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클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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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7th fanmade scenario
내일은 당신의 결혼식 날입니다.
네, 상대의 얼굴도 모르고 이름과 그 상대 집안의 명성만 익히 들어 알 뿐인 마음 없는 정략 결혼 말입니다.
이 지진한 시대의 결혼은 대체로 그런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가문의 명성.
그걸 유지하기 위해 감정을 팔아서…
그러나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저택의 모든 이들은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바쁩니다.
당신을 위한 예복과 함께 저녁에는 결혼을 축하하는 파티까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는 상당히 피곤한 일정입니다. 휴식 시간은 거의 주어지질 않는군요.
모두 이 결혼과 축하연을 기뻐하고 있습니다…
아니. 모두는 아닌가.
문간에서부터 당신을 응시하는 시선이 느껴집니다.
정략 결혼이라는 소식을 접할 때부터 늘 어두운 낯이던 단 한 명.
이안 브란트.
봐요. 지금조차.
아주 조금도 기쁘지 않은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잖아요.

주인 어른께서 도련님의 파티 준비를 도우라 말씀하셔서요. (자리에 앉아있는 당신의 뒤로 와서)
첸 티엔:(그대로 고개를 젖혀 당신을 본다. 투정부리듯 투덜거렸다.) 준비할 게 있나요? 대충 하면 안 되나…. 다 귀찮아요.

첸 티엔:굳이 그러고 싶지는……. (잘 보이고 싶은 상대는 따로 있는데요. 뒷말은 흐린다.) 어디 아픈 건 아니죠? 목소리에 힘이 없네.

첸 티엔:음~…. 어떨 것 같은데요? (의자에 깊숙이 기댄다. 얼핏 불량스럽다 느껴질 법한 자세였다.) 네가 바라는 대로 답해 줄게.

첸 티엔:(잠자코 듣기만 한다. 입술을 달싹인 건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였다.) 솔직히…, 내키지는 않아요. 당신 기분을 맞춰주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 진짜로요. 그런데…. 어쩌겠어요? 해야만 하는걸~ 그게 내 쓰임이잖아요.

첸 티엔:다 알면서 묻지 마, 응? (튀어나온 본심. 일순 당혹스러운 낯이 된다. 등을 보여서 다행이지. 한숨을 삼키고 손을 들어 입가를 문지른다. 고집스레 비워 둔 약지가 눈에 띈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랑, 당신을 비교할 수나 있겠어요~? 함께 보낸 세월만 몇 년인데요. (능청을 곁들여 과장스레 포장한다. 평소와 다를 바는 없었을 터다.) 그 사람은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잖아요. 무얼 바라는지도.

첸 티엔:(답하지 않는다. 대신, 고개를 돌려 당신의 안색을 살핀다. 부연을 요구하는 눈치였다.)
이안을 향해 심리학 판정이 가능합니다.
첸 티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2 |
| 판정결과: | 실패 |
티엔은 '이안이 유난히 피곤해하지 않나?' 하는 의문을 갖습니다.
첸 티엔:…들어보고 결정할래요. 뭘 하시려고요?

하인: 티엔 도련님,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말을 전하고는 다시 돌아가)

첸 티엔:(뚱… 앉은 채로 내민 손을 바라보기만 한다.) 가기 싫은데~…. 그래도 보내실 거죠?

첸 티엔:당신은 늘 기다리기만 하네요. (느적느적 손을 뻗는다.) 그래요, 어쩔 수 없으니까. 가요.
저택의 홀과 거대한 앞 정원에는 사람들이 벌써 모여 웃으며 당신의 결혼을 축하합니다.
당신의 곁을 당연하게 지키고 선 이안이 유지하는 침묵만이 이 상황에서 유일하게 안기는 고요입니다.
주위는 어디를 보아도 왁자하기만 합니다.
몇몇 귀족들이 다가와 왁자하게 무어라 무어라 떠들어댑니다.
당신을 향해 인사를 건네며 큰 소리로 말합니다.
귀족: 오랜만일세, 티엔! 자네가 어렸을 때부터 영특하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린튼 가와 결혼을 하다니, 이건 정말 경사로군!
그 집안은 예로부터 아주 유명하지 않았나.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쥐었다고 말이야. 남은 건 만사형통이겠어!
첸 티엔:(린튼 가였군용….) 하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 아직 결혼식을 치르지도 않았는데요~. 축사를 듣기에는 이르군요. 그 축하는 신부와 함께 받도록 할까요. (……이런대화하기싫어요~!!)
그렇게 대화를 하고 있자면… 있는대로 아는 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양반들, 본 기억이 없습니다. 잘 나가는 것 같으니 일부러 친하게 구는 거겠죠.
몇 마디를 더 말하곤 손님들 속으로 사라집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초대된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무어라 대화하고 있는 것이 들립니다.
첸 티엔: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5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그러고 보니 린튼 가에서 근래에 실종자들이 늘어났다지?
???: 결혼식 날짜가 발표된 이후에 계속 그렇다더라고. 무슨 마가 껴서, 이 경사스러울 때에…
??: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지. 그도 그럴게 결혼이잖나.
대화를 듣고 있노라면 티엔을 알아본 몇 사람이 웃으며 다가옵니다.
이번에는 또 뭐라고 인사하려는 셈일까요.
결혼식의 주인공인 당신을 놔줄 생각인 이가 단 한 명도 없나봅니다.
대인 기능 판정을 통해 적당히 사람들을 돌려보낼 수 있습니다.
첸 티엔: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11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진짜 보내고 싶었나보다 ....)
앞에 모인 사람들을 다 돌려보내고 나면,
그제야 저 먼 발치에 있는 결혼 대상 집안 사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린튼 가.
첸 티엔: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96 |
| 판정결과: | 실패 |
(,,,관심이 없었어요)
:문득 티엔은 린튼 가에 관한 소문을 떠올립니다. 가장 명예로운 집안! 왕족과도 줄이 이어져있다 했던가요.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쥔 가문. 그러나 희한하게도 저들에 대한 정보는 많이 개방되어 있지 않다고 합니다. 가문 구성원조차 전부 공개하지 않으니 말 다했죠. 다만 조금 미친 이들이 많다 했던가? 불미스러운 소문은 그 정도입니다.
친척: (티엔을 보고는 웃으며 다가와) 티엔, 린튼 가 사람들께 인사해야지. 이제 사돈인데 말이야.
첸 티엔:(이안 흘긋 봐요….)
그러는 중에도 곁에 선 이안은 린튼 가를 보자마자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냅니다.
당신 앞에서는 드문 일이죠.

첸 티엔:…갑자기 왜 그래요?

첸 티엔:그래요, 그럼. (안 그래도 부담스러운 차였다. 슬그머니 손을 뻗어 당신의 소맷자락을 잡아당긴다.) 인상은 쓰지 말고. 날 보면 되잖아.
(그리고는, 금세 난처한 표정을 꾸며 내며 친척에게 말을 붙인다.) 죄송해요, 몸이 좋지 않아서…. 오늘은 일찍 들어가 보려고요. 결혼식에 차질이 생기면 안 되잖아요. 그렇죠?
친척: 이런, 내일의 신랑께서 몸이 좋지 않다니, 안될 일이지. 허나 바로 들어가는 것은 예의가 아니니, 배우자 될 사람과만 간단히 대화하고 들어가도록 해. 그 정도는 괜찮겠지?
첸 티엔:(ㅠ.ㅠ)
(ㅜ.ㅜ)
친척: ^__^
첸 티엔:네에……….
:친척은 티엔의 등을 떠밀며 린튼 가가 있는 쪽으로 향합니다. 그러면, 단단히 불편한 기색의 이안은 결국 저 치들을 마주하는 것조차 질린다는 양,

