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미널 로즈

 

그림
그림
그림
그림
긞
그림
▶:이야기는 불 꺼진 미술관 안, 커다란 심해어가 헤엄치는 전시품 앞에서 시작합니다.
바닥에 설치된 그림에는 마치 걸어 들어오라는 듯 펜스가 걷어져 있고, 바닥에는 누군가의 발자국이 찍혀 있습니다. 지금은 그 안에 들어가기를 망설인 지 2~3분 가량 흐른 상황이고요.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요? 분명 두 사람은 주말을 맞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술 작품들을 관람하러 왔을 뿐이었는데요. 어느 작가의 유작이 전시된 미술관에서는 한 순간에 사람들이 사라지더니, 그림에서 소리가 나고 물건이 떨어지는 이상현상들이 계속되다가,
급기야 두 사람을 부르는 글귀들이 벽과 바닥에 새겨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글들을 따라 내려와 마주한 게 심해어가 그려진 이 그림이고요.
내려오면서 확인해 본 문이며 창문은 모두 잠겨 있었죠.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것 외에는 별다른 수가 없어 보입니다.
첸 티엔:이런 상황 공포영화에서 자주 본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걸? 내가 겪게 될? 줄은 몰랐지.)
이안 브란트:그리고 이런 데서 따로 떨어지면 곧장 위험해지는 게 바로 공포영화 클리셰인 거죠... (선배 옆에 얌전히 붙어있기)
첸 티엔:그러엄, 이렇게 된 김에 손이라도 잡고 있을까요? 떨어지지 않으려면 뭐라도 붙잡고 있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잖아요.
이안 브란트:놓치면 안 돼요. (조심스럽게 손을 붙잡았다.) 이제 여기… (티엔 바라보았다가 그림 바라보는) 들어가야 하는 거겠죠? 음. 싫다……. (잠잠) 공포 계열의 무언가는 저랑 안 맞는 것 같아요.
첸 티엔:공포 계열의 무언가를 즐기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이런 상황은 썩 달갑지 않지만요…. (손을 붙잡은 채로 그림에 발을 디디면, 수면을 표현한 그림이 마치 진짜 물처럼 찰랑였다.) ……정말 들어갈 수 있나 본데요. 어떻게 할까요?
이안 브란트:네에, 그래 보여요…. (은은한 눈빛으로 티엔 바라보았다. 손 고쳐잡고는) 들어가요. 이것 말곤 방법도 없어 보이고…, 어떻게 되든 둘이라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요. (고민 끝에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
▶:두 사람은 그림 속으로 들어갑니다.
섬뜩하게 생긴 물고기가 헤엄치는 물 속에는 계단이 있고, 그 끝에는 커다란 그림들이 걸린 푸른 방이 있습니다.그려진 수면은 통과할 때만 잠깐 유화 특유의 기름 냄새가 났을 뿐입니다.
몸은 젖지 않았고, 계단을 내려오면 그 냄새마저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직사각형 모양 방의 한쪽 끝에는 자물쇠가 걸린 문이 있습니다. 반대쪽 벽에는 화병이 놓여 있네요.
이안 브란트:곧장 물에 빠지나 싶어서 조금 걱정했는데… 신기하네요. (눈을 몇 번 깜빡인 뒤 자물쇠가 걸린 문 앞으로 향한다. 여전히 손 붙잡은 채.) 문… 잠겨 있네요. (잠긴 문도 다시 보자! 덜컹 소리 나게 냅다 당겨 본다.)
▶:덜컹, 덜컹. 굳게 닫힌 문은 조금씩 흔들리기만 할 뿐 열리지는 않습니다.
이안 브란트:음. 역시 안 열리네요. (사실 조금 기대했다면 곤란하겠죠. 문고리 얌전히 놓은 뒤에 화병 앞으로 걸어갑니다. 원래… 열쇠란 근처 화병 아래에 두는 것이 「국룰」이니까.)
첸 티엔:저어…. 정말 궁금해져서 묻는 건데요. 이아안…, 혹시 문을 뜯어본 적도 있는 거예요? 폼이 능숙하시길래.
▶:화병에는 보라색 장미꽃이 꽃혀 있습니다. 꽃도 잎도 싱싱합니다. 화병 옆에는 파란색 열쇠와 쪽지 하나가 놓여 있네요.
이안 브란트:에이, 설마요. (수줍게 웃었다.) 실수로 문고리를 부순 적은 있지만… …… 사람이 문을 통째로 뜯을 리가 없잖아요.
아, 열쇠네요. (쪽지를 먼저 열어봅니다.)
▶:[그 장미가 생기를 잃어갈 때 그대도 부식된다.]
[장미와 그대는 일심동체.]
이안 브란트:이해하기 어려운 글이 쓰여져 있는걸요. (쪽지 내용을 티엔에게 보여주고는 보라색 장미꽃을 조심스레 손에 든다.)
첸 티엔:(쪽지를 흘긋, 보더니 장미꽃으로 시선을 옮겼다.) 보라색이네. 꼭 당신 머리카락 색 같기도 하고요. 혹시 모르니 꽃잎이 뜯기지 않도록 잘 가지고 있는 게 좋겠어요.
이안 브란트:으응, 그래요. 혹시 모르니까……. (파란색 열쇠도 챙긴 뒤에 다시 반대쪽 끝으로 가서 자물쇠의 홈에 열쇠를 끼워봅니다.)
▶:철컥. 열쇠는 자물쇠에 꼭 들어맞습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갈까요?
이안 브란트:(손 꼭 잡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한쪽 구석에 파란색 장미가 떨어져 있습니다. 그 너머로는 여러 개의 액자가 걸려 있어요. 이상하게도 시선이 느껴지고, 개중에는 프레임 속에서 혼자 움직이는 그림도 보입니다.
이안 브란트:… 시선이 느껴지는 건 제 기분 탓일까요? 어떤 그림들은 움직이는 것 같기도 하고. (애써 모르는 척…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서는 파란색 장미를 주워든다. 흠이 나진 않았는지 잘 살펴보고) 이거느은… 선배 닮은 색이네요. (건네준다.)
첸 티엔:기분 탓은 아닌 것 같아요. 저어기, (어느 그림을 턱짓으로 가리킨다.) 저흴 보고 있는데요. (굳이 현실을 직시시켜주며… 얌전히 장미꽃을 받아 든다.) 서로를 똑 닮은 꽃이라니…, 조금 꺼림칙하네요. (꽃잎을 툭툭.) 뜯으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생기를 잃어갈 때 부식된다고 했으니까…, 죽기라도 하는 건지.
