나요?
첸 티엔:시험관 속에 저와 똑 닮은 존재가 있던걸요. 인간은 아니더라고요.
관리인: 아마 마주친 사람은 초승달 재단의 인물로 추측되네요. 그리고… 뒤의 것이라면 이계의 존재일 뿐이겠고요. (평온하게 답한다.) 이계에서 본 장면을 현실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시죠?
첸 티엔:(어쩌면 그렇게 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짧은 정적 끝에 고개를 끄덕인다.)
 :업무에 관한 몇 가지 질문이 끝나면, 두 사람은 사무실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보고 후 에스퍼와 가이드는 어떻게 하나요? 앞으로도 계속 에스퍼와 가이드로 함께하기로 하나요? 둘 사이의 관계는 어떻게 되나요? 과거의 악
연을 묻어 두나요, 청산하나요?
당장 모든 것을 정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이렇게 만난 것도 혼란스러운데, 만나자마자 이계에 빠져 버렸다가 방금 돌아왔으니까요.
첸 티엔:저, 귀찮으시죠?
이안 브란트:왜요?
첸 티엔:담당 말인데… 바꾸는 게 낫지 않겠나 싶어서요.
이안 브란트:안 귀찮으면?
첸 티엔:그럴 리가 없을 텐데.
이안 브란트:안 귀찮은데요.
첸 티엔:그런 셈 쳐요, 그럼.
이안 브란트:당신은 어떻게 하고 싶은데요?
저 싫어요?
첸 티엔:못 믿겠어요.
앞으로도 가이딩은 하지 말아주세요. 조절 잘 해볼테니까.
이안 브란트:잘 못 하던데.
첸 티엔:당신 내보내려다 그렇게 된 건데.
이안 브란트:그렇게 해달라고 한 적 없어요.
첸 티엔:저도 도와달라고 한 적 없어요.
이안 브란트:그럼, 죽게요?
첸 티엔:때가 오면 받아들이는 거죠, 뭘.
이안 브란트:(헛웃음.) 살고 싶잖아, 아니에요?
첸 티엔:(드물게 말문이 막힌 모양이다. 입술을 달싹였으나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한 채 바닥을 바라보기만 했다.)
이안 브란트:저 싫냐고요. 못 믿는 거 말고.
첸 티엔:다그치지 마세요.
이안 브란트:어려운 질문 아니잖아요.
첸 티엔:아까부터 왜 계속 그러시는 거예요? 무서우니까 그만 해요.
이안 브란트:대답하기 싫다고 하든가, 아니면 자기도 모르겠다고 하든가……. (한숨) 됐어, 죄송해요. 당신 했던 말대로 그런 취향인가 생각하고 넘어가세요.
(머뭇거리지 않고 뒤돌았다.) 다음 임무에서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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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
~Escape Cl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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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22.09.10 ^ ^
Intro Chapter
이계심도 1
 :이제 막 페어를 맺은… 그러나 이계로 끌려간 적은 있는 두 사람이 세계 에스퍼 관리 기관 (W.EMA)에 불려 가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곳에 도착하면 ‘관리인’이라는 사람이 나와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하네요.
관리인: 이계식별번호 A-429, 「안전한 집」이 나타나 혼란스러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이계 제어석을 처리해 주세요. 혹여, 이계에서 ‘전리품’을 얻었다면 여기로 가져와 주세요.
전리품은 ‘이계’에서 가져올 수 있는 물품이니 매우 귀중하지요. 따라서, 일정 수 이상 제출해 주시면 그에 맞게 보상해 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사항은 이전 담당자가 현장에 있으니 그쪽에서 들어 주시면 되겠습니다.
 :거절은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압니다. 그야, 여러분은 ‘능력자’니까요. 페어 결성 후 처음으로 임무를 맡는 것이겠군요. 과연 어떤 임무일까요?
 :현장에 도착해 보면, 그곳은 꽤 낡은 주택으로 보입니다. 그 앞에 사람이 한 명 서 있군요.
B: 아, 두 분 다 오셨네요. 해당 임무의 이전 담당인 B입니다.
두 분, 페어를 맺고는 이번 임무가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맞나요?
첸 티엔:임무는 처음이죠~? 사고에 휩쓸렸던 적은 있지만요! 안 그래요? (이전의 일은 없었던 것마냥 친한 척 굴었다.)
이안 브란트:네, 정식 임무는 처음입니다. (힐끔… 보기만 하곤 무뚝뚝하게 대꾸.)
B: 그러니까, (티엔을 보며) 에스퍼?
첸 티엔:(삐딱… 하게 선 채로 눈매만 휘어 낸다. 긍정의 표시였다.)
B: 아, 저도 에스퍼라서 여쭈어 봤습니다. 아무튼… 이 곳은 어떤 범죄에 연루되었던 곳인데요. 많은 피해자가 이곳에 갇혀 있었고, 곧 범죄 사실이 발각되어 풀려났지만, 이곳에 고인 범인의 악독한 행위와 집념, 그리고 피해자의 슬픈 마음이 이계를 만들어 낸 듯하더군요.
겉보기엔 보통 집과 별반 다르지 않고 이계심도가 낮은 편인데, A가 이계심도가 낮으니 금방 혼자 다녀오겠다고 하고선 그대로 사라져서…. (말을 흐렸다.)
첸 티엔:혼자서요? 아무리 이계심도가 낮다고 해도 그건 좀 위험하지 않나~…. A 씨, 가이드시잖아요?
B: 예, 제 실책입니다. (고개를 떨군다.) 혹시 이 안을 조사하면서 파트너… A를 찾아 주지 않겠어요?
안은 이계니까… 아마 무사할 것 같지는 않지만. (짧은 침묵.)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대화를 나누어 보면, B에게 A는 각인까지 한 소중한 파트너였음을 알게 됩니다. 때문에 그는 A가 실종되어 굉장히 슬프고 낙담한 듯합니다.
첸 티엔:걱정 마세요. 꼼꼼하게 둘러보고 올 테니까. 그리고…, 벌써 낙담하진 마시고요. 이계심도가 낮다고 했잖아요? A 씨도 잘 버티고 계실 거예요. 무사히 모시고 나오면~ 한턱 내시기예요?
그나저나…. 대체 어떤 범죄가 벌어진 곳이길래 이계가 발생한 걸까요?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은데요.
B: 언뜻 평범해 보이는 주택이지만, 이곳에서 인신매매를 비롯한 각종 범죄가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이미 범인은 감옥에 가고, 살아 있는 피해자들은 풀려나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이곳에 남은 집착, 공포, 절망은 이계 제어석이 생기게 하기 충분했던 거겠죠.
 :이어 B는 반지 하나를 주며 말합니다.
B: A가 가까이 있다면 이 반지가 파랗게 빛날 겁니다. A는 높은 등급의 가이드였어서 능력을 이렇게 보이게 사용할 수 있었거든요. 조금은 찾기 쉽겠지요. 그럼, 모쪼록… 부탁합니다.
첸 티엔:(흔쾌히 반지를 받아 챙긴다.)
 :이안과 B가 몇 마디 인삿말과 악수를 나누고 나면, B는 두 사람을 현관문 앞으로 안내합니다.
현관문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첸 티엔:아까부터 왜 그렇게 딱딱하게 구세요?
이안 브란트:… 살갑게 굴까요?
첸 티엔:헉……. 그럴 줄도 아셨나요?
이안 브란트:지금은 업무 중이니까 당연히…. (한숨!) 살갑게 해드려요? (얼굴을 들이밀었다.)
첸 티엔:(들이민 만큼 상체를 뒤로 젖힌다.) 궁금하긴 하네요. 제 앞에선 항상 무뚝뚝하시거나, 피곤해하시거나, 귀찮아하시거나, 화를 내셨으니까요~.
이안 브란트:그건, (습관처럼 한숨을 쉬려다가 멈춘다.) 알았어요. 다른 분들한테 대하듯 하면 되는 거죠? (짜증스레 구겼던 미간을 펴고, 눈썹을 조금 늘어트렸다. 이어서 눈을 깜박깜박…….) 대신, 그럼… 당신은 제가 싫지 않다고 말해주세요.
첸 티엔:(멈칫….) 다른 분들께는 다 그런 식으로 말씀하고 다니셨던 거예요?
이안 브란트:그런 식이 대체 무슨 식인데요….
첸 티엔:…작업 거는 것처럼?
이안 브란트:작업 거는 것 같아요????? (물음표가 많다.)
첸 티엔:흠.
(잠시 고민하더니, 표정을 가다듬는다. 한껏 눈썹을 늘어트리고, 물기 어린 눈으로 깜빡, 깜빡…. 장화 신은 고양이마냥 애처로운 표정이 된다.) 답해드릴 테니까, 당신도 제가 싫지 않다고 말해주세요….
(금세 평소대로 돌아온 표정.) 방금 이러셨는데요?
이안 브란트:(황당! 말을 잇지 못한다. 얼굴깨나 벌개진 채로 고개 돌려 허공만 바라보다가 당신을 홱, 돌아본다.) … 놀리지 마세요.
(조금 억울하다는 듯 더듬더듬 말을 잇는다.) 그, 런데, 좋아한다고 말해 달라는 것도 아니고, 시, 싫어하지 않는다는 말쯤은…. (해 줄 수 있는 거 아녜요? 저번부터, …… 뒷말은 생략했다. 이어지는 정적.) 됐어, 싫으면 말아요…….
첸 티엔: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저, 당신을 싫어한다고는 한 적 없어요~? 왜 그런 걸 걱정하시는 거예요?
이안 브란트:… 그래, 그거면 됐어요. (얌전해진다.)
첸 티엔:미움받을까 봐 걱정한 거예요?
이안 브란트:글쎄, 몰라요. 얼른 들어가요. (시선 돌리며 다시 무뚝뚝하게 대꾸!)
첸 티엔:살갑게 대해주신댔으면서.
이안 브란트:혹시 모르죠, 손 잡아주시면 좀 살가워질지도….
첸 티엔:자! 들어가 볼까요~? (성큼 앞서나간다.)
이안 브란트:(뒤에서 헛웃음 치더니 따라 걷는다.)
 :두 사람은 현관문 안으로 들어갑니다.
현관문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온 문은 곧장 사라집니다. 눈앞에는 약 15m 정도의 평범한 통로가 보이고, 벽에 붙어 있는 3개의 방문이 눈에 가장 먼저 띄네요. 문은 색만 다를 뿐 아무 장식이 없어 보이며 각각 회색, 검은색, 갈색입니다.
이안이 당신을 쿡, 찌르면, 멀리 천장에 TV가 붙어 있거나 문에 카펫이 깔려 있기도 하고 바닥에 전등이 붙어있는 등 어딘가 뒤죽박죽되어 있는 복도의 모습이 보입니다. 여기저기에 핏자국도 눈에 띄네요.
아, 그렇군요. 이곳은 확실히 ‘이계’인 모양입니다.
첸 티엔:(회색문으로 다가가 본다.)
 :회색 문을 열고 들어가 보면, 주방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싱크대와 선반, 앞으로 이어져 있는 아일랜드 식탁의 베이지와 하얀색이 어우러져 깔끔함을 자아냅니다.
더해서 찬장에 장식되어 있는 꽃과 고급스러운 접시는 깔끔한 내부를 돋보이게 하네요. 벽에 있는 창문으로는 맑은 햇살마저 들어옵니다. 퍽 평화로워 보이는군요.
이안 브란트:여긴 주방인가 보네요.
 :이안이 가리키는 싱크대와 선반 위는 붉은 액체가 선명합니다. 마치 지금 막 뽑아낸 듯한 생명력
넘치는 붉은색은 그것이 어떤 액체인지 시사합니다.
이곳이 범죄가 벌어졌던 곳이라면 더더욱 그렇겠죠. 굳지 않고 흐르는 붉은 피와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의 인테리어는 대조되지만 묘하게 어울려 도리어 소름 돋게 만듭니다.
첸 티엔:(입가가 미미하게 굳어진다. 이곳에서 벌어진 일을 상상한 탓이다.) 당신…, 의외로 멀쩡하시네요.
이안 브란트:… 왜요? 어떤 반응을 예상하셨는데요?
첸 티엔:상상한 것까진 아니고요. 그냥… 너무 태연하시길래요?
이안 브란트:음, 그냥… 최대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거죠. 뭐가 보이든 다 이계가 꾸며낸 거짓이라고 생각하면… … 괜찮지 않나요?
첸 티엔:발렌티인…, 베테랑 가이드셨구나. (새삼스러운 말을 한다.) 이 일에도 익숙하신 것 같은데, 왜 지금까지 각인을 안 하셨대요?
이안 브란트:이제야 제 진가를 알아보시네. (아무렇지 않게 어깨를 으쓱인다.) 각인, 은 아무래도 책임이 뒤따르는 일이잖아요. 섣불리 각인 했다가 제가 죽기라도 하면 남은 사람은 어떡해요? 에스퍼와 가이드의 관계라는 게 그렇잖아요. … 뭐, 당장 B씨의 상태만 봐도요.
첸 티엔:책임감이 강하신 편이구나. (수긍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었다. 순순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엄, 저 이전의 파트너와는 어떠셨는데요? 그분은 가이딩을 꺼리진 않으셨나요?
이안 브란트:뭐어, 그랬었죠.. 의무적으로 가이딩 하고, 가이딩 받고…. 잘 맞는 편은 아녔어요. (꼬박꼬박 대답하다가 문득) 근데 이런 건 왜 물어보세요? 단순한 궁금증? 아니면 저한테 가이딩 받을 맘이 생기셔서? (꼭 이런 걸 덧붙이는)
첸 티엔:(뒷말은 쿨하게 못 들은 척했다.) 그냥, 궁금해서요? 잘 맞는 편은 아니었다고 해도, 저보단 나았을 거 아녜요?
이안 브란트:안 해봐서 모르겠는데. 해볼래요? (꿋꿋)
첸 티엔:발렌티인… 음흉해요. (슬쩍… 한 발자국 멀어진다.) 저 낮에 약물 투여받고 왔거든요.
이안 브란트:아쉽네. (딱히 아쉬운 투는 아니다.) 언제든 원하시면 말하세요. 제가 잘 해드릴게요. (……)
첸 티엔:그러니까… 다른 분들한테도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는 거죠?
이안 브란트:당신한테만 이러는 건데요?
첸 티엔:왜요?
이안 브란트:다른 분들은 이런 말 안 해도… 넘어와서? (단어 선택 실패!)
첸 티엔:카사노바셨구나…. 네에, 이해했어요.
이안 브란트:좀 더 다그치는 편이 좋으신 거죠 역시?
첸 티엔:그런 취향은 아니라서요.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며 앞으로 나아가던 도중, 공중으로 물건이 여러 개 떠오릅니다.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식칼, 쇠로 된 꼬치, 포크, 나이프, 가위… 딱 봐도 십수 개는 되어 보입니다. 이계니까 뭐, 물건이 공중으로 떠오를 수도 있겠지만… 위협적으로 보이는 날붙이들이 둘을 향해 날아들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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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당하기 전에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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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브란트:...
첸 티엔:D 씨를 때려눕히셨단 건 역시 소문이었나 봐요? 이런 것도 못 피하시면서~ 센티넬을 맨주먹으로 제압할 수 있을 리가…. (누가 봐도 장난스러운 투였다. 당신의 옷자락을 잡고 제 쪽으로 당긴다. 날붙이의 궤도에서 벗어날 수 있게끔.)
이안 브란트:네에, 당신이 들은 거 다- 소문 맞으니까 절 좀 더 상냥하고 조심스럽게 대해주시죠. 아무튼… (잠잠) 감사해요.
 :날붙이 십수 개 정도야, 다치지 않고 손쉽게 피합니다.. 그런데… 어라? 날아온 물건들 사이에서 좀 눈에 띄는 물건이 있군요. 누가 봐도 다른 물건 들과 결이 달라 보입니다. 아이템 「⊂ 모양의 금속」을 얻습니다.
첸 티엔:뭘요. 지켜드린다고 했잖아요. (저~번에 말씀드렸던 건데. 덧붙이며 금속을 주워 든다.)
으음. 일단 다른 방도 둘러볼까요?
 :이것은 사용감이 있는 듯한 금속입니다. 양쪽 끝에 연결 고리 같은 것이 달려 있고, 금속 자체에 무늬와 약간의 보석이 박혀 있는 걸로 봐서는 아무래도 액세서리 같은 느낌이네요. 이것만으로는 착용이 불가능해 보입니다.
주방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조사 가능 구간 :: 싱크대와 선반 / 식탁 / 찬장
첸 티엔:(스르륵…. 싱크대로 향했다.)
 :주방으로서는 최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말끔한 싱크대와 선반입니다. 훌륭하네요.
다만… 이안이 인상을 찌푸린 채 당신을 붙잡으면 새로이 보이는 것이 있네요. 싱크대와 선반은 아주 선명한 붉은색의 피가 흥건합니다. 바닥으로 뚝, 뚝 떨어질 정도로요. 때문에 바닥과 배수구는 핏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대체 언제 어디서 흐른 피일지 가늠조차 되지 않습니다.
이안 브란트:별로네요.
첸 티엔:당신은 매번 이런 걸 봐 왔던 거네요…. (비릿한 냄새가 맡아지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든다. 괜히 입가를 문지르며 선반을 들여다보았다.)
(선반 옆의 식탁.)
 :깔끔해 보이는 식탁입니다. 수저통의 포크와 나이프가 전부 없어진 것 말고는 특별한 점은 없네요. 포크와 나이프는 어디 있냐고요?
그야… 방금 공중에 떠 있었으니, 벽에 박혀 있겠죠?
이안 브란트:괜찮지 않나요 뭐, 다 가짜니까….
첸 티엔:전 워낙 섬세해서 충격이 큰 것 같은데요. (부러 너스레를 떤다. 찬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생전 처음 보는 꽃이 있습니다. 피처럼 붉고, 묘하게 생생하군요. 옆에는 고급스러운 접시도 보입니다. 접시를 만져 보면, 바닥에 고정된 듯 단단히 붙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외에 주방에는 크게 별다른 것이 없습니다.
이안 브란트:눈이라도 가려 드려요?
첸 티엔:우리…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서 몇 가지만 약속할까요? 첫째, 맨살과 맨살이 닿지 않도록 주의하기. 둘째, 다그치지 않기. 셋째, 상냥하게 대해주기. (고민을 거치지도 않은 말들이 줄줄줄 튀어나온다.) 그나저나… 웬 꽃일까요? 이질적이네요.
이안 브란트:(앞의 말은 못 들은 척했다.) 글쎄요, 색이 영 껄끄러운데. … 근데 이 정도면 상냥하지 않아요?
첸 티엔:저번보다는 나은 것 같아요. (의외로 순순히 튀어나오는 수긍!)
이안 브란트:그쵸? 저 노력하고 있어요.
첸 티엔:고생이 많으세요, 사람 하나 잘못 만나서 이렇게까지……. (밖으로 나가 검은 문을 열어본다.)
 :두 사람이 밖으로 나오면 회색 문은 사라지고,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습니다. 문이 있던 곳에는 피칠갑이 된 벽만이 보입니다.
 :검은색 문을 열고 들어가 보면, 이곳은 상당히 엉망입니다. 온갖 가구가 부서져 있고, 무너진 책들이 방을 꽉 채우고 있습니다. 처참하게 부서진 나무 책장과 책상… 솜이 다 뜯어져 뒤집혀 있는 소파… 엄청난 양의 책더미…
그렇군요. 이곳은 아마도 서재인 모양입니다.
이안 브란트:저-거 보여요? 푸른빛? (부서진 가구나 무너진 책 사이, 안쪽의 공간을 가리킨다.)
첸 티엔:응? (가리킨 방향으로 시선을 옮긴다. 눈 깜빡.) 안 보여요.
이안 브란트:흠. (눈치 보다가 슬며시 손을 잡았다가 놓는다. 당신의 시선 위로 푸른빛이 일렁였을 것이다.) 이 정돈 참아줘요, A씨를 찾아야 하니까. 아무튼 저기로 가야 할 것 같은데요.
첸 티엔:(손아귀를 채웠다 사라지는 온기를 느낀다. 괜스레 비어버린 손을 쥐었다 폈다. 이어 한 차례 고개를 기울이더니, 손에 두었던 눈길을 돌려 낸다.) 네에, 바로 가 봐요. 지체할 만한 일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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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가구와 산처럼 쌓인 책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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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티엔:[ [2d6
이안 브란트:[ [1d10
 :조심조심 다가갔지만, 갑자기 책더미 한쪽이 무너집니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이안이 책더미 속에 파묻힙니다.
이안 브란트:(책더미 속에서 웅얼대는 음성,) … …저 완전 괜찮아요… (이후는 부시럭대는 소리 때문에 잘 들리지 않는다.)
첸 티엔:……저기요~?
……정말 괜찮은 거 맞아요?
이안 브란트:(안에서 분주한 소리가 더 들리더니만, 책더미 속에서 불쑥! 겨우 그 속에서 빠져나온다. 머리카락은 잔뜩 흐트러진 채.) 괜찮아요, 안 죽었어요….
 :책더미에서 빠져나오면 여기저기 욱신거리는 것이… 아무래도 다친 것 같습니다. 하기야, 저 많은 책 사이에서 허우적거렸는데 안 다치는 게 이상할지도요.
실패한 쪽의 프래그먼트 박스에서 프래그먼트를 하나 골라 “망각”에 체크합니다. 그다음, 프래그먼트를 “변이 : 글자 같은 상처 → 읽을 수 없는 글씨 같은 상처”로 변이시킵니다.
이안 브란트:(풀어진 머리를 대충 쓸어 넘기고는,) 당신은 괜찮아요? (당신을 훑어보며 묻는다. 목덜미 위로 따끔거리는 감각이 드는 건, 그래. 기분 탓일 거다….)
첸 티엔:전 멀쩡해요. 당신이 문제지…. (걱정스럽다는 듯 눈썹을 늘어트리고, 당신의 주변을 빙빙 돌며 상태를 살핀다. 안타깝게도 무언가를 발견하지는 못하였다. 풀어진 머리카락 탓이었을까.) 조심하세요.
이안 브란트:저 걱정되면, 손 잡아주시면 안 돼요? (멀쩡한 사람의 낯으로…)
첸 티엔:장갑 가져왔어요. 낄까요?
이안 브란트:준비성 철저하시네. (필요 없단 듯 툭 등을 떠밀었다.) 앞으로 직진해서 왼쪽으로 꺾으세요.
첸 티엔:(얌전히 이동했다.)
 :사고가 좀 있었지만 어떻게든 푸른빛이 발하는 곳에 도착하면, 금속으로 된 물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집어 든 순간 푸른빛은 사라집니다.
아이템 「⊃ 모양의 금속」을 얻습니다.
