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명! 프로포즈 앤 릴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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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과 티엔 또한 인파에 섞여 버스에서 내리면 곁에 있던 스태프가 명찰 목걸이 하나씩을 건넵니다. 본인의 이름과 연락처, 동행인의 이름이 작게 기입되어 있네요. 뒷면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영화 ‘프로포즈 앤 릴리즈!’ 출연 스태프 -협력에 감사드립니다-」
그래요, 오늘 두 사람이 도착한 이 해양 공원에서는 다큐멘터리 영화 ‘프로포즈 앤 릴리즈!’의 촬영이 진행 될 예정입니다. 일반인을 위주로 상당 수의 출연자를 모집한 이 영화는 전원에게 웨딩드레스나 턱시도를 입힐 것을 고지했다나?
그 덕에 흥미를 가진 사람들의 응모가 상당 수 빗발쳤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오늘의 주인공들 근처에서 프로포즈의 진행을 돕거나 근처에서 박수를 치는 등의 보조 출연 역을 돕게 되었네요.
이안 브란트:갑자기 촬영이 앞당겨져서 사람이 꽤 빠졌다고 들었는데… 그래도 이 정도면 많아 보이죠?

첸 티엔:(어차피 의상은 갈아입는다고 전해 들었으니, 꽤 단출한 복장으로 나왔을 것이다. 품 넉넉한 흰색 반팔 티셔츠에 롤업 청바지, 발볼 얄쌍하게 빠진 워커를 신고 이안의 뒤를 졸졸 따른다. 당신이면 몰라도 타인의 몸 닿는 것은 질색이었으니 꼭 당신 뒤에 숨은 모양새였다.) 많아도 너~무 많아요. 지금이라도 롱패딩을 가져올까 봐요. 모자도 쓰고, 마스크랑 장갑도 끼고요….(급기야 TPO를 무시하는 말이나.)
이안 브란트:(이안 브란트는 평소의 복장 그대로였다. 단추 하나를 풀어낸 검은 셔츠, 발목이 드러나는 기장의 흰 슬랙스, 굽이 없는 단화까지. 걸음 옮기더라도 셔츠가 구겨지는 일이 없었으니 평소의 셔츠 가터 또한 잊지 않고 찬 듯하다. 아마 옷을 갈아입으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 이것도 나름 일의 연장선이니까! …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실은 본래 옷장에 들어찬 옷들이 다 뻔했다.)
능력자도 아닌데, 닿아도 괜찮지 않나요? (세심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말.) 그렇게 차려 입으면 연예인이라도 온 줄 알걸요…. (얼굴만 보면 당장 연예인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긴 한데. 얼굴 힐끔댔다.)
첸 티엔:세심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말씀을 하셨어요. 발렌티인, 둔하다는 소리 자주 들으시죠? (흥.) 안 닿는 버릇을 들였다 보니 능력자가 아니더라도 불쾌한 건 매한가지더라고요. 퍼스널 스페이스를 침범받는 기분이라 별로예요.
이안 브란트:네에, 네. 당신 짐작대로 둔하고 눈치 없다는 얘기 많-이 들어요. 최대한 옆으로 빠지죠. (슬그머니 반팔 잡아당겨 사람이 적은 길의 가쪽으로 걷게 했다.) 좀 낫나요?
첸 티엔:(첸 티엔이 고양이였다면, 분명 이 순간 바짝 부풀렸던 털이 제 자리를 찾아갔을 것이다. 주인의 손길을 받아 기분이 좋아져 골골거리는 소리를 냈을 것이고, 쓰다듬을 기대하는 것마냥 귀를 바짝 눕힌 채… 하여간 그랬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는 인간이었던지라 티가 나진 않았겠지만.) 네에, 감사해요. 당신은 꽤 즐거워 보이시네요. 바닷가를 좋아하셨던가요?
이안 브란트:(그는 당신 짐작대로 둔하고 눈치 없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고, 실제로도 둔하고 눈치 없는 편이었다. 그러나 당신의 컨디션과 관련된 부분이라면 슬슬 도가 트이고 있는지라, 당신의 기분이 꽤 풀렸다는 것쯤은 눈치챌 수 있었다.) 아, 멀리 간다고 오늘 서류 작업 빼주신댔거든요…. (화사하게 웃는다.)
바닷가도 꽤 좋아하고 당신이랑 같이 나온 것도 즐겁고요. (아차, 얼른 덧붙인다.) 전에 결혼에 로망 있다고 하셨잖아요. 그럼 프로포즈 같은 데도 로망 있으신 거 아녜요?
첸 티엔:(당신의 짐작대로 첸 티엔의 기분은 풀려만 갔다. 당신이 화사하게 웃을 적엔 입꼬리가 실룩였으며─아닌 체한답시고 곧장 입 꾹 다물었지만─ 함께 나와 즐겁다는 말을 들을 무렵이면 걸음이 경쾌해져 갔다.) 로망이야 있죠. 분위기 좋~은 곳에서, 단둘만의 시간을 가진 뒤에 반지와 함께 영원을 속삭이고 싶어요. 단둘만의 시간이 중요한 부분이고요. 공개적인 장소에서 프러포즈를 하는 건…. 역시 취향은 아니네요. 당신은 어떤데요? 어떤 프러포즈를 받고 싶은지, 생각해본 적 있어요?
이안 브란트:네? 글쎄요, 프로포즈를 받아본다는 생각은 정말, 단 한 번도 안 해봐서…. (고개가 기울었다. 마치 프로포즈의 존재를 처음 안 사람처럼 골똘히 생각하다가….) 뭐, 따지자면 저도 단둘이 좋을 것 같긴 하네요. 좋은 일을 축하 받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음, 부담스럽기도 하고….
그런 의미에서 이번 촬영 참여하시는 분들은 용기가 대단한 것 같지 않나요?

첸 티엔: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75 |
| 판정결과: | 실패 |
(곰곰.)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4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러고 보니 해당 기사 아래로 불만을 나타내던 리플 또한 기억이 나네요.
[저 이거 당첨됐었는데 3일 전에 갑자기 촬영날 당김; 같이 가려던 친구 일곱 명 전부 못 가게 됐어요... ㅠㅠ 스케줄 관리 똑바로 했으면... 인생에 몇 번 없는 프로포즈인데… 해명도 제대로 안 해서 더 짜증]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죠?
첸 티엔:듣고 보니 그러네요. 불특정 다수에게 내 프러포즈 장면이 담긴 영상을 보여주게 되는 셈이잖아요. (헤.) 많은 분들께 축하받고 싶으셨나 봐요. (우뚝!) 그런데…. 프러포즈는, 보통…. 상대 모르게 준비하지 않나요? 오늘의 주인공들 말예요, 서로 합의는 된 걸까요? 촬영 중에 거절당하기라도 하면 어떡해요?
이안 브란트:(같이 곰곰…. 그러나 우뚝 선 티엔 옷을 슬쩍 잡아끌며 걷는다.) 보통 합의한 상태로 하지 않을까요? 아니면, 프로포즈 없이 결혼만 약속한 상태에서 깜짝 이벤트 같은 거…? 그게 아니고, 거절의 여지가 있는 프로포즈라면, 어. 오늘 촬영 말도 아니게 떨리겠네요…. (어쩌면 당사자뿐만 아니라 촬영진 또한 어마무시하게 떨리겠는걸.)
그런데 촬영 말예요, 딱 오늘로부터 3일 전 갑작스럽게 공지를 올려서 일방적으로 촬영 날짜를 변경했다고 하던데. 공식 트위터에 사과문을 올리긴 했는데, 지연 사유에 대해서는 엄청 두루뭉술하게 표현하고요. 기자재의 문제라느니 주요 스태프의 일정이 꼬였다느니….

첸 티엔: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97 |
| 판정결과: | 실패 |
(곰곰곰...)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4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넘겨 받은 자료에서도, ‘인터넷 상에서도 처음에는 사기나 범죄에 얽혀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던 것 같다. 이를 주목한 기자의 취재로 진짜 영화를 촬영한다는 것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라는 내용이 있었고요.
두 사람이 촬영에 보내진 이유 또한 이계와 얽혀 있는 것이 아니냔 의혹 때문이었으니, 오늘 촬영 동안 이것저것 신경을 써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럼에도 주변의 풍경은 청량하고 아름답기만 합니다. 깨끗한 바닷가에 위치한 해양 공원으로, 오늘을 위해 통채로 대관되어 있는 듯 합니다만 일반인 없이도 스태프와 출연진들로 붐비고 있네요.
첸 티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2 |
| 판정결과: | 실패 |
(웅?)
이안 브란트:응?
첸 티엔:눈에 먼지가 들어간 것 같아요오.
이안 브란트:모래 때문인가? 어디 봐요. (뒤꿈치 들어 당신의 눈을 살폈다. 후 불어주고 눈가 문질문질.)
첸 티엔:(얌전히 문질문질 살핌받는다. 멀끔?해진? 채 다시 눈 번쩍.)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83 |
| 판정결과: | 실패 |
(웅?)
이안 브란트:오늘 좀 피곤하신 것 같네요.
흠.
첸 티엔:그런가 봐요. 당신이 대신 봐 주면 안 돼요?
이안 브란트: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72 |
| 판정결과: | 실패 |
아무것도 없어요.
첸 티엔:다시이.
이안 브란트:으으으음.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32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저어기, 스탭 몇 분이 이쪽을 보고 수군거리고 있는데요. 후드를 써서 얼굴은 잘 안 보이는데…. 촬영 스태프인가?
저희 뭐 잘못했나요? (옷 더듬.)
첸 티엔:응? (덩달아 제 옷매무새를 점검한다.) 별문제는 없는 것 같은데. 우리 말고 다른 걸 보고 계신 거 아닐까요?
이안 브란트:음, 그런 걸지도…. (금방 납득했다.)

가장 거대한 대형 홀에는 다 셀 수도 없는 양의 웨딩드레스나 양복, 턱시도 등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으며 양 옆으로 연결되어 있는 사이드 홀은 탈의실 및 분장실로 쓰이는 듯 합니다. 근처의 스태프가 말을 걸어오네요.
스태프: 어서 오세요. 분장하러 오신 분 맞으시죠? 명찰을 보여주시겠어요?
첸 티엔:(루바토 라 쓰인 명찰을 내민다.)
이안 브란트:(발렌틴이라고 적혀 있는 명찰. 신청할 때 세트로 맞췄다….)

