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영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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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국 185년 모월 모일, 오늘도 도성 안 저잣거리에서는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요란합니다.
나라가 저주받았으니, 복사꽃이 피어나는 때 기어이 붉도록 멸망하리라.
언제부터 시작된 소문일까요? 며칠 사이 온 도성에 퍼진 이 소문은 아무리 이 나라 가장 높은 곳에 앉은 당신이라 하여도 무시할 수 없는 종류의 것입니다.
진정으로 이 나라가 멸망하려는 걸까요?
하지만 그렇다기에 이 나라는 여태껏 평화로웠습니다. 당신이 다스리고 난 뒤로는 더욱이 그러하였죠. 당장 풍년이 들고 겨울 걱정이 없다며 감사의 제를 하늘에 올린 것이 몇 달 전이었는걸요.
게다가 사흘 후면 복사꽃이 만발하는 이 계절을 축하하기 위한 축제, 도화제 역시도 열릴 예정입니다. 이런 시기에 멸망이라니요, 그런 불길한 단어가 어울릴 리 없는 곳입니다.
▶:보세요, 오늘도 하늘이 저리 청명하고 아름답지 않던가요.
그렇다 하더라도 불안감만큼은 어쩔 수 없습니다. 오늘은 궁궐 바깥으로 몰래 시찰이라도 나서볼까요. 평화로워야 마땅한 도성 안을 눈으로 확인하고 나면 이 기이한 감각이 조금이나마 가실까요.
문득 당신 곁에 시립하고 선 사 해와 시선이 마주칩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따라오는 시선이 하나. 그래요, 설마 별일이라도 있겠어요. 비록 오늘도 복사꽃은 피어나지 않았지만….
채 리:나라가 저주받았으니~ 복사꽃이 피어나는 때~ 헉, (흥얼거리며 따라부르던 것을 멈추곤 돌아보았다.) 곡조가 중독성이 있어서 그런가, 무심코 따라부르게 되네요….
사 해:(대번에 눈이 가늘어진다.) 대신들이 없기에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고성이 오갔을 겁니다.
채 리:그, 그래도. 마지막 구절은 안 불렀잖아요~ 흠흠… 기어이 붉도록 이겨내리라~ 어때요? 이게 훨 낫다!
사 해:어찌 바꾸어 부르든 같습니다. 책잡힐 일은 안 하느니만 못하지요. (짧은 숨 내쉰다.) 도화제 준비는 잘 되어가십니까. 이상한 소문이 돈다 하여 불안해…. 하시지는 않는 듯싶고.
채 리:(혼이 나더라도 실실 웃었다.) 어어? 아니에요, 충분히 불안해하고 있는걸요! 내가 노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해도 알죠? 다들 즐겁게 따라부르니 그 기분을 같이 만끽하고 싶은 마음에~ 무심코! 이 얼마나 나라를 사랑하는 군주인가요~! (찰싹 달라붙어 장난스레 고개를 기대었다.) 나라가 망한다는 노래가 돌아도요, 다들 즐거워한다면 멸망할 일은 없어요. 봐요, 다들 웃고있잖아요?
사 해:(한 차례 주변을 살핀다. 보는 눈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밀어내지 않는다.) 전하께서 얼마나 백성들을 귀히 여기시는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나 겉으로만 보아서는 알 수 없는 법. 오늘은 저와 함께 시찰을 나가시지요. 구중궁궐의 높으신 분임을 감춘 채 저잣거리를 돌아다니는 것, 좋아하시지 않습니까.
채 리:시찰요? 좋아요, 좋아요! 좋아요~! 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새 노래도 구경하고. 친구도 사귀어 오는 거예요. 그러다보면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죠. 도화제가 가까워지는 때, 왜 이런 노래가 도는지 같은 거요. (마지막 공문을 확인하곤 옥새를 찍는다.) 다 됐다! 지금 준비할까요?
사 해:(고개를 끄덕였다.) 가능한 한 수수한 옷으로 환복하시되, 손이 필요하다면 부르십시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채 리:나만 믿어, 노비처럼도 입을 수 있어요! (서둘러 환복하러 나갑니다!)
▶:옷을 갈아입고 도성 밖으로 나서나요?
채 리:(시찰을 떠납니다~)
▶:따사로운 봄의 햇빛이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리는 한낮의 시간, 궁궐의 옆문을 통해 바깥으로 빠져나오면 두 사람이 지나가기 적당한 넓이의 돌담길이 이어집니다.
그 사이를 걸어 얼마 즈음 지났을까요. 눈앞으로 펼쳐지는 것은 당신이 사랑하는 이 나라의 눈부신 일상입니다.
반촌, 학관, 저잣거리, 기루, 주막, 빈민가, 강가, 민가, 빨래터, 논밭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채 리:해, 배는 안 고파요? 보고 싶은 건요?
사 해:(주변을 훑는다.) 시장하십니까? 오가는 객들이 많아 주막에 자리가 나 있을는지…. 도련님께서 가시는 길 뒤따라갈 테니 제 생각은 마시고 마음껏 둘러보십시오.
채 리:에이, 해 먹이려고 그러죠. 늘 궁 안에 들어가서 좀처럼 나오지 않잖아요. 이런 때 아니면 언제 나오고, 언제 군것질을 할 수 있겠어요? 배가 안 고프면, 학관이라도 구경하러 갈까요? 라는 어려서부터 천자문을 깨우친 천재라지만~ 요즘은 어떤 걸 배우는 지 궁금하지 않아요?
사 해:무어 대단한 일이라고 그러십니까. 도련님께서도 별 다를 바 없었을 텐데요. 연배 비슷한 문인 중 그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으니 괜히 띄워주실 필요는 없습니다. (흠.) 한데…. 웬일로 학관을 보러 가자 말씀하시고. 드디어 학문에 관심이 생기신 겁니까?
채 리:흐음… …음…. (슬금슬금 눈을 피하더니….) 쪼~금 들으려는 거예요. 글이라면 공문만 해도 질리도록 읽고 있고…. 에잇, 이런 말 그만 하고 어서 가요. (쭉쭉 밀어 학관으로 향해요)
▶:장차 나라의 녹을 먹을 이들이 수학하는 학관입니다. 열띤 목소리들이 이곳까지 들려오고 있네요. 여기에는 당신을 알아볼 이들이 여럿이겠지요. 굳이 방해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채 리:(기둥 옆에 숨어 빼꼼...) 들려요? 지금 무얼 읽고 있는 것 같아요?
사 해:무얼 읽고 있는 것 같습니까? (내심 기대.) 도련님이라면 이 정도쯤은 바로 알아맞히시겠지요.
채 리:어, 음. 어. (가중화되는 부담….) 아! 배고프다, 저잣거리로 나가죠!
▶:왁자지껄한 목소리들이 귓가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수많은 이들이 지나치고 모여드는 이곳은 가히 도성의 중심지라 할 수 있겠지요. 무언가 원하는 것이 있거나 소문을 듣고 싶다면 이만한 곳이 없을 겁니다.
채 리:(무슨 이야기가 떠도는지 들어볼게요~!)
채 리: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95 |
| 판정결과: | 실패 |
▶:목소리들이 섞여드는 곳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들려오는 것들이 있습니다.
??: 곧 축제가 열릴 텐데, 이리도 사람들이 적어서야 어쩌면 좋담.
???: 그래도 사람들이 찾아들긴 하더이다. 예년보다야 훨씬 적은 숫자라고 하지만서도….
??: 역시 그 소문 때문이겠지요, 멸망하고야 말 거라는…
???: …소문에 불과하겠지요?
??: 글쎄요, 당장 …이 피어나지 않는데 그 무엇을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대화를 나누던 이들은 축제를 앞두고 불길한 이야기는 그만두자며 자리를 뜹니다.
채 리:흠… 복사꽃이 피면 예쁠텐데, 왜 망한다는 소리를 할까요?
사 해:그 곡조 탓이겠지요. 복사꽃이 피어나는 때 기어이 붉도록 멸망하리라…는 소문 말입니다. 기실, 복사꽃이 피어나는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진즉 꽃봉오리를 틔워 올렸어야 할 복사꽃이 피어나지 않는 것이 문제인 거죠. 시기를 놓쳤으니 화를 불러오리라 불안해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채 리:날이 따뜻해지면 언제고 피어날텐데, 나라를 다스리는 건 아직도 어렵네요. (기둥을 끌어안고 늘어져있다가, 마침내 나온 꼬치를 받아 들어 하나를 네게 물려주었다.) 자요. 맛이 어때요?
사 해:(조금은 얼떨떨한 낯.) 이걸 왜 제게 주십니까? 도련님께서 드시지 않고요.
채 리:같이 먹는게 훨 맛있으니까 그렇죠! 그리고, 나올 때 말했잖아요. 시찰도 나오고, 해도 먹이고. 일석이조, 두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는 거죠. 걱정 말아요, 꼬치값은 받지 않을게요. (흥흥, 웃는 듯한 콧노래를 부르며 고기를 떼어먹었다.)
사 해:그러니까…. 왜 제게 무언가를 먹인다는 게 목적이 되는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 다만 당신이 즐거워 보이니 기꺼이 어울리기로 한다. 제 몫의 꼬치를 베어 물며 고개를 끄덕인다. 긍정의 표시였다.)
채 리:히어요?? (싫어요? 라고 묻는 듯 했다. 마침내 입에 있는 것을 삼키곤,) 보자, 여기선 빈민가가 가장 가깝겠네요. 들렀다가 주막에서 식사하면 되겠어요.
▶:낮의 빈민가는 숨소리 하나 없이 고요합니다. 밤이라고 무언가 달라져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채 리:응~? 사람이 안보이는데요!