:하며 자리를 뜹니다. 린튼 가 사람들이 모인 곳에 다가가면 그들은 반갑게 당신을 맞이합니다.
린튼 가의 사람: 이게 누구야, 우리 새가족 될 사람 아니야!
만나서 정말 반갑네.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더 총명하고 영특하게 생겼군.
:린튼 가의 사람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첸 티엔:(……미련 어린 눈으로 정원 힐끔 보고…, 린튼 가 사람들의 안색을 살펴봅니다…. 이상한 소문이 도는 것치고는 낯빛이 밝은지, 뭐 그런 것들을요.) 너무 띄워주시니 부끄럽네요~….
:린튼 가 사람들을 자세히 살피면, 대부분 눈동자가 흐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째서인가 눈밑이 거뭇하고 대다수 낯빛이 창백합니다. 햇빛을 오래 보지 않은 사람처럼. 혹은 잠을 오래 자지 못한 사람들처럼.
티엔의 곁에 선 친척은, 당신의 몸이 썩 좋지 않음을 전하며 자세한 이야기는 내일 하자고 말합니다. 그들은 못내 아쉬운 표정을 짓다가, 곧 당신의 배우자 될 사람을 부릅니다.
린튼 가의 사람: 헤더, 헤더 린튼!
:그렇게 나타난, 처음 마주하는 결혼 대상자는 다른 이들과는 달리 썩 말끔한 낯으로, 아름다운 미소를 짓습니다.
헤더 린튼: 안녕하세요, 처음 뵙네요.
첸 티엔:(그 미소 위로 다른 이를 덧그린다. 덕분인지, 마주 웃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반갑습니다, 헤더 양. 조금 더 일찍 인사를 드렸어야 했는데, 제가 좀 늦었네요.
:인사를 나누다 보면, 헤더 린튼의 어깨 너머 정원으로 통하는 입구에서 고요하게 당신을 응시하는 이안의 얼굴이 … 무슨 표정인가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입매가 굳은 상태임은 확실합니다. 원하지 않음을, 이 순간을 바란 적이 단 한 번도 없음을 극렬히 드러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과 헤더 린튼을 빤히 응시하고 있습니다. 마치 감시라도 하듯이.
찰나입니다. 귓가에 내려앉는, 두 사람만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속삭임.
헤더 린튼: 당신의 친구가 굉장히 당신을 아끼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관리는 좀 해 두셔야겠어요? 저게 사심이 섞인 거라면 저희 쪽은 썩 달갑지 못하니까.
:그렇게 드러내는 웃음은 어딘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습니다. 불쾌감이 문득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첸 티엔:그런가요~? (빙글거리며 웃는다.) 죄송해요, 무슨 의도로 말씀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왔으니 서로를 아끼는 건 당연하죠. 헤더 양께서 신경 써 주실 부분은 아닌 것 같군요.
헤더 린튼: 그래요. 내일부터 당신의 배우자가 될 사람은 저니까요. 그러고 보니 몸이 좋지 않다고 하셨나요, 인사는 이 정도면 되겠죠. 어서 들어가 보세요.
:정중히 인사한 미래의 배우자는 곧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갑니다.
이안이 기다리는 정원으로 갈 수도, 혹은 그냥 돌아가거나 이 파티를 더 즐길 수도 있습니다.
첸 티엔:(……이안을 보러 갑니다!)
정원에 나오기 무섭게 고요가 찾아옵니다.
시끌벅적하던 파티홀 내부와는 상반되는 분위기입니다.
이안의 분위기는 아까보다 더 온화해진 것 같습니다.
시간은 밤 9시고 달은 보름달이네요.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해 별이 쏟아질 듯 무수히 많습니다.

첸 티엔:(터덜….) 그래 보여요?

첸 티엔:당신이 굉~장히 나를 아끼는 것 같다던데요.

(문득 손을 내밀며) 춤은 안 추고 용케 빠져 나오셨네요.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 모두가 도련님과 그 신부 될 사람을 주목하고 있던데요. 무슨 대화를 하는지, 춤이라도 추지는 않는지….
첸 티엔:……. (문득 입을 꾹 다문다. 답지 않게 시선을 돌리기도 했다.) 뭐~…. (입가를 매만지다가도 내민 손을 붙잡는다. 여전히 시선은 먼 곳에 둔 채다.) 적당히 둘러대고 나왔어요. 그나저나~ 그렇게 날 두고 가버리면 어떡해요? 같이 있어 주셨어야죠!

첸 티엔:농담도. (가벼이 웃어넘긴다….) 그러게요, 실감이 안 나네. 이렇게 정원을 거니는 것도 마지막이 되려나요.

첸 티엔:나도 그래요. (머뭇거리더니, 조심스레 묻는다.) ……오늘은 계속 같이 있어 줄래요? (망설임은 금세 흩어진다. 부러 주절주절 덧붙였다.) 예전엔 자주 그랬잖아요. 내가 당신을 참 많이 괴롭혔던 것 같아요~ 틈만 나면 잔심부름을 시키질 않나……. (불 꺼 줘, 이불 덮어줘, 잘 자라고 해 줘…, 별의별 걸 다 조르곤 했지.) 귀찮지는 않았어요?

첸 티엔:지금도 네 곁에 있어.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떠나지 마. 결혼하지 말아줘. 계속 내 곁에 있으면 되잖아. 티엔. 결혼하지 마, 제발….
첸 티엔:……그럴까? 이대로, 계속, 네 곁에 있을까…. (바람뿐인 말을 건넨다. 고개가 땅으로 떨구어졌다.)
곧 돌아갈 시간입니다.
파티도 어느 정도 끝무렵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밤이 지나면 당신은 정말 결혼식에 참여하게 되겠지요.
결혼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배우자가, 생긴다는 의미입니다.
이 사실은 당신도, 이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도, 그리고 심지어 이안마저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겠죠, 이안이 당신을 붙잡는 건.

첸 티엔:……왜? (붙잡힌 채로 시선을 마주한다. 하늘天빛 눈 속에는 오롯이,) 이안, 영원을 바란다고 말해. 그렇다고 말해줘. 응?

우정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당신을 원하는 것도 아니고. (절박하던 목소리가 잠잠해진다. 종내 당신의 손을 놓고, 돌아선다.)
첸 티엔:(첸 티엔은 이별에 의의를 두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러니 멀어지는 인연을 아쉬워한 적도, 붙잡아본 적도 없었다.) ……이안, 브란트! (그러나, 힘껏 손을 뻗고, 매달린다. 당신이 그의 첫 예외가 되었다.) 같이 있어 준다고 했잖아요. 잠들 때까지는 곁에 있어 주신다면서요….
뒤돌아 선 이안을 붙잡던 티엔은, 무언가 발견합니다.
첸 티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옷으로 감춰진 목 부분에 희미한 상처가 있음을 발견합니다. 그러고 보니 팔뚝에도…….

첸 티엔:(당신이 하는 양을 가만 바라보더니,) ……기어이 나를 이기적인 사람으로 만드는구나, 네가. (질책을 떠넘긴다. 비겁한 행위였다.) 당신이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알고 있어요. 나, 그렇게 눈치 없는 사람은 아니잖아요. 우리가 같은 마음이라는 것쯤은……. (뒷말은 흐린다. 일그러진 눈가를 풀어내고자 제 뺨을 문지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 상처들은? 어떻게 된 거예요?

(심장이 요동친다. 놀란 눈으로 당신을 마주하는 것도 잠시, 몰아치는 감정을 겨우 죽이고 묵묵히 입을 연다.) …착각일 겁니다. 제가 불안한 상황을 앞두고 도련님을 흔들어 놓아서… 그래서 착각하시는 거예요. (마냥 기뻐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사랑할 수 있으면 좋았을 텐데.) 상처는, 별 거 아니에요. 그냥 부주의한 탓에요.
첸 티엔:…착각이길 바라?

정말 같은 마음이라면, 그렇다면, 내게 키스할 수 있어?
첸 티엔:너……. 그 말,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첸 티엔:(치기 어린 행동이라니! 그 말만큼 첸 티엔과 대척되는 문장이 또 어디에 있을까. 그는 굳이 따지자면 신중한 인물이었다. 영원을 믿지 않았기에 다져진 불신이었다. 그 불신은 언제나 첸 티엔을 견고케 하였으나,) 회피하지 마, 이안. 네가 나를 모를 리 없어. (불신이 허물어진 순간 드러나는 것 또한 영원이라.)
(옷깃을 붙잡아 끌어당긴다. 거리가 좁혀지면, 목덜미를 감싸듯 받쳐 쥐고 입을 맞춘다. 그 과정에 일련의 망설임은 없었으나, 직전 마주했을 눈에 어떤 감정이 담겼을지는 본인도 모를 일이다.)

티엔, 잠시, (당혹스러운 눈길을 한 채 밀어내려는 듯 네 어깨를 붙잡은 것도 잠시, 결국 눈을 내리 감았다. 그 시선을 마주하기엔 겁이 났으며, 갈망하던 순간을 뿌리치기엔 여전히 미숙한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더 욕심 낼 수는 없었기에, 얌전히 입술을 맞대었다, 이내 떨어졌고. 벌건 눈가를 쓸어내며) 후회하지 않아?
첸 티엔:그런 건…, 내가 네게 영원을 내어주기 전에 물었어야지. (허울뿐인 말임을 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진심이 담긴 말이기도 했다.) …손 좀 줘 볼래요?

첸 티엔:왼손. (뻔뻔히도 정정한다.)