순백색의 의상 수 백벌이 순식간에 시야를 뒤덮어오네요. 사람들은 저마다 동행한 가족이나 친구, 연인 등과 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의상을 고르고 있습니다.
즐겁게 의상을 골라볼까요? 기본적으로는 서양식의 드레스나 양복이 많습니다. 머메이드 드레스나 미니 드레스, 다양한 디자인의 타이나 디너 자켓… 구석에는 화려한 베일과 장식용 조화, 보석 악세서리 또한 진열되어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엄청나게 하얀색…. 별 생각 없이 구경 중이다.)
첸 티엔:발렌티인.
이안 브란트:네에, 루바토.
첸 티엔:드레스 입어볼 생각은 없고요?
이안 브란트:하?
첸 티엔:응?
이안 브란트:왜, 왜 그런 생각을? 갑자기요?
첸 티엔:양복보단 드레스가 다채롭잖아요? (멀뚱멀뚱.) 크림색 디너 자켓에 검은색이나 하늘색 보타이만 고르면 끝날 쇼핑은 재미없을 게 뻔한걸요.
이안 브란트:그, 그렇지만 오늘은 단조로운 편이 좋지 않나요? 아무래도? 눈에 띄는 건? 조금???
첸 티엔:오늘은?
이안 브란트:네, 네? 오늘…. 일도 하러 온 거니까? (이해 못했다.)
첸 티엔:(히죽히죽… 웃기 시작했다.) 다음엔 눈에 띄게 입어주신단 뜻이죠?
이안 브란트:제가 그, 그런…. 그런 것 입은 모습이 보고 싶으신가요…?
첸 티엔:네에. 어울리실 것 같은데요? (양손으로 당신의 허리를 붙든다. 끌어안는 것에 가까운 모양새이나 사심은 없어 뵌다.) 이것 봐요, 허리도 얇으시잖아요.
이안 브란트:그, 그? 그렇다고? 해도요??? (물음표가 많아졌다.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다.) 더, 덩치 작은 편도 아니고, 그, 전 가리는 편이 더 나을걸요, 흠집 난 데가 많아서…. 따지자면 당신이 더 어울릴 것 같은데. (당신의 어깨를 짚어 힘을 주지 않고 밀어냈다.) 웨딩드레스가 어울릴 것 같다는 말을 들은 건 처음이네요…….
첸 티엔:발렌티인, 흉은 흠집이 아니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건 그냥 당신이 열심히 살아왔다는 뜻이나 다름이 없는 거고요. (순순히 밀려난 뒤 옆구리 콕콕 찌른다.) 몸이 좋으시니, 선이 드러나면 더 예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처음 들으셨다니 의외네요. 그러엄, 베일 같은 건요? 이건 오늘도 써주실 수 있으시죠? 평범한 액세서리니까요.
이안 브란트:네에, 알지마안. 알지만요…. (콕콕 찔릴 때마다 얼굴이 점점 붉어졌다.) 조, 좋게? 봐 주셔서, 가, 감사해요…? (이럴 때 말할 말은 아니겠지만 고장이 나 뚝딱거린다.) 그건, 당신도 써 주시면요. (하얀 꽃이 하나 장식된 흰색 베일을 집어들어 당신 머리에 툭 얹어준다.)
첸 티엔:(아무래도 제 연인은 수줍음이 많은 것 같다. 이런 심성으로 제 멱살은 어떻게 붙들었는지, 참. 눈꼬리 휜 채 당신 하는 양 가만 지켜보기만 하더니, 급기야 제자리에서 한 바퀴를 돌며 베일을 펄럭인다. 이쪽은 수줍음이라는 걸 좀 배울 필요성이 있겠다.) 어때요? 잘 어울리나요? (물론 잘 어울리겠지. 뒷말은 삼킨다. 첸 티엔은 자신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무슨 색이 잘 어울리는지, 무엇을 입고 어떤 자세를 취했을 때 가장 아름다워 보이는지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에, 하얀 베일에 하얀 정장은 좀 심심해 보일 것 같아요. (액세서리가 진열된 곳으로 총총 걸어가 자수정으로 장식된 화려한 귀걸이를 들어 올린다. 그것을 그대로 제 귀에 가져다 대며 당신을 바라본다.) 이런 건 과하려나요?
이안 브란트:응…. 예뻐요. (당신의 수줍음 많은 연인?―틀림없는 연인이다! 이안 브란트만 맞나? 맞겠지? 음…. 하고 있는 상황이긴 한데―은 어김없이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흰 베일 사이로 선명한 푸른눈이 마주쳤을 때는 당신의 얼굴을 홀린듯 쳐다보기도 하였을 테지. 뒷짐을 진 채 손을 꼬물거리다가 당신을 졸졸 따라갔다.)
이것도 예뻐요. 어울려요. (오늘은 보라색이 좋으신가 보다…. 이어지는 것은 뭐 그런 류의 단순한 생각. 디테일한 칭찬 늘어놓지 못하고 그저 예쁘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으니 당신의 성에 찰까 싶기는 하였다. 그러나 예쁜 걸 예쁘다고 말하지 그럼….)
첸 티엔:(이렇다 할 미사여구 붙지 않은 칭찬임에도 만족스러워했다. 짧은 말 한마디에도 진심 뚝뚝 묻어나오는 것이 보이니 만족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신이 어울린다고 말해주었던 귀걸이를 끼고, 이번에는 아쿠아마린이 장식된 귀찌를 집어 당신의 귀에 대어 본다.) 발렌틴에게는~ 이게 어울리겠어요. 귀를 뚫지 않으셨으니까아, 오늘은 귀찌를 끼시고. 다음에는 귀걸이를 끼는 걸로. 귀는 제가 뚫어드릴 수 있거든요. 괜찮죠?
이안 브란트:(이번에는 하늘색이네…. 재차 말하지만 이안 브란트는 단순했다. 온순하게 끄덕인다.) 귀 뚫을 줄도 알아요?
첸 티엔:네에. 제 것도 직접 뚫었는걸요. 다른 사람 손 닿는 게 싫어서요.
이안 브란트:(귀찌는 당신이 직접 끼워 달라는 듯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고개만 기울였다.) 몇 살에 뚫었는데요? 안 아팠어요? (궁금해하는 중.)
첸 티엔:글~쎄요. 열넷, 다섯쯤이었나? 아무튼 어릴 때였어요. 아프진 않았고요. 관리하는 게 좀 귀찮긴 했는데, 뭐어. 당신 귀는 제가 관리해드리면 되니까. (서늘한 손가락이 당신의 귀를 더듬는다. 손끝이 귓바퀴며 귓불을 툭툭 스친다 싶더니, 이윽고 단단히 고정된 귀찌가 허공을 달랑였다.) 음~ 다 됐다. 이리 와 보세요, 얼른요. (거울이 있는 쪽으로 당신을 끌어온다.) 어때요? 마음에 들어요?
이안 브란트:아기 때였네요? (헤에. 어쩐지 귀엽다는 눈빛으로 본 것 같기도. 그때부터 꾸미는 데 관심 많았구나아. 거울에 비친 모습이며 귀 옆에서 무언가 달랑대는 느낌이 어색하기만 한지 고개를 기우뚱… 다시 반대로 기우뚱. 귀찌의 장식이 잘랑거린다.) 당신 눈에만 어울리면 됐죠, 뭐어. 옷 고르러 갈까요?
첸 티엔:(자신이 고른, 자신을 연상시키는 색의 귀걸이를 매단 연인. 꼭 이 사람이 제 가이드임을 공표하는 것만 같다. 결혼도, 각인도, 그 무엇 하나 허락받지 못한 센티넬은 이렇듯 유치한 방식으로 제 소유욕을 드러내곤 했다. 만족스러운 양 호선을 그리는 입꼬리 숨길 생각도 않고 당신의 손을 잡아당긴다. ) 네에, 옷은 당신이 골라주세요.
이안 브란트:(연인의 마음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둔한 이는 기분 좋으신가 보다…. 생각하며 당신을 순백색 옷이 진열된 방향으로 데려갔다. 당신이 기분 좋아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덩달아 미소 지었으니 별 문제될 것도 없었다.)
어려워요. 솔직히 말하자면 다 똑같아 보이지만요…. (이어 손에 들리는 것은 뻔하다. 백색 셔츠, 크림색 디너 자켓, 보타이 대신 검은 실크 넥타이. 그의 눈에 디자인이야 거기서 거기에다가, 당신이라면 뭘 입어도 어울릴 듯했으니 시간이 그리 오래 소요되지는 않았다. 단지 신중을 기울이는 게 있었다면 옷감이었을까? 당신은 더위를 꽤 타는 편이었으니 재질만은 제대로 따지며 골랐다. 나름대로 열심히 고른 옷들을 당신의 손에 들려주었고, 제 것이야 뭐…. 대충 골라 집었다.)
첸 티엔:(어쩐지 당신 몫의 옷은 대충 고르는 것 같은데…. 눈 가늘게 뜨고 바라보다가도 일단은 손에 쥐어진 옷으로 갈아입기로 한다. 탈의실로 들어가 당신이 골라준 옷들로만 몸을 감싼 뒤 바깥으로 나온다. 구두 앞코를 바닥에 톡톡 쳐 신발을 정돈하며 당신을 기다렸다. 손에는 실크 넥타이가 그대로 들린 채였다.)
이안 브란트:(아직 제 옷은 덜렁 들고 있는 채로.) 응? 넥타이는 왜 안 했어요?
첸 티엔:으응, 발렌틴이 매주셨으면 해서요. 아직 안 갈아입으셨네요?
이안 브란트:네에, 저는 좀 오래 걸릴 것 같아서, (허벅지 부근 툭툭 가리켰다.) 당신 옷 먼저 봐 주고 들어가려고. 저어-기 스탭 분이 머리 정리 도와주신다던데, 받기 싫으면 싫다고 해 드릴까요? (당신에게 제 옷을 떠넘긴 뒤 넥타이를 손에 쥔다.) 조금만 숙여 볼래요? (당신의 목에 넥타이를 두르고는 매듭을 짓기 시작했다. 꽤나 집중한 모양인지 당신의 넥타이를 무심코 제 고개 아래로 당기기도 하였으니, 당신의 몸 또한 점차 숙여졌을 것이다. 옷 위로 손길이 몇 번 스치고 나면, 꼼꼼하게 맨 넥타이에 셔츠 옷깃까지 정리해 주고, 가볍게 어깨를 툭툭 친다.) 어리광이 느시는 것 같네요.
첸 티엔:아하. (제스처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이해한 모양이다. 네에, 싫다고 해주세요. 답하며 당신의 손길에 몸을 맡긴다. 겨우 넥타이 매듭 하나에 이다지도 집중해 손 꼼질거리는 모습이 퍽 사랑스럽다. 사람을 바라볼 때 '귀엽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돌이킬 수 없다던데, 꼭 자신과 당신을 이르는 말 같아 웃음이 새어 나오기도 했다.) 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면서요? 당신이 다~. 해주신 댔는걸요.
이안 브란트:네에에, 그럴 것…, 같았어. 말해둘게요. (넥타이를 매는 손길이 바빠지면 대답이 끊겼다가, 다시 느릿느릿 말을 이어갔다. 고개를 들었을 때 당신의 웃는 낯을 마주하였으니 저 또한 미소 지으며 제 몫의 옷을 받아들었다.) 그랬었죠. 이렇게까지 애교스러워질 줄은 몰랐지만.
뭐어, 됐나. 당신이 즐거워보이니까 저도 좋아요. 다음 데이트도 이런 쪽으로 준비할까 봐요. 집에서 쉬는 것 말고. (총총 스태프에게 가 무어라 대화하더니 다시 돌아왔다.) 말해뒀구요, 먼저 출구에 나가 있어요.

스태프: 옷 잘 어울리시네요~ (방긋방긋 웃으며 다가왔다. 이런저런 근사한 말을 덧붙이는, 누구와는 전혀 다른 전문가의 칭찬 솜씨!) 헤어 세팅이나 메이크업은 안 받으셔도 된다고 들었는데, 맞을까요~?
첸 티엔:(전문가의 칭찬 솜씨!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제 연인만큼의 사랑이 담겨 있지 않았으니 당연한 일일 테지만. 사회생활 모드를 장착한 채 덩달아 방긋방긋 웃었다.) 네, 그건 괜찮아요. 제 애인은 받을 예정인데, 지금 옷을 갈아입는 중이거든요. 나중에 다시 찾아뵈면 될까요?
스태프: 어머~ 역시 연인 관계이신 거죠? (손뼉을 치며 즐겁다는 듯 웃는다.) 들어가신 분께 혹시 두 분 무슨 관계이시냐고 여쭈어봤는데 엄청 부끄러워하시길래~ 궁금했지 뭐예요!
아쉽지만 애인 분의 세팅은 제가 아니고 다른 스태프가 담당할 것 같아서~ 동선이 꼬이지 않게 먼저 출구에 나가 계시면 될 것 같아요. (손짓으로 짜잔~ 출구를 알려준다.) 들어가신 분께도, 애인 분은 나가 계신다고 알려드릴게요.
첸 티엔:(전문가의 사회생활! 효과는 엄청났다! 연인 관계, 부끄러워하는 이안, 애인 분. 기뻐할 수밖에 없는 말들이 우수수 이어지니 순식간에 입매를 허물어내고 만다.) 네에. 애인 이 출구 쪽에서 기다린다고 꼬옥 말씀 전해주세요.

