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틀리스 로즈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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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이어지는 어둡고 좁은 골목.
당신은 정체 모를 존재로부터 쫓기고 있습니다. 지나온 길은 무너져 내려 까마득한 낭떠러지로 변하고, 등 뒤에서는 기이한 속삭임이 들려옵니다.
당신의 본능이 위험신호를 보냅니다. 붙잡히면 죽음을 피할 수 없을 거라고 말이에요.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쯤, 괴물이 당신을 붙잡을 듯 가까워집니다.
그러나 어디선가 나타난 인물에 의해 괴물은 사라지고, 그는 당신을 향해 손을 내밀어 보입니다. 낯익은 생김새입니다. 검은색 긴 생머리를 늘어트리고, 치켜 올라간 푸른빛 눈동자는 호선을 그리고...
어떻게 할까?
이안 브란트:…루바토? (자연스레 당신을 부른다. 익숙한 얼굴을 훑은 시선은 미끄러져 당신이 내민 손으로. 머뭇거리기는 하였으나 붙잡지 않을 리 없었다.)
▶:내민 손을 붙잡으면, 그는 유유히 당신을 어디론가 이끌고 갑니다.
루바토:(문득 발걸음을 멈춘다. 그리고 몸을 돌린다. 구두 굽이 자갈과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당신을 향해 몸을 기울이고, 속살거린다.) 계속 떠올리며 생각하지 말고, 그냥 잊어버리세요.
마지막으로......
▶:그는 무어라 이어지는 말을 끝내자마자, 당신의 몸을 툭 뒤로 떠밉니다. 어라, 지금 추락하고 있는 건가요? 그다지 강한 힘으로 밀린 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말이에요.
높은 곳에서 추락하는 아찔한 느낌을 마지막으로, 당신은 지끈거리는 두통과 함께 식은땀을 흘리며 악몽에서 깨어납니다.
이안 브란트:
SAN Roll
기준치:65/32/13
굴림:69
판정결과:실패
▶:낯선 여관 천장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또 이 꿈이로군요.
최근 들어 당신은 계속해서 같은 내용의 악몽을 꾸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두운 골목에서 정체 모를 존재에게 쫓기기만 하더니, 갈수록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변해갑니다.
살인마에게 쫓기거나, 허공을 나는 촉수 괴물이 나타나거나, 뱀파이어가 당신의 목덜미를 물어뜯기도 하는 지극히 비현실적인 꿈.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마지막에는 늘 루바토가 등장한다는 점일까요. 이게 바로 그가 말했던, 기억을 지우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인 걸까요? 그나저나 꿈속의 루바토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이안 브란트:
듣기
기준치:65/32/13
굴림:47
판정결과:보통 성공
루바토:장미향에는 진정효과가 있어요. 도움이 될 거예요. 제가 선물해드렸었죠?
이안 브란트:(돌려줄 정신이 없었던 탓, 루바토에게 받은 반지며 향수 모두 그대로 가지고 있다. 장미꽃은 완전히 시들어 제 형상을 갖추지 못하게 되었으니 불가피하게 처분하였으나… 소매 걷을 때마다 속절없이 당신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장미의 생사 여부가 중요할까?)
(하여튼… 향수는 고이 모셔두기만 하였지 제대로 사용한 적 없었으나 당신이 꿈에서 한 말이 오늘따라 귀에 맴도는 것 같다. 침대에서 비척비척 일어나 제 가방을 뒤졌고, 쉽게 향수를 찾아낸다.) 축성 효과가 있댔나…. (왼쪽 팔목에 칙, 대충 뿌렸다. 오늘도 자기 전에 뿌려볼까.)
▶:향수를 뿌리면, 은은한 장미 향이 공기 중에 감돕니다. 지끈거리던 두통이 서서히 가라앉습니다.
이안, 이성 수치 1 회복.
시계를 보니 이제 슬슬 오페라 하우스로 향해야 할 시간입니다. 편집장이 이곳 <하멜>로 당신을 보낸 이유는 기억하고 있겠죠?
이안 브란트:(아~ 남아도는 인력이라서 보냈었던 것 같다.)
▶:분명 그렇게 말하며 당신을 이곳으로 보냈었지요. 상사가 하라고 하면 해야지 어쩌겠습니까. 자, 외출 준비가 끝났다면 이제 일하러 가봅시다.
이안 브란트의 현재 위치는 여관입니다. 가르델리 오페라 하우스에 방문할 수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옷을 깔끔하게 갖추어 입고 노트와 펜을 챙겼다. 뭐라도 적을 게 생기면 좋겠네, 그리 생각하며 바깥으로 나선다. 가르델리 오페라 하우스로 향합니다.)