사 해:해가 떠 있으니까요. 이곳은 위험할 수도 있으니 다른 곳을 둘러보러 가는 게 좋겠습니다.
채 리:위험해요? 어어, 알겠어요. 하지만 오반까지는 시간이 남았으니까, 다른 곳에 갈까요? 흠… 기루… 기루가 가깝긴한데. (네 표정을 살핀다.)
사 해:(시선 마주한다. 썩 덤덤한 표정이다.) 왜 그러십니까?
채 리:아녜요! 가죠! 기루! (마음을 다잡은듯 걸어나갑니다!)
▶:밤이 되면 수많은 불빛들이 빛나고 웃음소리가 만개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아직 햇살이 밝은 지금은 그 문이 단단히 걸어 잠겨 들어갈 수 없습니다. 저녁 즈음이나 되어야 들어갈 수 있겠죠. 희미한 술 냄새와 분 냄새가 여즉 나는 것도 같습니다.
채 리:흠… (담을 짚고 넘지 않을만큼 콩콩 뛰며 기루 안을 살피다가,) 밤이라 열리지 않았나봐요. 이왕 이렇게 된 거, 돌아갈 것 없이 민가쪽으로 가 볼까요? 가는 길에 논밭도 있고, 빨래터도 있잖아요. 한창 해가 떠있으니 사람도 많을 거예요.
사 해:그렇게 하지요. 당장 이곳을 둘러보는 것보다는 들려오는 게 많을 것 같군요.
▶:논밭으로 향하면, 싹이 난 보리와 농작물들이 그득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 일을 하고 있네요. 새참이라도 먹으려는 참인가 봐요. 활기와 열기가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말소리도 빼놓을 수 없고요.
채 리:(밥 먹을 땐 건드리지 않는 게 도리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있는지 들어봅니다!)
채 리: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5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주민1: 웜마, 빠닥빠닥 갈라져부렀구만…. 이래가지고 어디 농사 짓겄어?
주민2: 걱정이여…. 보릿고개는 둘째치고 보리도 못 먹게 생겨부렀으니께.
주민1: 에효, 하늘도 무심하시제. 이러다 올해 농사는 영판 꽁이겄구만.
주민2: 비나 좀 왔으면 좋겄는디 어째 이리 시퍼렇게 맑기만 혀….
▶:확실히 근 한 달 간 거의 비가 오지 않았지요. 이러다가는 도화제 대신 기우제를 지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채 리:흠, 흠. 기우제… 기우제. (손 위에 손가락으로 기우제, 라고 적고는 빨래터로 향합니다.)
▶:수양버들이 한가롭게 흔들리는 아래로 아낙네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넙적하고 판판한 돌 위에 젖은 천이 부딪히는 소리, 이야기하는 소리, 방망이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채 리:바쁘시네요! 무슨 얘기를 하고있어요?
주민: 아이고, 못 보던 얼굴인데. 도화제 구경이라도 왔는감?
채 리:뭐 그렇죠~ 매년 놀러오기야 했는데, 이쪽으로 온 건 처음이라. 그건 그렇고 누님, 무슨 얘기를 그렇게 재밌게 해요? 나도 좀 듣게.
주민: 이 청년 말하는 것 좀 보오. (깔깔 웃는다.) 재밌는 이야기는 아니여. 요즈음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다니께. 그래도 한번 들어볼 텨?
채 리:좋죠! (곁에 쭈그려 앉아 네게 손짓한다. 이리 와서 같이 듣자는 양.) 도화제 얘기예요?
사 해:(옆으로 가 자리를 잡는다.)
주민: 그것은 아니지마는. 글쎄, 요즈음 저잣거리에 이상한 노래가 돌고 있다지 뭐여. 청년은 들어본 적 있수?
채 리:음~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마침 누님 목소리가 고우니까, 직접 불러주시면 생각날 것 같기도 한데. (헤헤, 능청떨며 웃는다.)
사 해:(리 물끄러미 봄….)
채 리:…큼! 아무튼, 그 노래가 왜요?
주민: 우리 애들이 그러던디, 그런 쓰잘데기없이 불길하기만 한 노래를 가르쳐 주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나 보오.
어떻게 생겼다더라? (눈길이 사 해에게 가닿는다.) 그래! 꼭 이 청년맹키로 갈색 머리칼에 자색 눈이었다던 거 같여. 그런데 한쪽 눈이 애꾸에 영판 거지꼴이라. 얼굴도 어디 거하게 데였다 하드만.
채 리:정말요? 그럼 망하는 것도 아니구, 누가 마음대로 퍼트리고 다녔다는 거 잖아요? 어쩌나, 이상한 노래 때문에 도화제가 한적해지겠네. 오는 길에는 형님들이 논밭에서 비가 안온다며 한탄하더만은, 어찌한대요. (해와 눈을 마주쳤다가,) 그래두, 그 거지보다 내 친구가 더 잘생겼죠?
주민: 하하하, 그려. 둘 다 신수가 훤하구먼! 청년들, 도화제를 보러 왔다고 했제? 축제까지는 아직 시일이 남았으니 아는 이들이 있다면 말 좀 퍼트려 주소, 그 소문은 헛소문일 뿐이니 어여들 도화제를 즐기러 오시라고 말여.
채 리:그럼요. 도화국은 멀쩡하고, 복사꽃이 조금 늦게 펴서 그렇다고. 아! 그리고, 다 예쁘고 잘생긴 형누나들 뿐이니까 꼭 놀러가자고 내 친구들한테 다 전해놓을테니까 걱정 붙들어 말아요. 고마워요, 누님들! 우리는 가볼게! (손 흔들어 인사하곤 민가로 향합니다!)
▶:짚으로 지붕을 얹은 초가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아이들이 웃고 떠들며 노는 소리들이 만연하고, 저 한 곳의 서당에서는 소리높여 글을 읽는 목소리도 한창 들려옵니다.
채 리:(아이들이 무엇을 하며 노는지 지켜봅니다!)
▶:그저 웃고 떠들며 한 자리를 빙글빙글 돌고 있습니다. 꼬리를 잡는 놀이 같은 걸 하는 모양이에요.
채 리:(그럼... 무슨 이야기를 하며 떠드는지 집중해서 들어볼게요)
채 리: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5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이들의 웃음 소리 사이로 노래가 들려옵니다.
복사꽃 송이송이 붉은 어둠 물들어
만발한 이 땅에 별꽃 가득 내렸다네.
깊고 어두운 밤 커다랗게 입을 벌려
피어나는 모든 것을 삼키고 말았다네.
채 리:(노래 부르는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갑니다.) 친구, 그건 무슨 노래예요?
아이: 어라! 못 보던 형이다! 안녕하세요? (꾸벅.) 요즘 유행하는 노래인데, 처음 들어보세요?
채 리:안녕하세요! 응, 난 여기에서 안 살거든요. 누가 부른 건데요?
아이: 몰라요? 며칠 전부터 친구들이 이 노래를 부르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따라 불렀어요.
채 리:그래? 흠~ 바깥에서는 부르는 사람을 못 본 것 같은데. 역시 젊은 친구들이 유행을 선두하는구나? 나도 본받아야겠다. 고마워! 형들은 이제 갈게요! 재밌게 놀아요. (하이파이브 손!)
아이: (손바닥 쫙 핀 채 맞댄다!) 조심해서 가세요! 도화제 때 또 놀러오시구요!
채 리:(돌아가며 강가를 둘러봅니다~)
▶:느리게 강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맑은 물 아래를 들여다보면 물고기들이 분주하게 꼬리를 휘저으며 헤엄쳐 다닙니다. 소일거리삼아 한가롭게 낚싯대를 드리워 놓은 노인들도 간간이 보이네요.
채 리:(맨손낚시를 시도합니다)
채 리: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28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대어입니다! 물살을 가르고 펄떡이는 물고기 한 마리를 건질 수 있었습니다.
채 리:와! 해, 이거 봐요. 주막에 가서 구워달라 할까요?
사 해:(꼬장꼬장한 눈으로 리 봄…….)
늘 몸가짐을 바르게 하시라고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채 리:에이, 누가 안다고요? 지금은 맨 손으로 대어를 낚은 사내, 그것 말고는 다들 모를텐데. 봐요, 칭찬하는 눈치잖아요!
사 해:(이마를 짚었다.) 월척을 낚으면 뭐 합니까. 소맷단이 이리도 흠뻑 젖었는데요. 죄 없는 물고기는 놓아주시고, 이리 오십시오.
채 리:어어? 고기반찬 먹기 싫어요? (다시 강가에 방생하곤 손의 물기를 털며 돌아온다.) 주막에서도 좋아했을텐데.
사 해:평소였다면 물론 그랬겠지만, 지금은 도화제 직전이니 일손이 부족할 정도로 바쁠 겁니다. 소일거리가 늘어나는 걸 반가워하진 않을 테죠. (자신의 소맷단을 끌어 올려 쥐고는 당신 손의 물기를 닦아 낸다.)
채 리:그래요? 흠~ 어쩔 수 없네. (길가 너머를 바라보았다가, 반댓 손으로 네 볼을 약하게 꼬집곤 앞장섰다.) 그래도 식사는 해야지. 어서 가요, 배고프다!
▶:커다란 주막은 도화국 곳곳에서 온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들어서려 하면 주모가 난감한 얼굴로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아무래도 축제 근방이라 손님들이 지나치게 많은 모양이에요. 손님! 이곳은 영 무리이니 다른 주막을 찾으세요! 하는 점원의 목소리도 들려옵니다.
채 리:…우리 안 망할 것 같지 않아요?
사 해:우려보다는…. 객이 많은 것 같군요.
