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은 언제나 진실을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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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인: 도련님, 주인님께서 부르십니다. 일어나 계신지요? 옷을 갈아입고 나오시라는 전언입니다.

첸 티엔:(피곤하당. 못 들은 체 자는 척을 했다. 첸 티엔, 방년 20세. 저 이제 다 컸잖아요. 한창 부모님 말씀 듣기 싫어질 때다.)
사용인: 도련님? 첫째 도련님??? (정중하던 노크 소리가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쾅쾅쾅.)
첸 티엔:(우우. 이불 뒤집어썼다. 폭.)

사용인: (버티고 서 있다...) 곧 중요한 손님이 오신다고 하셨는걸요! 더 늑장 부렸다간 주인님께서 기다리시겠어요.
첸 티엔:손니임~? 저, 아직 결혼 생각은 없는데…. (이런 발언이나.)
사용인: (의아...한 표정.) 그... 주인님도 아직 도련님을 장가 보내실 생각은 없는 것 같던걸요. 도련님은 이제 겨우 성인이 되신 데다가, 오늘 손님은 결혼 같은 것과는 거리가 먼 분이신 듯했어요.
첸 티엔:(흥.) 갓 성인도 결혼할 수 있는데요. (까탈…. 부리면서도 슬슬 일어났다.) 준비하고 나갈게요.
사용인: (결혼 생각 없으시다길래 맞장구 쳐드렸건만! 미묘한 낯...) 그럼,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첸 티엔:(흥…. 상태로 대충 꿰어 입고 나선다.)

아침부터 응접실이라니. 무슨 중요한 백작가의 손님이라도 온 것일까요? 끼이익-, 문이 제법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립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당신의 아버지와 처음 보는 사람이 앉아 있습니다.
아버지: 아, 드디어 왔구나. 기다리고 있었단다. 어서 이리 와서 앉거라. 네게 소개시켜드릴 분이 있어.
첸 티엔:네에. (흘금, 낯선 이의 얼굴을 훑으며 자리에 앉았다.)

아버지: 이 분이 바로 오늘부터 함께 지내며 네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실 선생님이시다. 인사라도 나누거라.

첸 티엔:(못마땅한 표정을 짓는다. 다리를 꼬아 한껏 건방진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불만 어린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아버지, 이건…. 조~금 갑작스러운데요~.

이안 브란트:저어…. (불만 가득한 목소리에 한 박자 늦어진 말. 분명 이거 움찔했다.) 오늘부터 당신의 가정교사로 오게 되었어요. 이름은 이안 브란트이고…. 티엔… 이라고 부르면 될까요?

맞은 편에 앉아, 어색한 미소를 머금고 잔잔히 웃으며 당신을 바라보는 검은 눈동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그순간, 마음속에서 샘솟던 불쾌한 감정은 눈녹듯이? 사라져버립니다?
고개를 들며 흔들린 검보라빛 머리카락이 빛을 받아 아름답게... ... 반짝입니다. 이런 사람이 나의 선생님이라면, 오늘은 어쩌면 운이 좋은 날일지도 모르겠네요.
당신도 자기소개를 하는 게 좋겠네요.
첸 티엔:……갑작스럽지만, 아버지의 뜻이라면 마땅히 따라야지 않겠어요? 왜, 이제야! 제게 선생님을 붙여 주신 거예요~. 조금만 더어, (강조했다.) 일찍 소개해주시지. (그의 얼굴을 보는 즉시 태도를 달리했다. 불만 표했던 것은 꿈이기라도 한 것마냥 간드러진 목소리를 내고, 어느새 꼬았던 다리마저 풀어내었다. 인상 갈아 끼우는 것 또한 순식간이었는데, 시퍼런 두 눈은 조명 아래 반짝 빛이 났으며 눈썹은 한껏 늘어트렸으니 못마땅한 기색은 온데간데없고 순한 도련님만이 남아 있다.)
네에, 선생니임. 티엔~(♡) 이라고 불러주세요. 저어, 부족한 점이 많으니 계~속 곁에서 이것저것 알려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안 브란트:(순하게 늘어뜨린 눈매, 반짝이는 눈망울, 살랑살랑 나붓대는 태도…. 그 앞에서 느릿하게 눈만 깜박거리다가, 수줍은 듯 웃는다.) 반겨줘서 고마워요. 다행이다. (꾸며낸 모습이라고는 전혀 생각 못하고, 완벽히 넘어갔다! 안도한 것인지 얼굴 위의 어색함마저 지워낸다.) 으응, 부족하지만… 열심히 알려드릴게요. 앞으로 잘 부탁해요.
아버지: 이제부터 이 분은 저택에서 함께 생활하시면서 여러가지 학문을 알려주실 거다. 괜히 꾀부릴 생각 말고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아무튼, 선생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이만, 오후에 출장이 있어서 먼저 일어나보겠습니다. 며칠간 자리를 비우게 될 테니 혹여나 일이 생기면 사용인들을 통해 연락 보내주시죠.

이안 브란트:수업은 방에서 진행하는 게 편하겠죠? 일어나자마자 수업하는 건 힘들 테니까…. 오후에 시작하도록 할게요. (퍽 다정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오늘은 수업도 수업이지만, 간단히 이야기를 나눠보는 게 좋을 듯하니... 편히 쉬고 있으면, 오후 1시쯤 찾아갈게요.
첸 티엔:선생니임.
이안 브란트:저, 저요. (그렇지. 나 선생님이지.) 네?
첸 티엔:전, 지금 바로 수업을 듣고 싶은데요. (올망졸망한 눈.) 안 될까요~?
이안 브란트:(갸우뚱…. 음. 학구열이 높은 학생인가 보다.) 그…. 그럼 조금 일찍 마쳐드릴게요. 바로 방으로 가도 괜찮을까요?
첸 티엔:(일찍 마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속내 숨기고 가증스럽게 웃기만….) 네에, 같이 가 주세요.
이안 브란트:(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얌전히 당신을 따라 걸음을 옮기기만….)

첸 티엔:(몇몇 권의 책이 책상 위에 흩어져있다는 점 빼고는 흠잡을 곳 없이 단정할 것이다.)


이안은 천천히 교재들을 꺼내어 당신에게 건넵니다. 그를 보고 있으면...
첸 티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65 |
| 판정결과: | 실패 |
(아… 정말 내 취향이다.)

이안 브란트:(책 사이를 뒤적이더니 종이를 한 장 건넨다.) 수업은 아니고, 오늘은 레벨 테스트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풀어볼래요?
첸 티엔:으응, 그런데에…. 저, 조~금 긴장이 돼서요. 괜찮아질 때까지만 이야기를 나눌 순 없을까요?
이안 브란트:아. 제가 너무 서둘렀죠. (멋쩍은 듯 웃는 걸 보니 또 속아 넘어갔다. 다시 종이 제 쪽으로 가져간다.)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이제 막 성인이라고 들었는데…. 맞나요?
첸 티엔:네에, 얼마 전에 생일을 보냈어요. 선생님의 나이도 듣고 싶은데에. 말씀해주시면 안 되나요?
이안 브란트:생일이 언제였길래요? (종이를 대강 정리하고는 손을 제 무릎 위에 올려놓는다.) 스물여섯이에요. 그냥…. 형(…)처럼 생각해 주세요. 부담 갖지 말고요.
첸 티엔:(여섯 살 차이는 궁합도 안 본댔다. 한껏 방긋거리며 순진한 체를 했다.) 8월 31일이요. 여름의 끝자락이에요.
(문득 상체를 기울인다. 테이블 위로 두 팔을 올려두고, 양손으로 턱을 괸다. 꽃받침 같은 모양새.) 부모님이나, 제 동생들은 다~들 저더러 여름을 닮았다고 하시더라고요. (푸른 눈이 깜박거린다.) 형은, 어때요? 그래 보이나요?
이안 브란트:(집에서도 퍽 애교 있는 성격이겠구나, 어림짐작했다. 진짜인지 가려낼 수는 없겠지만. 이어 순순히 대답이 튀어나온다.) 네에, 여름 같아요. 완연하게. 눈이 예뻐서. (웃는다.) 하늘 같아….
티엔, 그런데에, 형처럼 여겨 주는 건 좋지만, 그래도…. (책상 아래로 손 꼼질대며 띄엄띄엄 말하기 시작했다.) 선생님이라고 불러 주시면 안 될까요? 다른 분들이 오해하면, 조금 곤란해서어. (미적미적 눈치를 보기도.)
첸 티엔:저어……. (퍽 애처롭게 눈을 내리 깐다. 어깨마저 추욱 늘어트렸다.) 제가… 선생님을 곤란하게 했나요?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22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안 브란트: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99 |
| 판정결과: | 실패 |
(홀라당 넘어간 것 같다.) 그, 그럴 리가 없잖아요. 티엔이 무얼 해도 곤란하지 않을 것 같은걸요. 또, 하나씩 알려드리는 게 제 일이고…. (당황하여 손을 뻗어 어깨를 두드렸다.)
첸 티엔:그러엄…. 이렇게 단둘이 있을 때는 형이라고 부르면 안 될까요? (속눈썹을 깜박거린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고일 것만 같다.) 실은, 제가…. 장남이거든요. 부모님도 엄하시고…. (아니다.) 동생들에게는 힘든 모습을 보여선 안 되니까…. (둘째 앞에서 드러누운 적도 있을 것이다.) 늘 외로웠거든요. (아니다. 누구보다 욜로를 즐겼다.)
이안 브란트:(애써 시선 피하려 눈 내리깔았으나 말 한 마디 내놓을 때마다 움찔, 어깨를 떨었다. ) 그래도….. 그건 어, 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하려고 했다. 분명히!) …얼마든지요……. 두, 둘이 있을 때만이에요…. (푸식.)
첸 티엔:정말요? 기뻐요…. (눈 사르르 접어 웃었다.) 혀엉, 저 이제 긴장 다 풀린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다 들어주지 말라고, 주인어른께서 말하셨는데에…. 민망함에 귓가 조금 붉어진 채 다시 종이를 건넵니다.)

첸 티엔: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93 |
| 판정결과: | 실패 |
(정말 예쁘게 생기셨다니까. 꼭 결혼해야지.)
이안 브란트:티, 티엔. 집중…해 줬으면 좋겠는데……. (눈 데굴데굴 굴러가는 중.)

이정도 문제쯤이야. 그래도 다행히 전부 틀리는 꼴을 보여주는 것보단 낫겠죠. 한 번 풀어볼까요?
첸 티엔:선생니임, 저…. 잘 모르겠어요. (올망졸망.)
이안 브란트:자, 잠시만 기다려 줄래요? (종이 다시 가져가서는 펜을 끄적여 문제를 새로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첸 티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61 |
| 판정결과: | 실패 |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얼굴….)

이안 브란트:(다시 문제를 완성하여 종이를 건네준다.) 이, 이 정도면… 되려나?

첸 티엔: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4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혀엉, 저 스무 살이에요. 성인인데.
이안 브란트:네, 스무살…. 알고 있어요. (멀뚱멀뚱. 무슨 의도로 말한 것인지 눈치채지 못한 듯.)
첸 티엔:이것보단 조금 더 어려워도 될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오묘해진 얼굴….) 제, 제일 처음 드린 건 모르겠다고 하시길래…. 다시 풀어볼래요?
첸 티엔:으응.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5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어려워요오. 이것보단 조금 쉽게. (화려하되 깔끔하게 해주시고요. 모던하지만 고전적인 느낌이 났으면 좋겠네요. 톤.)
이안 브란트:(종이 가져가서 채점한다. 동그라미 열심히 치는 중. 표정은 미묘하다….) 생각보다(?) 잘 푸는걸요. 이정도 수준이면 될 것 같은데…. (갸우뚱.)
첸 티엔:수식을 외워서 푸는 건 괜찮은데, 응용하는 게 조~금 어려워요. 시간 들여서 천천히, 그리고 자세하게…. 배우고 싶은데. (내숭!)
이안 브란트:그… 그렇구나. (말과 달리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 일단 다른 것들도…….

첸 티엔:(흠.)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83 |
| 판정결과: | 실패 |
(너~무 바보처럼 보여서도 안 되니까, 적정 수준 지켜가며 임했을 것이다.)

이안 브란트:수고했어요, 테스트는 이쯤에서 마무리 지어도 될 것 같고. 으음, 이젠 그냥 가볍게 이야기라도 나눠볼까요?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봐도 괜찮구요.
첸 티엔:(헤헤 웃는다.) 그러엄, 혀엉…. 애인 있으세요? 첫사랑 얘기 듣고 싶어요.
이안 브란트:애인? (또 고개를 갸우뚱. 그런 것을 궁금해할 줄은 몰랐다는 듯.) 없어요…. 첫사랑이라고 할 사람도 없는데. 왜, 그런 게 궁금해요? 청춘이라 그런가. (참고로 6살 차이일 뿐이다.)
첸 티엔:으응, 부모님이 엄하셔서… (아니다.) 그런 얘기를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거든요. 이젠 형이 생겼으니까, 한번 여쭤보고 싶었어요.
(문득 눈 동그랗게 뜨더니, 슬그머니 눈치를 본다. 귀가 있었더라면 뒤로 접혔을 게 뻔하다.) 저어, 혹시…. 실례되는 질문이었나요?
이안 브란트:(도리도리.) 아니이, 상관 없어요. 다만 그쪽으론 관심이 없어서. 아쉽지만…. 딱히 저도 얘기해 줄 게 없네요.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웃는다.) 왜애,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있는 거예요? 첫사랑 같은 거?
첸 티엔:(주변 슥슥 둘러보더니─감히 도련님의 방 허락 없이 드나들 자 없으니 이 공간 안에는 두 사람뿐임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당신을 향해 상체를 기울인다. 한 손을 입가에 가져다 대고, 밀어를 속삭이기라도 하듯 목소리를 낮춘다.) 이거, 형에게만 말씀드리는 거예요…. 비밀 지켜주셔야 해요.
이안 브란트:(새카만 눈만 열심히 깜빡인다. 무언지는 몰라도 중요한 것 같으니, 숨도 쉬지 않고 끄덕였다.)
첸 티엔:최근에 생겼거든요~. 좋아하는 사람 말예요. (눈썹 추욱.) 그런데, 그분이 뭘 좋아하시는지~. 아는 게 하나도 없어서요. 형이라면, 어떤 말을 들었을 때 제일 기쁠 것 같나요?
이안 브란트:아하. (한창 청춘이구나아. 그런 생각만 했다….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주며) 뭘 좋아하는지 모르면 그 사람에게 하나씩 물어보면 되죠, 조급해하지 말아요. 글쎄, 좋아한다는 말이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솔직한 마음이라면 누구든 좋아할 테니까요. (열심히 고민해보았으나 결국 뭉뚱그려 별 볼일 없는 대답만.) 티엔은 그런 것 있어요? 좋아하는 사람에게 듣고 싶은 말? 로망 같은 거요.
첸 티엔:좋아해요. (대뜸 그리 말하며 눈을 휜다.)
……이런 애정표현이 듣고 싶어요. (금세 순진한 낯이 된다.)
이안 브란트:(잠깐이지만 아무런 반응도 튀어나오질 않았다. 쉽게 말하자면 뇌 정지…. 그런 거다. 곧 눈동자 굴리는 움직임과 함께 뇌도 재가동되기는 했지만.) 으응, 그런 거요. 티엔의 상대분도 분명 그런 말을 듣고 싶어할 테니까요. 잘 됐으면 좋겠네요. (눈치 없는 응원의 말 한 마디까지 참 완벽하다.)
첸 티엔:그럴까요? (수줍은 양 뺨을 붉힌다.) 그런데에…. 그 사람 앞에선 용기가 나지 않을 것 같아서요. (아니다. 당장 직전만 해도 대놓고 끼를 부리지 않았던가.) 형이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이렇게, 수업을 끝내고도 시간이 남았을 때요. 상대 역이 되어주시면 좋겠어요. 그 사람 앞에서도 떨지 않고 말할 수 있게요. 네에~? (어리광을 부리듯 말을 늘인다.)
이안 브란트:(서스럼 없는 것 같던데,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수줍음이 많은 타입인가 보다…. 완벽하게 속고 있으니 걱정할 건 없겠다.) 으응, 그런 것쯤은…. (장난스럽게 눈이 휜다.) 수업 열심히 들으면 해 줄게요. 괜찮죠?
첸 티엔:(헤헤.) 형이 최고예요. 저, 진~짜 열심히 할게요.
이안 브란트:네에, 그래서 말인데….

이안 브란트:할 수 있죠? 너무 힘들면 덜해도 괜찮으니까…. 할 수 있을 만큼만 해 와요.
첸 티엔:네에. (순진한 양처럼 눈을 깜박거린다. 이거, 점수 딸 기회 아냐? 밤을 새워서라도 전부 해 갈 셈인 듯하다.)
이안 브란트:(말 잘 듣는 학생이라 다행이다. 진심으로 안도하며 머리 톡톡 쓰다듬었다.) 수업, 여기서 마무리 할까요? 대화는 이따 저녁 먹으면서 이어가도 될 것 같으니까. 저도 오늘은 짐을 정리해야 해서…. (짐은 단출해 보이지만 말이다.)
첸 티엔:(손바닥에 머리 비비적거렸다. 조급해할 필요는 없으니 순순히? 보내준다.) 으응, 저녁 때 뵐게요. 푹 쉬세요.

그러고보니 저녁을 먹으면서 대화라, 누군가와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은 꽤 오랜만인 것 같네요. 저녁 전까지 당신은 무엇을 하나요?
첸 티엔:(옷장의 옷을 전부! 꺼내 침대 위로 늘어놓았다. 수십 벌을 몸에 대어보며 저녁 식사 때 입을 옷을 골라냈다. 그렇다. 첸 티엔은 하라는 숙제는 안 하고 꽃단장을 했다.)
이안 브란트:(이안 브란트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평범하게 짐 정리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첸 티엔:(흠.)
(잠깐.)
(전신거울 앞에 선다.)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32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좋아. 지금의 난 예쁘다.)
(내려갑니다^^)

첸 티엔:(너무 먼데.)

첸 티엔:(냉큼 이안의 옆자리를 차지했다.)
이안 브란트:일찍 내려왔네요? (고개를 돌리면, 기척도 없이 당신 뒤에 선 모습. 씻고 내려오기라도 한 것인지, 이전보다 향이 짙게 느껴진다. 제비꽃 향일까. 당신의 의자를 먼저 빼 준 뒤 제 의자를 끌어다 앉았다.) 사람은 저희 둘이 전부인가요? (또 고개만 기운다.)
첸 티엔:네에…. 다들, 바쁘시니까…. (아니다. 그냥 일이 겹쳤을 뿐이다. 애처롭게 눈 깜박이는 것은 패시브가 되어버린 모양.) 이젠 외롭지 않겠어요. 선생님이랑 계~속. 같이 식사할 수 있을 테니까요. (금세 헤헤 웃어보인다.) 그런데에, 선생님. 선생님에게서 좋은 향이 나요.
이안 브란트:(당신과 달리 눈빛엔 염려가 서린다. 갓 스물이 된 아기가 계속 혼자 밥을? 대충 그런 걱정을 하는 중이다.) 으응, 앞으론 점심부터 저녁 사이에 수업을 하고 이렇게 같이 먹으면 되니까요.
아, 좀전에 씻고 와서. (고개를 제 어깨로 돌려 킁…. 냄새 맡아본다.) 저는 잘 모르겠지만…. 좋다니 다행이구요.

첸 티엔:이제 형이라고 불러도 되죠? 저희 둘밖에 안 남았잖아요.

이안 브란트:으응, 그래요…. (호시탐탐 형이라고 부를 시간만 노리는 것 같다면 착각일까? 나이프질을 하며 생각했다.)

첸 티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1 |
| 판정결과: | 대성공 |
(다시 봐도 정말 취향이군...)

첸 티엔:혀엉, 그 목걸이는 뭐예요?
이안 브란트:아, 이거요? (목걸이 잘그락대며 매만졌다.) 그냐앙… 펜던트예요. (힐끔. 그러고 보니 당신 옷차림이 꽤나 차려입은 모양새라―단순히 예의 차리는 쪽이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머리 쓰다듬어주기도 했다.)
첸 티엔:저어, 첫 식사 자리니까…. 신경 써서 입고 나왔는데. (그보다 더한 것을 기다리는 모양이다.)
이안 브란트:네에, 옷 잘 어울려요. 예쁘네요. (칭찬?)
첸 티엔:저 예뻐요?
이안 브란트:…예쁘죠? (객관적으로 봐도…. 예쁜 얼굴 아닌가? 당신의 얼굴을 유심히 살피던 탓에 문득 얼굴 사이가 꽤나 가까워졌다. 이를 깨닫고 후다닥 멀어졌으나 뺨은 이미 붉어진 채. 모른 척 포크질 쿡.)
첸 티엔:좀 더 자세히 봐주셔도 되는데에. (부러 말끝을 늘인다. 요사스럽게 눈꼬리 접어 웃기도 했다.) 어디가 제일 예쁜데요~? 역시, 눈?
이안 브란트:으응… 눈. 그런데 다른 곳도 예쁘니까, (칭찬 바라는 모습이 귀여우니 실없이 웃기만.) 얼른 식사 해요.
첸 티엔:네~에. (그제야 포크를 든다.)

