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괴물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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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괴물이 당신에게 편지를 보내왔을 때 누군가는 당신을 숭고한 희생양이라 말했고, 누군가는 당신의 담대함이 사실 저주일지 모른다고도 말했습니다. 신의 흥미를 끌어 괴물의 눈에 띄었다고요.
이안 브란트, 괴물의 청혼서를 받아들었을 때 무슨 생각을 했나요?
이안 브란트:(조금 놀랐을 것이다. 제가 지목당했다는 것에 놀랐다기보다는…. 편지라니! 굉장히… 평화로운 방법이군. 이런 것에 놀랐다. 괴물이라고 하면 소위 떠올리게 되는 이미지와는 좀 다르지 않나. 편지라니. 로맨틱하군…. 잡념에 잠겨 걱정이 비집을 새가 없었다.)
▶:당신이 걱정을 품건 아니건, 성에 도착할 때까지 끊임없이 이어졌던 비통한 울음소리가 귓가에 윙윙 들려오는 것만 같습니다. 끔찍한 꿈입니다.
깜빡. 당신이 눈을 뜨면 이미 괴물의 성 안, 넓은 침대 위입니다. 괴물과 결혼하여 이 성에 온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복장도 결혼식 날 입었던 그대로네요.
당신은 아직 괴물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오자마자 성 입구에 놓여있던 쪽지대로 이 방으로 와 기다렸으나 괴물은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죽음이 간신히 당신을 피해가긴 했으나, 아마 그가 찾아오는 대로 곧 잡아먹혀 죽을 운명이겠죠. 전 날 비를 맞은 탓에 열이 올랐는지 이마가 뜨겁습니다.
이곳은 침대와 협탁옷장화장실창문이 있는 넓은 방입니다. 바닥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금은보화가 쌓여있습니다. 잘 꾸며두긴 했지만 낡은 성이라 어디선가 비가 새는 소리가 납니다. 창문으로는 비가 내리는 하늘이 보이는군요. 시간은 저녁즈음이지만, 하늘이 어두워 정확히는 알 수 없습니다.
이안 브란트:(마지막은 편히 쉬게 해 주는 걸까? 열이 오른 이마를 문지르다 말고 누워 있던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넓은 침대입니다. 좀 전까지 당신이 누워있던 흔적이 보입니다. 제법 깨끗하고 푹신해서 눕는데 불편함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어쩐지 달콤한 향도 나는 것 같고요. 특이한 것은, 침대의 머리맡에는 벽면에서부터 이어진 수갑이 늘어져 있다는 점일까요.
이안 브란트:(먹잇감이 저항한다면 귀찮긴 하겠지. 그 먹잇감이 제가 될 것 같다는 게 문제점이긴 하지만. 침대에 걸터앉은 채 다리를 동동 굴린다. 협탁 위를 확인했다.)
▶:침대 옆에 놓인 낡은 협탁입니다. 협탁 위에는 붉은 촛불이 일렁거리고 있습니다. 레몬그라스 향이 나는 것 같기도 해요. 서랍은 손잡이가 없고 열쇠구멍이 나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손잡이가 없으니 뜯을 수도 없겠군…. (뜯어낼 생각이었던 것처럼 말했다! 비는 언제쯤 그치려나? 창문으로 시선을 돌린다.)
▶:평범한 사각형의 창문입니다. 창문의 크기는 당신의 키의 두배는 훌쩍 넘을 듯합니다. 방 안에는 창문이 이것 하나밖에 없습니다. 창문은 활짝 열려있네요.
이안 브란트:(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열려 있는 창문 가까이로 다가간다. 얼굴을 바깥으로 내밀어 아래를 살폈다. 높이가 얼마쯤 될까?)
▶:10층 정도는 되어 보이네요. 바닥에는 건물 외벽을 두르고 있는 창살이 있어 떨어진다면 목숨을 보전하긴 어려워 보여요.
이안 브란트:(여차하면 이리로 도망칠까 했는데. 얌전히 잡아먹히는 편이 덜 아프겠네…. 열린 창을 통해 빗물이 뺨에 튀어대니 미간 가늘게 찌푸리며 방의 중앙으로 돌아간다. 그러던 중 발에 채이는 금은보화를 몸 숙여 살폈다.)
▶:괴물의 신부를 위해 준비된 선물입니다. 금괴와 금동전, 은으로 된 장식품, 아름다운 왕관, 장인이 세공한 고급 목걸이와 반지, 보석으로 꾸며진 칼집과 검까지…. 이정도로 많은 양의 보석은 본 적이 없습니다. 누구라도 혹할 만한 금은보화의 산입니다.
이안 브란트:(이런 데 검을 놔두는 것은 위험하지 않나? 무방비한 괴물이군. 쭈그려 앉아 잠시 제게 보내온 선물을 구경했다. 옷장 가까이로 다가간다. 열리나? 뽈칵.)
▶:아기햄스텨가 자기보다 몇 배는 커다란 옷장을 뽈칵 엽니다. 당신이 입을 만한 옷들이 걸려 있습니다. 하나같이 고급스러운 재질로 된 옷들이네요.
이안 브란트:
관찰력
기준치:65/32/13
굴림:99
판정결과:실패
안 보여. (눈 부비적.)
▶:웅? 역시 아기에게는 커다란 옷장이었나 봅니다. 특별한 점은 찾아볼 수 없었어요.
이안 브란트:(다시 봐도 될까? 눈 깜박깜빡.)
▶:당신이 원한다면요.
이안 브란트:
관찰력
기준치:65/32/13
굴림:70
판정결과:실패
▶:역시 한 뼘도 인 되는 크기로 옷장을 살피기란 어려운 일이었나 봅니다.
이안 브란트:(화장실 먼저 구경하고 돌아와야지…. 그때는 조금 더 커져있을지도 모른다. 화장실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커다란 욕실입니다. 세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어요. 한쪽에는 변기가, 한쪽에는 세면대가, 한쪽에는 둥그런 욕조가 놓여 있네요. 사람의 흔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안 브란트:
관찰력
기준치:65/32/13
굴림:93
판정결과:실패
(졸린가? 눈 벅벅 문지른다.)
관찰력
기준치:65/32/13
굴림:28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욕조에 검은 액체가 묻어 있습니다. 이건 뭘까요?
이안 브란트:(검은 액체를 쿡…. 손가락으로 눌러본다. 뭔가 변하나?)
▶:변하지는 않습니다. 질척한 촉감이 고스란히 느껴지네요. 불쾌한 감각입니다.
이안 브란트:(욕조에 물을 틀어봅니다. 나올까요?)
▶:콸콸 흘러나옵니다. 원한다면 반신욕을 즐길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이안 브란트:(손만 뽀득뽀득 씻고 물을 끈다. 다시 옷장으로 돌아갑니다. 검은 액체가 여기에도 있을까? 빤히이.)
▶:다시 한번 관찰력 판정?
이안 브란트:
관찰력
기준치:65/32/13
굴림:27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검은 액체는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옷장의 벽면에 호신용 단도가 붙어있는 걸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안 브란트:위험한 걸 두셨군…. (나를 시험하는 걸까? 단도는 건드리지 않고 걸칠 만한 옷을 하나 집어들어 어깨에 두른다.)
▶:아기햄스텨는 좀 더 따땃해졌어요.
방 안을 전부 둘러보고 나면, 당신은 창가에 놓인 탐스러운 사과와 쪽지 하나를 발견합니다.
이안 브란트:(따뜻해진 이안은 쪽지를 읽었다.)
▶:일어나시면 사과를 드세요. 그러면 방으로 찾아갈게요.
이안 브란트:(쪽지를 내려놓고 사과를 확인했다. 평범한 사과일까?)
▶:흠 하나 보이지 않는 사과입니다. 잘 익은 것처럼 보이네요.
이안 브란트:(고민 끝에 사과를 한 입 베어 물었다. 맛도 평범한가?)
▶:한 입 베어문 과육에서 달콤한 과즙이 입안에 퍼집니다. 평범한 사과보다도 더 달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사과를 베어물면, 방 안에 울려퍼지는 자신의 숨소리가 조금 거칠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열 오른 몸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얼굴이 홧홧해집니다. 몸이 배배 꼬이기 시작해요. 어떻게든 이 욕구를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안 브란트:(왜…? 더운 목덜미를 긁다 말고 비척비척 침대로 돌아간다. 어깨에 걸쳐둔 옷을 도로 넣을 생각하지 못하고, 침대 가까이에 아무렇게나 벗어두었다. 열 식히려는 듯 침대 위에 엎어져 시트 위로 뺨 비비기만.)
▶:시트 위로 몸을 누이면, 어느덧 하늘이 캄캄해졌습니다. 거센 바람이 방 안에 들이닥칩니다. 그 순간 전신에 오르는 섬뜩한 느낌에 고개를 들면, 창문에서부터 당신이 있는 방으로 어떤 검고 커다란 물체가 들어와 바닥에 나뒹굴고 검은 점액을 사방에 튀깁니다.
저게 대체 뭐죠? 당신의 눈앞에 떨어진 그것은 높은 천장에 닿을 정도로 거대한 몸집을 가졌습니다. 방을 가득 채울 정도예요. 울퉁불통한 표면의 끈적한 검은 덩어리가 꿈틀거리고 있고, 심지어는 당신의 코앞까지 몸 곳곳이 꿀럭이며 사방으로 튀어나와 한번도 보지 못한 여러 짐승의 모습으로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
SAN Roll
기준치:65/32/13
굴림:46
판정결과:보통 성공
rolling 1d5
(
1
)
=
1
(당황하여 몸을 일으켰다. 비록 이 기이한 광경을 처음 보는 것이라고는 하나, 괴물에 대한 이야기는 익히 들었으니 크게 놀라지 않았다. 가만 멈추어 제 옷자락을 꼭 쥐기만 한다.)
▶:당신은 그것이 사람들이 말하던 검은 괴물임을 깨닫습니다. 하루를 굶고, 이제야 당신을 먹기 위해 온 것일까요?
이안 브란트:
관찰력
기준치:65/32/13
굴림:12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어쩐지 검은 괴물이 고통스러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이하게 꿈틀거리는 괴물은 어찌된 일인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당신을 공격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점점 거대한 몸을 웅크리며 크기가 작아지고, 작아진 덩어리는 어느덧 사람과 흡사한 형태를 갖추며 팔과 다리가 생겨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엔 여우를 닮은 짐승만이 남아 있습니다. 커다란 귀와 풍성한 털이 달린 짐승이요. 검은 털은 잘 정돈되어 있고, 날렵한 눈은 푸르게 빛납니다. 옷까지 차려입은 것을 보면 평범한 짐승은 아닌 것 같네요. 애초에 180cm을 넘는 여우가 있다는 것조차 현실과는 거리가 멀긴 하지만요.
이안 브란트:
정신
기준치:65/32/13
굴림:62
판정결과:보통 성공
▶:그래봐야 당신은 저것이 괴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검은 괴물이 무언가로 변해 인간을 홀려 잡아먹었다는 기록은 많았거든요.
저 짐승이, 저 괴물이 당신의 신랑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짐승의 모습을 한 괴물은 좀 전의 기괴한 모습보다는 낫다는 점입니다. 지금이라면 말이 통할지도 모르겠네요.
이안 브란트:(타인에게 아무리 설명해도 믿어주지 않을 만한 일들이 눈 앞에서 일어나고 있으니 낯 하얗게 질린다. 말을 잃고 입술을 달싹인다. 겨우 하는 말이라고는….) 가… 강아지. (몰상식하기도 하지!)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던 모양이다. 눈을 끔뻑이기만 할 뿐 대꾸하지 못했다.)
이안 브란트:(경악을 가라앉히고 겨우 제 앞의 짐승을 눈으로 훑는다. 강아지라기에는 귀가 커다랗고 전반적인 인상이 매서운 편이니 뒤늦게 이 짐승이 여우임을 깨닫는다.) 아니네… (중얼거린다. 말은 통하지 않는 걸까? 정말 잡아먹히나? 혼란스러워 이불을 꼭 쥔 채 눈만 굴린다.)
???:(조심스러운 몸짓으로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는다. 짐승의 울음소리를 닮은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가르릉거리는 소리가 섞인 낮은 울음. 그런 것치고는 커다란 꼬리가 시트 위를 종횡한다. 그의 기분을 대변이라도 하는 걸까?) 혼란스러우신 건 알겠지만…. 제가 당신의 신랑이에요. 이안 브란트, 맞죠?
이안 브란트:(마, 말한다. 다시금 눈이 동그래진다. 하긴 옷까지 멀끔하게 차려 입고 있는데다가, 쪽지를 적어둔 이가 당신인 듯싶으니 인간의 언어로 말하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지만…. 흔들리는 꼬리―먹잇감 앞이라 그런가? 그렇다기에는 지나치게 조심스럽지 않나?―에 시선을 두었다가 금방 고개 주억거린다. 예의상 되묻는다.) 서, 성함이…?
???:티엔이에요. 첸 티엔.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어 말한다.) 마을에서 가장 담대한 이라더니, 소문이 거짓은 아니었나 봐요. 과하게 놀라지 않으시네요. 제게 칼을 휘두르지도 않으시고요.
이안 브란트:(평범하게 이름이 있군…. 당신의 이름을 머릿속으로 되새긴다. 티엔. 첸 티엔…. 칼이라면 잠시 잊고 있었다.) 왜 그런 것을 놔두셨어요? 위험하게….
첸 티엔:이곳까지 온 이들은 대체로 원치 않는 결혼을 하게 된 걸 테니까. (당신이 그랬듯이요. 덧붙인다.) 그들의 저항마저 빼앗을 수는 없잖아요.
이안 브란트:(그런 것을 신경 쓰는군. 재차 편지를 받았을 때의 감각이 떠오른다. 마냥 괴물이라기에 과하게 안온하지….) 죽지 않는 건가요? 칼에 찔려도요.
첸 티엔:안타깝게도 그런 방법으로는 죽을 수 없는 몸이 되었거든요. (미묘하게 눈치를 보는 것만 같다. 커다란 귀는 바짝 젖혀지고, 꼬리는 미동 없이 움직이지 않는다.) 당신은 괜찮은가요? 괴물의 신부가 되었잖아요.
이안 브란트:(어라, 멈췄다. 잠시동안 꼬리에 시선이 고정된다. 조금만 인내심이 부족했더라면 덥썩 쥐었을지도 모른다. 어색하게 굳은 자세.) 잡아먹히나요?
첸 티엔:그럴 것 같나요?
이안 브란트:(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럴 생각 없어 보이시는걸요.
첸 티엔:맞아요. 오늘은 당신을 잡아먹으러 온 것이 아니라…. (당신을 향해 몸을 기울인다. 한쪽 팔로 당신을 가로질러 시트를 짚기도 했으니, 제 품에 당신을 가두는 꼴이 된다.) 초야를 치르기 위해 온 거거든요.
이안 브란트:(저항 없이 시트 위로 몸을 뉜 채 당신을 올려다본다. 방금 처음 대면한 이와 닿는 것은 어색하니 몸을 조금 웅크렸다.) 초야? (예상도 못한 단어에 머리가 멍해진다.)
첸 티엔:결혼을 했으니까요. (검은 털 탓인지 육중해 보이기까지 하는 몸으로 당신의 위를 뒤덮는다. 양팔 아래로 당신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말 이었다.) 강제로 범하고 싶지는 않아요…. 받아들여 주시면 안 될까요?
이안 브란트:결혼을 하긴 했죠, 했지. 했는데…. (어물거린다. 그렇지만 저희 방금 처음 본 거잖아요?? 푸념 늘어놓을 뻔했다. 이어지는 말에는 긴장한 듯 더욱 웅크리나, 등에 닿는 시트에 의하여 물러날 틈은 없었다. 양손을 짚어 저를 그 사이에 가두었으니 제 위로는 그림자가 덮쳐들었다. 이리저리 배회하던 시선이 당신에게 닿는다. 당신은 무슨 표정을 하고 있지?)
첸 티엔:(짐승의 얼굴은 인간의 표정보다는 드러내는 감정의 깊이가 얕다. 그저 시퍼런 눈이 깜박임 하나 없이 당신을 마주할 뿐이다. 다만 꾹 다물린 입이나, 뒤로 젖힌 귀, 조금은 경직된 몸과 꼬리가 그의 기분을 짐작게 할 뿐이다.)
(첸 티엔은 거절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거부 받고 혐오 받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랬기에 침실에 어울리지 않는 수갑이 머리맡까지 내려와 있는 거겠지.)
이안 브란트:(억눌린 감정 얼추 짐작이 된다. 짐승의 외관을 하고 있더라도 당신의 속내는 인간의 것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손을 뻗더니 당신의 주눅 든 귀를 툭, 건드린다.) 그럴게요. (이런 낯을 하고는 강제로 범할 작정까지 했나? 온순한 승낙이 이어졌다.) 초야를 치른 뒤에는…. 어떻게 되는가요?
첸 티엔:(검은 귀가 당신의 손바닥 아래로 움칠거렸다. 손길 닿은 것만으로도 기쁜 것인지, 젖힌 귀는 당신의 손가락 사이로 쫑긋 세워졌을 것이다. 어쩌면 꼬리마저 살랑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본인은 자각이 없는 모양이다.) 사흘…. 딱 사흘만 함께 지내주시겠어요? 사흘이 지난 뒤에는 당신을 놓아드릴게요. (방 안의 재보를 흘긋 본다.) 저것들 모두를 가지고 돌아가셔도 돼요.
이안 브란트:(비죽 선 귀를 찬찬히 매만졌다. 신기하네…. 그 생각에 잠겨 뾰족한 귀 끝을 귀찮을 정도로 더듬었다. 심지어는 지금 자세만 아니었더라면 분명히 살랑거리는 꼬리를 움켜쥐어 당신을 놀라게 했을 것이다.) 그럼, 사흘 뒤에 당신은요? 여태 이곳에서 혼자 지낸 건가요?
첸 티엔:(사람 손이라곤 타본 적 없는 짐승이었다. 당신이 제 귀를 더듬을 때마다 몸을 바짝 굳히며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러니까, 이런 건…. 괴물과 인간이라기엔 너무나도 평화롭지 않나? 힐긋힐긋 당신을 훔쳐보며 답한다. 온통 검은 털에 색이 있는 곳이라곤 푸른 눈밖에 없었으니 열심히 굴러가는 눈동자는 그만큼 쉬이 티가 났다.) 몇 명의 신부가 이 성을 거쳐 갔지만, 모두 미쳐버리거나 처지를 비관하다 자진했어요. 당신마저 떠난다면 이젠 정말 혼자가 되겠네요.
이안 브란트:외로웠겠네요. (기어이 양손으로 당신의 얼굴을 답삭 잡았다. 손 끝에 닿는 풍성한 털이 손바닥을 간지럽힌다. 낯설지만 싫지 않았다. 어린 짐승을 쓰다듬는 손길이 이어진다. 이도 날카롭느냐며, 물음 읊조리며 짐승의 주둥이를 비집어 검지손가락을 밀어넣기까지 했다.) 혼자 지내고 싶으신가요?
첸 티엔:(바짝 굳어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당신이 원하는 대로 얼굴을 내어주고, 입마저 벌려 송곳니를 드러내는 것 정도가 자신이 할 수 있는 행동의 전부였다. 기어이 당신의 물음과는 관련 없는 말을 내뱉는다.) 제가 무섭지 않으세요?
이안 브란트:응? (무서워해야 하는 걸까? 그런 것을 기대하시나? 하긴 맹수들은 사냥감이 겁을 먹어야 일종의 효능감을 얻는다고들…. ―아니다.― 날카로운 송곳니를 무턱대고 매만져보다가, 기어이 손 끝 긁힌 뒤에야 떨어진다.) 처음 본 모습에는 조금 놀라긴 했지만요…. 잡아먹지 않을 거라고 말씀하신 데다가, 이렇게 말도 잘 통하고…. 아, 친히 청혼서까지 보내주셨었잖아요. (순진하기도 하지. 담대의 이유를 따로 찾을 필요도 없었다.) 나쁜 분 같지 않아서요.
첸 티엔:(그 모든 말을 어떠한 반응 없이 받아들이기만 했다. 어쩌면, 당신은 나를……. 어두운 밤 아래 푸른 두 눈만이 빛을 담아낸다. 유일하게 빛을 내는 물체가 오롯이 당신만을 응시한다.) 그럼, 짐승과 몸을 섞는 것도…. 두렵지 않으신가요?
이안 브란트:(일순 모든 행동이 멈춘다. 초야를 치뤄야 한다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던 모양이다. 귀여운―귀여운?― 외양에 홀려서! 눈 깜박이는 것, 숨 쉬는 것조차 잊었다가 뒤늦게 마른침을 삼킨다. 버벅거리며 말 잇는다.) 그건…. 조, 조금 무섭긴 해요. 처, 처음이라……. (비단 짐승과 몸을 섞는 것만을 말하는 건 아닐 것이다. 관계 자체가 처음이라는 뜻이겠지.)
첸 티엔:(두렵다는 말속에서도 배척은 읽히지 않았다. 그 사실이 첸 티엔에게는 퍽 새롭게 다가왔다. 건강한 관계를 형성해본 적 없는 이는 으레 거절 받는 것을 두려워하고는 한다. 첸 티엔 또한 그랬다. 켜켜이 쌓인 혐오의 눈초리 속에서 온건한 방식으로 대화를 주고받는 것은 처음이나 다름이 없었으니, 오히려 감격에 겨워 상대를 우러르고 마는 것이다. 쿵, 쿵, 심장 박동이 유난히 크게 울렸다. 이대로라면 이 맥동마저 당신에게 들킬 것 같았다. 기이한 일이다. 비명마저 삼켜내곤 했던 빗소리였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그 무엇도 삼켜내지 않았다는 것이 특히나 이상했다.)
(입 안이 바짝 마르는 기분이 든다. 공포나 두려움에서 기이한 긴장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아파하시지, 않게끔…. 노력할게요. 입…. 맞춰도 될까요?
이안 브란트:(당면한 지 얼마 안 된 이더라도 이안 브란트는 제 육감을 믿었다. 당신은 오히려 사회에서 마주하였던 몇몇 이들보다도 다정하며, 길 잃은 아이만큼이나 겁이 많은 듯하다. 해할 의도는 없어 보인다. 조금 아프더라도 당신의 의지는 아닐 것이다. 대꾸하는 대신 눈을 감았다. 양손이 당신의 어깨를 감싸고 있을 옷 위를 짚는다. 긴장으로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첸 티엔:(짐승의 주둥이가 인간의 입술에 닿았다. 말캉한 입술의 촉감은커녕 빳빳한 털의 촉감만이 느껴졌을 것이다. 그렇게 한동안 입과 입을 맞대기만 했다. 겨우 혀를 내어 당신의 입가를 할짝댔다. 기다란 혓바닥은 입술을 모두 덮고도 남을 정도로 컸다. 그마저도 인간의 것과는 결이 달랐으니 오돌토돌하고 까슬한 감각이 여린 살갗을 자극했을 것이다. 기어이 주둥이를 벌려 이를 내보였다. 당신의 입마저 벌리어 그 안을 탐하고자 했다. 타인이 보았다면 짐승이 인간을 삼키려 드는 모습이라 일렀을 것이 뻔할 광경이었다. 그럼에도 상대에게 닿고 싶어 고개를 바짝 들이민 것이 화근이었다. 둘 사이의 간극이 좁혀짐에 따라 날카로운 이가 당신의 볼을 스쳤다. 선득한 것이 피부를 긁고 지나갔으니 당신의 볼에는 기다란 상처가 남았을 터다.)
이안 브란트:(입을 맞대는 동안 호흡을 멈추었다. 축축한 혓바닥이 입술을 할짝일 때는, 앞선 긴장이 무색하게 긴 호흡 내쉬며 웃음을 흘렸다.) 강아지 같아요…. (가늘게 뜬 눈이 곱게 휘었다. 초야를 약속한 순간에 할 말로는 적절하지 않았으나, 적어도 그가 이 상황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음이 분명했다. 짐승의 것을 닮은 혀가 말랑한 살덩이를 훑을 때는 재차 눈을 감았다. 고작 입맞춤만으로도 몸이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으니 그 요인은 한 입 베어문 사과에 있으리라 짐작했다.)