▶:거리에는 아침부터 사람들이 북적입니다.
듣자하니 내일부터 축제가 시작된다고 했던가요. 덕분에 숙소를 아슬아슬하게 잡았습니다.
이곳에서부터 가르델리 오페라 하우스로 가기 위해서는 여관에서부터 걸어서 가도 좋고, 여관 앞의 마차 역에서 오페라 극장까지 가는 합승마차를 이용해도 좋습니다.
어떻게 할까?
이안 브란트:사람 많네…. (가만히 서서 잠시 사람 구경. 오페라 하우스까지는 운동 삼아 걸어갑니다. 건강하게 살아야지.)
▶:목적지를 향해 걸음을 뗀 순간, 당신은 뒤에서 지각이다~ 지각~이라는 말과 함께 바쁘게 뛰어온 행인과 부딪혀 휘청이게 됩니다.
이안 브란트:
민첩
기준치:70/35/14
굴림:25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민첩한 하루 되세요...)
▶:당신이 행인을 피하기 위해 잽싸게 몸을 물리면, 그대로 누군가의 품에 폭 안겨버리고 맙니다. 하필이면 당신의 바로 뒤에 또다른 행인이 있었나 봐요. 희미하지만 어디선가 맡아본 기억이 있는 장미 향이 나는군요.
이안 브란트:(익숙한 향….) 괜찮으세요? (어깨 살며시 밀어 일으켜줬다.)
▶:상대방을 확인하면, 놀랍게도 당신의 이웃이었던 루바토입니다. 당신과 눈이 마주친 그의 눈동자가 짧은 순간이지만 당황으로 물듭니다.
루바토:죄송합니다. 어디 다친 곳은 없으신가요?
이안 브란트:(입술 달싹였으나 한동안 이어지는 말이 없었다. 아직도 몽중인가? 오늘따라 유독…. 멍하게 눈만 깜박깜박.) 그으, 네. 괜찮아요….
루바토:(두 눈이 분주히 당신을 훑는다. 다친 곳 없음을 직접 확인한 뒤에야 입을 열었다.) 괜찮으시다니 다행이네요. 제가 지금 급한 볼일이 있어서요.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중절모를 벗었다, 다시 쓰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한다. 붙잡을 틈도 없이 금세 인파에 섞여 사라졌다.)
이안 브란트:(다른 단어를 덧대지도 못하고 그저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모두가 바삐 걸음을 옮기는데, 단 한 사람만 한 자리에 고정된 듯 멈추어 서서는… 제 볼을 꼬집는다.) 음. (아픈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무얼 골똘하게 생각하는가 싶더니 이안 브란트 또한 태연하게 걸음을 옮겨 인파 속으로 섞여 들었다. 단단히 당신이 보고 싶은가 보다, 헛것까지 보고. 그런 생각을 했다.)
▶:오페라 하우스에 도착하면, 정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그 앞을 기웃거리고 있는 사람들이 보이는군요. 행색을 보아하니 기자 무리로 추정됩니다. 삼삼오오 모여 무언가 담소를 나누고 있네요.
이안 브란트:(슬그머니 기자들 곁으로 다가가서 귀 기울였다. 쫑긋.)
기자1: 듣자 하니 옛날에 이 건물을 지을 때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죽었다더군. 싹 다 지하에 묻어버렸는데 그 원한으로 유령이 되었다는 거야.
기자2: 아냐, 내가 알기로는 옛날에 이 극장에서 공연하다 죽은 무용수의 원혼이 자기가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기면 생기를 빨아먹는다고 하더라고.
기자3: 영혼이 아니라 육신을 빼앗아 멋대로 조종한다는 거 아니었남? 난 그렇게 들었는데.
기자4: 다른 건 모르겠고 가르델리의 유령은 자기 마음에 안 드는 배우에게 저주를 내려 해코지한다더군요. 사실 이번에 무대 장치를 떨어뜨려서 해하려 했던 대상이 프리마 돈나인 라비나 샤펠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기껏 수군거리는 내용들을 열심히 엿들었지만, 공통점 하나 없는 중구난방의 뜬소문뿐입니다.
이안 브란트:(이런 걸 써간다면 이번에도 지금 이런 걸 기사라고 써왔나?!라는 말 듣겠지? 하하…. 그래도 수첩 펼쳐서 몇 자 끄적거리긴 했다.)
▶:수첩에 글을 적고 있노라면, 모인 인파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아는 얼굴이 하나 들어옵니다. 바로 아까 만났던 루바토입니다.