이안 브란트:(으… 으악. 턱짓하자 눈 질끈!) 그, 그거 말 안 해 주셔도 돼요…. (조금 울고 싶어진 2n세의 남성. 양손으로 티엔의 한 손 붙잡는다. 이런 데서는 클리셰 밟지 않게 조심해야 하니까….) 그리고 어쩐지 눈 마주치면 그림으로 끌고 갈 것만 같으니까 모르는 척해요 저희…. 이미 그림 안이긴 한데, 그래도요.
그건…… 글쎄요, 그래도 설마 죽기야 하겠어요. (클리셰… 밟았나?)
그래도 나름 식물이니까 물 주면 다시 자라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아무튼. 더 가다 보면 또 알려주지 않을까요, 쪽지 같은 걸로?
첸 티엔:(꼬옥 맞잡아준다.) 그랬으면 좋겠네요~ 이왕이면 나가는 길도 안내되어 있으면 좋겠고요. 과제…, 제때 제출할 수 있겠죠?
이안 브란트:아, 과제……. (약 10분간 과제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 한참 말이 없다가) 그으, 럼요. 빨리 나갈 수 있게 제가 길이든 안내든 잘 찾아볼게요.
▶:붉은색 복도를 따라 한참 나아가면, 새빨간 문이 나타납니다. 문은 잠겨있지 않네요.
이안 브란트:여긴 잠겨있지 않네요.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봅니다.)
그림
▶:붉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마찬가지로 붉게 물든 방이 나타납니다. 첫번째 방보다 넓은 방에는 크고 작은 조각상들이 있고, 벽에도 다양한 그림들이 걸려 있습니다. 방의 가운데에는 자물쇠가 달린 새빨간 문이 있네요.
이안 브란트:조각상 좀 움직일 것처럼 생겼어요. 그림두요…. (눈 가늘게 뜨고 조각상 먼저 살펴본다.)
▶:<<우로>>
천장에 닿을 높이의 거대한 뱀의 머리 조각상입니다. 붉게 칠해져 있습니다.
<<보로스>>
천장에 닿을 높이의 거대한 뱀의 꼬리 조각상입니다. 푸르게 칠해져 있습니다. 두 조각상은 서로 이어져 사람 2~3명은 지나갈 정도의 아치 모양을 이루고 있네요. 특별한 점은 보이지 않습니다.
첸 티엔:공포 영화를 너무 많이 보신 거 아녜요? (본인이 할 말은 아닌 듯.)
이안 브란트:그, 딱히 제 의지로 본 적은 없는데도요…. (그림으로 시선을 옮긴다.)
▶:<<양동>>
빈틈없이 먹색으로 칠해진 그림입니다. 자세히 보면 미동하고 있네요.
<<붉은 여인>>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인의 초상화입니다.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합니다.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인은 은은하게 미소짓고 있습니다. 이상한 점이 있다면, 그림 속에는 꽃이 보이지 않는데도 그림 아래에는 붉은 꽃잎이 여러 장 흩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갈기갈기 찢어진 장미 꽃잎이네요.
▶:고개를 들면, 그림 속 여인이 분명하게 당신과 시선을 맞추며 웃어 보입니다.
그리고는, 쨍그랑!
액자가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유리가 깨진 액자 속에서 붉은 여인이 상반신을 내민 채 두 사람을 향해 기어옵니다. 그것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요!
그림
붉은 여인을 피해 문을 연다.
▶:여인의 뒤쪽에는 빨간 열쇠가 떨어져 있습니다. 쫓아오는 그림을 따돌리며 열쇠를 회수해야 합니다.
그림
이안 브란트:방금 저랑 저 그림이랑 눈 마주친 것 같았는데. (라고 말하자마자 벌어지는 상황에 그냥 이거 꿈인가 싶다… 2차 눈 질끈 감음…….)
(To 디도): 3
▶:두 사람은 조각상들의 뒤에 숨으며 붉은 여인을 피합니다. 하지만 열쇠를 집으려 모퉁이를 도는 순간, 옆에 있던 그림 <<양동>>에서 검은 손이 튀어나와 이안을 붙잡습니다.
그림을 뿌리치고 열쇠를 집어 도망치는 데에는 성공하였으나, 조금 생기를 잃은 보라색 장미꽃에서 꽃잎이 한 장 떨어집니다.
이안, 프래그먼트를 하나 골라 망각합니다. 그리고 <스푸마토: 모습의 외곽 경계가 흐려지더니, 배경(공간)과 섞여 보인다. 존재감이 옅어진다.>로 변이시킵니다.
이안 브란트:(과제고 나발이고 하는 것은 이미 잊어버린 지 오래다…. 오늘의 목적, 과제(X) 오늘의 목표, 살아나가기. 선배랑 같이!(O))
(새빨간 문의 자물쇠에 열쇠를 끼워 넣는다. 문이 열리면 안으로 최대한 빠르게 문 안으로 같이 몸을 구겨 넣으며) 어떻게 도망치긴 했는데… 제가 위험해지면 꽃잎이 하나씩 떨어지는 것 같아요. (이런 것은 몸소 겪어봐야 이해하는 법이다….)
첸 티엔:네에? 어디, 봐요. (조금은 놀란 낯이 되어 당신의 몸 구석구석을 샅샅이 살폈다.) 다친 곳은 없어 보이는데…. 아까 분명 그림에게 붙잡혔었죠? 몸에 이상은 없는 거예요? (급기야 더듬거리기 시작하며….)
이안 브란트:저 좀 흐려진? 것 같긴 한데, (무슨 소린가 싶지만 진짜로 그럴 것이다.) 그것 빼곤 문제 없어요. 다친 곳도 없고…. 잠깐, 서, 서, 선배. (더듬거리는 손을 슬그머니 붙잡으면서) 저 괜, 괜찮아요. (귓가 조금 붉어진다.)
첸 티엔:흐려졌다뇨? 그게 무슨…. (눈을 가늘게 뜨고 다시 한번 당신을 훑는다. 그러나 첸 티엔으로서는 느낄 수 있는 것이 없다. 그가 당신을 눈치채지 못할 리 없으니까.) 정말 괜찮은 거 맞아요? 귀도 붉어지셨는데. 역시 어디에 문제가 생긴 건…. (재차 붙잡힌 손을 뻗는다.)