첸 티엔: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이기적인 사람으로 남아보려고. (부담을 잊기 위해 취향인 양 두 손을 가득 채우곤 했다. 그것이 그대로 애착이 된 탓에 첸 티엔의 손은 빌 날이 없었다. 그중 가장 오래된 것을 빼낸다. 별다른 주저 없이 내민 손을 붙잡고, 반지를 당신의 약지에 끼운다.) 간직해주세요. …부디.

당신은 매번 내게 주기만 하는 것 같아. 당장 결혼을 앞둔 사람이 이래도 돼? 하, 하…. (웃음인지 울음인지 모를 것이 터져 나오고, 들릴 듯 말 듯 중얼거려) 이래선 안됐는데. 이렇게 행복해서야, 난….
죽을 때까지 간직하기로 맹세해. (반지 위로 입술을 가져다 대었고) 그럼 티엔, 당신은, 내가 무얼 하든 마지막 순간에 반드시 곁에 있어주기로…. 부디 그렇게 해 줘.
첸 티엔:…그럴게요. 그렇게 할 테니까…, (이 불안은 무엇으로부터 기인한 것인지. 당신이 만약을 가정하는 게 두렵다.) …당신도 무모한 짓 할 생각은 말아요.

첸 티엔:(숨죽여 웃는다.) 아까 해주기로 한 것들 잊지 말아요. 이불도 덮어 주셔야 하고, 잘 자라고도 말씀해주셔야 해요. 아니면~ 아주 어릴 때처럼 함께 잠드는 것도 좋고요. (농….)

첸 티엔:그럼, 사양 않고~ (냉큼!) 다 들어주세요. 당신만 괜찮다면요.

결국 도래한 아침입니다.
일찍부터 모든 사람들이 분주합니다.
당신을 향유로 씻기고 몸단장을 해주는 사용인들 사이 이상하게도 이안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코빼기조차.
가족들은 연달아 티엔의 방을 방문해 결혼을 축하한다 말하고,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정말 진심으로 보이네요. 본인의 의사가 조금도 담기지 않은 정략혼인데도 말인가요?
...
식장으로 향하는 길목은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여전히 이안은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요?
전날 밤 같이 잠들기 까지 했는데 말이에요.
.
.
.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도착한 식장, 그러니까 린튼 가의 대저택의 분위기가 입구에서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묘하게 풍기는 기묘한 서늘함.
어디선가 나는 미미한 시큼한 냄새에 기시감이 듭니다.
이상할 정도로 차가운 분위기 속, 누군가의 시선을 느낀 것도 같습니다.
결혼식을 할 곳인데 이렇게 장례식 같을 일일까요?
알 수 없습니다.
조용히 발을 들여 내부를 살펴보면 홀 쪽이 소란스러움을 깨닫습니다.
유난히 사람들의 말이 뒤섞이는 가운데, 묘한 한 단어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첸 티엔: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6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경찰이 왔어!
지나가던 이들이 연신 속삭입니다. 경찰이 왔다고.
유달리 소란스러운 한 구석이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첸 티엔:(웬 소란이지? 경찰이 왔다는 건 또 뭐고. 상황을 살펴볼 수 있을까요?)
소란의 중심으로 다가가면,
린튼 가의 부인이 무릎을 꿇고 울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부인의 남편 또한 넋이 나간 기색입니다.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 당신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제 마주한 당신의 예비 배우자. 헤더의 시체입니다. Sanc (0/1)
첸 티엔: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1 |
| 판정결과: | 대성공 |
티엔은... 별 감흥이 없습니다...
하...
경찰들이 분주하게 현장을 검거하는 가운데 바로 그 경찰에게 말을 걸 수 있습니다.
첸 티엔:(침착…) 실례합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수상할 정도로 침착한 티엔...
말을 걸면 경찰은 티엔이 누구인지 알아차리고 동정의 시선을 건넵니다.
그리고 경찰모를 살짝 들어올리며 힘이 들어간 문장을 내뱉습니다.
경찰: 첸 티엔 씨인가요. 경사로운 결혼식 날 이런 일을 겪게 되심에 진심으로 유감을 표합니다.
피해자 헤더 린튼, 사인은 총살입니다. 두 시간 전, 부엌에서 일하던 사용인들이 총 소리를 듣고 뛰어왔을 때 이미 목숨이 끊어진 상태였다더군요.
총살이니 빼도 박도 못하고 살인 사건이라 할 수밖에요.
살인 현장을 둘러봄이 가능합니다.
비록 경찰과 린튼 가의 사람들이 있지만 갑자기 배우자를 잃은 새 가족이 충격에 점철된 낯으로 조금 살핀다 하여도 그 누구도 뭐라 하지 않을 겁니다.
첸 티엔:(……현장을 살펴보겠습니다!)
:현장은 1층 응접실로, 카펫 위에는 쓰러진 헤더 린튼-당신의 배우자 될 사람-의 시체가 있습니다.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린튼의 시체, 카펫, 열려있는 창문과 장식장 정도입니다.
첸 티엔:(수상할 정도로 침착함을 유지했긴 하지만…, 눈앞에서 시체를 보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 했지. 착잡한 낯으로 린튼의 시체 옆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는다.)
:총살 당한 흔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채입니다. 눈도 채 감지 못했습니다. 확실히 죽이려는 셈이었던 듯 머리 쪽에 피가 흐르는 것이 정확히 머리를 쏜 모양입니다.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체.
린튼의 시체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가 손에 무언가를 쥐고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첸 티엔:(뭘 쥐고 있는 거지? 슬그머니… 손을 펴볼 수 있을까요?)
첸 티엔:
| 기준치: | 20/10/4 |
| 굴림: | 69 |
| 판정결과: | 실패 |
(부스럭,,,)
경찰: 무슨 일이시죠?
대인기능 판정 가능합니다^_^
첸 티엔:……아뇨, 별것 아닙니다. 그저…. 믿기지가 않아서요. 원래라면 이 손을 잡고 식장에 서 있었어야 했는데.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11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티엔의 말을 들은 경찰은 안타까운 표정을 하곤 순순히 물러갑니다. 경찰이 가고 난 후,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빼보면 찢어진 쪽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첸 티엔:(…확인해봅니다!)
:쪽지를 펼칠 경우 거미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마주합니다. 이건 도대체 뭘까요? 난데없이 왜 거미?
첸 티엔:(…거미? 찜찜한 낯이 된다. 카펫으로 시선을 돌렸다.)
:카펫은 핏자국으로 너덜합니다. 그 위에는 여러 사람들의 발자국이 어지럽게 흐트러져 있습니다. 딱 봐도 고급 재질, 비싼 카펫 같은데. 관리도 어려울 것이 피로 적셔지다니 이 방면에서도 난감한 일이군요.
첸 티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66 |
| 판정결과: | 실패 |
(눈 부벼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4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떨어진 탄피를 발견합니다. 매그넘 계열. 리볼버에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딱 봐도 이게 불쌍한 피해자를 죽인 무기겠죠.
첸 티엔:…….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쪽으로 다가선다.)
:창문 근처에는 마침 경찰이 있습니다. 들키지 않게 조심해서 살피면, 창가에 신발 자국이 남아있는 것이 보입니다. 크기는 성인 남성의 발 사이즈 정도일까요.
…어쩐지 익숙한 크기입니다. 저 신발 자국도요.
첸 티엔:(한 차례 눈을 깜박인다. 아무것도 보지 못한 것처럼 고개를 돌린다. 시선의 끝에는 장식장이 있다.)
:문득 바라본 장식장은 한쪽 문이 미미하게 열린 채입니다. 열린 틈 바로 앞에 존재하는 것은 린튼 가의 가족 사진들이 모인 액자, 입니다만… 뭘까요? 유독 큰 액자 안 사진이 빠져 있습니다. 누군가 억지로 빼간 느낌입니다.
첸 티엔:(한숨을 푹 내쉰다. 이 소란이 달갑지 않았다. 이안은 어디에 있지? 한참 바닥만을 내려다보다, 창문 근처에 서 있는 경찰에게 다가섰다.) 저…, 범인은 붙잡혔나요? 갑자기 이런 일을 겪으니 불안해서요.
경찰: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았으나, 용의자는 있습니다.
혹시 이안 브란트 씨를 아십니까?
그 집의 고용인이라 들었는데요.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사용인들이 말하는군요.
그런데 오늘 하루종일 보이지 않았다면서요? 결혼식을 대놓고 못마땅하게 여겼고. 정원사가 1층 응접실을 빠져나가는 인영에 대한 인상착의를 묻고 다니니 모두 그와 비슷하다 증언하길래 말입니다. 혹 오늘 이 시각에 그 자가 어디에 있었는지 아십니까?
첸 티엔:(낯익은 이름에 눈을 크게 뜨는 것도 잠시, 애써 표정을 감춘다.) ……잘 모르겠네요. 식 준비를 하느라 주변을 살필 겨를도 없었거든요.
경찰은 심히 미심쩍은 표정으로 일단 수긍하나, 아무래도 집까지 함께 갈 모양이네요.
이안을 찾기 위함이 분명합니다.
찜찜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그러나 어쨌든 확실한 사실은 이 결혼은 이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는 사실입니다.
살인 현장에 오늘의 주인공이 더 머무를 이유는 없습니다.
행복하고 아름다워야 할 날이 바닥으로 추락함에 모든 이들이 슬퍼합니다.
...
귀가하는 마차가 준비되는 가운데, 헤더 린튼의 부모님 되는 사람들이 망연히 앉아있다 당신을 응시하는 게 느껴집니다.
첸 티엔:(눈이 마주치면, 겨우 한마디를 뱉는다.)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이어 묵례한다. 명복을 빌기라도 하듯 꽤 오랜 시간을 그리 있었다.)
그들은 티엔만을 빤히 바라보며 입을 열지 않습니다.
어쩐지 그 태도가 다소 기형적이라 느껴질 지경입니다.
첸 티엔:(…껄끄럽다.)
집으로 향할까요?
첸 티엔:(돌아갑시다...)
린튼 가의 저택을 나서, 마차를 타는 도중…
어디선가 강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시선이 느껴지는 장소는 린튼 가 저택 한구석에 있는 풀숲 속입니다.
첸 티엔:……? (잠시 걸음을 멈추고 풀숲을 응시했다.)
첸 티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7 |
| 판정결과: | 실패 |
하얀 무언가가 빠르게 사라지는 것을 포착합니다.
첸 티엔:(헛것인가…. 또 눈을 부벼요….)
(마차에 오릅니다.)
마차는 집을 향해 달립니다.
돌아온 집안은 그야말로 난리입니다.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죽었는데.
그것도 심지어 결혼 대상이.
티엔, 당신은 어떤가요? 괜찮나요?
첸 티엔:(결혼이 파투 난 것은 기뻐할 만한 일이다. 하나 상대의 죽음까지는 바라지 않았다. 굴곡 없는 삶을 살아왔으니 타인의 죽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비록 인연 없는 남이었으나, 착잡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더군다나 이안이 용의자로 지목되지 않았나. 복잡한 심경을 숨길 생각도 않는다.)
괜찮든, 괜찮지 않든, 지금 이 상황에서 이안이 미심쩍은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당장 경찰이 한 말만 봐도 말이에요.
이안과 닮은 사람이겠거니 하려 해도 여러모로 찝찝한 구석이 많은 사건입니다.
하지만 설마, 이안이? 그렇게 극단적인 성격이었나?
일단 두 사람은 아주 오래 알아온 사이잖아요?
...
방에 들어가 잠시 쉬고 있는 가운데 창밖으로부터 이안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하인과 제 가족이 뛰어나가 도대체 여태까지 어디 있었냐며 소란을 떨고 있습니다.
이안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심부름을 다녀왔노라 답하는 게 시야에 잡힙니다.
첸 티엔:(맞이하러 가자. 조금은 성급히 걸음을 옮겼다.)
이안이 있는 1층으로 내려가면 사람들에게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시내에 주문 받은 물건을 사러 나갔고, 그 위치는 린튼 가 저택과 정반대에 있습니다.
물건을 산 영수증과 구매한 상인까지 증인으로 내세우자 의심스러운 낯을 하고 입구를 지키던 경찰 몇이 결국 수긍하곤 철수합니다.
문득 사람들 너머로 이안와 눈이 마주친 듯합니다.
당신을 보고 희미한 미소를 띠었던가요.
첸 티엔:…이안, 기다렸잖아요. 말도 없이 어딜 다녀온 거예요?