첸 티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2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안 브란트:(마힛다. 아무 생각 없이 밥 먹는 중.)
첸 티엔:(고기 썰어 뇸뇸 먹으면서도 당신에게 둔 시선 떨어지지 않는다.) 혀엉, 식사는 어때요~? 입맛엔 좀 맞으세요?
이안 브란트:(열심히 끄덕였다. 어휘가 부족하니 행동으로 때우는 것이다.) 네에, 맛있어요. (이어 당신이 식사를 잘 하고 있는지 파악하고자 당신을 바라보았으니 눈이 마주쳤을 테지.) 잘 먹고 있어요?
첸 티엔:으응. (눈을 내리깔며 자신의 접시로 시선을 옮겨 낸다. 접시에는 잘리다 만 스테이크가 놓여 있다. 그나마 잘린 조각마저도 단면이 우둘투둘하니, 누가 보아도 나이프 쥐는 것이 서툴겠구나 싶을 것이다. 물론 개수작이지만.)
이안 브란트:(앗.) 썰어줄까요?
첸 티엔:(화색.) 부탁드려도 되나요?
이안 브란트:으응, 괜찮으면 제 거라도 먹고 있어요. (제 접시를 선뜻 당신 쪽으로 밀어주고, 당신의 접시를 가져와 고기 조각을 하나씩 썰기 시작했다.) 아직 아기네요. (웃음….)
첸 티엔:(수줍은 양 웃더니, 의자를 끈다. 당신에게 조금 더 가까이 붙어 앉았다.) 아녜요, 형이 썰어줄 때까지 기다릴래요. (그리 말하며 당신의 손이나 빤히 쳐다보았다. 어떡해, 손마저 취향이야.) 그런데에, 가정교사 일은 언제부터 시작하신 거예요?
이안 브란트:기다리는 동안 배고프잖아요. (그러니 스테이크 조각 하나를 포크로 찍어 입술 앞으로 밀어주었다. 아.) 먹어요. (이어지는 물음에는 대답이 영 늦다. 무얼 망설이는 것인지.) 그으…. 사실 이렇게 개인적으로 누굴 지도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서요. (연신 눈치를 살피는 중이다.) 겨, 경험(…)이 없는 쪽은 역시 별로겠죠…. (역시 경력이라고 표현하는 게 좋겠다.)
첸 티엔:아~. (단 한 번의 만류 없이 냉큼 받아먹었다. 꼼꼼히 씹어 삼킨 뒤에야 답을 내어놓았다.) 저는 경험이 없는 쪽이 좋긴 하지마안. (당신이 말한 경험과는 다른 의미의 경험이겠으나, 순진한 낯짝 꾸며내었으니 그리 티 나진 않았을 것이다.)
뭐든 처음이 기억에 남기 쉽잖아요. 저는 형의 첫 학생이니까, 오~래 오래 기억해주시겠죠? (그럼, 첸 이안이 될 테니까 기억하실 수밖에…. 시꺼멓다 못해 심연 같은 속내를 숨기며 화사하게 웃었다.)
그러엄, 교사가 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는데요? 궁금해요.
이안 브란트:다음에도 말씀하세요, 썰어드릴 수 있으니까…. (잠시나마 주눅이 들었던 낯에 금세 화색이 돈다.) 그렇게 생각해 준다니 기뻐요. 으응, 분명 오래 기억할 테니까요. 그치만 첫 학생이 아니라도 오래 기억할 것 같은걸요. (예쁘니까…. 이 말은 사심 있어 보이니 생략했다.)
교사가 되기 전? 음, 운동…. 뭐 그런 거요…? (대강 얼버무렸다.)
첸 티엔:(방긋방긋 웃으며 답한다. 열심히 무해한 도련님 흉내를 내고 있다.) 그래서 손에 굳은살이 있던 거구나아. 저도 있어요, 굳은살. (희멀건 손 불쑥 내민다. 당신과는 달리 손바닥이 아닌 지문 부근에 굳은살이 박여 있다.)
이안 브란트:(무의식적으로 손 끝을 매만졌다. 길쭉하게 뻗은 손가락을 훑기도 했다.) 어쩌다가 생긴 거예요?
첸 티엔:(접촉을 유도하려 내민 것이었으므로 마다할 리 없다.) 첼로를 켜거든요. 열심히 연습한 흔적이에요. 형은요? 여기이, (당신 손 답삭 붙잡아 손바닥 위를 엄지로 문지른다.) 거칠어요.
이안 브란트:첼로? 잘 어울려요. (다음에 들려 주세요, 괜찮으면요. 그리 덧붙이며 말간 웃음.) 간지러워요…. (말과 달리 빼낼 생각은 않는다.) 이런 얘기, 주인어른께선 안 좋아하실 것 같지만. (남은 것은 둘 뿐이니 말해도 괜찮지 않을까? 경계가 무뎌진다.) 예전엔 검술을 가르쳤거든요. 나아-중에, 다른 걸 전부 공부하고 나서, 시간이 나면 그런 것도 알려줄게요. 뭐어, 호신술 같은 것도 괜찮을 듯하고…. (어째 눈빛에는 걱정이 묻어난다. 아마 당신이 툭 치면 넘어지진 않을지 염려하는 중이다….)
첸 티엔:형이 원한다면, 언제든지요. (밀려나지 않았으니 행동은 더욱 대담해진다. 손바닥을 문지르던 것을 멈추고, 손 크기 재어보는 것마냥 손과 손을 겹쳐본다. 그대로 손가락을 구부려 깍지를 꼈다.) 우와~. 검술을요? 제가 잘 배울 수 있을까요? 그런 호신술은 배워 본 적이 없어서, 조금 걱정돼요... (자존감 낮은 이처럼 어깨를 추욱 늘어트렸는데, 이유는 별것 없다. 애처로운 척 청승을 떤다면 격려를 위해서라도 맞잡은 손 놓지는 않을 테니까.)
이안 브란트:(거부감 없이 손길을 받아들인다. 깍지 끼는 것조차!) 손이 차네. (말 한 마디 얹을 뿐이다. 이후 이어지는 것은 아마 당신이 바라 마지 않던 행동이다. 다른 손까지 당신의 손등 위에 얹으며 꼬옥 소중히 붙잡았다.) 어렵지 않게 잘 알려줄 테니까요, 걱정하지 말아요. (성급히 격려하였으나, 미리, 사실대로 털어놓자면 이안 브란트는 잘 알려주는 데 소질이 있는 사람은 아니다. 몸을 좀 더 이… 이렇게 하면 되는데. 안 되나요? 왜… 왜지? 왜 안 되지?)
첸 티엔:(치켜 올라간 눈매가 미끄러지듯 감긴다.) 으응,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손 꼼지락거리며 살결 더욱 맞붙여 낸다.) 형은 따뜻하네요. 이대로 있으면 제 손도 따뜻해질 것만 같아요. 그러엄, 형이 저를 데워주시는 거네요~?
이안 브란트:하하…. 그런 셈이네요. 그래도 밥은 마저 먹어야지. (드물게 단호한 모습! 슬그머니 손을 놓고, 남은 고기는 하나하나 먹여준다….)
첸 티엔:(이잉.)
(순식간에 비어버린 손 쥐락펴락.)
(올망졸망한 눈으로 당신 바라본다.)
(다시 손을 본다.)
(다시 당신을 보고…)
이안 브란트:응? (아기 달래듯 포크라도 쥐여줬다….)
첸 티엔:(그대로 손아귀에 힘을 푼다. 포크가 테이블로 떨어졌다.)
(다시 올망졸망한 눈으로 당신을 본다. 정확히는 당신의 손을…)
이안 브란트:(씁.) 밥 다 먹으면.
첸 티엔:다 먹으면 잡아주실 거예요?
이안 브란트:그러죠 뭐. 어려울 것 있나.
첸 티엔:먹여주세요. (냉큼 입 벌린다.)
이안 브란트:으응. (잘게 썬 고기 먹여준다. 아기새 먹이 주는 기분….)
첸 티엔:(순식간에 접시를 비워낸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마냥 손을 힐끔힐끔.)
이안 브란트:체하겠다. (손 얼른 잡아준다.)
첸 티엔:꼭꼭 씹었으니까 괜찮아요. (스리슬쩍 깍지를 꼈다.)
이안 브란트:어리광쟁이네, 몰랐는데…. (중얼거리다 말고.) 숙제는 다 했어요? (무드 박살.)
첸 티엔:으응, 아직이요. (깍지 낀 손가락으로 당신 손등 문지르기도 했다.) 내일까진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손등 간지러우니 괜히 잡은 손에 약하게 힘을 주기도 했다.) 무리하진 말구요. 다 먹었으면 방까지 데려다 줄까요?
첸 티엔:네에. (냉큼.)
이안 브란트:(식기를 대강 한 곳에 정리했다. 멀리서 사용인이 보이면 슬금 손을 놓기는 하였지만 ―그게 더 수상해보였을지도 모르겠다만― 당신을 착실히 방문 앞까지 데려다 주었다.)
첸 티엔:(주변 스윽 훑어본다.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면,) 형, 잠시만…. 가까이 와 주시겠어요?
이안 브란트:응? (한 걸음 다가갔다.)
첸 티엔:(까치발을 들고─기실 들 필요가 전혀 없었음에도!─ 당신의 목에 팔을 두른다. 끌어안기라도 하는 모양새. 숨결마저 닿는 거리에서 뺨 위로 입술을 비볐다. 하늘 아래 호수가 비쳐든다.) 헤헤. 굿나잇 키스. 안녕히 주무세요.
이안 브란트:(목에 팔을 두를 때는 조금 당황하는 정도였다. 뺨 위로 입술이 닿으면 모든 행동이 멈추었다.) 아…. (멍청하게 소리 냈다. 시선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애써 태연하려 노력하는 목소리는 속삭이는 양 조그맣다.) 그…. 이, 일찍 주무세요……. (제가 내어준 숙제 때문이라도 일찍 잠드는 것은 글렀을 텐데. 황급히 뒤도는 몸짓에 높게 묶은 머리카락이 흩날린다. 귓바퀴가 티나게 붉어져 있다.)
첸 티엔:(당신의 등 뒤에서 손 살랑살랑 흔들기나 한다. 당신이 방에 들어갈 때까지 손 흔들 셈이다. 혹여나 당신이 뒤를 돌아보기라도 한다면, 눈 마주하고 웃어줄 수 있게끔.)
이안 브란트:(서재는 2층의 복도 끝. 그 옆 방의 문을 열며 힐금 당신 방향으로 뒤돌아 보았을 테고, 휘어진 눈을 마주하면 어쩔 줄 몰라하더니 고개 숙여 인사한 뒤 들어갔다. 본인이 선생이라는 자각도 없어진 듯….)
첸 티엔:(샐쭉 웃으며 방으로 들어간다. 표정을 보아하니 음험한 계략이나 떠올리고 있는 듯하다.)

첸 티엔:(퍽 성실하게 펜을 놀렸으니 어렵지 않게 받은 숙제를 해치웠을 것이다.)

첸 티엔: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81 |
| 판정결과: | 실패 |

어느새 벽시계는 자정을 알립니다. 잠자리에 들까요?
첸 티엔:(내일 입을 옷을 골라두고 잠자리에 든다.)

하루가 길고도 짧아요. 하지만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어차피 조금만 지나면 그 순진한 선생님은 당신에게 홀릴 것이 분명하니까. 천천히 잠에 빠져듭니다.

첸 티엔:(눈을 비빈다. 수업 시간은 언제였더라?)

첸 티엔:(벌떡!!! 일어나 욕실로 뛰어들어갔다. 그렇다. 첸 티엔은 또다시 꽃단장을 했다. 지난밤에 골라두었던 옷을 입고, 라벤더 향이 나는 향수를 손목에 뿌린다.)
(그리고…. 전신거울 앞에 선다.)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4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흠…. 어제보단 덜 예쁜 것 같은데.)
(괜히 머리카락 슥슥 빗어본다.)

첸 티엔:(어쩐지? 오늘도 아름다운 것 같다? 그 상태로 냉큼 이안의 방으로 달려갔다. 조신하게 자세를 가다듬고, 똑똑. 노크했다.)

노크가 끝나기도 전에 가벼운 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문이 벌컥 열립니다. 이안은 꽤나 말끔한 모습입니다. 몇 시에 일어났길래 옷도 전부 단정히 갈아입고 있는 걸까요?
이안 브란트:일찍 일어나셨네. 잘 잤어요? (어제보다 조금은 잠긴 목소리.)
첸 티엔:(잠긴 목소리도 좋군….) 네에, 형은요? 춥지는 않았나요?
이안 브란트:으응, 밤낮으로는 좀 쌀쌀하네. (괜히 제 팔을 쓸어본다.) 아침 먹으러 갈까?
…요. (슬쩍 붙임.)
첸 티엔:불을 좀 더 올리라고 할게요. 내일부턴 춥지 않으실 거예요. (눈썹 늘어트린다.)
(그리고는 손을 내민다.) 식당 앞까지만요. 안 돼요?
이안 브란트:아, 괜찮지만…. (손 내려다보다가 눈만 데굴.) 낮엔 보는 눈도 많고…. 음, 그래도, 도련님인데…….
첸 티엔:(울망.)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24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안 브란트: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83 |
| 판정결과: | 실패 |
(눈 질끈. 손 잡았다.)
첸 티엔:(수줍게? 웃었다. 손 꼬옥♡ 맞잡은 채 식당으로 내려간다.)

이안 브란트:그러고 보니까, 오늘 아침에는 일찍 눈에 떠져서... 정원을 산책했는데. 뒷뜰이 정말 예쁘게 되어있던걸요.
첸 티엔: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5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대신 조용히 산책하기엔 더없이 좋은 곳이긴 하지만요. 그리고 동쪽 하늘이 깨끗하게 뚫려있어, 보름달이 뜨면 보기에 좋기도 합니다.
첸 티엔:으응? (뒷뜰은 조금 수수하지 않나? 의문 품다가도, 금세 고개 끄덕이고 만다. 당신이 그렇다면 그런 거지.) 한적한 곳이기는 하죠. 아침 산책을 즐겨 하시는 편인가 봐요~?
이안 브란트:으응, 그런 편이겠네요. (순순히 끄덕였다. 그러다가 또….) 숙제는 다 했어요? (앗. 물어보지 말까요? 덧붙이기도 했다.)
첸 티엔:(대답 않고 의기양양한 표정 지어보인다.)
이안 브란트:(머리 복복 쓰다듬었다. 복복복복. 대신 열심히 빗은 머리를 헝클지는 않게. 당신 가까이로 몸을 기울였으니….) 라벤더 향? (눈치채는 것도 당연한 수순.)
첸 티엔:으응, 형이랑 같은 향이 나면 좋을 것 같아서요…. (눈꼬리 야살스럽게 휘어 낸다. 눈 한 번 깜빡하니 다시금 순진한 낯으로 돌아왔지만.) 어울려요?
이안 브란트:스무살은 그런 나이죠. (형의 무엇이든 따라하고 싶은 나이! 그렇게 생각했다. 어제의 굿나잇 키스에 뺨 붉혔던 주제에, 눈치라곤 찾아볼 수 없다. 머리 쓰다듬던 손을 내리고는 손등으로 당신의 뺨을 간질였다.) 어울려요.
첸 티엔:(손등 위로 뺨 비비적거린다. 의도치 않게 닿아버린 것처럼 입술 묻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스무 살이 아니라 서른 살이었어도 따라 했을 것 같은데~. 서른 살도 그런 나이예요?
이안 브란트:(작게나마 소리내어 웃었다.) 글쎄요, 서른 살 될 때까지 기다려 드릴까요. (서른이 되면 따라할 일 일절 없지 않겠느냔 확신이었으나 결국엔 쓸데없는 여지로 가득하다.)
첸 티엔:서른 살이 될 때까지 제 곁에 남아주시려고요?
이안 브란트:십 년 뒤라, 조금 먼가 싶기도 하지만…. (뜸. 제 턱 매만지다가) 시간은 금방 가니까요. (마침내 긍정이다.) 당신이 멀리 가지 않는다면?
첸 티엔:(긍정의 대답 돌아오면, 당신의 손을 끌어 와 깍지를 낀다. 맞닿은 손바닥 뭉근히 문지르며 말 이었다.) 제가 훌쩍 떠나버릴 사람처럼 보이시나요?
이안 브란트:언제 떠나고 싶어질지 모르니까요. (간질거려. 손도, 마음도….) 사람 일은 알 수 없는 거잖아요. 특히나, 어릴수록. (명백히 어린애 취급이다.)
첸 티엔:(맞잡은 손을 제 쪽으로 당겼다. 고개 슬쩍 숙여 손등 위로 몇 차례나 입술을 눌렀고, 그 자세 그대로 시선만을 옮겨 내니 당신을 올려다보는 꼴이다.) 어릴 때일수록 근간을 바로잡아야 해요. 저는, 멀리 떠나기보단~…. 닻을 내리고 정착하고 싶은걸요. 어른이 된 후에도 흔들리지 않게끔요.
이안 브란트:티엔, 잠깐…. (나직이 숨결 섞인 목소리 내뱉는다. 올려다보는 시선 마주한 순간에는 가느란 호흡마저 멎어들었다. 이윽고….) 너는…. (순식간에 말을 낮추었다.) 너를 바로잡을 필요 없어. 그리고… 더 넓게 보는 편이 좋겠다. (세상은 넓고, 정착할 곳은 많다. 대체 어느 누가 비좁은 호수에 닻을 내리나? 그런 것은 바다의 관할이다. 성급히 손을 거둔다. 뺨 위로 열이 올랐다가도 금방 파리하게 질려버렸다.)
(아, 일쳤네. 조금 더 상냥하게 말했어야 했나. 혹은 받아줘야 했을까? 아니지, 그것만은 아니지…. 혼란을 감추기 위하여 이안 브란트는 도망을 선택했다. 먼저 일어날게요…, 식은 스튜를 내버려둔 채 자리를 떴다.)

첸 티엔:(당신이 거절할 것쯤은 예상했다. 선생과 제자라는 위치 때문이라도 거부했으리라. 그러나 첸 티엔이라는 도련님은, 태어나 원하는 것 손에 쥐어보지 못한 적 없으며, 크게 바라지 않는 것들마저도 제 손아귀에 밀어 넣었던 인물이므로─한마디로 제멋대로라는 뜻이다─ 기 죽지 않는다. 하늘과 견줄 만한 것은 바다뿐이며, 당신이 바다가 아닌 호수인 이상 하늘의 시야를 벗어날 순 없지 않은가? 얼굴색 하나 변치 않고 뒷뜰로 향했다.)

아침의 풀내음을 맡으며, 천천히 뒷뜰을 산책합니다. 이윽고 중심의 작은 정원 의자와 티테이블이 놓여있는 곳이 보입니다.
첸 티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첸 티엔:(종이를 주워 펼쳤다.)

첸 티엔:(낙서 하나하나 읽어내리며 희소했다.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바람을 타고 나부낀다.) 어리게 봐 주시면 좋지…. (어릴수록 경계는 옅어지고, 품어주려 드는 법이니까. 뒷말은 삼켜 낸다. 이어 종이를 앞뒤로 휙휙 뒤집는다. 이게 전부인가?)

의미는 알 수 없습니다. 예상하였듯 뒷뜰은 수수하기만 하고, 별달리 볼 것이 없습니다. 그때 문득...
첸 티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6 |
| 판정결과: | 실패 |

첸 티엔:으응? (연못으로 다가가 고개를 숙인다.)

그때, 연못 안에 달이 비치는 것이 보입니다. 달? 아침달인가, 싶어 하늘을 바라보면 푸른 하늘에 하얀달이 흐리게 박혀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나저나 기분이 이상합니다. 어째서, 달만 보면 기분이 이상해지는 걸까요?
첸 티엔: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2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첸 티엔: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79 |
| 판정결과: | 실패 |

첸 티엔:엣취…. (킁. 훌쩍이며 방으로 돌아간다. 나중에 이걸 소재거리 삼아 잔뜩 어리광 부려야지. 그런 생각이나 했다.)


첸 티엔:네에, 들어오세요.
이안 브란트:(조금은 어색한 분위기. 슬슬 눈치를 살피며 안으로 들어온다.) 좀 쉬고 있었어요?
첸 티엔:혀엉…. 저어, 조금 추운 것 같아요. (냉큼 눈 내리깐다. 어깨 잘게 떨기도 했다.) 아까, 연못에 빠졌더니…, 엣츄. (조금은 작위적인 기침 소리.)
이안 브란트:(작위적인 기침 소리에도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색한 기운이 금방 가신다.) 연못에는 왜…. (문을 여는 것조차 미적대었으면서, 다가가는 걸음이 빨라졌다. 침대 근처로 의자를 끌어 앉는다. 이마 짚는 손길.) 감기인가? 아직 열은 없는 것 같은데….
첸 티엔:발을 헛디뎌서요…. (으응, 앓는 소리를 내며 손길 얌전히 받아들였다. 답지? 않게 끼 부리지는 않았는데, 꾀병임이 들통 날까 우려한 탓.) 아무래도 전 운동에는 재능이 없나 봐요. 호신술이나, 검술도 배워보고 싶었는데…. (시무룩한 낯.) 성취가 없으면 어떡하죠?
이안 브란트:그런 건 원래 한 번에 느는 게 아니라서 그래요. 그으, 저도 운동에 재능이 있는 편은 아녔거든요. (이건 순 농락일지도.) 천천히 가르쳐 줄 수 있어요. 성취가 있을 때까지… 포기만 안 하면 되는 거니까.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역사책 한 권을 들고 온다. 오늘 배울 과목은 역사였나 보다.) 오늘은 직접 풀어야 하는 문제는 없으니까… 이대로 앉아서 듣기만 해요.
첸 티엔:으응…. 저, 포기는 안 해요. (운동도, 다른 것도. 희미하게 웃는다.) 이마에 손 얹어주시면 안 돼요? 그러면 덜 추울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으응. (이마에 척 손을 얹었다. 그대로 책을 펼치려니 자세가 어정쩡하여….) 이마 말고, 소, 손…. 잡아드리면 안 될까요? (별안간 이쪽에서 수작질하는 모습이 된다.)
첸 티엔:네에…, 꼬옥 잡아주세요. (몸에 힘을 푼다. 부러 비실비실한 목소리를 내었다. 오늘의 첸 티엔은 조금 가련하─개수작─다.)
이안 브란트:(손 ‘꼬옥’ 잡았다…. 걱정이 한가득 묻어나는 얼굴. 다른 손으로는 책을 펼쳐 조곤조곤 읽기 시작하였다.)

지금 시대는 전쟁이 아니라, 내부가 더 문제니까….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티엔, 수업에는 잘 집중하고 있나요?
첸 티엔:(몸이 으슬거린다는 핑계를 대며 몸을 뉘였다는 것 빼고는 흠잡을 것 없는 학습 태도였다. 당신이 있는 쪽으로 돌아누운 채 책장을 넘기는 손가락이며, 깜박이는 속눈썹, 말 이어질 적마다 흔들리는 머리카락 전부 시야 속으로 담아낸다.) 내부요? 자세히 듣고 싶어요….
이안 브란트:(생각보다 집중하고 있길래 신기해했다. 수업 태도, 매우 열정적으로 고칠까 봐…. 학생이 수업 도중 선생을 쳐다보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니 그 부분만은 신경 세우지 않았다.) 으응, 더 이상 전쟁은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 어느 순간 외국에서 흘러 들어온 집단이 자신들의 세력을 암암리에 퍼뜨리고 있어서요. 그 탓에 요즘 나라가 어수선한 거고요.
첸 티엔:(맞잡은 손 꼼질거린다.) 세력을 퍼트린다는 건 목적이 있다는 뜻이잖아요. 그건 알려진 바가 없나요?
이안 브란트:글쎄, 무얼 찾고 있다고…. (말을 줄였다. 골똘히 생각하는 것 같다.) 잠깐 쉴까요? 수업 시간도 절반 이상 지난 것 같고요.