채 리:흠… 이럼 어쩌지. 내 친구를 굶길수도 없고. (슬쩍어깨동무...) 다른 주막을 찾아볼까요? 맛있는 곳 알아요?
사 해:도화 내에서 가장 큰 주막이 이렇다고 하니 다른 곳의 상황도 별반 다르진 않을 듯합니다. 용무를 마치고 궐로 돌아가 식사를 하시는 것이…. (어깨동무 한 손 물끄러미 본다.)
채 리:모처럼 시찰을 나왔는데도요? …어쩔 수 없지. 반촌까지만 들렀다가 돌아가요.
▶:나라의 녹을 먹는 이들이 자리 잡고 있는 구역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반듯하게 세워진 기와집에서부터 고래 등 같은 기와집까지 그 크기와 모양은 가지각색이네요.
전반적으로 평화로운 분위기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지금은 한량들을 제외한다면 다들 관청에서 일하고 있을 시간이니 이렇게 한적한 분위기가 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닐 거예요.
채 리:나중에 해가 은퇴하면, 이곳에 집을 크게 하나 지어줄까요?
사 해:……예? (예상지도 못 한 말을 들은 사람의 눈.)
채 리:응? 좋잖아요, 조용하고, 사람도 덜 다니구….
사 해:사람들이 오해할 겁니다.
채 리:뭘요, 궁에서도 우리가 제일가는 동무인걸 모르는 사람이 있나. …헤헤, 농담이에요~ 나랑 계속 궁에서 살 거죠? 계속 같이 일하구~?
사 해:꾸밈없는 답과 간신을 흉내 낸 답이 준비되어 있습니다만, 어느 쪽이 좋으십니까?
채 리:네?! 둘 다 안들을래, 안들을거예요! 멋대로 생각하고 끝낼거야. 자, 자. 얼른 돌아가요 우리! (등을 떠밀었다.)
▶:얼추 도성 안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나면 벌써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다시금 돌담길을 걸어 왕궁의 옆문으로 들어섭니다.
도성 시찰의 마지막 여정은 왕궁 안이 됩니다. 관청에서 슬슬 퇴근하는, 혹은 야근에 시달리는 관리들을 돌아보며 걸음을 걷고 있자면 어느새 발걸음 끝에 닿는 곳은 아름답기로 소문난 후원입니다.
도화국이라는 이름답게 이 나라 곳곳에 복숭아나무들이 가득하다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공들여 가꾸어지는 곳을 고르라면 분명 왕궁의 후원 안에 있는 복숭아 언덕일 테지요.
겨울이 지난 덕분에 날이 길어 여즉 햇빛이 완연히 저물지 않았습니다. 잘 가꾸어진 후원 안쪽, 수로가 흐르는 돌담을 지나치면 아직 피어나지 않은 꽃망울들이 수없이 매달려 있는 복숭아나무들이 눈에 띕니다.
금방이라도 떨어져 내릴 것 같은 꽃망울들을 올려다 보면, 오늘도 피어 있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정말이지 어떻게 된 일일까요?
그 찰나, 시선의 끝에 문득 거슬리는 것이 보입니다.
▶:어떻게 할까?
채 리:(눈에 걸리는 것이 뭔지 찾아볼게요!)
▶:분명 저것은 누군가의 옷자락입니다만…. 이곳에 사람이 있을 이유가 있던가요? 당신이 무어라 행동하기도 전 사 해가 앞으로 나섭니다. 입가에 손가락을 하나 대는가 싶더니, 기척을 죽여 옷자락이 흔들렸던 쪽으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얼마나 흘렀을까요. 챙강! 칼날이 부딪히는 소리가 납니다.
채 리:(놀라 쫓아간다) 해, 괜찮아요?
▶:사 해가 향한 쪽으로 이동하면, 누군가를 향해 검을 마주 겨누고 있는 해가 보입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그를 향해 검을 겨누고 있는 자는….
□ □:…….
▶:검을 쥔 손끝은 한 눈에 보기에도 상처투성이입니다. 입고 있는 옷은 반쯤 해졌고 얼굴이나 몸 곳곳에 오래된 화상 자욱이 남은 모양이 흡사 거지꼴에 가깝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 있는 자세에는 흐트러짐이 없습니다. 미처 정리하지 못한 갈색 머리가 길게 허리까지 늘어져 있고, 한 쪽만 남은 자색 시선은 상대를 곧게 응시합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놀랍도록 이질적이고 당혹스러운 것이 있습니다. 그는 닮았어요. 아니, 꼭 같이 생겼습니다. 당신 앞에 서 있는 사 해와요. 곳곳에 있는 화상자욱과 눈 하나 없는 것을 제외하자면 쌍둥이라 믿어도 될 정도입니다. 사 해를 향해 시선을 돌리면, 그 역시도 명확하게 당혹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사 해:…누구입니까. 신분을 밝히십시오.
▶:나오는 목소리의 끝에는 약간의 떨림이 묻어 있습니다. 그러나 물음에도 돌아오는 대답은 없습니다.
그저 □ □는 사 해를 응시하는가 싶더니, 문득 고개를 돌립니다. 이번에 닿아오는 시선의 끝에는 당신이 있습니다. 그가 말끄러미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 눈 안에서 흔들리는 감각은, 글쎄요. 헤아릴 수조차 없이 무수한 어느….
얼마 즈음 시간이 지났을까요. 그가 훌쩍 고개를 돌리고 자리를 벗어납니다. 눈 깜짝할 사이 멀어지는 그는 사 해가 따라붙을 시간조차 주지 않은 채였습니다. 아연하게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해가 당신을 향해 고개를 돌려옵니다.
사 해:경비를 강화하라 이르겠습니다.
채 리:(울컥한 눈초리로 그제야 조심스레 네 소매를 쥐었다.) 어쩌자고 뛰쳐나갔어요? 경비를 불렀으면 되었을 걸. 깜짝 놀랐잖아요. 어디 다치진 않았어요?
사 해:(상처 하나 없이 멀끔한 행색이다.) 경비를 부른다면, 그들이 여기에 도달하기까지의 시간이 비게 됩니다. 그 공백에 전하께서 노출되게 할 수는 없지요. 그러니 염려는 거두어 주십시오. 저는 멀쩡합니다.
채 리:그래도요, 세상 어느 책사가 왕 대신 뛰쳐나가서 칼을 받아요? (호흡을 추스렸다.) 아니다, 안다쳤으면 됐죠! 앞으로는 호위무사 하나를 데리고 다닐까봐요.
사 해:(걱정 받는 것은 썩 나쁘지 않으나, 당신의 호흡이 흐트러지는 것은 달가운 일이 아니었으므로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듣기 반가운 소리를 하십니다. 호위무사를 곁에 두시거든 모쪼록 떨쳐내려들지 마시고 천천히, 품위 있게, (강조했다.) 행동하셔야 합니다. 저야 오랜 기간 전하를 모셨으니 전하께서 어디로 튀어 나가실지 대충 예상할 수 있습니다만, 그들은 아니지 않습니까.
채 리:설마요! 해와 있을 때도 떨쳐내려 한 적 없는걸요. 인원이 하나 늘어난다고 해서 해가 빠지는 것도 아닌데. 다들 내 그런 점을 좋아할 걸요. 어마마마도 그랬고요. (툴툴대며 이야기하다, 장난스레 웃는다.) 다만, 우리 사이가 너무 각별해서 어울리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이네요!
사 해:전하와 제 사이가 각별하다니요. 남들이 들으면 오해할 말씀을 하십니다. (그리 답하는 것치고는 단호하지 않다. 어물쩍 말끝을 흘린다.)
채 리:오해요? 빠짐없이 진실인데요! 장담컨대 도화국에서 해보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은 없을걸요, 붙들 수 있는 사람도요! (붙든 팔을 흔들었다.) 늘 가까이에 두는 건 단순히 친해서만은 아니거든요. 해는 내 가장 소중한 친구고, 신하이자… 유일무이한 사람이니까! 무슨 뜻인지 알죠?
사 해:…유일무이하다? (눈을 깜빡였다.) 듣기에는 좋은 말이나, 궁에는 듣는 귀가 많습니다. 그러니 말씀을 조심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추후 간택령을 내릴 적에 그 발언을 문제 삼아 잔소리를 늘어놓는 대신들이 생길 테니까요.
채 리:아무도 없는걸요, 다 알아요. 새소리조차 나지 않았잖아요. (자신은 사랑하는 이와 혼례를 맺고 행복하게 살 것이라고, 첩을 들일 생각도 없다고. 철없이 부담을 떠넘기던 나이는 훌쩍 지났으니 짧은 침묵 뒤로 넘긴다.) 나는~ 대신들이 혼내는 것 보다 해가 화내는게 더 무서운데요!
사 해:(끝끝내 그 침묵의 의미를 묻지 못했다.) …제가 전하께 화를 낸 적이 있었던가요.
채 리:… ….
여태 화낸 거 아니었어요?
사 해:……
……
……설마요?
채 리:…!!!!!
…잠깐, 잠깐. 여태 혼냈잖아요?!
사 해:……
……
…………설마요?
채 리:(머리를 부여잡았다…)
사 해:왜 그러십니까?
채 리:….
아냐, 역시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건 해라는 것을 상기했을 뿐이니까….
사 해:……제가요. (단 한 부분도 공감하지 못하는 이의 태도.)
채 리:해, 해는요? 해는 뭐가 제일 무서워요?
사 해:물론 도화국이 몰락하는 것이겠지요. 그리되지 않기 위해서는 전하께서 열심히, 국정을 보살펴주셔야 합니다.
채 리:…그럼요! 무너지게 두지 않아요. 그럼 우리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책사가 걱정되니까, 의약당이라도 들러요. (네 손을 힐끔거린다.)