(뺨을 긁는 날카로운 감각에는 저도 모르게 눈썹 사이를 좁혔으나, 밀어내는 대신 당신의 옷자락을 쥐었다. 몸 떨어뜨리며 미안해하는 표정은 그닥 보고 싶지 않았으니, 당신이 떨어지지 않을 만큼의 힘으로 쥔 것이다. 서툴게 혀를 내밀어 타액을 뒤얽는다. 그 순간에는 제 호흡조차 낯설었으니 헥, 헥 혀 빼어물고 숨 내쉬는 것이 고작이다. 짐승의 숨소리와 다를 바가 없다.)
첸 티엔:(당신의 짐작이 맞았다. 사과는 신부를 위해 준비해둔 것이었다. 원치 않는 행위에 고통만이 남지 않기를 바라 준비한 것이었다. 까닭이 어쨌든 간에 알량한 이기심의 결과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미약을 먹은 것은 당신이나, 체면도 없이 아랫도리를 부풀린 이는 자신이라는 것조차 웃긴 일이다.)
(흥분 속에서도 이 순간이 꿈 같았다. 밀어내지 않고 도리어 자신을 붙들어 오는 신부라니, 정말이지 자신이 예상한 첫날 밤과는 모든 것이 달랐다. 그렇기에 한참이나 입을 맞물렸다. 우둘투둘한 혓바닥으로 당신의 혀를 옭아매어 쪽쪽 빨아들였다. 당신의 입조차 다물지 못하게 만든 꼴이다. 서로의 타액이 턱을 타고 흘러내릴 즘에야 머리를 물렸다. 검은 털 탓에 상기된 티조차 나지 않는 얼굴을 하고선 당신의 뺨을 쓸어내렸다. 정확히 자신이 남긴 상처 위였다.) 이건…. 밀어내지 그러셨어요.
이안 브란트:(그 배려 덕인지 첫 입맞춤에도 비음 흘리며 숨을 할딱이고, 입맞춤이 끝난 후 몽롱한 눈으로 시선을 맞추었을 테다. 원래 키스가 이런 느낌인가? 몸이 도무지 제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턱을 타고 흐른 타액을 제 손등으로 훔친다.) 으응, 괜찮아요. (이마에 닿는 젖은 머리카락을 넘긴다. 이마를 가로지르는 흉터가 고스란히 들어난다. 봐요, 이것도 아프지 않았는데. 고작 긁힌 것으로 아파할까.)
(뒤늦게, 벗겨내기 위하여 당신이 갖추어 입은 옷을 살펴본다. 저 또한 당신과 마찬가지로 멀끔한 예복 차림을 하고 있을 터이니, 뒤늦게 두 사람이 결혼을 했다는 실감이 난다. 당신의 손목, 단추를 곱게 채운 옷소매 부근을 검지로 지그시 눌러본다. 거죽 위로 풍성한 털이 나 있으니 그 감촉은 단단하기보다는 보드랍다. 꾸욱… 하고 다시 눌렀다. 압력을 따라 털과 함께 옷이 스펀지처럼 푹 꺼졌다가 올라오는 모양새가 퍽 귀여운 모양이다. 열감 어린 낯으로 맥없이 웃는다. 로맨틱한 분위기는 글러먹었다.)
첸 티엔:여긴…. 어쩌다 다치신 거예요? (홀린 듯 그 흉 위로 손을 가져다 댔다. 투박하게 정돈된 발톱이 털 사이로 비죽 튀어나와 있을 테니, 차마 얼굴 위로 손 얹어내지는 못한 채였다. 굵직한 손가락이 어정쩡한 거리를 둔 채 이마 위를 배회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종내엔 미끄러지듯 팔을 아래로 떨어트렸다. 마음껏 당신을 만질 수 없다는 것이 애가 탔다. 하지만 그 사실이 서글프지는 않았다. 당신이 만족스러운 양 제 팔을 꾹꾹 눌러주었기 때문이겠다. 선뜻 예복의 단추를 풀었다. 재킷을 침대 바닥에 떨어트리고, 셔츠의 단추마저 풀었다. 단추가 풀릴수록 옷감 사이로 억센 털이 툭툭 튀어나왔다. 스스로 털을 정돈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겠으나, 당신의 앞에서 단정치 못한 모습 내보이는 것이 기묘하게도 부끄러웠다.)
옷은, 직접 벗어줄 수 있나요? 보시다시피 손이…. (멋쩍은 듯 손을 펴 보였다. 인간의 덩치를 한 짐승이니 손도 그만큼 커다랬다. 한 손으로 당신의 양손을 쥐어 챌 수 있을 정도였으니 염려할 만했다.) 당신의 옷을 뜯게 될까 봐 걱정돼서요.
이안 브란트:어릴 때 마차 사고로요. 이젠 기억도 잘 나지 않아요. (만져도 되는데.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으나 구태여 당신의 손을 제 살결 위로 끌어 놓지는 않았다. 서두를 필요 없으니까. 후일 당신의 염려가 가라앉으면 그때 맘껏 만지게 해줘야지. 가슴팍의 털을 신기하다는 듯 손바닥으로 가볍게 훑는다. 손가락 사이로 스며들어 살갗을 간지럽히는 털의 감촉이 낯설기는 해도 싫을 리 없다. 활짝 편 손바닥 위로 제 손을 겹쳐본다. 인간의 온기는 따스하다.)
뜯어져도 상관 없는걸요. 옷장을 보니, 제가 입을 수 있을 만한 옷들을 준비해두셨던데. 하나같이 고급스러운 재질로…. (그리 말하면서도 당신의 말에 응하여 제 단추를 풀어냈다. 셔츠를 뒤로 젖히지는 않았다. 머뭇거린 끝에 속옷을 제한 하의까지 벗었다. 속옷 아래 부푼 성기가 언뜻 윤곽을 드러냈으니 낯 붉히며 셔츠의 끝자락을 여민다. 잠시나마 눈치를 본다.) 벗겨 드릴까요?
첸 티엔:(조심스레 겹친 손에 깍지를 꼈다. 따스했다. 자신도 이처럼 온기를 품고 당신의 이마를 쓸어줄 수 있을까? 상처 내는 일 없이 온전히 어루만질 수 있게 될까.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당신을 위한 옷들이니까요. 당연히 품질을 신경 써야죠. 타고 돌아가실 마차도…. 준비해두었지만.
(괜찮으신가요? 날렵하게 뜨인 눈은 꼭 그리 묻는 듯했다. 눈치라도 보는 것처럼 귀를 젖혔다. 그러면서도 아무런 행동 않는 것을 보면 당신의 배려를 기꺼이 받아들일 모양이었다. 고작 두어 개의 단추가 풀린 셔츠는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팽팽하게 늘어진 상태였다. 짐승에게 인간의 옷을 입혀 놓은 셈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열린 창문 새로 희미하게나마 달빛이 새어들었다. 털 탓에 더욱 부풀려진 몸집은 그림자만으로 당신의 몸을 삼켜내고도 남았다.)
이안 브란트:(눈가의 털이며 젖혀진 귀를 슬슬 쓸어준다. 표정 변화가 확연하지는 않더라도 당신의 감정을 엇비슷하게 어림짐작하고 있다.) 당신은 계속 이곳에 지내실 거예요? (재차 명확한 답을 요구했다. 아예 동물로 변하지는 못하시는 걸까? 조금 더 작아질 수만 있다면 품에 꼭 안고 돌아갈 수도 있을 텐데. 아, 마을에서 지내는 건 불편하시려나. 잡생각을 하느라 단추를 푸는 손이 조금 느려졌다.) 혼자 두기엔 걱정된단 말예요. 같이 방법을 찾아보는 게 좋겠어요….
(바짝 세운 커다란 귀며, 몸을 감싼 털로 인하여 두 사람의 몸집은 꽤 차이가 나는 듯했으나 신부는 별달리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다. 시선 맞추는 데 집중하였으니 덩치를 실감하지 못한 탓이 크다. 당신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어낸 뒤, 하의를 벗기기 위하여 허리춤을 더듬었다. 그러던 와중 당신의 부푼 꼬리가 손등을 간질였으니 바람 빠지는 웃음소리를 내기까지 했다. 만지고 싶다고 하면 싫어하실까? 어느덧 하의까지 모두 아래로 끌어내렸다.)
첸 티엔:(답하지 않았다. 대신 당신의 손바닥에 고개를 비벼대었으니, 손바닥 아래로 검은 털이 잔뜩 흐트러졌을 것이다. 상의는 물론이며 하의까지 벗겨낸 뒤에는 속옷만을 걸친 몸이 보였을 터다. 그 속옷마저도 부풀 대로 부풀어있으니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겠다 싶다. 몸집 탓에 행위 중간에 옷을 벗는 것도 불편할 듯싶었으니, 좆을 가리고 있던 얇은 옷감마저도 찢듯이 벗어 침대 밑으로 떨어트렸다. 검붉은 기둥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대로 몸을 바짝 붙였으니 의도치는 않았으나 당신의 허벅지 위로 제 좆을 비비는 꼴이다. 촉감 느끼지 못할 리 없음에도 모른 척 시치미를 떼는 걸 보면 어지간히 흥분한 것 같았다. 그를 증명이라도 하듯 푸른 눈은 번들거렸으며 들끓는 듯한 목소릴 내었다.) 아프지 않게 해 드리려면…. 당신의 도움을 받거나, 기구를 사용해야 할 것 같아요.
(평정을 가장한 말이었으나 그 속의 열감은 숨길 수 없었다. 침대 옆 협탁에 손을 뻗어 서랍을 거칠게 열어젖혔다. 열쇠로 잠겨있던 곳이니만큼 단번에 열리진 않았다. 덜컹거리는 소리가 수 차례 이어진 끝에야 잠금장치가 부서지기라도 한 것인지 삐그덕 소릴 냈다. 기어이 서랍에서 젤과 뭉툭한 막대기를 꺼내 당신의 옆에 놓아주었다.) 이, 손으로는…. 안을 풀어주다간 상처를 낼 게 뻔하니까요. 당신이 하시겠어요, 아니면….
이안 브란트:(손바닥 간지럽혀지면, 고개를 붙들어 콧잔등 위로 입을 맞춘다. 연인보다는 반려동물을 대하는 듯했다. 그리 행동하며 애써 당신의 물건으로부터 시선을 꺼트렸다. 하의 벗겨낼 때부터 두드러진 윤곽을 보며 속내 질겁하였으니, 실제 크기를 확인하는 것은 아주 잠시라도 미루고 싶었다. 당장 마음의 준비도 없이 성기를 확인했다가는 ‘이, 이렇게 커다란 거, 안 들어가요…. ’ 따위 난잡한 성인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대사가 튀어나올 것 같았으니까! 안타깝게도 얼마 가지 않아 내뱉게 될 듯하지만.)
(허벅지로 마찰되는 더운 감각에 기어이 좆의 크기를 ―와중에도 실제 크기보다는 작게― 가늠하고 마니 남몰래 부르르 떨었다. 모른 체를 하며 손을 따라 덩달아 시선을 옮겼다. 열쇠를 가지고 있느냐 물으려던 찰나 쇠와 나무가 갈리는 소리를 내며 서랍이 열렸으니 입이 떡 벌어진다. 눈 동그랗게 뜨며 당신을 쳐다보다가도, 당신이 꺼내놓은 물건들을 쳐다본 뒤엔 입술을 앙 다물었다. 이로써 열쇠의 행방은 영영 모르게 되었다.)
(평소의 성정대로라면 제가 알아서 하겠다 나섰겠지만, 시선 감히 떨구지 못하고 눈만 데록데록 굴리던 이는 결국….) 해, 주시면 안 될까요? (당신에게 부탁했다.)
첸 티엔:그럼…. (잠시간 머뭇거리다가도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이어지는 행동은 젤이나 기구를 집어 드는 것이 아니었다. 조심스러운 손길로 당신의 손목을 끌어와 손등 위로 제 손바닥을 겹쳐내었다.) 처음엔…. 당신의 손을 빌려도 될까요? (허락 떨어지기 전까지는 어떠한 행위도 이어내지 않을 기세였다. 자신은 절대로 당신을 강제로 취하지 않겠다는, 제 나름의 표현이었다.)
이안 브란트:(이리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나. 매달린 수갑을 보며 상상하였던 것들이 모두 무색해져 당신에게 미안할 지경이다. 손 겹쳐낸 그대로 천장 향하게끔 손바닥을 돌렸다.) 네에, 적셔 주실래요?
첸 티엔:(내민 손바닥 위로 젤을 뿌렸다. 젤로 손바닥을 적시는 것이 아니라 손바닥을 젤로 적시는 것에 가까울 정도로 듬뿍 끼얹었다. 손바닥에 채 담기지 못한 액체들은 곧장 시트로 떨어졌다. 점도 높은 액체이니만큼 그 과정에서도 질척이는 소리가 났다. 축축해진 손을 고루 펴 만지고, 다시금 당신의 손등 위로 제 손을 겹쳤다. 반대쪽 손으로는 당신의 속옷을 벗겨내고 허벅지를 잡아 벌렸으니 내밀한 부위가 고스란히 노출된 셈이다. 당신의 손가락을 이용해 입구를 자극했다. 겹친 손을 뭉근하게 움직여 중지를 주름 안으로 밀어 넣게끔 했다. 제 손가락을 삽입한 것이 아니니 내벽이 조이는 것도, 길이 막힌 듯 손가락을 밀어내는 감각도 느낄 수 없다. 그렇기에 끊임없이 당신의 안색을 살폈다.) 바로, 두꺼운 걸 삽입할 수는 없으니까요. 아프면 말씀해주셔야 해요.
이안 브란트:윽…. (젖은 손가락을 아래가 물어 삼킨다. 겨우 손가락 하나인데도 이물감이 선연하게 느껴졌으니, 이래서야 당신의 것을 받을 수는 있을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대로 손 끝으로 제 내부의 점막을 더듬듯 꾹, 꾹 눌러보는 데서 그쳤다. 기분 이상해….) 괘, 괜찮아요…. (둘 데 모르던 눈이 결국 질끈 감기더니, 시트를 짚고 있던 팔을 당신의 어깨에 둘렀다. 가끔 고개를 떨구었다 들며 당신의 검은 털 위로 뺨을 스치기도 했다. 마냥 아픈 감각은 아닌 데다가, 자꾸 미적거렸다가 당신의 흥분이 가라앉으면 곤란하니 제 손가락을 굽혀보기도 했다. 붉을 것이 틀림없는 점막이 빽빽하게 들러붙는다. 앓는 소리 새는데다가 손을 완전히 겹치고 있으니 그 움직임이 당신에게까지 느껴졌으리라.)
첸 티엔:(손바닥 아래로 당신의 움직임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것만으로도 좆은 부피를 키워대기만 했으니, 이런 부분까지도 짐승이 되었나 싶다. 겹친 손을 느릿느릿 움직여가며 왕복을 도왔다. 기어이 중지를 끝까지 밀어 넣었을 즘에는 손가락 개수를 늘리라는 듯 약지마저 주름 위로 가져다 대기도 했다. 동시에 반대 손으로는 당신 이마 위로 들러붙은 머리카락을 살그머니 훔쳐냈다. 거친 숨결이며 가느다란 털이 당신의 얼굴 곳곳을 간지럽혔다.)
이안 브란트:(중지를 한두 마디 빼냈다가 밀어 넣길 몇 번, 당신의 청대로 약지가 주름을 가르게끔 했다. 끈적한 액으로 범벅이 되어있었으니 낯섦이 더해지더라도 참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색색 느리게 숨을 쉬며 손가락 마디를 굽히고, 또 두 손가락 사이의 간격을 벌리며 내부를 넓힌다. 이마를 훑는 다감한 손길이며 얼굴에 닿는 감각 탓에 척추를 타고 온몸이 간질거렸다. 끝내 부스스 웃으며 눈을 뜬다.) 간지러워요…. (발그레 물든 낯으로 마주한다. 아주 보통의, 첫날밤을 맞는 신부의 모습이다. 당신을 조금 끌어당겨 어깨 위로 얼굴을 묻는다.)
첸 티엔:(기어이 참지 못하고 당신을 제게서 살짝 떨어트리고는, 혓바닥을 내어 이마의 흉을 삭삭 핥았다. 얼굴에 맺히는 땀은 물론이며, 바스스 흩어지는 웃음마저도 녹여 마시고 싶었다. 덜컥 두려워졌다. 더는 욕심내지 않겠다 다짐했거늘 그마저도 지키지 못하게 될 것만 같았다. 이런, 평범한…. 부부같은 모습을 목전에 두고서 어떻게 참아낼 수 있단 말인가? 모든 죄악감을 목구멍 너머로 삼켜내고 당신을 깊이 탐했다.)
왜…. 그렇게 웃으시나요? (그리 묻는 것치고는 제 음성에도 웃음기가 묻어나옴을 부정할 수 없다. 그저 당신의 행동을, 행동의 의미를 말로써 이해하고 싶었다. 다정 어린 행동은 때때로 말로 치환되었을 때 커다란 애정이 된다. 첸 티엔은 지금 이안 브란트의 애정을 갈구하고 있었다.)
(다만 그것과는 별개로 몸이 다는 것은 어쩔 수 없으니, 행위는 끊이지 않았다. 어느 정도 입구를 풀어낸 듯하니 겹친 손을 풀고 기구를 집어 들었다. 굴곡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투박하고 뭉툭한 막대기였다. 그 표면만큼은 흠 하나 없이 매끈했으니 쉬이 용도를 짐작할 만하다. 다시금 젤을 들어 기구에 끼얹었다. 질걱이는 소리가 날 정도까지 표면에 젤을 고루 펴 바르고는 주름 위로 가져다 댔다. 그리고는 시선을 마주했다. 이 또한 허락을 구하는 눈빛이었다.)
이안 브란트:(이마에 닿는 짐승의 혓바닥에 소리내어 웃어버린다. 아이처럼 천진한 웃음소리였으나 그리 웃음 흘릴 때마다 배에 힘이 들어가고, 저절로 아래의 점막도 물고 있는 손가락을 조여대는 통에) 흐, 하아, 잠까안…. (간신히 웃음을 그치며 당신의 어깨를 슬그머니 밀어냈다. 다시금 새파란 시선을 마주한다. 당신의 목소리 속에 어린 즐거움을 바라본다. 그 속의 애정까지 읽는다.) 좋아서요, 다정하게 해 주셔서….
이래 보여도 처음에는 걱정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이런 건 정말… 부부 같으니까. (당신과 다를 것 없는 감상을 내놓았다. 손가락의 마지막 마디를 굽혀 지문으로 몇 번 더 속살을 눌러댄 뒤에야 손을 빼냈다. 다리를 조금 벌려 기구를 받아들이기 쉬운 자세를 취했다. 아프지 않게 해 달라는 말은 이제 필요 없는 듯했으니 그저 끄덕이기만 한다.)
첸 티엔:부부…. (읊조렸다. 그리고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제 딴엔 일부러 절제하는 것이었으니, 답지 않게 수줍음을 타고 있는 게 분명했다. 기구의 끄트머리를 입구에 맞추고 천천히 밀어 넣었다. 가느다랗지도, 두껍지도 않은 것이 내부로 밀려들어 가며 느릿느릿 길을 냈다. 밀어 넣은 것을 바깥으로 빼낼 적이면 붉은 속살 딸려 나오는 것이 적나라하게 보였으니 제 몸에 가해지는 자극 없음에도 숨결은 거칠어져만 갔다. 이러다간 제 좆을 삽입하기도 전에 한 발을 빼게 될 것 같았다. 신혼 첫날, 초야에 내보이기에는 참 볼썽사나운 꼴이겠다 싶다. 그렇기에 억지로 쾌감을 내리눌렀다. 음욕 외의 것에 시선을 돌리려 시답잖은 소릴 했다.) 어떤 걱정을 하셨나요? 당신이 생각하는 부부는 무엇인지도…. 알고 싶어요.
이안 브란트:(당신의 낯빛을 제대로 살필 여력이 없었으나 부정적인 낌새는 없었으니 제 말을 무르지 않았다. 온기 없는 단단한 물건이 내부를 비집자 내벽은 그것을 밀어낼 듯 조였다. 왕복 하에 여린 살결이 짓눌리니 온 신경이 서고 닿는 곳마다 저릿거린다. 동시에 말소리를 내려니 신음이 그 사이로 잘게 터져나왔다. 숨결 또한 거칠었으니 음성은 뚝뚝 끊긴다.) 괴물에 대한, 불유쾌한 소문이…. 파다하니까요. 소문만이 아니더라도, 읏…. 저것, 때문에 걱정했어요. (곁눈질로 힐긋 침대맡의 수갑을 쳐다보았다. 잠시 농조가 섞여들었을 테다.) 부부라면 자고로…. 사랑하는 사이겠죠. (후으, 신음 내리누르며 제 손등으로 입술을 막았다. 가슴팍이 크게 오르락내리락한 뒤 질문한다.) 당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첸 티엔:(내부 풀어지는 것 느낄 수 없어 걱정했으나 터져 나오는 신음성을 보아 마냥 아픈 것만은 아닌 듯싶었다. 오히려…. 곧장 답하는 것 대신 기구를 깊숙이 밀어 넣었다. 기구 쥔 손이 살갗에 스칠 정도였으니, 기어이 기구를 끝까지 삼켜 내게끔 만든 셈이다. 다만 이 정도로는 제 것 쉬이 삼켜낼 수 없을 테니 조금 더 공을 들이기로 했다. 기구 쥔 손을 뒤로 물리고 재차 밀어 넣었다. 끊임없이 안을 자극하며 당신을 살폈다. 미세한 떨림이며 눈썹의 움직임, 부풀었다 가라앉는 가슴께나 바짝 세워지는 허리, 덜덜 떨리는 허벅지…. 그 모든 것을 관찰하고 있었으니 당신이 유독 쾌감을 느끼는 부위를 알아채는 건 시간문제였다. 그 후로는 극점만을 건드렸다. 둥그런 끄트머리로 안을 쿡쿡 쑤시다가도 곡면을 내벽에 둥글리며 비볐다.) 당신의 말이 맞아요. 부부는…. 서로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사이겠죠. 우리가 그런 사이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이안 브란트:(막대를 끝까지 집어넣자 아윽, 탄성 같은 신음이 터져나왔다. 다, 읏, 안 들어가요…. 목 뒤로 꺾은 채 벌벌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기다란 것을 모두 품어놓고는 말이다. 내부가 쿡쿡 찔리는 감각, 무의식 중 거부감이 들어 허벅지를 오므리다가도 당신의 손짓 이어내기 불편해 보인다면 끝끝내 다리를 벌려 둔부를 모두 보였다. 내밀한 곳 모두 보이고 있다는 생각에 잠시 수치스러운 기분을 느끼고는 삽입을 재촉하고 싶은 맘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시선 내린 순간 흉흉하게 선, 얼핏 보아도 기구와 비교하기 어려운 당신의 물건을 확인하고는 그 배려를 조금 더 만끽하기로 했다. 실은 몸짓을 읽는 진득하고도 다정한 시선도 아주 나쁘지만은 않았다.)
(유독 민감하게 느껴지는 부위만을 문지르기 시작하니, 헉, 짤막한 숨 내쉬며 허리를 움찔거린다. 아, 으응…. 저도 모르게 간드러지는 소리를 내었으나 입술 틀어막을 여유도 없었다. 여태 주눅 들어 있던 모습을 떠올리자면 당신이 생각하는 ‘부부 같은 사이가 될 수 없는 가장 큰 결함’은 아마 첸 티엔이겠지. 분명히 알면서도 일부러 물었다. 시선마저 내리깐 채!) 별로, 인가요? 저 같은 사람은….