창 밖의 하늘을 보던 이는, 잠시 중얼거립니다.
이안 브란트:들어본 적 있어요? 달빛은 옛날부터 악한 것을 피하는 습성이 있다는데.
첸 티엔:그런 전설도 있어요?
이안 브란트:(가볍게 끄덕였다.) 어제 무얼 가르치면 좋을지 책을 읽어보던 도중에 어떤 구전을 읽어서요. 달에게 그런 습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옛 사람들은, 종종 달빛을 이용해서 의식을 지내고, 점을 치거나 나라의 중대사를 결정하기도 했다는데요.
여기까지만 들으면 평범한 문화의 일종인데, 문제는 그 의식을 치루는 데에 있어요. 사람 하나를 제물로 뽑아 의식을 진행시켰다고 하던가. 정확히는 안 적혀있었지만, 그 제물이란 태어날 때부터 정해서 평생을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어느새 당신의 곁으로 걸어와 앉는다.) 그냥, 생각나서 말해봤어요. 이런 데 관심이 좀 있어서. (으쓱.) 저녁시간 전까지 좀 잘래요? 진도는 나갈 만큼 나간 듯하고.
첸 티엔:…의식을 치르면요, 그 제물은 어떻게 되나요? (맞잡은 손 고집스레 놓지 않는다. 떠나가지 않길 바라는 듯싶다.)
이안 브란트:뭐어, 제물의 끝이란……. (뒷말을 흐린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그런 것이 이루어질 리 없으니 걱정하진 말구요. (손등 위를 쓸어준다.) 어디 안 갈 테니까 좀 자둬요.
첸 티엔:(짧은 정적이 흐른다. 달을 보면 기분이 이상해지곤 했지. 우려는 삼키고, 어리광만을 늘어놓는다.) 머리 쓰다듬어 주세요….
이안 브란트:(느릿하게 머리카락을 넘겨주고, 다시 머리를 쓰다듬는다.) 얼른 자.
첸 티엔:형은요? 같이 자요.
이안 브란트:여… 여기서? (어리둥절.)
첸 티엔:으응…. 같이 자면 안 돼요? 아까 그 얘기를 들으니까, (뜸.) 조금…. 무서워서요. (아니다. 우려와 두려움은 별개지 않나. 말과 말 사이의 공백마저 계산된 행동일 것.)
이안 브란트:그, 그렇지만…. (수업 시간 중에 도련님의 침대에서 도련님과 함께 잠든 가정교사 어떤데? ㄴ별로예요. 잘릴 것 같아요. 표정 오묘해지지만… 무섭다는 말에는 쉽게 넘어갔다. 두려움에 공감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니 말이다.) 잠깐만이라면…. (의자를 제자리에 두고 돌아와 침대 위에 걸터앉는다. 문득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좋아하는 음식 있어요?
첸 티엔:(걸터앉는 모습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아무도 모를 거예요. 제 방은 부모님이나 동생들도 함부로 들어오시지 않는걸요. 사용인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니까…, 같이 있어 주시면 안 돼요? (양팔 뻗어 허리를 끌어안는다. 누운 채로 당신을 붙들고, 온기 위로 고개를 묻었다.) 제 부탁, 들어주시면 대답할게요….
이안 브란트:곁에…. 있을게요. (잠시라도. 그는 당신의 의도대로 순순히 녹아들었다. 당신의 체온이 차서, 당신이 외로워 보여서, 당신을 걱정하고 있으니까…. 구태여 머무는 이유를 따질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직은 그에게 변명거리가 필요했으며,) 부탁하지 않아도 돼요. (그럼에도 그것은 제 결정이었다.)
(당신의 곁에 나란히 누워 체온을 나눈다. 당신의 등을 천천히 토닥였다.) 그래도 대답은 해 줬으면 좋겠고요.
첸 티엔:(한껏 안겨들었다. 그 품으로 파고들고, 어깨 위로 뺨 비비고 있으니 당신에게 얼굴 보일 일은 없겠다 싶다. ) 초콜릿 머핀이요. 혀가 아릴 정도로 단…. 지금 생각나는 건 이 정도네요. 그런데, 갑자기 이건 왜요?
이안 브란트:(고개가 옆으로 기울어지다가도 끄덕였다. 머릿속에 특이사항 한 줄을 더 적었다. 단 것을 좋아함.) 그럼 가지고 싶은 건? (대답 대신 질문.)
첸 티엔:이안 브란트…. (잠꼬대하듯 내뱉었다. 물론, 그의 눈은 말똥거리다 못해 생기가 돈다.)
이안 브란트:(이번에는 놀라 고개 기울이지도 못했다. 얼른 잠꼬대로 치부했다.) 자, 잘 자요….
첸 티엔:더 안 물어봐요? (명확한 음성.)
이안 브란트:(몸을 파득 떨었다. 안고 있으니 떨림 그대로 당신에게 전해졌을 것이다.) 어, 어떤 걸요…?
첸 티엔:(나직이 웃는다. 허리 끌어안은 손에 조금 더 힘을 주었다.) 그냥~ 이것저것요. 왜 나를 좋아하는지, 같은 것들?
이안 브란트:벼, 별로…. (궁금하지 않아요. 마음 떨쳐버리고 싶을 때면 그렇게 말하곤 했었지.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알 것 같아서 묻지 않는 거다. 사랑에는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까.) 물어봤으면 좋겠어요?
첸 티엔:물어봐요. 응? (부탁보다는 지시에 가까운 말. 부리는 일에 익숙한 사람이라는 것이 이럴 때면 티가 났다.)
이안 브란트:그럼…. (지시한다면 따르는 편이 편하다. 이안 브란트는 원체 그런 게 익숙했다.) 왜 제가…. (우뚝. 왜 제가 좋으세요? 이거 좀 자의식 과잉 같아서 얼른 질문을 정정했다.) 왜 저한테 관심 가지는 거예요?
첸 티엔:(대답 대신 조금은 뜬금없는 말을 늘어놓는다.) 저, 반짝거리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항상 반지를 끼고 다녀요. 오른손에는 네 개, 왼손에는…. (검지에 하나, 중지에 하나를 꼈으니 두 개일 것. 당신 대답 기다리는 것마냥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안 브란트:응. 그래 보여요. (말 떨어지기 무섭게 끄덕였다…. 처음 응접실에서 보았을 때부터, 고개를 들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손가락마다 찬 반지였으니까. 그러니 가지고 싶은 것으로는 당연하게도 반짝이는 물건을 댈 줄 알았다. 이안 브란트라는 말은 정말 의외였다.) 두 개였던가요. (손에 닿는 촉감을 생생히 기억한다. 제 손을 쥐었다 펴기만.) 네에, 그래서요?
첸 티엔:그래서 형을 좋아하는 거예요. (어느 유명한 배우는 자신의 눈동자 색을 기억해주는 사람과 결혼했다지. 그와 같은 맥락일 것이다. 아주 보잘것없는 요소, 사소한 치장 하나….) 그런 것까지 기억해주는 사람은…. 좋아하게 될 수밖에 없잖아요.
이안 브란트:제가 아니라도 당신의 손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 텐데도요. (어느 곳에서든 같은 고민을 했을 테다. 당신의 손을 잡는 사람이 정말 나여도 괜찮을지. 악기를 연주한다고 했잖아, 그럼 그 손을 사랑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어….)
(그러나 얼굴 위로 번지는 것은, 단순한 염려만은 아니다. 그가 아무리 부단한 성격이더라도, 몇 번이나 당신 손을 잡았지 않나.) 기억하지 못했으면? (부러 되도 않는 가정만.)
첸 티엔:그럴 리 없잖아요. (슬그머니 몸을 떨어트린다. 시선이 맞닿았다.) 제 말이 틀려요?
이안 브란트:나는…. (여전히 망설임. 시선이 맞닿으면 잡념은 모두 잊었겠지만.) 잘 모르겠어요, 아직. (당신이 제 손을 먼저 붙잡아 주었으니, 당신이 찬 반지 개수 정도는 기억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 그래, 이안 브란트에게는 당연한 것을, 가끔 첸 티엔이 사랑하곤 했었다. 물결 치지 않으니 감흥 없을 만하나 당신은 그 고요에 빠져 들었다. 그저 떠날 수 없었으니 기다린 것뿐인데, 당신은 기다린 시간 이상의 것을 건네었다. 그는 종종 그런 것이 혼란스럽게 느껴졌다.)
(우물쭈물.) 더 물어봤으면 하는 것 있어요?
첸 티엔:(언제 떠나고 싶어질지 모른다 하였던가. 그에게는 확신이 있었다. 그러므로,) 떠날 건지도 물어봐 주세요.
이안 브란트:(나직이 웃었다. 이리 전하고픈 말들이 많았으면서 어찌 참았단 말인가.) 언제 떠날 건데요?
첸 티엔:(첸 티엔은 펜보다는 활을 쥐는 것에 능한 이였다. 그리고 활을 쥐는 이들이라면 거쳐 갈 수밖에 없는 곡이 하나. 캐논의 특징은 곧 반복이며, 그는 당신을 본 이래로 줄곧….) 천 년쯤 지난 뒤에요. 스물여섯 해 정도는 놓아 드릴게요. 그 뒤엔 다시 찾아갈 거지만요. 그때는 눈이 내리는 곳에서 만날까요. (애정만을 속삭이고 있지 않나. 방황하다가도 결국은 이안 브란트의 곁에서 멈출 테니, 목적지는 언제나 당신인 셈이다.)
이안 브란트:천 년…. (입속말을 했다.) 여름 같은 사람이면서, 꼭 겨울에 올 거라고…. 겨울까지 당신을 생각하라고 그러는 거죠. (단순한 농지거리. 희미한 웃음이 퍼졌다.) 그래도 기다리고 있을게요. (종내 그는 고작 이 년을 놓더라도 아쉬움을 토로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얼마의 시간이 흘러도 서로를 기다릴 수 있는 것은,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유약한 확신 때문이겠지.) 올해도…. 같이 눈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첸 티엔:으응…. (덩달아 웃음소리를 흘린다. 이쪽은 농이 아니라는 것만이 두 사람의 차이점이 될 터다. 꽃이 피면 떨어지는 이파리 보며 나를 떠올리고, 무더운 날씨 들이치는 햇빛을 보며 내 생각을 하고, 공활하고 높은 하늘 보며 푸른 눈동자를 연상하고, 먼지처럼 눈 나리는 날 흩날리는 검은 머리카락을 기억해주었으면 해. 감히 바란다. 사계 내내 자신을 생각하기를, 당신의 모든 추억 속 내가 녹아있기를….)
내년에도 같이 볼 거예요. 그때는…. 첸 이안이 되어계시겠지만~? (이제는 숨길 생각도 없는 것 같다. 폭탄 발언 던져두고 생글생글 얄밉게도 웃었다.)
이안 브란트:(모두 당신 뜻대로 될 것이다. 바란 적 없을 때도, 그렇게 되었지 않았던가. 복사꽃, 소나기, 국화꽃, 함박눈……. 이안 브란트의 모든 계절에 첸 티엔의 자취가 녹아들어있다.)
(또 몸을 움찔. 뺨부터 귓가가 발갛게 달아오른다.) 그건……. 너무 이르지 않나. 나 아직 좋다는 말도 안 했어.
첸 티엔:아직 안 늦었어요. (뻔뻔하다.) 지금이라도 해 주시면 되죠.
이안 브란트:저 잘려요. (웃음….)
첸 티엔:저만 알고 있을게요.
이안 브란트:(사랑과 기침은 숨길 수가 없다.) 좋아하는 것 같아. (뺨 슬슬 문질러준다.) 자아…, 그러니까 어서 자자. 티엔 네 얼굴 열난다.
첸 티엔:굿나잇 키스는요?
이안 브란트:(뺨 문지르던 손 그대로 얹은 채, 제 손등을 사이에 두고 그 위로 입을 맞춘다.) 일단 여기까지만.
첸 티엔:저 어린애 아니에요.
이안 브란트:그런 말 하니까 어린애 같아요.
첸 티엔:애 취급하시니까 그렇죠. 전 형이랑 (삐이이─) 하는 것까지도 다 계획해뒀단 말이에요.
이안 브란트:(우뚝. 딸꾹질 나올 뻔했다.) 제, 제, 제, 제 방에 갈래요…….
첸 티엔:(허리에 두른 팔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당신의 어깨 위로 턱마저 올려두었으니, 온몸으로 당신을 끌어안은 셈이다. 이안 브란트가 첸 티엔을 힘으로─적어도? 여기에서는?─ 밀어낼 리 없으니 부릴 수 있는 배짱이었다.) 싫~어요. 같이 있어주겠다고 말씀하신 건 형이에요.
이안 브란트:(물론 당신을 밀어낼 수 있을 리 없으니 가만 안겨선….) 하, 학생이랑 어어어떻게……. (혼자 중얼중얼 하는 것이 들렸을지도 모르겠다.) 얌전히 잠만 자야 해요… …….
첸 티엔:네~에. (적어도 지금은 건드릴 생각이 없었으므로 얌전히 답했다.)
이안 브란트:(생각보다 말을 잘 들어주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안도하며 마주 안았다. 당신의 등을 천천히 토닥인다.) 이따 깨워줄게요.
첸 티엔:으응, 어디 가지 말고 계속 옆에 있어야 해요…. (당부하며 눈 감았다. 머지않아 고른 숨소리가 울린다.)

첸 티엔: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18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안 브란트:(이마 문질문질.) 열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감기인가? 몸 상태는 어때요?
첸 티엔:조~금 추운 것 같아요…. 안아주시면 안 되나요? (숨 쉬듯 개수작을 부렸다.)
이안 브란트:(진짜 아픈가 보다…. 한 번 껴안았다가 놓는다.) 사용인에게 말해서 저녁이랑 약 챙겨 달라고 할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요. (머리 복복복복.)
첸 티엔:으응. 계속 옆에 있어주실 거죠…? (퍽 애처롭게 묻는다. 물론, 개수작이다.)
이안 브란트:네에, 아플 땐 누구라도 옆에서 챙겨주는 편이 좋으니까. (금방 다녀오겠다고 말하며 자리를 뜬다.)

첸 티엔: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92 |
| 판정결과: | 실패 |
(아무래도 형의 목소리만 듣고 싶다 보니….)

*"설마 흑심이라도 있는... ... 하긴, 출신이... ... ..."
사용인들의 대화가 끊기고 조금 지나면, 이안이 멋쩍은 얼굴로 다시 돌아옵니다. 탁상 위에 약과 저녁거리를 올려두고 다시 앉습니다.
이안 브란트:내일 아침에도 상태가 좋지 않으면 의원을 부르겠대요. 아무래도 오늘은 일찍 자는 편이 좋겠어요.
첸 티엔:으응. (머무적거리다 입을 연다.) 손 잡아주세요.
이안 브란트:(손 끝 슬금 잡는다. 걱정과 미안함이 섞인 표정.) 수업하지 말고 일찍 재울걸 그랬나?
첸 티엔:(곧바로 고쳐 쥔다. 손과 손이 제대로 맞닿도록, 틈 없이 힘주어서.) 깨어있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형이랑 이렇게, (엄지로 손등을 툭툭 두드린다.) 많은 이야기도 나눴고…. (몇 초간의 정적.) 그런데에, 형. 아까…. 사용인들에게 이상한 소릴 듣지는 않았어요?
이안 브란트:으, 응? (티나게 눈을 굴렸다. 가볍게 감싸잡던 손도 빳빳하게 굳는다.) 아, 아무 말도 못 들었는데요…? (눈치….)
… …….
그, 시, 신경쓰지 마세요……. (곧장 포기 선언…. 거짓말에 재능이 없다는 건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첸 티엔:(눈썹 추우우우욱.) 무슨 말을 들었는지 다 얘기해주셔야 해요. 지금 당장이요.
이안 브란트:제, 제가 당신에게 이상한 마음 먹은 것 같다고…. 오… 오해? 를? (그러고 보니 오해도 아니다…. 얼굴 파리해짐….)
첸 티엔:그리고?
이안 브란트:그리고. 어. 음. 추… 출신이…. 조, 좋지 않은 건 사실이라. (목소리 기어들어간다.)
첸 티엔:어디 출신이길래요? (맞잡은 손에 힘을 준다. 그런 것쯤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이안 브란트:뭐어…. 어디 출신이랄 것도 없는 거죠. (어색하게 웃었다.) 신경 쓰지 말고 밥 먹어요. (스튜 손수 먹여주며….)
첸 티엔:(입 꾹 다문다. 심통 난 표정으로 고개마저 돌렸다. 손은 놓지 않았다는 게 흠이라면 흠.)
이안 브란트:(우웃. 들고 있던 스푼은 본인이 냠….) 맛있는데두요.
첸 티엔:말해주시기 전까진 안 먹을 거예요.
이안 브란트:그, 그러지 말고요…. 내일은 같이 바깥에 나갈 생각인데. 아프면 못 나가니까…. (옆에 있던 딸기 비행기 쓩… 해서 먹여보나….)
첸 티엔:(팩. 고개 돌린다.)
이안 브란트:(딸기 끄트머리 오물거린다.) 내일 데이트…….
첸 티엔:(흥. 고개 돌린다.)
이안 브란트:(눈썹 추욱…….)
첸 티엔:저, 궁금해할 자격 있다고 생각해요. 들을 자격도 있는 것 같은데. 아니에요?
이안 브란트:(머뭇머뭇. 눈매도 아래로 추욱.) 대, 대충, 음…. 군에 있었어요. 그런 사람이 가정교사를 하고 있으니, 말이 나올 만도 하죠.
첸 티엔:그게 뭐 어때서요? 절 지켜줄 수도 있단 뜻이잖아요. 제가 넘어지는 걸 잡아줄 수도 있고, 발목을 접질리기라도 하면 업어줄 수도 있다는 건데. (입술 비죽인다.) 신경 쓰여요? 그런 말들.
이안 브란트:자, 잘리면 못 보잖아요…. (극단적.)
첸 티엔:걱정 마세요…. 형이 잘리기 전에 그 사람들을 잘라버릴 거니까요~….
이안 브란트:그, 그렇구나? 그…. 응? 그렇구나? (응? 뇌가 또 멈췄다. 딸기나 먹여주기로 했다.)
첸 티엔:다음에 또 그런 말 들으면, 그 사람 이름을 물어보세요. 그리고 저한테 말씀해주시면 돼요. 아셨죠?
이안 브란트:(창백….) 마, 마, 말 안 할래요…….
첸 티엔:왜애.
이안 브란트:그 분이 직장을 잃으실 것 같아서요….
첸 티엔:사용인은 무엇보다도 소문을 경시하며 입이 무거워야 하는데, 그걸 지키지 못했으니 잘릴 만한 거예요. (멀뚱멀뚱.) 눈감아준다면 언젠가는 주인과 관련된 이야기도 늘어놓고 있을 텐데요. 그것도 봐줘야 해요?
이안 브란트:그래도, 그 분들은 결국 도련님이 나쁜 일에 휘말리진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이니까아…. (우뚝. 눈치.) 화, 화내지 마세요…?
첸 티엔:(올망졸망.) 제 편들어주세요. 제 말이 맞다고 해주시면 좋겠는데.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3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안 브란트: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85 |
| 판정결과: | 실패 |
네, 네에. 당신 말이 맞아요.
첸 티엔:그럼, 이름…. 알려주실 거죠?
이안 브란트:네, 네에…. 그, 그래도 제 선에서 해결 볼 수 있도록 노력은 해 볼게요?
첸 티엔:으응. 그런 말 들었다고 해서 절 떠나시면 안 되고요. 아셨죠?
이안 브란트:(끄덕끄덕….) 이제 밥 먹어줄 거예요?
첸 티엔:아~. (냉큼 입 벌린다.)
이안 브란트:(그제야 마음이 풀렸는지 헤헤 웃으며 스튜 떠먹여줬다. 그릇이 빌 때까지 열심히 먹여주었을 것이다.)
첸 티엔:(거절 않고 냠냠 잘도 받아먹는다.)
이안 브란트:(약까지 스푼에 떠 열심히 먹여줬다. 다시 한 번 이마에 손을 짚어보고) 자는 것까지 보고 갈게요.
첸 티엔:(헤헤 웃으며 손길 받아들였다. 이불에 얼굴 파묻은 채 고개만 끄덕이고, 눈을 감는다. 고른 숨소리가 이어졌다.)
이안 브란트:잘 자요. 좋은 꿈 꾸고. (머리를 쓰다듬고, 당신이 잠들었음을 확인한 뒤 방으로 돌아갔다.)

첸 티엔:(눈 깜빡깜빡.)
형?
이안 브란트:으응. 벌써 낮이에요. 푹 잤나 보다. (머리 복복.) 몸은 괜찮고요?

첸 티엔:(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방금 막 잠에서 깨어난 모습을 보인 것 아닌가. 치장 하나 하지 못한 날것의 모습을!)
(나는…. 볼만한 모습일까?)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38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흠. 진정했다.)
네에, 저 멀쩡한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다행이다. 그럼 오늘 나갈 수 있겠네요. 야외수업… 겸 데이트. (농조.) 1시간 정도면 준비할 수 있겠죠?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첸 티엔:네에~, 예쁘게 차려입고 나갈게요.
이안 브란트:으응, 조금 걸어야 하니까 편하게 입고 나와요. (잠에서 깨 흐트러진 머리 슥슥 정리해준 뒤 떠났다.)
첸 티엔:(예쁘게. 차려입고 정문으로 나갔을 것이다.)

사용인: 도련님, 선생님과 함께라면 별 일은 없겠지만... 요새 거리에 이상한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해요. 납치사건이라던지, 그런 게 종종... 그러니 몸조심하세요.

이안 브란트:예쁘게 입고 나오셨네요. (확실히 꾸미는 데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뭘 입어도 어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가 볼까요?
첸 티엔:(수줍은 양 눈을 깜박거린다.) 저어, 선생님. 요즈음 거리에 이상한 사람들이 많아졌대요. 혹시나 떨어지면 위험할 것 같으니까…. 손 잡아주시면 안 될까요?
이안 브란트:확실히… 그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마차에 올라타며, 흔쾌히 손을 잡았다.)
첸 티엔:(헤헤 웃으며 손을 맞잡는다. 뒤따라 마차에 올랐다.)

마차에 내리자,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펼쳐집니다. 사람들이 저택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차고 넘쳐, 귀가 아릴 정도입니다. 몇몇 사람들은 귀족이 탄 마차에 관심을 가졌지만, 이내 각자 자신의 할 일을 하러 떠났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는 오랜만에 오는 것 같습니다. 사용인이 말했던 얘기가 약간 신경쓰이긴 하지만, 뭐... 별 일이 있겠어요! 거리는 평화롭습니다.
이윽고 손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 왁자지껄한 장신구 가게입니다. 유명한 곳인 듯, 사람들이 꽤나 몰려서 북적거립니다.
이안 브란트:(깜빡깜빡.) 좋아할 것 같아서…. (단순히 좋아할 것 같아서 데리고 왔다는 뜻.)
첸 티엔:사 주실 거예요? (말간 눈.)
이안 브란트:그럴까요…. (고개를 숙여 탁자 위의 장신구들을 바라본다. 이안 브란트의 눈에는 그냥 다 반짝이는 것들이다….) 그럼 티엔도 편하게 살펴보고 있어요.

첸 티엔:(마음만 같아서는 반지를 선물하고 싶었지만, 뒷말이 나올 것 같았으므로 생각을 털어 낸다. 이윽고 시선이 가닿은 곳은 귀걸이였다. 손수 귀를 뚫어준다면 그것 또한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이겠다 싶다. 푸른 빛 보석이 박힌 귀걸이 하나를 골라 계산한다.)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6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첸 티엔: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15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첸 티엔:(고개 홱 돌린다. 시선 뻔히 눈치챘음에도 그리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마냥 주변을 두리번대며 이안을 찾았다.)

이안 브란트:(포장지에 싸인 상자를 하나 들고 쪼르르 걸어오다가도 슬쩍 등 뒤로 숨겼다.) 나중에 드릴래요. (손 내민다.) 이제 갈까요?
첸 티엔:그럼 저도 나중에 드릴래요. (냉큼 따라 숨긴다. 내민 손을 맞잡았다.) 그런데, 형…. 방금 낯선 분이 제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 가셨어요.
이안 브란트:음…. (입매를 만지작대더니) 일찍 돌아가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혹시 모르니까….
첸 티엔:그러기엔 아쉬운데. 아직 제대로 된 데이트는 시작도 안 했고, 야외 수업도 듣지 못했단 말이에요.
이안 브란트:으응, 그럼…. 제 손 꼭 잡고 있어야 해요. 그래도 해가 지기 전엔 돌아가는 걸로 하구요. (다시 앞장서 걷는다.) 발 밑 조심하시구.
첸 티엔:네~에. (냉큼 손깍지를 꼈다. 졸졸 뒤따른다.)

첸 티엔: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5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잠시만, 저 사람... 그 사람 아냐? 저 머리색..."
이안 브란트:배고프죠. (무작정 아무 가게로 이끌고 들어갔다.)

그때,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 이안 브란트?

베이커리 주인: 선배 맞네! 갑자기 일을 한다며 나가셔서, 무얼 하고 계신가 했어요! 기사단에서 선배님을 얼마나 찾고 있는 줄 아세요?
첸 티엔:(멀뚱멀뚱.)
이안 브란트:그, 그렇게 말하면 오해하잖아. (눈치 살핀다.)
베이커리 주인: 무슨 오해요? (이쪽도 멀뚱멀뚱.) 그래서 그 일이라는 건 잘 하고 계신 거예요? 언제 돌아오시는 건데요? 옆에 같이 오신 분은 누구? 애인?
첸 티엔:(순식간에 너그러운 표정이 된다….)
(냉큼 잡은 손을 놓고 이안에게 팔짱을 꼈다.) 네에. 형과 친분이 있으신가 봐요.
이안 브란트:아, 아니. 애인은…. (아니라고 말하기 민망한 상황. 입을 꾹 다물었다.)
베이커리 주인: 일밖에 모르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런 애인을 두고 계셨던 거예요? (호들갑을 떨었다.) 한때 저도 기사단에 있었거든요~! 이제 전쟁은 끝난 지 오래이니 전 다른 일로 전향한 거고, 선배는 요즘….