첸 티엔: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6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하여간 당신은 출구에서 이안을 기다립니다. 휴대폰 또한 걷어갔으니 마땅히 할 일도 없네요.
첫 촬영지는 스카이타워였죠. 약간의 시간이 흐릅니다. 이안은 옷을 다 갈아입었을까요? 아니면 조금 기다려야 하려나… 애인이라 전하는 말은 들었을까요? 그런 생각을 하며 기다리고 있자니, 근처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저기, 잠깐...”
익숙한 목소리입니다. 이안?
반사적으로 그 곳을 향하면 드레스업을 마친 이안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니, 정확히는 드레스업을 마친 이안이 웬 사람들의 손에 이끌려 가는 장면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대체 무슨 소리인지..."
순간 이안과 눈이 마주칩니다. 그러나 당신이 끼어들 틈도 없이...
그는 무력하게 컨벤션 밖으로 끌려가 사라져 버립니다. 텅 비어 조용해진 출구 로비에는 당신 한 사람만이 남습니다.

거리에서 벌써 이안과 괴한들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웨딩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들떠 돌아다니는 몇몇 사람들이 눈에 들어올 뿐이네요.
첸 티엔:(순식간에 심기가 불편해졌다. 자신의 눈앞에서, 자신의 가이드를 멋대로 끌고 가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더욱 화가 나는 것은, 그 행위를 막지 못했다는 점. 조금만 더 빠르게 뒤를 돌아봤다면. 조금만 더 빠르게 손을 뻗었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안색이 파리하게 질리기 시작했다. 저, 불안하고…. 신경이 곤두서는 것만 같아요. 아무래도 아픈 것 같은데. 이럴 땐 항상 곁에 있어 주신 댔으면서…. 당신에겐 닿지 않을 말을 중얼거리면서도 주변을 훑어내린다.)

컨벤션에서 나온 당신을 힐끔힐끔 쳐다보며 어쩐지 불안해하는, 혹은 무언가 말하고 싶어하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눈치를 보며 당신에게 다가온 이가 말을 겁니다.
행인: 저기, 방금 전에…. 여기서 사람이 나왔는데요. 자기들이 스탭이라고는 했는데, 아무리 봐도 이상해서…….
신고하는 게 좋을까요? (힐끔거린다.)
첸 티엔:어떤 점이 이상했는지, (돌연 말 끊는다. 짧은 심호흡 후 이었다.)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행인: 저, 저는 잘 몰라요! 그냥... 스탭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어느 한 사람을 급하게 끌고 가던걸요. 저 쪽으로 사라지던데... (산책로로 이어지는 샛길을 가리켰다.)
첸 티엔:네에….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혹시 모르니 신고를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행인: (고개를 끄덕인다.) 휴대폰이 없어서 직접 신고는 못하겠지만, 일단 스태프 측에 말해둘게요.
첸 티엔:충분해요. (고개 끄덕이며 눈인사를 건넨 뒤 산책로로 이어지는 샛길로 뛰었다.)

첸 티엔:(허리 숙여 귀찌를 줍는다. 역시, 이건 잘 떨어지니까…. 돌아가면 바로 귀를 뚫자고 해야겠다. 애써 가벼운 생각을 하며 작은 문을 발로 밀어본다.)

자갈길을 걸어, 짧은 길 끝 돌담 옆으로 나서려던 찰나,
검은 그림자가 시야에 뛰쳐들어 오고 덥석 입이 막힙니다.
“조용히!”
갑작스레 당신의 입을 틀어막고 돌담 뒤로 몸을 숨기는 그 사람은 이안입니다. 아니, 이안? 착각할 뻔 했네요. 분명히 검은 보랏빛 머리카락에 검은 눈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침착하게 얼굴을 다시 확인하면 그 사람은 이안이 아닙니다. 목소리 또한 다른 톤이었고, 나이대도 달라보이네요. 금세 그저 굉장히 닮았을 뿐인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눈 앞의 사람은 손을 떼어 줄 생각이 없어보입니다. 초조해보이는 표정이네요. 위협이 느껴지지는 않지만…
문득 돌담 너머에서 발 소리가 여럿 들려옵니다. 눈 앞의 사람이 바짝 긴장하는 기색이 됩니다.
“어딜 간 거야?”
“더 샅샅이 찾아봐. 다 잡아놓고 그걸 다 놓쳐…”
“아니, 세상에 그렇게 똑같은 사람이 있을 줄 알았겠어?”

“그것만 알면 뭐해? 다 된 밥에 재 들어가게 생겼다고, 지금!”
목소리를 듣자 곧장 알 수 있습니다. 컨벤션 로비에서 이안을 끌고 가던 사람들이네요. 숨을 죽여 잠시 몸을 감추고 있으면 이내 인기척이 멀어져 갑니다. 그제서야 눈 앞의 사람이 작게 숨을 내쉬며 당신의 입에서 손을 떼어주네요.
첸 티엔:(후다닥 거리를 벌린다. 슬금슬금 이안의 뒤로 가 몸을 숨겼다.) 이안, 괜찮아요? 이 사람은 또 누구고요?
이안 브란트:아, 저는 괜찮아요. (숨은? 티엔 슬그머니 잡아당겨 옆에 세운다.) 끌려가고 있을 때 이 분이 갑자기 끼어들어서 도와주셨어요.
라일리:미안해요. 놀랐어요? (겸연쩍은 듯 웃는다.) 난 라일리예요, 라일리 오웬. 뭐, 지금 그런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일단 이렇게 됐으니.
그쪽 분한테는 미안해요. 설마 이렇게 저를 빼닮은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 우리 어디 친척인가? 하하하.

첸 티엔:(평소였다면 마주 웃으며 제 코드네임을 내밀었을 터다. 그러나,) 이아안…. 외가 쪽에 오웬이라는 성을 쓰시는 가족분이 있으신가요?
(당신이 당긴 만큼 뒤로 슬금슬금 물러났을 것이다. 어느덧 이전과 다름없이 당신의 뒤에 숨은 꼴이 된다. 털 비쭉 세운 길고양이나 다름없는 모양새. 당신과 닮은 얼굴이니 더욱 경계하게 된다.)
이안 브란트:자꾸 어디 가시지. (등 뒤에 숨은 고양이 얌전히 내버려뒀다….) 전혀 없는데, 저도 신기하네요. 아무쪼록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라일리:미안한데~ 잠깐 이야기 좀 들어주지 않을래요? 큰일이 나고 있어서.
첸 티엔:라일리 씨?
라일리:네~? 이야기 들을 맘이 생기셨나요?
첸 티엔:그 전에, (이안을 잡은 손을 콕 가리킨다.) 제 거예요~.
라일리:(앗차차. 얼른 손을 뗀다. 싱글벙글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다.) 마음이 급해서 실례했네요. 그래도 걱정 마세요, 저도 임자 있는 몸이니까~...
아무튼요! 백주대낮에 사람을 납치하려고 드는 단체가 있다는 건 두 분도 직접 확인하셨죠? 이안 씨라고 했나? (이안을 힐끔 쳐다봤다.) 이안 씨는 우연히 저와 얼굴이 닮아 휘말리게 된 것뿐이긴 하지만.
그런데, 저 사람들이 오늘 하려는 일에 비하면 사람 하나 납치하는 것 정도는 깜찍할 정도거든요. (가볍게 한숨을 내쉰다.) 사실 누구한테 쉽게 말할만한 이야기는 아니고, 믿을 수 있는 말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지금 뭘 가릴 처지가 아니라서.... 두 분만 괜찮다면 들어줄래요?
이안 브란트:(제 거라는 말에는 조금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일반인?의 터치도 신경 쓰시는 편?이시구나?
첸 티엔:(그제야 만족스러운 낯이 된다. 어차피 업무의 일환으로 이곳에 방문한 것이니 라일리의 이야기를 못 들을 것도 없겠다 싶다. 어쩌면 이계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고.) 정확히 말하자면, 루바토 외의 인물의 터치에는 민감한 편이겠어요. (사근사근 웃으며 이안의 말을 정정한다. 그리고는 다시금 라일리를 바라본다. 경청하겠다는 제스처.)
이안 브란트:음. 의외네요. 신기하고요…. (오묘한 표정! 싫지는 않은 것 같지만 말이다.)

영어인지 라틴어인지 일본어인지… 알 수 없는 글자로 무언가가 적혀져 있는 것이 보이네요. 어린 아이의 낙서처럼 보입니다만, 가만히 응시하자 어떤 불길함이 머리를 직격합니다.
시야가 흔들리고 속에서 무언가가 치밀어 오르는 듯 합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저것이 어떤 끔찍한 물건의 일부였다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라일리:스탭들한테 훔쳐낸거에요. 전부는 못 가져왔지만…. 이제 와서 이걸 가져온다고 뭐가 변하는 건 아니에요. 여기에 써 있던 필요한 건 이미 전부 빼돌렸을 테니까.
여기에 써 있는건 아주 사악한 주술이에요. 이 세상에 있으면 안 될 무언가를 불러오는 주술이죠. 진짜로 사용했다간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물론 개나 소나 다 쓸 수 있는건 아니에요.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죠. 장소와 조건, 주술을 사용할 사람, 거기에 들어가는 힘…. 그리고 이 영화 촬영장은 이 주술을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에요.
나랑 내 친구들은 그걸 막으려고 하고 있고요. 그런데 생각보다 어렵게 됐어요. 얼굴이 까였을 줄은~...
그래서 말예요, 두 분이... 좀 도와줬으면 하는데.

분명 오늘 촬영의 주역이 될 연인들에게 나누어준 프로포즈용 반지였을 것입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어쩐지 눈길을 사로잡는 묘한 매력이 있는 반지네요.
라일리:잘 보고 있어요.

은테에서 갑작스레 날카로운 송곳니 두 개가 튀어나오며 라일리의 손을 덥석 물어 찢어냅니다. 갑작스런, 또한 이해할 수 없는 광경에 이성 판정. (0/1)
첸 티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9 |
| 판정결과: | 실패 |
그게… 대체 뭔가요?

이윽고 안개는 뱀과 같은 모습이 되어 꼬리를 마구 뒤틀고는….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네요. 다시 이성 판정. (0/1D2)
첸 티엔:
| 기준치: | 59/29/11 |
| 굴림: | 76 |
| 판정결과: | 실패 |
2
발렌티인. 여기…. 이계는 아닌 거죠?
라일리:무언가가 그들에게 하사한 물건이라고들 하던데, 딱 보아도 사특한 물건 같지 않나요? 저 사람들은 이걸 써서 의식을 진행하려고 하고요. 아마 저 사람들이 진짜로 의식을 성공해버리면 이런 건 정말 비교도 안 될 거예요. 속는 셈 치고 한 번만! 도와줄 수 있을까요?
이안 브란트:네에, 이계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데…. (당신의 상태를 힐금거리더니 손을 잡았다.)
첸 티엔:현실에서 이런 일을 맞닥뜨리게 될 줄은 몰랐네요. (따지자면 이계와 관련된 사건은 아닌 듯싶고. 그렇다 해도 괄시할 수 없는 수준이니 개입은 해야 할 성싶은데, 기관 측에서 이번 일을 업무라고 판단해줄지는 의문이었다. 추가 수당… 나올까? 나오겠지? 우리 발렌틴, 무급노동은 시키면 안 되는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맞잡은 손을 깍지 껴 고쳐 쥔다.) 어떻게 도와드리면 되는데요?
라일리:(꽤 기쁜 기색을 내비친다. 당신의 생각이 더 길어지기 전에, 어디에 숨겨뒀던 건지 옷 안에서 핸드폰 하나를 꺼내 건넸다.) 어려운 일은 시키지 않을게요, 두 분은 그냥... 프로포즈만 방해해 주시면 돼요!
오늘 스카이타워에서 2시에, 인공 화원에서 3시 30분에, 크루즈에서 5시에 세 번 프로포즈 촬영을 해요. 방해가 들어올걸 알고 일부러 세 번에 나눠둔 거겠죠. 적당~히 프로포즈를 망치기만 해 주세요.
도움이 필요할 땐 이 핸드폰으로 연락하고요! 나도 도움될 만한 게 있으면 연락할게요. 그럼 잘 부탁해요!