사 해:(손바닥을 펼쳐 보여 준다.) 다친 곳은 없습니다. 하지만, 전하의 바람대로 의약당에는 들러 볼 터이니 염려는 거두어 주십시오.
그럼… 이만 돌아갈까요.
채 리:겉보기가 멀쩡하더라도요! (단호했다. 칼날 부딪히는 소리가 어마어마했으니 아마 손목 걱정일테다.) 따라가면 보는 눈이 많다고 할테니까, 혼자 돌아갈게요. 섭섭해하진 말아요?
사 해:(나직한 웃음소리.) 꼭 아이를 다루는 것처럼 말씀하십니다. 들어가시는 길 살펴보고 있을 터이니 먼저 걸음 옮기십시오.
▶:어둠이 찾아들 무렵 침전에 들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새벽입니다.
돌연 당신 뒤로 찾아든 선득한 것을 감각하던 순간, 등 뒤를 돌아보면 □ □가 서 있습니다. 당신이 아는 사 해와 꼭 같은 낯을 하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연히 다릅니다. 얼굴 곳곳에 헐룩진 화상자욱과 안대로 가려진 한 쪽 눈은 그에게 무엇인가 험한 일이 있었다는 것만 짐작하게 합니다.
얼마나 시선을 마주했을까요. 그가 서슴없이 당신 앞에 무릎을 꿇어 부복합니다.
□ □:전하를 뵙습니다.
채 리:당신! 오늘 낮에 봤었죠! (눈 동그랗게 뜨고 어쩔 줄 모르다가 꿇어앉은 무릎을 보고서야 말렸다.) 어어, 왜 그래요! 무슨 일이에요, 여긴 어떻게 들어왔고요!
□ □:(모든 걸 들었음에도 일어나지 않았다.) 긴히 드릴 말씀이 있어 들어와서는 안 될 곳을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죄는 추후에 물어주십시오.
채 리:그건… 일어나면요! 군관은 부르지 않을테니까, 앉아서 이야기 해요. 어서요!
□ □:(한참을 머무적대다, 마지못해 일어선다.) 전하께서는, 경계심을… 기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채 리:나를 어떻게 할 생각이었다면 무릎을 꿇고 격식을 차리진 않았을걸요? (이유라곤 많았으나, 그중 가장 진실된 것은 추레한 그의 모습에서 일순 사 해를 겹쳐보았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매섭게 몰아내지 못한 것이다. 자리에 앉은 그는 머쓱하게 목덜미를 쓸어낸다.) 할 말이라는 건요?
□ □:(물론 당신을 해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 □는…….) 불경한 소리이나, 이대로 간다면 도화국은 반드시 멸망하게 됩니다. 전하께서도…. (차마 뒷말을 이어내지 못한다.)
채 리:맞다! 평민들에게 노래를 가르친 것도 당신이죠? 복사꽃 피어나는 때에 기어코~ …아, 아니. 이게 아니라…. 왜요? 왜 그런 얘기를 하는 거예요?
□ □:여전하시군요. (미미한 미소만이 입가에 남는다.) 제가 그 멸망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힘을 빌려 인과의 법칙을 거스르게 되었습니다만, 그런데도 도화국의 몰락은 쉬이 저지되지 않더군요. 하나…. 이번에는 다를 것입니다. 그러니, 감히 청하건대 단 사흘만 저를 믿고 손을 보태어 주십시오.
채 리:다를 거라고 생각하는 이유는요? (잠시 고민하다,) …우선, 좋아요. 도화국을 돕는다고 밝혔으니 함께하겠지만, 제게 숨기는 건 없어야해요. 약속할 수 있어요?
□ □:모든 일을 아뢸 것입니다. 그럼, 이리로…. (손을 내민다.)
채 리:(내미는 손을 맞잡는다.) 치료받지 않아도 괜찮아요?
□ □:(고개를 저었다.) 시일이 아깝습니다.
▶:그는 당신을 어딘가로 안내합니다.
방 한 구석에 있는 화병을 자연스럽게 옮겨두고 몇 번인가 벽을 두드리면, 소리도 없이 벽의 한 구석이 문처럼 미끄러져 열립니다.
통로의 안쪽에서는 오래된 먼지와 습기의 냄새가 났습니다. 통로를 따라 얼마나 걸었을까요. 굽이굽이 갈라지는 몇 갈래의 길에서 그는 주저 없이 한 곳으로 이동합니다.
안내를 따라 조금 더 걸어가면, 이내 막다른 길이 나타납니다. 천장 쪽에 있는 뚜껑을 밀어내면 그 사이로 별이 총총 빛나는 밤하늘이 드러나네요.
바깥으로 나오면, 여긴 복숭아나무 숲입니다.
오른쪽으로는 불이 환하게 밝혀진 기루가 눈에 들어옵니다. 출구를 수습한 그는 자연스럽게 당신을 기루 쪽으로 인도합니다.
▶:험상궂게 생긴 경비가 기루의 출입을 막아서려 들면, 그는 자연스럽게 품 안에서 명패 하나를 꺼내어 보입니다. 명패를 보자마자 얌전해진 경비를 지난 이후로, 그는 꼭 자기 집마냥 기루를 성큼성큼 지나 안쪽으로 이동합니다.
복도를 거침없이 걸으며 몇 개인가의 방을 지나치더니, 이내 가장 안쪽의 방 하나로 들어섭니다. 그리고는 여즉 비어 있는 방 안, 병풍의 뒤로 당신을 숨깁니다.
□ □:무슨 소리가 들리더라도 인기척을 내시면 안 되며, 바깥으로 나오셔도 안 됩니다. 하실 수 있으시겠지요?
채 리:약속해요! 날 믿어요.
□ □:(미미하게 웃으며 당신을 등졌다.)
▶:이윽고 그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술상을 주문합니다.
시간이 지나자,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몇 명인가의 사람들이 들어오는 듯 발소리가 다소 많습니다. 하나, 둘, 셋... 몇 명이나 되는 걸까요?
어수선한 시간이 지나가고 나면 사람들이 소리를 죽여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채 리: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89 |
| 판정결과: | 실패 |
▶:□ □의 목소리를 시작으로, 몇 개인가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 □:분명 ……의 시작까지는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쾌청할 것입니다.
??: 호오, 확실한가. 자네의 예언은 언제나 잘 맞아 떨어졌지만… 그것이 날씨마저도 예언할 수 있는지는 몰랐군.
□ □:그저 아는 만큼 보이고, 그만큼을 이야기하는 것뿐이지요.
??: 그렇다고 해도 말이야, 자네 덕분에 ……이 더할나위없이 순항하고 있다네.
이대로만 간다면 자네도 분명 …… 커다란 …… 받을 수 있을 것이야.
□ □:……이라 하심은?
??: 원하는 것은 전부 다 가질 수 있겠지. ……을 ……해 달라 청하여도 기꺼이 ……께서는 들어주실 것이네.
□ □:…… 그것 참, …… 분수에 벅찬 청이로군요. 저는 그저 평안히 먹고 살 정도로면 만족합니다.
??: 하하…, 하긴, ……….
그러고 보니 말인데, 잘 숨겨 두었나?
???: 물론이지. ……에 아주 꼭꼭 숨겨 두었다고.
??: 반드시 ……까지는 누구에게도 밝혀져서는 안 되네. 명심하도록. ……를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 안 그래도 괴상한 노래가 돌기 시작해서 아주 신경 쓰인다고.
???: 그래봤자 허수아비 군주인데 알아채기나 하겠나? 우리에게는 예언자가 있으니, 반드시 …할 걸세.
채 리:
| 기준치: | 90/45/18 |
| 굴림: | 7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익숙한 목소리입니다. 분명 회의를 하다 들었던 것 같은데…. 잠깐만요. 그렇다면 이 말도 안 되는 계획에 도화국의 관리 역시 포함되어 있다는 말인가요?
이후로도 몇 번씩이나 서로의 입단속을 다짐하던 그들 모두가 이 방을 뜨고 나면, 그제야 □ □가 당신을 병풍 뒤에서 나오게끔 합니다.
채 리:(나오기는 커녕 쭈그려 앉아 올려다본다..) 제대로 듣지는 못했지만… 아는 목소리를 들었어요.
□ □:(□ □가 도화국의 관리를 모를 리 없다. 모든 것을 알면서도 침묵했다. 그저 손을 내민다.) 일어나시지 않고요.
채 리:그들이 뭘 하려는 거예요? …(맞잡는가 싶더니 되려 제쪽으로 당겨 너를 앉히려 들었다.) …혼난 기분이에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허, 허수아비 군주라니…?!
□ □:(이전의 그였다면 분명 어쩔 수 없다는 양 몸을 숙였을 것. 그러나 지금은 그저 힘주어 버티더니, 되려 맞잡은 손을 당겨 당신을 일으키려 든다. 전하, 시간이 없습니다. 짤막한 말 한마디만 덧붙여질 뿐이다.) 역모 외에 무엇이 있겠습니까. 역적의 말에 일희일비하지 마십시오. 그럴 가치가 없는 자들입니다.
채 리: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요? 죄를 작당하더라도 그들 또한 내 백성인데! (속상한 투로 한탄한다. 어찌 했어야 했는가, 눈으로 묻는듯 했다. 오늘이 평소와 같았다면 물어왔겠지,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네 얼굴을 마주한 그는 되려 입을 다물어 함구했다. 고집피우며 당기던 손을 놓곤, 땅을 짚어 스스로 몸을 일으키며.) 또 급히 갈 곳이 있는 거죠? 알겠어요, 가요!