이안 브란트:아니. 그. 애인…. 어. 네, 네네. 그랬었어요. 응. (기 쭉 빨려서 대답할 힘 잃음….)
첸 티엔:기사단이요~? 어쩐지. 저와 만나기 전까진 검술을 가르쳤다고 하시더라고요. (팔짱 꽈악…. 힘주어 밀쳐내지 않는 이상 빼내긴 어려울 것이다.) 기사단에서의 이안 브란트 씨는 어떤 모습이셨을지 궁금해지네요. 분명 평판이 좋았겠죠?
이안 브란트:(움찔… 하더니 달랑 매여있다.)
베이커리 주인: 아하하, 기사단이라는 건 말하지 않았나 보네요? 하긴, 전에도 그런 걸 바깥에서 말할 때면 괜히 민망해 했었지. 저희 이념이 부끄러워요, 선배? 정의를 따르라! 부끄럽냐니까요~ (매여있는 사람 쿡쿡 찌름.) 그럼요~ 좋은 분이었죠. 사실... 가르치는 덴 크게 재능이 없는 것 같지만!
이안 브란트:(침착하게 숨만 쉬는 중이다. 아, 저기 초콜릿 머핀…. 다른 생각을 하는 중인 것 같기도 하고.) 얼른 사고 나갈까요….
첸 티엔:(이안 빠아아아아안히 본다.)
혀엉. (불안한 부름.)
이안 브란트:네, 네. 네.
첸 티엔:저희 할 이야기가 많은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옆에서 우와~ 연하 애인~ 하고 들리는 소리는 무시했다.) 그, 어. 네. 사, 사고 나가요.
첸 티엔:(우와~ 연하 애인~ 소리가 들릴 무렵에는 베이커리 주인을 향해 방긋방긋 웃어보였을 것이다.) 네에, 골라주세요.
이안 브란트:(초콜릿 머핀 몇 개와 BEST라고 표시된 빵 몇 가지를 골라 대충 담았다. 정신이 없어 보인다.) 돈은 다음에 와서 낼게. 달아놔……. (빤. 이쪽도 다른 쪽에 할 말 많아 보인다.)
첸 티엔:아뇨오. (냉큼 가로막는다.)
제가 낼게요.
베이커리 주인: (서글서글 웃는다.) 우와~ 이것도 사랑싸움인가요~ (어느 쪽이든 내면 그만. 얌전히 기다린다.)
이안 브란트:아, 아녜요. 제가 낼게요. (주머니 뒤적이는 중.)
첸 티엔: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90 |
| 판정결과: | 실패 |
?
(주머니 탈탈.)
이안 브란트:제, 제가...
첸 티엔: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6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품을 뒤적이더니 지갑을 꺼낸다. 여기에 넣어놨었군.)
베이커리 주인: 감사해요. 또 오세요~ 오래 가시고요! (^ ^) (덤 몇 개를 얹어주었다.)
첸 티엔:(^ ^)
이안 브란트:(너덜너덜. 베이커리를 나와 시장거리를 걷는다.)

첸 티엔:저한테 숨기는 거 있으시죠?
이안 브란트:그, 죄, 죄송해요. (조금 쪼그라 들었다.) 위에서 일을 받아서 하고 있는 일이 있는데…. 이건 지금 말해주기가 조금……. (또 눈치 본다. 눈썹 끝이 또또 떨어지고.)
첸 티엔:제게 해가 되는 일인가요?
이안 브란트:그… 반대일까요. (영 멋쩍다.)
첸 티엔:형에게는요?
이안 브란트:일도 하고, 당신을 지킬 수도 있으면…. 그건 좋은 일이겠죠? (잡은 손 꼼지락댔다.)
첸 티엔:일이 끝나면…. 제 곁을 떠나실 거예요?
이안 브란트:아직…. 가르칠 거 많이 남았어요. 일이 끝나고도 남아 있지 않을까요? (희미하게 웃는다.)

첸 티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순간적으로 소름이 끼쳐옵니다. 왜 웃는 것이지? 의문을 표하고 있자면, 그때...
빠른 속도로 당신을 향해 뛰어오기 시작합니다. 주변사람들을 밀치며 달려오는 모습이, 흡사 미쳐 있다고도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기괴합니다. 채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이안이 당신의 손을 붙잡은 채 그를 피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뒤에선 사람들이 부딪히고, 넘어지는 소음이 들려옵니다. 대체 저 사람은 왜 자신을 쫓아오는 것이죠?
첸 티엔: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95 |
| 판정결과: | 실패 |

왜? 대체 무엇 때문에?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거친 호흡에 목구멍이 타들어가듯이 아파옵니다. 이안은 꽤 당황한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침착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곤 갑자기 방향을 틀어, 당신을 어느 장소로 이끕니다. 숨을 곳을 찾은 걸까요? 그를 따라 도착한 곳은, 생전 처음보는 낡아빠진 가게입니다.

이안 브란트:(당신을 구석으로 밀어넣었다. 숨을 고르며 말 잇는다.) 곧 있으면 지나갈 것 같으니까... 여기 잠깐만 숨어 있다가 나가죠.
첸 티엔:(가쁜 호흡 고르느라 여념이 없다. 턱 끝까지 차오른 숨 탓에 무어라 말 내뱉지 못하고 그저 고개 끄덕이기만 했다. 기괴한 웃음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무너지려는 표정 애써 다잡고, 어느 정도 숨 안정된 뒤에야 입을 연다.) 혀, 형. 방금, 그 사람…. 장신구 가게에서 절 빤히 봤다던 사람이에요.
이안 브란트:(호흡이 안정되기까지 당신을 품에 안았다. 괜찮다고, 또, 괜찮을 거라고. 그렇게 말하듯. 이어지는 말에는 초조한 낯을 숨기지 못하였지만.) 이제 지나간 것 같긴 하지만…. 다시 시장을 떠돌지도 모르니까, 바깥으로 조금 돌아서 마차 쪽으로 가는 것이 좋겠네요. (바깥을 살피려는 듯 몸을 떼어냈다.)

가게 안에는 먼지쌓인 진열장과 카운터, 유리 장식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안은 장식장 앞에 서 있네요.
첸 티엔:(당신을 바라보다가도, 진열장으로 시선을 돌린다.)

첸 티엔: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3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 순간, 발치에 채이는 종이 조각을 발견합니다.
첸 티엔:(종이 조각을 집어들었다.)

첸 티엔:(갸우뚱. 카운터로 시선을 옮겼다.)

첸 티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19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첸 티엔: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22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첸 티엔:(…장식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첸 티엔: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84 |
| 판정결과: | 실패 |

이안 브란트:아, 티엔. 이쪽에 구경하고 싶은 거라도 있어요? 여긴 딱히 볼 게 없는데...
첸 티엔:뭘 읽고 계시나 싶어서요.
이안 브란트:으응, 별거 아니에요. (고개 가로젓고는 책을 내린다.)

첸 티엔:(눈썹 추욱.)
이안 브란트:보, 보면 안 되는 책이라. (뒤로 숨겼다.)
첸 티엔:안 볼게요. 대신, 무슨 내용인지 알려주시면 안 돼요?
이안 브란트:그, 음…. (곰곰. 이 정돈 알려줘도 될지도.) 당신을 지킬 수 있을 만한 내용을 찾은 것 같아서요. (묘하게 들뜬 것 같다.) 다행이죠.
첸 티엔:형도 안전할 수 있는 방법인가요?
이안 브란트:뭐어, 제가 위험할 일은 없죠. (걱정해주는 건가? 머리 복복.)
첸 티엔:으응, 그럼 됐어요. (얌전.) 저, 손 잡아주세요. 무서워요…. (개수작일 것이다.)
이안 브란트:(얼른 손을 잡아 손등을 쓰다듬어주는 모습을 보, 오늘도 속아넘어갔다.) 이제 슬슬 나가도 될 것 같아요. (바깥을 살피며 걸음을 옮기려다가도 우뚝! 할 말이 있는 것처럼 머뭇거린다.) 지, 지금 이런 상황에서 주기는 좀 그렇지만. (장신구 가게에서 포장했던 상자를 건네었다.) 나중에 열어봐요. (헤헤.) 갈까요?
첸 티엔:(화색 띤 채 상자를 챙긴다.) 으응, 전…. 집에 돌아가서 드릴게요. 직접 해드려야 하는 거라서. (나긋나긋 말했다.)
이안 브란트:직접 해줘야 하는 거? (목걸이 같은 건가? 의아한 기색 스치기도 했다. 하지만 뭐, 당연하게도 끄덕였다.)


첸 티엔:(방으로 돌아가 이안에게 받은 상자를 열어보았다.)

첸 티엔:(어느 무엇 하나 당신을 연상시키지 않는 것이 없다. 첸 티엔에게는 무엇보다 값진 선물이 되었을 터다. 답지 않게 뺨 붉힌 채 리본 만지작대다, 끈 입에 문 채 머리를 느슨히 묶는다. 반은 묶었으며 반은 늘어트렸다. 그리고 그 중앙에 받은 머리 장식을 끼워 넣는다. 고개 휙휙 돌려가며 잘 고정되었는지 확인한 뒤에야 방문을 나섰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목적지는 이안이었다.)

첸 티엔:(벌컥! 도련님은 거침없는 편이었다.) 형~, 저 들어갈게요? (이미 들어와 있다. 행동에 비해 말이 늦다.)

첸 티엔:으응? 어딜 가셨지…. (책상 위로 가져온 선물을 내려두었다.)

첸 티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6 |
| 판정결과: | 실패 |
(정신이 다른 곳에 팔려 있다.)

첸 티엔:(이게 뭐람.)
(금세 시선을 돌린다. 침대 가장자리에 털썩 걸터앉았다.)

침대 위에 내려놓은 종이봉투에는 베이커리에서 산 머핀, 쿠키 같은 것이 놓여 있어요. 모두 그가 당신의 몫으로 골라온 것이니 마음대로 가져가도 괜찮겠지요.
그나저나 이안은 어디로 간 걸까요?
문득 방안을 둘러보니 서재로 이어지는 문이 미세하게 열려있는 것이 보입니다. 아, 이 방은 서재와 안에서도 연결되어 있는 방이었죠?
첸 티엔:이안 형~? (목소리를 늘이며 서재로 향했다.)

안을 둘러보니, 책장은 7개 가량이 줄지어 늘어서 있습니다. 차례로 순번이 매겨져 있고, 셀 수 없이 많은 책들이 꽂혀있습니다.
첸 티엔:(5번째 책장 앞에 선다. 2번째 열이…. 여기군.)

첸 티엔:(책을 꺼내 펼쳤다.)

첸 티엔: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15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책 안에는 수많은 이계 문자들이 써져 있습니다. 밑에 외국어로 해석 같은 것이 쓰여있다는 점입니다. 이건... 암호표인 걸까요?
첸 티엔: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14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묘한 내용을 확인한 당신, 이성 판정 0/1d2.
아래 쪽의 내용은 찢겨져 나가 있습니다.
책 사이에 끼인 낡은 메모지가 문득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첸 티엔: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84 |
| 판정결과: | 실패 |
1
(메모지를 주워 펼친다.)

첸 티엔: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3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때,
벌컥, 등 뒤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들어온 사람은...
이안 브란트:티엔?
첸 티엔:(책과 메모지를 손에 쥔 채 돌아보았다.) 오셨어요?
이안 브란트:(머리의 장신구에 눈에 팔렸다가도 ―잘 어울리네, 뭐든 잘 어울릴 테지만…― 당신이 쥐고 있는 것을 보면 화들짝 놀라 다가간다. 책과 메모지를 슬쩍 뺏어들었다.) 이, 이런 거 읽으면 안 돼요….
첸 티엔:이미 다 읽었는걸요. (덤덤한 낯이다. 어조 또한 평소와 다름없이 장난스럽다.) 제가 인도자인 건가요~?
이안 브란트:(하얗게 질린 낯. 책과 메모지를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 놓는 손은 조금 떨렸을까. 그러나….) 당신은…. 첸 티엔일 뿐인걸요. 그 무엇도 아니에요.
(책을 모두 꽂은 뒤엔 손을 한 번 털었다. 후, 크게 숨을 내쉬고.) 주고 싶은 게 있어요. 그, 장식도 잘 어울리긴 하지만…. (힐끔 머리에 꽂은 장신구에 시선을 두었다가도) 뒷뜰로 갈래요?
첸 티엔:난, 두렵지 않은데…. 형이 이러면 어떡해요. (손을 내민다. 먼저 잡아챌 수 있었음에도 그리 행동한 연유는, 당신이 나를 붙잡아주었으면 해서….)
이안 브란트:자세히 알게 될수록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니까…. 다음부터는 함부로 보면 안 돼. (당부하듯 말하는 것도 잠시, 먼저 손가락을 엮어 깍지를 꼈다. 단단하게 붙잡았다.)