첸 티엔:(안을 희롱하던 손에 속도가 붙었다. 막대를 사용해 추삽질을 이어갈 때마다 체온에 녹아내린 젤이 막대를 타고 흘러내렸다. 워낙 젤을 펴 바른 탓에 흘러내리는 것이 꼭 애액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물소리 이어지는 것도 잠시, 당신이 시선을 내리깔자 다급했던 손길마저도 멈추어내고 만다. 성감을 자극할 대로 자극하다 단번에 거두어낸 꼴이다. 상대를 애타게 할 것이 뻔했으나 지금의 첸 티엔에게는 그 정도의 사고마저 이루어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기구를 붙잡는 것조차 잊어먹은 이마냥 어정쩡히 손을 뗐다. 지탱하는 힘 잃은 기구는 반 즈음 삽입된 채 아래로 기울어졌다. 퍽이나 선정적인 광경이었으나 그마저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당신이 슬퍼하는 것 같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패닉에 이르고 만 것이다.) …그럴 리가요. 당신은…. 아주 다정해요. 가장 담대한 이라는 소문처럼 무엇이든 품어줄 것만 같죠. 누구든 당신에게 기대고 싶어 할 거예요.
이안 브란트:(여린 살점이 짓눌려 뱃속이 울리고, 꺼덕이는 성기의 선단으로부터 투명한 물이 샌다. 금방이라도 밀려들어 뇌를 녹일 것 같던 쾌감이 순식간에 멈추자 구멍은 오물거리며 반쯤 삐져나온 기구를 꼭꼭 물어댔다. 가파른 숨을 몰아쉰다.) 하, 그렇다면, 당신도…. 제가 싫지 않은 모양인데. (캐묻지 않아도 당신이 제게 품은 호감쯤은 읽을 수 있다. 기어이 당신이 놓은 기구의 끄트머리를 직접 쥐고 안쪽을 자극한다. 당신이 분명 이렇게, 했었는데. 잘, 안 돼…. 당신이 해주었던 만큼 움직여지지 않는 모양, 인상 옅게 찌푸려진다. 당신을 제 쪽으로 끌어당긴다.) 우린 왜, 그런 사이가 될 수 없나요?
첸 티엔:(바짝 긴장한 와중에도 당신의 손길은 거부하지 않았다. 순순히 거리를 좁혀내었으니 당신의 손등 위로 좆기둥이 툭, 닿았다. 살갗의 감촉 느끼지 못할 리 없음에도 몸을 뒤로 빼기는커녕 빳빳이 굳어있기나 했다.) 제가……. 괴물이니까요. 성 밖으로 나갈 수 없고, 평판은 바닥을 치며, 저로 인해 유명을 달리한 이가 많으니까요. 그 모든 걸 덮고 당신의 곁에 서기에는…. 너무 이기적이지 않나요?
이안 브란트:모두 당신의 잘못은 아닌 것 같은걸요. (정 성 바깥으로 나갈 수 없다면 이곳에서 지내면 되고, 세상 사람들의 평가란 그들의 입맛에 맞게 멋대로 변형되는 것이지. 저 또한 담대한 이라고 입에 오르내린다지만 무서운 게 없는 사람은 아니다. 몇몇의 작고 또한 괴물에 대한 괴소문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나 다름없다. 종내 당신을 끌어당겨 양팔로 꼭 껴안았다. 살갗 위로 닿는 부푼 성기의 감각은 모른 척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긴장이 되기 시작했지만 당장 논할 거리는 아닌 듯하니 억지로 무시했다…….) 일일이 따지지 말자구요, 저희…. 결혼한 첫날밤인데.
첸 티엔:(우물거렸다. 결국은 당신의 품에 폭 안긴 채 어깨에 턱을 괴었다. 털이 살갗 위로 마구 문질러졌다.) 그럼…. 당신은요, 저를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나요?
이안 브란트:안 될 게 있나요? (뒷통수를 슬슬 문지른다. 강아지 같당.)
첸 티엔:(얌전히 손길을 받아들였다.) 사흘 뒤에는 사랑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될까요?
이안 브란트:그동안 저를 꼬셔 주시는 거예요?
첸 티엔:꼬, 꼬시다뇨. (침묵.) …넘어와주실 건가요?
이안 브란트:(순순히 대꾸하려다 멈추었다. 이어 농조로.) 꼬리 만지게 해주시면요.
첸 티엔:지금은 안 되는데. (힐긋, 아래를 봤다.) 아직 넣지도 못했어요.
이안 브란트:뭐, 뭐, 뭐, 뭘요.
첸 티엔:아시면서…….
이안 브란트:(잠시 침묵.) 끝나면 만지게 해주시는 거예요?
첸 티엔:당신이 원한다면요.
이안 브란트:(헤헤 웃는다.) 좋아요. 넘어간 것 같아요, 이미….
첸 티엔:(사람들이 익히 말하는 만족이나 충족감은 바로 이런 감정을 말하는 걸까? 자신이 사람이었다면 분명 행복하게 웃었을 것이다. 사람만큼 표정 드러낼 수 없단 것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아쉬웠다. 다만, 온전히 표현하지 못하더라도 웃음만큼은 공유할 수 있다. 당신이라면 알아채주리라. 기묘한 신뢰 아래에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당신을 한껏 끌어안고 체향을 들이마셨다. 그리고는 슬금슬금 허벅지를 붙잡아 올렸으니 그 의도는 퍽 명백하다.) 이제, 꽤 풀린 것 같지 않아요?
이안 브란트:(드러난 이, 그 중에서도 날카로운 송곳니를 살살 문질렀다. 기뻐 보여서 다행이다. 허벅지에 어설프게 힘을 주고는, 순하디 순한 검은 눈이 깜박거린다.) 으응, 이제 넣나요?
첸 티엔:그러고 싶어요. (그리 물으며 당신의 안에서 막대를 빼내었다. 이어 선단을 입구에 맞추며 물었다.) 그래도 되나요?
이안 브란트:(당신의 팔뚝을 더듬어 붙잡는다. 긴장한 것인지 손에 힘이 들어간다.) 다… 들어갈까요? (의문 중에도 다리는 충실히 벌렸다.)
첸 티엔:음. (불안하게도 말이 없다. 뒤늦게 덧붙였다.) 안 들어갈 것 같으면 도중에 멈출게요.
이안 브란트:자, 잠시 불안해질 뻔했어요. (실은 이미 불안해졌다. 계속 대답이 없었더라면 얼굴빛 하얗게 질리다 못하여 사색이 될 뻔했다. 눈썹 늘어뜨린 채.) 입 맞춰 주세요.
첸 티엔:(기민하게도 당신의 불안을 눈치챈 모양이었다. 머뭇거리더니 묻는다.) ……하지 말까요?
이안 브란트:(도리도리. 고개 황급히 내젓는다.) 뽀뽀.
첸 티엔:(주저도 잠시, 머뭇머뭇 입을 맞추었다. 혹여나 또다시 당신의 뺨에 상처를 내게 될까 봐 주둥이를 벌리지는 않았다. 자연스레 혀를 얽지 않았으며, 덕택인지 아주 담백한 입맞춤이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좋았다. 한참을 입 맞붙였으며, 촉촉한 코로 당신의 콧잔등을 간질이기도 했다. 그렇게 당신의 긴장이 풀리기를 기다렸다. 그리고는 불시에 좆을 밀어 넣었다. 적당한 두께의 막대로도 안을 충분히 풀어내진 못한 모양이었다. 귀두만을 겨우 삼켰을 뿐인데도 좆을 끊어질 듯 압박해오니, 우선은 움직임을 멈춘 채 혓바닥을 내어 당신의 볼을 핥아 올렸다.) 이안…. 힘, 빼야 해요. 조금만 더…. 응?
이안 브란트:(그것만으로도 좋았다. 이번에도 당신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감상이었다. 주둥이를 제게 맞붙이고 코를 문지르는 행위만으로도 긴장이 금세 풀어져서는, 기울었던 눈썹이 제자리를 되찾으며 당신의 보드란 어깨를 감싸안았다. 고작 끝을 물었을 뿐인데 구멍이 주름없이 벌어지며 빠듯하게 좁아왔다. 턱이 덜덜 떨리며 제 몸을 주체하기가 힘들어진다. 하, 윽…. 숨 제대로 이어내지도 못하고 힘겹게 입속말을 했다.) 우윽, 너무 커서, 흐…. 잘, 아, 안 돼요오…. (우는 소리를 내면서도 행여 넣은 것을 도로 빼낼까 싶어 감싼 팔을 풀지 않았으니 당신에게 매달린 꼴이 된다.)
첸 티엔:(숨결에서조차 떨림이 느껴졌다. 그럼에도 제게 매달려오는 당신이 신기했으며, 동시에 사랑스러웠다. 이 순간만큼은 평범한 부부가 된 것만 같았다. 평범한 남편으로서 당신을 안아 어를 수 있다는 사실이 못내 새로웠다. 그렇기에 참을 수 있었다. 제 욕정 풀어헤치는 것보다는 당신의 감각을 우선했다. 좆을 밀어 넣지도, 빼내지도 않은 채 한참을 당신을 끌어안고 있었을 것이다. 조금이나마 물건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제대로 호흡하는 방법을 깨우칠 수 있도록 말이다. 충분한 시간을 들인 뒤에야 상체를 숙였다. 몸과 몸이 맞닿는 만큼 좆이 내부를 꾸욱 가르고 길을 냈다.) 윽, 천, 천히…. 할게요. 숨, 쉬고…. 아프면 긁어도 돼요.
이안 브란트:(기어코 눈꼬리에 매달았던 눈물방울이 젖은 뺨의 타액과 섞여들었다. 힉, 찢, 어질 것 같…. 겨우 반을 물었는데 아래가 한계까지 벌어진 것만 같다. 애처로운 숨소리를 내면서도 손톱 세우는 법이 없다. 몸을 밀착할수록 아래가 갈라지듯 욱신거리는데, 정돈되지 않은 털이 살결에 닿아 오는 느낌만은 나쁘지 않았다. 예민한 곳이 자꾸만 단단히 선 좆대에 짓눌리니 점차 쾌락이 아픔을 뒤덮었다. 잔뜩 경직되었던 몸이 조금은 이완되는 것이 느껴지더니, 으응, 티엔…. 당신의 이름을 소리내어 읊조렸다.)
첸 티엔:(겨우 제 이름자 하나에 이다지도 흥분하게 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약을 먹은 것은 당신인데, 꼭 자신이 약을 먹은 것마냥 몸이 달아올랐다. 본능은 아우성을 쳤다. 지금 당장 좆을 뿌리 끝까지 욱여넣고 안을 거칠게 헤집으라며 이성을 흩트렸다. 하지만 첸 티엔은 짐승임에도 짐승처럼 굴고 싶진 않았다. 적어도 자신의 배우자 앞에서만큼은 인간의 거죽을 뒤집어쓰고 싶었다. 그랬기에 들끓는 본능마저 사그라트렸다. 그것이 자신이 보일 수 있는 사랑이었다.)
네, 이안…. 곁에, 계속 있을게요. (기어이 욕심을 입에 담고 만다. 느릿느릿 좆을 물리고, 다시 천천히 밀어 넣었다. 상대를 배려하기라도 하듯 조심스러운 몸짓이었다. 추삽질이라 이르기에도 민망할 정도의 행위. 거대한 몸이 당신을 전부 뒤덮은 것과는 별개로 성기는 반틈만을 삽입하고 빼내길 반복했다.)
이안 브란트:힉, 자깐, 아, 안에서 더…. (커, 지는 것, 같은데…. 판단력 흐려진 이가 그런 것을 말해봤자 신빙성은 없다. 뒷말을 목 뒤로 삼키며 고개를 젖혔다. 하얀 시트 위로 짙은 머리카락이 흐트러졌다. 곁에 계속 있겠다는 그 말이 왜 그리 안심이 되는지. 잔재한 고통이 조금씩 가시는 듯했으니 신기하기까지 했다. 오늘 처음 대면한 이에게 이다지 안정감을 느끼는 이유는 아마 숱한 다정이 쌓였기 때문이겠지. 혹은 부부라는 이유일 수도 있겠고.)
(성기를 반쯤 밀어넣었다 빼는 행위에 익숙해질 즈음이면 침입을 거부하듯 좆을 꾹꾹 밀어대던 내부가 점점 기둥을 빨아들이듯 삼켰다. 비록 성기를 반만 넣었다는 인식은 없으나 당신이 저를 배려하고 있음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으니 당신의 콧잔등 위로 입을 맞추며 재촉의 말을 담는다.) 괜, 찮으니까아, 더, 해 주세요…. 응? 기분 좋아요….
첸 티엔:(이전보다 안이 풀렸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시선만을 아래로 내리깔아 접합부를 확인했다. 이미 주름 하나 없이 팽팽하게 늘어난 입구가 보였다. 젤을 더 펴 바른다고 한들 당신이 고통 없이 좆을 물어 삼킬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게다가 좆을 뿌리 끝까지 삽입하게 된다면 자신은 분명 당신의 안에 정액을 싸지를 테고, 그 후에 일어날 일은 불 보듯 뻔했다. 알량한 소유욕에 당신의 눈물마저도 모르는 체하며 제 씨물을 품게 해버리겠지. 가정하는 것만으로도 갈증이 일었다. 입맛을 다시기라도 하듯 입을 열었다 닫기를 반복하더니, 당신의 손을 끌어와 제 성기의 밑동을 감싸 쥐게 했다. 갈라질 대로 갈라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직…. 이 정도, 남았는데. 전부 삼킬 수 있겠어요?
이안 브란트:(목을 긁는 목소리는 마치 맹수가 으르릉거리는 소리와 흡사하였으니 여린 인간은 저도 모르게 어깨를 잘게 떨었다. 손길을 따라 단단한 성기의 뿌리 부근을 더듬어 쥐고는 둥글게 뜬 눈으로 당신을 올려다보았다. ……왜지? 상황에 맞지 않게 의문이 튀어나올 뻔했다. 잠시 입술을 달싹거렸다.) 계, 속 참으셨잖아요. 아까부터어…. (옷 한 겹씩 벗겨낼 때부터 아플 정도로 서 있었지 않나. 버겁더라도 기왕 관계를 치르는 거, 당신 또한 온전히 만족했으면 좋겠다.) 노, 노력할게요, 다 삼킬, 수 있게…. (받아내기로 약속했지 않던가. 성기를 쥔 채 제 안쪽으로 조금 밀어넣는다. 인상 찡그리다가도 당신과 시선 마주하면 눈을 살풋 휘어냈다.) 참지 말고…. 해 주세요, 네?
첸 티엔:(눈웃음 마주하던 순간 허리를 붙잡고 좆을 뿌리 끝까지 쑤셔 박았다. 다정하게 굴고 싶었다. 고통보다는 쾌락을 안겨 주고 싶었다. 버거움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끔 배려하며 아껴주고 싶었다. 이 모든 바람이 무용이 되었다. 이 모든 게 당신의 탓이다.)
왜, 그런…. 행동을, 해요? (말이 끊일 적마다 물건을 처박았다. 갑작스러운 침입에 좆을 밀어내듯 꽉꽉 조여 무는 내벽에도 아랑곳 않고 허리를 흔들어 댔다. 손대면 날아갈까 전긍한 것은 꿈결인 것마냥 욕구를 풀어내는 데 여념이 없다. 흘러내린 젤과 살갗이 부딪히며 음란한 소릴 냈다. 인간을 쉬이 뒤덮을 수 있을 정도의 몸집이었다. 커다란 몸이 체중을 실어 가며 제 아래에 깔린 이를 육중하게 짓눌렀다. 무게 탓에 더욱 깊숙이 삽입된 것이 배려 없이 안을 들쑤셨다. 극점을 자극할 필요도 없었다. 안을 가득 채웠으니 어디를 문지르든 간에 내벽 전부를 쓸어댈 테다.) 겨우, 참고 있었단 말이에요…. 이건, 당신이, 나쁜 거예요.
이안 브란트:(허억, 갑작스레 커다란 것이 내벽 깊숙한 곳을 짓찧자 탄성 같은 숨이 터졌다. 오싹한 감각이 등줄기를 타고 오른다. 호흡이 제대로 내쉬어지지 않아 절로 머릿속이 새하얗게 물들었고, 덜컥 겁이 나 제 아랫배의 상태를 확인하듯 더듬었다. 뚫, 릴 것 같아…. 거친 허릿짓마다 판판한 뱃가죽이 불룩 꺼졌다가 솟으니 불에 덴 듯 손을 떨어뜨렸다. 뱃속이 죄 엉겨버리는 것 같다. 이대로는 망가질 것 같다. 발성기관마저 고장나버린 양, 겨우 새끼 짐승이 우는 듯한 음만을 흘린다.) 욱, 하아, 학…. 아…! (무게에 의해 침대가 끼익, 끽 소리를 내며 비명을 질렀다. 말짱한 판단이 서지 않으니 당신을 안지도 밀어내지도 못하고, 그저 벌벌 떨어대며 애꿎은 시트를 쥐어뜯었다. 여직 고통이 여실함에도 온통 짓뭉개진 내부는 추삽질에 따라 착실히 흐무러져선 좆대를 아플 정도로 물어댔다. 그 와중에도, 쾌락과 고통은 별개의 것인지 성기은 바짝 서 죽을 기미 보이지 않고 물을 주르륵 흘렸다.)
첸 티엔:(상체를 숙여 몸 바짝 붙여낸 뒤 몸의 하부만을 움직였으니, 안을 들쑤시는 것보다는 짓찧는 것에 가까운 움직임이었다. 품 안의 몸이 떨리는 것을 알면서도 추삽질을 멈출 수 없었다. 정말로 짐승이 되어버린 것만 같았다. 할 수 있는 배려라곤 당신을 단단히 끌어안아 그 몸이 제 힘에 밀려 올라가지 않도록 붙들어주는 것이 전부였다. 의도는 그렇다고는 하나 결국은 당신을 제 몸 아래에 옭아매고 좆질을 해대는 꼴이다. 깔린 이에게 부담은 더욱 가중되기만 할 테지. 애석하게도 첸 티엔은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었다. 다정이란 탈마저 벗어 던진 채 당신을 탐하는 데 급급했다. 내부가 녹녹하게 풀어지고, 여러 액체가 뒤엉켜 접합부를 적신 덕에 움직임은 더욱 수월해졌다. 어찌나 세게 처박아 대는지, 애액 흐를 리 없는 몸임에도 물이 튈 정도였다. 젤을 듬뿍 끼얹은 보람이 있었다.)
후, 이안…. 괜, 찮아요? (괜찮지 않다는 것 알면서도 물었다. 그리 물으면서도 허리 아래는 난폭했으니 앞의 사실을 증명하는 셈이다. 정신없이 당신의 목에 입을 묻었다. 혓바닥을 내어 까슬한 면으로 쇄골을 핥고 또 핥았다. 침으로 범벅이 되어 축축해질 정도로 빨았다. 한 번 움직일 때마다 당신의 다리가 흔들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마저도 방해라 느낄 정도였으니, 풀어낸 욕망은 가히 짙고도 음침하다. 결국은 손수 당신의 다리를 제 허리에 감아내었다.)
이안 브란트:(요구했던 그대로 참지 않는 듯한 행위에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다. 제 당신에게 구실을 만들어 주었다니 다행이나 관계란 원래 이렇게 고통을 수반하는 건지 의문마저 들 즈음, 파뜩 몸이 튀었다. 당신에게 얽매인 채가 아니었더라면 발버둥이라도 쳤을지 모르겠다. 길이 난 내벽이 한껏 기둥에 들러붙는다. 끅끅거리기만 하던 앓이 또한 흐드러지더니 새된 교성이 줄줄 새어나왔다. 생전 내지 않았던 간드러지는 음성. 외설스레 살갗이 부딪히고 물이 튀어대는 소리까지 방 안을 채우고 있는 와중이니 제 할 수만 있다면 제 입이나 귀 중 둘 중 하나는 틀어막고 싶었다.)
히극, 네, 네엣…. 괜, 찮… (괜찮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듯 말소리는 입 속으로 먹혀들었다. 그러나 마냥 괜찮지만은 않더라도 당장 행위를 그치고 싶지는 않았으니 어렵사리 고개를 끄덕였다. 움직임마다 힘없이 몸이 픽픽 흔들려대는 통에 고갯짓을 한다고 티도 나지 않았겠지만 말이다. 주둥이 닿는 곳마다 싹싹 핥아올리니 누군가 보았더라면 필히 제가 잡아먹히는 광경으로 착각했을 터이다. 실은 이안 브란트마저 다른 의미로 잡아먹히는 것 같다는 기분을 느끼긴 하였다.)
(불쑥 쾌감이 치밀어 올랐다. 아, 힉…! 밭은 숨과 함께 허리를 휘며 허벅지 사이를 덜덜 떨었다. 동시에 좆을 감싸고 있는 내벽까지 물건을 짓씹으며, 요도구에서부터 진득한 정액이 울컥 쏟아진다. 처음 맛보는 짙은 쾌락에 흐물거리는 사고는 제가 물 싸질렀다는 것을 인지조차 못하게 만들었다. 그러니 맞닿은 배가 젖어들어가는 데도 아랑곳 않고 당신을 껴안아버렸다.)
첸 티엔:(반려의 신음이나 거친 호흡은 자신을 더없이 흥분케 했다. 내부는 드디어 이 난 마냥 좆을 부드럽게 감쌌고, 조금이라도 성기를 빼낼 적이면 아쉬운 것처럼 오물오물 물어대었으니 제 욕정은 사그라들기는커녕 몸집을 부풀리기만 했다. 당신이 절정에 이른 뒤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좆을 들이미는 것을 보면 쌓인 욕망의 크기를 짐작할 법하다. 여운에 젖어 밭은 숨 내쉬는 이를 틈 없이 끌어안았다. 축축이 젖은 아랫배를 더듬듯 쓰다듬고, 기어이 당신의 성기를 찾아 쥐었다. 직전 사정한 탓에 축 늘어진 것을 위아래로 문질렀으니 억지로 당신의 흥분을 재촉하는 셈이다.) 조금, 더…. 풀어야 할 거예요. (그야, 겨우 이 정도로는 당신 안을 제 씨물로 가득 채울 수 없다. 한 차례 숨을 틔운 욕심은 끝을 몰랐다.)
이안 브란트:(이미 몸뚱이는 통제를 벗어난 지 오래였다. 당신의 품에 늘어져, 아랫배를 쓰다듬을 때면 작게 몸서리 쳤다. 당신의 손길 하에서는 우응, 앓는 듯한 신음성을 흘리더니 금방 성기를 뻣뻣하게 세웠다. 절정 끝에 감도가 오를 대로 오른 몸이다. 심지어는 부슬거리는 검은 털이 제 살결을 간지럽히는 것마저 오묘하게 느껴졌으니, 다시금 밀려드는 흥분감에 절로 다리가 모아진다. 하나 당신의 허리에 다리를 감아둔 상태이니, 오히려 당신의 허리를 단단히 안아 매달리는 작태가 되었다. 푹 젖은 눈꺼풀을 무겁게 들어올린다.) 더, 요…? (이미 당신의 것은 끝까지 받아들였지 않나, 더 채워야 하는 것이 있던가…. 혹은 아직 빠듯해서 그런가? 당신의 생각을 유추하지 못했으나 우선은 끄덕였다. 부부니까, 이 정도는….)
첸 티엔:(눈 아래로 드리운 속눈썹이 좋았다. 눈 깜빡일 적마다 가느다란 것이 나붓대었으니 온종일 그것만을 바라보아도 시간이 모자랄 것 같았다. 그런 지경으로 당신에게 빠져들었으니, 하물며 당신이 제 품 안에 가둬진 모습은 어떻겠는가. 이대로 아무것도 알리지 않은 채 당신을 탐하고 싶었다. 하여간 자신은 아직 절정에 이르지 못하였으므로 그 일은 조금 뒤로 미뤄도 될 것이다. 느려졌던 몸짓에 재차 속도를 더했다. 혀를 섞는 대신 제 혓바닥만을 내어 당신의 입가며 입술을 핥아 올렸다. 기다란 혀는 기어이 당신의 귓구멍마저 핥아대었으므로 위 아래 모든 곳에서 물소리가 들렸을 것. 내부에서 좆이 부풀더니 바르르 떨렸다. 이어 뜨거운 액체가 안으로 울컥 쏟아져 나왔다. 짐승의 것이었으므로 그 양은 인간에 비해 많다. 겨우 한 번의 절정임에도 당신의 아랫배가 야트막이 부풀었다.) 흐……. 저는, 짐승이잖아요?