사용감이 있는 듯한 금속입니다. 양쪽 끝에 연결 고리 같은 것이 달려 있고, 금속 자체에 무늬와 약간의 보석이 박혀 있는 걸로 봐서는 아무래도 액세서리 같은 느낌이네요. 이것만으로는 착용이 불가능해 보입니다.
첸 티엔:(금속 만지작….) 조금 뜬금없기는 한데, 제어구를 하나 새로 맞출까 싶어요.
이안 브란트:왜요? 어떤 거?
첸 티엔:반지나… 목걸이 같은 걸로요? (금속… 위의 보석을 만지작…)
이안 브란트:뜬금없이요?
첸 티엔:이걸 보니까 반짝거리는 게 갖고 싶어져서요. 그런 덴 관심 없으세요?
이안 브란트:관심 없긴 한데. (손 빤히 바라보며) 그거 마음에 드시나 봐요….
첸 티엔:네에……. (짧은 정적. 슬그머니 묻는다.) 제가 가지면 안 되는 거겠죠?
이안 브란트:가지고 싶으… (세요? 라고 물으려 했지만 답이 뻔한 듯하여 노선을 튼다.) -신가 보네요. 나중에 돌아가면 관리인에게 보상으로 보석을 부탁하세요…….
첸 티엔:(삐죽…) 그분… 매번 제 권한이 아닙니다.고만 하시고…, 저번에 부탁드렸던 약물도 결국 못 받았다고요.
(주운 금속을... 이리저리 겹쳐 본다. 뾱.)
 :뾱. 티엔은 두 아이템을 합쳐 한 개의 아이템 「금속의 팔찌」를 만들었습니다. 어쩐지 ‘다른 능력자’의 힘이 든든하게 받쳐 주는 기분이 듭니다.
이안 브란트:그 분께도 상냥하게 굴어달라고 말씀하세요….
첸 티엔:들어주실 것 같나요? …….
이안 브란트:전 들어줄 것 같았나요?
첸 티엔:들어주고 계시지 않나요?
이안 브란트:(저벅저벅. 앞으로 걸어갑니다.)
 :이후 서재에 별다른 특징적인 것은 없습니다. 두 사람이 밖으로 나오면 검은색 문은 사라지고,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습니다.
문이 있던 곳에는 책장이 하나 서 있을 뿐입니다
첸 티엔:(책장을 뒤적인다.) 왜 대답 안 하세요?
 :책장에는 단 한 권의 이 있습니다. 제목은 “피의 백작 부인” 입니다.
이안 브란트:그렇게 생각하시면 뭐, 다행이고요….
첸 티엔:막 대하고 계셨던 거구나. 괜찮아요, 어차피 기대는 안 했거든. (을 펼쳐 본다.)
이안 브란트:노력하고 있다니까요.
 :“피의 백작 부인, 엘리자베스 바토리”
자신의 젊음과 외모를 유지하기 위해 젊은이 수백 명을 납치, 매매하여 죽이고 그 피로 목욕했다고 하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연쇄 살인마 중 하나.
□□은 이 책을 읽고 이 책을 읽고 젊음과 외모를 유지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를 팔기 위해 같은 일을 실행합니다.
그 목욕은, 과연 효과가 있었을까요? 그리고, 그 피는 수요가 있었을까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더 이상의 내용은 없습니다.
첸 티엔:(어리석은 욕망이다. 죽음은 언제나 우리의 등 뒤에, 고작 한 발자국의 거리만을 남기고 서 있지 않나. 자신 또한 그렇겠지. 책을 덮고 책장에 끼워 넣는다.)
이안 씨, 정말 노력하고 계신 거예요? (따지는 투는 아니었다. 그저 의문만이 가득했다. 기실, 의문보다는 의심에 가까운 어조이기도 했다.) …죄송해요. 이상하게, 믿기 어려워서.
이안 브란트:(당신의 얼굴을 바라보고만 선다. 하나 마주치는 눈에 담긴 것은 명백한 불신인지라, 그 시선을 비껴내고 만다. 이제 와서 무얼 감히 탓하겠는가?) … 믿기 힘들면 믿지 마세요. (겨우 한 마디 내뱉고는 걸음을 옮겼다.)
첸 티엔:(그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끝내 내뱉고 마는 말이 있다.) …가이드가,
(당신은 멈추어 섰을까? 첸 티엔으로서는 알 방도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그대로 고개를 숙였기 때문이다. 나란히 선 제 두 발만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숨겨둔 속내에는 시시한 불안이 어려 있다.) 각인도 안 한 센티넬에게…. 그렇게까지 해 줄 리가 없잖아요. 우린 남이고…. (언젠가는 당신도 나를 떠날 텐데. 이 말만큼은 뱉지 못한다.)
…아녜요, 갑자기 이상한 소릴 했네. (고개를 털어 내고 당신을 앞질러 걷는다. 곧바로 갈색 문을 열어제꼈다.) 어서 가요.
이안 브란트:(이안 브란트는 분명히 멈추어 섰다. 그러나 돌아보지 않았으니 당신이 고개 숙였을지, 혹은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는 영영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어떤 머뭇거림이 묻어나는 음성이 귀에 꽂히면 그는 자연스럽게도 당신의 얼굴을 상상하고야 만다. 앞질러 걷는 당신의 소매 끝을 붙잡는다. 옷을 쥔 손 끝엔 이유 모를 떨림이 남는다.) 난 아직도, 당신이 뭐가 그렇게 어려운지 잘 모르겠어요….
… 그러니까, (다시금 눈을 마주하려 든다. 새카만 눈 위로 스민 감정은, 조급함, 애절함, 혹은 상처 받은 듯한…….)
ㅡ그러니까. 당신 입으로 직접 말해 봐, 왜 날 못 믿어요? 왜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아? 당신은, … (숨을 가다듬었다.)
왜 늘 무서워 해요? 믿는 것도, 기대하는 것도…, 아니, 사는 것조차.
첸 티엔:(한 차례 시선 맞추길 거부한다. 그리 행동하면서도 당신의 손만큼은, 그 속의 진심만큼은 밀쳐내지 못했다는 사실이 첸 티엔의 뇌리에 깊숙이 박혀 들었다. 그렇기에 첸 티엔은 깨닫고야 만다. 지금, 당신의 눈을 마주해서는 안 될 것 같았다. 애써 부정하고 거짓이라 치부했던 것들을 마주하게 될 것 같았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았다. 속절없이 기대하게 되어버릴 것 같았다.)
(그러나 회피하지 않는다. 더듬거리면서도 끝까지 말을 이어 낸다. 여전히 고개는 숙인 채였다.) 살고 싶어졌는데, …미래를 꿈꾸게 되었는데, 그때…, 내 곁에 아무도 없으면?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실, 첸 티엔은 누구보다도 살고 싶었다. 살아서, 전 세계를 떠돌며 바라 마지않던 활을 쥐고 싶었다. 그랬기에 제어구로 온몸을 휘감고 보다 강한 약을 찾아 나선 것이 아닌가. 다만, 첸 티엔은 동시에 두려워했다. 자신의 목숨줄을 오롯한 타인에게 맡기고 싶진 않았다. 살아남기 위해 상대에게 매인 채 버림받을까 전전긍긍하고 싶진 않았다. 그러나…….)
난……. 살고 싶은데.
(날숨과도 같은 미약한 바람. 그 뒤로는 짙은 체념이 이어진다.) 누구도…, 손을 잡아주지 않는다면, 난.
이안 브란트:(손의 떨림이 멎는다. 이어 두 손으로 당신의 뺨을 감싸, 고개를 들어올린다.) 나 똑바로 봐요, 피하지 말고. (억지로 마주한 낯은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가? 그것을 감히 상상할 수 없었지만, 동시에 외면할 수도 없었다. 그렇기에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내가 떠나지 않을게요. 당신은 억지로 믿지 않아도 되고, 내게 어떤 기대 하지 않아도 괜찮아. (오롯이 당신만을 담은 눈, 희미한 깜박임도 없이.)
당신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돼, 모든 기대나 믿음은 내가 다 내걸면 되잖아. 그러니까 곁에 있게 해줘요. 오직 이것만 허락해 줘, 그럼 나는 언제든 곁에 있을 거고, 당신은 마음의 짐 하나쯤 덜고 싶어지는 날이 오면 손 한 번 잡아주면 되니까…….
(얕은 숨소리, 이어 힘을 놓는다.) … 못 믿겠지만 저 원래 기다리는 거 잘 해요. 상냥하게 구는 것도. 그런데 여태껏 당신 앞에서 예민하게 굴었던 건…… 나도 무서워서 그랬어요. 미안해요.
여하튼, (목덜미를 어루만졌다. 손 끝에 상처가 걸리어 미미하게 눈을 찌푸리긴 하였으나,) 재촉하지 않을 테니 잘 생각해봐요. 기다릴게요.
첸 티엔:(고개를 들어 올리면, 흐릿한 눈이 보일 것이다. 초점이 잡히지 않을 정도로 그저 빈 곳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할 뿐인, 그런 눈. 그러나 머지않아 두 사람의 시선은 얽힐 것이다. 하늘天이란 본디 자기주장이 강해 어디에 비추어지더라도 제 모습을 뽐내지 않던가. 그렇기에 구름은 걷힐 것이다. 그리고 호수 위로 푸르게 덧씌워지겠지.)
……왜요? (다시금 되묻는다. 제 뺨을 감싼 손을 밀어낼 생각조차 않고 도리어 떨어지려는 손을 붙잡는다. 그리고 그 손바닥 위로 뺨을 기대었다.) 왜…, 기다려 주시려는 거예요? (이전과 같은 의문. 그러나 이전과는 다른 명확한 목소리. 의심은 찾아볼 수 없다. 순수한 의문만이 남아 있다.)
이안 브란트:(손 위로 닿는 낯선 온기-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낯선 의지-에 조금은 당황하는 듯하더니 질문에는 드물게 웃어 보였다.)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그냥, 그러고 싶으니까. 당신이 살았으면 하니까. ……답이 되었으면 좋겠네.
 :갈색 문을 열고 들어가 보면, 침실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침대 뒤 쪽의 전면 창문으로 따스한 햇살이 들어옵니다. 벽으로는 깔끔한 색상의 붙박이 옷장이 보이고, 부드럽고 깨끗한 흰색 시트가 감싸고 있는 침대는 잘 정돈되어 있습니다. 더해서 바닥에 깔려 있는 어두운 색의 러그가 이 모든 것을 돋보이게 해 주고 있네요.
앞서 걷던 이안이 급작스레 멈추어 서며 당신과 가볍게 부딪히면, 햇살이 들어오는 방은 순식간에 어두워집니다. 불빛 하나 켜져 있지 않은 캄캄한 밤. 조명이라고는 전면 창문으로 들어오는 달빛뿐입니다. 움직이기 난감할 정도네요.
하지만, 달빛의 미세한 빛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침대의 시트와 바닥은 마른 피로 가득합니다.
이 방에 들어와 풍경을 살펴본 순간, 등 뒤에서 “찰칵” 하는, 자물쇠가 잠기는 듯한 소리가 들립니다. 방금, 그 소리 설마… 우리가 들어온 그 문에서 난 건가요?
이안 브란트:(어서 문을 열어보았으나 잠겨 열리지 않는다. 곤란한 듯 당신을 바라보며) 갇혔네요.
첸 티엔:(일순 스쳐 지나간 불쾌한 풍경을 떠올리면, 인상을 찌푸리고야 만다.) 그러게요…. 하필이면 이런 기분 나쁜 방에. (주머니를 뒤적여 챙겨 왔던 반지를 꺼내 본다. 아무런 반응이 없나?)
 :별다른 반응이 없습니다. 다행히 안쪽에서 열쇠 로 문을 열 수 있는 모양이지만… 열쇠라, 그런 걸 가지고 있던가요?
가지고 있을 리 없죠. 받은 적도, 찾은 적도 없는 걸요. 하지만 이 방의 열쇠니, 방 안 어디엔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침실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조사 구간 : 침대, 러그, 옷장
첸 티엔:(발로 러그를 들춰 본다.)
 :차콜 색의 보들보들한 러그입니다. 크게 동그란 모양으로 침대 아래에 깔려 있습니다. 아래에도 별다른 건 없네요. 이안이 인상을 찡그린 것을 보아... 보기 불쾌한 것이 있긴 하겠어요.
첸 티엔:다른 걸 본 거죠? 알려줄 수 있나요?
이안 브란트:아, 별 건 아니고요. 사방이 핏자국이라서. (침대 끄트머리 가리키며) 여기서 떨어진 피인가 봐요.
첸 티엔:(가리킨 곳을 따라 침대를 살폈다.)
 :상당히 푹신한 침대입니다. 시트는 보드랍고, 깔끔하네요. 눕는다면 금방 잠들 수 있을 듯합니다. 이안의 설명에 따르면 마른 피로 까맣게 변한 부분이 있으나, 그 이상 특별한 점은 없다고 해요.
첸 티엔:(음…. 걸음을 옮겨 옷장을 열어 본다.)
 :깔끔한 화이트 색상의 붙박이 옷장입니다. 티엔이 옷장을 열어보려고 하면, 그것이 단단히 잠겨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옷장이 잠겨 있다니… 뭔가 중요한 것이라도 있는 걸까요?
열쇠 구멍도 없고 밀거나 당기거나… 아무 방법도 통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부수는 것 이외의 방법은 없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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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옷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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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티엔:한 번쯤은…. 부숴보고 싶었어요. (뭘?)
 :아무렴. 능력자들에게 옷장 문 여는 것쯤이야 일도 아니지요. 아무런 타격 없이 손쉽게 옷장 문을 열어 냅니다. 열었다(X) 부순 것 같긴 한데.
이안 브란트:저번부터 생각했는데 의외로 폭력적이에요….
 :그 안에는 옷이나 이불은 전혀 없고, 마치 페인트처럼 발린 마른 피와 열쇠만 하나 덩그러니 보입니다. 열쇠 색이 방 문고리 색과 비슷해 보이는걸요?
아이템 「침실 방 열쇠」를 획득합니다.
첸 티엔:(우와~ 냉큼 열쇠를 줍는다.) 그러는 발렌틴도….
여기, 보여요? 이쪽 문짝은 당신이 부쉈는데~.
이안 브란트:(으쓱!) 저는 원래 그런 이미지잖아요, 당신은 좀 더…
…… 도련님 타입? (이런 말이나.)
첸 티엔:틀린 말은 아니죠? 돈은 많으니까. (열쇠를 받았다, 던지기를 반복하며 방문 앞으로 향했다.) 바로 나갈까요? 놓친 게 있으려나.
이안 브란트:그냥 하얗고 곱상해서 도련님 타입이라고 말한 건데요. 부잣집 도련님으로 이미지 정정 해드릴게요. (문 쪽으로 고개를 까딱) 나가면 될 것 같아요.
첸 티엔:(열쇠로 문을 연다.)
 :두 사람은 열쇠를 이용하여 닫혀 있던 문을 엽니다. 두 사람이 밖으로 나오면 들고 있던 열쇠가 사라집니다. 아이템 「침실 방 열쇠」가 사라집니다.
그리고, 갈색 문이 저절로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닫히며 두 번 다시 열리지 않습니다.
...
 :두 사람이 마지막 세 번째 방에서 나오면, 지금까지 없었던 문이 하나 생겨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태껏 조용했던 팔찌가 파랗게 빛나기 시작합니다. 서재에서 봤을 때처럼요. 반지도 팔찌와 함께 같은 색으로 빛이 나기 시작합니다.
그러고 보니, B가 그런 소리를 했던 것 같습니다.
A가 가까이 있다면 이 반지가 파랗게 빛날 겁니다. A는 높은 등급의 가이드였어서 능력을 이렇게 보이게 사용할 수 있었거든요. 조금은 찾기 쉽겠지요.
…그렇다면, 이 팔찌도 A의 물건일까요? 그리고… A가 가까이 있는 걸까요? 하지만, 대체 어디에? 보이는 것은 갑자기 생긴 문 뿐입니다.
첸 티엔:(반지와 팔찌를 바라보더니, 이윽고 생겨난 문에 시선을 둔다.) 아무래도 들어가 봐야 할 것 같네요.
이안 브란트:그 수밖에 없겠네요. (문 가까이로 갑니다.)
 :푸른 빛을 새로 생긴 문으로 다가갈수록 강해집니다. 가까이서 살펴보면, 아무런 무늬도 장식도 없는 깔끔한 흰색 문입니다. 한 번도 쓰이지 않은 듯한 티 하나 없는 깨끗함은 오히려 이 공간에 어울리지 않아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현관문은 들어올 때 이미 사라졌고, 더 이상 들어갈 만한 문도 없으며 갑자기 생긴 문을 향해 빛나는 액세서리... 길은 하나 뿐인 듯합니다.
그렇다면, 나아가야겠죠.
첸 티엔:(망설임 없이 문을 열었다.)
 :흰색 문을 열면, 안쪽이 상당히 깜깜합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 라고 생각한 순간,
딛고 있던 바닥이 순식간에 꺼지는 것을 느낍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보고, 무엇을 하기도 전에 추락합니다.
아래로… 아래로… 떨어지면서 혹시 위를 보았나요? 그렇다면 방금 열었던 문마저 사라지고, 끝없는 추락만이 여러분과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테지요.
그렇습니다. 여러분은 이계의 낭떠러지를 가로질러 깊고 깊은 곳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떨어지기 시작한 지 조금 되었는데도 바닥이 보이지 않는군요.
이안 브란트:(동시에 아래로 떨어지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당신의 손을 붙잡았다.)
 :“싫어, 내보내 줘!”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어!” “헛된 희망은 더이상 품지 않는 것이 좋을 거야….” “살려 줘, 제발!” “누군가 도와줘….”
누군가의 집념과, 누군가의 간절한 소망이 어우러진 이 끝없는 낭떠러지 안에 절망적인 목소리들이 울려 퍼집니다.
그것이 형상화된 것일까요? 아니면 피로 얼룩진 이곳에 고여 있던 혼들일까요? 주변에 미미하게 빛을 내는 반투명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꽤 수가 많네요. 이게 혼이라면, 이대로 완전히 떨어져 바닥과 부딪히는 순간 우리도 이렇게 되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 그러던 중, 액세서리에서 나던 푸른빛이 그들 속의 한 혼과 연결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이라면 그것이 누구인지 직감할 수 있겠죠.
첸 티엔:(손과 손이 맞닿으면, 반사적으로 그 온기를 붙들고 끌어당긴다. 이런 상황에서까지 당신을 밀어낼 수는 없지 않나. 지켜준다고 약속했고, 그런 말을 듣기까지 했는데. 그리고….) 발렌틴, 저기……. (빛과 이어진 혼을 바라보았다. 이어지는 정적.)
이안 브란트:(당신의 시선을 따라 눈길을 돌리면, … … 그는 겨우 손을 다잡을 뿐이다.) 손, 놓으면 안 돼요.
첸 티엔:(불안한 양 맞잡은 손에 힘을 준다.) …당신도요. 놓치지 마세요.
 :더욱 아래로, 아래로 떨어집니다. 잠깐만요, 혹시 이대로 가만히 추락이 끝나기만을 기다리진 않겠죠?
슬슬 어둠에 눈이 익숙해져 가고 있네요. 떨어지는 속도 때문에 순식간에 지나쳐 가지만 분명 벽에 오만 가지 물건이 붙어 있는 것이 아까와는 달리 눈에 띕니다. 게다가, 여러분은 ‘능력자’이지 않나요?
어찌 됐든, 이대로 임무도 수행하지 못하고 서로를 지키지도 못하고 그저 죽어 가기엔 너무 아깝잖아요? 대책을 강구해 봅시다.
첸 티엔:(첸 티엔의 능력은 물을 수족처럼 부리는 종류였다. 그러니 어쩌면 수분을 끌어모아 두 사람분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을 만한 그물망을 엮어낼 수 있을 테고, 그도 아니라면 침몰을 택하여 추락에서 벗어날 수 있을 터다. 무엇 하나 확신이 서는 방법은 없지만, 그럼에도 능력을 펼치길 주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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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에는 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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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티엔:[ [2d6
 :[ [1d10
첸 티엔:(지금, 이 순간 첸 티엔은 거리낄 것이 없었다. 난생처음으로 가이드의 손을 붙잡고 능력을 펼친 셈이니 그 안정도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금세 여유를 되찾는다. 두 사람은 이윽고 추락의 끝을 거머쥘 것이다.)
 :그 높이, 그 속도에서 안전하게 착지합니다. 과연 ‘능력자’라고 불리는 사람다워요. 그 누구도 타격 없는, 완벽한 상황 대처였네요!
첸 티엔:(안전히 착지한 뒤에야 손을 놓는다.) 다친 덴 없으시죠?
이안 브란트:(손을 놓으면, 무의식적으로 그 손을 재차 쥐려다 한 걸음 물러난다. 손을 한 번 쥐었다 펴며 멋쩍은 듯 고개를 끄덕이며) 당신 덕분에요.
첸 티엔:(그 행동을 눈치채지 못할 리 없다. 그러나, 당장은 외면한다. 아직은 준비가 되지 않았던 탓이다.) 별것도 아닌데요, 뭘…. 아, 멀어지진 마세요. 또 무슨 일이 벌어질 줄 알고요.
(그리고는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B 씨에겐 뭐라고 말을 전해드려야 할지….
이안 브란트:(주변을 둘러보며 상황을 가늠하더니) 그래도 거의 다 해결된 것 같고, 이제 이계 제어석만 부수면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건……. (깊은 숨을 내쉰다. 어쩌면 그도 미리 예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진실을 확인한다는 것은 훨씬 괴로운 일이겠지. 섣불리 말을 꺼낼 수 없다.) 일단 나가서 생각해봐요.
첸 티엔:(착잡한 낯을 숨길 생각도 않고 고개를 끄덕인다.) 이계 제어석은…. (어디에 있지?)
 :상황을 조금 정리하고 나면 주변을 둘러봅니다.
그곳은 언뜻 평범한 빈 방으로 보이지만 누가 봐도 평범하지 않은 물건 이 방 한가운데에 존재합니다. 액체인지 돌인지 모를 이상한 생김새의 무언가. 들어 올리면 마치 흐를 것 같은 인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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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발생 조건 : 세션 중 한 번도 에스퍼의 「능력의 폭주」가 일어나지 않았다.
 :제어석은 에스퍼만이 파괴할 수 있습니다. 이계 제어석…이라고 들어서 딱딱한 이미지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번 이계의 제어석은 상당
히 물컹하고… 고체보다는 액체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어쩐지 손에 감겨 오는 듯한 느낌도 드네요.
이안 브란트:이건 직접 봐야 할 것 같아서, (빈 손을 잡습니다.)
 :손을 잡으면, 이계 제어석에 무언가 가느다란 것들이 걸려 있는 것을 확인합니다. 그것은 전부 반투명하게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는 혼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푸른빛과 연결되어 있던 혼도 이 제어석에 연결되어 있네요.