첸 티엔: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6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티엔, 당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정신이 일순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달빛이 그를 비추고, 그의 목에 걸린 펜던트가 빛을 반사합니다.
이윽고 그의 손이 닿은 곳은 그의 펜던트입니다. 그리곤 끝에 달린 원반을 들어 움직입니다. 은빛의 원반이 반짝, 하고 빛나며 당신의 눈을 간질입니다. 안구에 시린 달빛이 닿습니다. 묘한 기분이 물씬, 전신을 타고 오릅니다. 이건 무슨 기분이죠? 대체...
당신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 이색이 감돕니다. 시선이 데굴데굴, 굴러가다가 당신의 뺨 언저리에서 머뭅니다. 무언가를 확인하기라도 하더니, 환하게 웃습니다. 안심한 듯한 얼굴.
이안 브란트:(펜던트를 내밀었다.) 가지고 있어줄래? 굳이 끼고 있을 필요는 없지만… 가지고 있으면 도움이 될 거야.
첸 티엔:(그 얼굴을 한참이고 바라보았다. 아마도 자신은 저 표정을 평생토록 잊지 못할 터였다. 눈앞에 두고서도 저 미소만이 아른거리는데, 하물며 곁에 없다면. 사랑이란 이런 것이겠지. 보고 있음에도 보고 싶고, 듣고 있음에도 듣고 싶고, 닿고 있음에도 닿고 싶어지는…. 자각하지 못한 새 입가에 미소를 걸쳐 낸다. 제 감각 하나 다잡지 못하다니! 그로서는 드문 일이다.)
(그 상태 그대로 뒤를 돈다. 늘어트린 머리카락을 한 손으로 모아 걷어 올렸다.) 형이 채워 주세요.
이안 브란트:머리를 묶는 것도…. (어울리겠다고. 하얀 목선을 손 끝으로 툭, 훑으며 목걸이를 걸어주었다.)
(개인에게 책임을 밀어두는 것이 얼마나 잔인한가, 잘 알고 있지 않나. 의지와 관계 없이 고작 그렇게 정해진 숙명이란 까닭으로 스스로를 잃는다는 것은 지독한 일이다. 당신이 언젠가 제게 그렇게 하였듯, 당신의 유일한 편으로 서, 적어도 저와 있을 때만은 종교니 종말이니 하는 것은 잊고 당신의 삶을 살 수 있었으면 해.) 오늘은 같이 잘까 봐.
첸 티엔:(냉큼 뒤를 돌아 당신의 목을 그러안았다. 한껏 몸을 밀착시킨다.) 으응, 그렇게 할래요. 뭔진 잘 모르겠지만, 방금도 저를 지켜주신 거죠?
이안 브란트:그런 셈이려나. (몸 기울어지는 것 없이 자연스럽게 당신의 체온을 받아낸다.) 머핀도 먹여줘야 하는데. 먹고 싶다고 했잖아요.
첸 티엔:먹여주시면 되죠. 저도 형한테 드릴 선물 챙겨왔으니까, 방으로 돌아가요. 네에?
이안 브란트:으응, 그렇지만 이대로는 못 걷는데. (뒷통수 쓰다듬는다.)
첸 티엔:떨어지긴 싫은데. 어떡한담~?
이안 브란트:(뺨 위로 입 맞춘다.) 이따 또 안아주면 되지.
첸 티엔:(목 끌어안은 팔에 힘을 푼다. 몸 살짝 물린 뒤 당신의 이마 위로 제 이마를 맞댄다. 그리고는 샐쭉 웃었다.) 형~. 갑자기 대담해지셨어요.
이안 브란트:싫어요? 여, 여긴 오는 사람도 없고…. 이제 조금은 안전해지기도 했으니까, 조금, 긴장이 풀려서어….. (뺨 붉힌 채 시선 내리깐다. 더듬더듬 말을 이으면서도 당신의 손을 쥐었다 놓으니 당신 말대로 대담해진 게 아니면 또 뭘까.)
첸 티엔:싫다곤 단 한 마디도 안 했는걸요. (고개를 비스듬히 튼다. 콧날이 비벼지고, 금방이라도 입술이 맞물릴 것 같은 거리가 되면,) 키스해 줄래요?
이안 브란트:(숨결마저 섞이는 거리, 여기까지 당신이 다가와 주었으니 더 이상 망설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눈을 내리감은 채 입술을 맞대었다가 떨어진다. 그 짧은 순간이 그에겐 억겁의 시간처럼 느껴졌다.)
첸 티엔:(나직이 웃었다.) 이젠 절 좀 사랑하는 것 같으세요?
이안 브란트:어쩌면…. (붉어진 뺨을 가리려 당신의 어깨 위로 얼굴을 묻었다가 떨어진다. 춥겠다, 들어가요. 손을 놓지 않고 걸음을 옮긴다. 단 것을 먹이겠다는 생각만으로 제 방에 데리고 들어왔는데, 책상 위가 유난히 어지러운 탓에 멋쩍어하기도 하였다.)
첸 티엔:(불쑥 묻는다. 의문보다는 짓궂은 농에 가까운 어조다.) 청소는 싫어하는 편이신가~?
이안 브란트:아, 짐이 많은 게 익숙하지가 않아서요…. (어색한 웃음 뒤 당신이 책상 위에 놓고 간 선물을 집어든다.) 이거 제 선물이에요?
첸 티엔:네에. 열어보시겠어요?
이안 브란트:(조심스레 포장을 열어 본다. 푸른 보석이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으니 홀린 듯 중얼댔다.) 닮았네, 당신을…. 귀걸이인가요? (제 옆머리를 넘기는 손길. 장식 하나 없는 귀가 보였을 테지. 귓바퀴가 조금 붉어져 있기만 하다.) 당장 하는 건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마안…. 고마워요. (마음에 든다며 수줍게 웃었다.)
첸 티엔:(수줍은 양 웃는 것도, 귓바퀴 붉어진 모습도 전부 좋았다. 일말의 망설임 없이 손 뻗어 드러난 귓불을 문지른다.) 당장 하실 수 있는데에. 도와드리려고 온 거거든요. 제가 뚫어드릴 수 있어요.
이안 브란트:(손길이 간질거리니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 머뭇거리는 만큼 귓가에 열이 몰린다. 고개 푹 떨구었다가, 올려다보는 눈매가 붉다.) 그, 그럼…. 살살 해 주세요…….
첸 티엔:그 말, 굉~장히 이상하게 들리는 거 아세요? (웃음기 어린 어조. 귓불 문지르던 손길이 노골적이게도 변했다. 귓가를 덧그리고, 검지로 턱선을 훑더니, 손가락 멈출 기미 없이 턱에서 목으로 내려가 울대를 스친다.) 뭘, 어떻게, 살살 해달라고요? 자세히 말씀해주셔야죠.
이안 브란트:응? (예전부터 이런 곳에선 유독 눈치가 없었다. 눈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다가도, 이어지는 손길에는 닿는 곳마다 피부가 아리는 듯해 간헐적으로 몸을 떨었다.) 티, 티엔…. 저어. 그런 것 해본 적 없으니 아프지 않게 해 달라는 뜻이었는데…. (뜸.) 그래도 아픈 건 잘 참을 수 있어요…? (이 말이 아닌가? 소심하게 힐끔댔다.)
첸 티엔:지금 말이에요…. (삐이이─) 해달라는 것처럼 들려요. (히죽 웃는다. 반추할 시간 주는 것마냥 어깨를 으쓱였다.)
이안 브란트:(의문이 가신 낯이 허옇게 질렸다가 붉게 물들기를 반복한다. 숨 내쉬려 했으나 엉뚱하게 딸꾹질만 튀어나왔다. 딸꾹.) 티, 티엔. 그. (꾹.) 그, 아무리 그래도, 하, 학생, 이고, 아직. (딸꾹….) 아직은 조금…. (끝내 달아오른 피부빛. 아직. 나중에는 당연히 되는 양 말하는 게 우습긴 하다.)
첸 티엔:(별다른 대꾸 없이 입술을 맞물린다. 벌어진 입 새로 혀를 밀어 넣는다. 혀 둥글린 채 입속 여린 살을 구석구석 눌러대더니, 축축한 살덩이마저 빨아당기며 츕, 쪼옥, 소릴 냈다. 부러 질척이는 소리를 내는 꼴. 삼키지 못한 타액이 턱을 타고 흐를 무렵에야 고개를 떼어내었다.) 키스하면 딸꾹질이 멈춘다던데. 정말 그럴까요~?
이안 브란트:(‘티엔, 저희 아직 이런 건’으로 시작해서 ‘20살이니까’를 강조하며 ‘그래도 제가 지켜드려야’로 끝날 뻔한 구구절절한 훈수가 당신의 입맞춤 한 번으로 손쉽게 막힌다. 말캉한 혀가 제 입 안을 헤집는 것이 생소하여 당신의 어깨를 붙들었으나…. 말 그대로 붙들기만 했다. 이안 브란트의 눈에 첸 티엔은 여전히 여려 보였던 탓이다. 밀어내기에도, 당기기에도. 그런 주제에 서툴게 혀를 섞으며 비음을 흘리는 모습이란, 참 아이러니하다. 어느덧 딸꾹질은 멎고 벌게진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기만 했다. 할 말이 꽤 많은 것 같다.) 티, 티엔…. (왜, 왜, 왜 능숙한 것 같지?)
첸 티엔:으응? (뻔뻔하게도 눈꼬리를 휜다.) 저는…. 딸꾹질을 멎게 해드리려고 한 것뿐인데. 설마아, 이상한 생각 하신 거예요? (시린 손이 당신의 뺨을 감싸 쥐었다.) 얼굴이 붉네요.
이안 브란트:(세차게 고개 내저었다. 참고로 당연히 했다, 파렴치한 상상 말이다…. 이래서는 선생 실격이군.) 노, 놀리지 말구요. 얼른 해 주세요…. (당신이 선물로 주었던 상자를 내밀며 뺨을 간질이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다.)
첸 티엔:(흔쾌히 상자를 받아 든다. 안에서 귀걸이를 꺼내며 물었다.) 놀리는 거 아녜요. 제가 눈치가 좀 빠른 편이라…. 표정만 봐도 대충 알 수 있거든요. (꺼낸 귀걸이를 귓불 가까이 가져다 댄다. 서늘한 침이 말랑한 살갗에 닿았을 것이다.) 무슨 상상 하셨어요? 듣고 싶어요.
이안 브란트:(상자는 다시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상자마저 고이 간직할 작정이니 내려놓는 손길은 조심스럽기만 하다. 아픔에는 제법 둔해진 편이지만 뾰족한 것이 예민한 살결을 내리누르니 괜히 긴장이 되었다. 그러니 무얼 꾸며내지도 못하고 상상하였던 것을 그대로 말한다.) 나, 나중에는…. 잘 해드려야겠다고. (뭘?)
첸 티엔:뭘, 어떻게요? (위치를 잡으면, 망설이지 않고 뚫는다. 푸른 보석이 귓불 아래로 늘어진다. 퍽 만족스러운 낯이 되었다.)
이안 브란트:윽, (귓불에 얼얼한 감각이 들면 눈썹 일그렸다가도, 소리 삼켜냈다.) 아, 아픈데…. (어리광보다는 순수 감상을 전하려는 의도였다. 하나 당장 유순하게 눈썹 늘어트린 채 애정을 바라고 있으니 이게 응석이 아니고 무언가.)
(끙. 고심 끝에 돌려 내놓는 말.) 그, 안 아프게 하려면…. 열심히 해야 하잖아요. (정말로 뭘?)
첸 티엔:저, 성인이에요. 다 알아듣고요. 돌려 말씀하시지 않아도 괜찮은데에.
이안 브란트:(잠잠.) 전희가 길어야…. 안 아프다고 들었어요. 그러니 열심히 공부해 오겠다는 말이었는데, 가르쳐 드리려면. (돌려 말한 내용치고는 별 것 없다.)
첸 티엔:(헤.) 제가 아파하는 건 보기 싫으세요?
이안 브란트:으응, 당연하죠…. (뻘뻘.)
첸 티엔:그걸 걱정하는 거라면, 저어…. 안 아플 자신 있는데.
이안 브란트:그렇다면 다행?이지만? (갸우뚱.) 어떻게요? 그으, 뭐든 해 드릴 수 있으니까아. (편하게 말하라는 뜻.)
첸 티엔:(눈 사르르 접어 웃었다. 당신의 목에 팔을 두르고, 슬금슬금 밀어내니 머지않아 무릎 아래로 침대가 닿아왔을 것이다.) 제가 해드리면 되죠. 형이 삼켜주세요, 제 거.
이안 브란트:(침대 위로 풀썩 앉아 당신을 올려다 본다. 노골적인 발언에 놀라 얼굴 붉히는 것도 잠시. 의아한 기색 스치다가도…. ...그런가? 홀랑 넘어갔다.)
(눈 야살스레 접어 웃는 모습에 마음이 말랑말랑 풀어졌다.) 으응, 뭐. 티엔이 좋으면 뭐든…. (경계?가? 누그러지고, 푸른 귀걸이가 새겨졌을 귓가를 손 끝으로 살며시 만져보기만.)
첸 티엔:뭐든?
이안 브란트:뭐… 든? (자신 있게 말 내뱉기 시작한 것치고 말 끝이 올라갔다.) 그거 되게 불안한 말이네요.
첸 티엔:그러엄…. (말끝을 늘이며 자세를 낮춘다. 바닥에 무릎을 꿇더니, 당신의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는다. 양 허벅지 위에 손을 얹고, 슬그머니 밀어 벌렸다.) 소리도 참을 수 있어요?
이안 브란트:무릎…. (꿇으면 안 되는데, 도련님이. 가르치려던 말은 허벅지에 닿는 감각 때문에 쏙 들어갔다. 다리에 힘을 풀고, 열심히 끄덕였다. 일단은!)
첸 티엔:(고개 끄덕이는 것 보면, 비죽 웃더니 중심부 위로 뺨을 비비적댄다. 썩 노련한 손놀림으로 벨트 버클을 풀어버리더니, 바지 지퍼를 이로 물어 아래로 내렸다.) 삼키는 것, 배우고 싶으니까…. 입 안에 뿌려 주셔야 해요.
이안 브란트:(야릇한 웃음과 행동에 낮은 숨 삼키는 소리. 고통을 참는 법은 배웠으나 쾌락 가라앉히는 법은 배운 적이 없다. 뒤로 짚은 손은 시트를 주름지도록 움켜쥐었고, 유혹에 못 이겨 천 아래로는 부피를 키운다. 복잡한 머릿속에서 겨우 고르고 골라 내놓은 단어들은….) 으응, 저도, 열심히 할게요….
첸 티엔:(당신은 자각 없이 타인을 흥분시키는 데 재주가 있는 것 같다. 적어도 첸 티엔은 당신이 말 한 마디에 낮은 숨을 삼켜내곤 하였으니, 명백히 당신에게 욕정하고 있는 꼴이다. 바지와 속옷을 함께 끌어 내린다. 옷가지가 허벅지에 걸쳐지며 성기가 드러났다. 곧장 삼켜내는 것 대신 손을 뻗어 기둥을 쥐었고, 느릿느릿 손바닥을 마찰시킨다. 손목이 위아래로 흔들렸다.) 여기이, 혼자 쥐고 흔들어본 적 있어요?
이안 브란트:티엔…. (긴장하여 떨리는 목소리가 무심결에 당신을 부르다가도, 소리를 참아내려 아랫입술을 물었다. 당신의 하얀 손이 제 것에 닿으면 어깨를 움츠리면서도 착실히 성기를 세운다. 그 방면으로 관심과 눈치가 조금 ―조금?― 없을 뿐이지 알 것 다 아는 어엿한 성인 남성이지 않나. 타인의 손길이 닿은 적 없을 뿐, 자위 정도는 당연한 행위일지도. 그럼에도 고개를 끄덕이는 것만으로도 뒷목까지 뜨끈해진다.) 그, 그럼요…. (다만 손 스치는 감촉 하나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란, 최근 바쁜 생활 탓에 욕구를 해소한 것이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을 정도인지라.)
첸 티엔:그럼…. 어딜 어떻게 문질러야 기분 좋은지도 아시겠네요. (굳은살 박인 손이 기둥에 솟은 핏줄을 더듬는다. 남은 손으로는 당신의 손을 끌어와 제 손등 위로 올려내었다. 떼어내지 못하게끔 지그시 눌렀으니 성기 위로 서로의 손을 겹쳐 낸 셈이다.) 자아, 이렇게 하고…. 이제, 직접 알려주세요. 어떻게 움직이고 싶은지…. 네에?
이안 브란트:(그는 가정교사답게, 혹은 기사단의 일원답게 매일 셔츠 끝까지 단추를 정갈하게 잠가 두었는데, 오늘은 기어이 당신 앞에서 맨 윗 단추 하나를 더듬더듬 풀어내었다. 무엇이 그를 성급하게 만드는지 두어 번 손이 엇나간 뒤에야 고작 단추 하나를 풀어낼 수 있었다.)
으응…. (별다른 저항 없이 당신의 손등 위로 손바닥을 얹었다. 그야 당신이 알려달라고 하였으니 말이다. 위아래로 좆대가 비벼지니 선단에서는 투명한 액이 조금씩 흘러나왔다. 아찔한 자극에 손에 힘이 들어간다면 당신 또한 힘을 주어 성기를 붙들었을 테니 앓는 소리 나오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점점 가파오는 숨 사이로 다시 당신의 이름이 새었다.)
첸 티엔:(늘 단정하기만 했던 옷차림이 자신에 의해 흐트러진다는 사실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제게만 허락된 것, 자신만이 볼 수 있는 모습. 눈 곱게 휘어내며 손을 흔들었다. 프리컴이 새어 나와 손바닥 질척하게 젖어 들어갈 무렵이면 겹쳐 낸 손 물리는 대신 고개를 숙인다. 조그만─작지 않다. 그런 체를 하는 것뿐이다. 부러 입 조그맣게 열었겠지.─ 입으로 귀두 끝을 삼키고, 그대로 웅얼거렸다.) 혀엉, 좆…. 커서, 다 못 삼키게써요. (그리 말하면서도 욱여넣는 것마냥─그러는 척─ 성기를 삼키기 시작했다.)
이안 브란트:(제 성기를 주무르는 얄쌍한 손가락에 시선을 두었다가도 못내 부끄러워 당신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순진하게 눈을 접는 ―이안 브란트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진정으로!― 모양새를 보자니 오히려 성기에 열이 몰리는 듯하여 눈 둘 곳을 찾지 못했다.)
흐으, 티엔, 무리할 필요, 없으니까아…. (노골적인 말에 수줍음이 더해지는 일은 당연지사. 다만 그리 말하면서도 몸을 물리지 않았다. 기묘하게도 자괴감 같은 감정을 떠올릴 틈조차 없었으니 그가 진작 흥분에 젖어들었음은 명명백백하다. 당신의 머리카락을 넘겨주다가도 더운 점막이 성기를 삼킬 때면 허리를 떨며 손을 떨어뜨렸다.)
첸 티엔:으응…. (직전까지 버겁다 토로했던 이치고는 망설임 없이 좆을 삼켰다. 목구멍 깊숙이 빨아들일 적에는 양 볼이 옴폭 패이기도 했다. 그 상태로 당신을 올려다본다. 떨어지는 손 붙잡아 다시금 제 정수리 위에 올려두었고, 가련─한 척─히 눈을 내리 깐다. 검은 속눈썹 사이로 푸른 눈이 깜박였다. 머리, 쓰다듬어 주세요. 잔뜩 새어나가는 발음으로 덧붙이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그리고는 느릿느릿 고개를 움직인다. 부러 입 다물리지 않고 느슨히 빨아들였으니 츱, 츄읍, 타액과 공기가 마찰하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울렸다. 행위의 적극성과는 별개로 첸 티엔 또한 성교는 처음이었는데, 그런 것치고는 거부감 하나 들지 않으니 기묘할 따름이다. 기실 그로서도 이해할 수 없었다. 뜨거울 정도로 부푼 성기, 질금질금 새어 나오는 액, 어느 하나 달갑지 않은 것이 없다. 이대로라면 정액마저 삼켜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생각이 미치니 행동은 더욱 조급해진다. 참을 겨를 없이 입 안에 싸게 만든다면, 자신이 그것을 한 번에 삼켜 버린다면, 당신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상상만 해도 아랫배가 뻐근해져 온다.)
이안 브란트:(허공을 배회하던 손이 당겨진 순간에도 당신의 검은 머리카락으로 손가락을 엮어 보기만 할 뿐이었다. 하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머리에 손을 얹어 쓰다듬었는데, 단순 말소리 내놓는 것이 벅차 보였기 때문은 아니고, 호흡이 엉겨 성기 위로 닿는 것이 크나큰 자극이기도 했으니까. 홀린 듯 둥근 머리통을 쓰다듬으며 당신을 내려다 보고 있자니, 이런 것은 어쩐지…. 제가 우위에 선 것만 같아 묘한 감정이 올라왔다. 당신이 분부한 대로 따르고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어버린 마냥.)
(낯설면서도 야릇한 감각에 흠칫흠칫 몸을 떨었고, 자극이 과하여 벅차게 느껴지더라도 감히 머리칼을 움켜쥐거나 밀어내지는 못하였다. 애초부터 그는 사람을 대상으로 힘을 쓰는 것을 어려워하였는데, 제 눈에 비친 순진무구하고 겁 많고 유약한, 다만 호기심 많은 도련님인 당신에겐 오죽할까? 움직임에 속도가 붙는 순간에는 제 입을 손등으로 틀어막아 소리를 참았고, 반대손으로는 시트를 뒤로 짚었다. 금세 사정감이 밀려든다.) 흐윽, 가, 갈 것 같아요…. 티엔, 응? 그만…. (애원은 점차 흐느낌에 가까워졌고, 제발요…, 속삭이던 음성은 낮은 탄성과 함께 멎어들었다. 그대로 허리를 떨며 당신의 입 안에 진한 정액을 파정하였다.)
첸 티엔:(사정한 뒤에도 좆 머금고 있었을 테니, 그 상태 그대로 정액 삼켜대는 소리만 꼴깍꼴깍 울린다. 진득한 것이 입 안 가득 달라붙는 감각이 유쾌하지는 않으나, 당신의 흔적이라 생각하니 이마저도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미미한 쾌감마저 들 정도. 단정하고, 눈치 없고, 연애에는 관심 한 톨조차 없어 뵈던 남자가 제 흥분 못 이겨 씨물을 싸지른 것 아닌가. 정복욕이 고개를 치켜든다. 애정과 만족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따라붙었다.)
(뒤늦게 입 안에서 성기를 빼낸다. 부러 새빨간 혀 내밀며 입 안 텅 비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혓바닥을 내밀어 살덩이를 삭삭 핥아 올렸다. 묻어 나온 액체 한 방울 놓치지 않으려는 것마냥 그리했다. 그러면서도 수줍은 양 뺨을 붉혀내었으니, 언제까지고 지켜줘야 할 순진무구한 첸 티엔이미지를 유지할 셈인 듯싶다.) 혀엉, 혼자 안 하신 지 좀 됐나 봐요. 맛이, 진해서…. (스스러운 눈 깜빡임. 가증스럽다. 뒷말은 들릴 듯 말 듯 덧붙였는데, 이 또한 백 퍼센트 의도된 연출이리라.) 좋았어요…♡
이안 브란트:(숨 고를 새도 없이 당신의 턱 아래에 손을 대려 하였으나 액체가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니….) 허억. (제 숨이 넘어갔다. 그의 얼굴이 아주 파리하게 질릴… 뻔했다. 행위 중만 아니었어도 분명 얼굴빛 새파랗게 변하여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을 것이다. 당장은 여운조차 가시질 않았으니 누가 보아도 양뺨은 발갛기만 하다.)
(텅 빈 붉은 혀가 보였다가도, 재차 예민한 살덩이를 핥으니 바르르 떨어댔다. 하나 함부로 몸을 틀었다가는 당신이 다칠까 무서워 허벅지 안쪽에 힘이 들어가기만 했다.) 티엔, 이제 그만, (거진 울먹대는 음성이 이어지다가도, 이어지는 음성들에는 다시 얼굴이 화르륵 달았다. 저, 저도……. 겨우 속삭이는 이의 귓가가 아주 피라도 날 듯 새빨개졌다. 당신의 연출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니 그는 꽤 괜찮은 관객일지도 모르겠다. 겨우 양팔을 붙잡아 당신의 몸을 일으킨다. 무릎을 털어주며,) 다음부터는 안 돼요. 조르셔도…. 꼭 뱉어요. (신신당부를 하며 올려다보는 것도 잠깐. 눈썹 시무룩하게 아래로 떨어지더니, 금세 울상이 된다. 그런 사람치고 뺨이며 눈가는 붉어질 대로 붉어졌으니 내리뜬 눈매에도 설득력은 없다. 방금 절정을 맞이하였으니 당연할 만도 하다.)
첸 티엔:(온 곳이 붉은 이를 가만 내려다보았다. 이리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주니 점잔을 떨 수밖에 없지 않나. 기실 내숭 떨지 않아도 마냥 순진하게만 보아주는 것 같긴 한데. 이런저런 생각 전부 밀어둔 채 눈매 야살스럽게 휘었다.) 으응, 그런데…. 이제 다른 걸 연습해보고 싶어요. (희멀건 손이 당신의 등을 더듬는다. 척추를 타고 내려간 손은 이윽고 둔부를 움켜쥐었고, 구멍 벌리기라도 하듯 바깥으로 잡아당긴다. 의도가 명백한 행위.)
이안 브란트:(이러쿵저러쿵 잔소리거리를 생각해두었는데, 날카롭게 올라간 눈매가 유순하게 접히는 것을 보고 있자니 상념을 모두 놓아버리게 된다. 아, 여우에게 홀리면 답도 없다던데. 이런 상황에서 그 말이 떠오른 이유는 뭘까.)
(위에서부터 아래로 열감이 흘러내린다. 당신의 손길에는, 갸우뚱, 고개 기울이더니 허벅다리를 벌린 그대로 양 발을 침대 위로 올렸다. 치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자세임에도 의외로 수줍은 기운은 적다. 제가 어떤 모양새로 보일지 모르니. 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어든 해 줄 생각이며 지금 이 자세마저 당신의 그 연습이라는 것을 돕는 것쯤으로 여겼다.)
첸 티엔:(첸 티엔이라는 도련님은 유행에 민감하였으니 그의 방에는 옷이며 액세서리, 향유가 가득 놓여있었을 것이다. 욕정 어린 눈으로 당신의 모습 감상하다가도, 침대 옆 협탁의 서랍을 빼어내 작은 병 하나를 골라 들었다. 마개를 빼 공중에서 뒤집으니 묽은 기름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질척한 액체가 구멍 위를 흥건히 적셨다. 그 위로 제 손바닥 문질렀으니 손마저 번들거리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형, 아프면 참지 말고 말씀해주셔야 해요. 저도오, 형이 아픈 건 싫으니까…. (또다시 가증스러운 낯이 된다. 침대 끝자락에 걸터앉은 채 당신의 허벅지를 붙든다. 다리 모을 수 없게끔 고정해버리는 셈이다. 축축이 젖은 손으로는 주름 위를 더듬더니, 이윽고 중지가 내벽을 가른다. 이물을 안으로 밀어 넣는 손길은 썩 조심스러웠다.)
이안 브란트:(당신의 행동 하나하나를 눈에 담았으나 그 시선에 걱정 같은 것은 담겨져 있지 않았다. 그저 당신은 그런 것도 가지고 있구나, 그런 것도 좋아하나? 잊지 않고 기억하려는 마음가짐. 당장의 상황과는 거리가 멀었으니 미적지근한 감상이라고 보아도 무방하지만 말이다. 미끌거리는 액체가 제 살결에 닿을 때면 생소함에 눈썹을 일그렸다가 폈고 허벅지 안쪽에 슬며시 힘을 주었다.)
으응, 알았어요. 하다가 어려우면, 음, 제가 직접 해도 괜찮으니까아…. (제 아래 쑤셔본 적도 없으면서 괜한 말을 했다. 손가락이 처음 내부를 비집고 들어가자 반응은 꽤 즉각적. 으음…, 나직한 음성일 뿐이니 어색할 뿐 아프지는 않은 듯.)
첸 티엔:네에, 어려워서 하기 힘들 것 같으면…. 그때는 도와달라고 할게요. (마음에도 없는 말을 잘도 내뱉는다. 당신이 직접 아래를 풀어내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지금은 첫경험이지 않나. 평범하게 좋은 기억으로만 남겨두고 싶었다.)
(한 손가락 밀어 넣었음에도 통증 느끼지 못하는 것 같으니 곧바로 손가락 개수를 늘린다. 약지로 입구 위를 툭툭 두드리더니, 이윽고 주름과 중지 사이를 비집고 넣는다. 내부를 넓히는 것이 목적인 듯 두 손가락 사이 미약하게나마 벌려보기도 했다.) ~…이건 어때요? 아프진 않나요?
이안 브란트:(아래로 파고드는 이물감이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으나, 당신이니 괜찮았다. 당신이 하는 것이면 뭐든 좋을 것 같고, 당신이 아픈 것보다는 저가 아픈 것이 낫고, 또…. 이 정도는 아파도 괜찮을 것 같고? 하여간 참을 만했다.) 으응, 아직, 은…. (호흡이 슬슬 들뜨기는 하였으나 애써 차분한 목소리를 내었다. 이내 당신의 셔츠 단추를 위에서부터 툭, 툭 풀어내기 시작한다. 부드러운 옷의 감촉이 손 끝을 스치는 게 간지럽게 느껴진다. 꽤 본격적인 기분이 들어 단추만 풀었을 뿐 셔츠를 젖히진 못하였지만.)
첸 티엔:혀엉, 벗겨주세요…. 네에?
이안 브란트:(셔츠 깃의 자수만 문지르다가, 당신의 말에 화들짝 손을 떼어냈다가 다시 붙인다. 셔츠를 붙잡아 끌어내리는 손이 조금은 떨렸던가.) 바, 바지도? (눈 데굴데굴.)
첸 티엔:(히죽 웃는다.) 으응, 그건 나중에…. (부러 말끝 늘이며 아래를 쏘삭였다. 중지와 약지를 한데 모아 느릿느릿 추삽질하니, 힘주지 않았음에도 질척이는 소리가 난다. 아낌없이 부어버린 향유 탓이겠지. 한 병의 가격이 어땠더라. 그에게는 큰돈 아니었으니 상관할 바가 아니다. 탐색이라도 하는 것마냥 내벽 구석구석을 꾹꾹 눌러댄다. 집요하리만치 끈덕진 움직임이었다. 마디 단위로 찌르고 문질렀으니 내부 깊숙한 곳 볼록 튀어나온 부분 찾아내는 것쯤은 어렵지 않다. 툭 튀어나온 것을 손마디가 스치는 감각이 묘하기도 하여 부러 그곳만을 부벼대었다.)
이안 브란트:으응. (대강 대답하며 당신의 하얀 살결을 쓸어보았다. 어깨부터 팔뚝까지, 다시 옆구리부터 골반까지. 선이 고우면서도 제법 탄탄하여 번듯하게 성인 티가 나는 모양이 신기하여 그랬다. 움직임이 이어지면 윽, 짧은 음성을 내뱉었다. 늘어난 손가락 위로는 내벽이 빠듯하게 들러붙으며, 벌어진 주름결이 움찔대며 손을 물어왔다. 젖은 살이 금세 질척한 소리를 내니 그제야 부끄러움이 몰려들어 정신이 없었다. 그러니까,) ㅡ하윽, (어느 한 곳에 손 끝이 닿아도 높은 교성 흘리는 것을 막지 못하였다. 이어질 뻔한 신음을 겨우 주워삼키며 입을 틀어막았다. 흐으, 읍….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감각도 잠깐이고, 아랫배 어느 지점부터 아릴 정도로 간질대는 기분. 어느덧 성기에서는 말간 액이 질금 흐른다.)
첸 티엔:(반응 곧바로 튀어나오면, 더욱이 그곳만을 쿡쿡 찔러댄다.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손이 극점을 스칠 적마다 빠듯이 조여드는 감각이 생경하면서도 기꺼웠다. 손가락만으로도 이런 것을, 좆을 밀어 넣는다면 어떻게 될까. 파렴치한 생각이 이어지나 표정만큼은 여전히 순수하기만 하다.)
형, 아파요? 그만할까요? (빈말임이 명백한, 가증스러운 말을 건네기도 하였으나, 굳은살 박인 손은 여전히 내부를 들쑤시고 있다. 물론, 답할 수 없게끔 입 틀어막은 손 위로 입술을 내리누르기도 했다. 쪽, 쪽, 낯간지러운 소리와 함께 입맞춤이 이어진다.)
이안 브란트:(기묘한 쾌감에 허리를 빳빳하게 세웠다가도, 어깨를 움츠린다. 상체 무너질 뻔한 것을 겨우 세우며 온몸을 덜덜 떨었으나 다정이 묻어나는 목소리에는 도리질을 했다. 애정 섞인 입맞춤이 이어지자 억지로 숨을 내리누르며 입을 막고 있던 손을 떼어냈다.) 입, 맞춰 줘어….
(몽롱하게 풀린 시선이 당신의 푸른 눈, 또 입술 위로 와닿는다. 위로는 순수한 애정을 바라면서도 아래로는 성감을 좇아 몸을 바르작댄다. 녹진하게 풀린 입구가 손가락을 자꾸만 깊이 삼키듯 꽉 물었다.)
첸 티엔:(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문장 맺어지자마자 입술을 맞물린다. 성급한 입맞춤이 이어진다. 혀와 혀가 난잡히 얽힌다. 단 한 순간이라도 떨어지고 싶지 않은지 끊임없이 살덩이를 핥고 빨아들인다. 숨 쉴 틈 하나 내어주지 않은 채 위며 아래며 제멋대로 헤집으니, 켜켜이 쌓아 올린 욕정 고스란히 풀어내는 것과 다름이 없다. 끊임없이 혀를 둥글린 탓인지 타액이 턱을 타고 흘러내렸다. 어느새 구멍을 들락이는 손가락은 세 개로 늘어 있었다. 끝마디 안쪽으로 옴폭 솟은 부분 뭉근히 문지르기도 하니, 노골적이게도 사정을 부추기는 손놀림이었다.)
이안 브란트:흐응, 으…. (처음엔 서투르게 혀를 비비기만 하였는데, 이번에는 눈 질끈 감은 채 당신에게 매달리듯 입술을 할짝이고 혀를 쪽쪽, 소리나게 빨기도 했다. 앓이가 입술에 막혔다가도, 벌어진 입술 틈으로 타액과 함께 새어나온다. 혀를 빼어 헥헥대며 겨우 단어를 웅얼댄다.)
티에엔, 저, 그게에…. (흥분이 몰리어 피가 말단으로 밀려나는 것만 같고, 입맞춤에는 머리가 징징 울리도록 숨이 차니 생각이든 말이든 제대로 이어질 리가 없다.) 그, 윽, 더, 더느은…. (반쯤 뜬 눈 앞이 흐려졌다, 하얘지길 반복했다. 손 끝을 세워 전립선을 짓누르면, 골반을 잘게 틀더니 빳빳하게 선 성기에서부터 정액이 울컥, 쏟아졌다. 가슴팍이 가쁘게 오르락내리락댄다.)
첸 티엔:(본디 소리에 민감한 자였으니 당신이 내뱉는 신음성, 거친 호흡, 어느 것 하나 자극으로 느껴지지 않는 부분이 없었다. 입속으로 앓이 삼켜내는 것마저 아쉬울 지경이었다. 폭우라도 쏟아졌다면, 천둥이라도 쳤다면 좋았을 텐데. 그랬다면 빗방울이 창을 두드리는 소리와, 번쩍거리며 내리꽂히는 굉음에 두 사람의 사랑은 말끔히 숨겨졌을 텐데. 바라는 것 늘어나기만 하니 역시 첸 티엔이라는 사람은 탐욕스럽구나 싶다. 그러나 당신은 제 이런 모습마저도 사랑해줄 테니, 자신은 끊임없이 욕심낼 수 있을 것이며, 끊이지 않는 애정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고, 영원마저 가져가 달라며 응석 부릴 수 있을 터였다.)
(그러므로 지금 이 순간, 첸 티엔은 요구했다.) 형…. 저, 더 사랑받고 싶어요. 끝까지…, 허락해주시면 안 될까요? (절그럭대며 벨트를 풀어 내린다. 속옷 위로도 잔뜩 성이 난 것이 훤히 보일 정도. 별다른 망설임 없이 속옷을 내렸다. 흉흉히 선 것이 회음부 위로 문질러졌다.)
이안 브란트:(숨 고르기 바빴으나, 당신이 손수 벨트를 풀어내는 모습에는 정신을 조금 챙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아, 직접 벗겨 주려고 했는데. 눈 두어 번 깜박인 뒤 하의를 모두 내렸을 때는 의도치 않았으나 정신이 들었다. …어. 이윽고 더울 정도로 발기한 것을 제 살 위로 문지를 때면…. 아, 아, 안 들어갈 것 같은데?)
(감히 솔직하게 얘기해보자. 당신은 예쁘게 생겼으니까 말이다. 심지어는 이안 브란트가 당신을 어린 취급 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이럴? 줄은? 몰랐다…….)
(잠잠.) 그, 그런데…. 저, 저도, 다른 것도 해 드리고 싶은데. (제가 두 번 사정하는 동안 당신은 한 번도 가지 않았으니 저도 당신을 만족시켜 주어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 반. 침착을 되찾을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 반….)
첸 티엔:(기다란 속눈썹이 새초롬히 나부꼈다. 푸른 눈이 촉촉이 젖어 드니 그야말로 호수 위로 하늘이 잠겨 드는 모양새였다. 그렇다. 첸 티엔은 지금 끼를 부리고 있다. 당신의 저어를 눈치챈 탓.) 어떤 거요…?
이안 브란트:(무의식적으로 당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이건 불가항력이다. 예쁜 건 칭찬하면 안 된다고 들었는데. 응? 그런 걸 어디서 들었더라. 군견 교육 시킬 때였던가……. 하여간 여우도 개과긴 하니 이안 브란트의 사고 흐름도 틀린 건 없을 것이다.)
(우뚝. 그건 생각 안 했다.) 티엔이 해줬던 것처럼요…?
첸 티엔:하지마안, 열심히 넓혀두었는데…. (눈꼬리가 유순히 처진다. 올망졸망한 이목구비가 열심히 일을 했다.) 그건, 나중에 해 주시면 안 될까요…?
이안 브란트:(또, 무자각으로 끄덕였다….) 그런데요오…. 다, 아, 안 들어갈 것 같은데…. (이번에는 솔직한 감상?을 털어놨다.)
첸 티엔:(눈 깜박이는 횟수 과할 정도로 많은 것을 보아, 예쁜 척은 끝나지 않은 모양이다.) 아냐, 다 들어갈 거예요. 향유도 잔뜩 뿌려두었으니까…. (좆대를 붙잡고 입구 위로 귀두를 맞춘다.) 천천히 할게요. 아프지 않게…. 괜찮죠?
이안 브란트:하지만…. (파란 눈 위로 속눈썹이 깜박깜박, 예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뒷말은 쏙 들어간다. 찢어질 것 같은데. 몰래 생각하기만 했다.) 응, 살살 해 줘야 해…. (뒤로 시트를 짚었다.)
첸 티엔:(아무래도 당신은 제 얼굴에 약한 듯싶었고, 자신은 얼굴 쓰는 법을 아주 잘 알고 있었으므로 끝까지 온순히 웃어 보일 뿐이다. 피부 관리를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기도.)
네에. 아프면 꼭 말씀해주셔야 해요. (염려 어린 말 뱉으면서도 행위를 멈출 생각은 없어 보인다. 아주 느리게 좆을 밀어 넣는다. 내벽이 귀두를 삼키고, 기둥마저 물어 올 즈음에는 긴장 풀라는 듯 허벅지 안쪽 쓸어주기도 했다.)
이안 브란트:(긴장하여 시트를 쥐었다가도, 순한 웃음에는 마음이 사르르 녹아 덩달아 눈매 기울이기만 했다. 당신 얼굴에 무척이나 약한 것 같다. 아마 당신이 무슨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얼굴 마주하는 순간 그, 흠. 다음부터는 그러시면 안 돼요…. 할 거다.)
(손가락보다 훨 굵고 더운 살덩이가 느린 속도로 안쪽으로 파고 드니, 불거진 핏줄 하나까지 내벽을 긁는 것만 같아 눈을 질끈 감았다. 윽, 저도 모르게 잇새로 소리 비집고 나오는 것만 제외하곤 꽤 견딜 만하다고 생각했다. 부드럽게 허벅지 안쪽을 쓸어줄 때면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더니 조심스레 눈이 뜨인다. 어느 정도의 물기.) 다, 들어갔어요? (깜박깜박.)
첸 티엔:으응, 아직…. 더, 넣지 말까요? 이, 정도… 남았는데. (그리 말하며 상체를 바투 붙여 온다. 당신의 손을 끌어와 접합부에 올려두기도 했다. 제 손 겹친 상태였으니 힘주어 빼내지 않는 이상 손 물릴 수도 없을 터다. 아래가 압박되는 만큼 흥분은 배가 되었으나 섣불리 욱여넣고 싶진 않았다. 안을 파고드는 것 대신 물기 어린 눈 위로 연신 입술을 눌러 댄다.)
이안 브란트:(찬 손길에 이끌려 더운 살결을 만지니, 그 온도 차에 몸을 잘게 떨었고. …더 들어갈 수 있나? 부단히 생각하는 동안에는 눈을 열심히 굴렸다. 하지만 눈가로 닿는 애정을 마주하자면 스르르 웃음이 새었다. 혀를 내어 마른 입술을 한 번 축이고는 고개 저으며,) 그, 아니이…. 끝까지… 허락한 거니까, 티엔 기분 좋을 때까지 해도 괜찮아요…. 다, 넣어 주세요. (살포시 입을 맞춘다.)
첸 티엔:(입을 맞춰오면, 혀를 섞지 않고 입술만을 부빈다. 키스라도 하는 것마냥 고개 틀어가며 입을 맞추었으나 결국은 가벼운 뽀뽀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게 한참이나 온기만을 나누었다. 내벽이 좆대의 모양대로 넓혀지고, 당신이 제 것 받아내는 것에 익숙해질 무렵 느지막이 허리를 움직인다. 귀두가 속살을 뭉근히 가르고 들어온다. 입구의 주름이 펴지고, 더는 벌어질 수 없을 정도로 벌어질 때까지 욱여넣어진다. 아래가 끊임없이 제 것 물어왔으니 자신 또한 얼굴이 온통 붉게 달아올랐을 터다. 기어이 뿌리 끝까지 밀어 넣으면, 숨 크게 삼키고 허리 잘게 쳐올린다. 고통마저 쾌락으로 물들일 셈이었는지, 성급히 움직였으나 정확히 전립선만을 짓뭉갰다.)
이안 브란트:(아래를 가르는 몸짓에 더운 내부가 기둥을 휘감으며 뻑뻑하게 조여든다. 아아, 흐으…, 참지 못한 목소리와 아래의 질걱이는 소리만이 방 안에 울린다. 뱃속은 이미 가득 차버린 것만 같은데, 연신 단단한 것이 밀고 들어오니 처음엔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물리려 하였다. 그러나 창백해 보이던 뺨마저 불그스레 물들인 당신이 저를 바라보는 시선은, 마치 저를 삼킬 듯 야릇하게 느껴져서. 홀린 듯 올려다보다 끝내 몸을 움츠리기만 하였고.)
(힉, 더, 아, 안 들어가아…, 그리 속살였으면서, 아래는 당신의 것을 기어이 끝까지 받아냈다. 가장 예민한 곳을 처박을 때마다 긴장한 내벽이 경련하듯 꽉꽉 조였다. 그 와중에도 고통은 점차 사그라드는데, 흐느낌은 멎을 기미가 없다.) 허억, 이, 이거어….. 흣, 이상해요, 티엔……. (혼곤한 와중에도 애태워 당신을 불렀다. 구멍은 여직 옴작거리며 뿌리 끝까지 좆을 삼켜무니, 이래선 더 내어달라 조르는 꼴이다.)
첸 티엔:하아…. 좋, 아하게 되실 거예요. 전부…. (부드럽기만 하던 미성은 낮게 가라앉아 탁한 소릴 냈다. 간간이 차오르는 숨 삼켜내지도 않았으니 흥분 어린 호흡은 고스란히 당신의 귓가에 내려앉았을 터다. 그 또한 평정과는 거리가 먼 상태였다. 비단 성기에 가해지는 자극뿐만이 아니라, 당신의 흐트러진 숨, 열에 달뜬 흐느낌, 녹아내린 표정, 그럼에도 제 이름 부르며 매달리는 것까지 전부 자극이 되었으니 이성 유지하지 못할 만했다. 풋내 나는 스무 살 청년은 기어이 상대에게 젖어 들고 말았다.)
(욕정 다스리는 것이라곤 풀어내는 것밖에 알지 못했으니, 점차 허릿짓이 거세어진다. 구멍이 옴짝거릴 새도 없이 내부를 들락거렸다. 향유를 부었다 하나 생좆이 구멍이며 내벽을 사정없이 비벼댔을 것이므로 아래가 부어오를 게 뻔했다. 골반 붙든 손에도 힘주었을 테니 탄탄히 빚어진 살갗 위로 붉은 손자국마저 남을 터였다. 한껏 물리고, 세게 처박는다. 당신이 제 이름 불러올 적마다 그 입술 삼켜내면서도 행위만은 멈추지 않았다.)
이안 브란트:(쌔근대며 고개 끄덕였으나 흥분에 절여진 뇌가 제대로 반응할 리 없지 않나. 당신이 내놓는 말의 내용보다는, 흥분에 잠긴 와중에도 애써 다정을 범하려는 그 목소리에 답한 것이겠다. 추삽질을 할 때마다 뭉툭한 선단이 더욱 깊은 곳을 들쑤셨다.) 흐으…, 기, 깊어요…. (낯선 쾌락에 울먹임을 내었음에도…. 안 될 것 같아요, 못 하겠어요…, 따위 거부의 의미를 내포하는 단어는 내뱉지 않았다. 끝까지 허락했으니까, 다 삼켜 주기로 했으니까…. 정신이 몽롱해지는 것을 겨우 부여잡는다. 새카만 눈이 흐려지다가도 푸름을 온전히 담아낸다.)
(방금 전, 금방이라도 혀를 뒤섞을 것처럼 입술을 바싹 맞대면서도 가벼운 입맞춤으로 떨어지는 것이 제법 귀엽다고 생각했었다. 숨 막히지 않게 틈을 주니 배려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애교 같기도 하여서. 그러나 행위가 무르익을수록 조금 다른 감상을 내놓았다. 당신은 단지 제 부름에 응하여 입을 맞추는 것일 뿐인데, 이대로는 잡아먹힐 것 같다고…. 실로 그것마저 이안 브란트의 마음을 달뜨게 하였으니, 당신이 구태여 천진한 모습을 꾸며내지 않더라도 첸 티엔의 모든 모습을 사랑할 것이라는 사실이 명확해졌다.)
(이내 젖은 살이 마찰하여 정액을 쥐어짜내듯 꾹 조여들었다.) 거기잇, 이상해요, 아윽… …! 힛, 가, 갈 것 같아…. (제대로 교성 지르지도 못하고 입 벌린 채로 숨을 할딱였다. 물처럼 밀려드는 쾌감에 버둥거리던 손이 겨우 당신의 목을 감싸안는다.)
첸 티엔:(이번에는 입술 맞물리는 대신 붉어진 눈가며, 코끝, 뺨, 입가, 얼굴 곳곳에 입술을 내리눌렀다. 제 딴에는 호흡 갈취하지 않으려 배려한 것이었으나, 허리 아래는 끊임없이 처박아대고 있었으므로 당신에게 여유를 쥐여주진 못했을 것이다. 내벽이 수축하며 제 좆 세게 물어오면, 자신도 모르게 눈가를 샐그러트린다. 본인조차 인지하지 못한 여유 없는 표정. 당신만이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사정감 애써 참아내며 콱 욱여넣길 반복했다.) 이안, 형…. 이름, 불러 줘요.
이안 브란트:(본래의 신분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그의 몸 곳곳에는 오래된 흉이 나 있었다. 그는 퍽 무던한 사람이었으니 크고 작은 상처가 모두 아무는 순간 누구에게, 왜, 어쩌다가… 그따위 자잘한 과정은 모두 잊었다. 중요하다 생각한 적 없으니 기억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 당신이 남기는 자욱들만은 잊히지 않을 테다. 당신이 입술을 묻고, 힘주어 붙잡고, 깊이 들쑤신 모든 곳이 붉게 물들어 상흔처럼 새기어진다. 그예 당신의 이름마저 스스로에게 되새기듯,) 흑, 으응, 티엔…. (절정 맞이하는 호흡에도 한 사람의 이름 두 음절이 섞인다.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것.)
첸 티엔:(입구 틀어막기라도 하듯 안쪽 깊숙한 곳에 좆을 처박는다. 절정 직전 한껏 입을 벌려 당신의 목을 깨물었는데, 자국 남기는 것이 목적이기라도 한 것마냥 송곳니 세웠을 테니 일정량의 고통이 뒤따랐을 것이 뻔하다. 당신이 아파할 것을 안다. 이미 버거운 것 잔뜩 받아내고서도 상처 하나 더 늘리는 꼴이니 제 욕심만을 강요하는 꼴이라는 것 또한 인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굳이 당신에게 자국을 남기는 이유는, 첸 티엔이라는 도련님은 원하는 것을 가져보지 못한 적 없는 인물이었기에. 스무 해 동안 제 욕심 오냐오냐 받아주는 이들 사이에서 자라왔으며, 유일하게 만난 온전한 타인마저─이안 브란트, 당신 말이다.─ 자신을 거부하지 않았기에. 얄팍이 축약하자면, 마땅히 그리해도 된다고 느꼈던 탓이다.)
(잇자국 냄과 동시에 울컥, 정액을 싸지른다. 한 차례 사정했음에도 흥분 완전히 가시지 않았는지, 어설프게 힘 들어간 것으로 내부 쿡쿡 찔러댄다. 혀 내밀어 목 살살 핥아 올리다 쪼옥 빨아들이기까지 했으니 잇자국과 더불어 피부마저 울긋불긋 물들었을 터다.) 형…. 이름, 더 불러주세요. 사랑한다는 말도 듣고 싶어요….
이안 브란트:(사정액으로 배가 축축하게 젖어들어가는 동시에 살갗에 닿는 날카로운 감각을 느끼며 흐느끼듯 신음성을 흘렸다. 깊숙이 박아넣은 선단에서 나온 뜨거운 액체가 뱃속을 채웠으니 허벅지가 벌벌 떨리기도 하였다. 몸이 눅진하게 풀려 팔에 힘을 주는 것조차 어려웠다. 그러니 목선에 벌건 자국이 남을 즈음에야 느직이 당신의 뒷목을 쓸어주었다. 제 목 위로 더욱 입술을 묻을 수 있게끔 말이다. 당신은 내게 마땅히 그리해도 되니까. 단순한 사유였고, 모든 허락이었다.) 사랑해요, 티엔…. (희미한 웃음 번지더니 머리 위로 뺨을 비볐다. 손이 당신의 목덜미를 더듬는다.) 그러니 원한다면 더 받아줄 수도 있는데….
첸 티엔:(고작 단추 하나 풀어졌을 뿐인 셔츠, 그 틈새로 굳이 굳이 콧대며 입술 비벼대는 것을 보면 그가 얼마만큼 당신에게 닿고 싶어 하는지를 짐작게 했다. 드러난 목선을 잘근잘근 물다가도, 당신의 말 맺어지면 슬그머니 고개를 든다. 눈꼬리 곱게 처지는 것을 보면 또다시 무언가의 수작을 부릴 셈인 듯.) 정말요? 정말…, 더 받아주실 수 있나요?
(당신의 허리를 붙잡더니, 그대로 몸을 돌린다. 순식간에 시야가 반전되었다. 여전히 성기 삽입한 채였으니 당신은 성기 받아들인 채 제 위에 올라탄 모습이 되었을 것. 무게 탓인지 좆이 한껏 더 깊숙이 들어가는 것만 같다.) 그러엄…. 이번에는 형이 움직이는 게 보고 싶어요. 절, 위해서…. 해주실 수 있나요?
이안 브란트:(당신이 제게 과하거나 어려운 것을 요구한 적은 없었으니 쾌히 승낙이 떨어졌다. 물론…. 당신이 지근거리에서 유순하게 웃음 지은 덕택도 없진 않았다. 시야가 뒤바뀌는 동시에 성기가 내부 곳곳을 짓뭉개자 놀라 눈을 크게 뜨며 헛숨을 들이켰다. 티, 티엔, 이런 건 말 먼저 해 주시면 안 될까요…? 하는 군소리 나올 뻔했으나 당신이 아래에서 저를 올려다 보며 순한 인상을 짓고 있으니 두말없이 고개 주억일 뿐이다.)
(다만 체중이 실려 속으로 압박감이 밀려드니 그는 무의식적으로 접합부를 내려다보았는데, 손 끝으로는 제 아랫배를 더듬어 짚어보았다. 여기까지 들어온 것 같아. 신기하다는 듯 뱃가죽 위를 꾹 눌러보았으니 자극 가해지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다.)
(혼자 허리를 떨었다가도, 끄트머리가 탁액으로 젖은 셔츠가 거슬려 대뜸 단추를 풀어냈다. 나신으로 올라서서야 하체에 움직임이 가해진다. 처음에는 무릎을 세워 귀두 끝에 걸쳐지도록 성기를 빼내었다가 느릿하게 주저앉는 몸짓. 눈가 슬며시 일그리며 당신에게 묻는다.) 이, 이렇게요…?
첸 티엔:(아랫배 더듬는 행위 보고서 흥분하지 않았을 리 없으니, 금방이라도 발기한 것이 내부를 빠듯하게 채워 내었을 것이다. 면면이 만족으로 물든다. 그 상태 그대로 당신을 올려다본다. 흡사 시선으로 당신을 범하는 모양새였다.)
후…. 네, 그렇게요. (짧은 숨 내쉬며 답했다. 어설프게 가해지는 자극이 직전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었을 테니, 눈가 찡그리며 웃기도 했다. 이어 드러난 나신 위로 손을 뻗는다. 손끝으로 잘 짜인 근육을 훑어내리다가도 가슴을 움켜쥔다. 손아귀 가득 집히는 살집이 낯설기라도 한 양 주물럭거렸다.)
이안 브란트:(어느덧 내벽이 아릴 정도로 짓눌리니 호흡을 한 번 가다듬으며, 눈 맞을 때면 다시금 저도 모르게 침을 삼키기도 했다. 그러나 가슴을 주무르는 손짓에는 당신 모르게 고개를 반쯤 기울였다. 이런 곳도 좋아하는 걸까? 아직 간지럽고 어색하게 느껴지기만 할 뿐, 특별한 감각이 들진 않으니 할 수 있는 순진한 사고였다. 당신이 좋다면야, 뭐…. 그대로 내버려둔다.)
으응…. 제가, 기분 좋아지게… 해줄게요. (처음에는 끝까지 빼내었다가 천천히 뿌리까지 집어넣는 정도였다. 내벽이 끈적하게 좆에 달라붙었다 삼키듯 조여지길 여러 번. 그런 뒤에는 입술 새로 애타는 신음이 터져나왔다. 흐으, 윽…. 약하고 느릿하게 움직이던 허릿짓에 점차 속도가 붙더니, 뭉근하게 허리를 돌리며 귀두며 기둥을 제 여린 살점에 비비기까지 한다. 끙끙대면서도 스스로 성감을 찾아 허리 움직이는 꼴이란. 접합부에서는 질꺽대며 액이 흘러나왔다가 삼켜지길 반복하였다.)
첸 티엔:(표정 풀어지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단순히 좋다고 표현하긴 아쉬울 정도로 당신이 좋아서. 욕정은 짙어지기만 한다. 스스로 허리 돌리는 모습 보고 있자니, 살갗을 문지르고 모아 쥐는 것에 지나지 않던 손길은 더욱 대담해진다. 손끝 세워 유륜과 피부의 경계를 따라 둥글게 긁어내린다. 꼭 실수인 것처럼 볼록 솟은 돌기를 툭 스치기도 했다. 다시금 가슴 뭉그러트릴 듯이 쥐었다가도, 손바닥으로 유두를 마구 문지른다. 결국에는 검지와 엄지로 유두를 꼬집듯 쥐어 주욱 당기기까지 하였으니 가히 손버릇이 나쁘다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안, 형…. 조금만 더, 빠르게 움직여 봐요. 응?
이안 브란트:(가슴을 문지르는 손길이 점차 짙어질 때야 비로소 낯 위로 물음표를 띄운다.) 저어, 잠깐, 이, 이상…. (반질한 손바닥으로 유두를 문지르고, 다시 굳은살 박힌 손끝으로 잡아당기니 헉 소리 내며 허리 돌리던 것마저 멈추었다.) 간지러운데…. (투정부리듯 웅얼거렸다. 당신의 요구에는 못내 부끄러워하면서도 재차 추삽질을 시작하였겠지만 말이다. 제 스스로 느끼는 부위를 찾아 쿵쿵 찧어댈 때마다 머리카락이 흔들리며 살갗끼리 퍽, 소리나게 부딪힌다. 뱃속이 쑤셔 머리가 울렁댈 정도이니 한 손으로는 제 것을 슬슬 문질렀고, 고개를 젖혀 신음을 여과없이 질질 흘렸다.)
첸 티엔:손, 그러지 말고…. (수음하는 손 위로 제 손 겹쳐내더니, 그대로 손목을 잡아당긴다. 힘주어 팔 당겼으니 당신의 자세마저 무너트리는 꼴이다. 서로의 상체를 바짝 붙이고, 당신이 몸 일으킬 수 없게끔 목뒤로 팔 둘러 안아내기까지 했다. 숨결이 닿는 거리. 귓바퀴를 만지작댄다.)
제, 걸로만…. 느껴주세요. (낮은 읊조림. 곧바로 입술을 맞물린다. 당신의 호흡을 탐하면서도 허리 짓쳐 올리기 시작했으니, 살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 더욱 적나라하게 울렸을 터다.)
이안 브란트:(상체 수그려뜨리니 체온은 더욱 맞붙는데 저는 옴짝달싹 못 하니 슬금 눈치를 살폈다. 그러다가도 당신이 귓가 만지작대며 목소리 낮추자,) 네, 네에…. (속절없이 귓가 붉히며 대꾸한다. 특히나 당신이 뚫어준 귓불을 스칠 때면 예민하게 반응하며 아래를 조여왔다. 당신이 입을 맞추어오면 혀를 내밀어 입술을 개처럼 할짝이며 몸을 바짝 붙였으니 맞닿은 배 위로는 성기가 비벼져 말간 물이 줄줄 새어나왔다.) 흐읏, 제, 제가, 움직이기로…, (벅찬 숨을 힉힉거리며 중얼대었으나 장기 짓눌릴 정도로 처박히니 말 끝맺지도 못하고 입맞춤을 이어냈을 테다. 위아래로 육욕이 밀려들 때마다 눈 앞이 명멸했다.)
첸 티엔:으응, 형이, 해주시기로 했으니까…. 움직여 봐요, 네? (그리 말하면서도 허릿짓 멈추어내지 않는다. 주체할 수 없는 탓이기도 했으며, 단순히 당신이 절절매는 것 보고 싶은 탓이기도 했다. 배 위로 당신의 좆이 문질러지는 감각마저 만족스러웠으니, 당신과 살갗 맞대는 일에 버릇이 들 것만 같다.)
이안 브란트:그, (말마다 호흡이 뒤섞인다.) 조금마안, 머, 멈춰, 주시면…. (허리 치받을 때마다 목소리가 뚝뚝 끊기며 애처로이 사정하였는데, 들어줄 심산이 보이지 않으니 울상이 되어 바라본다. 당신 뜻대로 쩔쩔매는 모양새가 된 셈.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당신 말을 들어주어야겠다고 생각하니…. 기어코 당신의 상체를 짚은 채 몸을 조금씩 움직였다. 겨우 골반을 앞뒤로 되작이는 정도였으나 당신의 허릿짓과 맞물려 안을 더욱 들쑤시는 행태가 되고 만다.) 우읏, 여, 여기서 더느은….
첸 티엔:괜찮아요…. 가도, 돼요. (다감한 목소리. 부드럽게 타이르는 것 같기도, 허락을 떨어트리는 것 같기도 하다. 양손으로 당신의 골반 붙든 채 움직임에 박차를 가한다. 단단한 좆이 끊임없이 내부를 들쑤신다. 자신 또한 쾌락에 젖어 든 건 마찬가지였으므로, 사정 오래 참아내지 못하고 그대로 쏟아내고 만다. 후희 즐기기라도 하듯 거칠어진 호흡 고르며 둔부를 매만진다. 두툼한 살집 한껏 움켜쥔 채 손자국을 냈다.)
이안 브란트:이, 이대로, 윽 ,아…, 안 되는, 데에…, 흐앗, (이대로는 꼼짝없이 당신의 배 위로 정액 흩뿌리는 꼴이 될 테니. 척추 세우려 하였으나 절정 직전 온몸 덜덜 떨어대는 통에 과연 가능할 리가. 성기가 내부를 꿰뚫듯 퍽, 처박히는 순간 눈 뒤집히며 파정했다. 성기 끝으로 희부연 액이 울컥대며 쏟아져 두 사람의 배가 축축하게 젖어들었을 것이다. 그는 곧장 더듬더듬 당신의 목을 안으며 품 위로 얼굴을 비벼댔는데, 이번에도 당신의 이름을 속삭이는 것 여전하였다.)
첸 티엔:(입으로도 기꺼이 받아내었는데, 고작 배 젖어 드는 것 저어할 리 없다. 그저 당신을 끌어안았으며, 기다란 손가락으로 검보랏빛 머리카락 빗어 내리기도 했다. 그렇게 한참을 말없이 머리만을 쓰다듬었다. 오가는 대화가 없어도 좋았다. 숨 색색 고르는 소리나 맞닿은 체온만으로도 더없이 충족감을 느꼈을 테니까.) 형…. 아프진 않았어요?
이안 브란트:(가쁘던 호흡이 안정될 때까지 당신의 애정을 한참 받고 있었다. 가끔 바르작대며 당신의 목빗근 위로 입술을 묻기도 하였으나, 쪽 소리나게 입 맞춘 뒤 떨어지기만 했다.) 으응, 괜찮았어요…. 기분, 좋, 았으니까아…. (고개를 들면 물기 어린 눈이 깜박대며 당신을 쳐다본다. 호흡은 안정되었더라도 여전히 몸의 온 곳이 얼룩덜룩 붉다.) 저어, 다음에는 더, 자… 잘 해드릴게요. (뭘….)
첸 티엔:(헤헤 웃는다. 그렇다. 다시 순진한 첸 티엔이 된 것이다. 성교가 끝나자마자 양의 탈을 썼다.) 저도 좋았는걸요. 다음에도, (허리 꼬옥 끌어안는다.) 또 해주실 거예요?
이안 브란트:응, 다행이다…. (수줍게 끄덕이더니 당신의 머리를 찬찬히 쓰다듬었다. 손길 잠깐 멈추더니,) 공부 열심히 하면? (나름의 농….)
첸 티엔:그럼 내일도 해주시겠네요.
이안 브란트:내일도 열심히 하게? (헤헤.) 그래도 주객전도가 되면 곤란해요….
첸 티엔:(올망졸망.) 곤란해요?
이안 브란트:모… 몰라요. (눈 질끈….)
첸 티엔:제 얼굴…. 질리신 거예요?
이안 브란트:(눈 가늘게 떴다.) 그, 그, 그런 말을 왜애애….
첸 티엔:(재차 올망졸망.) 하지마안, 절 피하시는 것 같단 말이에요. 제대로 봐주시면 안 돼요?
이안 브란트:피할 리가 없잖아요. (결국 눈 제대로 뜨고 봐줬을 거다….) 예쁜 거 본인도 잘 알죠.
첸 티엔:(또랑또랑. 당당하게도 답한다.) 네에. 그러면 안 되나요?
이안 브란트:그, 아, 응. 안 될 건 없죠.
첸 티엔:그럼 내일도 해주실 거예요?
이안 브란트:(흠.) 선생님도 공부할 시간이 필요한데.
첸 티엔:뭘 공부하시려고요?
이안 브란트:이것저것…….
첸 티엔:그러니까, 뭐얼~?
이안 브란트:(뜸….) 성교육…?
첸 티엔:같이 공부하면 되겠네요.
이안 브란트:그렇지만요, 준비해야 할 것도 있으니 내일은 좀. (눈 깜박.)
첸 티엔:그럼 모레에. (덩달아 깜박.)
이안 브란트:새, 생각해보고…. (눈 데굴데굴. 슬슬 화제 돌린다.) 씻고 잘까요.
첸 티엔:으응. 오늘도 같이 자주실 거죠?
이안 브란트:네에, 저 잠버릇 없어요. (안심?시켰다?)
첸 티엔:저는 있어요. (응?)
이안 브란트:뭔데요?
첸 티엔:옆사람을 끌어안아요. (물론 거짓말이다. 냉큼 당신에게 안겨들었다.)
이안 브란트:(아리송하다.) 진짜로?
첸 티엔:네에. (순진한 낯짝.)
이안 브란트:잠버릇 아니라도 껴안고 잘 거라고 말해도요?
첸 티엔:생각해보니 없는 것 같기도요.
이안 브란트:거짓말 하면 안 돼. (라고 어제오늘 도합 100번은 속아넘어간 사람이 말했다.)
첸 티엔:네에. (순진한 어쩌고저쩌고.)
이안 브란트:으응. (얌전히 껴안았다.) 솔직한 사람이 좋아요.
첸 티엔:저어, 실은 잠버릇 없어요. 공부도 잘하는 편이에요. 형한테 관심받고 싶어서 일부러 틀린 문제가 몇 개 정도 되고요. 나이프질도 잘하거든요. 지난번에 스테이크 썰어달라고 했던 것도 내숭이었어요. (이후로도 고해가 줄줄 이어졌다…)
이안 브란트:응? …으응?? 어??? (갈수록 혼란스러운 낯이 되었다….) 그, 그런, 그런 것 안 하면 관심 안 줄 것 같았어요? (더듬더듬….)
첸 티엔:아뇨오. 좀 더 많이 관심받고 싶어서요.
이안 브란트:(얼떨떨…) 뜻대로 된 것 같아요?
첸 티엔:네에. (폭♡ 안긴다.)
이안 브란트:큰일이다…. (뭐가.)
첸 티엔:뭐가요?
이안 브란트:진짜 아무것도 몰랐어요….
첸 티엔:제가 잘 숨겨서 그래요.
이안 브란트:(눈썹 추욱.) 기사단 실격이에요. (참고로 이 남자는 가정교사 신분이다.)
첸 티엔:남편감으로는 합격인 것 같은데…. (중얼인다.)
이안 브란트:나, 남편도 눈치가 조금 있는 편도 좋지 않나요? (정신이 없어서 결혼이라는 지점은 태클 걸지 못하였다.)
첸 티엔:응? 그런 건 상관없어요. 저는 그냥…. 이안 브란트라는 사람을 좋아하는 거니까. (눈치가 있든 없든 당신을 사랑했을 것이다. 다만, 눈치가 없어 조~금 이득 본 것이 있다면…. 당신이 결혼마저 태클 걸지 않고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
이안 브란트:그, 그렇구나. 응. 그래요. 다행이다. (아마 결혼식장 들어가기 전까지도 눈치 못챌 수도 있으니까 조심하자.)
첸 티엔:(히히 웃으며 당신을 더욱 끌어안기만 했다.) 오늘은 이대로 잘래요.
이안 브란트:여기이…. 끈적거리는데도. (슬금 손을 내려 당신의 상체를 짚었다.)
첸 티엔:그래서 좋다는 건데. 형이 남겨 준 흔적이잖아요. (어깨 위로 뺨을 문지른다.)
이안 브란트:(잠잠. 수긍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또….) 넣고 자나요? (이런 물음이나….)
첸 티엔:(올망졸망. 예쁜척 어게인.)
이안 브란트:아침 일찍 일어나야겠다, 그쵸….
첸 티엔:(헤헤.) 네에. 잘 일어날 자신 있어요.
이안 브란트:으응. 제가 더 일찍…. (일어날 수 있을까? 또 잠잠…. 뺨 위로 뽀뽀 쪽.) 잘 자요.
첸 티엔:(입술에 쪽.) 형도요. 안녕히 주무세요.