현재 시간은 1시 20분 경, 어찌되었건 가야 할 장소는 정해져 버렸네요. 스카이타워로 향할까요?
첸 티엔:발렌티인.
이안 브란트:네에?
첸 티엔:타인의 프러포즈를 망친다는 건…. 뭘까요? (이런 질문이나.) 그런 건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좀 떨리네요…. (아무래도 그렇겠지.)
이안 브란트:아무래도 그런 건 저도 처음이라서요? (은은해졌다.) 당신과 처음을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네요……. (기 쭉 빠져서 아무 말이나 하고 있는 중.)
첸 티엔:이런 처음은 달갑지 않은데 말이에요…. (터덜터덜 스카이타워로 향했다.)
이안 브란트:(따라 터덜터덜 걸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열을 만들었다가, 흩어졌다가… 그것을 지휘하던 스태프는 뒤늦게 두 사람에게 다가옵니다.
스태프: 왜 이제 오셨어요? 첫 타임에는 좀 더 일찍 모여주시라고 했는데…. (난처한 표정.) 지금부터 같이 연습을 하긴 어려우실거고….
18층으로 올라가주시겠어요? 주인공 옆에서 프로포즈 장면을 거들어주세요. 구체적인건 위 쪽 스태프들이 알려줄 거예요.

첸 티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64 |
| 판정결과: | 실패 |
발렌티인.
이안 브란트:네?
오늘따라 절 많이 부르시는 것 같아요.
첸 티엔:네에. 저기 뭐가 있는 것 같은데 잘 안 보여서요.
이안 브란트:음.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75 |
| 판정결과: | 실패 |
아무것도 없는데요.
첸 티엔:제가 잘못 봤나 봐요?
이안 브란트:그런가봐요.
첸 티엔:네에.

첸 티엔:(눈인사를 건네며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이런 곳에서 프로포즈 받으면 진짜 좋겠다.”
“그, 그래? 바다 안 좋아하는거 아니었나?”
“에이, 물에 들어가는 게 싫은 거지… 예쁘잖아? 보는 건 좋아해.”
분위기와 대화 내용으로 미루어보아 아무래도 연인인 듯 하네요.
이안 브란트:(엘리베이터 유리창에 머리 꿍… 하고 바깥 구경 중.) 일하기 시러여. (웅얼웅얼.)
첸 티엔:먼저 퇴근하실래요? 여긴 이계도 아니고, 능력을 쓸 일도 없어 보이니 저 혼자서도 해결할 수 있을 거예요. 보고서에는 적당~히 같이 해결했다고 올려 둘 테니까요.
이안 브란트:당신 두고 가라고요? 그게 더 싫어요…. (옆구리 꾹.)
첸 티엔:우와~. 퇴근 말고 절 선택해주신 거예요? 이건 좀 프러포즈 같았어요.
이안 브란트:다, 당연히 퇴근보다 당신이 중요하죠? 이런 걸 프로포즈라고 받아들이지 말아주세요….
첸 티엔:하지마안, 직장인에게 퇴근은 사랑보다 더 중요한 것 아니었나요?
이안 브란트:혹시 저보다 퇴근이 더 중요하신가요?
첸 티엔:이걸 이렇게 물으신다고요?
이안 브란트:혹시나 싶어서요.
첸 티엔:잘못 답했다간 차일 것 같은데. 착각인가요?
이안 브란트: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죠…….
첸 티엔:조금 전에 발렌틴에게 퇴근을 권했었죠? 당신 몫의 잔업은 제가 남아서 처리하겠다고요. 이게 대답이 되리라 믿어요.
이안 브란트:네에, 저를 좋아해 주셔서 기뻐요……. (힘없이 투욱 어깨에 기댔다가 떨어진다.) 도착했네요.

그럼 지금부터 최종 리허설 들어갑니다. 3, 2, 1… 큐!”
18층 전체에 발랄한 최신 유행의 사랑노래가 퍼집니다. 라운지를 지나칠 때도 짧게 들려왔던 노래입니다. 유리창 너머 바로 아래는 야외 라운지입니다. 많았던 사람들은 단체로 플래시몹을 준비하고 있었던 듯 하네요.
드레스를 입은 사람이 빙글 춤을 추기 시작하자 통행인인 체 하던 두 사람이 끼어들어 그를 보조합니다. 세 사람이 이윽고는 열 사람, 스무 사람이 되어가더니… 50에 달할 정도의 숫자가 됩니다.
속성으로 배운 듯 사람들의 춤은 좋은 솜씨는 아닙니다. 그러나 흥겨운 음악 탓일까요? 사람들은 모두 즐거워보이고 화려한 의상이 더해져 상당히 장관인 풍경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노래의 템포가 느려지고 분위기는 무르익어 갑니다.
이때, 노래 사이로 대화 소리가 들립니다.
첸 티엔: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3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 여기.”
“근데 지금 여기 갖고 오면 위험한 거 아냐? 사람 모였는데.”
“괜찮아. 쳐다보는 사람도 없고, 이것만으로는 끝까지 안 가. 뭐 좀 난리는 나겠지만...”
“하긴 지금 청혼하는 것도 아니고 괜찮나.”
그리고 그와 동시에 라일리에게 받은 핸드폰이 진동하기 시작합니다. 어라? 빠르게 SNS 뉴스 알림이 갱신되고 있네요.

<속보> 파푸아뉴기니에서 규모 4.3의 지진 발생,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속보> 인도네시아 발리 섬의 아궁 화산, 갑작스레 가스 분출… 대피 경고
<속보> 규모 줄여가던 태풍 아르주 부활해… ‘루사’의 재림인가
<속보> 서일본 해안에서 갑작스레 비정상적 물빠짐 현상 관측중, 쓰나미 대처 요령
내용들을 확인하자 바로 위 팝업창 하나가 더 떠오릅니다. 메신저 알림입니다.

갱신되던 뉴스 속보들이 느릿해지고, 사태가 나아지고 있으나 방심할 수 없다는 소식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이안 브란트:(옆에서 힐끔 보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폭력적.)
첸 티엔:(이안 옆구리 콕 찌른다. 나쁜 생각 하셨죠.)
이안 브란트:(도리도리.)

첸 티엔:
| 기준치: | 57/28/11 |
| 굴림: | 84 |
| 판정결과: | 실패 |
오늘따라 좀 피곤하네요?
이안 브란트:그래 보여요. 당신이 퇴근을 하셔야 할 것 같아요. (뺨 문댕문댕.)
첸 티엔:당신이 곁에 있으니 아직은 괜찮고요. (얌전히 문댕당함!)
생각해봤는데, 반지를 부수는 게 제일 간편할 것 같아요. 능력을 쓰면…. 들키지 않고, (목을 긋는 시늉을 한다. 부수는 것은 반지이지만, 뭐. 의미만 통하면 됐다.)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때요?
이안 브란트:그래요, 그럼 반지가 어디에 있는지 찾는 게 우선일 것 같은데…. (주변을 둘러본다.)

첸 티엔:(스피커와 음향 장치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원한다면 음향 장치를 고장낼 수도 있겠네요. 어떻게 할까?
첸 티엔:저건…. 건드렸다간 막내 스태프가 눈물지을 일이 생길 것만 같은데요.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죠?
이안 브란트:그야 그렇지만, 뭐어, 그냥 코드 하나쯤 뽑아놓고 가는 거야? (눈에 보이는 전선을 아무거나 뽁 뽑았다….)
첸 티엔:이렇게 아무거나 건드려도 되는 거예요?
이안 브란트:(아무것도 모른다는 눈. 깜빡깜빡.)
첸 티엔:그런 건 어디서 배워오셨담? (반지 한 쌍을 걷네받는 연인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이안 브란트:부술게요…. 보단 나은 것 같아요. (덩달아 눈을 돌린다.)

“음?”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에 함께 탑승했던 이안과 당신을 보고 가벼운 인사를 건넵니다. 표정을 보아하니 호의가 느껴집니다.
안나: 안녕하세요~ 안나예요. 이쪽은...
리버: 아, 엇, 리버입니다.
안나: “왜 그렇게 긴장하는 거야. 우리가 프로포즈 하는 것도 아닌데~?!
리버: 앗, 아아, … ...그, 그건 그렇지만…. 나 이런거 잘 못하는 거 알잖아. 역시 사람 바꾸는 게…
안나: 무슨 소리야! 그럼 누가 하라구? 나 혼자?

두 사람은 프로포즈의 하이라이트 순간 신랑에게 반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하는데요. 이 두 사람에게 반지를 얻어내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 같은걸요.
첸 티엔: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 괜찮은 거 맞아요?
리버: 아, 그, 그럼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괘, 괜찮... (울렁~... 비틀거렸다.)
이안 브란트:(안쓰럽게 쳐다봤다….)
안나: 정말 괜찮은 거 맞아? (등을 팡팡...) 그렇지만 지금 와서 바꿔줄 사람도 없을 텐데...
첸 티엔:(전~혀 괜찮지 않아 보인다…. 눈썹 늘어트린 채 리버를 바라보았다.) 그런 거라면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반지를 전달하기만 하면 되는 거죠?
안나: 괜찮으시겠어요? 너무 갑작스럽게... (쭈뼛거렸으나 거의 쓰러지기 직전인 리버를 챙기느라, 티엔에게 은반지 한 쌍을 덥썩 떠넘겨버렸다.) 죄송하지만... 부탁드릴게요!! 플래시 몹이 중반까지 진행되어 폭죽이 터질 때 남자 쪽에게 가져다 주면 돼요.
첸 티엔:그럼요~. 어려운 일도 아니고요. (흔쾌히 반지를 받아든다. 라일리가 보여주었던 그 반지와 같은 물건일까?) 저희는 걱정 마시고, 리버 씨를 잘 살펴주세요. 저쪽에 쉴 만한 벤치가 있던데, 조금이라도 앉아계시는 건 어떠세요~?

이안 브란트:어떻게 잘 해결되긴 했네요….
첸 티엔:뭐어…. (반지 요리조리 살펴보다, 슬쩍 힘을 줘 본다.) 부숴도 되겠죠?
이안 브란트:손 다치지 않게 조심하시구요….