첸 티엔:이건……. (말을 잇지 못한다. 그저 그 광경을 바라보기만 했다.)
 :일순, 제어석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액체 같은 제어석이 에스퍼의 몸을 감싸더니 검은빛을 내고, 동시에 티엔은 자신의 안쪽에서 무언가 터질 듯한 감각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몸 안에 내재되어 있던 힘이 ‘탈출’하려는 감각. 온몸의 감각이 열리고 고통으로 시야가 새하얗습니다. 고통을 겪고 있는 에스퍼도, 이 광경을 보는 가이드도 직감할 것입니다. ‘능력의 폭주’를요.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무언가 할 수 있는 건 단 한 사람 뿐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에스퍼의 폭주에 반응하듯 팔찌가 진동합니다. 분명 보통 금속처럼 보였던 팔찌가 파란색으로 보일 정도로 빛을 발하고 있네요. 마치 도와준다는 듯 말이죠.
첸 티엔:(한 차례 숨을 들이켜면, 눈앞이 흐려져 곁의 이를 구분할 수 없게 된다. 또다시 숨을 들이켜면, 이명이 귓가를 노니는 탓에 그 누구의 목소리도 알아들을 수 없게 된다. 마지막으로 가쁜 숨을 들이켜면, 그 밭은 호흡마저 삼켜내기 버거워 무릎을 꿇고 몸을 수그리고야 만다. 여느 때였다면 마지막을 직감하며 손에 쥔 것을 모두 놓아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놓지 않는다. 당신의 말을 조금은 믿어보고 싶었다.)
이안 브란트:루바토, 제 말 들려요? (맞잡은 손이 조금은 떨렸던가, 그럼에도 놓지 않겠다는 듯 끌어당겼다. 빈손으로는 당신의 뺨을 감싸 쥔다. 이어 고개를 당겨, 숨결이 닿을 듯 좁은 거리에서 중얼댔다.) 오늘은 마음대로 안 할게요, 그러니 손만 놓지 말아 주세요.
 :해당 챕터의 판정은 가이드의 「가이딩」을 진행하는 것으로 합니다. 한 쪽만 성공하는 상황은 존재하지 않으며, 폭주 진정 성공과 실패만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A의 혼이 깃든 팔찌가 가이딩을 돕고 있습니다. 3D2를 굴려 나온 주사위의 수치만큼 가이딩 판정에 수정치를 더합니다.
현재 폭주안정수치는 6입니다.
이안 브란트:
rolling 2d6+3d2
(
3
+
5
)
+
(
1
+
2
+
1
)
=
12
 :푸른빛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역시 파트너이기 때문일까요. 갑작스러운 폭주에 시도한 가이딩이 성공합니다. 팔찌의 빛이 사그라들고, 티엔은 점차 안정을 찾아갑니다.
녹아내리던 제어석은 모든 힘을 다했는지 부수기 어렵지 않아 보이는군요. 에스퍼는 어떤 방식으로 제어석을 부수나요?
첸 티엔:……손, 받쳐줄 수 있나요? (아직은 힘이 안 들어가는 것 같아서, 덧붙인다.)
이안 브란트:(당신이 이런 것을 부탁해 온 일은 처음이 아니던가, 다급한 순간에도 그는 드물게 웃어 보였다.) 기꺼이.
첸 티엔:(떨리는 손을 다잡고 힘주어 제어석을 움켜쥔다. 그대로 부서져 흘러내리도록.)
 :에스퍼가 제어석을 부수면, 제어석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푸른빛을 내는 혼이 두 사람의 주변을 돌다가 팔찌에 머무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잠시 빛이 방 안을 꽉 채우고,
이내 사라지면,
그곳은 이제 이계가 아니라, 평범한 주택의 지하실입니다.
계단을 통해 이곳을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보입니다.
첸 티엔:못 걷겠어요.
이안 브란트:어떻게 해드려요.
첸 티엔:일으켜 주세요.
이안 브란트:힘드시긴 한가 봐요, 이런 말을 두 번이나 하시고. (당신에게 손을 내민다. 장난스레 말하면서도 말갛게 웃었다.)
첸 티엔:그러엄, 죽다 살아났는데…. (입을 비죽 내밀면서도 선뜻 손을 잡는다.) …정말 아팠단 말이에요. (이어지는 말은 그저 투정일 뿐이다. 몸을 일으킨 뒤에는 잡았던 손을 놓고, 제 행색을 살핀다. 팔찌나 반지는 그대로 가지고 있을까?)
이안 브란트:네에-, 알았어요. 알겠으니까 가끔 그렇게 해줘요. (손을 놓고는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해주어)
 :팔찌와 반지는 가지고 있던 그대로입니다.
첸 티엔:(슬쩍… 몸을 물렸다.) 저 아직 낯 가리는 중이니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주셨으면 해요.
이안 브란트:참나. 알겠다구. (앞서 계단을 오른다.)
첸 티엔:(그대로 뒤따랐다.)
 :지하실에서 나가면 B가 지하실 문 앞에 있습니다.
B: 이계가 사라진 걸 감지하고 여기로 왔는데,
 :B는 티엔의 손에 들린 팔찌와 반지를 보고는 표정이 어두워집니다.
B: 역시 A는…….
그래도 임무 무사히 끝낸 거, 축하해요. 그 반지는 선물로 가져주세요.
이제 돌아갈까요? 임무를 종료하러….
 :이후 마음의 짐은 B의 몫이겠지요. 세 사람은 지부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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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사히 현실 세계에 돌아온 두 사람, 변이에 대한 저항을 할 수 있습니다. 변이 및 망각을 모두 삭제합니다.
우리는 임무 보고를 위해 W.EMA에 돌아가 ‘관리인’을 만납니다. 「금속의 팔찌」를 전리품으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관리인: 두 분 첫 임무는 어떠셨나요?
첸 티엔:별로……. 좀 쉬고 싶은데요~. (툭, 뱉으며 부러 짝다리를 짚고 선다. 누가 봐도 불량하다 이를 법한 태도였다.)
이안 브란트:(빤-히 봄… 안 봄…) 오늘 좀 힘들어 하시더라고요. 먼저 쉬러 보내는 게 좋을 것 같네요.
관리인: 루바토 씨 먼저 가시겠어요?
첸 티엔:발렌틴도 데리고 갈 건데요. (퉁명스럽다.)
이안 브란트:(옆으로 돌아서 입 모양으로, '전 왜요?')
첸 티엔:(당신과 눈이 마주치면, 금세 울망한 표정이 된다. 저 혼자 B 씨 얼굴 볼 자신 없단 말이에요….)
이안 브란트:(조용히 혀를 찬다.) 저도 오늘은 그럼 가보겠습니다. 자세한 건 내일 보고서로…….
관리인: 그래요. 오늘은 두 분 모두 푹 쉬시는 게 좋겠네요, 많은 일이 있었으니. 수고하셨습니다.
그럼, 다음 임무 때 뵙겠습니다.
 :두 사람은 사무실에서 나옵니다. 어떤 형태로든 임무를 마쳤으니, 안심하고 쉴 때도 되었지요.
첸 티엔:팔찌 말인데, 역시 B 씨에게 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저희, 그것만 전해드리고 퇴근하자고요.
이안 브란트:(고개를 끄덕이려다, 문득 묻는다.) 드려야겠다 생각한 이유는?
첸 티엔:슬픔은 덜어지지 않겠지만…, 조금이라도 덜 외로우셨으면 해서요.
이안 브란트:(한참 말이 없다가) 그래요, 뭐… 모두 털어내기 전까진 가지고 있는 편이 좋을 테니까. 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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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NSUNG DUET☽⋅•⋅ ]
xd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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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느 때와 같이 평범한 어느 날, 지부는 여느 때처럼 시끌벅적합니다.
A499-M 이계에 다녀온 페어가 페어 해지 신청을 했다느니, 모 에스퍼가 약물 과다로 쓰러져서 임무를 못하게 됐다느니 하는 이야기들로 북적거리는 가운데, 관리 직원 중 하나가 두 사람을 호명합니다.
관리인: 루바토 씨, 발렌틴 씨. 잠시 와 주시겠어요?
첸 티엔:(지난번에 빼돌린 게 있는 만큼 지레 찔려서 얌전히 쫑쫑….)
관리인: 요즘 많이 심심하셨죠?
(대답은 듣지 않고) 그러실 것 같아서 이번 일을 두 사람에게 부탁하기로 했어요. 고마워 하실 필욘 없습니다.
 :관리인은 파일을 건네줍니다.
첸 티엔:참 이상하죠. 엮이는 사람마다~ 다 무뚝뚝하고 차가운 것 같아요~…. (입을 비죽 내밀며 파일을 받아 펼쳐본다.)
이안 브란트:그거 업보예요. (옆에서 중얼대며 같이 파일을 살펴본다.)
 :고마운(?) 마음으로 직원이 건넨 파일을 살펴보면 파일 안에는 이계 번호가 적힌 태그가 들어 있습니다.
[S-205S]
관리인: 아시죠? 그 ■■■역을 집어삼킨 이계예요. 하필이면 세 노선이 겹치는 환승 구간을 집어삼키는 바람에 난리도 아니었죠. 도심이기도 하고….
거기에 본사가 있는 회사들이 어서 이계를 제거해 달라고 성화가 말도 아니에요. 주가가 바닥을 치고 있다든가, 메인 컴퓨터를 회수하러 갔다가 못 돌아온 사람이 많다더군요.
사흘 전에 배속되었던 S급 페어도 돌아오질 못했지만… 전 여러분을 믿으니까요?
첸 티엔:아…. 그렇게까지 믿어주실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
관리인: (못 들은 척) 그쪽 지역 지금 교통이 말도 아니니까, 전철을 타고 진입하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첸 티엔:발렌티인, 보세요. 저분 제 말 듣는 척도 안 하신다니까요?
이안 브란트:제가 더 낫죠?
첸 티엔:이러시니까 좀 무서운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왜요, 저 싫지 않다고 하셨잖아요…. (빠안) 빨리 제가 더 좋다고 해 주세요.
첸 티엔:(파일 건네주며…) 지금 작업 거시는 거예요?
이안 브란트:맞다고 하면 어떡하시게?
첸 티엔:(옆구리 쿡.) 오기로 그런 말씀 하시는 거, 티 나거든요.
이안 브란트:… 됐어요. 당신보다 저 분이 더 좋아요…. (관리인 향해 보며 아무 말이나 하고 먼저 저벅저벅 걸어갑니다.)
첸 티엔:우와~ 고백받으셨네요~? (덩달아 관리인 흘긋 보며… 파트너의 뒤를 쫓는다.)
관리인: 능력자와의 연애는 조금 곤란해서요. (단호!) 두 분 모두 조심히 다녀오시길.
 :얼레벌레 임무를 떠안은 두 사람은 전철에 탑니다. 폭주 파라미터가 1 감소합니다.
S-205S가 펼쳐진 곳은 뉴욕이나 강남 같은 곳입니다. 빌딩이 줄을 지어 서 있고, 유동 인구가 가장 많으며 심지어 전철 노선이 세 개나 겹쳐진 환
승 구간이기도 합니다.
그런 곳이 이계화해 버리다니 굉장한 국가적 경제 재난이지요. S-205S 사태는 꽤나 유명할지도 모릅니다. 열댓이 넘는 페어가 들어가서 나오질 못했기도 하구요. 우리는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요?
 :S205-S는 괜히 S급이 아니라는 듯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전철역 한 정거장 이었던 것이, 지금은 거의 지역 하나를 통으로 통제해 두었습니다.
안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요?
두 사람은 이계의 중심부를 관통하기 위해 전철에 탑승하였습니다. 전철 안은 드문드문 자리가 비어 있을 정도로 한적합니다.
이안 브란트:... 사람 많네요.
 :시프터는 아닌 것 같지만요!
첸 티엔:제 눈엔 텅 빈 것처럼 보이는걸요. (두리번….)
이안 브란트:음… 이리 오세요. 그 앞에도 사람 있어요. (팔을 슬며시 잡아당겼다.)
 :이안과 닿으면, 전철 안 가득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후덥지근한 여름. 닿기만 해도 땀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판국에 발디딜 틈 하나 없이 서로 다닥다닥 붙어 있으려니 짜증이 솟구칠 수밖에 없는지 사람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불만이 가득합니다.
즐거워 보이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보이지 않습니다. 뭐가 마음에 안 드는지 웅얼거리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첸 티엔:그냥…, 전형적인 출근길 모습인 것 같은데요. 저런 표정 짓는 사람들 우리 지부에서 많이 본 것 같아요. (슬쩍 속삭인다.)
이안 브란트:네에, 저 지금 오늘 아침에 겪은 걸 출근해서도 겪고 있어서 기분이 좋지 않네요….
첸 티엔:자차 없으세요? (이런 발언이나 냅다 한다.)
이안 브란트:아… 오늘 윗선에다가 괴롭힘으로 신고할게요…….
첸 티엔:네~~?! 왜요?! 저 아무 짓도 안 했는데요?
이안 브란트:(눈 가늘게 뜨고) 당신 짜증나요.
첸 티엔:그 소린 저번에도 들었어요. ……그런데, 진짜 왜요?! (슬쩍 눈치 보고) 설마… 없으세요?
이안 브란트:자차로 출근하시는 분은 모르셔도 돼요.
첸 티엔:면허는 있으세요?
이안 브란트:있어요. 차도 있었어요. 있었는데… 그렇게 됐어요.
첸 티엔:무슨 일이 있으셨길래…?
이안 브란트:자차 끌고 외근 나가다가 이계에…… 저 슬퍼서 말 못하겠어요. (슬픈 표정은 아니다.)
첸 티엔:아~……. 혼자 떨어지신 건 아니죠? (지난 임무를 떠올린 듯하다.)
이안 브란트:네, 뭐. 다른 분이랑 같이 가던 거였으니까. 큰일이 있긴 했는데 큰일은 없었어요.
첸 티엔:그분한테도 작업 거셨어요?
이안 브란트:어떨 것 같아요?
첸 티엔:하셨을 것 같아요. 발렌틴은 카사노바니까~
이안 브란트:(헛웃음!) 절 너무 가벼운 사람으로 보시는 거 아녜요? 이것도 같이 윗선에다가 신고할래요..
첸 티엔:왜요~?! 저번에 발렌틴이 그러셨잖아요, 다른 분들은 잘 넘어왔다고…. 연애경험 많으신 거 아녜요?
이안 브란트:저 연애 별로 안 해봤는데요?
첸 티엔:그런 것치고는 작업 멘트가 너무 능숙하신걸요.
이안 브란트:그래도 안 넘어오시잖아요.
첸 티엔:그건 그렇긴 한데.
 :대화를 나누다 보면,
아차!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칠 뻔했습니다!
문이 닫히겠어요! 서둘러 역에 내리려면 판정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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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티엔:[ [2d6
 :[ [1d10
티엔이 내려서 뒤를 돌아보면… 전철 문이 닫히고 작은 창 너머로 이안의 얼굴이 보입니다.
이안 브란트:...
 :…… 별수 없이 실패한 쪽은 다음 역에서 내려서 반대편 열차를 타고 돌아와야 합니다.
판정에 실패한 쪽은 프래그먼트 하나를 망각하고 “변이 : 프로불편러 → 투덜투덜 하나부터 열까지 트집을 잡아 댄다.”로 변이합니다.
이안 브란트:(터덜터덜 전철에서 내리며) 시작부터 피곤해졌어요….
첸 티엔:고생하셨어요. 다음부턴 내릴 때 발렌틴이 옆에 있는지도 확인해야겠네요…….
이안 브란트:손 꼭 잡고 내려 주세요.
첸 티엔:장갑 끼고 있으면요.
이안 브란트:됐어 필요 없어….
 :전철에서 내리는 순간, 폭주 파라미터가 1 감소합니다.
밖으로 나가 보면… 어라? 빌딩숲은 어디로 사라지고 넓은 들판이 나타납니다.
무슨 오후의 강아지 산책 나온 사람들처럼… 아니, 진짜로 산책을 하고 있네요. 개랑 고양이, 너구리, 오리, 다람쥐도 보입니다.
 :풍경은 지극히 평화롭습니다. 그래요. 아주 평화로운… 주말의 공원 풍경 같아요. 바빠 보이는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모두 태평하게 일광욕을 즐기고 있거나 반려 동물을 산책시키거나… 아무튼 적어도 평일의 도시 같지 않은 그런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어쩐지 시프터의 표정은 착잡합니다….
첸 티엔:왜 그래요? 또 이상한 게 있기라도 한가~?
이안 브란트:아. 음. 흠… 음……. 네.
첸 티엔:(?) 뭐길래 그러세요?
이안 브란트:음… 제 입으로 말하기 싫어요. 근데 그, 하……. (싫다… 중얼거린다.)
첸 티엔:(궁금함………) 저 손 잡아주세요.
이안 브란트:다, 당신이 먼저 말씀하신 거예요…. (손을 잡았다.)
 :손을 잡으면,
이럴 수가! 산책하고 있는 반려 동물들은 반려 동물이 아니라 뭔가 복슬복슬한 것이 달린… 사람들입니다.
그래요, 한 사람은 전철에서 내리자마자 귀꼬리 달린 사람들이 목줄을 하고 산책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었네요.
이계에 호로록 되어 버린 시민들인 것 같습니다. 이계를 없애지 않는다면 저 사람들은 결국 자신을 영영 잃어버리고 개나 고양이, 오리, 너구리 따위로 살아갈 것입니다.
공원으로 보이던 곳은 교차로입니다. 길마다 버려진 화려한 차들이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거리는 기이할 정도로 화사하고 알록달록합니다. 축제라도 있는 건가요?
 :멀쩡한 모습으로 산책을 하고 있는 이들은 어째서인지 자신의 옆에 서 있는 이들을 ‘반려 동물’ 대하듯이 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뱀을 산책시키는 건 좀 아니지 않나요? 아니, 뱀처럼 기어다니고 있는 비늘 덮인 사람이지만요!
이안 브란트:손 놓지 마세요.
첸 티엔:(순식간에 미묘해지는 표정…) 놓으면 안 될까요?
이안 브란트:저, 저 혼자 이런 걸 감당하게 만드시는 거예요? (다급하게 손 꼬옥…)
첸 티엔:네……. (쟈갑게 답하며 스르륵 손 빼려고 함…)
이안 브란트:(눈썹 추욱.) 저 혼자 두고 내리시더니… 손도 안 잡아주고… 모든 걸 저 혼자 감내하게……. (주절주절 불평해요)
첸 티엔:새벽 2시에 전화한 전 남자친구… 같은 분위기로 말씀하시네요. 자각하고 계신가요?
이안 브란트:이, 이런 말 하는 것조차 너무하시다구요….
첸 티엔:더한 것도 주고받은 사이인데, 뭘 이런 것 가지고 그러세요?
이안 브란트:그 말 되게 이상하게 들려요….
첸 티엔:뭐~가요~? (시침뚝.)
이안 브란트:저랑 더한 것도 하고 싶다는 말로 알아 들을게요…. (손 놓지 않는다.)
첸 티엔:음흉해요. (이전처럼 뿌리치지는 않았다. 대신, 슬금슬금 밀어내더니… 검지만을 엮어 낸다.)
 :두 사람이 이 기이한 이계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으면 문득, 귀와 꼬리가 달린… 몸집이 작은 50대 중년 남성이 두 사람을 향해 멈칫거리며 다가옵니다.
남성: 표정이 안 좋으시네요. 혹시 근래에 우환이 있지 않나요?
“어두운 기운이 느껴집니다. 제가 도와드리죠.
 :그러자 공원에 모여 있던 강아지들이 전부 고개를 돌려 이쪽으로 몰려 와 킁킁거리며 빙글 돌고 비비적거립니다.
이안 브란트:시, 싫다…. (먼산)
첸 티엔:저 이 상황 좀 싫은 것 같아요……. (눈매가 처진다.)
이안 브란트:빨리 벗어나죠.
첸 티엔:네에.
 :두 사람은 완전히 개(?)들에게 포위를 당했습니다. 벗어나려면 판정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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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티엔:[ [2d6
 :[ [1d10
첸 티엔:(후다닥…. 제멋대로 사고를 치고 다니던 몸놀림을 한껏 발휘하며 자리에서 벗어난다. 그러던 중 얼기설기 붙잡았던 손가락을 놓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에스퍼가 후다닥 빠져나와 바라보면 가이드가 온 동네 개들한테 비비적을 당하거나 핥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쩐지…? 즐기고 있는 것 같아 보이는데요? 가이드는 프래그먼트 하나를 망각하고 “변이 : 조련 욕구→ 격하게 무언가를 길들이고 싶다…!”로 변이합니다.
한참을 사랑받던 가이드는 몇 분 후에야 털이 덕지덕지 붙은 채로 돌아옵니다.
이안 브란트:(털이 잔뜩 붙은 채로 쫑쫑 걸어 옵니다.) 이번에도 저 두고 가셨어요….
첸 티엔:그래도 즐?기고 계시던걸요…. (털 툭툭 털어줌.)
이안 브란트:나쁘지 않았어요….. 귀여운 강아지가 잔뜩 있으니 귀여워 해주는 건 당연….….. (별안간 당신을 빤히 보더니 머리 북북 쓰다듬는)
첸 티엔:(기겁! 하며 물러났다.) 저 아직 낯 가리는 중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갑자기 이렇게 스킨십을 해 오시면 곤란해요.
이안 브란트:그치마안… 당신이 먼저 쓰다듬어 달라는 표정으로……. (눈 부비적) 저 좀 이상해진 것 같아요.
첸 티엔:아…….
음…….
네…….
확실히 이상해지신 것 같아요. 저희 좀 떨어져서 걸어요.
이안 브란트:하지만 당신이 제 곁에 없으면 마음대로 할 수가…
…네.
첸 티엔:(그 말을 듣곤 한 발자국 더 멀어졌다.)
이안 브란트:제 곁에서 도망치지 마세요…….
첸 티엔:갑자기 왜 그러시는 거예요…. (또 한 발자국 멀어진다.) 집착하는 전 남자친구 같은 발언 하지 마세요….
이안 브란트:(시무룩) 하지만 저 지금 너무 허전한데도요. 옆에 무언가 있어야 할 게 없는 느낌. 뭐가 있어야 하느냐면, 복슬복슬하거나, 귀엽고, 길들일 수 있는……. (정적!) 됐다, 가요…….
첸 티엔:셋 다 저와는 거리가 머네요… 저어기. (턱짓으로 아까 그 무리를 가리켰다.) 저분들이나 곁에 두시던가요…. (적당히 대꾸하며 걸음을 옮겼다.)
 :두 사람은 공원을 빠져 나갑니다. 폭주 파라미터가 2 감소합니다.
공원을 빠져 나오면 알록달록한 길을 따라 리본이나 깃발 같은 것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습니다. 어디서 요란스러운 음악이 들려옵니다. 둠칫둠칫. 신납니다.