그럼 그렇죠, 이안이 사람을 죽일 리 없잖아요.
그것도 단지 당신이 결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런데 왜이리 찝찝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당신만 물끄러미 바라보는 이안은 고요하기만 합니다.
언제나와 같습니다.
평상시 짓던 그 표정.
다를 바 하나 없어요.
이안은 가진 짐을 건네준 뒤 보다 확실히 자신에 대해 변호하기 위해 자리를 뜹니다.
그 사이 이안의 짐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첸 티엔:(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다, 문득 받아 든 짐에 관심을 둔다.)
:짐가방 안에는 심부름과 무관해 보이는 신문이 한 장 들어있습니다.
첸 티엔:(신문? 펼쳐봅니다.)
:신문을 꺼내보면 1면부터 린튼 가와 당신의 집안의 결혼 소식으로 떠들썩합니다. 이제 내일 신문에는 헤더 린튼의 부고 사실이 실리겠죠.
신문을 펼쳐보면, 일정 페이지에 사망, 실종자 명단이 적혀있음을 알아차립니다. 명단을 보면 꺼림칙한 기분이 듭니다.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첸 티엔:(명단에 티엔이 아는 이름이 있을까요?)
:눈에 띄는 이름은 없습니다.
첸 티엔:(신문을 접어 짐가방 안으로 밀어 넣는다. 이외에 살펴볼 만한 것이 있나요?)
:없습니다! 모두 심부름과 관련된 것들이네요.
티엔이 신문을 다시 짐가방에 넣어두고 있자면, 이안이 금세 돌아와 말을 건넵니다.

첸 티엔:(대답 없이 내민 손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몇 차례 눈을 깜박이고 나서야 손을 잡는다. 여전히 입은 꾹 다문 채다.)

첸 티엔:…당신은요? 별일 없었어요?

첸 티엔:별일 없기는. 누명을 썼잖아요. 잘 해결된 거 맞아요? (한 걸음 다가선다. 어리광을 부리기라도 하듯 당신의 어깨에 고개를 묻었다.)

첸 티엔:……도련님, 이 아닐 텐데. (이름을 불러야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말한다. 볼을 비비는 체하며 시선을 비껴 내면, 지난밤에 발견했던 상처가 보인다.)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없어요?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거예요. 조금만 기다려줘요.
내가 당신에게 기다려 달라고 말하는 건 처음인 것 같아…. 그렇지?
첸 티엔:난…. (억지를 부린다. 발음이 뭉그러졌다. 전부 불안 탓이다.) 기다리는 거 잘 못해. 너도 알잖아.

첸 티엔:그럼…, 같이 자자. 아침이 되어도 내 옆에 있어 줘. 응?

첸 티엔:……보내기 싫은데. 그래도 가야 하는 거죠?

첸 티엔:…됐어요. 당신도 피곤할 텐데, 굳이 들를 필요는 없어요. (출처 모를 피로감이 몸을 짓누른다. 한숨을 삼켜냈다.) 미리 인사할게. 잘 자.

문득 허공을 응시하던 이안이 중얼거립니다.