우연도 반복되면 운명이라던데, 이렇게 곧바로 만나면 확실히 운명인 게 아닐까요?
막 도착한 듯한 그는 문지기로 보이는 인물에게 다가가 무어라 대화를 합니다. 거리가 있어 대화 소리는 들을 수 없지만, 입 모양을 살펴보니 약속, 극장장이라는 단어를 말하는 것 같네요.
문지기와 대화를 끝낸 루바토는 주변을 살펴보고는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깁니다.
어떻게 할까?
이안 브란트:(눈 깜빡깜빡. 그가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살펴볼 수 있나요?)
▶:저 방향이라면 분명, 근처에 있는 커피 하우스로 향하는 것 같네요.
이안 브란트:(문지기를 한 번 보았다가도, 곧장 당신이 걷는 방향으로 뛰어갔다. 저 사람이 나를 잊어버렸든, 내가 헛것을 보았든….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게 기자의 일 아닌가. 문이 닫힌 오페라 하우스를 뒤로 하고 커피 하우스로 향합니다.)
▶:커피 하우스에 도착하면, 루바토는 야외 테라스에 앉아있습니다. 그 앞에는 중년의 인물이 앉아있네요. 정황상 그가 극장장인 것 같아요.
극장장은 긴장한 얼굴로 무언가 이야기를 시작하려는 것 같습니다. 상당히 중요한 이야기가 오갈 거라는 느낌이 듭니다.
마침 루바토의 시야에 벗어난 자리가 비어있네요.
어떻게 할까?
이안 브란트:(그 자리에 곧장 착석한다. 자연스럽게 차 한 잔을 시키고, 혹시 모르니 신문 하나를 척 펼쳐 들어서 제 얼굴을 가리기도 했다. 미행 모드 ON.)
(두 사람의 대화에 신경을 기울였다. 가끔 신문을 넘기며 그들에게 시선을 두기도 했다.)
극장장:...처음엔 유령사건을 해결해주시길 바랐지만, 저희 극장의 극작가인 크리스 데븐포트가 유령에게 납치된 것 같아 그를 찾는 걸 우선해주셨으면 합니다.
▶:완벽한 자리에 앉아 귀를 기울인 덕인지, 어렵지 않게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유령에게 납치된 사람이 있다니 이건 또 새로운 정보로군요.
대화는 계속 이어집니다.
극장장:서너 달 전부터 익명의 존재로부터 이상한 협박 편지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루바토:협박 편지요?
극장장:네, 올해의 기념 공연을 할 때는 극장의 프리모 우오모의 목소리가 끔찍하니 당장 바꾸고, 프리마 돈나인 라비나 샤펠을 반드시 그대로 유지하라고요.
루바토:하멜의 봄 축제때마다 열리는 기념 공연을 말씀하시는 거죠? 그 외에 특별한 점이 있었나요?
극장장:네, 실은... 그런 편지 한 통때문에 충분히 훌륭한 배우를 바꿀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편지를 무시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두 번째 편지를 받았죠.
자신은 극장에 살고 있는 유령이며,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모두에게 저주를 내리겠다고요.
루바토:흠. 저주라~... 그건 너무 터무니없는 이야기이지 않나요.
극장장:맞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 계속 무시하려고 했지만, 점점 극장 사람들이 크고 작게 다치거나 심지어는 시름시름 앓다가 쓰러지는 등 이상한 일이 계속 발생하지 뭡니까.
루바토:다른 분들께서 말씀하시던 유령의 저주란 게 그 일을 말하는 건가 봐요.
극장장:네... 그러다 이틀 전에는 무대 장치가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났고, 세 번째 편지를 받았습니다. (편지를 루바토에게 건네준다.)
▶:편지를 꺼내는 건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이어 루바토가 내용을 읽는 중얼거림이 들립니다.
극장장:크리스는 장래가 기대되는 젊은이죠. 그저 무사하길 바랄 뿐입니다. 이번 축제에 올릴 새로운 작품도 그가 쓴 것인데,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여기, 그가 거주하는 타운 하우스의 보조 열쇠입니다. (열쇠를 내민다.) 필요하실 것 같아서 가져왔습니다. 꼭 좀 부탁드립니다.
루바토:(열쇠를 받아 챙겼다.) 걱정 마세요. 좋은 소식 들려드릴 수 있게끔 힘 써볼게요.
▶:이윽고 극장장은 커피 하우스를 떠납니다. 루바토는 무언가 생각에 빠진 듯 자리를 지키고 있네요.