□ □:(당신은 늘 그리하였다. 죄지은 이 단번에 내치는 일 없었으며, 그럼에도 다시 품어내길 숙고하고…. 스스로 몸 일으키는 모습 보고서야 상념을 털어내었다.) 급하다면 급한 일이지요. 전하께선 잠이 많으시니, 조금이라도 주무셔야지 않겠습니까.
채 리:잠요? (멀뚱히.. 얼빠진 얼굴로 바라보다 깨달은 듯 눈을 크게 떴다.) 맞다! 어서 돌아가야해요, 몰래 빠져나온 게 들킬지도 몰라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금 당신을 안내하기 시작합니다.
왕궁의 침전으로 돌아올 때 즈음에는 이미 날이 슬슬 밝아오고 있습니다.
□ □:오늘 밤, 같은 시각에 찾아오겠습니다.
채 리:몸 조심해요! 차 한 잔 같이 할 시간은 남겨두고요.
□ □:(가만 웃기만 했다.)
▶:이윽고 그는 훌쩍 창문을 넘어 사라집니다.
그가 사라진 자리를 보고 있노라면, 등 뒤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납니다. 사 해의 목소리입니다.
사 해:기침하셨습니까, 전하?
▶:직전까지 들었던 목소리와 다를 바 전혀 없는.
채 리: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93 |
| 판정결과: | 실패 |
▶:도저히 피곤해서 눈을 뜰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당신이 한 나라의 군주라지만, 하룻밤을 새는 건 철인이라고 해도 어려운 일인걸요. 그 쓴 맛에 달나라에 갔던 정신마저 번쩍 든다는 차를 물처럼 들이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이 쏟아집니다. 몸은 회의장에 있다지만 정신은 이미 달나라에 가 있어요.
그러던 와중에 귓가에 들어오는 내용이 있습니다. 축제의 첫날밤에 이루어질 불꽃놀이에 관련한 내용이네요.
이 불꽃놀이는 매년 열리는 도화제의 명물이기도 해서, 타국에서도 보러 오는 이들이 아주 많은 편입니다. 불꽃놀이 이전에 당신이 연설을 하기도 하고 말이에요.
그런데, 어라.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 불꽃놀이에 대해서 재고해 보시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 무슨 이유라도 있습니까?
???: 최근 가뭄이라고 할 정도로 비가 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자칫 잔불이 커다란 화재로 번질 위험도 있으니...
??: 그렇다고 한들 지금껏 그런 사고가 난 적이 없지 않습니까?
???: 그렇지만... 만에 하나 그런 사고가 난다면.
??: 어허! 괜한 소리 하지 말고 그대로 진행하도록 합시다.
▶:…문득 어젯밤 들었던 목소리와 겹쳐 들리는 것도 같습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불꽃놀이를 강행하자고 열변을 토하는 관리가 하나 눈에 들어옵니다.
저 사람은, 이번 도화제를 주관하기 위해 특별히 설립된 부처의 장입니다. 이름이 분명 이 재하였던가요.
어제의 대화와 더불어 반드시 불꽃놀이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태도를 합쳐보면... 그러네요. 어쩐지 그의 태도가 마음에 걸리지만, 목소리 하나만으로 한 부의 상서씩이나 되는 사람을 의심하기에는 마땅한 물증이 없습니다. 심증만으로는 아무것도 행동할 수 없으니까요.
어느 새 회의가 끝나고, 관리들이 빠른 속도로 물러갑니다. 당신의 곁에는 사 해가 시립해 있습니다.
아무래도 단서를 찾는 것이 시급해 보입니다. 사 해에게 사정을 설명한 후 함께 행동할 수도 있겠고, 홀로 움직일 수도 있겠고, 그도 아니라면 휴식을 취할 수도 있겠죠.
▶:채 리, 어떻게 할까?
채 리:(사 해의 어깨에 이마를 푹 눌러박곤…) 졸려요, 하지만 궁금한 게 있어요. 그렇지만 혼자 가면 잘 것 같아요… 그럼에도 오늘 반드시 알아야할 것 같아요. 어떻게 할까요? (명확히 원하는 바가 있는 목소리….)
사 해:…함께 가달라는 말씀이시지요?
채 리:그렇죠! (번쩍 고개를 든 탓에 일순 중심을 잡지 못하고 휘청인다.) 에구구. 해는 유능하니까, 내가 찾으려는 것도 분명 금방 찾아주겠다~ 싶어서~
사 해:(손 뻗어 휘청이는 몸 붙들어 낸다.) 무엇을 찾으시기에 그러십니까?
채 리:불꽃놀이요! 회의에서도 이야기했다시피, 최근 도화국엔 비가 내리지 않고 있잖아요. 내내 이토록 메마른 공기였을진대, 강행한다면 불이 나는 것은 일도 아닐거고요. 이 관리도 이 사실을 모르지 않을텐데, 왜 위험을 무릅쓰려 하는 건지…. 아니, 이게 아니라. 정말 도화국엔 불꽃놀이를 즐기다 불이 난 적이 없는가. 에 대해서….
사 해:도화제 개최 이래로 화제가 번졌다는 기록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예부상서야, 도화제의 흥망이 곧 자신의 실적이 되는 것이니 무리해서라도 강행하려 드는 것이겠지요. …무언가 마음에 걸리는 점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채 리:그게요, 그러니까, 음, 음. (한참 뜸을 들이며 양 손을 맞잡고 흔들던 그가, 입술을 말아 잇새 틈으로 밀어넣었다. 이야기하지 않겠다는 건지, 곤란하다는 건지. 이유는 답하지 않은 채 네 걸음을 이끌며 문 밖으로 나선다.)
사 해:(마음에 걸리는 점이 있으신가 보군…. 당신의 성정을 고려했을 때 언젠가는 답을 내어줄 것이 분명하므로 구태여 캐묻지 않고 따라나선다.)
▶:어제와 같이 왕궁의 옆문을 지나 돌담길을 걷다보면 저잣거리로 이어집니다.
축제의 전날인지라 어제보다도 훨씬 붐비는 것 같네요. 오늘도 왁자지껄한 목소리들이 당신의 귓가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수많은 이들이 지나치고 모여드는 이곳은 가히 도성의 중심지라 할 수 있어요. 무언가 원하는 것이 있거나 소문을 듣고 싶다면 이만한 곳이 없지요.
오늘따라 손님과 심각한 얼굴로 이야기하는 기름 가게 주인이 눈에 띕니다.
채 리:(슬쩍 둘 사이에 머리를 들이밀었다.) 누님, 형님. 오늘따라 표정이 어둡네, 무슨 일 있어요?
주민: 말도 말게. 기름 값이 금값이라더니, 그 말이 다 사실이었어.
기름 가게 주인: 어휴, 그렇게 많은 기름을 다 어디다 쓰려는 건지…. 이러다 불이라도 날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네.
채 리:누가 기름을 잔뜩 사갔나 보죠? 흐음, 좋은 일 아녜요? (모른 체 기름 가게 주인을 바라보았다.)
기름 가게 주인: 뭐, 도화제 때야 으레 기름이 많이 팔리기는 했지. 그런 것치고도 지나치게 많이 팔리고 있다는 게 불안한 거지마는.
왜, 요즘 멸망한다는 말이 돌고 있지 않어. 하필이면 그런 내용의 노래가 돌아다니니 불안한 거지.
채 리:그러게요~ 요즘 이상한 노래도 돌았었지 참. 아무 일 없길 바라는 수 밖에… 우리같은 평민이 그런 걸 신경써서 어쩌겠어요, 나라님이 다 해결해 주실 거예요! 아, 누가 사갔는지 얼굴은 못 봤어요? 나도 구경이나 해보자.
기름 가게 주인: 아랫사람들이 기름을 사러 온 걸 봐서는 반촌에 사는 나으리들께서 사들인 게 아닐까 싶은데.
▶:반촌에서 사들여지는 것 같다…고 하면, 역시 예부상서일까요. 그의 자택에 찾아가 본다면 물증을 구할 수 있을까요? 당장에 떠오르는 것은 그밖에 없습니다.
채 리:
| 기준치: | 90/45/18 |
| 굴림: | 11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그렇지만 어쩐지 찜찜한 구석이 있습니다. 기루에서 들었던 말들을 미루어보건대, 기름을 숨겨두었다고 하지 않았나요? 이렇게 대놓고 움직일 리 없습니다.
그렇지만 만에 하나 반촌에 기름을 두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확실히 예부상서도 반촌에 살고 있으니까요. 확인차 한 번쯤 가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네요.
채 리:흠…. (대각선으로 몸을 기울여 사 해의 몸 가까이에 기대었다가.) 터 좀 보러 갈까요?
사 해:제가 만류해도 가실 테지요. (얕은 한숨.) 도련님의 뜻대로 따르겠습니다.
채 리:(입꼬리 올려 기분 좋게 웃음짓곤 반촌으로 향합니다!)
▶:나라의 녹을 먹는 이들이 자리 잡고 있는 구역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반듯하게 세워진 기와집에서부터 고래 등 같은 기와집까지 그 크기와 모양은 가지각색입니다.
어제도 느꼈지만 전반적으로 평화로운 분위기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관청에서 일하는 이들 덕에 인기척은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나저나 이 많은 집들 가운데 어떻게 예부상서의 집을 찾아내죠?
채 리: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77 |
| 판정결과: | 실패 |
▶:한참을 헤맸지만 고래 등 같은 집들은 전부 비슷비슷할 뿐입니다. 지칠 대로 지칠 무렵이 되어서야 눈앞의 명패에 [이 재하]라고 적혀 있는 기와집이 들어옵니다.
채 리:(찾았다! 찾았지만…) … …어쩌지? (바닥에 떨어진 기름은 없는지, 쌓여있는 기름통 같은 건 없는지 서성거려봐요..) 해, 이 관리의 집에 가 본 적 있어요?