혼잣말 끝에 당신이 무어라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인사를 한 뒤 나갑니다.
닫힌 문 너머 이안이 무슨 표정이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
새벽이 가까워지고, 잠을 잘 수 없는 밤입니다.
문득 문틈으로 빛이 비춰졌다 사라지는 것을 밤잠 설치던 당신은 발견합니다.
복도로 나갈 수 있습니다.
첸 티엔:(나가봅시다...)
복도로 나가면 끝에 위치한 이안의 방이 불이 켜진 채 열려 있습니다.
첸 티엔:(이 시간에…? 슬쩍 들여다본다.)
이안의 방으로 다가가면 내부엔 아무도 없습니다. 다만 흐트러진 물품이 바닥에 떨어져 있을 뿐입니다.
내부로 들어갈 경우 잡동사니들이 널부러진 장면을 마주합니다. 이 늦은 밤까지 뭘 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리는 하고 살라 잔소리를 해야 할 대목인가 싶습니다. 책상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첸 티엔:어딜 간 거야. (중얼거린다. 널브러진 물건들을 피해 가며 책상을 살핀다.)
:책상을 살펴보면, 가장 눈에 띄는 건 이안의 자필로 무어라 적힌 수첩입니다. 글을 읽으면 그것들이 모두 이름들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전부 모르는 사람들의 이름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익숙합니다. 왜?
첸 티엔: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2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티엔은 이것이 신문에 적힌 실종, 사망자들의 이름과 일치함을 깨닫습니다.
수첩을 넘기면 가장 마지막 부분에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익숙한 이름을 발견합니다.
헤더 린튼.
수첩을 보고 자리에서 움직이는 찰나 발치에 무언가 걸립니다.
첸 티엔:(……아래를 내려다본다.)
:탄피입니다. 리볼버의 탄피, 쓰지 않은 탄피가 굴러왔습니다. 근원지를 살피니 침대 밑입니다.
첸 티엔:(침대 밑을 살펴볼 수 있나요?)
첸 티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8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티엔은 침대 밑에서 노트 한 권을 발견합니다.
첸 티엔:(노트를 꺼내 펼친다.)
:내부를 펼쳐보면 6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거미 그림. 이건 분명 헤더 린튼의 시체가 쥐고 있는 쪽지 속 그림과 동일한 것입니다.
옆에 적힌 글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거래자.
첸 티엔:(수첩을 찢는 상상을 했다. 그림이며, 명단을 전부 벽난로에 던져 넣어 태우고, 탄피를 정원 어딘가에 깊숙이 묻어 넣을 생각을 했다. 명백한 증거를 목도했음에도 당신과 함께 할 미래를 그렸다. 최선도, 차선도 될 수 없는 가정을 늘어놓다가…,) ……. (숨을 들이켠다. 내가 대체 뭘 떠올린 거지? 그러나, 생각은 좀처럼 멎어 들지 않는다. 혼란은 가중된다.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몇 차례 심호흡을 한다. 수첩을 덮고, 그저 원래대로 두었다.)
(…더 살펴볼 만한 것이 있나요?)
문득 문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립니다.
물건들을 제자리에 두고 일어나면 이안이 방으로 들어오다 당신을 보고 놀란 낯을 합니다.
잠옷 차림의 이안은 반팔을 입고 있습니다.
그렇게 드러난 팔은…….
온갖 상처로 가득합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건가 싶을 만큼 깊은 흉터들입니다.
당신의 시선이 어디로 향하는지 눈치 챈 이안이 빠르게 겉옷을 챙겨 입겠지만 이미 늦었죠.
모든 걸 봐버린 뒤인데.

제 아무리 당신이라고 해도, 남의 방에 멋대로 들어오는 건…. (애써 태연한 어조로 말을 잇지만 명백히 당혹한 낯이다.) 나가줬으면 해요.
첸 티엔:(선뜻 말을 잇지 못한다. 팔을 뚫어지게 바라보다, 고개를 든다. 무언가를 견뎌내는 것마냥 조명을 보며 눈을 깜박였다.) ……나 좀 달래주면 안 될까? 밀어내지 말고. (또다시 이기적인 말을 한다. 참 이상하게도, 당신 앞에서는 유독 이런 감정을 늘어놓게 된다. 영문 모를 일이다.)

미안해요.
첸 티엔:(한동안 온기를 누린다. 그저, 가만히.) 사과는 바란 적 없어요. 왜 그렇게 다친 건지, 또…, 당신 방에 이것들은 대체 뭔지. 말해줄 순 없나요?

첸 티엔:……곁에 있어 주지 않아도 되니까, 잘 숨겨요. 뭐든 간에.

첸 티엔:웃지 마세요.

첸 티엔:(대답하지 않는다. 두 눈 또한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얼핏 당신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 (손을 내민다.)

첸 티엔:미워요.

첸 티엔:…….
밉다는 건 거짓말이었어요.

첸 티엔:(당신의 왼손을 끌어당긴다. 약지 위로, 지난날 건네었던 연정의 표시 위로 입을 맞춘다.) 이게 내 대답이에요.

(잡지 않은 손으로 붉어진 뺨을 가리곤, 말 없이 푸른 두 눈을 바라보기만 한다. 이내 당신의 방으로 향하며 웅얼거리는) 저 책임 지세요.
첸 티엔:당신이 숨기고 있는 게 뭔지 들어보고 나서 생각해 볼게요. (어떤 답을 듣든 첸 티엔의 마음은 변치 않을 것이다. 다만, 말 만큼은 그리 뱉었다. 맞잡은 손을 놓지 않은 채 방으로 돌아간다.)

아침이 옵니다.
결혼식 다음날의 동이 텄습니다.
아침부터 집안이 분주하면서도 침잠한 이유는 어제의 살인 사건 때문일 겁니다.
오늘은 린튼 가의 사람들이 오기로 했습니다.
두 집안의 관계를 정리하기 위함이겠죠.
가족들의 분위기를 보면 좋지 못합니다. 좋을 수 있을리가요.
가문의 위상을 위해 잡은 정략 결혼인데 하필이면 이런 식으로…….
물론 자식의 혼사가 망쳐졌다는 사실이 더해 더더욱 초상 난 분위기일 겁니다.
린튼 가 사람들이 오기 전까지 부엌, 휴게실, 뒷마당에 갈 수 있습니다.
첸 티엔:(이안은 방으로 돌아갔을까요?)
:이안은 아침에 쪽지를 남겨두고 돌아갔네요!
좋은 아침. 일어났는데 손을 놓아주지 않으셔서 진땀 뺐어요. 먼저 일어날게요. 이따 봐요. -Ian-
첸 티엔:(쪽지를 챙기고… 부엌으로 가봅니다.)
:하인들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그런 일이 있음에도 산 자들은 음식을 먹고 살아가기에 맛있는 냄새가 만연합니다.
하인들은 당신이 온 줄도 모르고 저들끼리 무어라 떠들고 있습니다. 은밀한 이야기를 하듯이 속닥속닥.
첸 티엔:(엿들어봅니다...)
첸 티엔: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32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하인1: 린튼 가 사람들이 가문 구성원도 공개하지 않는댔잖아? 그런데 소문에 따르면 이번에 죽은 헤더 린튼 씨가 마지막 후계자였다더라.
하인2: 그럼 뭐야? 그 부부만 남은 거야?
하인1: 글쎄, 아직 일가 친척이 몇 살아있긴 했다는데 전부 죽으면 대가 끊기는 거겠지…….
첸 티엔:(슬그머니 자리를 벗어난다. 발걸음이 휴게실로 향한다.)
:탁자와 벽난로가 있는 휴게실. 고급진 무늬의 카펫이 깔려있습니다. 아주 고요합니다. 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만 되어 있을 뿐입니다.
첸 티엔:(카펫을 앞코로 툭툭 두드린다.)
:카펫 아래에서 삐죽 튀어나온 종이를 발견합니다. 어디 책에서 뜯어온 듯한 종이 한 장입니다.
첸 티엔:(허리를 숙여 종이를 집어 들곤, 별다른 망설임 없이 펼친다.)
:꺼내 내용을 살피면 암호처럼 무어라 적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부 지역입니다.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 최종적으로 이곳에 머무름. 가장 마지막에 적힌 글자는 명백한 암호라, 확실하게 읽기 어렵습니다.
첸 티엔:
| 기준치: | 87/43/17 |
| 굴림: | 88 |
| 판정결과: | 실패 |
여기서 잠깐!
티엔과 이안은 긴밀한 사이인가요?
첸 티엔:(유사 청혼을… 했는데…, 긴밀한 사이겠지요?!)
:그래요, 긴밀한 사이이니 서로의 필체쯤은 간단히 외우고 있습니다…. 티엔은 필체가 이안의 것임을 깨닫습니다.
첸 티엔:(어두운 낯으로 종이를 구긴다. 문득 벽난로를 바라보았다.)
:벽난로 안에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방금 막 장작을 넣었는지 타닥타닥, 잘도 탑니다.
문득 벽난로 안쪽에 타다 만 종이조각이 존재함을 깨닫습니다.
첸 티엔:(종이를 꺼낼 만한 도구가 있을까요?)
:부지깽이로 쓰이는 막대가 있습니다!
꺼내볼까요?
첸 티엔:(꺼내봅니다!)
:종이 조각을 꺼내면 기묘한 글자들이 일부 적혀있습니다.
<아이호트의 거래>, <숙주에 관하여>.
…이런 게 원래 있었던가요? SANc (0/1)
첸 티엔: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94 |
| 판정결과: | 실패 |
:몇 가지 띄엄띄엄 적힌 단어를 더 읽을 수 있습니다.
첸 티엔:(읽어봅니다...)
:전염을 통한 지배… 그리고 그 아래에 그려진 소름끼치는 거미 그림.
첸 티엔:(거미……. 눈가를 일그러트린다. 적힌 단어들을 잊지 않게끔 몇 번 더 되뇌고, 탁자를 살핀다.)
:탁자를 보면 손님 수에 맞게 놓인 찻잔이 있습니다. 손님용은 두 개. 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신문이 놓여 있습니다. 오늘자 신문이네요.
첸 티엔:(신문을 펼친다.)
:신문을 살필 경우, 1면에 헤더 린튼 살인 사건이 보도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겠죠. 용의자가 몇 추려졌으나 모두 알리바이가 있어 사건은 미궁 속에 빠져드는 중이다….
첸 티엔:(혹시나 이안의 이름이 적혀있을까 봐… 불안한 눈치로 신문을 샅샅이 훑었다.)
:안심하세요! (^^) 용의자의 이름이 적혀 있지는 않습니다.
첸 티엔:(휴….)
(신문을 내려놓고 뒷마당으로 향한다.)
뒷마당에는 마당 정원을 가꾸는 이안이 있습니다.