당신은 문득, 어디선가 빤히 바라보는 듯한 시선을 느낍니다.
이안 브란트:(시선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돌아보았다.)
이안 브란트:
관찰력
기준치:65/32/13
굴림:23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수풀 쪽에 있던 커다란 쥐와 눈이 마주칩니다. 그 직후 쥐는 휙 사라지네요. 세상에나! 쥐의 크기가 고양이만 했어요.
잠깐 한눈을 판 사이,
루바토:(당신의 어깨를 툭툭 건드린다.) 이야기 다 들었죠?
이안 브란트:(시선 들었다.) 저 기억하세요?
루바토:당신이야말로 무언가 기억하는 게 있는 것 같은데. 맞나요? (허락을 구하지도 않고 맞은 편 자리에 풀썩 앉는다.)
이안 브란트:(대답 없이 당신을 빤히 쳐다본다.) 진짜 같다. (뭐가?)
루바토:응? (으응?)
이안 브란트:진짜 루바토예요?
루바토:(헤.) 정말 기억하네요? 마법 저항력이 꽤 강한가 봐요. 그런 사람은 드문데.
이안 브란트:제 기억 지우셨어요? (깜박.) 다 기억하는데….
루바토:전 분명히 지웠어요. (문득 당신의 왼쪽 손을 끌어 온다. 손등에 코를 가져다 댄다.) 제가 드린 향수, 마음에 드셨나 봐요~?
이안 브란트:일부러 안 지우셨나 했네. (순순히 내어줬다.) 당신이 뿌리라고 했는걸요, 오늘.
루바토:으응? (눈 깜빡깜빡.) 제가요?
이안 브란트:꿈에서.
루바토:이안 브란트 씨이, 이상한 꿈 꾸신 거 아니죠?
이안 브란트:응? 요즘 이상한 꿈밖에 안 꿨어요.
루바토:무슨 꿈이길래 그래요?
이안 브란트:으음, (관자놀이 꾹 눌렀다.) 무언가 저를 쫓아와서 해치려는 꿈이요. 살인마라거나, 괴물이라거나, 뱀파이어라거나….
당신도 매번 나왔어요.
루바토:일반인에게는 가혹한 일을 겪은 데다가 그걸 전부 기억하게 되었으니, 그런 꿈을 꾸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죠. 이런 일을 방지하려고 기억을 지우는 건데, 당신에겐 그게 통하질 않았으니까…. (끌어온 왼손 만지작거린다.) 그런데에, 제가 드린 반지는 어디에 뒀어요? 안 보이네.
이안 브란트:아… (머뭇.) 돌려 드릴까요?
루바토:아뇨, 왜 안 끼셨냐고 여쭤본 거예요.
이안 브란트:음. (입 다물었다.) 당신 생각을 더 많이 하는 건 곤란해서요…?
루바토:(조금은 얼빠진 낯이 된다.) 제 생각하셨어요?
이안 브란트:(또 정적.) 안 되나요…?
마, 많이는 안 했어요. (크리피하게 보이지 않도록 변명했다….)
루바토:저 좋아하세요?
이안 브란트:응? 그건 아닌데.
루바토:그럼... 왜...?
이안 브란트:그으, 아니, 애초에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던 사람한테 뭘 좋아하냐고 묻고 계신 거예요.
루바토:제 생각을 많~이 하신 것 같길래 그랬죠.
아무튼, 기자 일은 계속 하고 계시는 거죠?
이안 브란트:그냥… 적당히 했어요? (흠.) 네. 이게 좋은 것 같아요. (진짜 뭐가?)
예상하신 대로 기자 일은 계속 하고 있어요. 오늘 이쪽으로 오게 된 것도 가르델리의 유령와 관련하여 외근 나온 것이고요. 당신도… 새로운 일이 생기신 것 같던데요. 극장장이랑 나누던 얘기 좀 들었어요.
루바토:엿들었다는 얘기를 당당하게 하시네요? (손바닥 꾸욱 누른다.)
뭐어, 상관은 없지만. 전 지금부터 개인적인 일 때문에 가르델리의 유령에게 납치된 극작가의 행방을 찾을 거예요. 당신도 유령에 관해 알아보려고 하는 것 같은데, 동행하시겠어요?
이안 브란트:(손바닥 움츠리다가도 그대로 둔다.) 그냐앙… 당신이 진짜인지 파악도 하고, 진짜라면 당신이 혹사 당하고 있는 건 아닌가 보려고 그랬죠. 그건 아닌 것 같아 다행이지만요.