첸 티엔:(혹여나 당신이 곤란해질까 봐 새벽 동이 터 오를 무렵부터 일어나 뒤처리를 했다. 어쩌면 당신이 눈 떴을 무렵에는 깔끔해진 몸으로 보송보송한 이불을 덮고 있었을 것.)
이안 브란트:(이쪽은…. 생각보다 밤일?이? 고되었던 터라? 평소보다 늦게 일어났을 거다. 일어났을 때는 예상치 못한 보송보송 새 이불을 덮고 있으니 그저 멀뚱대기만.)
첸 티엔:(품에 착 안겨 있다.) 혀엉, 일어나셨어요?
이안 브란트:네에…. (슬금 안았다. 몸이 좀 뻐근한 건 착각일까?) 일찍 일어나셨네요….
첸 티엔:으응…. 제가 다 정리해뒀으니까, 조금 더 누워 계세요. (허리 문질문질 지압해준다.)
이안 브란트:수업해야 하는데. (문질문질 받으며) 안 피곤해요?
첸 티엔:응? 저는 괜찮아요. 멀쩡한걸요. (스무 살이란.)
이안 브란트:젊네요…. (이쪽도 젊긴 하다….)
첸 티엔:(헤헷.)
이안 브란트:(머리 복복복. 아마 적당히 누워 있다가 아침 점심 꼬박꼬박 챙겨 먹고 수업도 진행했을 거다. 티엔... 수업은 열심히 들었을까?)
첸 티엔:(모범생의 정석이란 무엇인지 보여주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공부를 열심히 하면…. (삐이이─)를 상으로 받게 될 테니까.)
이안 브란트:(학생이 수업을 열심히 들어주는데 긴장하는 나 정상일까요…. 하여간 저녁까지 먹고 오늘은 쉬고 (뭘?) 하루를 잘 마무리했을 것이다….)
첸 티엔:(분명 키스 정도는 했다. 그리고 당신의 곁에 착 달라붙은 채 잠들었을 것이다.)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사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시 새로운 사건이 일어났던 것은 사흘 전. 아버지가 돌아온 직후였습니다.
아버지: 내가 이런 실수를 하게 될 줄이야. 그 가정교사라고 온 자는 우리가 뽑은 사람이 아니었어. 거짓말을 치고 잠입한 거다. 그렇게 꺼림직한 자를 한시라도 집에 둘 순 없으니...