(한 차례 액을 싸지르니 몸이 나른해진다. 맥이 풀린 것마냥 당신 위로 기대듯 몸 짓눌렀으나 안을 채운 좆만큼은 시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어내는 말은 자학보다는 건조한 설명을 닮았다.) 짐승은, 인간과는 다르잖아요. 그쵸.
이안 브란트:(허릿짓 이어진 순간, 열감으로 몽롱하게 풀린 눈이 간신히 초점을 맞춘다. 총기 없는 눈이 홀린 마냥 시퍼런 짐승의 눈동자를 뒤쫓았다. 그 애정 어린 눈만은 인간의 것을 꼭 닮은 것 같은데, 얼굴의 온갖 곳을 핥는 혓바닥이나 내부가 어릿할 정도로 처박고 있는 흉흉한 성기는 제가 일개 인간이 아닌 짐승과 몸을 섞고 있음을 인지하게끔 만든다. 한바탕 고통이나 쾌락을 쏟아낸 뒤에야 기묘함을 느끼니 참 우스웠다. 물 찰박이는 소리가 위아래로 들릴 적이면 저도 모르게 성기를 강하게 조여들었고, 고성의 신음을 내며 몸 경련하듯 부들부들 떨었다. 성기로도 모자라 정액이 들어찬 뱃속은 과히 더부룩하여 위화감이 들 정도였다. 숨 할딱일 때마다 내부의 액체마저 꿀럭이는 것 같아 기묘했다. 조심히 제 위로 숙인 당신의 몸을 양팔로 감싸안는다.) 으응, 일단은 그렇죠….
첸 티엔:(허락받은 품 위로 제 몸을 뉜다. 거대한 몸집을 인지하지도 못한 것인지 꾸역꾸역 당신의 품 안으로 파고들었다.) 교미 방식도 인간과는 다르고요
이안 브란트:(끄응, 작게 침음했다. 쪼그만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묵직한 편이구나…. 교미라는 단어 선택에 수 초 침묵하였다가 가까스로 말을 이었다.) 어, 떻게 다른데요…?
첸 티엔:(당신의 침묵은 눈치채지 못한 것마냥 말을 이었다. 사실 말의 공백은 인지했겠으나, 홀로 지샌 세월이 워낙 많은 탓에 사회성이란 것이 발달하지 못하여 그랬다. 지금의 첸 티엔은 상당히 신이 난 상태였으니 더욱이 제 말을 이으려 들었다.) 대개는 교미 직후 수컷의 생식 기관이 부풀어 오르는 편이죠. 암컷의 체내에 뿌려둔 씨가 빠져나오면 안 되니까요. ……앗, 당신이 제 암컷이라는 건 아니지만…. 그, 음, 의미적으로는요.
이안 브란트:(첫 마디에는, 관계 중이 아니었더라면 아마 창백하게 질렸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어낸 말에는 안 그래도 발그레 물들어 있던 뺨이 이번에는 타들어갈 듯 붉어졌다.) 아, 그으…. 네!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제 뱃속을 채우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굳이 말할 필요는 없었다. 잠시 우물쭈물거린다. 힐금 접합부의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밀착하고 있으니 보일 리는 업다.) 커… 지나요?
첸 티엔:(꼭 부끄럼을 타는 것마냥 귀를 뒤로 젖혔다. 퐁 튀어나와 있던 귀가 온전히 머리 뒤로 넘어갔으니 꼭 물개 같은 모양새가 되었다. 아래를 바라보았다면 붕붕 흔들리는 꼬리마저 보였을 것이다….) 당신이…. 허락해 주신다면요.
이안 브란트:(멀쩡한(?) 성기만으로도 충분히 벅찬데, 여, 여기서 더…? 기어이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귀여운 모습 보이지만 않았다면 그렇지만 오늘은 무리이지 않을까요 저 죽어요…. 같은 말을 내뱉었을 텐데. 하는 말이라고는.) 지, 지금…? 하나요?
첸 티엔:(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낯짝이다. 눈 동그랗게 뜨고 당신의 안색을 살폈다.) 응…. 하지 말까요? 안색이 안 좋아 보여요. 피곤한 거라면, 다음에….
이안 브란트:피, 피곤하진 않지만…. (거짓말은 아니었다. 본인은 체력깨나 좋은 사람이었으니 하루 무리 좀 한다고 큰일날 것 같진 않았다. 예쁘게 뜬 동그란 눈 마주하다가 결국 두 눈 질끈! 감고 웅얼거린다. 그게….) 사, 살살 해, 주세요….
첸 티엔:(꼬리가 흔들리고 있는 줄도 모르고 흔들어댔다. 그만큼 기분이 좋았다. 무엇을 부탁하건 허락해줄 것만 같은 나의 편. 온전한 자신만의 것이 생긴 순간이었다. 당신의 허락 떨어졌으니 이제는 주저할 필요가 없다. 당신을 제 아래에 짓누른 채 성기를 부풀리기 시작했다. 뿌리 부분부터 부풀기 시작한 것은 이윽고 밑부분을 둥그렇게 만들어 내벽을 꽉 압박했다. 몸 움직일 적마다 새어 나오던 액체도 더는 흘러내리지 않았다. 기묘한 충족감이 든다.) 이안…. (당신의 머리 위로 주둥이를 비볐다. 제 딴엔 가벼운 입맞춤이었을 것.) 허락해주셔서 감사해요.
이안 브란트:(몸, 특히 하반신을 바투 밀착시키고 있으니 당신의 꼬리가 왕왕 흔들리고 있음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무엇이 그리 기쁠까. 단순한 짐작만으로는 알지 못하는 감정이 있기도 하다. 제 안에서 우악스레 부풀어 오르는 감각에 윽, 낮게 신음했다. 내장이 밀려 올라가며, 동시에 배가 불러오는 기묘한 감각이란. 언질이 없었더라면 아마 제대로 헛구역질이라도 했을 터이다. 잠, 까안…. 하, 한계, 예요, 히익…. 주먹 쥔 손으로 당신의 어깨를 통통 쳐댔으나 힘이 들어가지 않았으니 두드리는 느낌도 나지 않은 데다가, 본능에 맞닿아 있는 행위가 중도에 그쳐질 리가 없었다. 생살끼리 마찰되어 부어 있던 내벽이, 크기를 키운 성기를 빡빡하게 감싼다. 익숙지 못한 행위에 잔뜩 긴장하였으니 여린 살갗이 헐어있을 것이 뻔하다. 아픔에 못 이겨 낑낑 몸을 비틀었으나 여전히 묵직한 당신의 품 안이다. 결국, 티엔, 아, 파요오…. 히잉 어린애처럼 훌쩍이기나 했다.)
첸 티엔:(짐승의 본능이란 경험 없이도 발휘되곤 하는 것이기에, 첸 티엔은 자신도 자각하지 못한 채 이안 브란트를 제 품에 꼭꼭 숨겨놓았다. 일종의 소유욕이었다. 이 모습을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겠다는 욕구. 물론,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으니 어째서 이다지도 안달이 나는지는 알 턱이 없다. 방 안에는 당신과 자신, 단둘만이 있을 뿐인데도 연신 창밖을 살피며 타자를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당신의 훌쩍임에는 파들짝 놀라 다시금 제 반려를 바라보았으니, 타인이 보았다면 애처가라 놀릴 법한 반응이었다.) 앗…. 많이 아프세요? 죄송해요. 그래도 허락해주셨으니까…. 참아주실 거죠?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된 짐승은 점점 파렴치함 또한 배워 갔다. 혓바닥을 내어 당신의 눈가를 핥으며 아랫배를 천천히 쓰다듬는다.) 첫날밤…. 이잖아요.
이안 브란트:(제 아닌 다른 곳에 시선을 두고 경계하는 태세를 보이니 몸을 조금 웅크려 당신의 품 속으로 파고들었다. 이토록 엉망이 된 모습을 타인에게 보이는 건 사양이다. 높이가 꽤 있었던 걸로 기억하니 둘만의 시간에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젖은 눈 꿈벅거리며 누가 있느냐고 물었다. 정액이며 성기로 채워진 아랫배는 불룩 튀어나와, 얼핏 보아서는 새끼라도 밴 모양새였다. 예민해진 뱃가죽 위로 손길이 닿을 때마다 달달 떨다가 가까스로 끄덕였다.) 으, 응. 참을 수, 있어요…. 그런데에…. 어, 언제 끝나요? 이거…. (속살이 뻑적지근하게 당겨드는데, 와중에 전립선까지 콱 짓누르고 있으니 통증과 쾌락이 뒤섞여 맨정신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조금만 체력이 좋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차라리 까무룩 기절이라도 하게….)
첸 티엔:(물음에는 고개 젓는 것으로 답했다. 그리고는 재차 당신을 당겨 품에 안았다. 자신이 움직일 적마다 당신에게 자극이 간다는 것은 잊기라도 한 모양이었다. 단순히 경험 없는 탓에 인지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르겠고. 이불 대신 제 털을 이용해 당신의 체온을 데웠다.) 몇 시간은 걸릴 텐데…. 조금 주무실래요?
이안 브란트:(아주 작은 흔들림에도 흑, 헛숨 들이켜며 발끝 곱아들었다. 잘게 몸서리치며 당신의 품에 고개를 묻다가….) 몇 시간……? (점이 많아졌다. 고개 들고 쳐다보는 표정에는 잠시 경악이 스쳐지나갔다. 버티길 포기하고 품에서 눈을 감았다. 몸을 감싼 털이 퍽 따스하여 기분 좋았다.) 으응, 조, 금만요. 당신도 주무세요….
첸 티엔:(갸우뚱, 고개를 기울였다. 아무래도 당신의 경악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싶다…. 배울 것이 많아 보인다.) 아침에 일어나시면…. 제가 없더라도 놀라진 마세요. (어르기라도 하듯 혓바닥을 내어 당신의 볼을 핥았다.) 해가 떠 있을 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거든요. 끼니는 부엌에 준비해달라고 부탁해 둘게요.
이안 브란트:계속 곁에 있어 주시면 안 되나요? (슬그머니 눈을 뜬다. 눈매가 처진다.)
첸 티엔:(앗……. 어쩔 줄 몰라 했다. 당황한 것이 티가 났다.) 낮에는…. 이 모습을 유지하는 것도 어려워져서요. 그땐 정말 괴물이 될 거예요. 그런 모습을 당신에게 보이고 싶진 않고요…. 죄송해요.
이안 브란트:(더 이상 떼를 썼다간 당신을 곤란하게 만들 듯싶으니 웅…. 시무룩한 대답을 내놓긴 하였으나 곧 수긍했다.) 부엌에는 누가 있나요?
첸 티엔:(그럼에도 쩔쩔매며 당신의 입가를 핥아대었으니, 정말 짐승이나 다를 바가 없다.) 아무도 없어요. 이른 새벽에 식자재를 두고 돌아가시거든요. 제 몸이 이렇지만 않았더라도 아침을 차려드리는 건데. (그렇다. 요리라곤 해본 적 없기에 아직 자신의 요리치 속성을 깨우치지 못했다.)
이안 브란트:(별안간 혀 내밀었으니 말캉한 혓바닥이 입가를 할짝이던 당신의 것에 닿는다.) 괜찮아요, 식자재만 있으면 제가 해도 상관없으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듯 고개를 내저었다. 그래도 다음 번엔 당신의 요리를 먹어보고 싶기도 하고. 이 또한 당신의 요리치 속상을 알지 못하여 한 생각이다….)
첸 티엔:(말캉한 감촉에 눈 깜박이는 것도 잠시, 내민 혀마저 핥아 댔다. 온 곳을 다 핥고 싶었다.) 으응, 저녁이 되면 낮엔 무얼 드시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셨는지 말씀해주셔야 해요.
이안 브란트:으응, 알게, 허여…. (내민 혀 얽어대며 대꾸했으니 발음이 뭉그러진다. 느지막이 떨어졌다.) 당신도요.
첸 티엔:네에. 그러니 지금은 좀 주무시는 게 좋겠어요. (품 안의 이를 조심스레 쓰다듬어 보았다. 여전히 당신의 존재가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사흘 뒤에도 이렇게 나란히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게 될 것만 같았다. 그런 묘한 확신이 든다.)
이안 브란트:네에에. (눈이 끔벅끔벅 느리게 뜨였다 감기니 검은 털과 새파란 눈이 초점에 잡혔다가 사라지길 반복한다. 뱃속을 아릴 정도로 채우는 더부룩한 감각에도 졸음은 쉬이 몰려왔다. 일종의 결혼식부터 시작해서 신랑과의 첫 만남, 심지어는 첫날밤까지…. 많은 일이 있었지 않나. 이리 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오늘 처음 만난 이의 품에서 안정감을 느끼며 잠에 빠져들었다.)
▶:어제와는 달리 닫힌 창문에서부터 햇볕이 새어 들어옵니다. 당신은 아침의 햇살을 받으며 잠에서 깨어납니다. 전날 밤 티엔이 말해두었던 것처럼 곁에는 아무도 없네요.
이안, 몸 상태는 괜찮은가요?
이안 브란트:(찌뿌둥한 몸을 일으켜 보나….) (흠.)
건강
기준치:65/32/13
굴림:32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용케 멀쩡하군…. (침대 바깥으로 나가는 건 무리일까 걱정했는데. 오늘 하루쯤은 제 건강한 몸에 찬사를 보내도 될 것 같다. 이불을 조금 걷어 제 아랫배를 더듬어 보았다. 어제 잠든 상태 그대로일까? 멀쩡할까?)
▶:놀랍게도 멀끔합니다. 질척이던 액체는 온데간데없고 물기 없이 보드라운 상태네요. 간밤에 그가 자리를 정돈하기라도 한 걸까요? 혹시나 당신이 감기에라도 걸릴까 염려한 것인지, 몸 위로는 두툼한 이불마저 덮여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반쯤 일으켰던 몸을 다시 침대 위로 스르르 눕힌다. 따뜻하당. 당신의 털보다는 덜하지만. 괜히 침대의 옆자리를 손으로 훑기도 했다. 혼자 있기에는 너무 큰 침대며 큰 방이다. 방의 상태는 어제와 바뀐 것이 있을까?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제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을 꼽자면, 역시 방 한 쪽에 생긴 이겠네요. 더는 잠겨있지 않습니다. 어디로든 갈 수 있겠네요. 당신이 원한다면 이대로 성을 떠날 수도 있겠어요.
이안 브란트:(그러고 보니 어제부터 먹은 것이라곤 사과 한 쪽이 끝이지. 배가 고픈 것 같기도 하다. 일어나기 전 잠깐! 옷은 입고 있을까?)
▶:흠.
첸 티엔:
지능
기준치:65/32/13
굴림:64
판정결과:보통 성공
▶:다행?스럽게도? 보드라운 재질의 잠옷을 입고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다행?스럽게도? 당신이 입혀준 잠옷을 입고 침대 바깥으로 빠져나온다. 군데군데 욱신거리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못 걸을 정도는 아니다. 흐트러진 머리를 정돈하고 기다란 겉옷 하나를 걸치는 등 채비를 하고 문 바깥으로 나선다. 성은… 복잡할까? 나는 부엌의 위치를 단번에 알 수 있을까?)
이안 브란트:
기준치:40/20/8
굴림:83
판정결과:실패
(여기 어디지이.)
▶:웅? 여기가 어디지? 역시 아기 햄스텨에게 거대한 성은 길을 잃기 딱 좋은 장소겠지요. 당신은 길을 잃고 계단을 종횡하던 도중 벽면을 크게 장식하고 있는 액자를 발견합니다. 특이하게도 액자 위로는 천이 덮여 있네요. 꼭 그림을 가리려고 덮어둔 것만 같아요.
이안 브란트:(이안 브란트는 이대로 방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밤이 되기 전까지 방으로 돌아가지 못해 제가 성을 떠났다는 오해라도 사게 되면 아주 곤란하다! 성을 열심히 뽈뽈뽈 돌아다닌다. 우선은 천을 걷지 않고 액자를 확인했다. 비치는 그림이 있을까?)
▶:두꺼운 천입니다. 걷지 않고선 그림을 확인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당신의 허락도 맡지 않고 열어보아도 될지…. 천을 걷은 뒤에 다시 덮을 수 있을까? 일단 천을 걷어버렸다.)
▶:천을 걷으면, 오래된 초상화가 걸려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래 전 이 성에는 이 살았다고도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일가가 모두 떠난 뒤 괴물의 성이라 불리우고 있지만요.
색이 바래있지만 검은 머리카락에 푸른빛 형형한 눈을 가진 위엄있는 왕의 모습은 어딘가 섬뜩하게 느껴집니다. 왕의 품 안에는 그의 자녀로 보이는 아이가 안겨 있어요. 아이 역시 검은 머리카락에 푸른 눈 색을 가지고 있네요.
이안 브란트:(검은 머리카락에 푸른 눈. 제 배우자의 외양을 잠시 곱씹는다. 문득 옛 구화를 떠올린다. 마녀의 마법에 걸려 개구리가 된 왕자님이 공주님의 입맞춤을 받고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옛날 이야기를.) …입맞춤이라면 어제 충분히 한 것 같은데. (아닌가? 오늘 밤에도 뽀뽀를 더 해주는 편이 좋겠다. 아무튼 가려둔 데는 마땅한 이유가 있을 테니 천을 다시 덮어두기로 했다. 이안은 무사히 천을 덮었을까?)
이안 브란트:
크기
기준치:70/35/14
굴림:4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쭈우욱.)
▶:아기햄스텨가 자기의 키보다도 높은 곳에 있는 액자에 천을 덮을 수 있을 리 없습니다.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천이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부엌으로 향할까요?
이안 브란트:응? (어른인간의 손에서 천이 떠났다. 주술 같은 게 걸려 있나? 잘 모르겠지만 부엌으로 향했다.)
▶:아기햄스텨는 부엌으로 향합니다.
이안 브란트:(아기햄스텨?는 부엌에 도착했다. 주변을 둘러본다.)
▶:성의 조리실입니다. 커다란 규모와는 달리 인적 하나 느껴지지 않는 것이 조금은 서늘하게 느껴집니다. 한쪽에는 이르게 배달된 식자재로 보이는 상자들이 놓여있고, 조리대의 한쪽에는 오래된 신문이 쌓여있습니다.
이안 브란트:(어째 자주 사용하는 것 같지는 않는 듯한 느낌…. 평소에 식사는 잘 챙겨 먹고 있는 걸까? 당신 걱정을 하기도 했다. 식자재가 든 것으로 추정되는 상자를 열어본다.)
▶:아니나 다를까, 식자재들이 가지런히 담겨 있습니다. 냉기가 느껴지는 걸 보아 선도를 위해 특수한 처리가 된 상자인 것 같아요. 식자재의 품질들은….
이안 브란트:
기준치:40/20/8
굴림:21
판정결과:보통 성공
▶:훌륭합니다! 육류에서부터 채소들, 각종 조미료와 빵까지. 아주 풍족한 식사를 준비할 수 있겠네요.
이안 브란트:(뭔가 많이 준비해주셨네…. 식자재를 차곡차곡 정리하며 조리대 한쪽의 신문을 가볍게 눈으로 훑는다.)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신문들입니다. 수가 꽤 많네요.
이안 브란트:
자료조사
기준치:50/25/10
굴림:53
판정결과:실패
(웃.)
(글씨가 잘 안 읽히는군. 조미료 내려놓고 신문을 제대로 뒤적뒤적.)
자료조사
기준치:50/25/10
굴림:19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신문을 뒤적거립니다. 수는 많으나 하나같이 공통된 기사를 싣고 있네요. 괴물에 관한 기사들입니다. 시작은 단순한 음모론에 불과했습니다. 왕이 사는 성에서 괴물이 발견되었다는 기사예요. 시간이 지날수록 괴물에 관한 소문은 부풀려졌습니다. 어느 날에 이르러서는 괴물은 더는 소문이 아니게 됩니다. 괴물의 존재가 명백해지자 왕은 서둘러 성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떠났다고 하네요.
최근의 신문들은 괴물에게 바쳐진 산 제물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신부로 바쳐진 자들의 얼굴과 이름이 실리고, 그들이 얼마나 총명하고 아름다웠는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개중에는 당신의 얼굴과 이름도 보이네요. 이상한 일입니다. 당신은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는데, 어째서 벌써 목숨을 잃었다는 기사가 돌고 있는 걸까요?
이안 브란트:(하기사, 내게 연락 닿을 방법이 없으니 이미 죽었다고 유추할 법도 하지. 그게 아니라면 멀쩡히 살아 있다는 것은 내 착각인가? 어젯밤의 일이 마냥 꿈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지만, 몸에 자국 남은 곳이 하나 없으니 마치 없었던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제 뺨의 긁힌 상처를 손 끝으로 훑는다. 아, 오늘은 당신의 흔적을 남겨 달라고 할까. 천진한 성질에서 비롯된 사고치고 퍽 외설적이다.)
(여러 사건들의 사실 여부는 오늘밤 당신에게 물어보면 될 일이다. 그러니 신문을 더 훑기보다는 당신이 준비시켰을 식자재로 간단한 요깃거리를 만들었다. 불을 쓰려면 조리가 복잡해질 테니 빵에 몇 가지 채소와 얇게 저민 햄을 겹쳐 먹는 정도로 그쳤다.)
(당신은 식사를 했을까? 시간도 남고 재료도 남으니 당신 몫의 샌드위치도 준비해 둘까. 그리 마음 먹는 것은 빨랐으나 재료를 널어둔 채 잠시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여우도 풀을 먹나? 들개들은 종종 빵도 먹던데…. 풀까지 먹는지는 모르겠군. 그래도 열매는 먹겠지. 긴 고민 끝에 빵 사이에 저민 고기와 얇게 썬 사과만 잔뜩 넣은 샌드위치를 완성했다.)
(성의 다른 곳까지 구경하는 건 당신의 허락을 받은 뒤가 좋을 테니 방으로 올라간다. 이안은 길을 잘 찾을 수 있을까?)
이안 브란트:
기준치:40/20/8
굴림:11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눈에 익은 길이 나타납니다. 어렵지 않게 첫날밤을 보낸 방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안 브란트:(다행이당. 샌드위치 접시에 방울토마토까지 몇 개 얹어 방으로 돌아갔다. 밤이 되기까지 시간이 넉넉하며 할 일도 없으니 바닥에 쌓인 보석들을 한 곳에 몰아 정리한다. 한눈에 보아도 비싼 것들인데 제 발에 채여 흠집이라도 나면 곤란하다. 정리하는 동안 욕조에 더운 물을 받았다. 아린 몸을 풀어둘 필요가 있었다. 목욕을 할 때부터 꾸벅꾸벅 졸다가, 결국 목욕을 끝낸 뒤 짧은 잠을 청하기까지 했으니 오늘은 밤 내내 깨어 당신과 이야기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아기햄스텨가 시트에 포옥 파묻혀 짧은 잠을 자는 사이 날이 저물어갑니다. 창밖의 풍경이 온통 컴컴해질 무렵, 어젯밤과 같이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창문이 벌컥 열립니다.
창문에서 어떤 검고 커다란 물체가 들어와 바닥에 나뒹굴고 검은 점액을 사방에 튀깁니다.
높은 천장에 닿을 정도로 거대한 몸집으로 방을 가득 채운 어둠입니다. 울퉁불퉁한 표면의 끈적한 검은 덩어리가 꿈틀거리고 있고, 당신의 코앞까지 몸 곳곳이 꿀럭입니다.
이안 브란트:(그런데……. 만져봐도 되나? 괴물의 정체가 당신임을 알고 있으니 별 생각 없다.)
▶:이윽고 검은 그것은 당신이 익히 아는 모습으로 변해갑니다. 어제와 같은 예복은 아니나 격식 있는 옷을 갖춰 입은 모양새네요.
첸 티엔:(조금은 주눅 든 것마냥 다소곳이 선 채 당신의 안색을 살핀다. 꼬리만이 눈치 없이 붕붕 흔들리고 있었다.)
이안 브란트:(졸음 묻어나는 눈을 손등으로 몇 번 비빈다. 제 옆자리를 통통 두드린다.) 식사는 하셨어요?