응? (의외라는 듯 놀란 낯이 된다.) 그래도 되…나요?
루바토:으응, 저도 인력난에서 조~금 벗어나보려고요. (손 조물조물 만진다. 따뜻하네.) 그래서 부탁드리는 거예요. 혼자보단 둘이 함께하는 편이 낫잖아요. 당신이 기억하지 못했다면 이런 부탁 할 일도 없었겠지만.
이안 브란트:평소에 일할 때 손 가만히 못 두는 편이에요? 냅킨 뜯고? (진짜 궁금해서 물어본다….) 으음, 저야 좋죠. 비록 아는 정보라곤 방금 두 사람이 대화한 내용 뿐이지만…….
루바토:아뇨, 당신 손이라서 한 번 잡아봤어요. (샐쭉 웃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자아, 그럼 같이 실종된 극작가의 타운 하우스로 가보자고요. 단서가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이안 브란트:저… 좋아하세요? (질문 그대로 돌려주었으나 대답을 바라는 것은 아닌 듯 부지런히 자리를 정리하고 옷매무새를 가다듬기만 했다. 이번에는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겠다… 뭐 그런 다짐.) 열쇠까지 주신 걸 보니 엄청나게 신뢰 받고 계신 것 같은데, 가서 뭐라도 건질 수 있으면 좋겠네요. (타운 하우스로 향합니다.)
루바토:전 당신 꽤 좋아했어요.
이안 브란트:(우뚝.) 뭐지?
루바토:얼른 가요, 얼른~ (손 잡아끈다.)
이안 브란트:응? 진짜 뭐지? (끌려갔다.)
▶:실종된 극작가의 거주지는 주거지역에 있는 단독주택입니다. 두 사람은 그곳을 향해 걸음을 옮깁니다.
루바토:같이 행동하기로 했으니까, 제가 들은 정보들을 좀 나누어드릴게요. 괜찮죠?
이안 브란트:네, 네에. (아직 좀 멍하다.)
루바토:(눈앞으로 손 휙휙 저어본다.) 이안 브란트 씨~?
이안 브란트:(손 답삭 잡는다.) 듣고 있어요.
루바토:(기다렸단 듯이 깍지를 낀다.) 으응. 우선…. 극작가의 이름은 크리스예요. 크리스 데븐포트. 들어본 적 있어요?
이안 브란트:자연스러우시네요. (선수네, 선수야….)
(손 그대로 뒀다.) 으음, 일단은요. (방금 대화에서 들었으니까 들어본 적 있긴 하다.)
루바토:크리스의 집은 극장의 후원자가 제공한 거예요. (빈손으로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열쇠를 꺼내 흔들었다.) 고용인 한 명이 일주일에 두 번씩 들려 우편물 정리나 청소, 요리 같은 집안일을 맡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고용인을 찾아가서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그분께서도 평소에 직접 크리스와 대면하는 일이 드물었다고 해요. 필요한 물건이나 별도의 심부름이 있을 때는 주로 메모를 통해 소통했고,
그가 마지막으로 확인한 메모에는 우편물을 보내달라는 말이 있었죠. 자리를 비우겠다는 언급은 일절 없었대요. 이렇게만 들으면 정말 납치 사건스럽죠?
▶:어느덧 극작가의 집에 도달합니다. 루바토는 꺼낸 열쇠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섭니다.
빈집 특유의 싸늘한 공기가 두 사람을 맞이합니다. 1층에는 주방과 응접실이 있고, 2층에는 침실과 다용도실 등이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납치 사건스럽네요, 말 그대로…. (내부 둘러본다.) 저희 같이 돌아보나요?
루바토:그러는 게 좋지 않겠어요? 이렇게, (맞잡은 손 괜히 고쳐 쥔다.) 손도 잡았는데.
이안 브란트:아… 네! 그쵸. (접수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1층의 응접실로 걸어갔다.)
▶:테이블과 소파가 있는 응접실입니다. 테이블 위에는 신문 2개가 놓여 있습니다. 구독하고 있는 신문은 하멜 매거진이네요.
신문 하나는 크리스가 실종되기 전, 다른 하나는 이후에 발행된 신문입니다.
이안 브란트:(날짜가 오래된 것부터 읽어보자. 크리스가 실종되기 전의 신문을 먼저 집어들었다.)
▶:신문의 1면에는 가르델리 오페라 극장의 무대 장치 추락 사고와 유령사건에 대한 기사가 실려 있습니다. 당신이 익히 알고 있는 사항과 특별히 다른 점은 없군요. 다만, 그 아래로 광고가 실려 있어야 할 페이지의 어느 부분이 휑하니 비어있습니다.