첸 티엔:으응. 능력을 쓸 생각인데, 눈에 띄면 귀찮아질 것 같아요. 좀 가려주실래요? 이렇게에. (당신 팔을 잡아끌어 벽쿵♡ 자세를 만들어버린다.)
이안 브란트:꼬, 꼭 이런 자세여야 할까요? (조금 바들바들 떨기 시작했다….)
첸 티엔:응? 평범하게 연인 같고 괜찮지 않나요?
이안 브란트:제 생각에 당신은 역시 좀…. 좀 더 박력 있는 쪽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벽 짚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귓가가 조금 붉어졌다.) 얼른 해요.
첸 티엔:네에.
| 기준치: | 78/39/15 |
| 굴림: | 5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마침 시간이 된 듯 “자리로 이동하세요!” 라며 주변을 정리하는 스태프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안이 후다닥 당신에게서 떨어지네요. 두 사람은 빠르게 자리를 뜰 수도 있고, 자리에 남아 실시간으로 망할 프로포즈를 지켜 볼 수도 있겠네요.
첸 티엔:(반지를 망가뜨렸다는 오해─는 아니다. 사실이다.─를 사면 곤란할 테니, 능력을 세심하게 다루어 반지가 동강 나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끔 묶어두었다. 아마 신랑이 반지를 내미는 순간 똑 소릴 내며 부서지지 않을까?) 이건 전해주고 가자고요.
이안 브란트:전해주고 가도 괜찮을까요? 그러니까, 음…. 분위기가. (벌써 눈치 보인다!) 일단 뭐어. 문제가 없다면요.

깔리는 레드 카펫, 예비 부부를 따듯하게 바라보는 사람들… 턱시도를 입은 남성이 여성의 손을 잡아끌고 창가 쪽으로 에스코트 해 갑니다.
청량한 휘슬 소리가 울리고, 라운지 아래 사람들이 약속대로 열을 맞추기 시작합니다… 만, 음향 기기에 조작을 했다면 본래 18층을 채웠어야 할 로맨틱한 음악이 전혀 나오지 않는 채로요!
옆에서 이안은 멋쩍은 표정을 짓습니다. 당황하는 스태프의 소리가 들리네요.
“뭐야!? 점검 안했어?!”
“했어요! 했는데…”

예비 신랑신부의 얼굴이 굳어갑니다. 아래 쪽 사람들이 플랜카드를 펼쳐 보이네요.
[♥지금 네게 닿는 노래가 너를 향한 나의 마음♥]
… … 채 멈추지 못한 약속된 타이밍의 꽃가루 폭죽이 자동으로 터져 흩날립니다. 분위기가 싸하게 굳는 것이 느껴지네요…
이안 브란트:그냥 가도 좋을 것 같죠?
첸 티엔:네에……. 안타깝네요.
이안 브란트:네. 네. 가끔 인생이 그래요.



이안 브란트:라이터…. 대충 무슨 일이 벌이게 될지 알 것 같기도 하구요….
이안 브란트:애교 부리시네요. (메시지 힐끔.)
첸 티엔:응? (귀여운 이모지를 치는 것치고는 무표정하다.)
이안 브란트:표정과 손이 좀 다르시네요?
첸 티엔:다들 이렇지 않나요? 웃는 이모지를 보내면서 표정은 굳어있는 거.
이안 브란트:(뭘 보내는 거야?) 저랑 연락할 때도요? (이런 거나 물었다.)
첸 티엔:(증명이라도 하듯 또다시 무표정으로….)
처음엔 그랬죠?
이안 브란트:우와…….
첸 티엔:그땐 발렌틴이 당신인 줄 몰랐단 말이에요오.
이안 브란트:지금은요?
첸 티엔:[(♡ ὅ ◡ ὅ )ʃ♡]
(휴대폰에 이모지를 입력한다. 단, 상대에게 전송하는 것 대신 화면을 기울여 당신에게 보여주었다. 매우 올망졸망한 표정을 지은 채로!)
이안 브란트:저도 당신이 이렇게 애교 많은 사람일 줄은 몰랐으니까, 뭐, 네…. (슬그머니 턱을 긁어줬다. 정확하게 반려동물 취급 중이다.)
매점으로 갈까요?
첸 티엔:네에. 옷만 안 갈아입었어도 라이터를 살 필욘 없었을 텐데~ 아쉽네요.
이안 브란트:왜…지?
첸 티엔:응? (헤헤 웃으며 매점으로 걸음 옮겼다.)
이안 브란트:왜냐니깐? (우뚝.)
첸 티엔:아이, 참. 지금 그런 게 중요한가요?
이안 브란트:그럼 뭐가 중요하지?
첸 티엔:세계 평화? (당신의 팔을 붙잡아 끌어당기며….)
이안 브란트:아니, 지금 중요한 건 세계 평화가 아니라 당신이 뭘 숨기고 있느냐거든요….
첸 티엔:(올망졸망.) 이 험한 세상을 헤쳐 나가려면, 품에 라이터 하나쯤은 넣어두고 다녀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안 브란트:라이터와 함께 다른 것도 같이 넣어두신 거고요….
첸 티엔:당신은 안 펴요?
이안 브란트:안 펴요! (인상 와락 구겨졌다.) 몸 상하는 건 아주 다 하고 계시는구만? (허.)
첸 티엔:그야, 그때는 짧고 굵게 살다 가려고 했으니까요오. 지금은 거의 안 펴요.
이안 브란트:거의? (입술 우물거린다.) 오늘 끝장을 봐요 저희…. (안 봅니다.)
첸 티엔:(잠시 고개 들어 주변 살피는 듯싶다가도, 타인의 시선 닿지 않는 틈을 타 입을 맞춘다. 그것에서 그치지 않고 입술 사이로 혀를 비집고 넣어 말캉한 살덩이를 얽어내었다. 혀뿌리를 쪽쪽 소리 나게 빨다가도 여린 입천장 간질이기도 하였으니, 난데없이 깊은숨을 나누는 꼴이다. 주변에 심어진 정원수들이 원체 무성했기에 망정이지! 다행스럽게도 행인에게 들키진 않은 듯싶다.) ……거의, 요. 보세요, 담배 냄새……. 안 나죠?
이안 브란트:(시큰둥한 얼굴로 계속 담배 피면 억지로 키스할 거예요, 진도도 마음대로 나갈 거고요. 같은 부적절한 말을 내놓을 작정이었다. 예전의 당신에게는 그런 것이 곧잘 통했지 않던가. 아무리 이게 두 사람의 첫 입맞춤이 아니라곤 하나, 갑작스러운, 남들 다 있는 바깥에서, 심지어는 가이딩의 목적도 아닌! 키스란 그를 당황시키기에 충분했고, 적잖이 놀라 당신의 어깨를 움켜쥐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럼에도 결국 눈을 꼭 감고 혀를 진득하게 얽기나 했으니 당신을 여간 좋아하는 게 아닌 듯. 가쁜 숨을 내쉬며 떨어진다.) 지금, 뭐, 뭐 하시, 신…? 여, 여기, 바, 밖에서……. (울긋불긋 달아오른 낯을 손등으로 문지른다.)
첸 티엔:사람 없는 거 확인하고 한 거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히죽… 웃으며 달아오른 뺨 위로 제 손등을 대어 준다. 여전히 타인의 손길은 달갑지 않았으며, 가이딩 또한 불쾌했다. 타인에게 제 목숨줄 맡기는 감각은 익숙해지려야 익숙해질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당신에게만은. 당신의 손길은 달가웠으며 가이딩 또한 단비와 다름없게 느껴졌으니, 스스로 목줄을 매어 당신의 손에 쥐여주는 꼴이다. 사랑을 하면 이렇게 되는 건가 봐.) 계~속 의심하시길래, 증명해 드린 건데. 별로였어요?
이안 브란트:(당신의 손을 양손으로 살포시 쥐고서 뺨 위에 한참이나 가져다 댔다. 당신의 손길을 받고 달아오른 피부며 마음이 점차 진정되고 있으니, 이래선 누가 가이드고 센티넬인가 싶다. 놀라 기겁하는 모습 보이긴 했으나, 과거 손도 못 잡게 하던 사람이 먼저 키스까지 하는 데 어찌 기껍지 않을 수 있을까. 고개 설설 내젓는다.)
담배 냄새 안 나긴 하지만, 그래도…. 완전히 끊을 때까지 저도 도와드릴게요. 일단 오늘은 라이터부터 버리자구요… …….
첸 티엔:(당신이 진정할 때까지 손 거두지 않는다. 살과 살을 맞댄다는 게 이다지도 안정이 되는 행위일 줄은.) 당신이 바란다면 노력이야 하겠지만, 금연은 어려운 법이잖아요~? 어떻게 도와주실 건데요?
이안 브란트:제가 다 되게 만들 수 있어요…. (뭔?) 더 어려운 것도, (손 아래로 당겨 잡으며 깍지를 낀다.) 되게 했는데.
(꽤나 의기양양하게 말한 사람치고 내놓는 방법이란 퍽 단순하다.) 뭐어…. 단 거 좋아하시잖아요? 금연할 때 그런 게 도움이 많이 된대요. 그리고 주변사람(본인을 콕콕 가리켰다.)의 응원? 이런 거.
첸 티엔:응원의 예시가 궁금해요오.
이안 브란트:이렇게 손 꼬옥 잡고 24시간 정도 있는 거요. 겸사겸사 가이딩도 하고 좋죠?
첸 티엔:(손 스르륵 놓는다. 시선마저 거두어 먼 곳을 바라보다가도 입술을 비죽인다. 당신의 제안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기보다는, 꼭 다른 바라는 것이 있는 사람마냥….) 평~범한 센티넬과 가이드 간의 의무적인 가이딩 시간처럼 들려서 별로예요. 다른 건 없나요?
이안 브란트:있죠, 루바토. 평범한 센티넬과 가이드 간의 의무적인 가이딩이었다면 24시간 내내 손잡기 말고, 그냥…. 1시간짜리 다른 걸 하지 않을까요~? (흠.) 다른 거 원하는 거라도 있어요?
첸 티엔:한 시간짜리 다른 거.
한 적 있어요?
다른 센티넬이랑?
이안 브란트:질투하시는 건가요?
첸 티엔:흥.
이안 브란트:(소리 없이 웃는다.) 때가 되면 알려드릴게요…….
첸 티엔:저만 처음이었던 거죠?
이안 브란트:그렇게 말하니까 당신이 주장하던 그…. 카사노바 된 기분인데요.
첸 티엔:네에. 다른 센티넬과 한 시간짜리 다른 걸 하셨던 발렌틴 가이드니임. (저벅저벅… 매점으로 향했다.)
이안 브란트:삐쳤나요? (쪼르르 따라가 옆구리 꾹 찌른다.)
첸 티엔:네에. 빨리 풀어주셔야죠.
이안 브란트:다른 센티넬이랑 한 적 없으니까 질투하지 마세요. (토라졌군…. 이어 덧붙인다.) 처음이라도 저 잘 해드릴 수 있어요. (뭘?)
첸 티엔:(볼 부풀린다. 100%고의였다.) 뭘요?
이안 브란트:(멀뚱….) 만족시켜드리는 거?
첸 티엔:어떻게요?
이안 브란트:일부러 그러죠. (볼 꾹꾹 누른다.)
첸 티엔:(누르는 대로 바람 폭 꺼트린다.) 스킨십으로는 만족 못 해요.
이안 브란트:(복어 됐당.) 그러면요~?
첸 티엔:우리 사이가 조금 더 특별해졌으면 하는데.
이안 브란트:이, 이 정도면 특별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그…. (주저한다.) 애, 애인이라고… 해, 주셨다고 들었는데.
첸 티엔:네에. 당신은 대답 못하셨다고 들었어요. (수줍음 탓이었겠지만. 알면서도 말했다.)
이안 브란트:(눈을 도르륵 굴린다.) 그, 조, 좋아하는 건 맞지만. 사귀는 건지, 다른 사람에게 말해도 되나 싶어서요…. (끙.) 앞으로 잘 말하고 다닐 테니까요?
첸 티엔:(그제야 슬그머니 시선 맞춰 온다.) 사내에서도요. 숨기면 안 돼요.
이안 브란트:으응, (어깨 위로 뺨 비비적거린 뒤 떨어졌다.) 그런데 사내에서는 이미…. 사귀는 줄 알고 있던데요? 다들. 이상하게 저한테 연애 상담도 요청하시던데요.
첸 티엔:(흥…. 슬그머니 당신의 손을 찾아 쥔다.) 응? 연애 상담을……. 발렌틴에게요?
이안 브란트:네에. 어떻게 했냐고 묻던데요. 그래서 제가 뭘 어떻게 했냐는 질문이냐고 다시 물으면 그냥 웃으세요. (매점 입구로 들어갔다.)