사 해:그럴 리가요. (덩달아 안쪽을 흘긋.) 특별히 이상한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만….
▶:그 순간, 파드득 날갯짓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립니다. 어라? 지금 뭔가를 보았나요?
채 리: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77 |
| 판정결과: | 실패 |
▶:새가… 날아든다. 웬갖 잡새가 날아든다…. 예부상서는 새를 많이 좋아하나 봅니다.
어쨌거나 지금 당장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없어 보입니다. 벌써 해가 지려는지 노을이 뉘엿뉘엿 저 편에 깔려 있네요.
일단은 돌아가 볼까요. 밤에 찾아올 손님을 맞이하려면 정말이지 조금이라도 자 둬야 합니다.
채 리:그렇죠? … (눈을 가느다랗게 떴다. 피곤해서인지, 걸리는 것이 쉬이 풀리지 않아서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시원하게 뒤를 돌아 궁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는다.) …아녜요, 괜한 생각이었을 지도 모르구. 우선 후퇴예요, 후퇴.
▶:얼마나 잠들었을까요?
눈을 뜨면 어둠뿐인 방 안에 자색 시선 하나가 빛나고 있습니다. 당신이 일어나기까지 내도록 기다린 것일까요. 앉아있는 자세에는 흔들림조차 없습니다. 일어나셨습니까, 묻는 목소리 역시 여상하고 다정스러울 뿐입니다.
채 리:(눈을 깜빡이며 시야를 가늠하다가, 온전히 네 존재를 이해하고 나서야 침전에서 오뚝이처럼 솟아올랐다.) 어, 언제부터? 왜 안 깨웠어요?
□ □:분명 잠이 모자라실 것 같았기에. 이 정도는 기다릴 수 있습니다.
채 리:그래도요! 얼마나 기다렸어요? (창 밖으로 돌렸던 시선이 다시 네게 돌아온다.) 미안해요, 이렇게 잘 줄은 몰랐어….
□ □:괜찮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까요. 오늘도 함께 가 주시겠습니까?
채 리:응. (매무새를 다듬곤 외투를 걸쳤다.) 가요!
▶:오늘도 그는 자연스럽게 당신을 이끌어 비밀통로로 향합니다.
먼지와 습기 찬 통로를 지나 뚜껑을 밀어 열고나서면, 또 다른 복숭아나무 숲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앞선 등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어둑하고 음침한 뒷골목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뒷골목의 곳곳에는 빈 집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숨겨놓기에는 아주 제격인 곳이죠. 그렇지만 이 많은 집 가운데 어디에 무엇이 있는 줄 단박에 알기란 영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아무래도 하나하나 직접 뒤져보는 수밖에 방법이 없겠네요.
채 리:(P1로 향합니다!)
▶:빈 집입니다. 문을 열어젖히면 전반적으로 먼지뿐인 빈 공간이네요. 누군가 이곳에 드나든 것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채 리:(없다,, P4로 향합니다!)
▶:문을 열어젖히는 순간 확연하게 다른 냄새가 납니다. 묘하게 비릿하고 어딘가 서늘한... 오랜 기간 평화를 유지해온 도화국에서 이만큼 이질적인 냄새를 맡기도 힘들겠지요. 눈앞에는 수많은 병장기들이 놓여 있습니다. 날이 잘 갈린 단도, 장검, 창, 철퇴... 쇠의 냄새에 머리가 흐려질 지경입니다. 이만큼이나 많은 무기들이 있어야 할 이유가 무엇이던가요. 관아도 아닌 이런 빈민가에 말이에요.
채 리:저! … …(무심코 익숙한 이의 이름을 부르려다 멈추었다.) …기이? 미안, 뭐라 불러야하는지도 묻지 않았네. 혹시 이게 다 뭔지 알아요?
□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짐작하시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고요.
채 리:어디서 이런 것들을 다 구해온단 말예요? (P7로 이동합니다~!)
▶:빈 집입니다. 낡은 구석구석에는 곰팡이 냄새가 나고 벽은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것처럼 금이 가 있네요.
□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겠지요. 여럿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요.
채 리:(하지만 우린 내내 평화로웠는데. 장난기를 거두었다. P10으로 걸음합니다)
▶:들어가 보면 수많은 통이 가득 차 있습니다. 다가가 만져보기만 해도 알 수 있습니다. 기름입니다. 기름 가게에서 사 간 기름들이 어디로 갔나 했더니 역시 이곳에 전부 있었나 보네요. 여기에 불이라도 붙는다면 번지는 것은 금방이겠지요. 통이 옮겨진 것인지 사이사이 비어있는 자리가 눈에 띕니다. 어디로 옮겨진 걸까요?
채 리:여기 봐요! 몇몇 개가 비어있어요. 이 틈에 둘이서… 라도 치우는 건 힘들겠죠?
□ □:(고개를 젓는다.) 이 기름을 치워낸다 한들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부족한 것은 다시 채워 넣으면 되는 법이니까요.
채 리:이 곳에 모두 모아두나봐요, 낮부터 기름을 모조리 사들이고 있다는 것 같더라구요. 역시 실행 이전에 저지해야겠죠? (또 저벅저벅... P11으로 갑니다.)
▶:이곳에도 병장기가 가득 들어차 있습니다.
채 리: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95 |
| 판정결과: | 실패 |
▶:별달리 보이는 것은 없습니다. 쇠냄새에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네요. 빨리 나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채 리:(설 ,,설마 이미 찔럿다거나.. 한 손으로 코를 막고 병장기를 뒤적여봐요...)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18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장검 중 하나에 새겨져 있는 이름이 문득 눈에 들어옵니다. ...이 장검, 예부상서의 것이었네요. 챙겨두면 물증이 될지도 모릅니다.
채 리:(우와!) 이거, 하나 가져가도 돼요?
□ □:티가 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전하의 뜻대로 하시지요.
채 리:고마워요! (소매 속에 쏙... 예부상서의 검을 챙기곤 P12로 향합니다)
▶:이곳은 제법 사람이 다녀간 흔적이 있습니다. 흔적이라고 해봤자 그나마 창고를 면한 것 같이 보이는 정도지만요. 회의실로 썼던 걸가요. 벽에는 어지럽게 글월들이 붙어 있고 탁자 위에는 지도들이 널려 있습니다. 증거가 될 터이니 전부 챙겨갈 수 있겠네요.
채 리:(글월도 지도도.. 일단 품에 넣어두곤 P9로 이동합니다!)
▶:이곳에는 온갖 책들이 쌓여 있습니다.
채 리: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벌벌버,, P6으로 떠납니다..)
▶:이곳에도 기름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채 리:(P3으로 이동합니다!!!)
▶:텅 빈 집입니다. 먼지만이 쌓여 있네요.
채 리:(P2에두..?)
▶:기름통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채 리:(이럴수가 ,, P5로 갑니다)
▶:이곳은 텅 비어있네요.
채 리:(P8을 살필게요!!)
▶:문을 열어젖히면 들리는 것은 날갯짓 소리입니다. 곳곳에 새장이 걸려 있고, 안에는 각각 새들이 앉아 있습니다. 새들의 발에는 하나같이 작은 대나무 통이 매달려 있습니다.
채 리:
| 기준치: | 90/45/18 |
| 굴림: | 6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자리하고 있는 전서구들은 비둘기 같은 작은 새들이 아닌, 매와 독수리 같은 크고 머리도 좋은 녀석들입니다. 큰 만큼 의심을 사기도 쉽지만 동시에 멀리 보낼 수도 있는 종류들이지요. 문득 기루에서 들었던 말이 머리를 스칩니다. 어쩌면 이 전서구들이 보내지는 곳은...
채 리:(새장 앞에서 혀를 튕기며 매를 불렀다.) 전서구를 하나 가져가도 들키지 않을까요?
□ □:(고개를 젓는다.) 저 새들이 전하를 따를 것 같진 않으니, 소란이 벌어지겠네요. 크기가 크니 들킬 우려도 있겠고요.
채 리:매일 밤 찾아와서 간식도 주고, 쓰다듬어주면 날 봐줄 것도 같은데. … …시간이 없겠죠? (아쉬운대로 턱을 긁어주곤 일어났다.) 슬슬 돌아갈 시간이에요?
□ □:(재차 수긍했다.) 따라 주시렵니까?
채 리:응, (손을 내밀다가도 슬그머니 거두었다) …돌아가요!
□ □:(거두어진 손에 시선을 두다가도, 이윽고 앞장 서 길을 터 낸다.) 내일 밤은 그들의 거사일이니 분명 움직임을 보일 겁니다.
사 해와 함께 계십시오. 적어도 그는 확실히 믿을 수 있으니.
채 리:아직 알아낸 게 없는데… (고민하듯 팔짱을 낀다.) 당신은 어디에 있을 거예요?
□ □:역모의 증좌가 될 만한 것들은 이미 챙기셨습니다. 돌아가시는 대로 글월과 지도를 살피신다면, 내막을 알게 되실 겁니다.
저야...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몸을 숨기겠지요.
채 리:그으럼, 모든게 끝난 후에 또 만나요. 다치지 말구요! 몸 조심해요. 약속! 지킬 거죠?
□ □:걱정 마십시오. 내일 밤,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제 할 말을 다 한 상대는 궁에 도달하자마자 무어라 되물을 틈도 없이 훌쩍 창틀을 넘어 사라집니다.
채 리:(침전에 돌아가 글월을 펼쳐봅니다!)
▶:글월들은 전부 누군가 보내온 것입니다. 흘려 적어뒀지만, 대략적으로 알아낼 수 있는 내용은 이렇습니다.