첸 티엔:(그제야 젖혀졌던 귀마저 위로 퐁 솟아올랐다. 아무래도 지난 밤의 일이 실감이 나지 않았던 모양. 자신을 기다리는 이가 생길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당신의 곁으로 다가섰다. 시트 가장자리에 걸터앉으니 매트리스가 티 나게 요동쳤다.) 대충은요. 잘…. 지내고 계셨어요?
이안 브란트:으응, 덕분에요. 식사도 하고… 방도 좀 정리하고, 목욕도 하고…. 그러고 잠깐 자고 있었어요. (오늘의 일과를 단순하게 줄줄 늘어놓았다. 솟아난 귀를 한 번 문지른 뒤 당신의 곁에 붙어 앉는다.) 저어, 여쭤볼 게 있는데.
첸 티엔:(당신의 손길이다. 거부하지 않았다.) 무엇을요? 제가 아는 거라면 뭐든 답해 드릴게요.
이안 브란트:빵도 드시나요?
첸 티엔:(깜빡깜빡깜빡.) 그게…. 다인가요?
이안 브란트:사과는요? 드시나요??
첸 티엔:머, 먹죠. 먹기는 하는데…. 여쭤보신다는 게 설마?
이안 브란트:다행이네요. (안심하며 박수를 짝.) 응, 끼니 대충 때우실 것 같아서요. (협탁 위에 얹어둔 샌드위치 접시를 당신의 손 위에 얹어주었다. 가만 당신을 지켜본다. 빤히….)
첸 티엔:
크기
기준치:90/45/18
굴림:90
판정결과:보통 성공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오는 접시를 가만 바라보기만 했다. 접시를 보고, 당신을 보고, 다시 접시를 보고, 또다시 당신을 보고…. 결국은 눈이 촉촉해졌다.)
이안 브란트:응? 으응?? (눈이 깜박깜박깜박.)
첸 티엔:(겨우? 감정을? 억누른 모양이다. 그래도 여전히 촉촉하긴 했다.) 절 주려고 만드신 거예요?
이안 브란트:우, 울지 말아요오. (아기네…. 당신의 눈가를 문질문질.) 네에, 아무것도 안 드셨을까 봐 걱정했거든요. 든 게 많이 없어서 맛은… 기대 안 하시는 편이 좋겠지만. (심지어는 어떤 조미료를 먹을 수 있을지 몰라서 간도 크게 안 했다. 재료 본연의 맛이 느껴질 뿐인 밍숭맹숭한 샌드위치일 것이다.) 그래도…. 드셔 주실 거죠? (당신의 팔을 꼬옥 안고 올려다 본다.)
흠?
매혹
기준치:35/17/7
굴림:49
판정결과:실패
(눈만 동글동글...)
첸 티엔:
사랑에빠짐. Roll
기준치:100/50/20
굴림:43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시선 마주하자마자 샌드위치를 한입에 털어 넣었다. 우물우물우물. 음식물을 씹으며 답할 수는 없으니 최대한 맛을 표현하고자 꼬리를 살랑거렸다.)
이안 브란트:(헤헤…. 팔을 스르륵 놓아준다. 동시에 당신의 꼬리에 시선을 둔다.) 오늘은 만져도 되나요? 꼬리….
첸 티엔:이게 마음에 드시나요? (손수 꼬리를 집어 들어 당신의 손 위로 얹어주었다. 두툼하고 퐁신할 것이다.)
이안 브란트:(눈이 반짝… 반짝반짝…….) 네, 네에. 귀여워서요…. (슬그머니 당신의 꼬리를 감싸 쥐었다. 두툼하고 퐁신하다…. 이쪽도 꼬리가 있었더라면 아마 지금쯤 빠르게 흔들리고 있었을 것이다. 보들보들한 털을 만져 보다가도 답싹 붙잡았다. 좋다….)
첸 티엔:(체면 없는 꼬리는 당신의 손안에서도 살랑거렸다.) 귀…………엽나요? (그런 말을 처음 들어본 사람처럼 말했다.)
이안 브란트:(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꼬리 흔들리는 대로 시선도 이리저리 흔들린다. 당신을 쳐다보지도 않고….) 그런 말 처음 들어본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진짜 귀여워요.
첸 티엔:처음 들어봤어요. 저어, 그런데…. (아직도 꼬리만을 바라보고 있을까?)
이안 브란트:(흠.)
정신
기준치:65/32/13
굴림:95
판정결과:실패
으응? (대답하면서도 꼬리만 보고 있다….)
첸 티엔:(꼬리가 힘을 잃고 추욱 늘어졌다. 더는 살랑거리지 않는다.) 저… 를 봐주시진 않으시네요.
이안 브란트:헉. (뒤늦게 고개를 들었다.)
첸 티엔:(촉촉해져 있다.)
이안 브란트:다, 당신도 귀여워요.(꼬리도 티엔 거긴 한데. 꼬리를 쥔 손을 놓고 스르륵 당신에게 기대더니 양팔로 꼬옥 껴안았다.)
첸 티엔:(귀 추욱 늘어트린 채 당신을 힐끔 본다. 반려견들이 토라진 상태에서 주인의 달램을 애써 무시하는 모양새와 꼭 닮았다.)
이안 브란트:정말인데에. (슬금슬금 당신의 무릎 위에 앉았다. 껴안은 그대로였으니 몸이 잔뜩 밀착되었을 것이다. 콧잔등에 쪽.)
첸 티엔:(대번 눈이 동그래진다. 몇 번 눈치를 보는 듯싶다가도 팔을 뻗어 당신을 끌어안았다.) 오늘도…. 제가 무섭지 않으신 거예요?
이안 브란트:응? 어제보다 커 보이긴 하네요. (착각인가? 복실복실…. 털 만진다.)
첸 티엔:(얌전히 손길을 받아들인다. 당신과 닿는 것은 좋다. 저절로 꼬리가 흔들렸다.) 전 그대로인데도요. 몸은 좀 괜찮으시고요? 어제…. 많이 힘들어하셨잖아요.
이안 브란트:음….
건강
기준치:65/32/13
굴림:74
판정결과:실패
아파요. (당신에게 폭 기댄다.)
첸 티엔:앗…. (서둘러 당신을 끌어안는다. 제게 더욱 기댈 수 있게끔 품 안의 몸을 추어올렸다. 내뱉는 말의 끝마다 걱정이 담뿍 묻어나온다.) 인간의 몸으로 (삐이이)를 버티는 건 아무래도 힘들긴 하죠. 몸집이 작으니까요. (다만 그 말들이 사회성이라곤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무의식중에 당신의 아랫배를 더듬거렸다.) 역시, 임신은 어렵겠죠?
이안 브란트:(귀끝이 따끈해졌다. 어디 가서 몸집이 작다는 말을 듣는 이는 아니니 이 상황이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 임신? (당황한 나머지 아랫배 더듬는 손길도 눈치채지 못하고 눈 동그랗게 뜨고 쳐다본다.)
첸 티엔:응? …교미는 번식을 목적에 둔 행위잖아요? (덩달아 눈 동그랗게 떴다. 배워야 할 게 정말 많아 보인다.)
이안 브란트:어제는 그런 목적이었나요? (슬그머니 당신에게서 떨어졌다.)
첸 티엔:앗…. 그, 그, 그, 그런 건 아니에요. (끼이잉.) 인간들은 이런 행위 중에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주고받는다길래….
이안 브란트:…. (다시 얌전히 엉겨붙는다. 등을 차분히 두드려 준다.) 저는 임신 못 해요오. 남자잖아요. 아이가 가지고 싶으신 거예요?
첸 티엔:으음. (다시 꼬리가 살랑거리기 시작했다.) 주제넘은 얘기일 수도 있지만,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은 줄곧 해왔었어요. 혹시나 내 아이가 태어난다면 홀로 두거나 내버려 두지 않고 아주 사랑해주고 싶었거든요.
이안 브란트:주제넘긴요. 자연스러운 거죠. (사랑하는 이와 명실상부한 가족이 되고 싶다는 것은. 부드러운 털 위로 뺨을 비빈다. 액자 속의 그림을 떠올린다.) 그러고 보니까…. 성 안에서 길을 좀 헤매다가 왕을 그린 그림을 보았거든요. 왜, 듣기로는…. 예전에 이 성에는 왕이 살았었잖아요. 그에 대해 아는 게 있으신가요?
첸 티엔:(당신의 어깨 위로 제 턱을 괸다. 품 안에 커다란 몸을 구깃구깃 접어 안긴 모양새.) 음…. 알기야 알죠. 제가 어릴 때 이 성을 떠나셨거든요.
이안 브란트:당신이 어릴 때요? (곰곰.) 얼마나 어릴 때? 지금은 몇 살이에요?
첸 티엔:글쎄요, 한 일곱 살 즈음? 잘 기억이 안 나요. 오래된 일이잖아요. 이 모습이 되고 난 뒤부터는 해가 지나는 줄도 모르고 살았으니까…. 이것도 잘 모르겠네요. 당신은요? 성인이라는 건 알지만요.
이안 브란트:일곱 살? (아기였군….) 저도 먹을 만큼 먹었어요. (?) 이 모습이 되고 난 뒤, 라는 말은…. 이 모습이 되기 전에는 어땠는데요?
첸 티엔:앗. 그땐 저도 인간이었어요. 신기하죠?
이안 브란트:어릴 때는 인간의 모습이었는데? (주둥이 살포시 잡고 문질문질….) 왜 바뀌게 된 건지는 알고 있어요?
첸 티엔:(혓바닥을 내어 당신의 손바닥을 할짝인다.) 마녀의 저주를 받아서요. 제 몸에도 표식이 새겨져 있거든요. 그게 마녀의 표식이래요.
이안 브란트:(냉큼 입 안으로 손가락을 들이밀었다.) 표식? 어디요? 어제는 정신 없어서 못 봤나 봐요. (힘을 주어 당신을 침대 위로 톡 밀어보나….)
근력
기준치:70/35/14
굴림:5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첸 티엔:
근?력 Roll
기준치:0/0/0
굴림:9
판정결과:실패
(일말의 저항도 없이 툭 밀려났다. 입을 다물지도, 더 벌리지도 못한 채였다. 행여나 당신의 손가락을 물어 상처를 내게 될까 봐 잔뜩 긴장한 탓이다. 결국은 손가락을 제 혓바닥 위에 올린 채 웅얼거렸다.) 손목, 에요….
이안 브란트:(손가락이 혓바닥을 약하게 누른 뒤에야 떨어졌다. 양 소매의 단추를 툭툭 풀기 시작했다.) 왼쪽? 오른쪽?
첸 티엔:(움찔 떨었다. 누가 봐도 당신을 의식하는 것마냥 눈을 데굴데굴 굴렸다.) 오른쪽… 이요. 저, 그런데, 내려와 주시면….
이안 브란트:아, 저 무겁죠. 잠시만, 확인만 하고 금방 내려갈 테니까아…. (한 곳에 집중하면 다른 건 눈치채지 못하는 편이었다. 그러니 당신이 저를 의식한다는 사실 또한 알아차리지 못했다. 오른쪽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어 올린다. 표식이 있을까?)
▶:당신은 괴물의 손목에 새겨진 검은 문양을 발견합니다. 안 그래도 검은 털때문에 찾기란 쉽지 않았지만 말이에요. 하여간 당신은 그 문양이 예전에 제국에서 내쫓겼다던 사교도들의 상징과 같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우리를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존재를 숭배하며 이상한 생물을 만들어내거나, 마녀처럼 저주를 한다고 했죠. 사교도의 문장이 왜 티엔의 몸에 있는 걸까요?
첸 티엔:(입을 꾸욱 다물었다. 다만 제 몸 위에서 바르작거리는 반려의 행동은 고스란히 자극이 되었기에, 당신의 엉덩이 아래로 불룩 튀어나온 것이 맞닿았을 것임은 분명했다.)
이안 브란트:(털 사이로 손가락을 비집어 표식을 유심히 확인했다.) 혹시 사교도와 연관된 적이 있으신가요? 익숙한 문양인데. (뒤늦게 고개를 들어 당신의 낯을 확인한다. 어딘가 불편해보이는 표정이었으니 제 잘못을 깨닫는다. 그러나 그 유추란….) 시, 신경쓰지 마세요. 저도 비슷한 거 있어요. (멋대로 표식을 확인한 데다가 그런 질문까지 해버렸으니 불편하실 만도. 굉장히 잘못된 방향의 유추였다! 황급히 제 왼쪽 소매 단추를 풀어내더니 제 손목 부근부터 팔꿈치 안쪽까지 이어지는 문신을 보여준다.) 아, 생각해보니 어제 보셨겠지만요…. 죄, 죄송해요. (뺨이 불그스름하게 달아오른다. 당신의 위에서 내려가려다 말고 눈치 없이 묻는다.) 뭔가 들고 오셨나요? 주머니에….
첸 티엔:마녀를 만난 적이 있긴 하지만, 그게 사교도와 관련돼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성 바깥으로 나가본 지 꽤 되어서…. (조심스레 당신의 손목을 더듬는다. 장미와 십자가가 얽힌 그림을 찬찬히 훑었으니 그 아래 숨겨진 흉 발견하지 못할 리 없다.) 이것도…. 마차 사고를 당하셨을 때 생긴 상처인가요?
(다만 당신의 질문에는…. 붙잡았던 손마저 스르륵 놓은 채 옆눈을 했다.) 그, 음. 이 옷에는 주머니가 달려 있지 않아요.
이안 브란트:직접 만난 적이 있나요? 저주를 풀어줄 수는 없다고 하던가요? (손목에 닿는 간지러운 감각에 숨결처럼 웃음이 샌다. 아프지도 않은걸요. 평온하게 대꾸했다.)
그렇지만 뭐가, 자꾸 닿는데…. 응? (더듬거리며 불룩 튀어나온 부분 위로 손을 짚었다. 손 떼지도 않고 순진무구한 눈을 계속 깜빡거리기만 한다. 인지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모양이다.)
첸 티엔:(아래에서 느껴지는 감촉에 그 무엇도 답하지 못했다. 인간이었다면 분명 온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을 것이다.)
이안 브란트:(기어이 그것을 움켜쥔 뒤에야!) ……. 내, 내려갈게요. 죄송해요. (제대로 고장 난 채 삐걱삐걱 당신의 옆에 앉았다. 침착하게 무릎 꿇고 앉았다.)
첸 티엔:아, 아뇨. 괜찮아요…. (덩달아 삐걱대며 몸을 일으킨다. 그리고 한동안 정적이 이어졌다. 수치도 모른 채 옷 위로 툭 튀어나온 물건은 여전히 가라앉을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무릎까지 꿇으실 필요는….
이안 브란트:아, 그, 괜찮아요, 이, 이게 편?하니까요? (그리하여 기나긴 정적이 흘렀다……. 얼굴 새빨개져 눈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하다가 느지막이 시선을 들고는, 버벅거리며 말했다.) 도, 도와드릴까요? 아, 안 가라앉는, 것… 같, 은데….
첸 티엔:(전날 밤을 생각하면 만류하는 것이 맞았다. 무리한 만큼 오늘은 푹신한 침대에 누워 따뜻한 이불을 몸에 감은 채 푹 쉬는 것이 옳다. 그럼에도 이성을 외면한 채 내뱉는 말이라곤,) 괘, 괜찮으시겠어요?
이안 브란트:으응, 당신만 괜찮으시면요. 손으로 하는 것쯤은 어, 어려운 일도 아니고…. (힐끔힐끔 눈치를 본다. 허락 떨어지길 기다리는 것이다.)
첸 티엔:그, 러엄…. (푸른 눈이 허공을 바쁘게 배회했다. 눈 둘 곳을 찾지 못해 그랬다. 스스로 제 옷을 벗기에도 민망하였으며, 마냥 당신의 손길을 기다리는 것도 염치가 없어 보였다. 결국은 당신의 손을 잡아 제 바지춤으로 끌어당겼다. 참으로 유감스럽게도 가만히 있는 것보다도 더 파렴치한 행동이었음은 자각하지 못한 모양이다.)
이안 브란트:아. (그런 식의 허락이 내려오자 맥없이 웃는다.) 자, 잘해드릴게요…. (천 위로 드러난 윤곽을 가볍게 손 끝으로 훑는 것으로 시작했다. 어젯밤 더한 것도 했으면서, 고작 이런 것으로 긴장이 되어 숨을 죽인다. 느리게 원을 그리며 천을 사이에 두고 물건을 간질였다. 풍성한 꼬리나 단단하게 세운 성기에 천이 걸리는 바람에 하의를 벗겨내는 손길이 조금 서툴고 굼뜨다. 속옷과 바지를 한꺼번에 내려 허벅지 즈음에 걸쳐 두면….)
…. (이, 이런 게…. 들어갔다고? 내 몸에? 그런 생각을 하고 마는 것이다. 어젯밤은 실로 따지자면 맨정신은 아니었지. 상황은 정신 없었으며 몸은 미약에 들떠 있었다. 수줍음과 더불어 자세마저 당신의 성기를 제대로 확인하기에 적절하지 않았다. 그러니 당신의 것을 코 앞에서 제대로 마주하는 것은 지금이 처음이다. 성이 난 성기는 그 크기부터 모양새가 퍽 짐승의 것을 닮아 흉악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긴장감에 마른 침을 삼켰으나 꺼덕이는 좆 앞에서 침 꼴깍여봤자 해석의 여지는 하나뿐이지. 조심스럽게 기둥을 쥐어내자 맥이 뛰는 것마저 고스란히 손바닥으로 전해진다. 느릿느릿 손을 위아래로 움직였으나 제대로 압박하지 않고 가볍게 손을 얹은 수준이었으니 큰 자극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첸 티엔:(역시 인간은 자그맣구나. 몸집만 작으신 줄 알았는데 손도 작네. 당신이 들었다면 의아해했을 법한 생각이나 했다. 좆기둥을 겨우 감싼 손을 내려다보며 목을 긁는 소리를 냈다. 만족이라기엔 앓는 음성에 가까웠다. 흉흉하게 세운 좆에 비해 가해지는 자극은 미미하기 그지없으니 흥분 가라앉기는커녕 좆은 크기를 더욱 부풀리기만 했다. 짐승의 물건이었다. 검붉은색에 가까운 흉측한 것. 핏줄이 불거져 손바닥 오르내릴 때마다 우둘투둘 돋은 감촉이 그대로 느껴질 테지. 좆의 크기만큼 쏟아내는 액체의 양도 많았으니 단순히 흘러내린 프리컴 만으로도 당신의 손바닥은 축축해졌을 게 뻔하다.)
저, 이안…. 조금만, 더. (달뜬 목소리로 당신의 이름을 담았다. 일종의 재촉이었다. 기어이 당신의 손 위로 제 손을 겹쳐낸 뒤 물건을 문질렀다.) 그, 정도로는…. 밤새 가라앉지 않을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웃, 네, 네에…. (긴장감에 가라앉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붙든 손에 힘을 주니 솟아오른 핏줄이며 울퉁불퉁한 굴곡, 맥의 뜨거운 박동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져 짤막한 숨을 들이쉬었다. 저 또한 몸이 다는 것이 느껴진다. 오늘은 그 사과도 먹지 않았는데, 실은 당신에게 홀려버린 것 아닐까? 그러지 않고서야 고작 다른 이의 성기를 쥐고 흔드는 것만으로 발기할 리가 없는데. 고작 하룻밤 몸을 겹친 것만으로 성기를 제 입에 물고 당신이 흘리는 것을 받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을 할 리가 없는데…. 정말이지 머리가 어떻게 되어버린 것만 같아. 괜히 무고한 당신의 탓을 해버린다. 긴 침묵 동안 시선 내리깔아 끈적이도록 마찰된 손바닥과 성기만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당신의 거친 숨결과 음성이 자꾸만 귓가를 맴도니 더욱 미칠 지경이었다. 순간 손아귀의 힘이 쭉 빠진다. 고심 끝에 고개를 든다. 저어…. 다시 짧은 틈 끝에.) …핥아 봐도… 될까요? (마주하는 검은 눈동자가 수치와 열감, 동시에 어떤 기대감에 어려 있었다. 온 얼굴에 열이 올라 눈가마저 쌔빨갰으니 애처로워 보이기까지 했다.)
첸 티엔:(시선과 시선이 허공에서 맞닿는 순간,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켜 댔다. 먹잇감을 눈앞에 둔 채 입맛을 다시는 꼴이다. 자신이 아무리 짐승이 되었다고 한들 누군가에게 이렇게까지 음욕을 품게 될 줄은 몰랐다. 단단히 발정이 나 상대의 구멍에 좆을 물리고 허리를 흔들어대는 상상이나 하였으니, 과거 짧게나마 인간의 삶을 살았던 것치고는 본능에 치우친 생각만을 했다. 안 되는데. 무리하시면 안 될 텐데. 이러다 제게 질려서 떠나시기라도 한다면…. 상념 끝에 겹친 손을 놓았다. 양팔을 시트에 짚은 채 당신에게 상체며 하체를 모두 내보였으니, 명백한 허락이었다. 첸 티엔은 고작 하루 만에 사랑에 매료되었다. 고작 하루 만에 당신과의 미래를 신뢰하게 되었다. 괴물같던 모습을 보고서도 도망치지 않았으며, 도망갈 길을 모조리 열어두었음에도 달아나지 않았으며, 이렇게까지 자신을 원하는 것이 보이는데…. 제가 아무리 방탕하게 군다 한들 자신을 떠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랬기에 욕망에 충실해졌다.) 괜찮아요. 그런데….
(다만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이 있다면,) 입도…. 작으시네요.
이안 브란트:그 말도 처음 들어봤어요. (허락 보이니 얼굴까지 올랐던 열감이 조금 가라앉는다. 지금 욕심 부리고 있는 사람이 대체 누구인가 싶다. 아래 쥐었던 손을 놓더니 슬금슬금 당신의 상체를 짚었다. 주둥이 부근에 말랑한 입술을 꾹 문지르더니만,) 저 별로 안 작아요. (입 조그맣게 벌려 혀를 내밀었다. 그대로 그렇지 않나요? 뭉그러진 발음으로 묻기까지 했다.)
첸 티엔:(상체에 손 닿는 것만으로도 꺼덕이는 성기에서 물이 줄줄 흘렀다. 지난밤에는 보다 더한 행위도 했을 텐데. 등 뒤로 소름이 돋는 것만 같았다. 당신이 제 좆 위로 입술을 묻는다면 그 조그만 입마저 순식간에 젖어 들겠지. 저절로 연상되는 모습에 아랫배마저 뻐근해졌다.) 제 눈에는…. 다 작아 보여요. (크기를 가늠하기라도 하듯 엄지와 검지를 맞붙여 원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당신의 입 앞에 가져다 댔다.) 이 정도면…. 끝까지 삼키진 못할걸요.
이안 브란트:(손가락으로 만든 원 사이에 혀 내밀어 넣는다. 자각 없으나 교육된 짐승의 모양새다.) 끝까지이…? (그가 말한 핥아보겠다는 말은 문자 그대로 핥아만 보겠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기껏해야 귀두까지 입에 물어볼 생각이었을까. 당신의 말에 생각도 못했다는 듯 눈 휘둥그레 떴으나 결국 잠잠해져 뱉는 말은….) 노, 노력해볼게요. (심지어 결의에 차기까지 했다.)
(뒷말 나오기 전 당신의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흉흉하게 발기한 것이 툭, 뺨에 닿으니 진득하게 액이 늘어졌다가 끊긴다. 이정도 가까이서 보고 있자니 그 크기 더욱 크게 느껴지는 듯하다. 얕은 호흡이 닿아 찬찬히 물건을 간질이더니, 붉은 혀를 내밀어 척척하게 젖은 기둥을 뿌리에서부터 위로 핥아올렸다. 싹싹 청소하듯 핥아올리면 점성이 약한 액이 입안을 점차 입안을 채운다. 혀끝을 뾰족하게 세워 불룩 튀어나온 핏줄을 긁을 적엔 잘 하고 있느냐고 묻는 듯 시선을 맞추어 왔으니, 성기로 낯의 일부가 가려지는 제 모습은 예상도 못하는 듯싶었다. 다물리지 않은 입이 느릿느릿 귀두를 삼켰다. 혀 세우지 않으려 입술을 오물거리며 혀를 서툴게 굴린다.)