 :소리가 난 곳으로 이동하면 화려한 퍼레이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화려한 분장을 한 사람들. 파격적인 의상이며, 퍼레이드 카는 휘황찬란하기
까지 합니다.
그들은 퍼레이드 카 위에서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어지럽게 빙글빙글 돌며 거리를 행진하고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인파를 피하며 슬며시 티엔을 본인 쪽으로 당겼다.)
 :거리를 행진하고 있는 사람들은 원래는 그런 것을 할 생각 따위는 없었던 듯 보입니다. 평범한 출근 복장입니다. 아니, 출근 복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양복에 페인트칠을 해서 드레스를 만들고, 누군가는 스템플러로 서류를 잔뜩 찍어서 망토처럼 둘렀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사람들, 미쳐서 뛰쳐나온 직장인들 같아 보인다는 것입니다….
퍼레이드 행렬이 어느새 두 사람에게 가까워집니다. 화려한 망토를 두르고 금으로 장식된 가면을 쓴 사람들이 두 사람의 어깨에 망토를 둘러 주며 손을 잡아 이끕니다.
퍼레이드 행렬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판정을 해야 합니다.
첸 티엔:여긴 이계라기엔 너무 평범한 것 같아요. (평범하진 않지만. 왜, 가끔 본 적 있지 않나. 일하기 싫어서 미친 척하는 지부의 센티넬과 가이드들….)
이안 브란트:그만큼 평소에도 미쳐 있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겠죠…. 제 생각엔 회사를 메워야 해요. (주먹을 꼬옥 쥐었다.)
첸 티엔:(부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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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티엔:[ [2d6
이안 브란트:[ [1d10
 :두 사람은 속절없이 퍼레이드 행렬에 합류합니다. 아니, 마치 처음부터 그들과 함께해 온 것처럼 자연스럽습니다.
두 사람은 프래그먼트 하나를 망각에 체크하고 "변이:퇴근 욕구→일이고 나발이고 놀고 싶다."으로 변이합니다. 두 사람은 도로 하나를 횡단한 후에야 퍼레이드 행렬을 벗어납니다.
첸 티엔:(첸 티엔은 종종 일터에서도 제멋대로 구는 일이 잦았다. 이번도 그와 다를 바가 없다. 어서 이 일을 끝내버리고 쉬고 싶다….)
 :퍼레이드를 벗어나면 완전히 도시의 중심부에 도착합니다. 어쩐지 멀쩡해 보이는 높은 빌딩들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어라? 조금 많나요? 빌딩 사이로 들어서면 폭주 파라미터가 2 감소합니다.
이안 브란트:그나저나 말예요.
첸 티엔:네?
이안 브란트:저랑 손… 잡고 싶다거나
그런 거 없으세요>
?
첸 티엔:왜…… 갑자기 그런 걸 물으세요?
이안 브란트:뭔가 그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첸 티엔:오늘따라 이상하신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손 잡으실래요?
첸 티엔:로맨틱한 분위기를 조성해주시든지, 제가 잡을 마음이 들게끔 말씀해주시면 안 될까요? 지금 너~무 센스 없고 무드 없는 상황인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키스할래요?
첸 티엔:연애해 보신 적 없으시죠? 경험 있다고 말씀하셨던 것도 거짓말이고요.
이안 브란트:네 이것도 신고할게요 (…) 일인데 무드가 중요해요?
첸 티엔:먼저 희롱하신 건 이안 브란트 씨인데…, 왜 제가 신고당해야 하는 건가요? (말 안 통함.)
이안 브란트:일이니까 이해하실 텐데, 다.
그래서 분위기 잡으면 해 주실 거예요?
첸 티엔:한번 보고요.
이안 브란트:하……. 1분만.
첸 티엔:네에.
이안 브란트:루바토 씨 가끔 저한테 너무 많은 걸 바라시는 것 같아요….
(뇌 과부하 옴)
첸 티엔:포기하시려고요?
이안 브란트:포기하는 건 또 저한테 안 맞아서.
어떤 스타일 좋아하세요? 참고하게.
첸 티엔:다정한 사람이 좋아요.
이안 브란트:그리고?
첸 티엔:…믿음직한 사람?
이안 브란트:또 있어요?
첸 티엔:딱히 떠오르는 건 없네요.
이안 브란트:좀 막연한 이상형이네요….
첸 티엔:포기하셔도 되는데.
이안 브란트:포기 안 할 거거든요. 이거 이대로 가다간 당신 아프게 될 것 같은데. 뭐. 꼭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대충 그런 예감이~….
… 아무튼요, 흠. (헛기침을 했다. 눈을 데록 굴리다가 조심스레 손을 내밀었다. 당신을 바라보는 눈은 어쩐지 수줍음이 어려선……) 손 잡아 주실래요?
첸 티엔:(헤.) 저 좋아하세요?
이안 브란트:… (머뭇!) 상황극에 맞게 답해야 하는 거죠? (이런 질문이나)
첸 티엔:아뇨~ 그런 건 아닌데, 수줍어하시길래요? (짓궂은 투.) 이런 건 일이라면서 아무렇지 않은 척하시더니.
이안 브란트:(입술을 삐죽이며,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별로예요, 부끄러워 하는 건? … …… 좀 더 박력 있는 쪽이 좋으신가.
첸 티엔:(생각해 본 적 없다.) 궁금하긴 하네요. 한번 해주실래요?
이안 브란트:(시선 들어 눈을 맞춘다. 능숙하게 -사실 예상하다시피 능숙하진 않다.- 어깨를 감싸 안고는) 키스, …
… 이건 못 하겠어요. (스르륵 당신을 놓아준다.)
첸 티엔:(웃김!) 애쓰셨으니까 손은 잡아 드릴게요.
이안 브란트:(입술 또 삐죽….) 날 웃음거리 쯤으로 생각하는 거죠, 당신…. (그러면서도 손 내밀어)
첸 티엔:(헤헤 웃으며 내민 손을 잡았다.) 그러면 안 되나요?
이안 브란트:진짜, 짜증나아…. (손 꼭 붙들고는 중얼중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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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폭주 파라미터 3 증가합니다.
빌딩 숲으로 걸어 들어가면 어쩐지 이상합니다. 분명 평지를 걷고 있었는데, 어느샌가 빌딩 옆을 걸어가고 있거나, 허공에 생긴 계단을 걷고 있거나… 어라? 이상한데?
방향을 잡기도 어렵습니다. 멈춰 서 보면 분명 멀쩡한 길 위인데,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면 뒤로 가고 있거나 서로 반대편으로 걷고 있거나, 빙글빙글 돌고 있습니다. 뭔가 이상한데???
거리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허공에 계단이 있고, 하늘에서부터 쏟아질 듯이 거꾸로 선 빌딩도 있습니다.
거리는 마치 블럭이 블럭을 밀어내듯이 두 사람이 걸음을 걸을 때마다 끊임없이 변모합니다. 물리 법칙이 통하지 않는 공간인 것 같습니다.
이안 브란트:멀미 날 것 같아요…. (일단 움직여지는 대로 걷는 중이다.)
첸 티엔:저도요…. 아까까지만 해도 분위기 좋았는데. (명백히 놀리고 있다.)
이안 브란트:더 놀리면 키스할 거예요.
첸 티엔:(얌전히 입을 다문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빌딩이 빽빽이 들어서 있습니다. 정신없이 걷다 보면 그야말로 정신이 나갈 것만 같습니다.
우리는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건가요? 어디가 어디인지 구분이 되지도 않는데 길을 찾는다구요?
한참을 걷고 난 후에야 두 사람은 깨닫습니다. 아. 우리 지금 움직이는 미궁에 갇힌 건가?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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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티엔:(이런 상황에 갇힌 것치고는 여유롭다. 여차하면 부술 생각을 하는 듯싶다.)
이안 브란트:방금 이상한 생각 하셨죠.
 :빙글빙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지만, 두 사람의 방향 감각은 날카롭습니다. 두 사람은 무사히 중심부를 향해 갑니다.
첸 티엔:(무해한 척 눈 깜빡이기만….)
 :조금 더 걸으면 길이 나올 것 같아요. 열심히 걸어 봅시다.
곧 두 사람은 미궁을 벗어납니다. 도시의 중심부로 향하면 사방이 통유리로 된 거대한 빌딩이 눈에 들어옵니다. 폭주 파라미터가 3 감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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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브란트:그런데 말이에요. (방금이랑 똑같은 투..)
첸 티엔:네에……. 말씀하세요. (대충 짐작 간다는 눈.)
이안 브란트:손 잡아도 될까요? 근데 싫다고 하면 키스할 거예요….
첸 티엔:사내 희롱으로 신고해도 되나요?
이안 브란트:일 열심히 한다고 칭찬 받겠는데요.
첸 티엔:이거 센티넬 학대예요.
이안 브란트:이계에서 이렇게 가이드 손 안 잡고 버려두는 것도 가이드 학대거든요. (삐쭉)
첸 티엔:(반박하지 못했다!) 그러엄…. 얌전히 손잡고 있을 테니까, 나중에 돌아가면 차 우려주세요.
이안 브란트:제 사무실로 나중에 찾아오세요. (순순히 끄덕이고, 손을 끌어다 한참 붙잡고 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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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폭주 파라미터 5 증가합니다.
두 사람 앞의 거대한 빌딩은 햇빛을 받아 투명하게 반짝입니다. 어찌나 큰지, 꼭대기를 보려다가 목이 꺾여 버릴 것만 같습니다.
대체 저 안에 사람이 얼마나 들어갈 수 있는 건가요? 출근 시간대와 점심시간, 퇴근 시간대를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엘리베이터가 열 개여도 모두가 퇴근을 하려면 세 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은 규모예요.
어째서인지 빌딩에는 문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이상하네요. 입구도 없고, 창문도 없습니다. 그냥 벽면 전체가 유리로 되어 있습니다.
다행히 이곳도 물리 법칙이 다르게 적용되는 덕에 유리창 위를 걸을 수 있겠는데요. 어떻게 할까?
첸 티엔:(반사되는 빛 탓에 눈가를 찌푸리며….) 걸어 올라가는 것밖에는 수가 없을까요?
이안 브란트:음. 아마도……. 가볼까요?
첸 티엔:(고개를 끄덕였다.)
 :유리창 위를 걸으면, 유리 안쪽에 너울거리는 거무스레 한 것이 전부 사람의 그림자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수백 명의 그림자가 바쁘게 돌아다니거나, 컴퓨
터를 두드리거나, 서류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하나, 이안이 손을 잡으면 빌딩을 둘러싼 유리가 거울로 변합니다. 거울에 난반사된 빛이 아프게 눈을 찔러 옵니다.
거울 표면에 어른거리는 수십 수백의 ‘두 사람’은 분명 여러분입니다. 거울에 반사된 수백 명의 두 사람은 바쁘게 돌아다니거나, 컴퓨터를 두드리거나, 서류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하나같이 우중충하고 생기 없는 얼굴입니다.
이안 브란트:저거 저희죠. (흐린 눈.)
첸 티엔:아마도요…. 여기서 빠져나가지 못하면 저렇게 되는 걸까요? (싫은 티 팍팍 남…)
이안 브란트:퇴근 못 하면 저렇게 되겠죠, 높은 확률로…?
… 저-기로 가 봅시다.
 :이안이 가리킨 방향을 보면, 건물의 제일 꼭대기층. 두 층을 터 둔 듯 넓은 공간이 보입니다.
첸 티엔:(가리킨 방향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 공간 안에는, 의자 두 개가 덩그러니 놓여 있고, 유난히 표정이 없는 두 사람이 앉아 있습니다.
그들이 흰자위 없는 검은자위를 데구륵 굴려 여러분을 마주 봅니다.
□□□: 이 ‘층’이 통째로 이계 제어석이에요.
너무 넓은가요?
 :아무래도… 층을 통째로 날려 버려야 할 것 같습니다.
첸 티엔:(층의 크기와 제 능력을 가늠하다, 문득 묻는다.) 왜 그런 걸 알려주시는 거죠?
□□□: 내가 당신이고, 당신이 나니까요.
 :알 수 없는 말을 할 뿐입니다.
최상층의 ‘외벽’을 이루고 있는 유리, 혹은 거울이 모두 이계 제어석입니다. 이것을 부수려면 판정이 필요합니다. 두 사람이 모두 판정에 성공할 때까지 판정을 되풀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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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티엔:[ [2d6
이안 브란트:[ [1d10
첸 티엔:(손을 가득 채운 제어구중 몇 개를 빼내어 바닥으로 떨어트렸다. 그리고는 당신을 돌아보았다.) 바로 부술게요. 괜찮죠?
이안 브란트:(바닥으로 떨어지는 것들을 바라보다, 이내 웃는다.) 손 잡아도 되면요.
첸 티엔:(답하지 않는다. 대신 당신의 손을 붙잡았다. 능력을 끌어올려 외벽을 부숩니다!)
 :꼭대기 층이 맑고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쏟아져 내립니다. 이계 제어석 파괴에 성공합니다.
꼭대기 층의 벽면이 무너지면, 빌딩이 위에서부터 별가루처럼 흩어지기 시작합니다. 이제, 돌아갈 시간입니다! 이계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안전한 지상으로 돌아갑시다.
이안 브란트:먼저 잡아주실 줄은 몰랐네. (붙잡은 손을 내려다 보다가) 기념으로 돌아갈 때까지 안 놔드릴게요.
첸 티엔:그…렇게 까지요?
이안 브란트:싫으면 놓을게요………. (점이 많다.)
첸 티엔:아쉬워 보이세요.
이안 브란트:아쉬운 거 맞는데.
첸 티엔:왜……요?
진짜 저 좋아하세요?
이안 브란트:자꾸 물으시네? 은근히 그러길 바라는 사람처럼 보이는 거 아시죠?
첸 티엔:그러길 바란다면, 어쩌시려고요?
이안 브란트:진짜예요?
첸 티엔:어떨 것 같은데요?
이안 브란트:모르겠는데요.
첸 티엔:재미없게.
이안 브란트:뭐~… 굳이 따지자면 아닌 것 같으시네요.
첸 티엔:다 아시면서 물어보셨어요?
이안 브란트:당신도 알면서 물으시잖아요, 자꾸.
첸 티엔:저 따라하지 마세요.
이안 브란트:그럼 이제 당신도 묻지 마세요. 저한테 기대 없으신 거 다 아니까, 저도 안 물을게요.
첸 티엔:(한참을 우물거리다, 슬쩍 물었다.) …저, 아무것도 하지 말라면서요? 기다려 주신다면서…….
이안 브란트:그래서 그러는 거예요. 뭘 묻지 않아도 당신이 직접 말할 때까지 난 얌전히 기다릴 테니까….
그 전까진 내게 아무런 감정 없다고 생각하는 게 저도 마음 편할 것 같아서, 그러니까……, 아무튼. 당신도 이상한 질문 하지 마시라구.
첸 티엔:(괜히 맞잡은 손을 꼼질거렸다.) 그러엄…. 기다리다 지치시면 안 돼요. (들릴 듯 말 듯 한 목소리로 덧붙였다.) 저 지겨워하지 마세요. 노력할 테니까….
이안 브란트:지치지도, 지겨워하지도 않을 테니까 당신은 걱정하지 마시고요. 저 한 번 말한 건 지키거든요. (슬며시… 머리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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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람 덕분에, S205-S 이계는 말끔히 사라집니다. 일반인들은 그곳에서의 일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아마 우리만이 그것을 기억하겠죠?
현실로 돌아온 둘, 변이에 대한 저항을 합니다. 바인더는 1d6 주사위를 굴려주세요.
첸 티엔:6
 :변이 및 망각을 모두 삭제합니다.
두 사람은 이계를 나올 때 ‘목줄’과 ‘가면’을 하나씩 들고 있었습니다. 언제 그런 걸 챙겼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쩐지 길들여지고 싶게 만드는’ 목줄과 ‘모든 감정을 춤으로 쏟아 내고 싶어지는’ 가면입니다…. 본부에 보고해도 좋고, 원한다면…… 가져도 좋겠지요. 어떻게 할까?
첸 티엔:……빨리 보고하러 가요. 가는 김에 이것…들도 드리면 되겠네요.
이안 브란트:그래요, 좀… 별론 것 같아요.
(안 좋은 기억이 되살아난 듯 고개를 털었다.)
첸 티엔:(슬그머니 한 발자국 멀어졌다.) ……지금은 좀 괜찮으신 거 맞죠? 아깐 정말 이상하셨어요.
이안 브란트:이, 잊으세요. 이계란 그런 거잖아요…….
첸 티엔:네에…….
저한테 작업… 거시던 것도 잊으면 되나요? (농담…)
이안 브란트:잊고 싶으시면요….
첸 티엔:그건 잊으란 말 안 하시네요?
이안 브란트:다음에도 그렇게 할 거니까, 미리미리 익숙해지는 게 좋으니까요…?
첸 티엔:(몇 차례 입술을 달싹이다, 결국은 입을 다물어버린다.)
이안 브란트:왜요? 제가 못 할 말 했어요? 대답이 없네.
첸 티엔:그렇게까지 신경 써주실 필요는 없고요…. (성큼 앞서 걷는다.) 얼른 가요. 차 우려주시기로 했잖아요.
이안 브란트:오늘 바로요? (뒤에서 눈을 몇 차례 깜박이다가 묻는다.)
첸 티엔:안 돼요?
이안 브란트:안 되는 건 아닌데, 안 피곤하세요?
첸 티엔:전 괜찮은데. 당신은요?
이안 브란트:저도, 괜찮긴 한데……. (뺨에 닿는 머리카락을 몇 번 꼬아내다가) 알았어요. 저것(흐린눈.)만 제출하고 제 사무실로 가요.
 :관리인에게 목줄과 가면을 제출합니다. 아리송한 표정이긴 하지만, 뭐 어때요. 우리 알 바는 아니죠. 전리품 두 개를 제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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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SUNG DUET☽⋅•⋅
타이포
~생망의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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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임무를 완수한 뒤, W.EMA으로 돌아와 보고를 마친 두 사람에게 청첩장이 전달되었습니다. 그것은 공통된 지인에게서 온 것으로, 함께 가정을 꾸리고 싶은 이와 백년해로하고자 하니 부디 축하하러 와 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어떻게 반응하였나요?
이안 브란트:청첩장… 오랜만에 받는 거 같네요. 가실 거죠?
첸 티엔:네? 당연히 가야죠! 결혼식이잖아요. 저, 이런 거 좋아하거든요.
이안 브란트:좋아하세요? 왜…요? 물론 경사긴 한데…?
첸 티엔:(응?) 좋아하면… 안 되나요? (…)
별 이유는 없어요. 당신 말마따나 축하만을 건네는 자리라는 게 좋아서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그런 쪽에 로망이 있기도 해서요. 전혀 다른 두 사람이 평생을 약속하는 자리잖아요! 얼마나 로맨틱해요~?
이안 브란트:안 될 거야 없지만…. (민망한 듯 입가를 매만졌다.) 의외라서? 그런 데 별 생각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 착각이었나 보네요.
로망이라. 그렇다는 건, 당신도 언젠간 청첩장 돌릴 일이 오겠군요. (잠시 정적!) 결혼하시면 당신 배우자 될 사람한테 그쪽이 저한테 했던 것들 다 말할래요. (고자질할 생각이나)
첸 티엔:네?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지만…. (첸 티엔이 결혼이라니, 가당치도 않다. 아무리 상상해봐도 자신이 평범한 가정을 꾸리는 모습은 떠오르지조차 않는다.) 제가 뭘 했다고 그러세요~? 저는 누구 씨처럼 파트너를 때려눕힌 적도 없는데~ 억울해요.
이안 브란트:oO(그렇다고 제가 루바토를 때려눕힐 수는 없잖아요.)
….
(물론 생각만 했다! 이어 헛기침.) 전 그 분이랑 원만하게 합의 봤으니까 당신도 저랑 잘 해결하시길 바랄게요. 아무튼. 업무 이외의 일로 밖에서 보는 건 또 처음이겠네요.
첸 티엔:방금 이상한 생각 하셨죠.
이안 브란트:착각일 겁니다.
첸 티엔:제가 발렌틴에게 관심이 좀 많아서요. 착각이 아닌 것 같다면요?
이안 브란트:저한테 관심 많으세요? (엉뚱한 말에 초점 둔다.)
첸 티엔:가끔 보면 당신도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그래서 싫어요?
첸 티엔:저번부터 계속 그런 질문이나 하시고…. 집착하는 남자는 인기 없어요.
이안 브란트:가벼운 사람이 좋으신가요. 흠. 노력해볼게요.
첸 티엔:(눈 깜빡….) 분명 질색하실 줄 알았는데…. 무슨 말을 그렇게 하세요? 라고 말씀하시면서요. 웬일로 장단을 맞춰주신담? 저한테 뭐 잘못한 거라도 있으세요?
이안 브란트:제가 당신한테 잘못한 게…… 과연 있을까요? 아무래도 없지 않을까요? 진심으로 묻는 건 아니라고 믿을게요. 그냥 적당히 맞춰줄 때 즐겨두세요……. (급기야 이런 발언.)
첸 티엔:방금 발언으로 당신이 좀 싫어진 것 같아요…. (삐쭉.)
이안 브란트:싫어도 이젠 늦었어요….
첸 티엔:왜요?
이안 브란트:구질구질하게 집착할 거라서….
첸 티엔:저 좋아하세요?
이안 브란트:그거 그만 물어요. 거참.
첸 티엔:(재차 삐쭉했다.)
이안 브란트:왜 듣고 싶은 말이라도 있는 사람처럼 구시나 몰라.
첸 티엔:있다고 하면요?
이안 브란트:제가 당신 좋아한다는 말?
첸 티엔:네에.
이안 브란트:그게 왜 듣고 싶은데요?
첸 티엔:그러면 안 떠나실 것 같아서요.
이안 브란트:진짜 제가 구질구질하게 매달렸으면 하시는 거죠.
첸 티엔:발렌티인, 너무 극단적이에요.
이안 브란트:그런 말 안 해도 안 떠날 테니까 걱정일랑 거두시고요. (옆구리 쿡 찔렀다.) 결혼식장에서 봐요.
첸 티엔:(쿡 찔렸음에도 밀어내지도, 떨어지지도 않고 가만 서 있었다. 이윽고 머뭇거리며 묻는다.) ……정말요?
이안 브란트:응, 정말로. (그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얼굴을 가까이 하며 대꾸했다. 그러곤 한 손으로 당신의 턱을 붙잡고, 꼭,) 그러니까 저한테 불안해 하는 모습 보이지 마세요. 자꾸 그러면 키스할 거니까, 알고 있으세요…. (협박?을 덧붙이고야 만다.)