크리스가 스크랩에 취미가 있었던가요? 신문을 몇 장 더 넘겨보면 인기 연재소설 <사랑과 증오>의 페이지가 눈에 띕니다.
이안 브란트:여기 잘려 있네요. (신문 넘기다가 연재소설도 자연스럽게 읽고 있다. 꽤 자극적인 내용일 것만 같아….)
루바토:사랑과 증오 말이에요. 읽어본 적 있으세요?
이안 브란트:(역시 이런 건 막장 전개인 법이지….) 드문드문 읽어봤던 것 같아요. 그런 거 좋아하세요?
루바토:이것보단 이전에 연재된 작품이 더 재밌었어요. (다 읽어본단 뜻.) 사슴 괴물이 사람을 사랑하게 된 이야기인데, 본 적 없으세요?
이안 브란트:응? 무슨 내용인데요? (신기하다는 듯 쳐다봤다.) 사랑 얘기 좋아하시는구나. 뭐어, 처음부터 좋아할 것 같긴 했지만.
루바토:평범한 사랑 이야기였어요. 결국은 사람도 그 괴물을 사랑하게 되고, 두 인물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는 구절로 끝맺는 그런 이야기요. (문득 고개를 돌리니 시선을 마주친다. 눈 깜빡깜빡.) 무슨 뜻이에요~? 그거.
이안 브란트:괴물과 사람이 사랑하는데 그게 어떻게 평범한 사랑 이야기예요? (시선 마주한 채 가만 웃는다.) 그런 데 로망 있으실 것 같아서요. 예전에 저한테 데이트 신청 얼추 비슷한 거 하셨을 때부터 그렇게 생각했어요.
루바토:사랑은 결국 낭만이고, 두 주인공은 자신의 마음에 솔직했을 뿐이니 평범한 사랑 이야기가 되는 거죠. 허물어지는 마음을 어떻게 막아내나요? 그건 불가피한 현상이에요. (눈 휘어지는 대로 함께 미소 짓는다. 불가피한 현상, 그 말을 뱉을 적엔 부러 맞잡은 손을 놓고, 깍지를 껴 고쳐 쥔다. 손바닥과 손바닥이 맞닿게끔 문지르기도 했다.)
혹시나 해서 여쭤보는 건데, 담아두신 건 아니죠?
이안 브란트:사랑해 본 적 있으세요? 되게 잘 아시네. (흘려내듯 중얼거렸다.) 뭐어, 그런 것도 솔직해질 수 있는 환경이 받쳐줘야 가능한 것 아니겠어요. (어깨 가볍게 으쓱이기만. 깍지 낀 손이 새삼 어색하게 느껴져 손가락 끝에 힘 주었다 푼다.) 이제 정말 신경 안 쓰니까 걱정 붙들어 매셔요. (별다른 감정 담겨 있지 않은 낯, 눈을 돌려 최근 날짜의 신문을 읽어 보았다.)
▶:신문의 1면에는 과연 유령이 봄 축제의 공연에도 나타날 것인지에 대한 추측성 기사가 실려 있습니다. 특별한 내용은 없네요.
이안 브란트:(뒷면도 팔락팔락…. 다른 신문처럼 비어있는 칸이 있을까요?)
▶:모든 면은 꽉 채워져있습니다.
이안 브란트:(응접실은 다 둘러본 것 같고. 다시 당신 쳐다본다.) 저기….
루바토:네에?
이안 브란트:잠시 손 놔도 되나요?
루바토:왜요?
이안 브란트:부엌에는 혼자 들어가고 싶어서요. 제 본능이 그렇게 말하고 있어요.
루바토:(삐죽.)
이안 브란트:괜찮을까요?
루바토:(흥.) 그러세요.
이안 브란트:(루바토를 응접실에 놓아둔 채 혼자 주방으로 갑니다.)
▶:깨끗하게 정리된 주방입니다. 식탁 위에 영수증과 잔돈이 놓여 있고, 한쪽 벽면에는 메모판이 걸려있습니다. 메모판에는 쪽지 한 장이 핀으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영수증을 확인한다. 구매 내역부터 날짜까지 차근히….)
▶:우편국의 직인이 찍혀 있는 영수증입니다. 우편 요금과 접수 번호가 적혀 있습니다. 접수 날짜는 크리스가 실종되기 이틀 전의 날짜로군요.
이안 브란트:(챙겼다! 나중에 루바토에게 보여줘야지. 메모판에 고정된 쪽지로 눈을 돌렸다.)
(다시 응접실로 총총...)