이안 브란트:아, 아니! 진짜 괜찮아요…. (뻗은 손을 황급히 붙잡으며) 도망칠 때 잠시 뛰었더니 더워서 그런가 봐요. (사실 뛴 기분도 안 들 테지만…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은 역시 눈 앞의 한 사람 때문이겠다.) 선배 눈에 이상 없어 보이면 됐어요. (걱정 말라는 듯 애써 차분한 미소!)
첸 티엔: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눈썹을 늘어트렸다.) 저한테 뭐 숨기시는 거 아니죠?
이안 브란트:(눈썹뼈 부근을 슬며시 누르며) 어차피 숨겨도 아시잖아요, 대부분…?
첸 티엔:알아채는 거랑 직접 듣는 거는 다르잖아요.
이안 브란트:그렇긴 하지만. (빠르게 납득.) 그래도 지금은 확실히 없으니까요, 걱정하지 마세요.
첸 티엔:(고개를 끄덕인다.) 손, 계속 잡고 있어요.
▶:잠긴 문 너머로는 포기하지 않은 붉은 여인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옵니다.
되돌아갈 길은 없습니다. 앞으로는 책장이 늘어선 통로가 보이고, 그 끝에는 새로운 문이 보입니다.
이안 브란트:… …… 그런 김에 솔직하게 말하자면 저 조금 울고 싶어졌어요. (문 두드리는 소리 듣자 은은해진다. 책장에 특별한 것이 있진 않은지 살피며 통로를 걸었고, 문을 열어본다.)
그림
▶:직전의 방과 대비를 이루는 진녹색의 공간입니다.
아담한 크기의 방 중앙에는 커다랗고 하얀 소파가 놓여있고, 그 옆에 커다란 전신 거울이 걸려 있습니다. 맞은 편에는 <<무제>>라고 적힌 커다란 그림이 걸려있고, 그 아래에는 책장이 있네요. 한쪽 벽에는 굳게 닫힌 철문이 있습니다. 열쇠 구멍 없는 문이네요.
이안 브란트:여기는 생각보다… 평범한 방의 느낌이네요. (시선은 곧장 커다란 그림으로 향한다.) 저 그림만 빼면?
▶:새하얀 그림입니다. 자세히 보면 서로 다른 두께로 쌓인 물감들이 추상적인 무늬의 그림자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순간, 그림이 변화합니다. 꼭 두 사람의 마지막을 표현한 것만 같은 불길한 장면이 비춰져요. 눈을 깜빡이면, 방금 본 것은 환영이기라도 한 것처럼 이전의 새하얀 그림만이 보일 뿐입니다.
이안 브란트:(잡지 않은 손등으로 눈 비비고는) 그림 바뀐 거…, 선배도 봤어요? (묻는다.)
첸 티엔:당신도요?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버려서, 제가 잘못 봤나 싶었는데.
좀… 불길했죠? 그림 말예요.
이안 브란트:네에, 많이요. 음, 마치 누가 우리를 바라보면서 괴롭히고 있는 기분……. (인상 찌푸린 채 백색의 소파로 시선을 돌린다. 앉을 수 있을까?)
▶:부드럽고 푹신한 소파입니다. 특별한 점은 보이지 않네요. 앉아서 숨을 돌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소파 앞에 서서) 선배 앉으세요. (… …연장자 우대!)
첸 티엔:(응? 스러운 표정이 된다.) 왜 저만……? 같이 앉으면 되죠.
왜, 같이 앉는 건 싫어요? 아~! 아직 이런 것도 부끄러워 하시나~?
이안 브란트:(말 끝나기 무섭게 소파에 앉는다. 발 가볍게 흔들며) 저라도 이런 것까지 부끄러워하진 않아요! 저희 같이 자기도 했잖아요….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나 공포영화 보고 나서 같은 침대에서 잔 날을 가리키는 것이다…….)
첸 티엔:네~?! 저희…… 그렇게까지 진도를 뺐던가요?! (어떤 의미인지 알면서도 왜곡해 답한다. 다분히 놀리는 투.)
이안 브란트:저 먼저 일어나도 되나요?
첸 티엔:저 차였나요?
이안 브란트:아니, 차였다니. 그럴 리가 없잖아요. 그것보단… 저 그렇게 너무한 애인은 둔 적이 없어서요…….
첸 티엔:당신 애인은 어떤 사람이길래 그래요~?
이안 브란트:이런 질문을 눈 앞에서 하는 것도 조금 너무한 것 같애….
첸 티엔:왜요? 저도 듣고 싶단 말이에요. 당신이 저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이안 브란트:(고민하는 듯하더니만 고개를 내저었다.) 그렇지만 공포영화 도중에 그런 것을 발설(아니다.)하면 높은 확률로 둘 중 한 사람은 큰일나던걸요…. 그런 건 나중에 들려드릴게요. 괜찮죠?
첸 티엔:(단번에 납득한 표정이 된다.) 네에, 이왕이면 같이 누워있을 때 하나씩 읊어주세요.
이안 브란트:오늘 같이 자요 저희? (눈 깜빡인다.)
첸 티엔:혼자 주무실 수 있겠어요? 이런 일을 겪어 놓고선. 예전엔 공포 영화만 봐도 무섭다고 제 방 찾아오셨잖아요.
이안 브란트:음. (정적!) 그럼 같이 자요……. 그러려면 어서 나가야겠네. (자리에서 일어나 전신 거울 앞에 선다.) 이거, 그냥 거울이겠죠? 안에서 뭔가 튀어나오진 않겠죠? (불안한 말을 하며 유심히 살펴보는 중.)
▶:두 사람은 물론 방 안의 풍경까지 한꺼번에 담을 수 있는 커다란 전신 거울입니다. 가운데에 포스트잇이 하나 붙어 있네요.
이안 브란트:뭐가 붙어 있는데, (포스트잇 살펴봅니다.)
(찬찬히 읽어보다가 5번 읽고는 그냥… 허공만 봐요. 뒤돌아서 책장을 훑습니다.)
첸 티엔:갑자기 왜 그래요? 거기에 뭐라도 적혀있나요?
이안 브란트:음, 평범한 주의사항 같은 게 있어요. 별 건 아니에요. (별거맞긴한데)
나는 그 부드럽고 아름다운 …에 손을 대고 … 뜨거운 …를 …한 그녀에게…. (심의에 걸릴 법한 내용이 이어졌다.)