첸 티엔:(첸 티엔의 시선은 이안 브란트에게서 떨어지지 않았으므로, 낯이 가려지건 가려지지 않건 당신이 올려다볼 적이면 언제든 눈이 마주쳤을 것이다. 티엔은 난생처음으로 자신이 짐승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털이 거뭇해서, 열 오르는 것이 얼굴 위로 드러나지 않았기에, 흥분으로 일그러진 표정을 숨길 수 있어 다행이었다. 보드라운 입술이 선단을 물어 삼킬 때부터 이미 열감은 고도에 다다라 있었다. 잠시라도 정신을 놓는다면 입 안에 희뿌연 정액을 가득 싸지를 것만 같았다. 부러 눈을 감았다 떴다. 갈 곳 잃은 손을 당신의 목덜미에 대었다가, 뒤통수를 쓸어올리며 검보랏빛 머리카락을 흩트렸다.)
잘, 하시고…. 계세요. (겨우 내뱉은 칭찬은 날것의 숨 그 자체였다. 당장에라도 이성을 잃고 당신을 범할 것 같은 눈을 하고서는 용케도 참아내고 있는 듯 보였다. 자신도 모르게 뒷머리를 붙든 손에 힘이 실린다. 난폭하지는 않았다.) 조금만, 더…. 삼켜볼 수 있나요?
이안 브란트:(푸른 시선은 애정으로 범벅이 되어,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이며 안심이 된다. 그러나 이런 순간에는 반대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몸이 다는 것만 같다. 겨우 눈빛과 음성 아래의 날선 욕망을 눈치채는 것만으로도 아랫배가 뻐근해진다. 칭찬이며 요구에 대꾸하듯 질척이는 소리 속에 으응, 앓는 음성을 섞어 내며 기둥을 조금 더 삼킨다. 겨우 반절 밀어넣었는데 턱이 얼얼하게 아프다. 낯선 행위, 혹여나 이로 긁게 될까 겁이 나 있는 대로 입을 벌려내고 있으니 더욱 그랬다. 귀두 부근까지 성기를 빼내었다가 다시 반절 삼키는 행위를 반복하니 귀두 끝이 입천장이나 여린 볼살을 긁었다. 좆을 물었다는 것을 고스란히 내보이듯 볼이 불룩 튀어나온 모습을 내보인다.)
(입 안이 꽉 차 이미 호흡까지 벅차지만, 손바닥으로 성기의 뿌리를 더듬어 쥐면 끝까지 삼키기에는 한참은 남은 것 같다. 분명 노력해보겠다고 말했지 않나. 그는 꽤 성실한 사람이니 한 번 한 약속은 지키지 않는 법이 없었다. 고개를 더욱 숙여 커다란 것을 되는 대로 꾸역꾸역 밀어넣으니 기어이 좆이 목구멍에 닿는다. 생리적인 구역감에 금방 눈시울이 붉어지며 눈물 방울이 고였다. 그럼에도 고개 젖혀 빼내려는 기색 없이 목구멍을 억지로 열어 젖힌다. 뜨겁고 좁은 점막이 귀두를 바짝 감싼다.)
첸 티엔:(반려의 눈에 그렁그렁 매달린 눈물 마주하는 순간 고뇌에 빠져들었다. 당신이 아픈 것은 싫다. 괴로워하는 것도 싫다. 힘들어하는 것도 싫으며 우는 얼굴을 보는 것도 싫다. 하지만, 동시에 당신이 아픔마저 쾌락으로 느끼게 되길 바랐다. 괴로운 것 꾹 참으면서도 자신을 받아들여 주길 원했다. 힘이 빠져 늘어진 몸 붙잡고 욕정 풀어내고 싶었으며, 눈가가 짓무를 때까지 울리고 싶었다. 이런 자신이 정말 짐승이 아니라면 무어란 말인가. 상충하는 감정 끝에 겨우 좆을 빼냈다. 타액인지, 프리컴인지 모를 액이 귀두를 따라 흘러 당신의 입가며 턱을 잔뜩 적셨다. 손등으로 그 액을 훔치면서도 좆기둥을 뺨 위로 문질러대었으니 액을 훔치는 이유도 보람도 없다.) 힘, 들어 보여서…. 억지로 삼킬 필요는 없어요.
이안 브란트:(타액이 길게 실처럼 늘어지다가 끊어졌다. 파뜩 고개를 들어 몽롱한 눈을 맞춘다.) 저, 안 힘들어요. (벌겋게 열이 올라 웅얼거리는 모습은 버거움보다는 흥분을 드러내고 있다. 타액을 훔치는 손등 위로 뺨을 비비고, 동시에 좆대 위로 입술을 문질러댔다.) 저, 정말로요…. (이내 무릎 세워 앉더니 당신에게 증명해 보이기라도 하듯 제 하의며 속옷을 발목까지 끌어내렸다. 서두른 탓에 몇 번 헛손질을 한 뒤 드러난 것은 선단에 피가 몰려 꼿꼿하게 선 성기였다. 제 셔츠 아랫단을 붙든 채 우물거린다.) 억지로 하는 것도 아니고, 기분 좋은걸요…. (힐끔댄다.) 정 신경 쓰이시면, 나중에…. 당신도 해주시면 되니까아…? (무엇을? 생각나는 것도 없으며 일단 내뱉었다.)
첸 티엔:(눈가를 움찔거렸으니 눈을 감싼 털이 바르르 떨리는 것이 그대로 보였을 것이다. 자신이 당신에게 욕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당신이 자신에 의해 흥분하게 될 줄은 몰랐다. 지난날 밤 사과를 준비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꼭…. 무어라 답을 하는 것마저 잊어버린 모양이었다. 멍하게 당신만을 바라보더니, 둔한 몸짓으로 한 차례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이 바라는 것이라면 무어든 해줄 수 있다.) 그럼…. 이제는 말리지 않을게요.
이안 브란트:(그 또한 신기하게 여겼다. 누군가 저에게 욕정하는 것도, 큰 자극 없이 ―순진하게도, 시각적인 자극을 자극이라고 인지한 적 없으니― 타인에게 이리 욕정하게 되는 것도…. 모두 신기할 따름이었다. 당신이 저를 배려한답시고 이대로 똑 떼어놓고는 도톰한 이불을 덮어주고 등을 쓸어주며 코오 재워버리진 않을지 염려하고 있었으니 허락 맡은 이상 안심한 마냥 눈을 순하게 접었다.) 으응, 무리하지 않을 테니까 마음껏…. (마음껏? 끊겨버린 단어를 끝으로 중심부에 얼굴을 묻었다. 성기의 선단을 마치 사탕 물고 핥듯 빨아들였으며, 차근차근 기둥을 삼켰다가 뱉기를 반복했다. 입술을 오물거리는 동안, 당신의 손이 제 뒷통수를 쓸 때까지 한참이나 시선을 맞춘다. 당신의 손길을 기다리는 이처럼 말이다.)
첸 티엔:(시선을 마주하고서도 한참을 손 올리지 않았다. 그저 시트에 손을 짚은 채 홀린 듯 당신을 내려다보았으며, 간간이 앓는 듯한 신음을 낼 뿐이었다. 치솟는 성감을 버틸 수 없게 되었을 즈음에야 본능에 따라 당신의 뒷머리를 감싸 쥐었다. 그리고는 살그머니 힘을 주어 아래로 밀었다. 본인조차 인지하지 못한 행동이었다. 직전까지 당신을 염려했던 이치고는 거친 손길이기도 했다. 기어이 성욕이 이성을 누른 것이다. 염치도 모르고 좆을 들이밀었으니 귀두는 곧 목구멍에 닿았다. 선단이 여린 살을 찧었음을 느꼈음에도 허리를 물리지 않고 제 좆을 꾸역꾸역 물어 삼킨 채 오물대는 입술의 감촉을 느끼기나 했다. 느릿느릿 허리를 물려 좆을 빼내고, 다시금 깊숙이 밀어 넣었다. 벌어질 대로 벌어진 입과 살덩이가 마찰하는 소리가 음란하게도 들렸다.) 하, 이안…. 이거, 꽤…. (기분 좋네요. 덧붙이는 음성 또한 난잡하기 그지없다.)
이안 브란트:(뒷머리에 닿는 손길을 느낀 뒤에야 시선을 내리깔았다. 단단한 이물이 목젖에 닿을 적엔 우읍, 막힌 신음성이 터져나왔으나 저항의 여지가 없었으니 그마저도 목구멍을 열었다 좁히는 일일 뿐이었다. 여린 살갗이 찔리며 호흡이 가빠오니 재차 생리적인 눈물을 그렁거렸으나, 호흡이나 번식 행위에 대한 본능 탓인지 처음보다 수월하게 적응하였다. 허리를 물릴 때면 숨을 몰아쉬고, 그동안 좆대에 눌린 혀 끝을 세워 기둥의 아랫부분을 간질였다. 다시 밀어넣을 때면 입술 오므리는 동시에 목구멍을 꾸역꾸역 열었으니 금세 물건을 깊숙이 삼킬 줄 알게 되었다. 추삽질마다 연한 점막이 조여드는 감각은 어젯밤 범했던 아랫입과 퍽 유사하다. 뜨겁고 축축하다. 심지어는 비집은 성기의 윤곽대로 가느다란 목줄기가 불룩 튀어나왔다 꺼지는 모습까지도 어제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었다.)
(당신의 거친 숨결이나 말소리를 칭찬으로 받아들인다. 동시에 자극이기도 했다. 성기를 물고 빠는 것이 익숙해졌을 무렵엔 혼자 허릿짓이라도 하는 마냥, 발기한 성기를 자꾸만 압박하듯 시트 위에 꾸욱, 꾹 비벼댔다. 발정난 짐승의 모습을 닮았으나 심지어는 스스로 인지하지도 못했다. 요도구에서부터 샌 투명한 물이 질질 흘러 시트가 젖어들었다.)
첸 티엔:(당신의 낯에서부터 지난밤의 열락을 읽었다. 그 모습을 보고 이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반려가 몇이나 될까? 적어도 첸 티엔은 그러지 못했다. 목구멍에서부터 좆을 빼냈다. 성급한 움직임이었으므로 물건에 얽힌 액은 얼굴을 타고 흐르지도 못했을 것이다. 흉하게 세운 성기를 따라 고인 액체가 시트 위로 떨어졌다. 젖어 드는 시트는 신경 쓰지도 않은 채 당신의 오른팔을 붙잡아 상체를 일으켜 세우더니, 곧장 축축한 시트 위로 밀어 등을 내보이게끔 했다. 엎드린 당신의 뒤로 자리를 잡았다. 볼기를 잡아 벌리고는 엉덩이골 사이로 좆을 문질렀다. 그리고는 곧장 다물린 입구에 귀두를 맞추고 단번에 꿰뚫었다. 젤을 끼얹지도, 정성스레 풀지도 않은 입구를 억지로 가르고 길을 낸 셈이다. 이지를 잃은 짐승이 당신의 등 위로 상체를 겹쳤다. 거친 숨결만이 귓가에 내려앉았을 터다.)
이안 브란트:(숨통이 갑작스레 트이니 기침을 토해내듯 콜록, 헥…. 밭은 숨을 내뱉었다. 뺨이며 눈시울이 붉어질 대로 붉어져 있으며, 눈이 풀려 뒤집어지고 타액인지 무엇인지 모를 것을 입가에 흘려놓은 모양새는 이미 몇 번이나 범해진 모습처럼 보였다. 정신이 몽롱하여 의문 가질 틈도 없이 당신의 손에 이끌려 시트 위로 엎어지듯 몸을 뉘였다. 겨우 고개를 뒤로 돌려 티, 엔? 당신의 입에 담았다. 그러나 입구에 닿는 덥고 빳빳한 감촉은 대강 다음 행위를 짐작게 하니 등줄기를 타고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저지하려 입술을 달싹였으나 새는 것은 쇳소리뿐이니 그저 뻐끔거린 꼴이 되었다. 더 저항할 새도 주지 않고 생살을 가르는 듯한 고통이 밀려 들었다. 무얼 받아본 적이라고는 어젯밤 공들여 풀었던 후밖에 없으니, 처음 느껴보는 생경한 아픔에 그는 코로 숨쉬는 방법을 잊어먹은 마냥, 아, 학…. 비명에 가까운 숨을 내지르며 헐떡였다. 눈물이 저절로 뺨을 타고 흘렀다. 구멍은 기어이 한계까지 벌어져 상처가 났으며, 침입을 거부하며 죄여오는 점막이 좆을 끊을 듯 물었다. 중력에 의한 무게감으로 몸을 앞으로 웅크리지도 못하고 당신의 품 속에 갇혀 벌벌 떨기만 한다. 거부의 반응을 내놓을 사고 회로가 돌아가지 않았다.)
첸 티엔:(좆을 잘라내기라도 할 것마냥 물어대는 감각에 겨우 이성 줄을 붙잡았다. 그런 것치고는 좆 빼낼 생각은 일절 않았으니, 정말 이성을 되찾은 게 맞긴 한가? 알 수 없다. 그저 당신을 그러안은 채 혓바닥을 내어 드러난 살갗을 핥아 올렸다. 등이든, 어깨든, 목이든, 간혹 품에 깔린 이가 바르르 떨며 보여주는 뺨이든 귀든 전부 핥았다. 어느 곳을 핥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빠는 것에 중점을 둔 행위일 뿐이었으니까. 용케도 허리를 흔들지 않고 당신이 물건에 적응─할 수 있을까? 이 또한 알 수 없다─할 때까지 부동했다.) 이안, 너무…. 조여요. 조금만, 윽, 힘을 빼야….
이안 브란트:(몸 이상으로 사고회로가 고장나버려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정신조차 없었다. 멀쩡한 의사 표현도 내놓지 못하고 정신없이 비음 섞인 신음성만을 쏟아냈다. 어린 것이 끙끙 앓아대는 것 같기도 했고, 혹은 제 수컷을 부추기는 짐승의 소리 같기도 했다. 모두 해석하기 나름이었다. 겨우 느껴지는 것은 제 살갗을 핥아올리는 젖은 혓바닥이었고, 겨우 하는 행동은 손을 쥐락펴락하며 애꿎은 시트를 쥐어짜는 것이다. 힘을 빼야 덜 아프다는 사실 한 번의 관계로 깨달은 바 있으나 쉽사리 가능할 리 없다. 위장이 짓눌리며 눈을 감지 않아도 호흡마다 시야가 아찔해졌다. 차라리 이대로 기절이라도 하고 싶었다….)
첸 티엔:(아무리 제 암컷이 자신을 재촉한다고는 하나, 남편 된 도리로서 제 아내의 아픔마저 모른 체 할 수는 없다. 어젯밤이었다면 감히 품어볼 수도 없었을 생각을 자연스럽게도 늘어놓았다. 열 해가 넘는 시간 동안 쌓아 올린 경계나 신중을 사랑이 허물었다. 첸 티엔은 단 하룻밤 만에 사랑받는 이가 되었다.)
이안, 잠시만…. (짧게 읊조렸다. 그리고는 당신의 몸을 추어올렸다. 제게 짓눌려 엎드린 채로는 쉬이 안정을 취하지 못할 것 같으니 자세를 바꾸는 게 좋을 듯싶었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마저도 당신에겐 부담이 될 것이 뻔하였으니, 당신의 무게 전부를 자신이 감당하는 것으로 그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갈 셈이다.)
(아주 굼뜨게 움직였다. 당신을 끌어안은 채 몸만을 돌렸다. 자신은 시트에 등을 대고 몸을 뉘었으며, 당신은 제 위에 올라탄 자세가 된다. 중력 탓에 더욱 깊숙이 삽입될 것이 뻔했으나 거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렇게, 하면…. 제게 기댈 수 있으실 것 같아서요.
이안 브란트:(체위를 바꾸는 느린 움직임만으로도 예민한 안이 짓눌려지니 간간이 신음을 터뜨렸다. 삼키지 못한 타액이며 흘린 눈물로 볼품없이 젖은 낯을 보인다. 바들바들 떠는 것이나 말소리 내지 못하는 것은 여전했다. 단어의 개념을 잃어버린 이처럼, 어쩌면 짐승처럼 말이다. 제 몸 추스리지 못하니 중력에 의하여 성기는 뱃속 깊숙이 밀려들었고, 더운 점막은 하릴없이 그것을 빡빡하게 짓씹었다. 그러나 뇌가 녹아버린 마냥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돌아오길 반복하고 나니 ―체력이 조금만 안 좋았어도 그대로 기절했을 정도였으니― 처음 삽입을 했을 때와 비교하여 힘이 쭉 빠진 편이었다. 당신에게 추욱 늘어지듯 기댔다.)
첸 티엔:(젖어 든 낯이나, 돌아오지 않는 대답, 축 처진 몸을 보고서는 조금은 초조해했다. 미움받게 될까 두려운 것은 아니다. 단순히 당신이 망가져버릴까 봐…. 늘어진 몸을 꼭꼭 추슬러 한껏 제 품 속으로 파묻었다.) 이안…. 많이, 아파요?
이안 브란트:으, 응…. (겨우 말할 정신을 차리니 품에서 녹녹한 대답이 돌아온다.) 아파아…. 아, 안아, 주세요…. (당신의 품에 푹 안겨 있음에도 자꾸 손 끝 바르작거리고 쥐어 뜯으며 당신을 끌어안으려 들었다. 그럴수록 성기 또한 깊숙이 밀려든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은 듯 말이다.)
첸 티엔:응, 죄송해요…. 아프게 해서. (그리 말하는 것치고는 물건 빼낼 생각 않는다는 게 흠이다. 당신의 양손을 각각 잡아 제 어깨에 올려두었다. 그리고는 당신의 허리를 틈 없이 끌어안았다. 한쪽 팔로도 당신의 허리가 모두 감겼으니 양팔을 이용해 몸을 칭칭 옭아맨 꼴이다.) 당신이 괜찮다고 할 때까지는 안 움직일게요.
이안 브란트:(물건을 입에 물릴 때만 해도 억지로 삼킬 필요 없다고 만류했으면서! 제가 했던 행동은 모두 잊어버렸으니 어쩐지 억울한 기분이 들었다. 당신의 사과를 듣고 나니 당장 탓할 마음은 쏙 들어가버렸지만. 눈물로 범벅이 된 낯짝을 들지도 못하고 품에 고개를 묻는다.) 그, 냥 해 주세요, 빨리이…. (차라리 빨리 끝내는 편이 나을 것 같았는지, 오히려 당신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당신의 목을 끌어안고 허리를 얕게 들썩이는 것만으로도 들어찬 안이 버겁게 느껴진다. 찢어진, 것 같은데…. 우는 소리 억누르며 속으로만 생각했다.)
첸 티엔:(아무리 짐승이라 한들 반려의 감정에는 기민하게 반응하는 모양이었다. 목소리 사이마다 묻어 나오는 물기나 억울함을 놓칠 리 없으니, 당신의 말대로 허리를 흔드는 것 대신 끌어안은 팔을 느슨히 풀고 어색하게나마 당신의 몸 쓸어내렸다.) 저…. 제가 실수했어요. 참았어야 하는 건데….
이안 브란트:(뒤늦게 고개를 드니 젖은 눈이 꿈벅댄다. 별안간 요구한다.) 뽀뽀….
첸 티엔:(반사적으로 혀를 내어 당신의 얼굴을 할짝였다.)
이안 브란트:(당신의 고개를 양손으로 붙들어 고정하고는 혀를 쪽 빨아들였다.) 그러면서, 빼지는… 않으시네요. (탓하는 어조는 아니다.)
첸 티엔:(고개를 붙들었다면 손바닥 아래로 따끈한 온기가 느껴졌을 것이다.) 하지만…. 도와주신다고 하셨잖아요. (웅얼웅얼.)
이안 브란트:(움찔!) 그래도 이건 신랑 잘못…. 오늘은 입으로만 할 생각이었단 말예요. (보통 때보다 따뜻한 것 같기도. 주둥이를 양 손바닥으로 문지른 뒤 떨어진다.) 이렇게 큰 거, 바로 넣으면…. (아래에 힘을 슬며시 주면 풀리지 않은 내벽이 빠듯하게 기둥을 조였다. 자연스레 인상 찌푸려진다.) 안쪽 다치니까…. 그렇게 되면 다음에 제가 하자고 하겠어요, 안 하겠어요오.
첸 티엔:
끼이잉 Roll
기준치:65/32/13
굴림:8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이안 브란트:윽. (슬그머니 눈을 돌린다.)
쓰으읍 Roll
기준치:65/32/13
굴림:20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후우우우.) 당신 귀여운 거 사실 잘 알고 있죠….
첸 티엔:제가…. 귀엽나요? (젖혀졌던 귀가 퐁 솟아올랐다. 덩달아 꼬리마저 살랑거리기 시작하였으니, 어쩌면 당신의 팔꿈치에 흔들리는 털 뭉치가 닿았을지도 모르겠다.)
이안 브란트:아래만 빼면요….
첸 티엔:(히이잉.)
하지만 인간들은 큰 걸 좋아한다고 했는데요….
이안 브란트:어디서 그런 걸 배우셨어요?
첸 티엔:책에서요. 성안에 서재가 있거든요.
이안 브란트:으응, 책 몇 개 갖다버릴게요….
첸 티엔:읽으면 안 되는 책이었나요?
이안 브란트:잘못된 성 인식을 심어줄 것 같고 좀 그렇네요…. (콧잔등 앙 물어버렸다.) 클수록 삽입 전에 잘 풀어줘야죠. 그렇지 않으면…. (곰곰. 최대한 당신에게 와닿을 만한 단어를 선정하려 애쓴다.) 아기집도 다칠 테고…?
첸 티엔:헉. (단번에 와닿은 모양이다. 순식간에 귀가 사라졌다.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당신의 등허리를 문지르기도 했다. 척 보기에도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 어, 어떡해요. 다치셨나요? 안 되는데….
이안 브란트:(이, 이렇게까지?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말이 과연 빈말은 아니겠구나 깨닫는다. 오히려 당신을 달래듯 보드란 털을 문지른다.) 아, 아뇨오…. 그렇지만 다음에느은…. 꼭 기다려 주셔야 해요. 약속. (새끼손가락 내민다.)
첸 티엔:으응…. 죄송해요. 다음에는 꼭 배려하면서 할 테니까요. (어정쩡히 손을 들었다. 자신 또한 새끼손가락을 내밀었으나 당신의 소지에 얽어내기에는 조금 두꺼운가 싶기도 하다.) 그럼…. (힐끔힐끔 눈치를 봤다.) 오늘은, 이대로 그만하는 건가요?
이안 브란트:으음. (손가락도 크네…. 소지를 얼핏 건 뒤에는 손바닥을 마주대기도 했다. 눈치 보는 당신의 모습은 아는지 모르는지 당신의 손만 들여다보며 대꾸했다.) 어떻게 하고 싶으신데요?
첸 티엔:당신이 힘들면 그만두고요…. (점점 줄어드는 목소리. 여전히 눈치를 보고 있다.)
이안 브란트:마저 할까요? (힐끔.)
첸 티엔:(곧장 답하지 않는다. 그 정도의 눈치는 있었던 모양이다. 다만 꼬리 움직이는 것은 제 마음대로 제어할 수 없는 것인지, 또다시 당신의 팔꿈치 아래로 살랑거리는 털 뭉치가 닿았을 것이다….)
이안 브란트:(팔 뻗어 꼬리의 끄트머리를 살짝 붙잡았다.) 제가 좋으세요?
첸 티엔:네, 많이요. (꼬리 빼내지 않았다. 당신의 손아귀 안에 얌전히 놓여있을 터다.) 하룻밤 만에 이런 말씀을 드리게 되었으니 믿지 못하셔도 어쩔 수 없지만요.