첸 티엔:(답지 않게 멀어지지 않았다. 그대로 붙잡힌 채, 시선만을 아래로 기울여 당신을 바라보았다.) 안 할 거면서. 보기보다 지르는 스타일이신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왜 그렇게 생각하시나 모르겠는데. 해도 돼요?
첸 티엔:제가 싫다고 하면 안 하실 거잖아요?
이안 브란트:(눈을 몇 번 깜박인다.) 싫어요?
첸 티엔:지금은 싫어요. (한 차례 눈을 굴리더니, 덧붙인다.) 당신이 싫다는 건 아니고요. 그냥…, 가이딩이 필요한 상태는 아닌 것 같아서요.
이안 브란트:… 그런 반응이면 못 하겠잖아요. (턱을 쥔 손을 놓고 떨어진다.) 싫다는 사람 데리고 억지로 하는 건 취미에 없어서. 가서 쉬어요. (고개 돌린 채로 손을 휘휘 내저었다.)
첸 티엔:(헤헤 웃는다.) 발렌틴도 푹 쉬세요. 나중에 봐요.
 :이후, 이야기는 두 사람이 지인의 결혼식장에 도착한 시점에서 시작됩니다.
지인의 결혼식 당일. 하객을 맞이하고 있는 지인이 두 사람을 안으로 안내합니다. 상아색으로 된 식장 내부에 놓인 새하얀 의자와 녹빛의 꽃잎 등 화사한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오고, 의자에 앉아 있는 하객 몇몇도 보입니다. 청첩장을 들고 있는 자도 있고, 없는 이도 있지만, 모두 양가의 결합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사람인 것 같습니다.
지인 측의 가족으로 추정되는 이는, 이안이 청첩장을 보여주자 식권 형태의 입장권 두 장을 발권해 줍니다.
이안 브란트:(식장 내부를 둘러보며) 대충 저기쯤… 앉죠.
첸 티엔:(흔쾌히 따라붙었다.) 와, 생화를 쓴 걸까요? 발렌티인, 이거. (꽃잎을 쿡 가리켰다.) 무슨 꽃인 줄 아세요?
이안 브란트:생화… 아닐까요? 다른 건 잘 모르겠지만 루바토가 신났다는 건 잘 알겠어요….
첸 티엔:가만히 있으라고 돌려 말씀하신 건 아니죠? …….
이안 브란트:저 그렇게까지 돌려 말하는 법은 잘 모르니 안심하세요.
첸 티엔:그래 보였긴 하지만. 듣던 중 다행이긴 하네요~. 앞으로도 그런 건 배우지 마세요.
이안 브란트:그래 보였단 건 칭찬일까요?
첸 티엔:(히죽 웃기만 했다.)
이안 브란트:…….
첸 티엔:자, 자. 어서 가서 앉자고요.
 :두 사람이 자리에 앉으면, 어느새 예식이 시작되려는 듯 웅성거리던 소리가 잠잠해집니다.
지인과 그의 배우자가 안으로 들어온다는 사회자의 소개가 이어져야 할 즈음, 초대에 응해 주어 고맙다는 누군가의 말이 이어집니다.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시선을 그쪽으로 돌리면, 결혼식의 주인공이 웃음을 터트립니다.
그는 지인의 배우자로, 화려한 복장을 한 채 식장을 가로질러 주례가 있는 곳까지 걸음을 옮깁니다. 청첩장을 보낸 것도 결혼식에 와 달라는 일종의 초대이니 틀린 말은 아니겠지요.
이곳에 모인 사람 중 대다수가 입장권도 받았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이곳엔 분명 입장권을 받지 않은 이들도 존재합니다. 그들은 누구일까요?
이안 브란트:(미미하게 인상을 찡그리더니 바싹 곁에 붙어 소근댄다.) 이거… 평범한 결혼식은 아닌 것 같아요, 그렇죠? 이계의 영향을 받은 것 같은데….
… 정확히는 이계와 접촉했던 이들이 이곳에 나타난 것 같아요. 입장권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아마 그들일 것 같은데. 우리가 받았던 청첩장과 입장권은 그들이 산 사람을 이계로 더 쉽게 끌어들이기 위해서 준비한 것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끙, 낮게 소리내더니) 자세한 건 직접 보는 게 좋겠는데. 아무튼 당신은 저랑 같이 이계로 좀 가주셔야겠어요. 오늘도 잔업이네. (덥썩 손을 잡았다.)
 :그 뒤로 주변의 모습이 신속히 뒤바뀝니다. 청첩장이나 식장 외부판에 적혀 있는 지인의 배우자 이름이 빨갛게 변하고, 이름 옆자리에는 출생 및 사망 기록이 추가됩니다.
하객 중 절반 이상은 마치 늪지대에 빠진 듯한 축축한 냄새를 풍기며, 따개비와 산호초 따위가 잔뜩 붙어 있습니다.
망자의 정체가 드러남과 동시에 바닥에서부터 뭔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듯한 꿉꿉함이 실내를 가득 채웁니다. 늪지대 특유의 냄새와 진흙입니다.
첸 티엔:(청첩장 위의 붉은 이름을 바라보다, 이윽고 시선을 돌려 낸다.) 이런 날에, 이런 일만큼은 벌어지지 않기를 바랐는데…. (조금은 울적한 낯이 되어 붙들린 손을 고쳐 쥔다.)
 :망자는 하객을 데리고 이계로 가려고 합니다. 망자의 길목에 두 사람이 있어, 피하지 않으면 닿을 것입니다. 망자와 닿을 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주의하는 편이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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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자에게서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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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티엔:[ [2d6
이안 브란트:[ [1d10
 :두 사람 모두 망자를 피해 무사히 식장 밖으로 도망쳐 나옵니다. 두 사람이 식장 밖으로 나오면, 건물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활기를 띤 거리가 둘을 맞이합니다.
결혼식장을 빠져나오면, 그곳에는 결혼식장 대신 다른 건물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다른 사람들을 위한 공간으로 변모한 거겠지요.
바인더는 스토리 프래그먼트 “입장권 : 길을 인도하는 안내표”를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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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프터와 바인더가 조사할 것은 “죽은 사람을 그리워하던 이들에게 소중한 인연을 되돌려 준다.”는 특성을 가진 이계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명확한 설명이 아닙니다. 정확히는, 슬퍼하는 사람을 죽음의 땅으로 인도하여 보고 싶어했던 이를 만나게끔 해 주는 것입니다.
그게 착각일지라도 ‘환희에 찬 생자들의 생기’는 이계에 훌륭한 양식이 되어 주니까요.
그동안에는 소중한 사람의 사망을 부정하는 생자를 망자가 있는 곳으로 끌어들여 왔지만, 지금은 문자 그대로의 ‘망자’보다 실종 신고 후에도 찾지 못해 ‘망자가 된 생자’의 수가 더 많아지고 말았습니다.
한 마디로 숨이 붙어 있다고는 해도 산 것이 아닌 존재들이지요. 다른 말로 하면, 더 이상 이계가 생기를 흡수할 수 없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한 마디로 숨이 붙어 있다고는 해도 산 것이 아닌 존재들이지요. 다른 말로 하면, 더 이상 이계가 생기를 흡수할 수 없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이계는 생각했습니다. 망자가 된 생자에게도 돌아오기를 바라는 사람이 하나쯤은 있겠지? 함께 지낼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대가로 생기를 나누어 달라고 하는 것쯤은 괜찮겠지?
값이 비싸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이계의 생각은 맞아 떨어졌습니다. 영문 없이 실종되었다가 사망했다고 기록된 이들을, 아직 죽지 않았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은 자가 있었습니다. 몇 초, 몇 분, 몇 시간의 세월을 바꿔서라도 같이 살고 싶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계는 자신의 주민 일부를 살아 생전 살아가던 세계로 내보냈습니다. 생자는 자신이 본 망자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망자가 머무른다는 땅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서 호외며 기사며 SNS며 할 것 없이 적힌 대로 따라 빌기 시작했습니다.
제 목숨을 잃어도 좋으니 부디 한 번만 다시 그 사람을…… 이라고 말이에요.
두 사람에게 청첩장을 보낸 지인도 그중 하나였고, 원하던 상황을 손에 넣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세계로 건너 온 망자와의 결혼식을 치르게 된 것입니다. 빨리 이계의 심장부를 찾아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망자와 접촉한 수많은 이가 사라지고 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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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깥은 길거리마다 가게에서 틀어 둔 흥겨운 노랫소리가 울려퍼집니다. 간간이 나뭇잎이 흔들리고, 새가 지저귀는 소리도 들리는 것이 평화로운 나날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의 대화는 물론, 신문 기사와
뉴스에서도 그 흔한 범죄 소식 하나 들려오지 않습니다. 그저 누군가 결혼을 했고,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으며, 많은 부수를 판매했다는 기쁜 소식뿐입니다.
그러니 이곳에서 축제가 매일같이 벌어지는 것도 이상하지 않을 겁니다. 여기에 사는 사람들은 항상 음식을 하고, 화관을 쓴 채 춤을 추고 노래하며, 장을 크게 벌입니다.
그럼에도…….
손을 잡은 두 사람의 눈에는 길거리에 있어야 할 사람들의 형상이 보이지 않습니다. 느껴지는 것은 죽음의 기운 뿐이에요.
 :기이한 노랫소리, 그리고 신문 기사나 뉴스의 소식이 귓전에 울립니다.
첸 티엔:(문득 묻는다.) 있잖아요…. 오늘은, 손 놓지 말까요?
이안 브란트:계속 잡고 있어도 괜찮겠어요?
첸 티엔:놓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아요. 여긴…, 이상하게 불안해서요.
이안 브란트:(원래 같았으면, 이제 제가 좀 좋으세요? 하며 농을 건네었겠지만 지금은 장난칠 정신이 없다. 얌전히 끄덕이며) 그래요, 여긴 좀 상황이 엉망이라……. 그 편이 좋겠어요. 불편해도 좀 잡고 있어줘요.
첸 티엔:(손을 고쳐 쥐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들려오는 뉴스에 귀를 기울인다.)
 :신문 기사나 뉴스에 나오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들은 죽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생존한 것이라는 집단의……’
‘[현상분석] 때이른 할로윈인가, 때늦은 헥센나흐트인가?’
대부분은 생전의 모습으로 버젓이 움직이는 망자에 대한 내용입니다. 실종자는 어디로 갔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이따금 나오고 있습니다.
뉴스를 듣다 보면, 문득 반투명한 막이 돔의 지붕처럼 둥글게 주변을 둘러싸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범위가 점점 확장되는 것 같네요.
이안 브란트:여기, 밤이 되면 축제가 시작하는 것 같거든요. 그 전에 여기서 벗어나야 할 것 같은데….
첸 티엔:(고개를 끄덕였다.) 죽은 이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방식은 아닌 것 같아요. 어서 벗어나는 게 좋겠네요. 웬  같은 것도 점점 커지고 있고요.
이안 브란트:망자가 산 사람처럼 돌아다니는 건 이치에 맞지 않죠. 그래요, 길 좀 찾게 머리 좀 굴려야겠는데…. (나갈 궁리를 하는 듯 한참 입을 다물고 있다가, 힐긋 당신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순전한 궁금증.) 당신은 어떨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게 된다면…, 그냥 놓아줄 수 있어요?
(물음 뒤엔 변명 같은 말들을 더듬대며 늘어놓는다.) … 그러니까, 음. 제가 같은 상황이 된다면, 저라도, 기대게 될 것 같아서요. 기이하기 짝이 없는 제안일지라도, 한 줄기 희망이 생긴다면……. (내리뜬 눈이 어색하게 휜다.) 그냥. 사람이란 다 그런 건가 싶어서.
첸 티엔:글쎄요, 그런 걸 생각해본 적은 없어서…. (그리고는 입을 다문다. 생각을 정리하는 것마냥 맞잡은 손등을 툭, 툭 간질이더니, 이윽고 말을 골라낸다.) 어떤 제안이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아요. 이미 죽어버린 사람을 제 곁에 붙들어 놓겠다는 건, 좀. 오만한 것 같고. (그 사람이 그걸 원하지 않을지도 모르잖아요, 덧붙이는 말에는 미미한 확신이 어려 있다. 자신은 선택받지 못할 것이란, 그런 쓸데없는 사고.) 제가 그 사람을 따라가는 것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요?
이안 브란트:(간지러워요, 조그맣게 중얼대며 웃더니 손을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이제 보니 나보단 당신이 더 극단적인 것 같네.
그런데 말예요, 당신은 늘… (시선 마주한다.) 확신이 없는 것 같아. 여유롭고 자신 넘치는 사람인 것 같은데, 꼭 그렇지만도 않고. 왜? … 왜, 사랑하는 사람조차 본인을 그렇게나 원할 일은 없단 것처럼 말하는 거예요?
제가 보기엔 어디든 당신에게 목숨쯤은 걸 정도로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 하난 있었을 것 같은데. 뭐어, 아니면, 당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만 골라서 좋아하는 나쁜 취향이라도 있으신가?
첸 티엔:차라리 그런 취향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말예요. (숨죽여 웃었다. 상황에 맞지 않는 표현이었다.) 대체 누가 저를 그렇게까지 좋아해 주겠어요?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사람을 온 마음 다해 사랑하는 건 어렵다고요~. 발렌틴은 가이드니까, 더 잘 아실 거 아녜요. 파트너를 잃은 가이드도 많이 보셨을 테고. (짧은 정적. 얽힌 시선을 떼어 낼 생각조차 않고 물었다.)
…당신이라면 사랑할 수 있겠어요? 힘들 걸요.
이안 브란트:저더러 연애 경험이 없니 어쩌니, 하셨는데… 당신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그런 거 제대로 해 본 적 없죠? 연애니 사랑이니 하는 것들. 숨을 들이쉬곤, 어쩐지 옅은 웃음이 묻어나는 낯으로.) 사랑이란 게, 상황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내가 원하는 대로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요. (그의 사랑이란 늘 그렇지 않았던가. 그래선 안 된다며 몇 번을 되뇌어놓곤 속절없이 연정으로 끝나고 마는 것. 종내 후회하면서도 철회하지 못하는 마음.) 길, 대충 알 것 같아요. 따라오세요. (시선 돌려내어 걸음을 옮겼다.)
 :이안이 어느 길목으로 들어서면, 시끌벅적했던 마을이 순식간에 고요해지더니, 수십 여 개의 눈동자가 동시에 한 방향을 지켜보는 듯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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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는 길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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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티엔:[ [2d6
 :[ [1d10
주변을 둘러싼 막의 한구석에서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지는 망자들을 볼 수 있습니다. 아마 이곳이 이계의 중앙으로 가는 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그곳으로 가려던 도중, 펑! 축제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폭죽이 터집니다. 급히 문을 넘어섰으나 바인더에게 변이가 발생합니다.
프래그먼트 박스에서 프래그먼트를 하나 골라
“망각”에 체크표를 해 주세요. 그다음, 프래그먼트를 “변이 : 환각 → 그리운 사람이 자신을 부르고 있다”로 변이시킵니다.
첸 티엔:(예로부터 첸 티엔은 소리에 민감한 자였다. 갑작스레 터진 폭죽 소리에 뒤를 돌아보지 않았을 리 없고 그 사이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를 놓칠 리 또한 없다. 이계의 영향 탓에 판단력이 흐려지기라도 한 건지, 맞잡은 손을 놓으면서까지 그 사람에게로 향하고자 하였다. 곁에 있는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허상을 좇았다. 어리석기 짝이 없으나, 그럼에도 당신의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이안? 어디 있어요?
이안 브란트:(다시 붙들 새도 없이 멀어진 손을 낚아채듯 붙잡는다. 고개 돌린다면 마주하는 것은 티나게 당혹감이 어린 얼굴일 것.) 루바토, 저, 여기 있어요. 손 놓지 말아요….
첸 티엔:(반사적으로 손을 떨쳐 낸다. 당신의 목소리는 저 반대편에서 들려 왔으니, 이 손의 주인은 제가 바라는 이가 아니리라 짐작했던 탓이다. 그러나 이어지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고, 당혹스러운 낯을 마주하면….) 이안……?
(덩달아 두 눈 위로 혼란이 스치고야 만다. 직전 거부했던 손을 찾아 쥐면서도 연신 뒤를 돌아보았다.) 이상하다. 분명 저쪽에서 절 부르지 않으셨어요?
이안 브란트:(당신의 뒷편을 살피어도 보이는 것은 일절 없어, 돌아보는 당신의 옆모습을 지켜보다 귓가를 쓸어보고, 또 머리칼을 넘겨줄 뿐이다.) 저 계속 여기 있었어요. 여기는 이계니까, 어느 누가 당신을 불러도 이상한 것 없겠지만….
… 그래도 당신이 손을 내어준 건 오직 저 뿐이잖아요. 그러니까, 당장 다른 것들은 믿지 말아요. 난 당신 곁에 있으니까.
첸 티엔:(조금은 불안해했던가. 태연한 척 물었다지만, 당신에게만큼은 그 불안이 드러났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도 그럴 것이, 첸 티엔에게 이안 브란트는 늘 예외가 되었기에.) 만약, 그 다른 것들이 당신을 흉내 낸다면요?
이안 브란트:그렇다면 더더욱 손 놓으시면 안 되겠는데요. 파트너인 쪽을 흉내내어 둘이 멀어지게 하는 건 이계가 사람을 잡아먹는 전통적인 수법이니까……. (잠잠해진다.)
아무튼 제 목소리가 혹-시나 죽는 소리를 내거나, 아니면 뭐, … 당신이 듣고 싶은 말을 해도요. 따라가시면 안 돼요. 얌전히 따라가게 놓아주지도 않겠지만…. (물가에 내놓은 아이 대하듯 몇 마디 잔소리를 읊더니 찰나 고민한다. 이어 별 망설임 없이 손가락을 얽어 깍지 낀다.) 오늘만요.
첸 티엔:그럼……, 당신이 말해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듣고 싶은 말이요, 덧붙인다.) 제가 이계의 목소리에 홀리지 않게끔요. (그리고는 맞잡은 손에 약하게나마 힘을 준다. 기묘할 정도로 당신을 밀어낼 마음이 들지 않는다. 한 차례 평온을 누렸으니 더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안 돼요?
이안 브란트:… 당신 좀 이상해졌어요. (당신의 변화를 이계의 영향이라 치부해버린다. 구태여 변이 같은 것이 아니더라도, 이런 상황은 사람을 불안케 만들기 마련이니까. 애써 눈을 마주치지 않고,) 네에, 안 돼요. 나가서도 그런 마음이 들면 그땐 생각해 볼게요.
첸 티엔:(눈썹을 늘어트린다.) 기다려 주신다고 해서…, 용기 내 본 건데. 제가 듣고 싶은 말이 뭔 줄 알고 그렇게 단번에 거절하시는 거예요?
이안 브란트:그런 표정 지어도 안 되거든요. (당신의 눈썹 끄트머리를 꾹꾹 누르며) 용기는 이계 밖에서 내주시구. 무슨 말이 듣고 싶은데 그래요.
첸 티엔:제가 무슨 표정을 지었다고 그러세요…. (억울한 투. 이어지는 물음에는 대답 대신 당신의 손을 찾아 쥔다. 손바닥 위로 검지를 가져다 대더니, 한 단어만을 써 내렸다. 天, Tian.)
이안 브란트:(느리게 눈을 깜박거리다가) 제가 말해주었으면 하는 이유는 뭔데요?
첸 티엔:그럼 언제든 당신에게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이안 브란트:돌아올 필요 있나, 계속 곁에 있기로 했잖아요. (가벼운 투로 대꾸하였고, 손바닥 위로 티없이 새겨졌을 단어를 속으론 몇 번 되뇐다. 하나 내뱉지 않는다.) 무사히 나가면, 그땐 꼭 말할게요. 그때까지 잘 따라와요. …이정도 미루는 건 괜찮죠?
첸 티엔:(그제야 고개를 끄덕인다.) 잊으면 안 돼요.
이안 브란트:잊을 리 없잖아요.
 :두 사람은 이계의 문을 넘어갑니다.
예의 질퍽한 늪지대의 냄새가 짙게 풍깁니다. 그리고 지하로 향한 계단이 끝없이 이어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돌을 깎아서 만든 듯한 계단은 좁고 위험천만해 보입니다. 좌측에는 절벽이, 우측에는 용암이 있기 때문입니다.
절벽과 가까운 계단에 금빛으로 반짝이는 무언가가 걸려 있네요. 액세서리의 일종 같은데….
두 사람이 액세서리의 위치를 확인하면, 저편에서 어떤 시선이 느껴집니다. 이는 밖에서부터 느껴졌던 것으로, 왠지 모르게 아주 오래전부터 알았던 사람 같습니다.
어째서 이런 곳에 있는 걸까요? 이계의 주민이라서? 아니면…… 두 사람처럼 원인을 파악하려다 길을 잃어버려서?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저것이 진짜인지, 헛것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어느덧 그 사람은 점점 가까이 다가와 연신 속살거립니다.
 :“나는 여기 있어. 많이 보고 싶었는데…….”
그 사람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나요? 아주 낯선 사람일 수도 있고, 당신이 그리워 한 사람일 수도 있고,
혹은 당신 곁의 사람일 수도 있겠지요. 는 세뇌하듯 중얼거립니다.
내가 진짜고, 옆에 있는 사람이 가짜라고.
첸 티엔:(문득 맞잡은 손을 내려다본다. 불안한 눈으로 당신과 를 번갈아 보았다.)
이안 브란트:(혼란스러운 듯하나 내색하지 않는다. 손에 힘을 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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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자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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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람은 불현듯 나타난 사람의 위치가 위험한 곳이라는 것을 상기하고, 묵묵히 계단을 밟아 내려갑니다.
계단을 벗어나면 그 사람은 금세 눈 앞에서 사라지고, 앞에는 공터가 나옵니다. 공터에 도착한 두 사람은 발치에 채이는 로켓을 발견합니다.
첸 티엔:(앞코로 로켓을 툭툭 건드리며 묻는다.) 방금 저희에게 말을 걸었던 사람 말이에요. 당신에게는 누구의 모습이었나요?
 :달칵, 소리 내며 열린 로켓 속에는 각각 두 사람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저는… 당신이었는데요. 그… 흠. 서로 보이는 거 아녔나…? 요? (조금 당황한다.) 당신은요?
첸 티엔:네? 전……. (충동적으로 거짓을 입에 담는다.) 옛 동료가 보이던데요. 지켜주지 못했었거든요. 신경이 쓰였나 봐요. (꼭 멀쩡히 살아있는 동료를 죽이기라도 한 것마냥 아련하게 답한다. 지켜주지 못했긴 했다. 덕택에 그 동료는 파트너에게 된통 깨지고 며칠간 외출 금지를 당했었지.)
(로켓을 주워 들곤 당신에게 내밀었다.) 그나저나, 이것 좀 보세요. 여기에 떨어져 있더라고요.
이안 브란트:아… 흠. 그래요?