전혀 알지 못했던 음모가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채 리: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7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흠... 지도를 확인해요)
▶:지도들은 대개가 도화국의 것입니다. 영월 제국의 국경에서 도화국의 도성까지 닿을 수 있는 최단 거리들이 몇 개고 그려져 있네요. 회의에 회의를,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 듯 지도는 지저분합니다.
채 리:너덜너덜해! (주변을 둘러보다 침상 밑에 넣어두곤 자리에 누울게요,,)
▶:침상에 누워 잠을 청하면, 어느 새 등 뒤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아침이 밝은 모양이에요.
사 해:전하, 기침하셨습니까.
▶:그리 말하며 들어온 사 해가 당신을 보고 아연한 표정을 짓습니다.
아, 그러고 보면 확실히 빈민가는 다소... 도 아니고 아주 먼지 투성이였죠. 그곳을 밤 내내 거닐다 왔으니 적어도 어딘가에 나갔다 왔다는 건 확실하게 들켜 버린 모양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사 해의 눈이 가늘어집니다.
사 해:전하, 아무래도 설명이 필요하겠습니다만.
채 리:… … (이리저리 눈을 돌리며 피하다가….) …잠도 안 오구… 달도 밝길래… …뭣 좀 알아봤어용….
사 해:무엇을?
전하, 나라가 흉흉합니다. 적어도 저를 불러 함께 움직이셔야 했습니다.
채 리:알고 있어요! 하지만 믿을만한 사람과 다녔는걸요! (벌떡 일어나 잠옷의 먼지를 털곤 네 손을 잡아 제 침대로 끌어온다. 그리고는 주저앉아 침상 밑을 뒤적여 글월과 지도, 검을 꺼내오는 것이다.) 비밀로 하려던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섣불리 의심하고싶진 않았으니까… 그리고… 그리고… 해가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아서….
정말 미안해! 하지만 나도 왕인데, 도화국의 군주인데.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없잖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분위기정도로 알 수 있다구요.
사 해:(찬찬히 글월이며 지도, 그 외의 것들을 살펴보았다. 이렇다 할 반응 없이 무던히 눈만을 굴리며 내용을 훑다가도 머지 않아 내려 둔다. 하나, 내가 그 자를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그 말에는 미묘히도 눈가를 찌푸리게 되고 마는 것이다.) 위험을 감수하실 작정이셨다면 제게도 나누어 주셨어야 했습니다. 전하의 말씀대로, 전하께서는 도화국의 군주이지 않습니까. 군주가 스러지면 나라도 쇠락합니다.
저는..., 전하께서 조금만 더 이기적인 사람이 되길, 늘 바라고 있습니다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죠. (그렇기에 나는, 당신을...)
채 리:(입매가 길게 굳어진다. 나의 이기심은 네가 평생 제 곁을 지켜주기를 바랐던 것 만으로 그를 다했다. 우정을 앞세워 제 마음으로 부담을 주었을 때에도, 비겁하게 아닌 체 도망을 치려 했던 때에도.) 미안해, 다음엔 숨기는 것 없을 거예요. 이런 일 없게 할게! 너무 속상해 마요. 진실로, 해가 이렇게 걱정할 줄 몰랐어. …사실 조금 혼나기야 걱정했지만서두.
사 해:조금? 많이 혼낼 겁니다.
채 리:잘못했어요~! 용서해줘!
사 해:(흠.) 그래서, 이제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증좌가 있으니 예부상서를 구속하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닐 터, 원하신다면 준비해 두도록 하겠습니다.
채 리:그러게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머리카락을 만질였다.) 하필 도화제 첫 날이라, 국민들은 아무것도 몰랐으면 좋거든요. 하지만 예부상서는 잡아들여야겠구… 불꽃놀이를 조금 미루고, 본대를 찾는다던가! …어찌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사 해:원하시는 바 그대로 명하시면 됩니다. 군주란 그런 자리이니까요. 관리들을 모으겠습니다.
▶:어느새 새파란 하늘에는 해가 중천입니다. 축제가 시작되었는지 바깥 역시 온통 분주하고 떠들썩하네요. 그리고 도화국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불꽃들로 인해 멸망하기까지 하루도 채 남지 않은 시각이고요.
축제는 시작되었고 운명의 시각은 점차 다가옵니다. 그리고 당신은 이 나라를 다스리는 유일한 군주이고요.
자, 도화국의 왕이시여. 무엇을 할까요?
채 리:도망치다 칼부림이 나면… 특별공연이라고 하세요! 곳곳에서 일어날테니까, 그들이 거친 말을 해도 다들 의심하지 않을테죠. (어때요? 작게 덧붙이곤 곁의 책사에게 시선을 옮겼다.)
사 해:말씀하신 대로 백성들이 전말을 눈치채지 못하게끔 처신하겠습니다. 그럼... 명을 내려주십시오.
채 리:예부상서를 잡아들이고, 반역자를 수색하죠!
…그런데, 쌍어궁이 잘 보이는 자리가 어디죠?
사 해:지대가 높은 곳..., 어지간한 가옥의 지붕이나, 언덕 위라면 모두 찾아볼 수 있을 겁니다.
▶:당신은 예부상서의 체포를 명합니다.
곧 몇몇의 군사들이 궁을 나서더니, 이윽고 예부상서를 포박한 채 궁으로 돌아옵니다. 그는 당신의 앞에 무릎 꿇려진 채 억울함을 피력합니다.
이재하: 전하, 억울합니다. 역모라니요!
채 리:그럼요! 억울하죠! 그렇게 보이지는 않겠지만, 나는. (손짓하여 물리곤 자리에서 내려와 그의 앞에 글월과 검을 내려놓았다.) 그저 이야기를 들으려 했을 뿐이에요. 진실인지를요. 내용을 읽어보겠어요?
이재하:진정 이것들을 믿으시는 겁니까? 전하, 궁의 권력 관계를 잘 아시지 않습니까. 누군가의 모함임이 분명합니다.
채 리:믿어요. 그리고 예부상서도요. 방법이 하나 있죠. 나랑 도화제 갈래요? 물론 우리 둘끼리~는 아니지만요.
이재하:대체 무슨...?
채 리:나는 이 나라가 망하지 않았으면 하거든요! 도화제가 좋고, 매번 피는 도화들도 좋고. 궁 뒷편의 후원도 영원했으면 좋겠어. 하지만 수상한 게 한 둘이 아니다보니, 축제에도 일을 할 수밖에… 걱정 말아요, 먹을 것은 챙겨줄테니까! 사해랑 나, 우리 둘 하고. 이 관리까지 껴서. 셋이서 밤새도록… 쌍어궁이 잘 보이는 자리를 찾는 거예요. 도화제가 끝나도록 문제가 없었다면, 괜한 오해였던거구. 아니면… 잡힌 이들을 심문할 거예요. 생각나는 곳 없어요?
이재하:(한참 동안이나 말이 없다, 이윽고 허탈한 웃음을 터트린다.) 하하, 전하는 이런 상황에서까지 이상을 쫓으려 드시는 군요.
그렇기에! 제가 이 나라를 등진 것입니다. 온정과 인내만으로는 한 나라를 유지할 수 없단 말입니다!
저와 쌍어궁이 잘 보이는 자리를 찾겠다고 하셨지요? 잡힌 이들을 신문하겠다고도요. 우리를 붙잡는다 한들 이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요, 아닙니다. 전하, 이미 늦었습니다.
제가 누구와 손을 잡았다고 생각하십니까? 도화는 영월을 당해낼 수 없을 것입니다.
사 해:죄인의 말은 더 들어 줄 가치가 없겠습니다. 전하, 하옥을 명하시지요.
채 리:아쉽다, 도화제. 같이 가고 싶었는데. 불꽃놀이도요. …하지만요, 피로 세워진 나라는 피로 스러질 수 밖에 없어요. (끄덕인다.)
▶:이재하는 곧 군사들의 손에 이끌려 투옥됩니다. 그를 끌고 나가는 군사 중 한 명이 뛰어와 사 해에게 무언가를 전하더니, 이어 사 해가 당신에게로 다가옵니다.
사 해:예부상서, 아니. (굳이 정정한다. 죄인을 대우해 줄 필요는 없지 않은가.) 이재하의 저택을 압수수색하여 얻은 문서라고 합니다.
채 리:무슨 내용이에요?
사 해:삿된 것을 돌려보내는 주문... 인 것 같군요. 익혀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채 리:음! (기운 넘치게 대답한 것 치곤 고개가 기울었다.) 왜 그의 방에서 나왔을까요? 어찌 되었건 잘 된 일이라지만, 이래서야… 반드시 악귀가 내려올 것 처럼.
사 해:...만일을 대비해 군사들을 각지에 배치해 두겠습니다.
▶:어느 새 노을이 뉘엿하게 지고, 지평선 쪽으로는 별이 떠올라 있습니다. 곧 쌍어궁이 떠오르겠지요.
당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은 다 했지만, 그게 완전하게 이 모든 음모를 막은 것이 아님을 알 것입니다. 예부 상서는 어디까지나 이 모든 일들을 저지른 이들의 일부에 지나지 않지요.
여전히 영월 제국에서 온 이들은 남아 있고, 분명 계획을 실행하려 들 것입니다. 그 계획이란 것이 어디에서 실행될지는 모르겠지만요.
하지만, 당신은 우선 해야 할 일을 하기로 합니다. 불꽃놀이가 이루어지기 전 하는 연설은 매년 이루어지는 군주의 의례와도 같은 것입니다. 보세요, 지금도 저잣거리에서 백성들이 빼곡하게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걸요.
사 해와 다른 이들의 호위를 받아 저잣거리로 향합니다. 연단 위로 올라서면 모두가 당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 같아요.