(아무 책이나 빼내어 읽다가… 덮고 싶어지며)
(빠르게 다른 것을 살펴본다.)
<<전시 도록>>: 여기까지 오면서 봤던 작품들이 실려있다. 중간에 검은 물감으로 두껍게 칠해져 설명도 사진도 볼 수 없는 페이지가 있다. 책장을 따라 흘러내린 물감 때문에 뒤쪽 페이지가 다 들러붙어 뒷부분은 읽을 수 없다.
(굳은 물감을 몇 번 꾹꾹 눌러보고 덮었다.)
이안 브란트:인간이 마음을 쏟은 것에는 혼이 깃든다고 한다. 그렇다면 작품으로도 같은 일이 가능하지 않을까? 오늘도 나는 내 혼을 나누어 담을 작정으로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갈라테이아? … …… (오면서 마주쳤던 그림 속 여인을 떠올린다. 잠시 소름이 돋아 팔 슥슥 쓸어내리며) 어지간히 몰두하셨나 보군.
<<초상화 속 여인들>>: 이곳의 여인들은 다른 이의 물건을 탐낸다. 따라서 한번 그들의 목표가 되면 굉장히 위험해진다. 만족할 때까지 집요하게 쫓아오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라도, 어디까지라도, 어디까지라도…. 그나마 다행인 점은, 혼자서는 문을 열 수 없다는 것이다. (책 사이로 **쪽지**가 끼워져 있다.)
(…… 문을 닫아서 다행이다. 책에 끼워진 쪽지를 펼쳐본다.)
▶:[장미꽃을 빼앗겼다. 기어다니는 그림들은 꽃점을 좋아한다. 되찾을 방법=???]
이안 브란트:(되찾을 방법… ……? 더 적혀 있는 것은 없는지 뒷면까지 훑어본다.)
▶:뒷면은 텅 비어있네요.
이안 브란트:(어렵다~)
조금 으스스해도 즐거운 미술관. 친구들도 신기한 것도 잔뜩 있어. 여기서 놀다보면 순식간에 하루가 지나가. 멋지지 않아? 너도 계속 여기 있는 건 어때? 언제나 함께 있어줄 테니까.
(하루가 벌써 지난 건 아니겠지, 그건 현대인에게 너무나 가혹하다….)
존재를 교환하는 것으로 공상은 현실이 된다. 인간이 되길 꿈꾸던 그림은 정말로 인간이 되었다. 하지만 그림이 된 인간은 금세 시들고 말았다. 전시실의 빈 자리는 시든 꽃으로는 메워지지 않았다. 상심한 모두에게 누군가 말했다. "화병의 꽃이 시들었다면, 새로운 꽃으로 바꿔 넣으면 돼."
(꽃이 시들었다면, 새로운 꽃으로… ……. 기묘한 내용밖에 없네. 책을 있던 자리에 모두 꽂고는 굳게 닫힌 철문을 열어본다. 열릴까?)
▶:굳게 닫혀 밀리지도, 당겨지지도 않습니다.
이안 브란트:(얌전히 티엔 옆에 다시 앉아서 손 잡는다. 손 앞뒤로 흔들거리며) 책은 다 봤는데, 나가는 방법에 대해서는 적혀 있지 않고… 문도 안 열려요. 어쩐담~…….
첸 티엔:(손등 콕콕 간지럽혔다.) 그럼 어떤 내용이 적혀 있었는데요? 아까 보니까 급하게 뭘 덮으시던걸요.
이안 브란트:이런 저런 내용…. (잠잠) 선배도 한 번 보실래요? 저-거 (처음 읽었던 책을 가리켰다.) 빼고는 어느 정도 이곳과 관련된 내용이었어요.
첸 티엔:그래요? 한번 읽어볼까….
▶:티엔이 소파에서 일어서면, 문득 벽 너머로 무언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철문에 단단한 것이 부딪히며 큰 소리를 냅니다. 진동과 충격이 심해질수록 방 안의 형광등도 심하게 깜빡입니다.
그리고 얼마가지 않아 , 하는 큰소리가 나더니….
철문 옆의 벽이 와르르 무너져 내립니다.
쏟아지는 잔해와 먼지구름 사이로 붉은 여인과 똑같이 생긴 푸른 여인의 그림이 보입니다. 벽에 부딪힌 것인지 머리가 찌그러진 마네킹도 여럿 보입니다.
벽의 진동은 아직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대로는 독 안에 든 쥐 신세가 될 거예요.
▶:이곳을 빠져나가야 합니다. 벽에 난 구멍으로 괴물들이 들어왔다는 건, 역으로 우리가 나갈 수도 있다는 거겠죠.
그림
벽의 구멍으로 탈출한다.
그림
▶:두 사람은 소파를 가운데 두고 좁은 방을 한 바퀴 돌며 그림들을 유인하는데 성공합니다. 뒤를 붙잡히기 전에 그대로 달려 무너진 벽으로 뛰쳐나가지만, 방 안에 울리던 소리만큼 밖에도 그림이 잔뜩 있습니다.
아차하는 사이 한 발 늦게 방을 빠져나온 티엔이 머리없는 조각상에게 붙잡힙니다. 힘껏 뿌리치고 달리지만, 이미 꽃잎 한 장은 검게 물들어 땅에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실패한 쪽은 프래그먼트를 하나 골라 망각합니다.
(To 디도): 5
▶:그리고 <번지는 의심: 옆에 있는 파트너가 사실은 그림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생겨난다.>로 변이시킵니다.
첸 티엔:(공포 영화를 너무 많이 본 탓일까? 문득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다. 이곳은 괴이로 가득 찬 곳이니, 어쩌면 기이한 존재들이 제 옆의 이마저 흉내 내 자신을 홀리려 드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눈을 한번 깜박이고, 맞잡은 손을 움칠거렸다. 하늘빛 눈동자는 더 이상 당신을 마주하지 않는다.)
이안 브란트:(떨어진 꽃잎, 필히 당신에게도 이상이 생겼으리라 직감한다.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선배, 괜찮아요? 어디 다치진 않았구요?
첸 티엔:으음. (시선을 바닥에 둔다. 부러 손을 놓더니, 피곤한 체하며 눈을 비볐다.) 조금 피로해진 것 같기도 하고요. 특별히 어디가 아프진 않으니 제 걱정은 않으셔도 돼요.