아… 그래요. 그렇군요.
그렇게 되었군요. 네. 네… 그렇군요. (할 말이 없다! 진짜로 할 말을 잃었다. 이거 어디서부터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모르겠고 위로를 해야 하는 건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혼자 착각한 것도 부끄럽고 아무튼 진짜 할 말이 없다.)
아…… 네! 그래요. 관리인이 좋아하게 생겼네요. 챙겨가죠…….
첸 티엔:왜 그래요? 갑자기 고장 난 것처럼 같은 말만 반복하고 계세요.
이안 브란트:아… 뇨? 별로… 딱히? 당황하지도 않았고요……. 네. 그래요. 그렇습니다. 앞으로 가실까요?
첸 티엔:지금 굉장히 수상하세요.
이안 브란트:착각하시는 거예요….
첸 티엔:네에, 그런 셈 칠게요….
이안 브란트:네. 그래요. 네…….
 :두 사람은 앞으로 나아갑니다. 공터 중앙에 있는 단 하나의 관, 그 주위를 양옆으로 나눈 촛대 몇 개. 그것이 넓은 공터를 채우는 전부입니다.
문득 깨닫습니다. 공터 전체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마치 살아있기라도 한 양, 꿈틀대고 있어요.
수축과 팽창을 반복할 때마다 박동하는 소리가 크게 울립니다. 심장 박동과 닮은 소리는 규칙적으로 이어집니다. 이계의 심장부가 있는 공간이니 당연한 걸까요?
이계 제어석이 어디 있을지 제대로 둘러봐야 하건만, 두 사람의 맞은편에서 불쾌한 내음의 파도가 일렁입니다. 산성의 액체가 닥쳐 옵니다.
우선 저 파도를 막는 게 최우선이겠죠. 해당 판정은 "둘 다 성공했다"가 될 때까지 반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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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의 파도가 다가오는 것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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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도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겠다는 양 철썩입니다. 촛대가 하나둘씩 꺾이며 불빛이 사그라들어, 금방이라도 암흑이 도래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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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티엔:(첸 티엔은 문득 이안 브란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생각했다. 아무리 제멋대로 살아온 그라지만, 이계에 떨어진 죄 없는 가이드는 지켜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랬기에 그는 항상 지켜주겠노라고 말했다. 그 속뜻에는 자신이 잘못되는 한이 있더라도 당신만큼은 이곳에서 내보내겠다는 뜻이 담겨 있었을 터다. 그러나,) 있죠, 저……. 여기에서 나가고 싶어요. (첸 티엔은 문득 삶을 입에 담았다. 그리고는 함께 이곳을 빠져나가자며, 자신이 일러 준 이름자를 들려달라며. 희미하게 속삭인다. 그 끝에는 미소만이 남아 있을 터다.)
 :먼 발치에서 바람이 불고, 파도가 점차 사그라듭니다. 그리고 상황이 완전히 정리되면, 촛대와 관의 일부가 녹아내리면서 이계 제어석이 드러납니다.
이안 브란트:응, 잊지 않았으니까요. (아니, 영영 잊지 못할 테니까….) 저기 관 안에 있던 게 이계 제어석인 것 같아요. 저것만 부수면 완전히 돌아갈 수 있겠네요.
첸 티엔:손, 계속 잡아주셔야 해요.
이안 브란트:전 오늘 한 번도 놓은 적 없어요? (웃으며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첸 티엔:(한 손으로는 당신의 손을 붙든 채, 나머지 손으로 이계 제어석을 쥐어 부순다.)
 :이계 제어석을 파괴하면, 일렁거리던 이계에 균열이 생기더니 틈이 더욱 벌어집니다. 어둑어둑했던 공간에 새하얀 빛이 들어와…….
정신을 차려보면, 두 사람은 현실 세계로 돌아와 있습니다.
변이에 대한 저항을 합니다. 바인더는 1d6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첸 티엔:6
 :망각과 변이를 모두 삭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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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결혼식장 앞입니다.
길거리에는 광고문과 기사, 뉴스 따위가 송출되고, 전단지를 나눠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망자의 땅”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언젠가 그곳이 다시 나타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W.EMA에 돌아가서 이계에 대해 보고를 하는 게 좋겠지요. 아무튼 우리는 시간 외 근무를 했으니까, 보상도 톡톡하게 받아두는 편이 좋겠네요!
첸 티엔:(멀뚱히 바라보았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 같기도 했다.)
이안 브란트:(한숨 푹 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돌아왔네요. 결혼식장 내부는 저희가 살피지 않아도 잘 해결… 됐겠죠? 뒷수습까지 저희한테 시키진 않을 테니까. 근데 이거 또 보고하러 가야 하겠어요, 회사에 충성을 다하긴 하지만 이런 건……. (찌뿌둥한 어깨를 툭툭 치다가) 응? (눈 마주친다.)
첸 티엔:뭐 잊으신 거 없어요?
이안 브란트:…… 오늘 치 키스? (당신이 무어라 말하기 전에 웃었다.) 농담이니까 또 그런 표정 지으시면 안 돼요.
음, 그러니까… (짧게 숨을 가다듬더니, 시선을 마주한 채.) 티엔. 당신 이름인 거죠?
첸 티엔:(낯익으나, 동시에 낯설기도 한 그 이름을 들으면 속절없이 웃어버리고 만다.)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불려보는 거 정말 간만이에요.
이안 브란트:앞으로 계속… 이렇게 불러도 돼요?
첸 티엔:우리 둘만 있을 때면요.
이안 브란트:저만 누리는 특권인 거죠, 이거?
첸 티엔:뭐어…, 그런 셈이죠? 마음에 드세요?
이안 브란트:으응, 많이요.
첸 티엔:그러엄, 많~이 마음에 든 만큼 곁에 계셔주셔야 해요.
이안 브란트:질릴 때까지 곁에 있을 테니까요.
첸 티엔:질리면 어쩌시려고요?
이안 브란트:뭐……, (뜸.) 상황에 따라 다르겠죠? 아무튼 그건 내가 감내해야 하는 거니까 당신은 신경 쓰지 마시고.
첸 티엔:저 진짜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거예요?
이안 브란트:뭐라도 해줄 것처럼 말하신다?
첸 티엔:해드릴 수도 있죠.
이안 브란트:왜애, 어디까지 해주시게요?
첸 티엔:어디까지 원하시는데요?
이안 브란트:아뇨, 지금은 이 정도면 됐어요. (가볍게 웃었다.) 당신, 오늘 벌써 많이 무리하셨지 않나- 싶은데. 저도 적당히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라서.
첸 티엔:그래요? 난 당신이 욕심쟁이여도 좋을 것 같은데~…. 그렇담 됐어요. 보고나 하러 가 볼까요?
이안 브란트:욕심, 내도 괜찮아요? (의중을 파악하고자 빤히 쳐다보았으나, 별달리 알아낸 것은 없다. 곧 숨이 맞닿을 거리까지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고) 그럼 지금……. (웃음.) 제가 지금 무슨 말할 것 같아요?
첸 티엔:(물러나지 않았다. 숨결이 닿는 거리에서, 그대로 답한다.) 키스해 달라고요?
이안 브란트:응. 안 되나?
첸 티엔:저 좋아하세요?
이안 브란트:진짜로 무드 없는 건 당신인 것 같아. (슬며시 떨어진다.)
첸 티엔:이런 건 확실히 하고 넘어가야 한다고요.
이안 브란트:답하기 싫은데.
첸 티엔:왜요?
이안 브란트:무슨 말을 해도 우스운 것 같아서……. (목덜미를 매만지고는) 가시죠, 회사로.
첸 티엔:난 안 우스운데. 저, 별로예요?
이안 브란트:(숨을 들이키다 말고 콜록, 내뱉는다. 몇 번 기침을 더 하더니 당황스런 얼굴로 중얼댄다.) 그런 뜻이 아니고….
첸 티엔:그럼 뭔데요? 눈이 엄~청 높은 이안 브란트 씨.
이안 브란트:(우물쭈물하더니 제법 진지한 어조로 말을 꺼낸다. 하나 시선은 마주하지 못하고.) 좋아한다는 말은 너무, …… 부담 주는 것 같잖아요. 곁에 있어달라고, 좋아해 달라고…, 꼭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아서. 아무튼 그럴 생각 없고요. 없으니까....,
…… 이제 그만 물으세요, 아시겠죠? (한 번 고개를 들었다가, 이내 돌아선다.) 이제 저희 진짜 가야 하거든요.
첸 티엔:안 갈래요.
이안 브란트:왜요. 보고 안 하면 집 못 보내드려요.
첸 티엔:저 오늘 재워주시면 안 돼요?
이안 브란트:무, 무슨 말을 하시는 거예요. (당황하여 돌아본다. 몇 번 문지른 눈가가 붉다.) 잠은 집에 가서 주무셔야죠….
첸 티엔:네? 그냥…, 곁에 있고 싶어서요. 놀러 가면 맛있는 것도 해주실 테고, 차도 우려주실 테고…. (우뚝!) …설마~, 이상한 상상 하셨어요?
이안 브란트:(눈썹 사이를 바짝 좁힌 채) 안, 했거든요? (헛기침 했다.) 밥은 해드릴게요. 저희 결혼식 와서 밥도 못 얻어먹은 사람 됐으니까…. 근데 차까지도 괜찮은데. 잠은 집에서 주무셔야 해요…….
첸 티엔:왜요? 저 소파에서도 잘 자는데.
이안 브란트:손님을 어떻게 소파에서 재우나…. 집도 멀쩡히 있으면서 왜 그러세요?
첸 티엔:같이 있고 싶어 하면…, 안 되는 거예요?
이안 브란트:왜 같이 있고 싶으신데요. (조그맣게 한숨.) 제가 한 말 때문에 그러는 거면, 진짜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첸 티엔:(갸우뚱.) 그것 때문에 이러는 거 아녜요. 제가 다른 사람 말을 순순히 따를 것처럼 보이나요?
이안 브란트:그럼 왜……. (중얼거리더니) 알았어요. (굳이 캐묻지 않는다.) 그래도 보고는 하고 가야 해요.
첸 티엔:(묻지 않으니 구태여 말하지 않았다.) 네에. 얼른 들렀다 가요.
이안 브란트:(당신의 마음이 제 마음과 꼭 같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대답을 듣는 건 더 미루기로 했다. 당신에게 어떤 답을 들어도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을 때까지. 묵묵히 걸어가다 묻는다.) 뭐 드시고 싶은데요? 집에 먹을 거 없어요.
첸 티엔:비싼 거 먹고 싶어요. (농.)
이안 브란트:저 돈 없어요 차 사야 해서…….
첸 티엔:제 카드 드려요?
이안 브란트:… 왜??
첸 티엔:……그러고 싶어서요?
이안 브란트:멀쩡한 호의는 밥 한 끼인데도요. (경계!) 그래도 주시면 오늘 맛있는 거 많이 사서 당신 저녁도 차려주고, 제 냉장고도 잘 채울게요….
첸 티엔:(무해한 표정.) 디저트도 챙겨 주실 거죠?
이안 브란트:네에. 근데 디저트는 사먹어야 해요. 당신 돈으로.
첸 티엔:(주섬주섬…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쥐여준다.) 저 과일 먹고 싶어요.
이안 브란트:(카드 받아들고 우뚝 선다.) 이왕 카드 주신 거 저 이걸로 자차도 마련하면 안 되나요? (안되겠죠 아무래도)
첸 티엔:(멀뚱.) 저 돈 많아요.
이안 브란트:… …… 된다는 말로 들리면 제 착각인 거죠?
첸 티엔:제대로 들으신 것 같은데요?
이안 브란트:…. (두 손으로 공손하게 카드 들기 시작했다.)
첸 티엔:뭐…하세요?
이안 브란트:제가 감당할 수 없는 거액이 들어있는 것 같아서 조금……. 카드가 무거운 것 같다? 뭐 그런 거?
첸 티엔:펑펑 쓰시고 가볍게 만들면 되겠다. 그쵸?
이안 브란트:(사람은 너무 당황하면 헛웃음이 나오곤 한다.) 냉장고만 채우고 얌전히 돌려 드릴게요.
첸 티엔:(말없이 웃기만 했다.)
이안 브란트:다른 사람한테… 이렇게 막 퍼 주시고… 카드 맡기고… 그러면 안 되는 거 아시죠. (물가에 내놓은 아이 취급을 또.)
첸 티엔:당신한테만 그러는 거니까 걱정 마세요.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돈 쓰는 걸 아까워하지는 않는 편이라서요? (툭, 뱉고는 종종거리며 앞서나갔다.)
이안 브란트:…? (반응이 늦다. 멈추어 서선 눈만 깜빡거리다가, 열심히 쫓아간다. 나란히 걷는다 싶으면 그제야, 당신이 몇 번이나 묻던 것을 그대로.) 저 좋아하세요?
첸 티엔:몰라요. 대답 안 할래.
이안 브란트:이런 건 확실히 해야 한다고, 당신이……. (귓가가 홧홧하다.)
첸 티엔:내일도 재워주신다고 하면 답해드릴게요.
이안 브란트:제 침대 양보해 드릴게요….
첸 티엔:같이 자면 안 돼요?
이안 브란트:저, 지, 지, 진도가 너무 빠른 것 같아요.
첸 티엔:네? 그냥… 잠만 자자는 건데요? 또 이상한 생각 하셨어요~?
이안 브란트:그런 게 아니라! (펄쩍!) 얼마 전까지 손 잡는 것도 안 좋아하시고…… 그랬는데 잠을 어떻게 같이 자요!? (좀 황당하단 듯 묻는다.)
첸 티엔:당신은 괜찮은 것 같아서…. 이젠 닿아도 싫지 않은걸요. (문득 눈치를 살핀다.) …그러면 안 되는 거였어요?
이안 브란트:그런 게 아니고, 좋은데… 좋긴 한데? …같이 잔다고 누웠는데 안 되겠다고 나가시면 저 좀 상처일 것 같단 말예요. (삐죽.) 맘의 준비가 되시면 하라는 거죠.
첸 티엔:네에, 네. 그럴 일 없을 테니까 걱정 마세요~ (가벼운 투. 다시금 걸음을 옮기려다, 문득 손을 내민다.)
이안 브란트:잡아도 돼요?
첸 티엔:당신은 괜찮아요.
이안 브란트:절 좋아해서요?
첸 티엔:얄팍하게 표현하자면, 네. 그렇겠네요.
이안 브란트:(내민 손을 내려다 보던 이는, 고개를 들며 소리 없이 웃었다. 망설임 없이 맞잡았다.)
 :이계 안에서 발견한 로켓을 전리품으로 제출합니다.
관리인은 언제나와 같은 표정으로 말합니다. 임무 완수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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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사의 연락을 받은 두 사람이 사무실로 찾아갔을 때, 안에서는 TV로 뉴스 속보가 송출되고 있었습니다. 최근 화제로 떠오른 대형 이계에 대한 소식입니다.
“…S525-R호 발생지는 A시의 중앙부로, 이로 인한 피해가 시시각각 커지고 있습니다.“
“한편 W.EMA에서 파견한 S급 에스퍼가 투입된 지 48시간째 아직도 이계는 줄어들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
 :픽, TV의 전원이 꺼집니다. 책상 앞에 앉은 상사는 피곤한 얼굴로 한숨을 내쉬며 이번 임무의 자료를 두 사람에게 건넵니다.
상사: S525-R호 이계에 투입된 S급 에스퍼와 연락이 끊겼어. 사망한 것으로 추정돼.
사망한 에스퍼는 환각계였어. 거기서 상당히 중요한 전리품을 찾았던 모양인데… 시신을 찾아 전리품을 회수하고, 이계 제어석을 파괴해 이계를 소멸시키는 게 이번 임무의 목표야.
마지막 연락에 따르면 이번 이계는 숲의 형상이라는 것 같아. 짐승도 있긴 했지만, 위험도는 낮아 보였다는군.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야.
첸 티엔:그래 보여도 돌아오지 못한 사람이 있다는 건 위험한 곳이라는 뜻이잖아요. 요즘 들어 그런 곳엘 자주 가게 되는 것 같네…. (언뜻 푸념을 닮은 말이나, 불복의 의미는 담겨 있지 않다. 그저 일상을 읊는 듯한 투. 괜히 제 옆에 서 있던 이안을 쿡, 찔러본다.) 저 때문에 괜히 여기저기 불려 다니는 거 아녜요? (이어지는 말은 속삭임에 가까울 정도로 작다.) 발렌티인, 현장 근무 싫어하시잖아요.
상사: 악재란 본래 불시에 찾아오기 마련이니까. 촉망 받는 S급 에스퍼였는데, 안타깝게 됐지. 파트너도 베테랑 A급 가이드였는데 말이야.
이안 브란트:그건 그런데…. (뜸을 들이다가 제법 태평한 말투로.) 괜찮아요, 뭐. 늘 별 일 없었고. (별 일 없었던 건 아닌 것 같기도 한데. 속으론 생각했다.) 당신도 다른 사람이랑 가는 것보다는 저랑 가는 게 낫지 않아요?
첸 티엔:(멀뚱.) 제가요?
다른 사람이랑?
왜요?
이안 브란트:그. 흠. 그, 그게, 아니. 그런 의미로 말한 건 아녔는데. (정적) 저 말고 다른 사람이랑 움직이는 건 생각도 못 할 정도로 절 좋아하신다고 받아들일게요…?
첸 티엔:(헤헤 웃기만 했다. 이런 답에 말을 돌리거나, 부정하지 않은 적 또한 처음이었으리라.)
상사: (흠, 헛기침을 했다.) 두 사람, 관리인에게 전해 들었던 것보단 친하게 지내는 것 같네. 가이딩은 잘 받고 있나?
첸 티엔:(순순!) 네에, 저희 사이 좋아요.
상사: 이계에서도 잘 붙어 다니고, (임무의 자료를 두 사람에게 건네주며) 중요한 것은 시신을 찾아 소지품을 전부 회수해 오는 것. 그럼, 조심히 다녀오도록.
 :두 사람은 임무 장소로 향합니다. A시의 중앙부에 발생한 이계는 벌써 공간의 상당 부분을 집어삼켰습니다. 사람들이 오가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통행을 막아 두었네요.
이안 브란트:오늘도 손 계속 잡고 다니실 거예요? (주머니 뒤적이며 물었다.)
첸 티엔:그러면 안 돼요? (슬쩍 눈치보고.) 저 오늘은 장갑도 안 챙겨왔는데….
이안 브란트:아니, 안 된다는 건 아니고… 그냥 궁금해서 물어봤어요. 아직 좀 신기해서? (사원증을 꺼내어 가드에게 보여준다. 이계의 입구로 안내하는 가드를 뒤따라가며, 당신에게 손 내밀어)
첸 티엔:왜요? 당신이 기다려준다고 말해놓고선. 이렇게 될 줄은 예상 못하셨던 거예요~? (선뜻 손을 붙잡는다. 그리고는 뒤따랐다.)
이안 브란트:그렇게 쓰다듬기만 해도 기겁하던(…) 사람이 마음 열려면 한… 10년 기다려야 할 줄 알았죠. (웃었다.)
첸 티엔:10년도 기다려줄 셈이셨나요?
이안 브란트:그렇다고 하면 10년 기다리게 할 거예요?
첸 티엔:10년은 아니겠지만, 2년 정도는 머뭇거렸을지도 모르겠네요.
이안 브란트:2년이면 어렵지도 않아요. (바람 빠지는 웃음.) 들어가죠.
 :이계 안으로 발을 들이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옅은 회색으로 보이는 하늘입니다. 구름 한 점 떠다니지 않는데도 무척이나 흐린 하늘입니다.
보고에 따르면 S525-R호 이계는 숲의 형상을 하고 있다던데, 정작 주위를 둘러보면 숲이라기보다는 그 잔재에 더 어울리는 풍경이 보입니다.
불에 타 버린 듯 곳곳의 색이 바랬고 스러진 흔적들이 크게 남아 있습니다.
첸 티엔:(위를 올려다보고는) 하늘이 푸르지 않네요. 비가 쏟아질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데 말예요.
 :무채색의 하늘에는, 허공을 떠다니는 거대한 물고기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안 브란트:그러게요, 숲이라고 하기에도 좀……. (옅게 찌푸린 채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첸 티엔:(물고기가 위험해 보이지는 않는가? 특별히 보이는 행동이 있는지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래도 차라리 이런 풍경이 나은 것 같아요. 피투성이인 곳은 영 싫더라고요.
 :물고기는 그저 정처 없이 떠다닐 뿐입니다. 하늘하늘한 지느러미를 느리게 움직여 부유하는 그것은 뒤의 숲이 비칠 만큼 투명하지만 흐릿한 비늘만큼은 색색으로 빛나고 있습니다.
마치 이 숲의 모든 색을 빨아들이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에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수는 많지 않습니다. 당장 눈에 띄는 개체는 두어 마리가 전부입니다.
문득, 어디선가 긴 울음소리가 들려옵니다. 사람의 것은 아닌, 그보다는 훨씬 날카로운 짐승의 것.
이안 브란트:그러고 보니 우리 그런 곳도 갔었네요. 역시 월급을 더 많이 받아야……. (잠잠) 들었어요?
첸 티엔:네에. ……. (덤덤히 답했다… 가도, 문득 당신의 안색을 살피더니 곧장 눈썹을 늘어트린다.) 저 좀 무서운 것 같아요…. (이어 슬그머니 붙어오는 손.)
이안 브란트:응? 당신이 뭐 무서워하는 건 되게 오랜만에 보네….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다가 손을 당겨 붙잡았다.)
첸 티엔:저 무서워하는 거 많아요.
이안 브란트:예를 들면?
첸 티엔:…… …… …… (꽤 긴 정적이 이어진다.) …벌레?
이안 브란트:음. 납득했어요. 그리고는?
첸 티엔:어두운 것도 싫어하고요, 귀신도 무서워해요. (한껏 불쌍한 표정으로 잘도 읊어댄다.)
이안 브란트:그건 좀 납득하기 어렵다… 만. 일단 알겠습니다…. (일단!을 강조했다.)
 :우리의 대화 이외엔 숲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새 울음소리나 풀벌레 소리조차 없는 적막 속입니다. 이따금 바람에 앙상한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게 전부입니다.
생명력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이곳에서 과연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이 있긴 한지 막막함이 밀려와요.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먼저 들어왔던 사람의 흔적을 찾는 것이 급선무겠죠.
첸 티엔:발렌티인, 반응이 시원찮아요. 안 믿는 눈치신데요?
이안 브란트:(눈을 돌렸다.) 어디를 가나… 별로 안 무서워하셨던 것 같아서?
첸 티엔:왜 피하세요?
이안 브란트:착각이에요. (멀리 허공 보는 중.)
첸 티엔:왜 저 안 보세요?
이안 브란트:(힐긋 보고선) 그 말 좀 집착하는 것처럼 들려요.