첸 티엔:(동료들의 생각을 대강 짐작한 듯. 무언가 납득?한 것처럼 고개 주억거리기나 했다. 당신의 뒤를 따라 매점으로 향했다. 직원에게 사정을 설명한 뒤 라이터를 집어 든다.) 더 필요한 게 있었던가요?
이안 브란트:뭔가 납득?하셨어요. 다른 것도 원한다면 골라도 될 것 같긴 하지만…. (어차피 그 이상한 사람들 돈이라는 거 아냐? 그런 생각 중.) 라이터만 가져갈까요?
첸 티엔:네에. (라고 대답하는 것치고는 양손에 초콜릿을 쥐고 있다.)
이안 브란트:아기…. (초콜릿 한 개 더 얹어줬다.)

구석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리버입니다. 파리하던 안색은 상당히 진정되었네요. 안나는 어디론가 갔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두 사람을 발견하자 리버는 반갑게 말을 걸어오네요.
리버: 아, 아까는 감사했어요. 프로포즈는 잘 됐나요? 어떻게…….
첸 티엔:어라~ 리버 씨. (프러포즈에 관한 것은…. 그저 웃음으로 얼버무렸다.) 안나 씨랑 같이 계실 줄 알았는데요. 몸은 좀 괜찮으세요?
리버:앗...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안나는 잠시 음료를 받으러 갔는데...
(어깨를 크게 늘어뜨리고 한숨을 내쉽니다.) 사실은 저도, 곧… 그…. 프로포즈를, 하려고 생각 중이었거든요. 용기가 안 나서 차일피일 미룬 지 벌써 반 년이 다 되어가는데….
자기 앞가림도 못 하는 주제에 남 응원이나 하고 있자니 참담하달까…. 게다가 이입은 또 엄청나게 되어버리는 바람에 덩달아 긴장이나 하고.
(우우. 울상이 되었다.) 덕분에 폐를 끼쳐서 죄송해요….
첸 티엔:(황급히 손을 내젓는다.) 폐라뇨~? 그런 말씀 마세요. 저흰 덕분에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었거든요. (그리고는 팔꿈치로 이안의 옆구리를 콕콕 찌른다. 뭐라고 말 좀 해주세요!)
이안 브란트:아, (당황했다. 이런 건 제 전공 아니고 당신 전공 아닌가요? 라고 말하고 싶은 듯하다.) 그럼요. 덕분에 이것저것 잘 해결?되었고요. (애써 웃었다.) 프로포즈도 하신다면 성공할 것 같은걸요, 보니까 안나 씨가 리버 씨를 엄청 챙기시던데….
리버:그,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우웃. 감동 받은 표정을 지었다!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인 듯.) 지금까지 누구한테 말도 못 하고 있었어서… 속이 조금 편해졌어요.

3시가 되어가니 주변 사람들이 다음 촬영지를 향해 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인공 화원은 바닷가로 향하는 방파제 길을 건너 조성된 작은 인공 섬에 위치하고 있네요.
자, 다시 한번 지구를 지키러 갈 시간입니다!
첸 티엔:(움직이기 전에 보고해두는 게 좋겠지?)
(인공 화원으로 향했다.)

두 사람은 인공 화원으로 향합니다. 바다를 가로질러 인공 섬에 도착하면 울긋불긋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들이 보입니다. 가까이 와서 살펴보니 전부 조화 꽃들이네요.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조화 제라늄 화단입니다. 단연 제일 면적이 넓고 공이 들어간듯한 공간으로 보입니다만, 꽃은 전혀 피어있지 않네요. 어떻게 된거지?
스태프들이 빠르게 움직이며 꽃밭 안에 조명을 설치하는 것이 보입니다. 제라늄 꽃밭까지 닿는 미니 폭죽으로 장식된 길과 하늘로 날아오를 준비를 마친 헬륨 풍선떼를 보아하니…
“타이밍 맞춰서, 조명 테스트!”
설치된 조명에 불이 들어오자 조화 제라늄이 일제히 개화합니다. 색색의 꽃이 화단을 수놓아가네요. 날이 밝은 탓에 조명이 아쉽다는 느낌은 있지만, 타이밍에 맞춰 하늘로 올라갈듯한 헬륨 풍선이 맞춰지면 상당히 로맨틱한 장면이 연출될 듯 합니다.

첸 티엔:발렌티인.
이안 브란트:네에, 루바토.
첸 티엔:제가 수속성이라서요. 불을 붙이는 건 조오금 내키지 않네요. 당신이 대신 해주세요.
이안 브란트:포켓몬? 같은 건가요? 일단 당신 뜻은 알겠어요….
(라이터를 받아들었다.) 괜찮으면 주의만 좀 끌어주세요. (총총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화단 뒤편으로 돌아간다.)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1 |
| 판정결과: | 대성공 |
첸 티엔:응? 어딜 가셨지?
이안 브란트:(뭐지? 주의는 끌어주지 않으셔도 되겠군…. 라이터로 화단의 끝자락에 불을 붙인다.)
첸 티엔:(저기에 계셨구낭.)

시간이 다 되어가는지 반대 편에서 스탭들이 스탠바이를 외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화단에서 조금 멀어지면...
“여기 불, 불이에요!”
“뭐야?! 호스 가져와!”
“호스가 어딨는데요?!”
“잠깐! 일단 다 피해요! 신랑신부 못 오게 막고! 앗!”

누군가가 반지케이스를 빼내려 하지만 불길은 아랑곳하지 않고 커져갑니다. 이번에는 부술 필요도 없겠군요.
촬영 현장은 이내 수라장이 되고, 사람들은 빠르게 몸을 피합니다. 초기에 소란스레 불꽃이 점화된 탓에 화재 사실이 모두에게 빠르게 퍼져 다칠 사람은 없어보이네요. 다만 아름다운 화단은 확실하게 망가져가고 있습니다.
“어, 어라?”
“잠깐, 저기요?”
어느새 뒤에 다가온 연인 한 쌍이 당황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다른 사람들보다도 기합을 넣어 분장한 모습을 보니 꽃밭 프로포즈의 주인공이었을까요?

오래 지나지 않아 사람들이 소화기나 수도에 연결된 긴 호스를 들고 오면 불은 금방 진압됩니다. 반지와 비싼 기자재들이 불 탄 것 외에는 다친 사람이 없어 다행이네요.
다만 새까맣게 녹은 플라스틱 조각들이 엉겨붙은 꽃밭에서 프로포즈를 할 마음은 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늘 촬영 어떻게 되는거야? 작은 수군거림과 동요가 퍼져나갑니다. 스태프가 외칩니다.
“화원 촬영은 중지! 이후 5시에 크루즈 촬영 재개하겠습니다!”
이안 브란트:잘? 한 건데 좀 기분이 그렇네요?
첸 티엔:방화범이 되셨어용.
이안 브란트: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더? 그렇네요???
첸 티엔:그런 당신도 사랑한답니다.
이안 브란트:기꺼이 공범이 되어주시는 거네요…. (아니 근데 잘 생각해보면 공범 맞잖아요.)
첸 티엔:자, 자. 사소한 건 신경 쓰지 말자고요~. (당신의 등을 떠밀며 휴대폰을 꺼냈다….)


“우연이 아니라 누가 자꾸 망쳐두는거 아니야?”
“하긴 그래. 왜 아까 타워에서도…”
얼핏 들려오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누군가 두 사람의 옷을 붙잡고 구석으로 이끕니다. 베일을 교묘하게 이용해 얼굴을 가린… 라일리네요.
라일리:이번에는 안 잡았어요~? (호탕하게 웃었다.) 그런데... 엄청 크게 해주셨네요.
이안 브란트:(그렇게 됐습니다 표정.)
라일리:다음에는 크루즈죠? 지금 바로 갈까요? 크루즈 안에 이것저것 숨겨뒀다는 정보를 얻었거든요. 좀 살펴보고 싶어서.
첸 티엔:그래요~ 그런데…. 사람들이 슬~슬 이상을 눈치채는 것 같더라고요? 어쩌면 우리, 들킬지도요~?
라일리:그거 큰일인데요. (고민하는 듯 턱을 매만졌다.) 그래도 다음 크루즈 촬영이 마지막이니까, 최대한 빨리 끝내봅시다. 그럼 가 볼까요?

촬영 스태프들은 아직 인공 화원의 사태를 수습하고 있는 듯 터미널에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덕분에 라일리가 동행하고 있어도 어렵지 않게 크루즈에 탑승할 수 있었네요.
라일리:이번에는 바다 위라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배를 엎을수도 없고...~ (극단적이기는 이쪽도 마찬가지인 듯. 이어 예정된 크루즈 프로포즈의 계획을 가르쳐 준다.)

라일리는 질린 듯 고개를 젓습니다. 걷다 보면 어느 새 크루즈의 지하층에 도착해 있네요. 습기 차고 조용한 공간입니다. 귀를 기울이면 작게 모터가 돌아가는 소리만이 은은하게 들려옵니다.
왼쪽으로 작은 문 하나가 나 있어 그곳으로 들어가면, 라일리가 불을 켭니다. 어두운 공간에 빛이 들어오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닥에 그려져 있는 붉은 마법진입니다.
방을 전부 채우는 거대한 크기로, 무엇으로 그려진 것인지 옅은 쇠비린내가 올라오고 있네요. 라일리는 발로 마법진을 문질러 지워버리려 합니다만 이미 말라붙은 듯 잘 되지 않습니다.
라일리:이거 지우고 있을 테니 좀 더 살펴봐 줄래요?
첸 티엔:으음, 알겠어요. (주변 두리번거린다. 특별한 점이 있을까?)

첸 티엔:(상자 두 개를 열어 본다.)

첸 티엔:
| 기준치: | 5/2/1 |
| 굴림: | 49 |
| 판정결과: | 실패 |
(모르겠당.)
이안 브란트:외국어도 아닌 것 같은데…. 뭘까요? (곰곰.)
첸 티엔:자존심 상해요. (왜?) 좀 더 공부해둬야겠네요. 돌아가면 못 본 영화부터……. (책 무더기를 뒤적인다.)
이안 브란트:뭐, 뭐가 자존심 상하는 건데요…? (혼란!)

그 외 다른 책에서 특별히 건질 만한 정보는 없습니다. 손을 대는 것 만으로도 불길함이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첸 티엔:(책 주욱 밀어둔 뒤 잡동사니를 뒤졌다.)

첸 티엔:
| 기준치: | 40/20/8 |
| 굴림: | 67 |
| 판정결과: | 실패 |

첸 티엔:(이안 빤히 본다.)
이안 브란트:오늘 저를 많이 찾으시네요.
첸 티엔:좋으시면서.
이안 브란트:
| 기준치: | 40/20/8 |
| 굴림: | 89 |
| 판정결과: | 실패 |
찾는 이유는 없네요.
첸 티엔:이유 없이 찾아도 되는 사이긴 하죠. (로브무더기를 들춰본다.)

이안 브란트:그렇긴 하지만요. 오늘따라 도움이 되지는 못한 기부운.