이안 브란트:믿어요. (그야 이안 브란트 또한 당신을….… 털 감싸쥔 손을 놓았으니 꼬리가 스르르 떨어지며 손바닥과 손가락 사이 곳곳을 간지럽혔다. 그런 이유로 배시시 웃는 것이다. 아까 전까지도 눈물을 펑펑 쏟아냈으니 그 얼굴은 볼품없을 것이 뻔했다.) 그럼 이제…. (긴장도 어느 정도 풀렸으니…. 침묵 사이 느릿느릿 당신의 양손을 제 골반께 위에 얹어준다.) 좋아하는 만큼 예뻐해 주세요.
첸 티엔:(여태껏 자신이 보아온 어떤 것보다도 더 제 시선을 잡아끄는 웃음이었다. 값진 행복을 잊지 않도록 두 눈 가득 담았다.) 좋아하는 만큼 예뻐해 드리려면…. 못 주무실 텐데요. (농담 같은 진담을 뱉는다. 지난밤도 제 딴에는 당신을 배려해 한 번으로 끝낸 것이었다. 오늘은 지은 죄가 있으니 자제하려 하였건만, 당신은 또다시 자신을 자극했다.)
(골반을 붙들었던 손이 아래로 내려가 엉덩이골을 스친다. 접합부를 더듬대는 것을 보면 정말 찢어졌는지 확인하려 드는 셈이다. 아무래도 이 자세로는 아래를 면밀히 살필 수 없으니 감촉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 감촉마저도 털이 복슬복슬한 손 탓에 제대로 느껴내지 못했지만 말이다. 결국은 당신의 상처를 가늠하길 포기했다. 대신 볼기를 움켜쥐고 살을 끌어모으듯 앞으로 당기며 당신의 몸을 추어올렸으니 꼭 당신 스스로 허리를 흔들길 재촉하는 것만 같다.)
이안 브란트:저, 저 진짜 내일 못 일어나요….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으니 본능적으로 몸 움츠리기까지 했다. 이런 행위에 익숙해지려면, 하룻밤 동안 몸을 몇 번씩이나 겹치려면 아마 한참 걸릴 듯싶다. 배꼽 부근까지 이물이 밀려드는 감각은 아무래도 영영 적응하지 못할 것 같기도 하고…. 접합부 더듬는 이유가 무엇인지 전혀 짐작하지 못하였으니 그저 엉덩이를 주무르는 손길쯤으로 여겼다.) 으, 응. 알겠으니까아…. (상체를 당신에게 밀착시킨 채 허리만 느릿느릿 물리다가 다시 당기며 얕은 왕복을 했다. 골반 내뺄 때면 붉은 속살이 젖은 성기를 뱉었다가도, 도로 밀어넣으면 오물오물 삼키는 것을 반복한다. 느린 행위임에도 벅찬 듯 앓이를 내었다.)
첸 티엔:으응, 한 번만 할게요. (오늘은 말이다. 뻐근할 정도로 크기를 키운 물건이 당신의 안을 가득 채웠다. 어제와는 또 다른 감각이었다. 제 스스로 좆질을 해대는 것이 아니니 욕망 채우기에는 만족스럽지 못한 움직임이기는 하다. 다만 육체적인 만족을 논하기 이전, 당신 스스로 몸을 뒤채는 시각적인 자극이 가해지니 이것 또한 나쁘지는 않았다. 느릿느릿 숨을 내쉰다. 당신을 얹은 가슴팍이 크게 오르내렸다. 당신이 제 좆을 깊숙이 물어올 적이면 골반을 쥐어 아래로 내리누르기도 했다. 동시에 제 허리나 엉덩이를 공중에 띄운 채 문질렀으니 안 그래도 뿌리 끝까지 삽입된 물건이 내벽을 잔뜩 짓뭉갰다. 또다시 아랫배 위로 좆이 볼록 튀어나왔다. 음란한 모습이었다.)
이안 브란트:(꾸물거리며 느리게 허리를 치대니, 축축한 점막이 좆대 위로 선 핏줄이며 울퉁불퉁한 굴곡을 하나하나 무는 것 모두 느껴졌을 테다. 허릿짓 오래 잇지도 않았는데 금세 사정감이 밀려들었으니 수치심까지 밀려들었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라면 커다란 성기가 속을 온통 채우며 전립선이고 예민한 곳들을 사정없이 짓누르는 탓, 그 다음번의 이유라면 윗입으로 성기를 무는 동안에도 당신에게 안기는 상상을 수없이 하였기에. 고작 하룻밤으로 이리 될 수 있는 것인지, 태생부터 민감하고 음란한 성질이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아, 고작 하룻밤뿐이었으니 자각하지 못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면, 그가 엉망진창으로 거칠게 다루어지는 것마저 지나친 자극으로 느꼈다는 것일까.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울며불며 당신에게 안겼던 그때마저도.)
으응, 잠깐, 누, 르며언, 힉…! (외마디 비명과 함께 음성이 잦아들었다. 깊숙이 앉히는 동시에 꿰뚫듯 퍽 치켜올리니 울컥, 뿌연 정액을 쏟아낸 것이다. 아, 흐으…. 우는 소리를 잇따르더니 안쪽의 주름지고 좁은 내벽이 경련하듯 덜덜 떨렸다.)
첸 티엔:(이제는 제 움직임이 고통이 아니라 쾌락이 될 것임을 안다. 내벽이 경련하는 순간 자세를 뒤집었다. 당신을 제 아래에 깔아뭉갠 뒤 상체를 숙이며 골반을 붙들어 위로 당긴다. 마주 본 것까지는 좋았으나 당신의 허리마저 접어 엉덩이를 들어 올리게 만든 셈이다. 수직에 가까운 각도로 좆이 삽입되었다. 가중되는 무게도 무게이지만, 원체 커다랗고 휘어진 물건인 만큼 고작 체위 하나 바뀐 것만으로도 이전과는 다른 부분을 자극하게 된다. 다만 이 모든 것은 의도치 않은 행동이었다. 결단코 당신을 자극할 생각은 없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윽, 이안…. 어제보단, 좀 빠른 것 같은데요. (인간은 원래 이렇게 빠르게 절정에 이르나요? 의아함마저 묻어나오는 목소리였다. 이 말들이 당신의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리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당신의 상태를 살피기라도 하듯 손을 들어 아랫배를 더듬는다. 손 아래로 좆의 윤곽이 느껴졌다. 이건 어제도 그랬지. 배를 타고 가슴팍까지 손을 올리니 발딱 선 유두가 보였다. 이것도 어제와 같고. 붉어진 목과 얼굴마저 살폈다. 다른 점은 없는데. 안 그래도 성감이 오를 대로 오른 몸일 테다. 부드러운 털로 살갗 곳곳을 쓸듯이 문질렀으니 깃털로 된 성인용품을 쓰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역시나 의도치는 않았지만 말이다.) 제가…. 뭘 잘못한 건 아니죠?
이안 브란트:흐으, …-?! (자세 뒤바뀌는 순간 곧장 눈 앞에 번갯불이 번쩍였다. 성기는 처박은 채로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뱃속에 징징 진동이 이는 감각까지 느껴졌다.) 티, 티엔, 기, 깊, 어요…. (어느 체위든 입구는 한계까지 벌어져 옴작거렸다. 아랫배부터 갈비뼈, 가슴께를 타고 오르는 손길. 그리고 눈빛.) 그마안, 부, 부끄러워요, 이… 상, 힉…. (온몸 간질일 때마다 허리가 자꾸만 튀었다. 수치심과 흥분에 절여져 하얀 살갗이 얼룩덜룩 붉게 물들어서는, 당신과 시선 맞추지도 못했다.)
자, 잘못한 거 없으니까…! (한껏 예민해진 상태이니 만져지는 대로 목소리가 높게 튀었다. 제 목소리가 아닌 것처럼 느껴졌으니 기어이 제 입을 양손으로 틀어막았다. 이대로 싸자마자 한 번 더 사정해버리는 꼴사나운 상황만은 면하고 싶었다. 쥐어짜낸 목소리가 손가락 틈새로 비져나왔다. 점점 음성의 크기가 줄어들어 들리지 않을 때까지.) 마, 만지는 건, 그, 그만해 주세요…. 그, 냥… 어, 어제보다… 흥분했나, 봐요…….
첸 티엔:그렇구나아. 그런 거라면 다행이에요. (다만 당신이 입을 막는 것만큼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가림막 없이 당신의 낯을 하나하나 뜯어보고 싶었다. 조심스러운 손길로 당신의 양손을 입에서부터 떼어내더니, 깍지를 낀 채 시트에 내리누른다. 그리고는 불시에 허리를 물렸다가 좆을 처박았다. 입술 감칠 시간조차 주지 않았으니 이번에도 당신의 소리를 마음껏 들을 수 있겠지. 당신의 손은 제게 결박당했으며, 몸을 뒤트는 것은 물론이며 다리조차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을 테니 온몸의 자유가 제게 종속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리고 첸 티엔은 그 사실이 못내 마음에 들었다. 어째서 충족감이 드는 것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했으나 하여간 그랬다.)
당신이, 흥분하는 건…. 좋으니까요. (단어 사이마다 퍽, 퍽, 살과 살이 게걸스럽게 맞붙는 소리가 울린다. 절륜하게 허릿짓을 이어내는 꼴은 어제보다도 더 능란해 보였다. 한 번만 하겠다고 했으니, 사정을 참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본능에 맞닿은 생각마저 짐승의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이안 브란트:(가린 것 떼어내는 손길은 참으로 다정한데, 이어지는 허릿짓은 어찌 그리 다정과 거리가 멀었는지. 난폭한 쾌락에 못 이겨 대번 새된 신음성이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 벌어진 입술은 다물릴 줄을 모르고 당신의 바람대로 양껏 음란한 소리를 토해냈으니 이 성에 단 두 사람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오늘만은 가히 다행스러웠다.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허릿짓대로 흔들린다. 간헐적으로 깍지 낀 손을 강하게 쥐었는데, 그때마다 내벽을 좁혀댔으니 몸의 어느 곳이 예민한지 구태여 묻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신음 사이 섞인 말소리라곤 티엔…. 당신의 이름자뿐이니 정확한 요구는 아니었으나, 풀린 동공으로 당신을 쳐다보며 혀를 빼물었으니 원하는 바가 분명했다.)
첸 티엔:(당신의 감정이 솔직한 만큼 몸 또한 솔직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맞닿은 손아귀에 힘 들어가는 것이나, 내부 좁아 드는 것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기억에 새겨두었으니 이어지는 추삽질은 노골적이게도 당신의 예민한 부위만을 찧어댔을 것이다. 직전까지는 전립선을 짓누르기만 했던 성기가 극점을 정확히 찔러대기 시작했다. 당신의 사정을 부추기기라도 하듯 살소리가 거세어졌다.) 응, 이안…. (이제는 말로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안 브란트는 첸 티엔을 사랑하며, 사흘 뒤에도 당신과 자신은 서로를 떠나지 않을 것이며, 지금 이 순간은 당신이 제 입맞춤을 바라고 있노라고. 주둥이를 비비는 것 대신 혓바닥을 길게 빼내어 혀와 혀를 얽는다. 또다시 당신의 볼에 상처를 낼까 염려했던 탓이다.)
이안 브란트:아, 힉, 거기잇…. (제 느끼는 부분만 콱콱 눌리니 이성줄을 완전히 놓아버린다. 안 되는데, 이상한데…. 어제부터 당신의 밑에 파묻혀 뒷구멍 쑤셔지는 것만으로 가게 되었으니, 앞으로도 이런 것이 익숙해지면 앞으로는 느끼지 못하는 게 아닐지. 쾌감에 잠겨선 더럭 그런 생각에 이르기까지 했다. 그따위 외설적인 사고마저도 얼마 가지 못하고 열감에 잠식되었다.)
(혀 뒤섞이느라 막힌 신음이 줄줄 샌다. 서투른 와중에도 숨 애걸하듯 당신의 혓바닥을 따라가는 꼴이 우습기까지 했다. 헥헥거리며 짐승과 같은 음을 낸다. 젤을 붓지도 않았는데 성기에서 흐른 액으로 질걱거리는 소리와 살갗 부닥치는 소리까지 얽혀 공기를 채웠다. 흐으, 안, 안 대앳, 추삽질 거세어지니 혀 풀려 타액조차 삼키지 못했다. 안을 짓치는 성기과 내벽이 맞물려 살갗에 그 모양이 새겨질 것만 같다. 낭창하게 비틀리던 허리를 있는 대로 덜덜 떨어대더니, 재차 백탁액을 토정했다.)
첸 티엔:(등줄기를 타고 소름이 돋았다. 치밀어 오르는 사정감을 억지로 눌렀던 탓이다. 벌어진 입구며 내벽이 제 좆을 꽉꽉 물어대는 감각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이대로라면 행위에 중독될 것만 같았다. 짐승에게 번식을 허락해준 셈이니 어쩔 수 없지 않나. 배은망덕하게도 이 또한 당신의 탓을 했다. 내민 혓바닥으로 흘러내린 타액마저 핥아 올리고는, 좆을 빼내지 않은 채 당신의 허리를 붙든 채 몸을 뒤집게끔 했다. 안을 채운 물건이 내벽을 사정없이 긁었다.) 아직, 한 번도…. 못 갔어요, 저는.
이안 브란트:자, 자깐…. 아, 지, 지금, 움, 직이며언…! (사정 직후 민감해진 살갗이 온통 쓸리니 거의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 깊숙이 치받아대니 이상해져, 안 되는데…. 생각과 달리 말소리가 교성에 묻힌다. 상체는 시트 위로 맥없이 엎어져 하반신만 조금 치켜든 모양새가 된다. 어제보다 사정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진 듯한 느낌을 받았으나, 그저 제 몸이 버거워서인 줄로만 알았다. 당신이 사정감을 억누른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으니, 더, 기분 좋게 해드려야 해…. 좆이 물러났다가 밀려들 때마다 본능적으로 아래를 연신 조였다 풀기를 반복했다. 암컷으로서의 본능처럼.)
첸 티엔:윽, 이안…. 그렇게, 자극, 하, 면…. (말이 채 이어지지 않고 뚝뚝 끊겼다. 지나친 흥분 탓에 목 깊숙한 곳에서부터 끊임없이 가르릉거리는 소리가 새어 나오기도 했다. 정말 당신을 잡아먹기라도 할 것처럼 말이다. 좆을 처박을 때마다 입구가 좁아 드는 것이 요망하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양손으로 볼기를 잡아 골을 벌리면서까지 성기를 욱여넣었다. 동시에 상체를 숙여 당신의 몸을 짓누른다. 주둥이를 당신의 목에 가져다 대고 드러난 살갗에 코를 부볐다. 늘 단정하게 묶여 있던 검보랏빛 머리카락이 잔뜩 흐트러진 것마저도 마음에 들었다. 자신만이 볼 수 있는 모습이라 생각하니 더욱 좋았다. 자신만이 흐트러트릴 수 있는, 자신만의 암컷…. 상체 숙인 채 추삽질을 이었으니 행위가 이전보다 더 거칠어졌음은 말할 것도 없다. 기어이 당신의 손목을 잡아내 시트 위로 결박하듯 내리누른 것만 봐도 그랬다.) 이안, 이름…. 불러주세요.
이안 브란트:흐, 응…. 하, 지마안…. (바뀐 자세 탓에 성기가 여린 살을 모두 밀어내듯 콱, 처박히니 더 이상 말 내뱉지 못했다. 차라리 그게 다행이었다. 내놓으려던 말이라고는 아직 못 가셨는걸요. 안에 싸야 당신이 원하는 아이도 만들 수 있을 텐데…. 쾌락에 홀린 말들 따위였으니까. 모조리 입 밖으로 내놓았다가는 다음날 깨어났을 때는 차마 당신 얼굴을 보지 못하겠다고 울먹였을 게 뻔했다. 당장은 다른 이유로 울먹거리고 있긴 하니 아침이나 밤이나 다를 건 없는 듯하지만.)
(미약이 든 사과를 삼켰을 때보다 더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거칠어진 몸짓, 짓누르고 있는 무게마저 자극으로 받아들이니 달은 몸 어찌할 줄을 모른다. 그저 당신에게 깔려 신음이며 눈물을 줄줄 흘리다가, 간간이 절정하듯 몸을 덜덜 떨어댔다. 열락으로 뭉그러진 발음 겨우 당신의 이름을 속삭인다.) 학, 으응, 티, 티엔….
첸 티엔:(제 이름자 불리는 순간 더는 참을 수 없음을 직감했다. 마지막으로 좆을 깊숙이 처박은 뒤 허리를 떨었다. 기어이 진득한 액체가 내벽 가득 뿌려졌다. 깍지 낀 양손을 놓고 당신의 아랫배를 더듬는다. 볼록 튀어나온 것이 꼭 자신의 아이를 밴 것만 같아 묘한 충족감이 일었다.) 이번에도…. 해도 될까요? (그리고는 속삭인다. 다정을 표방했으나 욕망 숨겨내지 못한 말이었다.)
이안 브란트:(뱃속 가득 채워지는 순간 시트 위로 묽은 액을 울컥 쏟아냈으나 흑, 으으, 앓는 소리 낼 뿐 인지하지 못했다. 머릿속이 비워져 제 몇 번 간 것인지 짐작이 되지 않을 지경이다. 좆이며 정액을 받아문 속이 진작 더부룩했음에도 흉흉한 욕망을 감히 거부하지 못하겠어서, 얕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 의사를 묻는 듯하지만 제게는 그 다정한 속삭임이 꼭 이렇게 들렸다. 할게요, 하게 해 주실 거죠? 제가 질색한다면 구태여 몰아붙이지는 않겠지만, 제가 허락할 것을 이미 알고 있다는 듯 구는 모습이 전혀 ―오히려 나쁜 버릇을 더 들여놓고 싶을 정도로― 싫지 않았으니 과연 중증이었다. 잠긴 목소리로 슬며시 덧붙인다.) 사, 살살….
첸 티엔:으응…. 얼굴 보고 할래요. (금세 애교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그런 것치고는 이어내는 행동은 우악스럽기 그지없다. 당신의 허리를 붙든 채 재차 몸을 뒤집었다. 절정에 젖어 든 몸이었으니 좆이 안을 헤집는 것만으로도 쾌감 느낄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별다른 망설임조차 보이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이유는, 역시 벌써 나쁜 버릇이 들었다고밖에는 표현할 수 없겠다. 기어이 얼굴을 마주했다. 혓바닥을 내어 당신의 뺨을 샅샅이 핥아 올리고, 안을 채운 성기를 부풀리기 시작했다. 구멍 사이로 새어 나오던 정액도 더는 흘러내리지 않는다.)
이안 브란트:(그러라 대답하지도 않았는데 몸 뒤집히니 비명에 가까운 신음을 내질렀다. 정말이지 죽을맛이었다. 물론 대답은 반드시 YES였을 테니까 답을 듣는 거나 듣지 않는 거나 특별한 차이는 없다고 본다. 채워질수록 뱃속이 덜덜 떨렸다. 언제쯤 적응할 수 있을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눈물로 젖어 소금기 도는 뺨을 핥는 축축한 감각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진짜, 죽을 것 같은데. 오늘은 안 된다고 할 걸 그랬나…. 뒤늦게 후회했을지도 모르겠다. 졸음인지 무언지 모를 것이 밀려드니 다시 눈을 떠도 시야가 검다. 초점 맞지 않는 몽롱한 눈이 다시금 무겁게 감겼다. 축 늘어진 몸을 당신에게 맡길 뿐이다.)
첸 티엔:(이안? 자요? 으음, 벌써 피곤하신 거구나…. 따위의 말이 당신의 귓전에 내려앉았을 것이다. 복슬복슬한 털이 이불 대신 당신을 뒤덮었다.)
이안 브란트:(으응, 대답 같지 않은 대답이 입속에서 맴돈다. 일어나야 하는데. 따뜻하네…. 그래도 진짜 일어나야 하는데.)
(일어나야지.)
정신
기준치:65/32/13
굴림:94
판정결과:실패
(일어나야지. 라고 생각만 했다. 그대로 도로롱….)
▶:도로롱…. 아기는 금세 잠에 빠져듭니다.
▶:깜빡, 깜빡. 눈을 떠보면 아침입니다. 어제와 같이 곁에는 아무도 없네요. 보드라운 이불의 촉감만이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이안 브란트:(언제 잤더라. 어쩌다가 잤더라…. 머리를 굴리며 옆자리를 더듬어 봤다. 오늘도 옷은 잘 입고 있을까?)
▶:오늘도 보송보송한 잠옷을 입고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보송보송한 잠옷 만질만질….) 깨우시지. (라고 깨워도 안 일어난 사람이 말했다. 티엔이 남기고 간 말은 없을까? 주변을 두리번.)
▶:특별히 남겨둔 것은 없네요. 그러고 보니, 지난날 밤 성안에 서재가 있다고 했던가요? 그곳을 둘러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어요.
이안 브란트:(허리 짚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보나…. 나는 멀쩡할까?)
건강
기준치:65/32/13
굴림:88
판정결과:실패
죽을 것 같은데. (스르르 누웠다.)
▶:푹신한 시트와 이불이 당신의 몸을 에워쌉니다. 골골골.
이안 브란트:(거짓말이지? 첫날은 안 아팠잖아. 거짓말이지??? 이제는 별로 낯설지 않은 천장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전희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 한참 그렇게 지난밤을 후회?하며? 누워 있다가 느지막이 옷을 단장하고 서재로 어기적… 향했다. )
이안 브란트:
기준치:40/20/8
굴림:4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이안은 길을 헤매지 않고 곧바로 서재에 도착합니다.
이안 브란트:(오늘 길을 잃었으면 아마 성 어딘가에 엎어져 사흘 후 빈사 상태로 발견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다행이군. 서재의 문을 열어 내부로 들어갔다.)
▶:햇볕이 따스하게 비쳐 들어오는 공간입니다. 창문 근처에 커다란 의자가 놓여있고, 수많은 책장들이 나란히 늘어서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의자는 폭신한 의자일까?)
▶:척 보기에도 폭신해 보이는 의자네요.
이안 브란트:(의자가 보이는 순간 스르륵 의자에 앉는다.)
▶:아기햄스텨가 자신의 몸집보다도 큰 의자에 포옥 묻히듯 앉습니다. 다만 의자의 바닥 부근에는 이 놓여있었던 모양인지, 딱딱한 감촉이 먼저 느껴지네요.
이안 브란트:(몸 제대로 일으키지도 않고 꾸물꾸물 제 아래에 깔린 책을 꺼냈다. 표지를 살펴봐요.)
▶:미녀와 야수. 아기자기한 삽화가 그려진 동화책이네요.
이안 브란트:(동화책을 파라락 넘겼다. 원래 아는 동화책의 내용과 동일할까?)
▶:괴물은 진정한 사랑 앞에 저주가 풀려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특별한 것 없는 내용이네요. 당신이 아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안 브란트:(티엔도 원래는 인간이었다고 했었지. 인간으로 돌아가고 싶으시겠지? 아, 아닐 수도 있긴 하지. 어제 곧장 제가 잠드는 바람에 별로 얘기 나눌 시간이 없으니 아쉬울 따름이다. 진정한 사랑의 기준이 무언지는 모르겠어, 그렇지만…. 저와 당신이 가지는 감정도 사랑과 얼추 비슷하지 않은가? 의자에 앉아 따스한 볕을 만끽하다가 늘어진 책장 가까이로 다가갔다.)
▶:책장을 살펴보면….
이안 브란트:
기준치:40/20/8
굴림:59
판정결과:실패
응?
▶:모조리 평범한 책들 뿐입니다. 그렇고 그런 책은 보이지 않네요. 다행입니다. 많은 책장 중 유독 구석에 있는 책상의 색이 바래어 보이네요.
이안 브란트:(원래 그렇고 그런 책은 보이는 데 두지 않는 법 아닐까…. 어딘가 숨겨두셨을지두. -아니다.-구석에 있는 책상을 살펴봤다.)
▶:평범해 보이는 책장입니다. 다른 책장에 비해 책이 조금 덜 꽂혀있고, 손이 많이 탄 것처럼 군데군데 얼룩이 진 것을 제외하고는요.
이안 브란트:
관찰력
기준치:65/32/13
굴림:45
판정결과:보통 성공
▶:책장 옆으로 끌린 듯한 자국이 보입니다. 밀어볼까요?