이안 브란트:손… 잡아주세요. (손을 내밀면서도 불안한지 눈꼬리가 아래로 떨어지며,) 진짜 괜찮은 거 맞아요? 저 한번 봐요. (고개를 가까이 하였다.)
첸 티엔:지금, 좀…. 손이 차가운 것 같아서요. 나중에……. (괜한 핑곗거리를 대며 제 손을 감싸 쥔다. 걱정 어린 목소리가 들리면, 마지못해 고개를 들어 올리기는 하나 미묘히 눈길을 피하는 눈치였다.)
이안 브란트:(분명한 거리감. 당신이 제 시선을 외면하는 것은 처음인지라, 무엇보다 불안감이 앞서지만 억지로 손을 붙들 수도, 저를 보게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나. 군말 없이 끄덕이기만 했다.) … 대신 위험해지면 손 꼭 잡으셔야 해요. (담담한 체를 해, 그 말만을 내놓고 걷는다.)
▶:검은 통로를 걷다 모퉁이를 돌면 양쪽으로 갈라지는 길이 나옵니다. 그중 한쪽을 골라 나아갑니다. 조금 걷다보면, 외길 끝에는 위로 올라가는 낮은 계단이 나오고, 그 끝에 검은 철문이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주변을 살피며 조심스레 걸었고, 검은 철문 앞에 선다. 문이 열릴까요?)
▶:잠겨있지 않은 것 같네요. 밀어볼까요?
이안 브란트:(밀어봅니다!)
▶:금속성 소리를 내며 문이 열립니다.
그림
▶:두 사람이 방 안으로 들어서면, 철문은 저절로 스르르 닫힙니다. 갈림길에서 다른 방향으로 갈라졌는지 더이상 그림들이 뒤쫓아오는 기척도 느껴지지 않네요.
어두운 푸른색 실내는 양 옆이 대칭되는 구조입니다. 들어오자마자 바로 보이는 벽에는 <<질투>>라는 제목이 붙은 잿빛 가시덩굴 그림이 걸려 있습니다. 다른 그림들은 보이지 않네요.
대칭 구조의 방은 양쪽 다 잠긴 문이 하나씩 있고, 그 옆에 버튼이 하나씩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그림에 눈길을 주는 것도 잠시, 그림의 왼쪽 방향으로 걸어간다. 버튼이란… 단순히 존재하기만 하여도 누르고 싶어지는 존재 아닌가. 꾹 눌러 본다.)
▶:이안은 버튼을 눌러봅니다. ……별다른 반응은 없네요.
이안 브란트:(응? 반대편으로 가서 다른 버튼도 눌러봐여)
▶:이안은 한번 더 버튼을 눌러봅니다. ……역시나 별다른 반응은 없네요.
이안 브란트:….
선배애, 혹시 반대편에서 버튼 눌러줄래요?
첸 티엔:아무래도 그런 것 같죠? (반대편으로 총총…)
이안 브란트:동시에 누르면 뭔가 되는 거겠죠….
문… 한쪽만 열리는 걸까요? (질문을 했지만 잘 모르겠고 일단 버튼 눌러요)
첸 티엔:글쎄요? 일단 한번 눌러볼게요. (동시에 버튼을 눌렀다.)
▶:양쪽의 버튼을 누르면, 양쪽의 문이 전부 열립니다. 동시에 뒤에서 바위가 바닥에 끌리는 듯한 마찰음이 들려옵니다.
이안 브란트:아, 이쪽은 열렸는데. (무슨 소리지? 뒤돌아본다.)
▶:뒤를 돌아보면, 갈림길의 끝, 중앙으로 이어지는 부분으로부터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조형물이 튀어나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질투>>에서 뻗어나온 덩굴입니다. 돌을 깎아 만든 것 같은 가시 덩굴은 미동이 없습니다. 빽빽하게 자란 덩굴 탓에 반대쪽의 상황을 살필 수가 없네요.
이안 브란트:… 선배? (당황하여 일단 큰 소리로 불러본다.)
첸 티엔:(당황 어린 목소리를 듣자마자 서둘러 갈림길을 향해 몸을 돌린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이안? 웬 덩굴이……. 괜찮은 거예요?
이안 브란트:저는 괜찮은데… 선배는요? (덩굴 앞에서 우물쭈물거리다가) 여기서는 방법이 없을 것 같은데, 일단 각자 문 안으로 들어가면… 다시 만나지지 않을까요? 혹시 길이 없으면 다시 이곳으로 오고…….
첸 티엔:그러는 게 좋겠어요. (우물거리더니, 덧붙인다.) 다치지 말고요.
▶:덩굴 너머로 티엔의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아무래도 문 너머로 건너간 모양이에요. 길의 끝에는 당신 몫의 길이 열려있네요. 어떻게 할까요?
(To 디도): 6
이안 브란트:음. 선배두요…. (시무룩한 목소리. 문 너머로 향합니다.)
▶:새로 열린 문 너머는 비품실이었던 것 같네요. 방안에는 박스 테이프로 봉한 상자들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방의 가운데에 쌓인 상자들 위에는 흰 토끼 인형이 앉아 있습니다. 붉은 눈과 시선이 마주친 것 같은 느낌은 기분 탓이었을까요?
갑자기 등 뒤의 문이 잠기더니, 가스가 새는 소리가 납니다.
매캐한 냄새는 점점 짙어지면서 눈이 따가워지기 시작합니다. 벌써 숨쉬기가 힘들고, 저절로 기침이 나옵니다. 몸 상태가 더 나빠지기 전에 어떻게든 여기서 나가야 합니다.
그림
탈출할 방법을 찾는다.
▶:그림
토끼 인형…. (별 생각 없이 인형을 들었다가… 문득 시선 마주친 듯한 기분에 스르륵 내려놓았다. 눈 마주치지 않게 등 돌려서 토끼 내려주기! 이후 주변을 제대로 둘러보기도 전 가스가 주변을 가득 채우기 시작한다.)
(몇 번의 기침, 이후 눈이 따끔거리며 숨을 쉬기가 어려워진다. 하나… 이안 브란트는 숨을 꾹 참고 빠른 걸음으로 주변을 둘러본다. ―이정도 위험은 기합으로 버텨내는 것, 그것이… 체대생 아닐까?― 물론 체대생의 기본 소양에 그런 것은 없으니 평범하게 기본 체력과 힘으로 나갈 방법을 찾아낸다….)