첸 티엔:네, 뭐…. 별일 없었죠? (그러길 바라는 사람처럼 물었다.)

첸 티엔:글쎄요, 이런 쪽으로는 문외한이라서. 예쁘게 핀 건가요? (순순히 당신의 옆자리를 꿰찬다.)

첸 티엔:이렇게 잔뜩 피어 있는데, 고독이라니~. 어쩌다 그런 꽃말이 붙게 된 걸까요. 갑자기 궁금해지네.

첸 티엔:(꽃다발 물끄러미….) 그건 뭐예요?

첸 티엔:(미묘한 낯.) 굳이…, 네가?

첸 티엔:…갑자기요?
내가 당신을 안 믿으면, 또 누굴 믿겠어요.
그 말 끝에 이안은 문득 당신을 응시합니다.
말없이 한참이나.
그 눈에 깊게 박힌 애정은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맹목.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이안이 입을 엽니다.

제가 이곳을 떠나게 된다면 그걸 들고 저를 만나러 오세요.
첸 티엔:왜…, 그런 부탁을 해요?

꼭 방아쇠를 당겨주세요.
의중을 묻는 당신에게 더 의미 모를 문장만 전달할 뿐입니다.
이안은 꽃다발을 들고 자리를 떠납니다.
...
바깥에서부터 손님을 맞이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하인: 도련님. 여기 계셨네요. 손님분들이 오셨어요. 가족 분들이 먼저 응대할 테니 잠시 방에 가 있으셔도 됩니다.
첸 티엔:…알았어요. (중얼거리듯 답하고, 방으로 돌아갑니다.)
그렇게 방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탕총 소리가 울렸습니다.
명백한 총 소리입니다.
근원지는, 현관.
첸 티엔:(총, 소리? 생각이 흐르기도 전에 현관을 향해 뛰었다.)
현관으로 향하면,
그곳에는 피가 묻은 에리카 꽃다발을 든 이안이 서 있습니다.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이들이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악에 물든 낯으로 이안을 응시합니다.
이안의 손을 보면, 그래요.
리볼버.
리볼버가 쥐여져 있고, 그리고…….
바닥에는 린튼 부부의 시체가 쓰러진 상태입니다.
SanC (1/1d2)
첸 티엔:
| 기준치: | 74/37/14 |
| 굴림: | 17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가 튄 뺨을 든 이안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어쩐지 이 현상이 익숙한 얼굴.
웃는 낯에는 슬픔이 번져 있습니다.
숨을 뱉은 그가 소리 없이 발음한 건 당신의 이름입니다.
티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요.그 중얼거림.
누군가 외칩니다.
살인자! 살인자야!
사용인들이 뛰쳐나가 이안을 제압하고 총을 뺏어듭니다.
경찰에 신고하는 분주한 인간들의 틈바구니에서 이안은 단 한 번의 반항도 없이 순순히 무릎이 꿇렸습니다.
그 상태에서도 오로지 당신만을 바라보는 그 눈은,
여전히 간절하던가요. 절박했던가.
추락한 꽃다발이 무참히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에 의해 짓밟힙니다.
망가지고 뭉개진 꽃이 지금의 이안 같습니다.
마침내 고개를 떨군 이안의 어깨 너머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이안을 구속하고 끌고 나가는 과정이 슬로우 모션처럼 펼쳐집니다.
그 가운데 문득 마주친 이안이 입을 벙긋댑니다.
‘ 권총. ‘
마침내 연행되는 이안이 완전히 시야에서 벗어납니다.
충격은 여전히 당신을 강타한 채 여파를 남겼습니다.
살인마. 이안이 살인마라니.
어떻게 할까요?
첸 티엔, 지금부터 당신의 선택이 오롯이 모든 걸 결정할 텐데.
첸 티엔:(낯선 파열음, 날카로운 외침, 흩어지는 혈흔과 짓밟힌 풀 내음……. 넋 놓은 이마냥 혼란스러운 상황을 응시하는 것도 잠시, 겨우 정신을 붙든다. 모든 것이 의심스럽다. 사랑하는 이조차 믿을 수 없을 지경이나,) 내가…, 널 안 믿으면. (누가 널 믿어주겠어. 미련한 생각인 줄은 안다. 그러나…, 비틀거리는 걸음을 옮긴다. 권총을 찾으러 가야 해.)
:이안의 방으로 돌아가 침대 밑을 살피면 정말 그가 말한대로 여분의 권총과 상자를 발견합니다. 상자에는 비밀번호가 걸려 있습니다. 다이얼을 돌려 입력하는 방식입니다. 단 하나의 숫자면 되는데. 뭐라고 입력할까요?
첸 티엔:(6을 입력했다.)
:6을 돌리면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내부에 돌돌 말린 양피지가 놓여 있습니다. 꽤나 낡았고, …예사 종이가 아닌 것 같습니다.
첸 티엔:(양피지를 펼쳐봅니다...)
:종이를 펼치면 한 호텔의 주소가 적혀있습니다. 겨울나비.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입니다. 귀퉁이에는 린튼의 성을 단 몇 명의 이름이 동그라미 표시되어 있네요.
<시간을 돌리는 주문>이 적혀 있습니다.
그 방법은 타살.
SANc (1/1d3)
첸 티엔:
| 기준치: | 73/36/14 |
| 굴림: | 5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잠깐, 그러고 보니 이안이 뭐라 했죠. 방아쇠를 당신이 당겨주길 바란다 했던가요.
첸 티엔: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70 |
| 판정결과: | 실패 |
…….
(권총과 양피지를 챙긴다.)
(이안을 보러 가자.)
티엔은 이안을 만나러 갑니다.
이안이 구금되어 있는 곳으로 조용히 향합니다.
티엔이 피해자와 결혼할 예정이었던 관계임을 아는 경찰들은 면회를 허락합니다.

첸 티엔:(침묵 속에서 당신을 본다.)

첸 티엔:(고개를 끄덕인다.)

첸 티엔:(그대로 고개를 숙였다. 머리카락이 아래로 늘어진다. 덕택에 표정은 보이지 않았을 테지만, 간헐적으로 떨리는 어깨만큼은 숨길 수 없었다.)

이번에는 달래줄 수도 없네….
첸 티엔:…설명 먼저 해주세요. 이제는 때가 되지 않았나요. (물기 어린 목소리.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다.)

첸 티엔:……네, 봤어요. 무슨 소린지는 모르겠지만요. (괜한 부정을 덧붙인다. 이해하지 못한 게 아니라,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조사한 결과, 그들이 모두 아이호트의 일족이 차지한 숙주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들은 더 많은 숙주, 즉 거래자를 찾아다니고 있었고….
… 그래서 나는 시간을 몇 번이나 돌렸어요. 그들을 모조리 사라지게 하기 위해서. 다른 희생자를 낳지 않기 위해선, 그 수밖에 없었어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요.
끌려가면서 중얼거린 그 한 마디를 연신 반복합니다.
얼마 남지 않았어.
이안은 고개를 숙인 상태입니다.
표정을 볼 수는 없지만 그 목소리에 깃든 건… 죄책감? 고통?
혹은 후련함? 시원한 복수심?
혹은... 그 모든 것?

못내 다정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첸 티엔:……네가 미워.
이안 브란트, 네가 정말……. (목소리의 끝이 갈라졌다.)
책임져 달라고 했잖아. …이런 거였어?

손… 줘볼래요?
첸 티엔:…왜?

첸 티엔:(잠시 주저하더니, 손을 내민다.)

그때도 내게 달란 말은 하지 않을게요. 마음이 바뀌는 것도 이해해, 미워해도 괜찮으니까, (떨리는 숨을 가다듬고 묵묵히 말을 이어간다.) 그래도, 곁에 있게 해줘, 티엔.
첸 티엔:(스친 온기의 끝에는 익숙한 반지가 놓여 있었다. 돌려받은 반지를 가만히 바라보다, 입을 연다.) ……한마디만 해도 될까?

첸 티엔:……네가 밉다는 건, (손을 힘껏 모아 쥐고, 펼친다. 손바닥 위로는 반지 자국이 남아 있을 터다.)
거짓말이었어. (반지를 제 손에 끼운다. 고집스레 비워두었던 왼손의 약지가 채워진 순간이었다.)