첸 티엔:집착하는 센티넬은 별로신가요?
이안 브란트:… 당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네? 집착하는 편이에요?
첸 티엔: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어요.
그런데…. 당해본 적 없으세요? (의외!) 가이드들은 다 한 번쯤은 겪는 것 같던걸요.
이안 브란트:음…, 사실 집착의 기준을 모르겠는데. 하나 확실한 건 각인하자던 사람은 없었으니까… 딱히 집착 당한 것도 아니죠…? (기준이 후하다.)
첸 티엔:(갸우뚱…) 각인을 조르는 걸로 집착의 유무를 가려낼 순 없는 것 같은데요. 특별히 귀찮게 굴던 사람은 없었고요?
이안 브란트:음. 딱히 없었을걸요? 다들 한 시간씩 손 잡고 있는 것보단 키스 한 번 하고 가려고 하니까 뭐, 안 맞았던 거죠. 그런 건 잘 안 받아줬거든요.
당신은 뭐…, 가이딩 해주겠다고 집착하던 사람 없었…
난가?
첸 티엔:……듣고 보니 그러네요? 왜 그렇게까지 집착하셨어요?
이안 브란트:예전에 당신 말씀하셨던 대로 권위 휘두르는 걸 좋아하는 성향 뭐 그런 셈으로 쳐요…….
첸 티엔:그런 이유는 아닐 것 같은데. 좀 더 생각해보시고 답변해주시면 안 될까요? (궁금한 눈치!)
이안 브란트:오늘따라 궁금한 게 많으시네. (뜸들이다가) 별 이유 없어요, 그냥, 자꾸 누가 눈 앞에서 팔랑대고 알짱거리길래 신경 쓰여서. (어쩐지 미치겠군… 같은 말을 덧붙여야 하는 기분.)
첸 티엔:딱히 그랬던 기억은 없지만요…. (문득) 그러엄, 지금도 신경 쓰이나요?
이안 브란트:신경 많이 쓰고 있는데, 티 안 나요?
첸 티엔:(답하지 않고 한 차례 더 물었다.) 다른 사람들보다 제가 더 특별한 거죠?
이안 브란트:특별하죠, 가장.
첸 티엔:그럼…. (짧은 간극.) 제가 키스 한번 해달라고 한다면…, 그건 받아주실 거예요? (슬그머니 변명을 덧붙인다.) 진짜 하자는 건 아니고요. 다른 사람들은 잘 안 받아주셨다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당신에게도 자신이 예외가 될까? 확인받고 싶었다.)
이안 브란트:네??? (순간 자기도 모르게 턱이 아래로 툭 떨어졌다. 어쩐지 엄청나게 충격 받은 얼굴!) 티엔 당… 신이 그런… 말을? 혹시 오늘 어디 아픈 건 아니죠? 몸 상태 안 좋아요? 어제 우리 뭐 했더라? 무리한 거 있나? (질문을 우다다 내놓고는 당신을 안색을 이리저리 살피었다. 진짜 하자는 건 아니고… 그 말을 시작으로 이어지는 변명을 듣고 나서야 손을 내려놓는다.) 아. 놀래라.
… (놀란 마음 내려놓는 동안 말이 없다가, 멋쩍은 듯) 음, 그러니까 지금은 그냥 물어보시는 거죠? 그런 거라면……. 당신이 진심으로 원한다면 언제든지, 라고 답해둘게요.
첸 티엔:(이안 브란트가 첸 티엔의 안색을 알뜰히도 살피는 동안, 그의 낯은 상당히 부루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어지는 말을 들으면 그 표정조차 풀어지고야 만다.) 왜 받아주시는 거예요? …저를 좋아하셔서요?
이안 브란트:음, 그런 거죠. 당신이 그런 걸 묻는 이유요, 그동안 제가 키스하?자고? 쫓아다닌?? (이거 진짜 이상하게 들리네, 생각하였다. 실제로 이상했다는 생각은 못하고….) 것과는 결이 다르잖아요?
그러니까…, 네. 당신이 청하는 것에 기꺼이 응하는 이유는, 첸 티엔이라는 사람을 제가 좋아하니까요?
첸 티엔:(바라 마지않던 답이 돌아오면, 그제야 유순히 웃어보였다.) 그 말을 듣고 싶었어요. 이제 갈까요?
이안 브란트:네에, 좋아해요. (웃는 낯을 보며 재차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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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온 사람의 흔적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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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티엔:[ [2d6
이안 브란트:[ [1d10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서 흙길에 난 발자국과 반쯤 갈라진 나무에 그려진 표식을 발견합니다.
첸 티엔:여기에 뭔가 있네요. (표식을 들여다본다.)
 :표식은 W.EMA의 로고를 간략화한 모양입니다.
두 사람이 찾는 S급 에스퍼가 그려 둔 것이겠지요. 흔적은 꽤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표식이 나무의 결대로 갈라진 모양을 보아 나무가 망가진 것은 표식이 그려진 후로 추정됩니다. 계속 따라가면 사망한 에스퍼를 찾을 수 있겠죠. 여전히 막막한 마음이 들겠지만, 우선은 따라가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첸 티엔:따라가 볼까요?
이안 브란트:네에, 그 수밖에 없겠네요.
 :흔적을 따라가던 두 사람은 평평한 바위가 자리한 공터를 발견합니다. 눅눅한 공기가 공터 바닥에 가득 고여 있고 한쪽에는 모닥불을 피워 둔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첸 티엔:(모닥불의 흔적을 발로 슥슥 밀어보았다.)
 :앞서간 에스퍼와 가이드가 이곳에서 쉬어 간 듯합니다. 모닥불 근처에는 지갑과 녹음기가 놓여져 있습니다.
첸 티엔:(지갑을 들어 내용물을 살펴보았다. 정황상 우리가 찾는 이들의 흔적이 맞는 것 같지만, 보다 확실히 신분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불 꺼진 모닥불 자리 근처에 떨어져 있던 작은 가죽 지갑입니다. 안쪽에 돈은 들어 있지 않은 대신 신분증과 증명사진이 한 장씩 들어 있습니다.
신분증은 가이드의 것으로, 등급 칸에 A라고 쓰여 있습니다. 하지만 증명사진은 신분증의 사진과 다른 것이네요.
첸 티엔:응? 다른 사람 사진이 들어있네요.
이안 브란트:지갑에 다른 사람 사진을 넣어둘 정도면, 역시 중요한 사람인 거겠죠…. 파트너일까요? (갸우뚱.)
첸 티엔:(뜬금!) 발렌티인, 지갑 보여주세요.
이안 브란트:제 지갑은 왜요? (주머니에서 얇은 가죽지갑을 내어 건네준다. 아마 사원증과 카드 몇 개만 들어 있을 것.)
첸 티엔:제 사진은 없네요? (당연한 걸 묻는다.)
이안 브란트:있… 어야 하나요?
그, 근데 아니, 애초에 준 적 없는 사진을 가지고 다니는 쪽이 더 별로지 않나요?
첸 티엔:돌아가면 한 장 드릴게요.
이안 브란트:가지고 다니라구요?
첸 티엔:네에. 싫어요?
이안 브란트:아니, 그런 게 아니고…. 전 제 사진 드릴 거 없는데요.
첸 티엔:증명사진 같은 것도 없으세요?
이안 브란트:음, 없지 싶은데. 그냥 휴대폰으로 간직하세요 제 사진 같은 건….
첸 티엔:무드 없단 소리 자주 들으셨죠.
이안 브란트:아뇨? (무드 없다는 말도 들을 사람이 있어야 듣는 것이기 때문이다.) …… 사진 잘 찾아볼게요.
첸 티엔:기다리고 있을게요~ (만족한 듯 지갑을 돌려주고서는, 녹음기를 주워들었다.)
 :W.EMA에서 가이드와 에스퍼들에게 지급하는 기본 모델 녹음기입니다. 다행히 안에는 파일이 몇 개 남아 있습니다.
첸 티엔:(파일을 재생해본다.)
• “이계 전반에 금광석으로 추정되는 돌멩이를 발견. 진짜 금광석인 지는 모르겠지만.”
“숲의 깊은 곳에서 호수를 찾았다. 호수 아래에 금광석이 한가득 깔 린 것을 확인.”
“돌멩이 크기의 작은 것을 봤을 때는 몰랐는데, 호수 아래에 깔린 큰 것들에서 굉장히 짙은 이계의 기운이 느껴진다. 전리품으로 가져가면 쓸 만할지도?”
 :문득 발치에 조그마한 돌멩이 하나가 채입니다.
첸 티엔:(돌멩이도 주워들었다.)
 :집어 들어 살피면 겉에 얼룩덜룩하게 금색 파편이 박혀 있습니다. 혹 손을 놓는다면 여느 평범한 돌멩이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안 브란트:금광석일까요? (빠안.)
첸 티엔:(요리조리 살펴보더니, 당신에게 넘겨주었다.) 그런 것 같은데요. 관심 있어요?
이안 브란트:(건네 받아 살펴보아도 잘 모르겠다는 듯 아리송한 표정으로 내려놓는다.) 저보다는 회사 측에서 아주 좋아하겠다 싶어서?
첸 티엔:저희가 슬쩍하면 안 되는 거겠죠?
이안 브란트:관심 있으세요?
첸 티엔:잘만 가공하면 반짝거리는 게 나올 것 같아서요.
이안 브란트:까마귀가 반짝이는 것들을 그렇게나 좋아한대요.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검은 머리카락 슥슥 쓰다듬으며 말했다.) 반짝거리는 건 지금 하고 있는 반지로도 충분하지 않나요?
첸 티엔:충분하다는 게 뭐예요? (…)
이안 브란트:생각보다 욕심이 많은 것 같아…….
첸 티엔:욕심 많은 사람은 별로신가요?
이안 브란트:아-뇨, 다 체념한 사람보단 욕심 많은 사람이 좋네요.
첸 티엔:(헤헤 웃는다.) 사실, 반지는 하나만 더 있으면 될 것 같거든요. 그것만 맞추면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안 브란트:반지를 많이 좋아하시는구나…. (눈치 없이 고개 끄덕인다.)
첸 티엔:눈치 없단 소리도 자주 들으시죠?
이안 브란트:그건 가끔 듣죠.
첸 티엔:네에…. 그러신 것 같아요. (삐죽.) 됐어요, 계속 가요.
이안 브란트:왜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한 표정이실까. (볼을 한 번 꾹 찔렀다.)
 :대화 도중, 어디선가 쿵쿵 울리는 듯한, 땅을 박차고 달려오는 소리를 듣습니다. 반쯤 타 버린 나무 사이를 헤치고 무언가 이쪽으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첸 티엔:잠시만, 이쪽으로…. (부여잡은 손을 당겨 당신을 제 뒤로 숨기고는, 기척을 살핀다.)
 :두 사람은 숨을 죽인 채 소리가 난 곳을 살핍니다. 사족보행으로 달리는 짐승입니다. 차마 무슨 종의 짐승이라고 결론을 내리기에는 너무나도 까맣고 형체마저 흐릿합니다.
짐승은 곧바로 두 사람을 향해 달려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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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의 습격을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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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티엔:[ [2d6
이안 브란트:[ [1d10
 :짐승이 이쪽을 향해 달려드는 것을 진작에 파악한 두 사람은 재빨리 몸을 움직여 공격을 피합니다.
짐승은 있는 힘껏 발톱을 세워 할퀴었겠지만, 아무것도 붙잡지 못한 채로 한 걸음 물러납니다. 새까만 주둥이가 벌어지고 그르륵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옵니다.
분명 우리가 이계에 들어오기 전, ‘이곳에 짐승은 있으나 위험도는 낮아 보인다’ 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맞닥뜨린 짐승은 공격성이 높고 흉포해 보여요.
아니, 애초에 짐승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는 걸까요? 무슨 종인지 알아보기도 힘들 만큼 새카맣고 흐릿한 형상에 날카로운 눈과 송곳니, 발톱만 또렷했으니까요.
위화감이 느껴집니다. 짐승이 꽤 멀리 도망친 탓인지 더는 기척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겠지만 말입니다.
우리는 땅을 밟은 흔적이 바스락거리는 얇은 나뭇가지와 잎 무더기 사이로 나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박살이 난 나무 위에 본부의 로고도 그려져 있고요. 따라갈까요?
 :니다.
첸 티엔:(짐승의 기척이 멀어지면, 뒤를 돌아 당신의 안색을 살핀다.) 이안, 괜찮아요?
이안 브란트:(손에 힘을 준 채로 끄덕였다.) 당신은요?
첸 티엔:저도 무사해요. 계속 따라가 볼까요?
이안 브란트:네에, 손 꼭 잡으셔야 해요. (흔적을 따라 걷는다.)
 :흔적을 따라가는 동안 주변을 살피면 어느새 허공의 물고기들이 꽤 늘어난 것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분명 이곳에 들어올 때만 해도 두어 마리가 다였는데, 지금은 어디를 보아도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금광석 돌멩이들도 부쩍 많아졌습니다. 어느새 몇 걸음에 한번씩은 보일 정도입니다. 도대체 이게 무엇이길래 W.EMA에서 반드시 회수하려 하는 걸까요? 그런 것치고는 꽤 흔하게 보이는데요
늘어난 금광석과 물고기들. 풀리지 않는 의문 속에서 걷고 있자면 W.EMA 본부와 연락용 단말기에서 신호음이 울립니다. 상부에서 두 사람에게 연락을 보냈네요.
첸 티엔:(단말기를 확인해본다.)
<확인 즉시 답신 요망 시신은 찾았나?>
<특이 사항이 있다면 바로 보고해>
첸 티엔:이렇게까지 재촉하는 걸 보면 어지간히 중요한 전리품이었나 봐요. (아직 발견하지 못했으니 추후 연락하겠음. 성의 없이 답신을 보냈다.)
<근처에 호수가 있는지 확인 부탁>
<사망한 에스퍼는 호수 근처에 있을 거야>
첸 티엔:(호수가 있나? 주변을 둘러본다.)
 :하지만 이곳 어디를 보아도 호수는커녕 자그마한 물가의 흔적도 보이지 않는걸요. 호수를 찾으려면 판정을 합니다. 판정의 난이도는 6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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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를 찾는다. 난이도 6.
첸 티엔:[ [2d6
이안 브란트:[ [1d10
 :티엔은 부쩍 많아진 물고기들의 궤적이 어딘가 한 곳에서 뻗어 나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안은 아무 생각 없습니다.
첸 티엔:(호수로 추정되는 곳을 발견. 천천히 접근하겠다.) 물고기들이 부쩍 많아진 것 같지 않아요? 괜히 불안하네요.
이안 브란트:(아무 생각 없이 두리번….) 그런가요? 으음, 호숫가라면 물고기가 많은 게 이해도 되지만. (물고기는 호숫가가 아니고 호수 안에 살아야 하지만. 뭐. 그런 맥락으로. 대강 덧붙였다.)
 :두 사람이 다시 이동하려는 찰나, 머리 위로 훌쩍 자란 나무 사이를 헤치고 커다란 짐승이 뛰어듭니다. 아까와 같은, 그러나 아까보다 훨씬 더 성급하고 거친 움직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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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습격을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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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티엔:[ [2d6
이안 브란트:[ [1d10
 :눈치챘을 때는 조금 늦었습니다. 선득한 발톱이 이안의 몸을 파고들어 내리누르고, 날선 이빨이 공격을 가합니다. 프래그먼트 한 개를 망각하고 변이를 진행합니다.
“변이 : 공포 → 나 때문에 너를 잃게 된다면?”
티엔은 짐승에게 반격을 가할 수도, 상처 입은 상대를 데리고 도망칠 수도 있습니다. 반격과 회피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주세요.
첸 티엔:(황급히 이안을 끌어안았다. 그대로 도망칩니다.)
 :차라리 도망치는 게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짐승을 뒤에 두고 서둘러 이 자리를 빠져나갑니다. 뒤에서 쫓아오는 커다란 발소리가 들리지만 어째서인지 점점 멀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첸 티엔:(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표정이 된다. 상처 부위를 살피다,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지혈하듯 상처를 감쌌다.) 이안…, 괜찮아요? 움직일 수 있겠어요?
 :짐승이 쫓아오지 않을 즈음, 두 사람은 키 큰 나무 사이에서 숨을 고릅니다. 더 많은 물고기들이, 더 많은 색채가 주변을 돌아 다닙니다.
이안 브란트:으응, 움직일 수 있어요. (어깨와 팔 부근의 상처를 내려다 보며 인상을 찡그리긴 하였으나, 움직임에 어려움은 없는 듯. 그의 시선은 금세 당신에게 닿는다. 뺨을 한 손으로 감싸며) 당신은 괜찮아요? 왜 그런 표정이에요. 나 때문에 혹시……. (말을 흐린다.)
첸 티엔:전 멀쩡해요. 다친 곳 하나 없고요. (당신이 무얼 염려하는지 쉬이 짐작할 수 있었으므로 망설임 없이 단언했다.) 지켜준다고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해서 그런 거예요.
이안 브란트:미안해 할 것 없어요. 당신 없었으면 정말 큰일 났을지도 모르고. (뺨 붙든 채로 당신을 이리저리 살펴보고야 놓아주었다.) 괜찮다니까 다행이지만…. (무얼 생각하는지 말이 없다. 잠시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있죠, 나는 솔직히…. 임무를 위해서라면 조금 다치는 것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당신 그런 표정 보니까… 앞으론 더 많이 조심해야 할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그런 얼굴 보고 싶지 않은 데다가, 또… 내가 다치면 당신은 날 두고 가지도 못할 테고. 설령 위험을 벗어나더라도 내가 없으면 당신은……. (말 잇지 않고 손을 찾아 쥔다.)
첸 티엔:(문득 첸 티엔은 생각했다. 이안 브란트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내려면, 지금 이 말에는 부정해야 할 것이라고. 그러나 그는 구태여 부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긍정하듯 당신의 손등 위로 뺨을 부볐다.) 그러니까…, 다치면 안 돼요. 무리하지도 말고요. 임무보다 무사히 돌아가는 걸 더 중요시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안 브란트:(가만 끄덕인다. 당신 뺨에 닿은 손 그 끝으로 여린 눈가를 쓸어주며) 그렇게 할게요. (나는 언제까지나, 당신 곁에 있고 싶으니까……. 그리 읊조렸다. 조금은 웃었던 것도 같다.) 다시 움직일까요?
첸 티엔:(언제까지나 곁에 있어 주세요. 속삭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다시 걷습니다. 키 큰 나무 사이를, 물고기의 궤적이 뻗어나가는 끝으로.
어느새 눈앞에는 더더욱 많은 물고기와 그들이 내뿜는 색채들로 가득합니다. 너무 많은 색이 눈에 들어와 머리까지 어지럽습니다.
혹여나 상대를 놓칠까, 떨어질까 봐 손을 꽉 잡고 걷고 있었으나 어느새 정신을 차렸을 때는 텅 빈 손만 남습니다.
문득 깨닫습니다, 당신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당신의 파트너조차요. 이곳에 혼자 떨어진 것입니다.
 :수많은 물고기 사이에서 티엔은 혼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어떻게 할까?
첸 티엔:(불안한 듯 시선을 이리저리 굴렸다.) 이안? 어디 있어요? (다시 한번 주변을 살폈다. 여전히 당신이 보이지 않으면, 재차 소리를 지른다. 짐승에게 제 위치를 알리는 꼴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목청을 높였다.) 이안, 들리면 대답해요!
 :목청이 터지도록 이름을 불러도 상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이때, 조그마한 은빛 물고기를 발견합니다. 짧은 지느러미를 살랑이며 마치 따라오라는 듯 앞서 헤엄쳐 갑니다.
이 물고기가 이끄는 곳에서 이안을 만날 수 있을까요? 다만 확실한 것은 작은 물고기가 향하는 방향에서 희미하게 물 냄새가 느껴진다는 점 입니다.
첸 티엔:(일말의 희망을 품은 채 물고기를 따라간다.)
 :물고기는 티엔을 넓은 호수로 데려갑니다. 여전히 하늘은 우울한 잿빛이고 나무들도 푸르름을 잃었는데 호수의 수면은 갖은 색으로 반짝거리고 있습니다.
호수 위 허공을 거대한 물고기들이 한가득 메우고 있어요. 물고기 떼라고 하기보다는, 색의 집합체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지경입니다.
첸 티엔:(이안은 어디에 있지?)
 :당신은 호숫가에 앉아 있는 익숙한 뒷모습을 발견합니다. 멍한 눈으로 수면을 응시하고 있는 당신의 파트너를요. 그리고 그는 당신이 손을 뻗기 직전 상체를 기울여 호수에 빠져들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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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터를 붙잡는다.
이번 판정은 바인더만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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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티엔:[ [2d6
 :W.EMA의 에스퍼와 가이드라면 지겹도록 듣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팀의 누구가 이계에서 파트너를 잃었다더라 하는, 너무나도 흔한 이야기. 하지만 정작 당사자가 되면 결코 흔하다고 평할 수 없게 되지요.
이 순간 무사히 그를 붙잡았다는 것은 그만큼 절박했다는 뜻과도 같겠죠. 그래요, 이런 곳에서 파트너를 잃을 순 없습니다. 나에게 필요한,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
이안을 붙잡아 온 힘을 다해 끌어 올립니다. 이안을 호수 밖으로 당겨 끌어냈을 때는 티엔 역시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되어 있습니다.
첸 티엔:왜, 왜……. 절, 두고…. (물기 어린 목소리를 더듬어 냈다. 그러나 그 이상 말이 이어지는 일은 없었다. 그대로 당신의 어깨에 고개를 묻었다.)
이안 브란트:(차가운 숨과 함께 중얼이듯 내뱉는다.) 분명 당신이 저곳에 있었는데……. (그는 상황파악을 하듯 눈을 느릿하게 깜박였다. 그제서야 당신의 젖은 머리 위로 제 뺨을 부비며 차가워진 몸을 양 팔로 끌어 안는다.) 미안해요, 당신은 여기에 있는데…. 이제 어디 가지 않을게요, 응? 티엔, 나 봐요.
첸 티엔:(여전히 얼굴을 숨긴 채로 고개를 내젓기만 했다. 간헐적으로 떨리는 어깨만이 그의 표정을 짐작게 했다.)
이안 브란트:슬픈 표정 보고 싶지 않다고 방금 말했던 것 같은데, 못 지켰네. (둥그런 머리 위로 가볍게 입 맞춘다. 손에 힘을 주어 등을 토닥이다, 문득 말하였다.)
으음. 갑자기 전에 했던 대화가 생각나는데. 아주 만-약이지만, 제가 없어졌다고 따라가거나… 그러면 안 되는 거 알죠? (말 사이 짧은 간극이 있다. 답을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그는 생각에 잠겼다, 어쩌면 다짐에 가까운 것. 약속을 말한다.) 그런 일은 없게 할게요. 약속해, 당신을 두고 떠나지 않을게…. (내가 없는 당신은 틀림없이 울고 말 테니까.)