▶:자욱하게 깔린 연기 속에서 더듬더듬 탈출구를 찾습니다. 다행히 아무 일 없이 길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직전 내려놓은 토끼 인형에서 혀 차는 소리가 들린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착각이겠죠.
방의 가장 안쪽까지 들어가면 직전 방에서 눌렀던 것과 같은 버튼이 벽에 붙어 있습니다. 그 옆에는 너만 없으면 돼.라는 낙서가 적혀 있네요.
어떻게 할까?
이안 브란트:(숨 크게 들이내쉬고는 팔다리 탈탈 털어서 연기 빼기… 낙서 주변에 다른 표시나 글씨가 적혀있지는 않는지 살펴봅니다.)
▶:버튼 외에는 특별한 점이 보이지는 않네요.
이안 브란트:…찝찝하지만. (버튼 꾹 눌러요)
▶:버튼을 누르면, 가스 새는 소리가 멈추고 들어왔던 문이 다시 열립니다. 이전의 갈림길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왔던 길로 되돌아갑니다.)
▶:길을 되돌아가면, <<질투>>의 가시덩굴 벽도 사라져 있네요. 건너편 방으로 넘어가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건너편의 방으로 향합니다. 주변을 살피며 발걸음을 옮기고,) 선배? 여기 있어요? (조심히 불러본다.)
▶:방 안으로 들어서면,
토끼 인형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습니다. 당신이 보았던 것과 똑같이 생긴 인형들이네요.
주변을 살펴보고 있으면, 드르륵하는 소리와 함께 가만히 있던 책장이 움직입니다. 비밀 통로가 있던 모양이에요. 통로로부터 나오던 티엔이 당신을 보고는 놀란 표정을 짓습니다.
첸 티엔:이안? 어떻게 여길…? (뒤편을 기웃거린다.) 지금은 덩굴이 사라졌나 봐요?
이안 브란트:한동안 토끼는 못 보겠군. (혀 차던 소리 떠올리며 토끼 인형에 시선 두지 않으려 노력하던 도중 티엔 마주친다. 파아앗… 하고 밝아지는 표정! 선배, 하고 부르며 당신 곁으로 뛰어가서는) 네에, 덩굴이 완전히 사라졌길래 이쪽으로 왔는데… 별일 없으셨어요?
첸 티엔:(표정 밝아지는 걸 가만히 보기만 했다. 다만, 이전처럼 당신을 피하지는 않았는데, 단순히 이렇게까지 애정을 표정으로 드러내는 사람이 그림일 리 없지 않으냐는 추측 탓이었다. 별다른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올려 당신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는다.) 별일…, 은 있기야 했죠. 그런데 잘 해결한 것 같아요. 저어기. (책장 뒤를 가리킨다.) 숨겨져 있는 통로도 발견했고요. 아무래도 저쪽이 길인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걱정했어요. (눈 내리뜬 채 가만 웃다가, 손길이 멎으면 제 손을 내밀었다. 뒤이어 책장 뒤를 바라보며) 가볼까요?
첸 티엔:(멋쩍은 듯 웃더니, 이윽고 내민 손을 맞잡는다.) 네에. 이젠 놓지 않을 테니까요.
그림
▶:길게 뻗은 길은 점점 거칠어집니다. 자세히 보면 거친 종이에 목탄으로 그린 것 같은 질감이 느껴집니다.
짙게 칠해진 공간은 안쪽으로 갈수록 더욱 확실하게 그림인 것이 티가 납니다. 선과 선 사이로 점점이 빛이 새어듭니다.
빛의 틈새애는, 마구잡이로 그린 검은 선 탓에 얼굴이 가려져 보이지 않는 소녀의 모습이 보입니다. 한쪽 손엔 붉은 액체가 떨어지는 팔레트 나이프를 쥐고 있고, 그 앞에 쓰러진 사람이 보입니다. 주변에는 장미 꽃잎들이 흩뿌려져 있습니다. 아이의 환희에 찬 웃음소리가 환청처럼 들려옵니다.
공중에는 추상적인 형태의 드로잉들이 부유하고 있습니다. 실내인지 실외인지도 알 수 없는 공간 속에는 회색 꽃들이 피어 있습니다. 꽃들 사이로는 표지판이 보이네요.
이안 브란트:여기… 진짜 그림이네요. (놀란 듯한 목소리로 새삼스러운 말을 한다. 기이한 주변 환경에 눈을 두지 않으려 바닥을 보며 걸었고, 잡은 손에 힘 주었다. 꽃들 사이에 자리 잡은 표지판을 읽는다.)
▶:내용을 알아볼 수 없는 글씨가 적혀 있습니다. 문장의 끝에는 화살표가 그려져 있네요. 표지판 뒤쪽의 어둠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
이안 브란트:글씨… 못 읽겠죠?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갑니다.)
▶:어둠으로 발을 내딛어보면, 길은 없어도 발을 딛고 나아갈 수 있습니다. 허공을 걷는 듯한 기묘한 느낌이 듭니다.
주위를 경계하며 조심히 걷고 있으면, 어두운 공간 속에서 검은 손들이 뻗어나와 두 사람을 낚아채려 합니다.
그림
그림자 손들을 피해 달린다.
그림
이안 브란트:선배, 잠시…. (붙잡고 있던 손에 힘을 주어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지근거리에서 서로의 눈이 마주친다. 짙은 어둠 속에서도 당신을 향하는 시선만은 뚜렷하였다. 새카만 눈동자에 담긴 것은 걱정, 무엇보다 애정.)
첸 티엔:(애정어린 눈을 마주하면 속절없이 끌려가게 되고야 만다. 어디서든, 당신의 곁으로.)
▶:허공의 그림들이 어긋나 보이는 지점을 유심히 살피며, 두 사람은 검은 손들을 피해 달렸습니다.
허공의 끝에는 흰 선으로 삐뚤빼뚤 그려진 검은색 건물이 하나 나옵니다. 문에는 별관이라고 적혀 있네요.
이안 브란트:건물?… 인 것 같죠. 들어가볼까요?
첸 티엔:그렇게 할까요. (맞잡은 손을 살그머니 흔들었다.) 이젠 춥지 않으니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이안 브란트:선배 손은 여전히 차가운데도요. (실없이 웃으며 어깨에 잠시 기대었다.)