이안 브란트:(밀어봅니다! 쭈우욱.)
이안 브란트:
근력
기준치:70/35/14
굴림:19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쭈우우욱.)
▶:아기햄스터가 자신의 몸집보다 큰 책장을 밀어낼 수 있을 리 없습니다.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책장이 밀려납니다.
책장이 밀리면, 좁고 어두운 계단이 드러납니다. 계단은 아래로 이어집니다.
이안 브란트:(저지짜로강해요.)
(계단을 내려 갑니다. 주변에 불 밝힐 만한 것이 있을까?)
이안 브란트:
기준치:40/20/8
굴림:91
판정결과:실패
(아기햄지는 회갈색의 무언가가 떨어져 있길래 해씨인 줄 알고 주웠으나 성냥이었습니다. 운이 좋게 초도 있어요.) 우와아.
▶:아기햄지가 성냥과 초를 발견합니다. 탐험에 재능이 있는 아기예요.
이안 브란트:(아기햄지는 멋진 탐사자가 되었다…. 초에 불을 붙여 계단 아래로 내려갑니다!)
▶:아기햄지는 촛불에 의지한 채 의젓하게 계단을 내려갑니다.
각종 책장과 더불어 선반 위로 수집품들이 가득 진열되어 있는 공간입니다. 바닥에는 마법진마저 그러져 있군요. 오랜 기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건지 곳곳에 먼지와 거미줄이 쌓여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선반 위의 먼지를 가볍게 털어내 살핀다.)먼지…. (엣취. 손등으로 코를 마구 문질렀다. 코가 꾸깃해졌다가 펴졌다.)
▶:각종 종이와 일기장, 의미를 알 수 없는 물건 등이 놓여 있는 선반입니다. 깃펜과 잉크병도 올려져 있으나, 잉크는 이미 다 굳어버린 것인지 뚜껑도 열리지 않네요.
이안 브란트:(누구의 일기장이지?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죄송해요 그치만 먼저 궁금하게 만든 사람 잘못 아닌가요 라고 생각하며 일기장을 펼쳤다.)
▶:먼지 쌓인 일기장입니다. 오래된 것인지 버석거리는 소리마저 나네요.
이안 브란트:(사이비의 냄새가 물씬 나는구나…. 일기장이 쓰인 연도는 대략 20년 전일까요? 확인해봐요….)
▶:대충 맞아떨어지네요.
이안 브란트:(문득 왕의 초상화를 떠올리며 물건을 확인했다.)
▶:기괴한 모습을 본뜬 작은 조각상들로 가득합니다. 닮은 모형이라곤 하나도 없네요. 모두 다른 생김새를 하고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
관찰력
기준치:65/32/13
굴림:74
판정결과:실패
(눈 부비적.)
관찰력
기준치:65/32/13
굴림:17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조각상 사이에서 펜던트 하나를 발견합니다.
이안 브란트:(펜던트의 모양을 확인했다.)
▶:티엔의 손목에서 보았던 문양과 똑 닮은 문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우연일까요?
이안 브란트:(아들한테 이상한 해 가게 만들지 마시고 혼자 벌인 일은 혼자 해결하시라구요 어른이잖아요 왕이잖아요…. 펜던트를 훔쳤다. 책장 방향으로 터벅터벅. )
▶:알아볼 수 없는 언어로 된 책들이 가득 꽂혀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읽으면 큰일날 것 같은데 내 착각일까? 갸우뚱?)
▶:착각은 아닌 것 같네요. 모독적인 내용이 적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안 브란트:(책을 펼치지 않고 시선을 내려 바닥의 마법진을 확인한다.)
▶:바닥에 새겨진 마법진입니다. 잉크를 사용한 것 같아요. 오래되어 보이네요.
이안 브란트:
관찰력
기준치:65/32/13
굴림:75
판정결과:실패
(하.)
(꾸시꾸시.)
관찰력
기준치:65/32/13
굴림:55
판정결과:보통 성공
▶:아기햄지가 짧동한 손을 들어 얼굴을 꾸시꾸시 문지릅니다.
색바랜 잉크 위로 다른 색의 잉크가 덧씌워진 것이 보입니다. 말라붙어있긴 하나, 비교적 최근에 그려진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뭐지? 응? 뭐지? 잉크 손으로 살살 문질러보나….)
▶:손끝을 따라 마른 잉크가 바스스 묻어나옵니다.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안 브란트:(마지막으로 지하실을 둘러본 후 서재로 올라갑니다.)
▶:먼지 냄새마저 느껴지는 지하실입니다. 볼 수 있을 만한 것들은 모두 살펴본 것 같아요. 당신은 다시 서재로 올라옵니다. 여전히 햇빛이 새어 들어오고 있네요. 따스합니다.
이안 브란트:(서재에서 마녀나 종교에 대한 책을 몇 번 찾아 읽었다. 실은 몸은 피곤하며 해는 따스하지, 의자가 폭신하며 어려운 내용이 잔뜩이니 책을 쥐고 꾸벅꾸벅 조는 시간이 더 길었다. 이후에는 지하실에서 먼지를 뒤집어 쓴 기분이니 방으로 돌아가 목욕부터 하기로 했다. 목욕 중 진정 아래가 찢어지진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입구를 더듬어 보기도 했다. 묘하게 아린 감각을 느끼며 오늘밤은 그렇고 그런 짓은 일절 하지 않고 당신과 오붓하게 대화만 나누기로 결심했다! 목욕이 끝난 뒤로는 다시 부엌으로 가 두 사람 몫의 음식을 준비했다. 특별히 불까지 썼으니 어제보다 차린 것이 거한 편이다.)
(음식을 준비했을 때 촉촉…해지던 눈을 잊지 못했으니 오늘은 조금 더 실력을 부려볼까 싶었으나…. 그도 평범한 요리실력을 가졌을 뿐 퍽 대단하지는 않았으므로 꽤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그러나 밤이, 당신이 오기까지는 시간이 넉넉하였으니 문제될 것은 없었다. 하여간 오늘의 메뉴는 우유가 들어간 감자스프와 하얀 빵, 잘 구운 소고기와 쪼끔 탄 야채, 그리고 과하게 단 사과파이―실은 제일 쉬운 초코머핀을 만들어 보려고 했으나 동물에게 초콜릿은 치명적이라고 들었기에!― 였다. 어제보다 식사다운 식사였다. 주방의 뒷정리까지 말끔히 한 뒤 방으로 올라가 당신을 기다린다. 지하실에서 훔쳐온 펜던트를 만지작거리며. 잠시 생각했다. 이 성은 당신의 것이고, 당신은 제 남편이다. 그렇다면 이 성에 있는 물건도 제 물건이나 마찬가지이니 펜던트도 훔쳐온 것은 아니라고….)
▶:방으로 올라와 티엔을 기다리면, 어느새 하늘이 컴컴해집니다. 거센 바람이 방 안에 들이닥칩니다. 이전과 같이 커다랗고 검은 물체가 들어와 바닥에 나뒹굴더니, 이윽고 짐승의 형상을 띱니다.
첸 티엔:(어제보다는 안정된 표정이었다.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당신에게 다가선다.) 이안, 잘 지내고 계셨어요?
이안 브란트:저 아파요오. (침대맡에 앉은 채 양팔을 벌린다.)
첸 티엔:(눈 동그랗게 뜬 채 서둘러 당신을 끌어안았다. 등을 도닥이며─더듬는 것에 가깝긴 했다─ 제가 확인하지 못한 상처가 있는지 낱낱이 훑었다.) 어디가요? 많이 안 좋으세요? 의원을 부를까요?
이안 브란트:아뇨, 아뇨…. 당신이 안아줘서 다 나았어요. (진정하라는 듯 당신의 등을 통통 두드리며 어깨에 뺨을 비빈다.) 당신은 오늘 잘 쉬셨어요? 어제 깨워도 됐는데.
첸 티엔:(그제야 안도하며 당신을 꼬오오오옥 끌어안았다.) 으응. 많이 피곤해 보이셔서 일부러 안 깨웠어요. 어제는…. (잠시 머뭇거린다.) 제가 잘못한 것도 많잖아요. (끼이잉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이안 브란트:괜찮아요, 다음부터 천천히 하기로 했으니까. (결국 충분히 즐겨버린? 쪽이 이쪽이기도 하니까…. 손이 슬그머니 척추선을 타고 내려가더니 꼬리를 살며시 붙잡았다. 폭신폭신.) 아, 참. 식사하세요. 식사를 하기엔 조금 늦은 시간 같기도 하지만…. (당신을 떼어놓고 차려놓은 테이블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첸 티엔:응? 식사라면…. (테이블 쪽으로 시선을 두었다. 다시금 당신을 바라보았다. 또다시 테이블을 바라보고, 당신을 바라보고…. 촉촉해졌다. 데자뷰일까?)
이안 브란트:응? (촉촉해졌다.) 울지 말구우…. 더 식기 전에 먹어요, 우리. (당신의 손을 꼭 붙잡고 살랑살랑 흔들었다. 올망졸망 상태인 당신을 테이블 앞에 앉힌 뒤 당신의 건너편에 마주보고 앉았다. 포크와 스푼을 하나씩 당신의 앞에 놓아주며 묻는다.) 못 먹는 음식 있어요? 있으면 다 말씀해 주세요. 나중에 참고하게….
첸 티엔:(저항 없이 포크와 스푼을 주워 들면서도 촉촉한 눈은 마를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음, 없을 거예요. 아마도…. 적어도 여태까지 먹은 것 중에서는요. (울망울망. 상태로 포크를 입에 물고 우물거렸다. 당신이 이틀씩이나! 자신을 위해 요리를 해주었다는 것이 못내 감격스러웠던 모양이었다. 다만, 그 감격이 과한 나머지 입 안에 넣었던 포크가 너덜너덜해지고 휘어진 채 세상 밖으로 나왔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이안 브란트:초콜릿이나 매운 것도 먹을 수 있을까요? (이거 중요하다! 하나 준비한 나이프로 애플파이를 큰 조각으로 잘랐다.) 이건 좀 달아서 안 드셔도 괜찮…. 앗. (생을 마감한 포크에게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가진 뒤 슬그머니 당신 몫의 포크를 제 앞으로 가져왔다. 그 대신 제 포크로 직접 고기를 콕 찍어 당신의 앞으로 밀어주었으니 다정한 신혼부부의 모습이 연출된다.)
첸 티엔:초콜릿은 좋아해요. 매운 요리는 먹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네요. 향신료를 그냥 먹긴 좀 그래서 시도해보진 않았거든요. (헤헤…. 상태가 되어 당신이 내민 고기를 쏙 받아 문다. 꼭꼭 잘도 씹어 삼키고는 애플파이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꼬리가 프로펠러처럼 흔들렸다.) 저 단 거 좋아해요.
이안 브란트:그래요? 그럼 내일은 초코 머핀을 해드릴 수 있겠네요. 향신료 들어간 요리도 시도해 볼게요. (저 또한 같은 포크로 고기를 한 점 집어먹는다. 야채의 탄 부분을 나이프로 싹싹 바르다가 시선이 당신 뒤편의 꼬리로….) 많이 달지 싶은데…. 못 먹을 정도면 뱉어요. 아. (손으로 집어든 사과파이를 입 앞에 가져다 댄다.)
첸 티엔:내일…. (읊조리는 것도 잠시, 수줍은 양 웃어버리고 만다. 사과파이를 받아먹는 것 대신 고개 살짝 물린 채 물었다.) 약속했던 사흘은 오늘로 끝이잖아요. 그런데도 내일을 기약해주시네요.
이안 브란트:저 팔 떨어질 것 같아요. (무어라 대꾸하는 대신 괜한 엄살을 부린다. 가만 웃을 뿐이다.)
첸 티엔:(재차 웃는다. 짐승의 낯임에도 행복에 가까운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뒤늦게 입을 벌려 파이를 받아먹는다. 무척 달았으나 제 입맛에는 꼭 맞았다.) 맛있어요. 당신도 드셔보세요. (포크는 보내버렸으나 아직 나이프는 남아 있었다. 제 몫의 나이프를 들어 파이를 한입 크기로…. 조각내기는커녕 파괴해 버렸다. 과하게 힘을 주었나 보다. 순식간에 귀가 추욱 처졌다.)
이안 브란트:(당연한 것을 굳이 입에 담을 필요는 없었다. 내일도 이와 같은 행복은 계속될 것이다. 어쩌면 오늘보다 내일이, 내일보다 모레가 더 행복할지도 모르지. 파괴된 애플파이를 보며 상념이 멈춘다. …이쯤되면 접시가 깨지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괘, 괜찮아요. 잘게 잘 잘라 주셨네요. (얼른 당신을 달래며 파이를 스푼으로 떠서 쪼금 주워 먹?었다.) 엄청 단데…. (스르륵 스푼을 내려놓았다.) 진짜 맛있나요?
첸 티엔:(당신이 달래준 뒤에야 기운을 되찾았다. 이어지는 갸우뚱.) 맛있기만 하던걸요. 이안은 단 걸 잘 못 드시는 편인가요? (스푼을 제게 달란 듯 손을 내밀었다.)
이안 브란트:(1초? 정도? 머뭇거렸지만 스푼을 당신에게 건네주었다. 스푼의 명복을 빌게 되는 상황은 생기지 않길 바라는 수밖에….) 잘 못 먹는 편이네요. 그러니까 파이는 당신이 다 드셔주세요. (물론 남기셔도 되고요! 얼른 덧붙인다.)
첸 티엔:(흠.)
근력
기준치:80/40/16
굴림:37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와작.)
이안 브란트:요즘 식기들이 다 약하게 나오는 편인가 봐요. (애써 포장했다.)
첸 티엔:(끼잉. 우그러진 스푼을 이용해 용케도 파이를 싹싹 긁어먹었다.) 오늘은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셨나요? 제가 함께하지 못한 당신의 시간도 알려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안 브란트:으응 그런데 너무 궁금해서 그러는데 다시 펴는 거 먼저 보여주시면 안 되나요? (스푼에 시선 고정….)
첸 티엔:음.
근력
기준치:80/40/16
굴림:62
판정결과:보통 성공
(반듯하게. 펴냈다.)
이안 브란트:우와아. (짝짝짝 박수를 쳤다.)
첸 티엔:(헤헤.)
이안 브란트:(손 뻗어서 머리 복실복실 만져준다.) 아, 그러고 보니까 오늘은 서재를 갔는데요…. 혹시 서재에 있는 지하실, 알고 계세요?
첸 티엔:(복복복복복. 대충 저녁을 마무리 지었으니 의자를 당겨 당신의 옆에 앉았다.) 네에. 아버지의 비밀 서재였거든요. 들어가 보셨나요?
이안 브란트:(역시 그렇구나….) 네에, 궁금해져서 그만. 말 안하고 들어가서 죄송해요. (힐끔힐끔 눈치를 봤다.)
첸 티엔:(전혀!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오히려 당신의 사과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 성안에 당신이 둘러보지 못할 곳은 없어요. 그러니까, 그으…. 저희는, 부부잖아요?
이안 브란트:으응, 그건 그렇죠. (당신의 팔에 찰닥 붙었다. 사실 이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거길 구경하다 보니까 어느 정도….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알 것 같던데. 가족 분과의 소식은 끊긴 건가요?
첸 티엔:으응…. (추욱 처졌다) 매일같이 식자재를 챙겨주시는 분 말이에요, 아버지의 명을 따르는 분이세요. 그런데 여태껏 편지 한 장 전해 받지 못했으니까…. 아버지도 제가 괴물이 된 게 싫으셨던 거겠죠?
이안 브란트:(사실 내가 해야 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고 혁명 아닌가? 어떤 결심을 할 뻔했다.)
당신이 저주를 받게 된 것도 결국은 아버지의 문제인 거잖아요…. (잠시 입술을 비죽였다.) 그런 가족은 신경 쓰지 마세요. 이제 저만이 당신의 가족이니까…. (팔 위로 뺨을 비빈다.)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으신 거라면 우리 같이 방법을 찾아 봐요.
첸 티엔:(당신의 머리 위로 제 턱을 포옥 기댔다.) 당신이 저를 사랑해주시기만 한다면…. 저는 인간이 될 수 있을 거예요. 아마도요.
이안 브란트:(턱도 폭신하군….) 아마도?
첸 티엔:마녀는 그렇게 말했으니까…. 그렇지 않을까요? (우물우물.)
이안 브란트:그렇구나아. 그럼 머지않아 돌아오시겠네요. (당연한 듯 말했다. 이따 턱도 긁어봐야지, 같은 것이나 생각하면서.)
첸 티엔:저를 사랑하시나요?
이안 브란트:저느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랑 두 번씩이나 몸 겹치는 취향 없어요. (농조로 대꾸했으니 참 무드 없었다.)
첸 티엔:(또다시 끼이잉 소릴 냈다. 당신의 사랑은 특별한 말이 오가지 않더라도 느낄 수 있었다. 애정 어린 눈빛만으로도 그랬다. 그러나 한 번쯤은 언어로 된 사랑을 듣고 싶은 것도 사실인지라, 결국은 고집을 부리고 만다.) 그럼, 사랑한다고…. 말해주시면 안 되나요?
이안 브란트:(사랑하는 이의 귀여운 요구였다. 못 들어줄 이유가 하나 없으나 애처롭게 낑낑거리는 소리가 퍽 귀여웠던 탓에 입을 여는 데까진 조금 뜸을 들였다. 슬그머니 당신의 양뺨을 붙드니 검은 눈동자에는 당신의 모습이 모두 담겼다. 촉촉한 콧잔등에 입을 맞춘 뒤 나긋하게 속삭인다.) 사랑해요. 당신이 어떤 모습이든 같이 살고 싶어졌어요. (짧은 간극 뒤 웃는다.) 저도 부탁이 있는데.
첸 티엔:(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혀를 내어 헥헥거렸다. 기나긴 산책을 마치고 잔뜩 행복해진 채 돌아온 반려동물마냥 말이다. 정신마저 짐승이 되어버리기라도 한 것인지, 원.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외로움을 거쳐 기어이 마주하게 된 사랑은 제게는 과분할 정도의 크기였다. 짧은 며칠 사이 과도하게 느낀 행복 탓에 당신의 손길 닿을 적이면 기분마저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뭐든 들어드릴게요. 그러고 싶어요.
이안 브란트:(행복하게 웃는 당신을 답싹 끌어안더니만 슬그머니 무릎 위에 올라앉기까지 했다. 그러고는….) 결혼식! (단 세 음절을 내뱉었다. 첫만남의 기억은 썩 나쁘지 않았으며, 첫날밤의 기억은 좋기까지 하다. 앞으로도 두 사람의 처음은 기쁜 일들로 채워질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결혼식엔 좋은 기억이 단 하나도 없었다. 말이 좋아 결혼식이지, 신부의 장례식이나 다름없었다. 저를 불쌍히 여기는 시선과 애통한 울음 소리로 가득찬 의례가 어떻게 결혼식인가? 심지어는 신랑도 없었는걸.) 안 한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결혼식은 결혼의 시작이나 다름 없는데, 시작부터 좋은 기억으로 채워주시면 안 될까요? (결국 말의 요지는 당신과 제대로 된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는 것. 성대한 장소도, 많은 사람도 필요없다. 당신만 있으면 된다.)
첸 티엔:(반사적으로 당신의 허리를 감싸 안는다. 자신이 짐승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또 처음이었다. 제 다리가 푹신해서, 방석 없이도 당신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어 다행이다. 그동안은 제 모습을 혐오하기만 했다. 늘 움츠러들었으며 거울을 보는 것조차 두려워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당신의 눈 안에 비친 제 모습이 썩 마음에 들었다. 당신이 바라봐주는 자신이기에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다. 그러니 당신의 곁에서, 당신의 남편으로 살아가도 될 것 같았다. 이제는 말이다.)
성안에…. 연회장이 있을 거예요. 내일부터 우리가 그곳을 꾸며보는 건 어떨까요? (명백한 승낙이었다. 성대한 장소도, 많은 사람도 필요는 없다지만 부부의 첫 기억을 초라하게 만들고 싶진 않았다. 엉성할지언정 서로의 손으로 식장을 꾸미는 것마저도 즐거운 추억으로 남게 될 테지.)
이안 브란트:(당신의 입으로 내일을 담는 것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언제든 돌아갈 수 있게끔 길을 터주면서도 내심 떠날까 전긍하던 모습 보이던 게 엊그제인데. 당신이 저를 믿을 수 있는 이유는, 내가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당신이 나를 사랑하기 때문임을 안다. 사랑이란 그런 거잖아.) 솔직히 말이에요, 여기 이 성에 하나 흠이 있다면 과하게 넓다는 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이젠 전부 마음에 드네요. (네, 그렇게 해요, 대답하며 아이처럼 헤헤 웃는다. 이곳엔 당신과 쌓을 수 있는 추억이 한가득이다. 아마 내일부터는 많이 바빠지게 될 것 같다.)
첸 티엔:이젠 당신이 이 성의 안주인이잖아요. 넓은 곳도 같이 채워나가요. (당신의 뺨 위로 주둥이를 비볐다.) 오늘도 끌어안고 자도 될까요? 그리고…. 내일 아침에도, 같이…. (슬그머니 눈치를 봤다.) 있어도 될까요?
이안 브란트:(안주인. 잠시 사고가 멈추었다가,) 맞죠, 응. 맞긴 하지. (다시 멀쩡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끌어안고만 주무신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옆구리를 콕 찔렀다. 당신이 입을 열기 전 서둘러 답을 마저 잇는다.) 좋아요. 끌어안고 자는 것도, 아침까지 같이 있는 것도.
첸 티엔:(찔리는 것이 있기는 한지 맥없이 헤헤 웃기만 한다. 그대로 당신을 번쩍 안아 들고 침대로 향했다. 푹신한 시트며 털에 당신을 뒤덮듯 끌어안았다.) 자기 전에 마지막으로, 또 사랑한다는 말이 듣고 싶어요.
이안 브란트:(발이 붕 뜨는 감각에 얼른 당신의 목을 껴안았다. 시트 위에 누운 후에도 팔을 풀지 않았다.) 사랑해요. (눈을 꿈벅.) 저도 듣고 싶어요오.
첸 티엔:(곧장 혓바닥을 내어 당신의 뺨을 축축하게 핥아올렸다.) 저도 사랑해요. 제게 넘어와 주셔서…. (어깨를 잘게 떤다. 첫날밤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리기라도 한 모양.) 감사해요.
이안 브란트:으응, 꼬셔주셔서 감사해요. (부러 놀리듯 답한 뒤 웃는다.) 편지 보내주신 것도요. 청혼서요.
첸 티엔:그건 정말 제 생애 가장 옳은 선택이 될 거예요. (제 손으로 행복을 선택한 셈이지 않나. 진심 담뿍 담아 말했다.) 오늘은 무리시키지 않을 테니까, 일찍 주무세요. 그리고 아침에 다시 만나요.
이안 브란트:(이안 브란트 또한 이 성에 남기로 결심한 것이 아마 생애 가장 옳은 선택이 되겠지. 보드라운 털 위로 뺨을 비비며 생각한다. 무리 시켰다는 자각은 여전히 있으시군…. 오늘 했다가는 진짜 죽을 것 같으니 재워줄 때 얌전히 자기로 했다.) 으응, 제 꿈 꾸세요.
▶:당신은 기꺼이 검은 괴물을 끌어안고 사랑한다고 속삭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어두운 구름이 개인 어스름 무렵, 하늘에서 따스한 햇살이 방안으로 스며들어 두 사람을 비춥니다.
티엔의 손목에 새겨졌던 검은 문양이 사라지며 그를 둘러쌌던 오래되고 끔찍한 저주가 풀립니다.
잠에서 깨어난다면 조금은 놀랄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의 짐승이 인간의 모습을 한 채 곁에서 잠들어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서로를 끌어안을 수 있을 거예요. 이제는 아침을 함께하기로 했으니까요.
그 날 이후로 몇 밤이 지나가도 티엔이 두 번 다시 괴물로 돌아가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사랑으로 말미암아,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그림
▶:첸 티엔, 이안 브란트, 생환.
저주가 풀린 첸 티엔은 평범한 인간이 되어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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