첸 티엔:…왜? 보답해주면 되잖아.

주문의 대가는… 나의 존재.
… 답이 되었을까. (시선을 돌린다.)
첸 티엔:다시, 돌아간다면…. 내가 널 도울 방법은 없을까?

그거면 충분해요.
첸 티엔:함께 살아갈 순 없다는 거지?

첸 티엔:네게 영원을 내어준 걸 후회하진 않아…. (또다시 한 차례 어깨를 떨었다. 숨을 삼켜 내고, 호흡을 들이켜고, 겨우 고개를 들면,) 하지만, 그래…. 역시 영원이란 건 존재하지 않는다니까. (축축한 눈이 당신을 응시한다. 이전에는 보인 적 없을 표정이었다.) 당신이 바라는 대로 할게요.
...
이안이 눈을 감습니다.
기꺼운 표정입니다.
이 순간이 너무나 익숙한 표정.
당신이 꺼낸 권총에 놀란 경찰들이 뛰어와 제압을 시도하려는 순간에는 이미 늦었습니다.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탕, 소리와 함께 그대로 총알이 이안의 몸을 관통하고…….
당신을 보고,
희미하게 웃는 얼굴이.
째깍,
시계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림과 함께 시야가 암전합니다.
정신을 차리면,
햇살이 들어오는 방 침대에서 눈을 뜹니다.
달력을 살피니 정략 결혼에 관한 통보를 듣던 날입니다.
결혼식에서 한 달 전.
정말 시간이 돌아갔습니다. 정말로 다시 과거에 돌아온 것입니다.
첸 티엔:(왼손을 쥐었다 편다. 반지는 어디에 있지?)
한 달 전 과거에 끼고 있던 자리 그대로입니다.
첸 티엔:(…이안을 보러 갑니다.)
이안의 방으로 가면 말도 안 되는 풍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단정하게 깔린 이불과 텅 빈 방 안. 모든 짐이 빠져나간 장소. 이안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방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첸 티엔:(살펴봅니다 ...)
:이안의 방 내부를 살피면 책상 아래 서랍 하나가 아주 조금 열려있음을 발견합니다. 채 닫지 못한 흔적입니다.
첸 티엔:(느린 손짓으로 서랍을 연다.)
:서랍 내부를 보면 거미의 얼굴이 그려진 공책이 있습니다.
공책을 펼칠 경우,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접합니다.
[ 아이호트의 일족이 지배한 숙주 명단 ]
[ 숙주의 근원지인 린튼 가문원 명단 ]
다음 페이지를 읽어볼까요?
첸 티엔:(읽어봅니다...)
:이어 거미 그림과 함께 ‘숙주’에 관한 이야기가 적혀 있습니다. ‘아이호트의 일족’이라는 작은 거미 같은 생명체가 인간의 몸을 차지하는 내용. 그 수를 늘여가려 한 내용. 수를 늘여 마침내 저들의 신을 불러 모시려 한다는 모독적인 이야기.
그들의 다음 숙주로 점찍힌 이는,
첸 티엔.
당신입니다.
이성 판정 (1d2/1d4)
첸 티엔:
| 기준치: | 72/36/14 |
| 굴림: | 5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첸 티엔:2
:그 아래 필기체로 휘갈겨진 한 문장은 이안의 글씨체입니다. 지켜야 해.
방 앞을 지나가던 사용인이, 티엔의 모습을 보고 들어와 말을 겁니다.
사용인: 도련님, 여기 계셨네요. 이안은 방금 떠났는데, 인사하고 가지 않던가요?
첸 티엔:…떠나요? 어디로?
사용인: (그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마지막으로 남은 일처리가 있다고 했어요. 그것만 말하고 아침 일찍 짐을 챙겨서 저택을 나갔습니다.
첸 티엔: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4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티엔은, 이안이 마지막 남은 린튼 가의 친척이 머무는 장소를 메모해둔 책장의 종이를 떠올립니다.
그래, 씨를 말릴 작정인 모양이죠. 그게 무엇을 위한 것이든.
그 수많은 살인을 거듭해야만 했던 이유는 당신이었을까요?
손에 피를 그렇게 묻히고, 그렇게 죽어갈 가치가 있는 존재였단 말인가요, 그에게 당신은?
몸에 난 무수한 흉터들. 망가져가면서도 지켜야 했던 건가요? 당신을?
사용인이 문득 당신에게 편지를 내밉니다.
사용인: 이걸 전해달라 했어요, 이안이.
첸 티엔:(편지를 받아 펼쳐봅니다...)
그래요. 그는 당신을 위해 정말 뭐든지 할 수 있었나 봅니다.
몇 번이고 고쳐 죽어가면서도 이 모든 일을 감내해야 할 정도로 당신을 사랑했나봅니다.
그럼 당신은?
그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나요? 그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나요?
...
못한대도 상관 없을 겁니다.
적어도 그 사람은 할 수 있으니까. 그거면 되는 이야기 아닐까요.
이안을 기다리거나, 직접 찾아갈 수 있습니다.
첸 티엔:(첸 티엔 또한 그랬다. 나도 네가 필요했어. 너만 필요했을 뿐인데.)
기다리는 건 잘 못한다고 했잖아. (허탈한 양 중얼거린다. 이안을 찾으러 갑니다. 양피지에 적혀 있던 그 호텔로 갈게요….)
당신은 지도를 들고 이안의 발자취를 따라가기로 결심합니다.
기차를 잡아 타고 움직이는 당신을 누군가 만류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나, 그런 게 중요하던가요?
이안이 향한 장소는 린튼 본가에서 멀리 떨어진 한 지역의 고급 호텔이었습니다.
호텔 안쪽으로 발을 디디면 이안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주위 호텔 직원을 잡고 흔들어 봅시다... 대인 기능 판정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첸 티엔: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75 |
| 판정결과: | 실패 |
(문득 직원을 붙잡는다.) 실례합니다…, 찾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요. 혹시, 검은 머리를 높게 올려 묶은 남자를 보신 적 있나요?
(가라앉을 대로 가라앉은 목소리를 억지로 띄워 낸다.) …제가 그 사람한테 차였거든요~! 한 번이라도 더 매달려보려고요. 어떻게 좀, 안 될까요?
직원: 네~? 그런 흥미 있는 일이…! 그렇지만 저희는 아무 것도 못 해드려요 손님. 규정 상 그렇습니다.
(목소리를 낮추더니) ... 그 분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데요?
첸 티엔:(울적… 어깨를 추욱 늘어트리다가,) 이안, 이안 브란트예요.
직원: 이안 브란트…, 아. 누군지 알겠네요. 그 분도 다른 사람을 찾고 다니시던데……. 아무튼. 바깥으로 유독 자주 나다니시던 분이라 기억이 나네요. 근래 밖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지라 다들 외출을 꺼리는 마당에 왜 굳이 위험하게….
첸 티엔:그러게나 말이에요…. 어쩌겠어요? 그 사람을 사랑한 내 잘못이지. (슬쩍… 애절한 눈으로 봐요) 좀 도와주세요. 네?
직원: 어머! 죄송하지만 그것까진... 네네 규정상 어쩔 수가 없어요. (소근) 603호시네요. 젊은 분이 너무 슬퍼하지 마시고… 힘내세요!
첸 티엔:(눈인사를 건네고… 603호로 갑니다.)
호텔 내부를 움직이다 보면 직원들이 무어라 이야기 하는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첸 티엔: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5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지나가던 직원: 린튼 가 사람들이야! 또 룸서비스를 시켰대. 901호실 맞지?
몇 층으로 갈까요?
첸 티엔:(지긋지긋한 린튼! 지친 낯이 된다. 6층으로 갑니다.)
603호실.
그곳으로 가면 짐을 싸고 돌아갈 채비를 하는 이안와 마주칩니다.
이전보다 더 상처가 늘어나고, 어디서 얻은 건지 모를 거즈와 반창고까지 붙인 피곤한 얼굴.
더 많은 살인을 지나왔음을 알립니다.
첸 티엔:…또 다쳤네요.

첸 티엔:지금, 그게 중요한가?

돌아갈 거라고 했잖아요.
첸 티엔:……믿어요. 믿었지. 너는 분명 돌아왔을 거야.
하지만, 이안. 내가 기다리지만 않는다면…. 우린 좀 더 함께 있을 수 있는 거잖아. 지금처럼. 아냐?

첸 티엔:…이리 와. (씩 웃으며 팔을 벌린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낯이다. 참 이상하게도.) 다친 곳은 좀 어때요? 아프진 않고? ……힘들진 않았어요?