라일리:그래서… 이번에는 어떻게 할까요? 배를 엎을 수도 없고, 몰래 세트장을 엉망으로 만들 수도 없고. 사람 눈도 더 늘었을 텐데. 뭐 좀 찾았어요?
첸 티엔:(낡은 종이를 내민다.) 여기, 안개를 만들 수 있다는데요. 어딘가에는 쓸모가 있지 않을까요?
라일리:(종이를 받아들어 읽는다.) 호오, 괜찮은데요? 제가 갑판 쪽에서 주문을 사용할게요. 혹시나 제게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면~ 여러분이 대신 사용해 주시고요.

첸 티엔: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66 |
| 판정결과: | 실패 |
이안 브란트:(어라.)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69 |
| 판정결과: | 실패 |

라일리:비켜 드릴까요?
첸 티엔:그래주시면 감사하죠.
이안 브란트:지금 무슨 말을 하시는 거예요. (ㅠ) (벌떡! 일어나 당신을 일으켜줬다.)

라일리:위층으로 가요.

첸 티엔: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85 |
| 판정결과: | 실패 |
| 기준치: | 40/20/8 |
| 굴림: | 51 |
| 판정결과: | 실패 |

첸 티엔:(번듯한 미소 지어 보이며….) 마지막으로 옷매무새를 다듬고 싶은데요. 잠시 거울을 좀 보고 와도 될까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10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무사히 위 층까지 올라왔다면 그 곳에는 더 이상 사람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창 너머 내려다보이는 갑판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모습이 보이네요.
깔려있는 흰 카펫, 흰 장미 꽃다발로 장식된 거대한 기둥, 양 쪽으로 나뉘어있는 많은 사람들과 막 들어서기 시작하는 오늘의 주인공.
확실히 경비를 강화했는지 거리를 두고 많은 수의 스태프가 따라서는 것이 보입니다. 잘 보면 그 외에도 사방에 깔린 스태프들이 주변을 경계하는 듯 하네요.
라일리는 잘 숨었을까요? 가벼운 심문을 받고 있는 사람도 볼 수 있습니다. 스태프를 붙잡고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는 리버의 모습 또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얼굴 쓰셨어요…. (빤히.)
첸 티엔:(제 턱을 매만진다. 어쩐지 기고만장한 표정….) 써먹을 수 있는 건 써먹어야죠.
이안 브란트:그만 예쁠 필요가 있어요.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첸 티엔:선글라스라도 쓰고 다닐까요? (잘도 받는다.)
이안 브란트:그러면 저도 못 보니까 안 돼요….
첸 티엔:보고 싶을 때마다 벗기면 되죠.
이안 브란트:네? 네? 뭐, 뭘? (썬글라스겠죠 아무래도?) 그렇게 말하니까 좀 이상하네요….
첸 티엔:발렌티인, 음흉해요. (이러는 것치고는 그렇고 그런 의도로 들리게끔 말한 것이 맞다…)
이안 브란트:뭐, 그런 걸로 할게요. (자연스럽게 허리에 팔을 감고 더듬?었다….)
첸 티엔:이거 성희롱이에요오. (역시나? 그렇게 말하는 것치고는? 얌전히 꼬옥♡ 안겨 있었다?)
이안 브란트:이제 좋으시잖아요. (자꾸 이런 식으로 말해도 되는 걸까?)

이제 갑판 위가 안개로 덮이거나 하여 프로포즈의 현장은 또 다시 아수라장이 되어야… 하는데.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왜?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을듯한 맑은 하늘 아래 프로포즈는 진행되어만 갑니다. 라일리에게 받은 핸드폰이 진동하기 시작합니다. 뉴스 속보들이 갱신되어 가네요.
이안 브란트:안 보이네요. 그 분…. (어느새 떨어져서 뒷짐 지고.)
첸 티엔:왜 떨어지시는 거죠? (이안 팔 끌어와 제 허리에 감으며… 휴대폰을 꺼내 본다. 특별히 온 연락은 없나?)
이안 브란트:지구가 망해가는데 전 여기서 애정 행각이나 해도 되는 건가 싶어서요…? (티엔이 된다면 되는 거겠지. 얌전히 팔 감았다.)

첸 티엔:어떻게 됐든 프러포즈를 망치기만 하면 되는 거죠?
이안 브란트:그렇죠오.
첸 티엔:전복시킬까요? (뭘?)
이안 브란트:뭘.
첸 티엔:웅?
이안 브란트:저기요.
첸 티엔:네에.
이안 브란트:수습할 수 있을 정도로만 우리…. (눈 가늘게 뜬다.) 아시죠?
첸 티엔:(◐ . ◐)(사고친 걸 모른 척하는 강아지의 표정 짓는다.)
이안 브란트:아직 안 엎었으니까 봐드리는 거예요…. (허리 꾹.) 뭐라도 해보실래요? 아무튼.
첸 티엔:비를 내리는 정도는 괜찮지 않겠어요? 사방이 물이니 잘만 하면 그럴싸하게 쏟아내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안 브란트:네, 그대로 진행하세요. (이럴 때만 관리자의 기분을 느낀다….)
첸 티엔:
| 기준치: | 78/39/15 |
| 굴림: | 97 |
| 판정결과: | 실패 |
발렌티인.
이안 브란트:네에. 피곤하신가요?
첸 티엔:네에. 가이딩이 필요해요.
이안 브란트:이미 충분히 만진 것 같은데. (진짜로 뭘. 턱 슬며시 붙잡아 입 맞춘다.)
첸 티엔:
| 기준치: | 78/39/15 |
| 굴림: | 10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그 모습을 확인한 오늘의 주인공 한 쌍은 당황해 잠시 말을 멈춥니다. 그리고 툭, 툭, 툭…
비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서늘한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오네요. 갑판 위가 엉망이 되고, 사람들은 전부 크루즈 안으로 대피합니다.
미끄러질 뻔한 안나를 리버가 잡아주는 것이 눈에 띄네요. 그대로 가만히 서로를 응시하더니 두 사람 또한 안으로 들어갑니다.
어디에 있었는지, 쫄딱 젖은 라일리도 드디어 위층으로 돌아옵니다.
라일리:하하, 검문을 피해 다니다가 때를 놓쳤는데... (축축!) 두 분이 하신 거예요~? 그 주문의 위력인가?
첸 티엔:네에. (구구절절 설명하자니 말이 길어질 것 같고, 귀찮기도 했으니 그저 주문이었노라 일축한다.) 별일 없어 보이셔서 다행이네요. 이제 대충 해결된 건가요~?
라일리:(의심 없이 끄덕인다.) 어떻게든 된 모양이에요. 아직 우두머리를 잡지 못했으니 완전히 끝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숨은 돌렸네요. 고마워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악수를 청한다.)
첸 티엔:(스르륵… 이안 뒤에 숨는다.)
이안 브란트:아, 아하하. (어색하게 웃었다. 무안할까 싶어 대신 악수도 해 준 뒤….) 별 일 없이 끝나서 다행이네요.

하늘은 쨍쨍한데 어째서 갑판 위에만 비가 쏟아졌는지 모르겠다며 사람들이 불평을 내뱉고 있습니다. 이거 저주 받은 촬영 아냐? 대체 누가 저주하는데? 그런 이야기도 은근슬쩍 들려오네요.
인파에 섞여 자연스럽게 밖으로 나서려 하면 라일리는 두 사람을 붙잡습니다. 아직 크루즈를 전부 살펴보지 못했다고요.
라일리:괜찮으시다면~ 마지막으로 둘러보는 걸 좀 도와주시겠어요? 세 명이 다같이 돌아다니기엔 눈에 띄니, 괜찮다면 이안 씨가요. (제 얼굴을 가리킨다.) 비슷한 얼굴로 바깥에 나가면 눈에 띄잖아요. 그쪽 분은~ (티엔을 말하는 듯하다.) 바깥 상황을 좀 전달해 주시겠어요?

첸 티엔:뭐어, 알겠어요. 대신 당신 몫의 휴대폰은 이안이 들었으면 하는데요~. 라일리 씨, 연락이 안 돼도 너~무 안 되잖아요.
라일리:그거야 쫓기고 있었으니까 그렇죠! 원래는 얼마나 연락을 잘한다고요~... 애인 분에게 위험한 일이라도 시킬까 봐 그래요? (으하핫 웃는다.)
첸 티엔:그렇다기 보다는~ (휴대폰 꺼내 톡톡.)
연애하고 싶어서요~?
라일리:우와아~… ……. (휴대폰 화면을 이안 방향으로 틀어 보여준다. 이안의 멋쩍은 표정이 비쳤을 것이다….) 그렇게 안 봤는데 어지간히 사랑꾼이시구나~? 알겠어요, 알겠어. (휴대폰을 이안에게 넘겼다.)
(기다렸단 듯이 보낸다.)
이안 브란트:네에, 네. 귀엽네요. (답장은 하지 않았다. 그래, 따지자면 이안 브란트는 연락을 자주 하는 편은 아녔다….)
첸 티엔:발렌티인.
이안 브란트:네? (휴대폰을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첸 티엔:답자앙.
이안 브란트:아 맞다. …가 아니라 눈 앞에 있잖아요. (머리 북북북 쓰다듬는다.) 이걸로 대신할게요.
첸 티엔:나중엔 답장 보내주셔야 해요.
이안 브란트:약속할게요. 저 이제 하트 이모티콘 쓸 줄 알잖아요.
첸 티엔:정말요? 모르시는 줄 알았어요.
이안 브란트:사실 아직도 헷갈려요. 그럼 이따 봐요.
첸 티엔:네에.

엉망진창이었던 하루가 끝나가는 것이 느껴지네요. 남의 프로포즈를 세 번이나 훼방 놓은 심정은 어떤가요? 지구를 지켜냈다는 건 나쁜 기분은 아니지만 현실감은 없는 이야기입니다.
여전히 맑은 하늘, 서서히 시작되는 일몰, 비행하는 갈매기… 그런 것들을 보며 걷고 있다 보면 저 너머에서 누군가가 달려가는 것이 보이네요. 리버입니다.
상당히 상기된 얼굴입니다. 긴장한 듯한, 그러나 후련한 듯한…
리버:고마워요! 당신 덕에 용기를 냈어요!

첸 티엔:어어~? (저거…… 아무래도? 위험한 것 같지? 서둘러 리버의 뒤를 쫓았다.)

“이 지경까지 왔는데 추가 촬영을 또 한대? 아까가 마지막 아니었어?”
“비 맞다가 눈도 맞았나보지. 앞에 세 쌍이나 그렇게 됐는데 용기가 가상하기도 해.”
“그래도 사랑은 고난과 역경과 함께한다니까~ 뭔가 알 것 같기도. 그래서 이번에는 잘 되려나?”
“빨리 가자. 해변가라고 했지?”
… … … 등가에 서늘한 것이 흐릅니다. 마침 휴대폰이 울립니다.
(대충 답한 뒤… 걸음을 재촉했다.)

그리고 그 너머, 인파의 저 편에… …
노을지는 바닷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안나와 리버가 보입니다. 모두 숨을 죽이고 있어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오네요.
앞서 사람이 상당 수 몰려있으므로 가까이 가는 것은 어려워 보입니다.
리버:지금까지 용기, 가 없, 어서.... 직접 이야기하지 못했지만.
오늘에서야, 드디어… … 결심이 섰어.
이, 이런 나를 오래 기다려줘서 고마워.

리버:“비록 여,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나 혼자 힘만은 아니지만…
비가 오던 순간 네 얼굴과 마주했을 때, 내 인생에 너 같은 사람은 정말 너뿐일 거라고 다시 한번 느꼈어.

리버:지금 이 결심은 오로지 나만의 생각이야.
이걸 받아들여 줄 지는, 너의 선택이고….