첸 티엔:(고집스레 입을 다문다. 그렇게 한참을 위로받기만 하다, 어느 정도 떨림이 멎어 든 뒤에야 답을 내민다. 여전히 고개는 들지 않았으나, 그 목소리에는 치기와 꼭 닮은 슬픔이 어려 있다. 난생처음으로 쥐어 본 감정을 한순간에 잃어버릴 뻔하지 않았던가. 그래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안만을 늘어놓았다. 다만, 그럼에도 당신이 내게 실망하면 어쩌지, 따위의 걱정을 품지는 않았다. 이안 브란트는 첸 티엔을 밀어낼 리 없으니까.) 그 말을 어떻게 믿어요? 조금 전에도 절 떠나셨잖아요. 다 싫어요, 전, 어찌 되었든 당신을 따라갈 거니까…. 그러지 말라고는 하지 말아주세요.
이안 브란트:그럼… 그렇게 할까. (당신의 말에 순순히 응하였다. 그는 그저 끌어안은 손에 힘을 주었다가 놓았다.) 저어, 티엔. 얼굴은 언제 보여줄 거예요? 다친 팔이 아파서 이제 못 안고 있겠는데. 당신이 고개 들고 안아주면 안 될까요? (괜히 핑계 댈 것이 없어 엄살을 부린다.)
첸 티엔:(또다시 고개를 저어내려다, 아프단 말 한마디에 속절없이 고개를 들고야 만다. 물기 어린 눈에 붉어진 눈가, 흐트러진 호흡 탓에 불규칙하게 오르내리는 가슴팍까지…. 볼품없는 모습이었다.) ……많이, 아파요?
이안 브란트:(당신이라면 그렇게 해 줄 것이라 생각하였으니까. 제 기대에 응하듯 고개 드는 당신의 눈을 마주하였고, 뺨 위로 입을 맞춘다. 눈물인지 호수의 물인지도 모를 것이 닿으면 손을 뻗어 눈가를 쓸어준다.) 조금. 그래도 당신 눈물은 닦아줄 수 있구요, 당신 얼굴 보니까 마음이 더 아픈 것 같아요. (물에 젖은 채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넘겨주었다.)
나는… (짧은 숨 들이켰다.) 티엔, 당신을 많이 사랑하나 봐. (속삭이는 듯한 낮은 목소리는 눈물 앞에서 그리 고백하였다. 사랑.)
첸 티엔:(사랑. 낯선 단어를 몇 차례나 입안에서 굴려보고 있노라면, 재차 눈시울을 붉혀내고 만다. 분명 꼴사나운 표정이겠지. 북받친 감정 탓에, 고인 눈물 탓에 당신의 인영조차 뚜렷이 담아내지 못할 게 뻔하다. 그러나 그 또한 분명하게도 이곳의 하늘보다는 푸르렀을 터다. 터져 나오려는 숨을 삼켜내고 속삭인다. 금방이라도 흩어질 듯 여린 목소리였으나, 그 음성만큼은 기묘하리만치 명확했다.) 그럼……, 증명해주세요. 그 사랑.
이안 브란트:(붉은 눈가를 조심히 문지른다.) 돌아가면 각인이라도 할까 봐. (농인지 진심인지 분간되지 않을 정도로, 퍽 담담하게 말하였다. 그는 한 번 더 뺨 위로 입술을 찍어눌렀다. 이어 입가에도 한 번. 그리고는 호흡이 닿을 듯 좁은 거리에서,) 키스해도 돼요? (조심스러운 물음. 하나 망설이지 않았다.)
첸 티엔:(느릿느릿 눈을 감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이안 브란트:(짧은 입맞춤 뒤 떨어진다. 처음에는 분명 멱살 붙든 채 거칠게 입 맞추었는데, 이번엔 손 붙잡고 담백하게 하는 것이 퍽 낯설면서 우습고, 또, 기쁘다. 이렇듯 상황이란 늘 예상 못 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니, 우리가 죽음을 가정하는 것도 기이하기만 한 모습은 아닐 것. 하지만 불확실한 것들 속에서도 하나 변치 않을 사실이 있지 않나. 당신은 언제까지나 나를 원할 것이고, 나는 당신의 곁에 있을 것이며… 당신이 나를 사랑할 것이라고. 나직한 웃음과 함께 다시 입술을 맞댄다.)
첸 티엔:(이렇게까지 당신을 바라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첸 티엔은 이안 브란트의 곁에서야 비로소 살고 싶어졌다.) …하나만 더 부탁해도 될까요?
이안 브란트:무얼요? (고개를 기울였다.)
첸 티엔:묻지 마시고…, 들어주겠다고 약속해 주시면 안 될까요?
이안 브란트:제가 불확실한 것에 무얼 거는 사람은 아닌데. (농.) 약속할게요.
첸 티엔:(한참을 우물거리더니, 겨우 내뱉는다. 어리숙한 고백이자 청혼이었다.) 여러 사람 앞에서 당신과 영원을 맹세하고 싶어요.
물론, 부담스러우시다면……. (슬그머니 시선을 내렸다.)
이안 브란트:(한참 말이 없다. 그, 음…, 흐음……, 같은 침음만 내놓다가 겨우 입을 연다.) 그러니까, 음. 제가요. 당신 말대로 눈치 없단 얘기를 많이 들어서요, (변명을 늘어놓으며 우물쭈물댄다.) … 제가 생각하는 그 뜻이 맞을까요? (창백했던 낯이 귓가부터 점점 붉어지는 것을 보아 맞게 짐작한 모양.)
첸 티엔:(물기 어린─애정으로 보듬어졌으니 더는 슬프지 않다. 그저 술수임이 분명한─ 눈을 여러 차례 감았다 뜬다. 속눈썹 사이로 푸른 빛이 깜박, 깜박.) ……싫어요?
이안 브란트:(급히 고개를 내저었다.) 시, 싫은 게 아니고…, (평소에도 이안 브란트는 싫은 건 아닌데, 별로라는 건 아니고…, 하는 식의 말들을 자주 하는 편이었다. 그의 우유부단함을 여실없이 드러내는 말버릇. 그러나 당신에게는, 정확히 당신에게만은, 꼭 덧붙이는 것들이 있지 않나?)
아니, 좋은 것 같아……. (명백한 승낙. 당신에게만 보이는 말버릇.)
(이어 숨 한껏 들이마셨다.) … …… 좋으니까 이제 그런 표정도 그만둬 주시겠어요? (눈 돌린 채 슬그머니 덧붙인다.)
첸 티엔:(첸 티엔은 평생토록 당신의 우유부단함을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그는 언제나 명백한 승낙만을 받아 왔으니까. 행복과 수줍음이 뒤얽힌 낯으로 웃어 보였다.) 사랑한다고 한 번만 더 말씀해주시면요.
이안 브란트:사랑해요. 많이…. (웅얼대다가, 묻는다.) 당신은요?
첸 티엔:말하지 않아도 아시면서.
이안 브란트:그래도오…. (얌전.) 말 안 해줄 거예요?
첸 티엔:(짤막이 입술을 맞대었다 떨어진다. 언뜻 대답을 대신하는 것으로 보였으나, 즐거운 양 흘리는 웃음소리 끝으로 스치는 문장이 있다. 我爱你.)
이안 브란트:당신이 해 주는 건 좀, 아직 적응이 안 되네, 뭐든…. (붉어진 뺨, 고개 돌리지도 못하고 숨죽여 중얼대기만 하였다. 당신이 읊는 것이 사랑임을 그는 단번에 알 수 있었고, 손을 붙잡아왔다. 놓지 않을게요, 그 말과 함께.)
 :두 사람 모두 진정하기까지 제법 시간이 걸렸겠지요. 이곳에서 나가기 위해, 호수로 시선을 돌립니다.
호수 아래에 빼곡하게 깔린 황금빛 자갈들이 보입니다. 단순히 금광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선명한 금빛이로군요.
이안 브란트:호수든, 저 자갈들에서든… 강한 이계의 기운이 느껴지는데,
 :그 말을 끝으로 호수 중심을 바라봅니다. 호수 중심에 누군가 수면 위에 둥둥 떠 있습니다. 주변으로 퍼져나간 듯 한 긴 머리카락이 언젠가 보았던 오래된 명화마저 떠오르게 합니다. 저것은 분명…
이안 브란트:… 사망했다는 S급 에스퍼인가 봐요. 그리고, 이계 제어석도 그에게 있는 것 같아요.
 :이계 제어석의 위치를 감지할 수 있으니, 단박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호수 위에 떠 있는 저 사람, 아마도 이곳에서 사망한 S급 에스퍼가 이계 제어석을 쥐고 있을 거라고요.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물살을 헤치고 헤엄쳐 갈 수밖에 없겠습니다.
아까도 호수에 빠진 상대방을 봐야 했는데, 이번에는 함께 호수에 들어 가야 한다니. 내키지 않겠지만 다른 방법이 없네요. 마음의 준비까지 마쳤다면 호수로 뛰어듭시다.
첸 티엔:이번에는 혼자 사라지시면 안 돼요.
이안 브란트:네에, 손 꼭 잡아주세요. 놓지 않게.
 :첨벙. 호수 안으로 이번에는 두 사람이 들어섭니다. 그 순간, 잔잔했던 수면이 마구 요동치기 시작합니다. 마치 이계 제어석을 부수려 하는 인간의 의도를 눈치채기라도 한 이계가 직접 손을 쓰려는 듯이.
바다도 아닌데 파도가 치는 험악한 호수, 수면 바로 위를 부유하는 물고기들이 내뿜는 빛과 색으로 육체와 정신이 혼잡스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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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살에 휩쓸리지 않고 에스퍼의 시신을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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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티엔:[ [2d6
이안 브란트:[ [1d10
 :아슬아슬한 순간의 연속입니다. 뒤가 비칠 정도로 투명하다고는 해도 몇십 마리가 겹쳐 보이는 이곳에서는 시야도 방향도 제대로 가늠할 수가 없어요.
당장이라도 호수 밑바닥에 처박아 버릴 듯 요동치는 물살에 휩쓸리면서도,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꽉 붙잡습니다.
어쩌면 상대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 자신의 실수로 상대를 죽음에 이르게 할지도 모른다는 공포도 서로 손을 잡은 이 순간에는 감히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
바닥으로 잡아당기는 듯한 물속에서 서로를 붙잡고, 있는 힘껏 끌어안아 시야를 가리는 물고기와 차가운 물살을 헤쳐 나갑니다.
겨우 뻗은 손이 사망한 에스퍼의 시신에 닿습니다.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질 것만 같은 차갑고 공허한 감촉이 손끝으로 전해져 옵니다.
마지막 힘을 다한 시신은 그대로 호수 바닥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하늘에 퍼져 있던 투명한 물고기들도 그와 함께 물속으로 사라지면서 너무나도 많은 색이 눈앞에서 깜빡거립니다. 계속 보고 있노라면 시력까지 잃어버릴 것만 같은 광경.
 :그러나 마지막으로 보인 것은 축 젖은 파트너의 머리카락이었습니다. 검보랏빛의 머리칼이 흩날려요. 물에 젖은 말간 얼굴로, 그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나요?
...
...
...
이안 브란트:… 티엔, 정신이 들어요?
 :눈을 뜨면, 기절이라도 했던 모양입니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호수 안이 아닌 자갈 위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물이 사라진 호수 바닥 위라고 하는 것이 옳겠네요.
주변을 둘러보면 새파란 숲이 보입니다. 눈을 아프게 하던 물고기가 사라진 하늘은 희고 맑은 색을 띠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딛고 있는 자갈들은 예나 지금이나 황금을 입은 듯 노랗게 빛나고 있지만요.
호수 바닥에 꽂힌 듯 세워진 유일하게 흰 돌, 저것이 이계의 핵심, 이계 제어석이겠군요.
사망한 에스퍼의 시신은 사라졌으나 멀지 않은 돌 틈에서 검은색 주머니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첸 티엔:이안……? (조심스레 몸을 일으킨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이안 브란트:이전 임무 담당이었던 에스퍼의 힘이 다하면서 이계 본디의 모습으로 돌아왔나 봐요. 그가 환각계라는 거, 기억하죠? 아마 우리가 봤던 이계의 모습은 그가 만들어 낸 마지막 환각이었던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에스퍼의 파장에 의해 당신이 잠시 정신을 잃었던 모양인데…. 다친 곳은 없어 보이긴 하던데, 그래도…. 괜찮아요? 어디 아픈 덴 없고? (걱정이 묻어나는 목소리.)
첸 티엔:으응. 당신은요? 저 때문에 놀랐을 것 같은데.
이안 브란트:괜찮아요, 처음엔 걱정했는데, 그냥 잠든 것처럼 보이길래… 안심했었어요. (눈 깜박였다.) 그래도 빨리 안아주세요.
첸 티엔:그렇다면 다행이고요. (별다른 거부 없이 당신을 끌어안았다. 이제는 닿는 것도, 기대도, 살아가는 것도 모두 두렵지 않다.) 대신, 마주 안아주셔야 해요.
이안 브란트:(힘껏 안았다, 놓으려던 찰나 말한다.) 놓고 나면 손도 다시 잡아주세요.
첸 티엔:먼저 잡아주시면 안 돼요?
이안 브란트:전 다른 거 할 건데요. (몸 뒤로 물린 뒤에, 짧게 입 맞추었다 떨어진다. 걸음을 옮기기 전 손 내미는 것도 잊지 않는다.)
첸 티엔:(일순 굳어버리고 만다. 내민 손을 보고서도 반응이 늦다. 까닭은 더듬는 말이나, 붉어진 귀 끝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터다.) 그, 그런 건 미리 말씀해주신 뒤에 해주시면 안 될까요?
이안 브란트:(손을 내민 뒤 주변을 살피려 뒤돈 탓에 당신의 얼굴을 바로 확인하지 못하였다. 조금 당황한 듯 눈썹을 늘어뜨린 채 고개 돌려 바라본다.) … 아직 별로예요? 이젠 괜찮아 할 줄 알고, 그으, 죄송… ……. (곧 얼굴을 확인하고선 하던 말을 모두 잊고 환하게 웃어버린다. 손도 먼저 붙잡아온다.)
첸 티엔:(무어라 말을 하려 입술을 달싹였으나, 결국은 아무런 말도 뱉지 못한 채 입을 꾹 다물었다. 답을 미룬 것에 별다른 이유는 없었는데, 그저 사랑. 당신이 보여준 웃음으로부터 비롯된 애정을 몇 마디 말로는 돌려줄 수 없을 것 같았기에. 미지근한 온기를 힘주어 붙잡을 뿐이다.)
 :근처의 검은색 주머니를 주워 살피면, 겉에는 이니셜이 수놓여 있습니다. 공터에서 찾은 반지갑 속 신분증에 쓰여 있던 바로 그 이름의.
주머니 안에 든 것은 어떤 빛으로도 밝힐 수 없을 것만 같은 새까만 광물 서너 조각입니다. 이계 제어석에 감히 견줄 수 있을 만큼 강한 이계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이게 바로 상부에서 말한 ‘아주 중요한 전리품’이겠지요.
이안 브란트:전리품은 무사히 회수했으니까, 이제 이계 제어석만 부수면 돌아갈 수 있겠네요.
첸 티엔:저 오늘 많이 놀랐으니까, 돌아가면 잘 달래주셔야 해요.
이안 브란트:네에, 많이 예뻐해 드릴게요.
첸 티엔:많이 놀랐지만 잘 참고 헤쳐나왔으니까, 잘했다는 의미에서 선물도 주셔야 해요.
이안 브란트:선물? (눈을 깜빡깜빡.) 어떤 걸 원하시는데요?
첸 티엔:반지요. (약지에 낄 수 있을 만한 걸로요. 수줍은 미소를 걸친 채 답했다.)
이안 브란트:(잠시 고민해) … 잘 모르지만, 그래도……, 열심히 고민해 볼게요. (기꺼이 끄덕였다.)
첸 티엔:(검은색 주머니를 잘 챙기고, 흰 돌 앞에 선다.) 그러엄, 서둘러 돌아갈까요?
이안 브란트:네에, 마지막까지 조심하시고. (곁에 붙어서 선다.)
첸 티엔:(언젠가부터 마지막엔 꼭 당신의 손을 부여잡지 않았던가. 이번에도 그 손을 놓지 않은 채 이계 제어석을 부순다.)
 :...
길었던 임무의 끝이 다가왔습니다. 호수 바닥에 단단히 박힌 이계 제어석을 부수면, 강한 파동과 함께 S525-R호는 점차 무너져 내리기 시작합니다. 한 세계의 소멸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이 직업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일 거예요.
세계의 마지막에서 두 사람이 본 것은,
하늘하늘 날아가며 사라지는 작은 물고기 두 마리입니다.
이미지
 :이계 밖으로 무사히 나온 두 사람, 변이에 대한 저항을 합니다. 바인더는 1D6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첸 티엔:(문득 생각했다. 어쩌면 자신이 죽으려고 생각했던 건 당신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고. 이제는 마음껏 살아가려 한다. 당신과 함께.)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에요. 그렇죠?
이안 브란트:처음엔 돌아오기 싫어하는 사람 같았는데, 이젠 이런 말도 하시네. (실없는 웃음.) 역시 제가 좋으신 거죠?
첸 티엔:아~니요. 사랑하는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또다시 가벼운 웃음을 흘린다.) 솔직히 저 처음부터 걱정 많-이 했어요? 우리 사이도 좀 걱정하긴 했는데, 무엇보다 당신 걱정을 많이 했다구요. 다 체념한 사람처럼 굴었던 거 말예요. (잠시 입술을 삐죽거리다가, 다시금 말문을 연다.) 처음엔 내가 당신더러 그냥 살아달라고 했던 거, 기억나요? 그거 조금만 수정할까 하는데.
… 이젠 내 곁에서 살아줬으면 좋겠어요, 평생. 살아갈 욕심 같은 걸 낼 필요도 없이, 그냥…, 날 욕심 내었으면 해. (눈 바라본다.) 그땐 부탁 들어줄 마음 없어 보였는데, 이번엔 들어줄 거죠? 과한 부탁이라도. (확신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난다.)
첸 티엔:(당신은 이미 확신한 듯 보였고, 그 확신은 틀리지 않았으므로 구태여 서둘러 답하지 않았다. 뻔뻔스럽게도 답을 유보한 채 요구했다.) 그러엄…. 저도 한 가지만 더 욕심내도 될까요?
이안 브란트:뭔데요? (문득 물었다가 슬며시 말을 고친다.) 음, 네에. 뭐든 괜찮으니까 말씀하세요.
첸 티엔:각인해요, 저랑.
이안 브란트:그럴까. (담담히 대꾸한다.) 사실 제가 먼저 말하려고 했는데 선수 치셨어요.
첸 티엔:…방금 말은 취소할래요.
저한테 뭐 하고 싶은 말 없으세요?
이안 브란트:(기다렸다는 듯 웃으며) 저랑 각인 하실래요?
첸 티엔:(참 밝게도 웃었다.) 기꺼이요.
이안 브란트:그럼 저희는 이제 운명 공동체인 거예요~ 원래는 안 그랬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지만….
(손 내밀었다. 악수를 청하듯.) 잘 부탁해요? (이안 브란트는 각인을 염두에 둬 본 적 없었다. 각인을 생각할 만큼 깊은 사이도 없었거니와, 사랑하는 이가 생기더라도 각인은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각인 했다가 제가 여차 큰일이라도 당하면 남은 이는 무슨 봉변인가 싶은 생각이 첫째. 각인 시 에스퍼와 가이드 사이에서 유불리를 따지자면 제가 관계의 우위에 서게 되는 것인데, 그런 것마저 꺼림칙하단 이유가 둘째.)
(하나 당신과는 쉬이―관계의 시작을 생각하면 쉬이 같은 말은 나오기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그의 입장에서는 쉬이도― 각인을 마음 먹는다. 저는 당신의 곁에 있어야 하니까, 그러니 당신을 홀로 두고 가버릴 일 없을 것이라는 새로운 전제 하나. 당신의 우위에 서서라도 당신이 저를 곁에 두었으면 하는 바람 내지 당신의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새로운 약속도 하나. 결론은 모두 사랑인 셈이다. 기다림, 기대, 욕심 그 모든 것을 담은.)
첸 티엔:(내민 손은 하나. 그러나 냉큼 두 손을 내민다. 양손으로 당신의 손을 꼭 붙들었다.) 이제 하나로는 부족해요. 아시잖아요. 다시 잘 생각해보시고, 인사해주시면 안 될까요?
이안 브란트:제 전부를 드렸는데도요. (농, 손 얌전히 붙들린 채로 묻는다.) 어떤 인사가 좋으신데요?
첸 티엔:전부로도 부족해요. 영원을 주셔야지…. (진심을 농으로 포장해 건넸다. 그리고는 붙든 손을 놓더니, 무언가를 바라기라도 하듯 양팔을 벌렸다.) 꼭 안아주시면 좋겠어요. 안 될까요?
이안 브란트:(빈 손을 내려다 보다, 이내 두 팔을 벌려 당신을 힘껏 끌어안는다. 어깨에 얼굴을 묻으면 온통 젖은 물내음이다. 저 또한 다를 바 없겠지. 그는 파도 같은 사람, 언젠가 부수어져 물거품이 될 것만 같던 사람을 제 품에 안고,) 그것마저, 기꺼이. 당신이 가져주세요. (속삭임.)
첸 티엔:(영원이란 언뜻 거창한 단어이지 않나. 평생을 바쳐야만 겨우 닿을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그렇지만, 감히 단언한다. 이 순간, 이 찰나마저도 영원이었노라고.) …이젠 기다리지 마세요. 제가 손잡으러 갈 테니까.
이안 브란트:언제든 당신이 찾아 쥘 수 있게 비워둘게. (당신에게선 늘 기다린 시간 이상의 것을 돌려 받는다. 기약 없던 기다림도, 보답 받지 못할 것이라 여긴 마음조차도…, 영원한 행복이 되어.)
 :이계 밖으로 나오면 물에 푹 젖은 두 사람을 발견한 가드들이 두꺼운 수건을 들고 다가옵니다. 젖은 몸을 말리고 있자면 그들 사이에서 두 사람의 상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는 전리품을 확인하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푹 쉬라는 말과 함께 떠납니다. 그 전리품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느 정도로 중요한 물건인지는 지금도 알 길이 없지만… 아마 알아서 좋은 일도 없겠지요.
'전리품-광물'을 제출합니다.
지금은 임무를 완수한 것에, 무사히, 함께 살아 돌아왔음에 기뻐하도록 합시다. 힘든 임무였으니 푹 쉬는 것이 좋겠어요.
이계대응반 에스퍼를 위한 가이드,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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