행여라도 약속을 지키지 못할까 봐, 내 마지막에 당신이 없을까 봐… (가라앉은 어깨가 떨린다.) 나는…, 그게 제일 무서웠어.
첸 티엔:내가 당신을 떠날 리가 없잖아요. 왜 그런 걱정을 하셨담? (이 순간이 마지막인 것처럼, 힘껏 마주 안는다. 일정한 속도로 등을 도닥이기도 했다.) 뭐였더라~ 나는 너만 필요했어. 였던가요? 그런 편지를 남겨 놓으셨던데.

돌아가요, 집으로…, 같이.
첸 티엔:날 위한 거였잖아요. (짧은 침묵.) ……지켜줘서 고마워. 또…, 그런 일을 겪게 해서 미안해.
(다시 한번 당신을 힘주어 안더니, 이내 떨어진다.) 그래요, 같이 돌아가요. 우리 집으로.
기차 안에서 곤히 잠든 이안은 살인마라고 믿을 수 없는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처투성이.
.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덜한, 살해를 거듭한 굳은 살이 박힌 손.
이안이 잠든 사이 티엔은 신문을 볼 수 있습니다.
첸 티엔:(한 손으로는 이안의 손을 잡고, 남은 손으로 신문을 펼쳐봅니다.)
:1면에는 속보로 뜬 린튼 가 살해 사건에 관한 기사가 적힌 상태입니다. 문득 복도 건너편의 누군가가 이안을 힐끔대는 게 느껴집니다. 기사 내에 서술된 용의자 외관과 비슷하다 생각하는 걸까요?
첸 티엔:(이안이 제게 기댈 수 있게끔 자세를 바로 한다. 맞잡은 손을 놓았다, 깍지를 끼며 고쳐 쥔다. 시선은 신경 쓰지 않았다. 자신이 곁에 있으니 어떻게든 둘러댈 수 있겠지.)

첸 티엔:네가 있어서 그래. (속삭인다.) 좀 더 자 둬. 도착하면 깨워줄 테니까.

:복도 건너편의 사람은, 몇 번 시선을 보내었지만 별 문제 없이 역에서 내립니다. 딱히 경찰에 신고할 만한 낌새는 아니죠.
이안은 역에 도착하고 나서야 잠에서 깹니다.
오랫동안 잠을 자지 못한 기색입니다.
어느 새 창밖에는 밤이 찾아왔습니다.
이안은 티엔에게 저택으로 돌아가자고 합니다. 그곳의 정원의 히스 꽃을 함께 보자고.
저택 뒤쪽에 난 정원으로 따라나가면 이안이 그곳에 섭니다.
달빛 아래 에리카 꽃무리에 섞인 이안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지치고 상처가 가득합니다.
꽃무더기 사이에 주저앉듯 앉는 모습은 일어설 기운조차 없음을 알립니다.
문득 달빛 아래 비춰지는 이안이 흐릿하게 느껴집니다.
아니, 느껴지는 게 아닙니다.
흐릿합니다.
제 몸을 살핀 이안이 느릿하게 말합니다.

이제 여긴 안전할 거예요. 기이한 존재가 숙주로 차지한 인간들을 모두 없앴으니 더 이상 번식하지 않을 것이고….
당신이 위험할 일도 없겠지.
첸 티엔:(말없이 당신의 곁에 주저앉는다. 흐릿한 손 위로 제 손을 겹쳤다. 아직, 잡힐까?)

그러게 내가 하지 말라 그랬잖아요….
이제 와 무슨 소용이 있는가 모를 이야기들입니다.
너덜하고 상처투성이인 자는 그저 평온한 얼굴입니다.
가시면류관을 쓰고 십자가를 진 메시아가 꼭 저런 모습일까요,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인간처럼 보이는….
첸 티엔:…죄송해요. (멋쩍은 양 웃는다. 웃는 체를 했다.) 하지만~! 전 결혼할 거예요. 예~전부터 바라 온 일이었단 말예요.

첸 티엔:어어~? 어울린다고 해요. 말 바꿔요. 어서요!

첸 티엔:무슨 소릴 하는 거예요? 내 결혼식 날은 오늘이고…, (아직은 온기가 느껴지는 손을 붙든다. 돌려받았던 것을 되돌려 줄 때가 왔다.) 상대는 당신이에요.

(사뭇 가라앉은 투로) … 정말, 영원을 저버린 나라도?
첸 티엔:저버린 게 아냐. 날 위해 네 영원을 바친 거지.
맹세해줄래?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나를 사랑한다고….

너를 처음 본 그 순간부터, 내 마지막 순간까지 나는, 너를……. (물에 젖은 목소리.)
첸 티엔:(원해 마지않던 말을 들으면, 참 행복하게도 웃었다.) 나도 그래. 앞으로도 그럴 거고. 그러니까…, 울지 마. 응? 이렇게 좋은 날인데.
잘 살 거야. 잊지 않을게.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대신… 티엔.
먼 미래에 말이야,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때도 같이 살까? 같은 집, 같은 공간에서, 네 곁에서….
첸 티엔:……우린 다른 꿈을 꾸고 있구나.
이안, 만약 다음 생이 있다면…,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때는 나를 사랑하지 말아. 네 모든 걸 나에게 바치지도 말고. 너를 위해 살아. 오래오래, 행복하게.

(다음 생의 나는, 당신과 처음 마주한 순간에도 생전 처음 해를 본 아이처럼 마음이 달뜨지 않고, 고작 당신의 미소 한 번에 더운 숨을 들이키지도 않을 것이다. 또,) 다음 생의 나는… 너를 겨우 내 곁에 두고 싶어하지도 않을 거야. …그래도 같이 살고 싶다고 말하면, 내 욕심이야?
첸 티엔:욕심이지.
난 널 사랑하게 될 테니까. 뻔하거든~…. 그러니, 같이 사는 건 안 돼. 적당히 거리를 두고 지내자. 내가 잘 버텨낼 수 있게. 이 정도는 괜찮지?

첸 티엔:글쎄, 안 될 텐데. 너도 알다시피, 난 욕심이 많아서~…. 아무에게나 내 걸 내어주진 않거든.

다음이 있다면 도련님이라는 호칭으로 부르지도 않겠네…. 어쩌면 처음부터 그냥 티엔, 하고 부를지도 모르고.
첸 티엔:……내가 널 밀어낼지도 몰라. 왜,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처럼 말이야.
그래도 기다려줄 거지?

첸 티엔:도련님이라고 부르지 말지. (툴툴댄다.)

첸 티엔:……그래. 마지막이구나.
마지막으로…, 손 좀 잡아줄래?

첸 티엔:노력은 해 볼게.
행복해야 해. 알겠지?

티엔. 첸 티엔…. 당신을 사랑했어.
이별의 때가 도래했습니다. 깨닫게 되는 순간입니다.
그래. 보내야죠.
그가 바라고 있잖아요.
이 마지막 순간에, 그저 곁에 당신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는 듯이…
달빛 아래 당신에게 가만히 기댄 이안은 어느 순간 목소리를 잃었습니다.
감은 눈꺼풀과 잦아드는 숨.
숨결.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 숨결.
꽃잎이,
수많은 히스-에리카의 꽃들이 향을 내뿜으며 당신의 주위를 감쌀 때,
달빛이 이안의 몸을 둘러쌀 때, 그래서 눈부실 때, 이 풍경이 견디기 어려워졌을 때,
품안이 가벼워집니다.
빛이 허공에서 맴돌고 누군가의 체온이 완벽하게 사라집니다.
허공으로. 공중으로 흩어져…….
이별.
바람이 불었던가요.
풍경을 메우는 꽃잎이 그저 아름답습니다.
그만큼 서글픈 것입니다.
이렇게,
이렇게 아픈 이별이.
END 2. 히스클리프
KPC 이안 브란트 소멸, PC 첸 티엔 생환.
생환 보상 이성치 +1d2
첸 티엔:(그제야 참았던 눈물을 떨구어 낸다. 사실, 너를 다시 만난 그 순간부터 목놓아 울고 싶었어. 아주 어릴 적에 그랬던 것처럼,) ……이안. (목소리가 볼품없이 떨려 온다. 새어 나오는 울음을 참지 못해 흐느끼는 소리를 냈다.)
……이안, 브란트. (당신의 이름을 부른다. 지금, 어디에 있어? 늘 나를 달래 주러 왔었잖아. 내 손을 잡아 주고, 어깨를 감싸 주고, 한껏 다정하게 도닥여줬었잖아.)
나는, 아직도, 네가 필요해…. 너만, 이, 필요하다고. (그러나, 닿아오는 온기는 없다. 그 사실이 못내 서글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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