첸 티엔:사실, 영영 차가웠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당신이 제 손을 잡아줄 거 아녜요. (거리낌 없이 어깨를 내어 준다. 둘만의 작은 평온, 서로가 서로에게 허락하는 온기만큼은 이곳에서도 변함이 없다.)
이안 브란트:차갑지 않더라도 오-래 붙잡고 있을 거예요. (설령 손이 데일 정도의 온도일지라도, 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는 생각하였다. 숨을 한 번 고르고는 문을 열어젖힌다.)
그림
▶:별관 내부는 들어온 문을 제외하고는 문도, 창문도 없습니다.
열 평 남짓한 공간에는 고요함만 가득 차 있습니다.
벽에는 아이의 키만한 커다란 액자 하나가 벽에 걸려 있습니다. 액자 속에는 빈 종이가 있을 뿐 그림이 들어 있지는 않습니다.
바닥에는 두 사람이 들고 있는 장미와는 다른 색의 장미 꽃잎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중앙에는 가운데가 길게 찢어진 캔버스가 있고, 그 옆에 작은 노트가 놓여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벽에 걸린 액자, 이어 흩어진 장미 꽃잎을 보고는 미약하게 인상을 찡그린다.) 불안하네요, 여기. (노트를 주워 펼쳐봅니다.)
▶:미술관에 갇혀버리고 말았다. 처음에는 정신나간 기획의 이벤트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이라면 일어날 수 없을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여기는 정말 미술관이 맞는 걸까? 그게 아니라면, 난 어디 들어와 버린 거지?
다음 장이 이어집니다.
미술관 안을 헤매다 아이 하나를 만났다. 아이는 자신을 ■■라고 소개했다. 무서울 법한데도 씩씩함을 잃지 않는 아이였다. 우리는 함께 탈출하기로 했다.
다음 장이 이어집니다.
붉은 눈의 인형이 계속 뒤를 따라온다. 왠지 기분이 나빠 망가뜨리려고 했지만, "그 애도 ■■■가 좋아서 그러는 걸 거야." 라며 ■■가 나를 말렸다. 그러니까 그 점이 기분 나쁘다고.
다음 장이 이어집니다.
▶:■■가 그림과 대화하는 것을 보았다. <<도록>>에서 ■■의 그림을 보았을 때는 이 미술관이 날 속이려는 거라고 되뇌이며 넘겼지만, 직접 보고 나니 의심은 확신이 되었다. 언제부터 계획한 걸까? 장미 꽃잎이 떨어지던 것조차 나를 속이기 위해서였다니.
존재를 교환하는 것으로 공상은 현실이 된다. 그렇다면 나는? 현실로 돌아가지 못하면 나는 어떻게 되는 거지? 이대로라면 (이 뒤는 붉은 액체로 뒤덮여 읽을 수 없다.)
불현듯 벽에 걸린 액자에서부터 붉은 물감이 흘러내려 바닥을 적십니다.
붉은 웅덩이는 점점 더 넓게 퍼져 바닥의 꽃잎들과 빈 캔버스, 두 사람이 서 있는 곳까지 넘칩니다.
이 액체는 액자에서 가까운 곳부터 조금씩 솟아 오르더니, 괴물로 변해 두 사람을 붙잡으려 합니다.
하지만 변화는 액자에서만 생겨난 게 아닙니다. 바닥에 놓여있던 캔버스의 찢어진 틈 속에 새어든 물감이 소용돌이칩니다. 그리고 그 물결은 아래로 뻗은 붉은 계단으로 변합니다. 아무래도 저곳이 유일한 탈출구 같습니다.
그림
붉은 계단을 뛰어내려간다.
그림
이안 브란트:(붉은 액체에서 기묘한 생명체가 돋아나면 당신을 제 뒤에 세우곤 동향을 살핀다. 캔버스를 중심으로 빙글빙글 물결이 일자, 숨 한 번 크게 내쉬고는 뒤돌아본다.) 선배, … 저 믿으시죠? 손 꽉 잡아요! (익히 해오던 일이니, 이런 뜀박질은 누구보다 자신있다. 붙잡고 있던 손이 빠르게 당신을 잡아 끌었다. 하나 이끄는 손길은 조급하지 않고 신중하며, 사뿐 내딛는 발걸음은 부드럽고도 경쾌할 따름이다. 바람결에 검보랏빛 머리카락이 흩날린다.)
첸 티엔:(구태여 답하지는 않았다. 대신, 맞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설령 발을 헛디뎌 넘어지더라도 놓지 않을 수 있게끔.)
▶:허공 속에 떠있는 붉은 계단은 끝없이 라래로, 아래로 이어집니다.
괴물은 여전히 뒤를 쫓아오고, 어둠 속에서는 검은 손들이 뻗어져 나옵니다.
공중을 떠다니던 스케치나 밑그림 같은 것들이 불쑥 튀어나와 두 사람을 놀라게 하기도 하지만, 맞잡은 손이 떨어지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계단 끝에는,
여태까지와는 다른 고급스러워 보이는 이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다친 덴 없죠? (이리저리 살펴보고야 놓아주었고) 아직 집에 가려면 조금 멀었나아…. 여긴 분위기가 좀 다르네요. (문 앞에 선다.)
첸 티엔:덕분에요. (떨어지려는 당신을 붙잡아 제 곁에 두고.) 그래도, 이 문은 불길해 보이진 않네요. 들어가 볼까요?
이안 브란트:음, 네에. (옆에 착 붙어서… 조심히 문을 연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불이 꺼진 미술관 로비가 나옵니다. 조용한 미술관 안은 구조도, 배치도 현실세계의 미술관과 같은 모습입니다. 벽에 걸린 그림들에서 소리나 움직임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전시실 가장 안쪽에는 현실세계의 풍경이 그려진 상상화의 세계가 걸려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
이안 브란트:여기, 아직 그림 안인 거겠죠? (그림들이 움직이질 않으니 긴가민가하다….)
첸 티엔:창문 너머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걸 보면~ 그런 것 같네요. (상상화의 세계로 다가가 그림을 툭, 건드려 본다. 아니나 다를까 그림의 표면이 일렁였다.) 들어왔을 때처럼 나갈 때도 그림을 통해서 나가야 하는 걸까요~?