무어라 말을 하려 입을 여는 순간, 군중 속에 섞여 있는 자색빛의, 하나뿐인 시선과 눈이 마주칩니다. 입술이 벌어집니다.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소리 내어 말하는 것만 같이 당신에게 소리 없는 말들이 전해집니다.
□ □:바로 지금, 하늘 위.
▶:입모양과 함께 가리키는 손끝을 따라 시선을 돌리면, 반짝. 쌍어궁이 떠올라 있습니다. 그 옆에서 무언가 반짝였던가요.
몇 번쯤 눈을 깜박이면 그것은 어쩐지 가까워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아니, 확실하게 가까워지고 있어요.
애초에 별조차도 아닙니다. 별은 저렇게 타오르지 않는걸요.
저건,
불꽃입니다. 그것도 아주 커다란.
복사꽃 송이송이 붉은 어둠 물들어
만발한 이 땅에 별꽃 가득 내렸다네
깊고 어두운 밤 커다랗게 입을 벌려
피어나는 모든 것을 삼키고 말았다네
▶:진정 그 말대로, 모든 것을 집어삼킬 불꽃들이 떨어져 내리기 시작합니다. 쾅! 요란한 소리를 내며 땅에 부딪힙니다.
하나, 둘, 셋... 도대체 이게 몇 개야? 어림잡아도 26개는 될 것 같네요.
순식간에 도성 안은 비명소리와 울음소리로 아수라장이 됩니다.
채 리, 어떻게 행동하나요?
채 리:이, 이게 뭐야? 설마 그 문서에 써있는 타오르는 재앙일까요? 저런게 하늘에서 떨어질 줄은 몰랐는데! …지금! 행사에 남은 인력이 있나요?
▶:연단 주위에는 호위를 위해 배치해둔 인력이 꽤 몰려 있습니다. 사람을 모으나요?
채 리:백성들을 마을 끝으로 대피시키고, 아! 대신 영월쪽은 피해야해요. 해, 어디있어요? 우리는 산으로 가야해요!
▶:그 순간, 채 리와 사 해의 사이로 누군가가 훌쩍 뛰어듭니다. ㅁ ㅁ입니다. 그는 두 사람에게 눈짓합니다. 그 눈짓을 따라 시선을 돌리면, 하늘에서 떨어지는 커다란 불꽃이 복숭아 언덕을 향하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연단에서 가볍게 뛰어내린 ㅁ ㅁ가 이내 자신이 눈짓한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합니다. 그 발걸음에는 망설임이라곤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제, 어떻게 할까?
채 리:높을 수록 더 효과가 좋을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나 봐요! (□ □를 쫓아 복숭아 언덕으로 향합니다!) 다들, 주문 기억하죠?
▶:예! 힘찬 대답과 함께 일사불란한 움직임이 당신의 뒤를 따릅니다.
▶:그의 발걸음을 따라 도착한 후원은 이미 아수라장입니다. 커다란 불꽃이 복숭아나무 언덕 곳곳을 불태우고 있어요. 최근 비가 오지 않았지요. 가뭄이 들어 바짝 말랐던 탓에 더욱 잘 타고 있는 것도 같습니다. 이대로라면 전부가 타 버리는 것도 금방이겠어요.
채 리: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6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불꽃 안에서 발버둥치는 사람의 인영이 몇 개 보입니다. 아, 설마 저것은... 문득 주문에 적혀 있던 마지막 말들이 떠오릅니다. 주문을 외우는 사람마저 불타버릴 수 있으니 주의할 것. 고기가 타는 냄새가 매캐하게 납니다.
채 리: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5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많은 이들을 이끌고 언덕에 당도합니다.
이제, 어떻게 할까?
채 리:(시체를 뒤로 하고 사람들과 타오르는 재앙의 귀향을 외어요)
▶:얼마나 주문을 외웠을까요?
문득 당신은 주변의 온도가 한결 낮아진 것을 깨닫습니다.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면 거짓말처럼 불꽃들이 사라져 있어요.
정말로, 이렇게나 쉽게?
그렇게 생각하던 순간, 털썩. ㅁ ㅁ가 주저앉습니다. 그 얼굴은 어떤 환희에 차 있는 것도 같고, 달리 보자면 어떤 탈력감에 가까운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재미있구나.
▶:라고, 당신 뒤에 서 있던 누군가?가 웃었습니다.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면, 제대로 된 형체는 보이지 않습니다. 검은 안개 같은 것이 한데 모여 사람의 형상을 이루고 있을 뿐입니다. 안개는 한들한들 걸음 옮기듯 움직여 이내 ㅁ ㅁ의 앞에 자리합니다.
?:그리 악에 받친 얼굴을 하고 있더니만..., 실로 그 재앙을 치워버릴 수 있을 줄은 몰랐지. 아슬아슬했어, 아슬아슬했지만... 역시 너희들은 절박할수록 퍽 즐거운 것들을 내게 보여주는구나.
그렇지만, 이제는 약조를 지킬 시간이지?
▶:그 말에 ㅁ ㅁ는 퍽 덤덤히도 고개를 끄덕입니다.
채 리:(둘 사이에 슬그머니 제 머리를 밀어넣었다.) 실례합니다아… 실례하지만, 누구세요? 무슨 약조구요?
□ □:(당신의 앞을 막아선다.) 별것 아닌 일입니다. 인과를 거스르는 것에 이자의 도움을 받았고, 이제는 대가를 치뤄야 할 차례지요.
채 리:대가요? 무엇을 걸었는데요? 하지만, 우리는 많은 사람을 구했잖아요. (검은 안개로 일렁거리는 ?를 바라보았다.) …그렇죠?
□ □:제가 내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ㅁ ㅁ의 족적, 육신, 나아가 어쩌면 존재까지도... 소멸을 고함에도 후회나 두려움 따윌 찾아볼 수는 없다.) 몇의 생명을 구했다 한들 저 자에게는 의미 없는 일입니다. 인간이 아닌 존재에게 인정을 바라서도 안 되는 것이고요.
자, 이제... 헤어질 시간입니다. 전하께서는 사 해와 앞으로의 삶을 누리십시오.
채 리:(그의 앞에 꿇어앉아 손을 쥐었다.) 영혼만 있다면, 육신이 무너지더라도. 우리는 구천을 돌고 돌아…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당신과도 함께 도화제에 가고싶었는데… 미안해, 엉망이 되어서. (수놓인 흉터를 손끝으로 읊는다. 어쩌면 당신의 헌신과 노력이 되었을 흔적.) 이름, 이름이요. 아직 알려주지 않았잖아요. 아마도 내 기억에, 네 이름은…. (이어 답하는 것을 그만둔다. 네 답을 기다리기라도 하듯, 가만히 응시할 뿐이었다.)
□ □:모두 제 선택이니 사과하지 마십시오. 저는... 이것으로 만족합니다. (가느다란 미소. 시선을 마주하면, 답 대신 물음을 건넨다.) 이미 아시지 않습니까?
채 리:(고개를 끄덕인다. 목을 죄는 먹먹함을 삼켜내곤, 두 음절을 입술로 떨구어냈다.) 해. 사 해. 너만이 이 모든 대가를 치르게 할 수는 없어요. 도화국은 큰 빚을 졌습니다. 부디 지금은 사라지더라도, 다음 생을 그릴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을까요?
□ □:부디 행복하십시오. 그것 외에는 바라지 않습니다.
채 리:행복할게요! 나 알잖아요. 내 옆엔 해도 있는걸요… 다음엔 아프지 말고 행복해야해요. 꼭 다시 만나요. 그 곳에서 나를 만나게 되면, 아는척도 해주고. 친하게도 지내주고. 알겠죠?
▶:ㅁ ㅁ가 고개를 끄덕이면, 사 해는 당신의 손을 붙들어옵니다.
▶:잡아 오는, 당신이 아주 잘 아는 손은 단단하고 따스합니다. 그리 손잡은 채로, 문득 시선이 마주칩니다. 기나긴 세월을 거슬러 온 그와요. 한 쪽만이 남은 ㅁ ㅁ의 눈은 여전히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 눈은 그저 이 모든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 같기도, 혹은 이 모든 일들에도 불구하고 당신을 지극히 아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 이제는 이별입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지요. 다음 순간, ㅁ ㅁ의 발끝이 느릿하게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꼭 잔상이라도 되는 것 같아요.
발 아래서부터 조각조각 흩어지는 그 모양은 꼭 꽃잎과도 같습니다.
이내 붉은 바람이 그를 휘감고, 가슴까지 올라가, 마지막 순간 보이는 것은 오로지 하나의 시선이었다가... 그마저도 흩날려 사라집니다.
...그리고 이제는 이곳에 둘만 남았습니다. 단단히 손을 맞잡은 그와 당신이요.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알고 있습니다.
▶:어제와 오늘이 같지 않듯, 알기 전과 알고 난 후는 결코 같을 수 없습니다. 문득 고개를 들어 올리면, 아. 어느 사이였을까요.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붉은 꽃잎입니다.
그토록 피어나지 않던 복사꽃들이 만개한 채로 새벽바람에 흔들립니다.
툭, 투둑.
보세요, 비가 내리고 있어요.
선연하고 투명한 빗방울이 꽃잎 위로 부서져 내리고 서서히 밝아지는 하늘 아래로 온 세상이 드러납니다.
▶:복사꽃이 피었어요. 아무 일 없는 평화로운 아침입니다. 이것으로 이 나라의 안온은 영원이 되겠지요. 두 사람을 감싸 안듯 여우비가 내리고 빛이 쏟아져요.
이것은 모든 세상에서 단 한 사람이 사라지고 남은 아침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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