루바토:(삐딱. 하게 서 있다.)
이안 브란트:바닥이 삐뚠가. (제대로 세워줬다.)
루바토:(제대로 세?워졌다?) 절 두고 행복하셨나요.
이안 브란트:별 건 없었어요. (쪽지와 영수증 보여줬다.)
루바토:근데 왜 절 두고 가셨지.
이안 브란트:그냥 제가 동물의 감 같은 게 있는데요. 가끔 실패해요. 그런 걸로 합시다.
(손 꼭 잡고 2층으로 올라갑니다^ ^)
루바토:손 잡아주셨으니까 넘어가 드리는 거예요. (툴툴…. 거리면서도 따라 올라간다.)
이안 브란트:감사해요? (침실로 저벅저벅...)
▶:어수선한 몰골의 침실입니다. 바닥과 침대 위에는 옷가지가 널브러져 있고, 침대 옆에 자리한 작은 협탁 위에는 열쇠가 놓여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본능적으로 열쇠 훔치기. 열쇠에 무어라 적혀 있는 것이나 꼬리표는 없을까요?)
▶:라벨링이 되어있지는 않네요.
이안 브란트:(열쇠를 이안 브란트의 주머니에 고이 집어넣었다. 침대맡으로 걸어가 널브러진 옷가지를 주워든다.)
(옷 상태도 보고 주머니도 뒤적거리고... 침실 꼴이나 이안 브란트의 행동거지를 보자면 아마 이쪽이 도둑...)
▶:급하게 갈아입기라도 한 걸까요? 옷은 어수선히 널브러져 있습니다. 겉과 속이 뒤바뀐 것도 보이네요. 그냥 정리를 안 한 것일지도 모르지만요.
이안 브란트:어딜 급하게 가신 것 같네요. (옷 척척 접어서 내려놓았다. 다용도실로 이동한다.)
▶:다용도실의 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
이안 브란트:(열쇠 구멍이 있나요?)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주머니에 고이 넣어둔 열쇠를 끼워 넣습니다.)
▶:찰칵. 힘들이지 않고 맞물립니다.
이안 브란트:(벌컥. 연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내부는 서재처럼 꾸며져 있습니다.
어지러운 책상 위에는 흔한 필기구, 타자기, 달력 등이 있고 바닥에는 넘치는 쓰레기통 밖으로 튀어나온 종이 뭉치 몇 개가 굴러다니고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바닥에 떨어진 종이 뭉치를 주워 구깃구깃한 부분을 힘으로 쭉쭉 펼쳤다.)
▶:봄의 요정, 전설, 유령, 축제, 동상이라는 키워드가 적혀 있습니다. 아마 봄 축제에 올릴 예정이라는 공연과 연관된 내용인 것 같네요.
다른 것도 펼쳐볼까요?
이안 브란트:(펼친 것은 루바토에게 건네주고... 다른 것 펼쳐봅니다.)
▶:하멜 매거진에서 연재되고 있는 인기 소설 <사랑과 증오>의 최근 내용이 쓰여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당신이 좋아하는? 거... (내용을 읽어볼 수 있나요?)
▶:최근의 전개는...
추적자에게 쫓기며 언제 죽음을 맞이할지 알 수 없는 여주인공 에밀리가 남주인공인 마틴에게 찐한 키스를 한 뒤, 그의 손에 총을 쥐여주고 두 사람이 함께할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라며 자신의 진짜 이름을 밝히고 당신만이라도 도망가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끊겼습니다.
이안 브란트:아... (다시 구겼다.)
이안 브란트:
지능
기준치:50/25/10
굴림:29
판정결과:보통 성공
▶:그러고 보니, <사랑과 증오>의 작가가 데이브 포트라고 했던가요? 필명을 사용한다고 했던 것도 같은데. 우연인지 몰라도 크리스의 성과 비슷한 이름이네요.
이안 브란트:여기 사는 사람이 사랑과 증오 작가일지도 모르겠네요. (책상 위 슬쩍 정리해주며 달력을 살폈다.)
▶:봄 축제 공연 일정, 작가 모임, 마감일 등등 자잘한 일정 등이 적혀 있습니다.
날짜를 살펴보니 마감일은 크리스가 실종되기 전, 작가 모임은 실종되었던 날, 그리고 봄 축제 공연일은 이틀 뒤로군요. 뭔가... 유독 마감일이라고 쓰여 있는 글씨가 처절합니다.