이안 브란트:(실없이 미술관 로비를 어슬렁거리다가, 일렁이는 그림의 표면을 보곤) 아, 그런 것 같네요. 봐도 봐도 신기한 것 같아요. (눈을 느리게 깜빡거렸다.) 집에 갈까요?
첸 티엔:그러엄. 어서 돌아가야죠. 할 일도 많고, 들을 말도 많은 것 같은데. 안 그래요?
이안 브란트:하긴, 미룬 게 좀 있죠. (과제 생각은 하지 않고 있으며……. 손을 고쳐잡고, 함께 그림 안으로 들어간다.)
그림
▶:상상화의 세계에 손을 갖다대면, 빨려드는 느낌과 함께 눈앞이 암전합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면, 이곳은 현실 세계의 그림 앞입니다.
바인더는 변이에 대한 저항을 진행합니다. 1d6다이스를 굴려주세요.
이안 브란트:
rolling 1d6
(
1
)
=
1
(티엔의 망각과 변이를 지웁니다~!)
첸 티엔:(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피더니, 다시금 당신의 손을 찾아 쥔다.) 이번엔 제대로 돌아온 것 같아요. 보세요, 불도 제대로 켜져 있고, 사람들도 많이 돌아다니고요.
이안 브란트:아, 정말이네요. (두리번거리다가 손에 닿는 온기에 소리없이 웃는다.) 그럼, 이제 맘 편하게 답 해드릴 수 있겠네요. … 많이 좋아해요. (시선 마주한다.) 선배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답이 되었을까요?
첸 티엔:뭐든요? (숨죽여 웃는다. 하늘빛 시선은 다시금 당신에게로.) 이를 테면요~?
이안 브란트:(눈을 휘어 웃었고,) 그렇게 말하니까 어려운데. 음… 죽을 때까지 쫓아다니기…~? (농.)
첸 티엔:(헤.) 정말요? 어디든 따라와 줄 셈이신가요?
이안 브란트:(응?) 어디까지 따라갔으면 하는데요?
첸 티엔:실은…. 조만간 또 휴학하게 될 것 같아서요. 연주 때문에 독일에 가야 하거든요……. (슬그머니 눈치를 살핀다.) 그으, 당신만 괜찮다면. (더듬더듬 말을 이었다.) 같이 가는 건 어떻겠느냐고 여쭤보고 싶었어요.
이안 브란트:휴학? (눈을 동그랗게 뜬다. 연주, 독일… 생각하지도 못한 단어 나열에 무어라 말 얹지도 못하고 당신이 말을 모두 마칠 때까지 입을 다문다. 머릿속에선 빠르게 생각들이 이어진다. 당신이 실로 이런 곳에 속하여 있을 사람이 아니란 것쯤은 잘 알고 있었으며, 떨어져 있어야 할 일이 생긴다면 얼마고 기다릴 심산이었는데, 근데,) … 같이…… 가요? 제가? (그러니까, 음, 같이? 되물었다.)
첸 티엔:(되물으면, 멈춰 선다. 불안한 양 당신을 바라보는 눈에 스친 것은 명백한 애정이었다.) ……안 돼요?
이안 브란트:… 아, 아니! (다급한 음성!) 돼, 되는데요. 물론 가능하고…, 좋은데. (잠시 우물거린다.) 제… 가 따라가도 되는 건가… 싶어서요?
첸 티엔:안 될 이유는 없죠. (짧은 침묵.) ……설마, 기다리려고 하셨어요? (눈썹을 늘어트렸다.) 그러지 말고…. 옆에서, 계속 손 잡아주시면 안 될까요?
이안 브란트:… 선배가 그렇게 말씀해 주시면, 그렇게 하고 싶어요. 계속 가까이에서 함께하고 싶어요. (수줍은 듯 웃었고, 기꺼이 손을 뻗어 마주잡았다. 허나 오래지 않아 문득 손을 놓고) 음. 근데……. (잠시 머뭇거린다.)
첸 티엔:손은 놓지 말아요. (떨어질세라 붙잡는다. 그리고는 깍지를 껴 고쳐 쥔다.) 왜 그래요? 갑자기.
이안 브란트:(얌전히 손을 맡기고 눈만 데록 굴린다.) … 가려면 아버지 허락을 맡아야 할 것 같아서? (현실 마주하기!) …… 그래도, 음, 이건 제가 알아서 잘 말씀드리면 되니까. 저 응원해 주세요. (?)
첸 티엔:제가 같이 갈까요? (냅다!)
이안 브란트:그, 그, 그런 자리는 조금 이르지 않아요? (냅다 김칫국 마시는 발언,)
첸 티엔:무슨 자리를 상상하셨길래 그래요? (알면서 묻는다.) 전 그냥…, 제가 직접 얼굴 뵙고 인사드리면 더 안심하실까 싶어서 그랬죠.
이안 브란트:(헛기침!) 네……. 꼭 학교 선배라고만 말씀 드릴게요.
첸 티엔:…… ……왜요?!
저희가 고작 학교 선배…로 설명할 수 있는 관계인가요?!
이안 브란트:하지만, 부모님께 애인이라고 소개하자니 저 혼자 앞서가는 것 같아서…~? 아님 말구요. (고개 슬며시 돌린다.)
첸 티엔:좀 앞서가면 어때서요~? 결국 당신이 생각하는 사이가 될 텐데요.
이안 브란트:저희 결혼해요? (괜히 모르는 척 묻는다.)
첸 티엔:(시선을 내리깔더니, 몇 차례 눈을 깜박거린다. 재차 우수 어린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았다.) …안 돼요?
이안 브란트:(시선 맞추지 못하고) 이, 일부러 그런 표정 하시는 거죠.
첸 티엔:네? 무슨 소릴 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울망.)
이안 브란트:(눈 질끈…) 모, 몰라요. 집에 가야하지 않을까요 저희? (말 돌린다.)
첸 티엔:저랑…, 헤어지실 거예요?
이안 브란트:(대답 없이 도리도리…)
첸 티엔:그럼, 대답해주시면 안 될까요? 피하지 말고요.
이안 브란트:선배랑 결혼하고 싶어요. (숨도 쉬지 않고 대답했다. 얼굴이 새빨갛다.) 이제 집에 가요….
첸 티엔:(금세 표정이 핀다. 수줍은 양 웃으며 당신의 손을 고쳐 쥐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심장이 얼어붙은 용 이야기

러브호텔 609호

609번지 칵테일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