첸 티엔:아버지, 저는 이 선생님께 사사하고 싶어요. 이안 선생님께서 나쁜 의도로 잠입하셨다면, 아버지가 계시지 않을 때를 노렸겠지요. 하지만 저를 보세요. 멀쩡하잖아요. 선생님께서는 오히려 저를 지켜 주셨어요. 그러니까…. (고집스레 고개를 젓는다. 그는 답지 않게 독선적인 면모가 있었으며, 사랑하는 이들 앞에서는 어리광쟁이가 되곤 했기에 한 치의 물러남도 없었을 것이다.)
아버지: (탐탁찮은 표정.) 제대로 된 자였다면 내보내는 순간 내게 무슨 변명이라도 하였겠지. 별 대꾸도 하지 않던 것을…. (너를 건드리지 않았을 뿐이지 도둑질이라도 하였을 줄 아느냐며 말 덧대었다.) 벌써 정을 붙인 것 같으니 네게는 유감이지만…. 원래 오시기로 했던 선생님과 다시 연락이 닿아 제대로 모셔오기로 했다. 그런 사람에게 배운 건 전부 잊어버리고. 다시 처음부터 새로 공부한다고 생각하렴.

이안은 더이상 곁에 있지 않습니다. 그는 떠났습니다. 제대로 된 인사조차 하지 못하고 떠나게 된 겁니다. 아니, 어쩌면 돌아간 것이겠지요. 원래 있어야 할 자리로.
그리고 이틀 전. 원래 왔어야 했던 선생님이 도착했습니다. 2층 복도의 끝방. 서재의 옆. 그 자리엔 이제 낯선 자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가 떠난 지 사흘 째의 밤. 창문에선 여전히 시린 달빛이 쏟아집니다. 이 달은, 왜 지지 않는 걸까요? 티엔, 그가 준 펜던트는 어떻게 했나요? 여전히 가지고 있나요?
첸 티엔:(하루도 빠짐없이 지니고 다녔을 것이다. 시위라도 하듯 새 선생님의 수업은 듣지 않았을 것이 뻔하며, 당신에게 받은 머리 장식 또한 매일같이 착용한 채 시간을 보냈다.)
첸 티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4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첸 티엔:(뚜껑을 열어본다.)

달빛은 언제나 진실을 비춘다.
그 가게에서 봤던 문구입니다. 하지만, 필체는 익히 보았던 그의 필체입니다. 대체 뭘 의미하는 문장이길래, 소중한 것이라며 건네준 펜던트에 이런 문구가 적혀있는 걸까요?
첸 티엔:이것 봐요, 전 아직도 모르는 게 이렇게나 많은데…. 그렇게 가버리는 게 어디 있어.

.
.
.
똑똑! 방문에서 약간 거친 노크 소리가 들려옵니다. 이 시간에 찾아올 사람이 누가 있었죠?
첸 티엔:누구시죠?
가정교사: 티엔이지? 내일 수업 관련으로 전해주지 않은 게 있어서 그런데. 얘기 좀 나눠도 될까? 잠깐이면 돼.
첸 티엔:앞에 두고 가세요.
가정교사: 직접 보고 전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첸 티엔:죄송하지만, 조금 피곤해서요. 아, 그리고… 티엔이 아니라 도련님이라고 불러주셨으면 하는데요~….
가정교사: (잠잠해졌다가) 이거라도 받아줄래? 이전에 서재 방을 쓰던 사람이 두고 간 물건인 것 같은데...
첸 티엔:……. (뒤늦게 문을 연다.)

가정교사: (펜 하나를 건네다 말고 당신을 쳐다본다.) 펜던트가 예쁘네.
첸 티엔:감사합니다. 선물 받은 거예요. (대화 이어 나갈 의지 없는 것처럼 답했다. 기실 사실이기도 하고.)

첸 티엔:물건만 전해주고 가신다면서요?
가정교사: (아랑곳 않고, 불쑥 당신의 펜던트를 쥐며 웃는다.) 별 모양이 박혀 있구나, 신기하네. 이건 역시...
첸 티엔:저기요. 지금 뭐 하시는…. (빼앗기지 않게끔 덩달아 펜던트를 쥐었다.)
가정교사: 싫어도, 별 수 없을걸. 내가 직접 가져가면 되니까.

첸 티엔: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3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가정교사: 쯧, 귀찮은 쥐새끼가 끼어들어서 일을 그르치나 했더니... 다행히 의식에 맞출 수 있겠어!


ㅡ문득 눈이 뜨입니다. 보이는 것은 검고 어둑한 높은 천장. 첨탑의 밑에라도 위치해 있는 것 마냥, 천장이 솟을듯이 높습니다. 이곳은, 실내인가요?
첸 티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4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리고 당신은... 이 알 수 없는 공간에, 손발이 묶인 채 누워있습니다.
첸 티엔:(느리게 눈을 깜박인다. 불안한 양 주변을 둘러보더니,) 이, 이안 형…?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이름을.)

첸 티엔:
| 기준치: | 74/37/14 |
| 굴림: | 15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첸 티엔: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4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첸 티엔:(손목을 매만지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쓰러졌다 일어난 탓인지 눈앞이 휘청인다. 벽에 몸 기댄 채 현기증을 진정시키고, 문이 보이지는 않는지 주변을 살폈다.)

제발나는아무것도하지 않았어
난 아니야
나가게 해줘
글을 읽고 나면, 요즘 빈번이 일어나고 있다던 납치사건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가장 아래에 적혀있는 문구는 그중 가장 간결하고, 그리고 가장 미쳐 있었습니다.
달빛은, 언제나, 진실만을, 비출 것이다.

첸 티엔:달빛은 언제나 진실만을 비춘다… (읊조린다. 당신이 내게 남겨 준 말. 곧장 문으로 향했다.)

문 안쪽에는 무언가가 적혀있습니다. 아니, 이걸 적혀 있다고 해야 하나요? 누가 철제로 된 문을, 파 놨습니다. 검게 달라붙은 피딱지가 드문드문 섞여있는 자국은, 이러한 글자를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진실된 달의 인도자의 혈흔만이 이 문의 열쇠가 될 것이다.
엄청나게 깨지고 갈기갈기 적힌 문장이지만, 당신은 단번에 읽어냅니다. 이 끔찍하게 엉망인 필체는 본 적이 있습니다. 골동품 가게의 일기에서요. 문에 적힌 문장은 꽤나 직관적입니다.
첸 티엔:(곱게 자라 온 도련님이 이런 풍경에 의연히 대처할 수 있을 리가. 눈가를 찌푸렸다. 속마저 울렁거리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곳에서 잠겨 죽어서도 안 될 노릇이지 않나.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 붙잡고 싶은 사람이며, 눈부시게 끌어안고 싶은 사람이기도 했다. 목적지가 있기에 불안 속에서도 나아갈 수 있다.)
(거친 벽돌의 단면에 손을 마구잡이로 내리쳤다. 험한 일 해 본 적 없던 손은 금세 피투성이가 되었을 것이며, 선혈 덕지덕지 묻은 손으로 철문을 더듬거린다. 혈흔이 열쇠라고 했잖아. 그렇다면 열려야지. 그들이 찾는 인도자가 나라면, 내 길을 가로막아서는 안 되지….)

...정말로 문이 열렸습니다.
밖으로 나오자 바로 보이는 것은 아래로 향하는 끝없는 나선형의 계단. 대체 얼마나 높은 것인지, 아래가 보이지조차 않습니다.
첸 티엔:(조심조심 아래로 내려간다.)

끝없는 미로에 갇힌 느낌입니다. 두꺼운 벽에는 구멍 하나 뚫려있지 않으며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습니다. 더이상 누군가가 중간에 나타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보다, 이 계단이 끝나기는 할 지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는 찰나.
드디어 계단이 끝이 나고, 눈앞에 펼쳐진 것은 넓은... 성당?

첸 티엔: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79 |
| 판정결과: | 실패 |

문득 그런 생각을 하고 맙니다. 이성판정1d3/1d5
첸 티엔:
| 기준치: | 73/36/14 |
| 굴림: | 6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2

그 때, 뒤에서 사람들의 환호와도 같은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신도1: 아아, 역시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우리의 인도자님!
신도2: 아직 안심하긴 이릅니다. 어서 우리의 인도자님이 맞는지 의식을 치뤄야 해요.
신도3: 예, 이미 가져왔습니다. 의식을 위한 신물을!

신도2: 이 신물을 통해 반사한 달빛을 이 자의 안구에 비치면 징조가 나타날 것입니다. 달의 인도자라는 징조가!
신도1: 그렇지만 징조가 나타나지 않으면...
신도2: 그때의 그 인간과 똑같이, 그분의 먹이가 되겠지요.

펜던트를 통해 반사된 빛이 이윽고 안구를 통과합니다. 결과는 예상되지 않나요? 당신은 인도자인 것이 밝혀지고, 이사람들에게 죽을 때까지 이용 당할 운명이라고...
분명히 그럴 운명이었습니다.
신도3: ...뭔가 잘못됐어요!

이 자도 인도자가 아니었어! 고함을 치는 사교도들은 환호의 분위기에서 곧바로 맹렬한 분노로 바뀌어갑니다. 하지만 당황스러운 것은 그들만은 아닐 것입니다.
분명히 달에 이끌렸고, 그 문을 열기까지 하지 않았던가요? 하지만 지금의 문제는 그것이 아닙니다. 화가 난 신도들은 이윽고, 당신을 해하려는 듯이 이를 악물며 달려들기 시작합니다.
그때... 와장창! 들려오는 것은, 유리가 깨지는 굉음이었습니다. 달빛을 통과시키던 유리가 깨지고, 놀란 신도들의 비명과 아우성이 이어집니다.
티엔!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목소리입니다. 다정했던 목소리. 당신이 이름 부르도록 허락한 그 말이에요.
덜컥 손이 붙잡히고, 붙잡힌 손에 이끌려 이윽고 어딘가로 달려나가기 시작합니다.

이안 브란트:제가… 너무 늦었죠. (평소와는 달리 제복 차림. 간만에 보았으니 반가운 마음 반, 하필 이런 곳에서 재회하게 되었으니 불편한 마음 반. 묘하던 낯은 곧 붙잡은 손에 묻어난 피를 보곤 아연실색이 되었다.) 다쳤어요?
바야흐로 첸 티엔은 이안 브란트에게 정박하였다.
푸르른 돛을 접고,
가볍기만 하던 닻을 내렸으며,
첸 티엔:깊디깊은 곳으로 몸마저 내던지고,
이것 봐, 당신은 또 내 손을 기억해….
(젖어들었다. 물기 어린 목소리. 흐느낌이 이어진다. 발 내디딘 곳마다 눈물방울이 툭, 떨어진다. 손바닥을 홧홧 데운 상처조차도 당신의 체온보다 못하다. 둔통은 느끼지도 못하는 사람마냥 맞잡은 손에 힘을 쥔다.)
하, 하나도 안 아파요. (훌쩍.) 혀엉, 그 옷 되게 잘 어울린다. 일부러 입고 와 준 거예요?
이안 브란트:아플 텐데. 손 다치면 안 되는데…. (덩달아 울상이 되고 만다. 우, 울지 말구, 죄송해요, 빈 손으로는 주머니를 뒤졌으나 들고 다니지도 않는 손수건이 나올 리 없다. 아, 그런 건 당신의 일이었던가…. 눈썹 늘어뜨리던 것도 잠시, 이어지는 당신의 말에는, 마치 당신이 제게 잠겨들기만을 기다렸던 사람마냥 풀어진 웃음을 짓는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런 말이 나와요? 정말….
(사랑할 수밖에 없다니까. 너는 너를 바로잡을 필요 없어. 그 말만은 그대로 말해도 괜찮겠지. 대신 넓은 곳을 바라보는 것만은 함께 하는 게 좋겠네. 올해의 눈이 나리기 전에, 그 전에…. 바다를 보러 갈까? 좋아하잖아, 수평선 위에서 영원을 약속하는 것 말야.)