어쩌지? 장면은 좋은데, 진짜 다 좋지만 이대로 있다간. 이대로 있다간 정말로,
핸드폰에 알람이 다시 한번 울립니다.
리버:그러니까, 내가 하고싶은 말은...

흰 옷자락, 흩날리는 화려한 장식, 이안입니다. 한 손에 무언가를 들고 있습니다. 당신과 눈이 마주칩니다.
리버:네가,
이안 브란트:첸, 하... ... 루바토!!!!!

리버:나와,
이안 브란트:저와!!!

리버:결...
이안 브란트:결혼 해 주세요!!!!!!!!!!!!!!!!!!!!!

모든 사람들이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떤 말이든 하지 않으면 시선이 떠나가버린다!!!!
첸 티엔:(멍하니 당신 바라보며… 휴대폰을 든 손을 톡톡 움직였다.)
(자신이 아는 이안 브란트는 이렇게 과격하고 무드 없는 프러포즈를 할 인물은 아니었다. 자신이 싫다고 표현한 것은 두 번 다시 하지 않았으며─감정이 피어나기 전은 논외로 치겠다. 애초에 당신의 스킨십이 없었다면 자신이 이곳에 서 있을 수 없었을지도.─ 제 의사 최대한 존중해주는 인물이지 않은가. 당신이 진정 제게 청혼할 생각이었다면, 오랜 시간 숙고를 거쳐 단둘만의 장소에서 영원을 속삭였겠지…. 기민한 이는 금세 당신의 의도를 파악하고 만다. 그러니까, 시선을 끌라는 거죠?)
(크게 심호흡한다. 푸른 눈이 금세 촉촉이 젖어 들었다. 한껏 물기 어린 목소릴 내며 가련하게 어깨를 떤다….) 당신, 그 여자랑은 제대로 정리한 거 맞아요?
이안 브란트:(한참을 달려온 탓인지 계단의 난간을 붙잡고 숨을 몰아쉬기나 했다. 그러나 당신의 예상하지도 못한 말에 놀라 정신없이 고개를 파뜩 들었으니 타인의 눈에는 꽤 볼 만한 드라마였을 거다….) 무, 무슨, 말이에요? 저, 저는, 당신밖에 없는 거 잘 알잖아요. (…라고 말한 뒤 뒤늦게 아차, 했다. 보기 좋게 극에 어울려 준 셈이 되었다.)
첸 티엔:그럼, 방금 말하려다 만 첸…이라는 사람은 대체 누구예요? 당신, 또 다른 남자가 생긴 거죠? 그런데 제게 프러포즈를 한다고요?
이안 브란트:아, 정마아알. (결국 앙탈? 부렸다. 계속 그럴 거예요? 같은 표정으로 눈썹을 마구 늘어뜨리더니, 성큼성큼 큰 보폭으로 당신에게 다가갔다. 당신에게만 들리게 속삭인다.) 실례할게요.
(당신의 손을 찾아쥔 채 냅다 입을 맞추었다….)
첸 티엔:(우뚝! 그 자리에서 그대로 굳고 만다. 이런 식의 입맞춤을 받게 될 줄은 몰랐지. 다만 밀어내진 않는다. 답지 않게 귓가 새빨갛게 물들인 채 손 어정쩡히 들어 올린다. 어깨 붙잡을 생각조차 못 한 채 손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했으니, 타인이 보기에는 완벽히 연인에게 넘어가 버린 모습일 터다.) ……바보. (로맨틱?한? 대사까지 곁들이니 더할 나위도 없다.)

영문 모를 박수가 퍼져갑니다. 스태프들은 황망하게 자리에 얼어붙어 있기만 하고요.
끊임없는 박수소리가 계속해서 울려퍼집니다. 수고했어요! 멋져요! 축하해요… …
정말로 수고가 많았네요. 두 사람…
두 사람은 이내 정신을 차린 스태프들에게 습격의 위기를 겪으나, 직후 어디선가 달려온 라일리와 동료들에 의해 머리카락 한 올 다치지 않고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라일리에게 대체 뭐였냐고 물으면,
라일리:아~ 독을 독으로 제압했달까…
그래도 좋지 않았나요? 프로포즈도 받으시고. (또 와하핫 웃었다.)

첸 티엔:에이, 이런 건 프러포즈가 아니죠. 없던 일로 칠래요. 그러니까, 이아안. 더~ 멋지게♥, 해주셔야 해요?
이안 브란트:(어쩐지 매우 낡고 시들시들해져 당신에게 기대어 있다.) 몰라요…….
첸 티엔:왜 이렇게 기운이 없으시지~? 어디 다친 건 아니죠? (여기저기 주물러 본다…)
이안 브란트:부끄러워서 울고 싶어요. (훌쩍.)
첸 티엔:왜요? 멋졌는데요. 이렇게에~. (반지를 던지는 시늉. 명백히 당신을 놀리고 있다.)
이안 브란트:하지 말아요오. (들어올린 팔 흔들흔들….) 저는, 겨우 시간 맞춰 뛰어왔더니, 당신은 갑자기 이상한 얘기나 하시고오. 당신 부른 거 뻔히 알면서, 다른 사람 앞에서 해명도 못 하는 걸로오, 응? 저 진짜로 울고 싶었다고요……. (입술 삐쭉삐쭉.)
첸 티엔:(종잇장처럼 흔들린다. 팔락팔락.) 하지마안, 시선을 끌어야 했던 거잖아요? 그러니까 당신도 그런 방법을 쓴 걸 테고요. 대중들은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보다는 파국이 곁들여진 이야기를 더 좋아한다고요. 그래서 힘 좀 써봤던 건데~. 별로였어요?
이안 브란트:저를 자꾸 카사노바로 해석하고 있는 것 같아서 곤란하다구요. (종잇장이 된 티엔 놓아준다….) 당신이 그런 얘길 좋아하는 건 아니고요? 아무래도 티비선을 끊어야겠어…. (결론은 또 이상한 방향으로.)
첸 티엔:정말요? 잘 됐다! 마침 어떤 브랜드에서 새 제품을 출시했더라고요. 화면이 엄~청 크고 선명하대요. (히죽… 웃으며 당신 곁에 바짝 붙는다.)
이안 브란트:제 말 안 듣고 계시는 거죠……. (뺨 문질문질해버린다.) 아무튼 고생 많으셨어요, 갑자기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네. 고생 많으셨어요….
첸 티엔:(헤헤.) 고생한 건 당신인 것 같지만요~? 그래서어, 다시 해주실 거죠? 청혼.
이안 브란트:(눈 깜빡.) 저희 결혼해요?
첸 티엔:(스르륵… 떨어진다.) 안 할 생각이셨나요?
이안 브란트:어디 가세요. (덥썩.)
첸 티엔:(고양이를 쓰다듬으려고 손을 뻗었을 때 기묘하게도 등이 바닥으로 숑 꺼져버리는 탓에 만지지 못했다. 라는 말에 신빙성을 더해주는 자세를 취했다.) 안 할 생각이셨어요?
이안 브란트:아니, 미, 미래 계획은 저희끼리, 나중에, 차, 차근차근 짜야죠…? (수습?했다?)
첸 티엔:(눈 가늘게 뜬다.)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5 |
| 판정결과: | 실패 |
(설득됐다. 헤헤.)
이안 브란트:네에에, 아주 가족계획까지 세워드릴 수 있으니까요…. (아니다.) 저 노력할게요. (평범하게 당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이다.)


어느새 잠적했다는 감독이나 촬영 스태프들의 소식도 있네요.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의 인터뷰 또한 실려있습니다. 유일하게 프로포즈에 성공했다고 하는 R 씨와 A 씨의 이야기입니다.
‘엄청 긴장했죠. 전 준비한 것도 없었고, 프로포즈 한다는 것도 갑자기 결심한 거라.’
‘본론에 들어가려니 왠 분들이 갑자기 달려와선 옆에서 프로포즈를 하고 계시고.’
‘그런데 왠지 웃음이 나더라고요.’
‘결국 뭘 얼마나 준비하고, 멋진 말을 하고,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걸 깨달은 거죠.’

‘지금쯤 행복하게 지내고 계실지...’
… ...옆에서 함께 기사를 읽던 이안은 신문을 쭈욱 찢어버립니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린 것인지 얼굴까지 홧홧해진 채로요.
도움을 주려고 한 일은 아무것도 없는데다가 아주 커다란 오해까지 산 듯 하지만, 이래저래 해명할 길은 없으므로 알 바 아니라고 밀어두기로 합니다.
이렇게 저렇게 해서 오늘의 날씨도 맑음. 햇빛은 쾌청!
어찌됐건 지구는 남아있어야 프로포즈의 다음을 볼 것 아니에요?

멋진 결정적 순간은 망가졌어도, 사랑이 있다면 어떻게든 미래가 이어질 것을 믿으며.
내일이야말로 지구 상, 사랑하는 모든 연인들에게 축복이 있기를!
- 지구를 지켰다 이성 1D3 회복
- 신문과 함께 누군가가 보낸 그 날의 사진 획득. 다리 위에서 멋지게? 프로포즈를 하는 이안과 그 아래에서 얼떨떨해하는 티엔이 찍혀있습니다. 별 다른 효과는 없습니다.
- 두 사람의 도움으로 무시무시한 계획은 저지되고, 라일리와 그의 동료들은 무사히 사이비 교단을 궤멸시킬 수 있었습니다. 잘됐어요!
첸 티엔:발렌티인.
이안 브란트:네에에.
첸 티엔:지난번에 말씀하셨던 가족계획 말인데요.
이안 브란트:네?
첸 티엔:네?
이안 브란트:저 마음의 준비가 안 됐어요.
첸 티엔:(ㅇ.ㅇ.)
(ㅇ.ㅇ. )
(ㅇ.ㅇ. )
(ㅇ.ㅇ.)
이안 브란트:왜 그런 표정이세요…. (주춤.)
첸 티엔:다 해주시겠다고 하셨으면서.
이안 브란트:(머뭇….) 무, 물론 해줄 수 있죠! 그렇지만요오. 당신은 자신 있어요? (뭐가?)
첸 티엔:네에. 전 마음의 준비가 다 되었는걸요.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지갑을 꺼내서… 무언가를 보여준다.) 이것도 사 뒀는걸요. (진짜 있었다.)
이안 브란트:왜… 왜요? 왜 준비가 되신 거지?
첸 티엔:그야, 당신이라면 괜찮을 것 같단 확신이 들었으니까요.
절 혼자 두진 않으실 것 같아서. 아녜요?
이안 브란트:맞, 맞지만요. 그거야 그렇겠지만…. (푸시식.) 진짜 할 수 있겠어요? 왜, 체감 상 소, 손 잡는 것도 우리 잘하게 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그거 진도가 너무 빠른 거 아닐까요? 정말 괜찮은 걸까요?
첸 티엔:이렇게 손잡을 수 있게 되기까지, 제가 얼~마나 많이 고민했는지 아시잖아요. 전 그때 이미 마음 정릴 끝냈어요. 자고 가겠다고 말씀드렸던 날 있잖아요. 그때도 제게 비슷한 질문을 하셨죠? 같이 잘 수 있겠느냐고요. 제 대답은 지금도 똑같아요. 당신이라면 좋다, 고.
이안 브란트:그렇지만, 그, 그건 알지만. 알지만요. (한참 말이 없다. 간단히 말하자면 재부팅하는 중이다. 뒤늦게 당신의 손등 위로 손을 겹친다. 얼굴 상기되어 조그맣게 웅얼댄다.) 마음의 준비 끝났어요. 네……. 저도 좋아해요.
첸 티엔:그러엄…. (손 놓지 않은 채 자리에서 일어난다. 느릿느릿 당신에게 다가갔고, 그대로 화면이 암전된다. 이후의 이야기는 둘만의 사랑으로 남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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