첸 티엔: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80 |
| 판정결과: | 실패 |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87 |
| 판정결과: | 실패 |
간신히 문 뒤로 숨는 데에 성공합니다. 이안의 뺨 위로 상처가 난 것을 제외하곤 두 사람 다 제법? 멀쩡합니다. 두꺼운 문을 굳게 걸어 잠급니다. 문 건너에서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오지만 문을 부수려면 시간은 꽤나 걸릴 거예요.
문 너머의 공간은 다시 낯선 공간입니다. 넓은 홀과 같은 공간입니다. 이곳은 성당이 맞긴 한 건가요? 벽에 박힌 스테인드글라스는 여전히 형형색색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어디 더 다친 데는 없고요? (티엔 곱게 세워놓고 빙글빙글 둘러봤다….)
첸 티엔:전 괜찮아요. (눈 데굴데굴… 굴리더니 이윽고 시선 멈추어 낸다. 눈이 크게 뜨이고,) 형, 얼굴에….
이안 브란트:(손등으로 대강 훔쳐냈다.) 살짝 스쳤나보다. (다친 손 끌어다가 살펴본다.) 나가는 대로 치료하는 게 좋겠어요. 우선, 움직이면서 설명해 줄 테니까…. 걸을 수 있겠어요? 업어줄까요? (과보호 on….)
첸 티엔:(고개 젓는다. 평소였다면 냉큼 업히고도 남았겠으나, 자신 때문에 당신의 행동이 둔해지게 될까 염려한 탓이다.) 손, 계속 잡아주세요. 그거면 됐어요.
이안 브란트:나중에라도 꼭…. (중얼중얼. 손을 아주 조심히 잡고 앞으로 걷는다.)

첸 티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4 |
| 판정결과: | 실패 |
이안 브란트: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3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저-기 문이 있긴 하네요. (홀의 끝을 가리킨다.) 가볼까요?
첸 티엔:으응. (얌전히 당신의 곁에 붙는다.)

당신을 의자에 냅다 앉힌 뒤 밖에서 망을 보던 이안이 잠시 방 안으로 들어와 살핍니다. 그러곤 의자 쪽으로 다가가 무언가를 들고 나옵니다.
들고 나온 것은 다름 아닌 약도입니다. 누군가 손으로 직접 그린듯한 그림입니다. 무언가 이상한 펜으로 적은 것인지 부분부분 색이 이상하지만요. 약도가 두 장이라는 점이 문제이지만요.
이안 브란트:이거, 뭐가 진짜인 것 같아요? (갸우뚱.) 하나는 잘못 그려서 수정한 것 같은데, 가장 중요한 출구의 위치가 달라서….
첸 티엔:(지도 뚫어져라 바라본다… 무언가 특별한 점은 없을까?)

이안 브란트:우선, 이 약도가 동일한 부분까지라도 계속 가볼까요? 갈림길 앞에서 정하면 될 것 같으니까...
첸 티엔:으음…. 네, 그렇게 해요. (슬금슬금 이안 곁에 착 붙는다.)
이안 브란트:피곤하죠. (어깨 문댕문댕.)
첸 티엔:아뇨오, 형이랑 같이 있으니까 좋아서. (포옥. 기댄다.)
이안 브란트:저 보고 싶었어요? (문질문질문질문질.) 난 보고 싶었는데.
첸 티엔:많~이 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순순히 가버리시면 어떡해요? 얼마나 외로웠는데요.
이안 브란트:그으, 변명거리가 없기도 하고…. 설득을 안 찍어왔어요. (뭐야?) 그래도 펜던트를 주었으니 그래도 잠시 떨어지는 것쯤은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완벽히 오산이었네요.
첸 티엔:(입술 비죽인다. 그런 거라면 어쩔 수 없지….) 그 펜던트 말예요, 대체 뭐예요?
이안 브란트:음…. (방 안의 문을 열고 나가면 좁은 복도가 이어진다.) 그들은 신물이라고 말하지 않던가요? 달의 인도자를 가려내는 유일한 주술도구거든요. 그걸 왜 제가 가지고 있었냐고 묻는다면…. 제가 예전에 이곳에 신도로 잠입해서 훔쳤거든요. 다시 만나면 절 죽일걸요. (은은….)
하여간, 본래의 주문을 망가뜨려서 지금은 당신을 보호할 만한 주문을 걸어뒀으니까…. 다시 가지고 있는 편이 좋겠어요. (걸음을 멈추더니 당신의 목에 펜던트를 다시금 걸어주었다. 그래. 또 훔쳤다.)

... 저 너머에 가득찬 보름달이 보입니다. 하지만 이젠 그저, 당신을 비추는 불빛의 역할만을 다할 뿐.
첸 티엔:(한 번 울어버리면… 저 상처도 치료해줄 수 있는 건가? 그런 생각이나 했다.) 그럼…. 달빛은 진실을 비춘다는 말은요? 무슨 의미예요?
이안 브란트:글쎄요, 이곳에 잠입해 있을 때 가장 많이 들은 문장이에요. 원래 이 펜던트로 달빛을 반사해 특정 사람의 안구에 비추면, 몸의 특정 부위에 표식이 나타나거든요. 대충 그런 맥락이 아닐까 하는데….
첸 티엔:(알쏭달쏭한 낯.) 으응…. 그렇구나. 형, 볼에 상처 말인데…. 아프진 않아요?
이안 브란트:(같이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이나.) 응? 하나도…. 이런 건 금방 나아요. (걱정은 기껍게 받아들인다. 한 손을 끌어 이마 위에 슬쩍 올려주었다.) 이것도 금방 나았는걸.
첸 티엔:하지마안. (이마의 흉을 문질러 본다. 모든 것을 허락받은 것만 같지. 괜스레 웃음이 나온다. 이어 손 거두더니, 피 묻지 않은 손으로 자신의 눈가를 훔친다. 직전 눈물 떨구었던 덕에 아직도 물기가 남아 있었다. 손가락에 묻어 나온 눈물을 당신의 뺨에 문질렀다. 모든 것을 치유한다던데, 이런 것도 되나?)
이안 브란트:응? (한쪽 눈 깜박이다가 갸우뚱 고개 기울인다.) 뭐 했어요?
첸 티엔:달의 암호라는 쪽지를 봤었는데, 거기에… 제 눈물은 모든 걸 치유한다고 적혀 있었어요. 아닌가~? (흠.)
이안 브란트:(또 갸우뚱….) 속이 좀 괜찮아졌는데. 기분 탓이려나.
첸 티엔:(갸우뚱거리는 사람이 둘.) 으음. 일단은… 계속 가 볼까요?

첸 티엔:어디로 가는 게 좋을까요?
이안 브란트:저어, 선생님이 이런 말 해도 되나 싶지만. 머리 쓰는 건 전공이 아니라서.
첸 티엔:(그런 말 해도 된다. 괜찮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신은 머지않아 선생이 아니라 남편이 될 테니까…. 음험한 생각은 곱게 삼켜 낸다.)
(뭐지? 뭘까? 냅다 약도 달빛에 비추어보는 사람 됨…)

두 길이, 전부 사라진 것입니다. 이게 무슨 일이죠? 다른 복도나, 홀이 그려져 있던 곳은 멀쩡하나, 오롯이 두 갈림길을 나타낸 선만이 보이지 않게 됐습니다.
그렇단 말은, 이 두 길은, 전부 답이 아니라는 걸까요? 당혹감이 밀려오려던 순간...
아직 빠져나가지 못했겠지, 찾아! 우리의 신물을 들고 있다! 복도 너머로 분노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도망갈 방법을 생각해내고 있노라면, 문득 미세한 빛이 바닥에 비추어지는 것이 보입니다.
이안 브란트:티엔, 위에….

이안 브란트:시, 실례할게요. (급한 마음에 당신을 슬쩍 들었으니 발이 대롱 들렸을 거다….) 손 뻗으면 닿겠죠 이제?
첸 티엔:네에, 닿아요. 바로 열게요. (대롱대롱. 힘껏 손 뻗어 쪽문을 연다. 제 손에는 여전히 핏자국이 남아 있었으므로, 이 문 또한 열리게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대로 이안도 발돋움을 하여 문틀을 붙잡습니다. 도와준다면... 근력 판정?
첸 티엔: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97 |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과 만나게 된 것이 우연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맺어지게 될 운명이었다는 뜻이겠지. 하나 운명은 그저 운명에 지나지 않는다. 후일이란, 우리 스스로가 쟁취해야만 하는 것이 아닌가? 행운 32 소모해 주사위값을 성공으로 바꾸겠습니다.)

올라온 곳은 3층 정도 높이의 옥상. 옆으론 방금 당신이 갇혀있었던 첨탑이 솟아있습니다. 밑으로는 주위의 전경이 보입니다. 사방을 얕은 숲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 바깥으론... 불빛이 보입니다. 저 숲을 빠져나가면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첸 티엔:(맞잡은 손 놓지 않았다.) 형, 괜찮아요?
이안 브란트:(금세 털고 일어나 고개를 끄덕였다. 꽤 심각한 표정으로 바깥을 살피다가도) 곧 쫓아올 텐데…. 뭐어, 차라리 잘됐어요. 여기서 뛰어내리면 살 수 있을 테니까. (퍽 태연하게 말했다.)

이안 브란트:자아, 선택해봐요? 첫 번째, 내가 먼저 뛰어내리고 티엔을 받아준다. 두 번째, 내가 티엔을 끌어안고 뛰어내린다. 어느 쪽이든 뛰어내리긴 해야 하는데….
티엔, 저 믿죠? (그저 웃었다.)
첸 티엔:(곧장 양팔을 벌린다. 어쩌면 당신의 행동을 기다리지도 않고 그 품으로 안겨들었을 것이다.) 대답이 되었을까요?
이안 브란트:(달빛이 비치어 반짝이는 검은 머리칼 위로 뺨을 비비다가, 이마 위로 입을 맞추었다.) 충분히.
첸 티엔:(이마 위로 닿아오는 감촉 고스란히 느끼며 목에 두 팔을 두른다. 그 품에 고개를 묻고, 당신의 향을 한껏 들이키고…) 꼭 다이빙을 하는 것만 같아요. 죽음의 다이빙을 그랜드 피날레라고 불렀던가…. (희소한다. 바람결을 타고 웃음소리가 나부꼈다.) 우리는 추락하지 않을 테지만. 그렇죠?
이안 브란트:(희미한 미소만을.) 응, 추락하지 않아…. (감히 확신한다. 서로를 향한 도약만이 존재할 뿐이라고. 그리고, 다시, 반복하는 영원 하에 대단원이 존재할 리 없다고도.)
(저 꼭 잡아요, 익숙하게 당신을 껴안고 무게중심을 기울인다.)

시원하게 머리칼을 스쳐지나가는 밤공기와,
시린 달빛.
그리고 따뜻한 품.
이어 약간의 충격이 느껴지면, 지면입니다.
당신을 바닥에 내려준 이안은 제 다리를 툭툭 치며 상태를 확인해보더니 이내 괜찮다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위에서는 둘을 찾는 사교도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어디 갔냐며 소리 지르는 것으로 보아 뛰어내렸으리라 예상하지 못하는 듯 합니다.
이안 브란트:벽돌이었으면 부러졌겠지만 (태연하다….) 수풀이라서 다행이네요. 괜찮아요?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해주기만.)
첸 티엔:부, 부러져요? (후다닥, 품에서 벗어나 당신의 다리를 살핀다.) 형, 괜찮은 거예요?
이안 브란트:(날카로운 것에 긁힌 듯한 상처 이외에는 멀쩡해 보인다?) 괜찮아요. 전에도 이런 적 많아요. (해사한 웃음….)
첸 티엔:(입술 비죽인다.) 형…. 기사단, 은퇴하면 안 돼요? 제복 잘 어울린다고 했던 말, 취소할래요. 이런 건 지금 당장 벗어도 될 것 같아요. (이런 발언이나…)
이안 브란트:하긴, 결혼하면 은퇴 많이 하긴 하더라고요….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기는 했으나 나름대로의 농담이다.)
첸 티엔:(눈 동그랗게 뜬다. 깜박깜박.)
이안 브란트:응?
첸 티엔:형이 결혼하겠다고 한 거예요. 무르면 안 돼요?
이안 브란트:(눈 또 깜박깜박.) 근데….
첸 티엔:네에.
이안 브란트:아버님이 저 안 좋아하세요.
첸 티엔:그건 제가 해결할 거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이안 브란트:그, 그렇구나. (오묘….) 감사? 해요? ? ?
첸 티엔:별말씀을요.
이안 브란트:어. 그. 네에. (말문 잃고 화제 돌리기나….) 분명 이 부지만 빠져나가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예요. 완전히 벗어나기 전까지는 좀 서두르는 편이 좋겠구요.
첸 티엔:네에. 손 잡아주실 거죠?
이안 브란트:으응, 가자마자 치료해야 하는 거 아시죠. (손 슬쩍 붙잡는다.) 조금만 벗어나면 지원도 있을 테고…. (끄덕였다.)
첸 티엔:으응. 형도 같이 치료받아요. (손 꼬옥 맞잡는다.) 그리고…. 오늘은 같이 자 주셔야 해요. 무서웠단 말이에요.
이안 브란트:오늘부터 티엔네 집에 가면 저 쫓겨나지 않을까요? (웃는다….)
첸 티엔:그럼 제가 형네 집에 갈게요.
이안 브란트:네?
첸 티엔:네?
이안 브란트:가, 가출.
첸 티엔:아뇨오. 집에는 제대로 말 전하구요.
이안 브란트:어디서 잔다고 하시게요….
첸 티엔:아는 형네.
이안 브란트:걱정하실 거예요….
첸 티엔:괜찮아요. 그렇게 울며불며 싫다고 말했는데도 제게 새 가정교사를 붙여 주신 아버지시라면, 마음이 불편해서라도 저를 보내주실 걸요?
이안 브란트:하, 하지만요, 사랑하는 큰 아들이 이렇게 다쳐 왔는데 잠까지 바깥에서 잔다면…. (끙.) 물론 그건 아버님 잘못이긴 하죠. 제가 겨우 자리 훔쳐서 (?) 들어온 이유가 뭔데…. (이쪽도 뒤끝 있는 것 같다….)
첸 티엔:그럼 그 얘길 하면서 형을 제 방으로 데려오면 되겠어요. 제가 해결할 테니까 걱정 마세요.
이안 브란트:그래도 각방… 써야하지 않나? (라고 할 거 다 한 사람이.)
첸 티엔:(눈 삐쭉.)
이안 브란트:(헤헤…. 뽀뽀 쪽.) 알았어요.
첸 티엔:(흥. 순식간에 말랑해진다.) 꼬옥 끌어안고 잘 거니까요.
이안 브란트:네에. (말랑해진 티엔 쓰다듬었다….)
첸 티엔:저, 업어주세요. (어리광이나 부린다.)
이안 브란트:음. (고민….)
첸 티엔:왜요?
이안 브란트:솔직하게 말해도 되나요?
첸 티엔:네.
이안 브란트:그으. 다리가 잘 안 움직이고 속이 조금 안 좋아요. (눈 깜박깜박.) 근데 진짜로 괜찮아요.
첸 티엔:(순식간에 울상이 된다.) 그게 뭐가 괜찮단 거예요? 형은, 정말 바보야….
이안 브란트:지, 진짜 괜찮은데. 스친 정도라…. (뻘뻘…. 당신의 뺨을 문질러준다.) 치료하면 금방 나을 거예요.
첸 티엔:치료도 치료지만, 그 전에…. (당신의 머리를 끌어안듯 감싸고, 그대로 자신에게 끌어당긴다. 당신의 입술이 제 눈가에 닿게끔. 첸 티엔에게 눈물 한 방울 터트리는 것쯤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안 브란트:(그의 눈물은 모든 것을 치유하는 성수인 동시에…. 당신의 눈물은, 달의 인도자니 무어니 하는 것을 떠나 어느 상황에서든, 적어도 이안 브란트에게만은 만능책으로 통할 터이니. 입술 새로 흘려낸 눈물방울을 삼킨 뒤에는 눈을 두어 번 깜박였고, 그 뒤에는 상황에 맞지 않게….) 키스해도 돼? (부스스 웃는다.)
첸 티엔:다른 사람에겐 장가 못 갈 정도로 해 주셔야 해요.
이안 브란트:(너무 놀라서 뽀뽀만 하고 떨어졌다….)
첸 티엔:다른 사람에게 장가 갈 수 있을 정도인 것 같은데요.
이안 브란트:지, 지, 집에 가서 해 드릴게요.
첸 티엔:지금 해주신다면서요.
이안 브란트:(손 덜덜 떨면서 입 맞추었다. 요즘 애들은 이런 말을 하는구나…. 속으로 생각했다.)
첸 티엔:(목 끌어안고 찌이이인하게 입맞추었을 것이다.)
이안 브란트:지, 집에 가요. (얼굴 푸우욱.)
첸 티엔:네에. 손 잡아주세요.
이안 브란트:네에. (슬쩍 눈치 보다가 뺨에도 뽀뽀.) 저 공부 열심히 했어요. (뭘.)
첸 티엔:뭐를요~? (과연… 몰라서 묻는 걸까?)
이안 브란트:(응?) 피임 도구 같은 거. 성교육.
첸 티엔:(헤쭉 웃는다.) 직접 가르쳐주셔야 해요.
이안 브란트:으응. 몸 쓰는 것도 다 알려주기로 했으니까…. (이번에는 진짜 체육 수업 말하는 거다.)
첸 티엔:네에. 다 배우기 전까진 계속 곁에 있어주셔야 해요. (다 배울 일은 없을 테니까. 달리 말하면 평생 제 곁에 묶어두겠단 뜻이었다.)
이안 브란트:으응, 졸업까지 잘 부탁드려요. (헤헤 웃는다. 기꺼이 묶여 있을 예정이다.)

저 멀리 사람들의 불빛이 보입니다. 분명 여기까지 따라 나오지는 못하겠지요. 지원을 나왔다는 기사단의 의원에게 두 사람은 치료를 받은 뒤 집으로 돌아갑니다.
아마 그 날 티엔이 잘? 처리?한 덕분에 두 사람은 함께 잠들 수 있었겠지요.
그리하여 사건은 일단락되고, 당신들의 행방을 찾지 못한 사교도들은 당신들의 나라에서 자취를 감춥니다. 당신을 납치한 교사 또한 함께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이안 또한 아직 할 일이 남았다며 다음날 끌려가듯 자신의 기사단으로 돌아가긴 했지만 말입니다.
...

...
그렇게 모든 일이 마무리되고, 평화로운 하루가 그 짧은 시간 동안, 낮 12시마다 공부를 하던 것이 몸에 베었던 건지, 낮에도 할 것이 없어 무료하기만 합니다.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사용인: 도련님, 주인님께서 부르십니다. 옷을 갈아입고 내려오라는 전언입니다.
첸 티엔:(흥. 못 들은 체 자는 척을 했다. 첸 티엔, 방년 20세. 아버지, 미워요. 나이를 떠나 뒤끝이 길었다.)
사용인: (오늘도 그렇듯 노크 소리가 커지고, 문을 열고 들어와 커튼을 젖혀버렸을 테다. 날이 조금은 차가워졌을까?) 곧 중요한 손님이 오신다고 하셨는걸요.
첸 티엔:손니임~? 저, 연애결혼 할 거라서요….
사용인: (갸우뚱.) 도련님께서 내년에 결혼하시는 줄 알던데요, 다들?
첸 티엔:(이불 밖으로 고개 빼꼼 내민다.) 있잖아요, 그럼…. 그 중요한 손님이…?
사용인: (마냥 웃음.) 더 늑장 부렸다간 기다리시겠어요.
첸 티엔:(벌떡! 이불이 허공을 날았다.) 저어, 그, 금방 내려갈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전해주시겠어요?!
사용인: (후후 웃으며 방을 나간다.) 응접실로 내려오면 되세요. 저번처럼!
첸 티엔:네에, 고마워요! (그대로 욕실로 뛰어 들어갔을 것이다. 이번에도 꼼꼼히 꽃단장했을 것이고, 라벤더 향 향수를 뿌렸겠지.)
(응접실로 내려가기 직전, 전신거울 앞에 선다.)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86 |
| 판정결과: | 실패 |
흠. 역시 이 옷은 좀 아니지?
(그렇게 10분이 흘렀다.)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4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첸 티엔:흠…. 조~금 아쉬운 것 같은데.
(그렇게 또다시 10분이 흘렀다.)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97 |
| 판정결과: | 실패 |
아무래도 오늘 안에 못 내려갈 것 같아.
(그렇게 30분이? 흘렀다.)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3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첸 티엔:(그제야 만족한 얼굴이 된다. 응접실로 뽀르르 뛰어갔다.)

기대와 희망을 품은 채, 계단을 내려가는 발걸음은 점차 빨라지고,
이윽고 응접실의 문을 열면,
지금은 낮 12시. 응접실에 달린 시계가 댕, 댕 종을 울립니다. 달이 존재할 리도, 보이지도 않을 시간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고개를 들며 흔들린 검보라빛 머리카락이 빛을 받아 반짝입니다.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잔잔히 웃으며 당신을 바라보는 검은 눈동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이안 브란트:오늘부터 정식으로 가정교사를 맡게 되었어요. 이름은 이안 브란트이고…. (결국 웃음을 터뜨린다.) 티엔, 저 좀 기다렸어요.
첸 티엔:(냉큼 당신의 품에 안겨들었다. 무척이나 환한 미소와 함께.) 그래도, 기다린 보람이 있을 정도로 예쁘죠?
이안 브란트:으응, 매일 예쁘지만요. (눈이 휘더니만, 흔들림 없이 마주안는다.) 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첸 티엔:네~에. (날이 좋을 땐 야외 수업을 듣고 싶다며 졸라봐야지. 마차를 타고 먼 곳까지 나서보는 것도 좋을 터다. 해안선을 따라 걷고, 해가 바다에 잠겨 드는 것을 바라보며, 사위가 어둑해져 서로의 얼굴마저 분간해낼 수 없을 무렵이 되면, 달빛을 등대 삼아 입 맞추고….)
(으레 행복은 추상적이라고들 했다. 눈으로 볼 수도, 향을 맡아볼 수도, 손에 쥐거나 품에 안아볼 수도 없는 것이라고. 하지만, 첸 티엔은 이안 브란트를 볼 수 있으며, 체취를 들이마실 수 있고, 손을 쥐거나, 그 품에 한껏 고개 묻어낼 수도 있을 테니….)
저, 살아온 모든 순간 중에서 지금이 가장 행복한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앞으로 행복한 일을 훨씬 더 많이 만들어주겠다는 약속보다도 먼저 나오는 말은,) 저 내년에 은퇴할 거라고 말하고 왔어요. (동시에 여지껏 보였던 표정 중 가장 행복하게 웃었음을.)
첸 티엔:(또다시 뜬금없는 말을 내뱉는다. 언젠가 그랬던 것처럼.) 요즈음, 저택에 어떤 소문이 돌고 있거든요. 뭔 줄 아세요?
이안 브란트:응? (그런 것엔 둔했으니 표정 위로 물음표 띄우기만.)
첸 티엔:첸 가의 첫째 도련님이 내년에 결혼하신대! (히히 웃는다.) 사실로 만들어 줄 거죠?
이안 브란트:(스물하나. 문득 당신의 나이를 가늠하고 나면 조금 이른가, 싶기도 했지만…. 저만을 바라는 환한 낯을 마주하니 다른 것을 재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사랑한다고도 했는데, 이를 것도 없지. 꽤 흔쾌한 답이 떨어진다.) 결혼식은 겨울이 좋을까요?
첸 티엔:으응, 눈이 펑펑 나리는 날에…. 실외에서 하고 싶어요. 우리가 걷는 길마다 발자국이 남게끔요.
이안 브란트:(이어 끄덕임. 팔에 힘을 주어 바투 안았다. 검은 머리칼과 푸른 눈동자 외엔 보이지도 않는 결혼식,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보상: 이성 + 1d5
: 진실의 펜던트 : 이안이 사교도로부터 훔쳐와(…), 당신을 위한 주문을 부여한 고대신의 징표입니다. 달에 이끌리는 일이 없이 평범한 일상을 이어나갈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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