이안 브란트:마감이 많이 힘드셨나 보다. 그럴 수 있지. (갑자기 본인 마감거리 생각하고 아찔해짐…. 잘리지 말아야 할 텐데.) 일단 크리스가 무얼 어디로 보냈는지 알려면 우편국으로 가면 되려나요….
루바토:그래야 할 것 같네요. 단서가 겨우 이것뿐이라니…. (흠.) 우선은 숙소로 돌아가는 게 좋겠어요. 시간이 많이 늦었잖아요. 오늘은 쉬고, 다음날에 이어서 수사하는 걸로 해요.
이안 브란트:(고개 끄덕였다.) 어디서 묵으시는데요?
루바토:(조금은 난감한 낯이 된다.) 실은…. 아직 여관을 못 잡았어요. 급하게 온 거라서요.
이안 브란트:아… 흠. (이안 브란트가 묵는 여관방은 구조가 어떻게 되는가? 떠올려 본다.)
(기억 안 난다….) 일단 밖에서 날밤 샐 순 없으니까… 제가 묵는 곳으로 가요.
루바토:(화색.) 정말요? 재워주시는 거예요~?
이안 브란트:1인실이라 비좁겠지만… 네에.
루바토:저 비좁은 거 좋아해요. (왜?)
이안 브란트:왜… 왜요?
루바토:붙어있을 수 있잖아요.
이안 브란트:뭐랑…?
루바토:(히죽...)
이안 브란트:재우고 나갈게요 제가 그냥.
루바토:어떻게 그래요? 그냥 같이 자요.
이안 브란트:(끙… 앓는 소리.) 일단 가요. (크리스의 집에서 나와 숙소로 돌아갑니다….)
▶:가스등의 어슴푸레한 불빛이 어둠을 밝히고 있는 거리, 숙소로 향하며 두 사람은 과거의 언젠가처럼 밤거리를 거닙니다.
루바토:내일은 우편국과 하멜 매거진을 들러보면 될 것 같네요.
이안 브란트:네에, 내일은 정보를 좀 건져야 할 텐데.
루바토:털어보면 뭐라도 나오겠죠. 일 얘긴 여기까지만 할래요. (쓰고 있던 모자 벗어 당신의 머리 위로 폭 얹어주었다.) 회포 푸는 게 좀 늦어졌네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이안 브란트:(챙 부분을 만지작거렸다.) 뭐, 똑같았죠. 일하고, 사람 만나고요. 변화하기엔 짧은 시간이었으니까. 당신은요?
루바토:바쁘게 지냈죠. 이 바닥 인력난은 여전하니까요. (머무적거리더니, 묻는다.) 사람은? 누군데요? 애인?
이안 브란트:애인이면? (숨죽여 웃는다.)
루바토:지금이라도 다른 여관을 알아봐야죠. (옆구리 쿡 찌른다.) 왜 웃으세요?
이안 브란트:그게 단가? (옆으로 조금 떨어졌다.) 그냥. 일의 일환으로 만나고 다녔다는 얘기였어요.
루바토:(팔 뻗어 당신의 손을 움켜쥔다. 더 멀어질 수 없게끔 붙들고 놓지 않았다.) 다행이네요. 하마터면 질투할 뻔했잖아요.
이안 브란트:질투도 해요? (손 고쳐쥐었다.) 손은 여전히 차가우시네요. 체질인가?
루바토:으응. (고쳐 쥔 손 괜스레 옴작거렸다.) 차가운 건 싫어하세요?
이안 브란트:아니…. 좋아해요. (두 사람의 희미한 그림자를 따라 시선낮추었다. 언뜻 웃는다.)
루바토:그럼….
▶:그가 무어라 말을 꺼내려던 찰나, 문득 이상하게 가스등의 불빛이 작아지고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주변의 온도가 서늘해집니다.
루바토:(주변의 이상을 눈치채면, 순간 눈이 크게 뜨인다. 붙잡은 손을 당겨 당신과 몸을 밀착시킨다. 이어질 행위는 당신에게는 불쾌하거나, 버거웠을지도 모를 일이다. 로맨틱한 말 한마디, 눈 맞춤 한 번 없이 입술을 겹쳤다.)
이안 브란트:(그는 놀란 기색을 숨기지 못하였고 낯선 감촉엔 몸을 움찔 떨기도 하였다. 맞잡은 손에 힘을 풀었으며 빈 손으로는 더듬더듬 당신의 어깨를 짚었으나, 결국 밀어내지 못하였으니 어깨 감싸쥐기만 한 꼴이 된다. 그저 어찌할 줄을 몰라 입술을 가만 겹치고 있을 뿐이고, 어찌 되었든 거부의 의사는 없었다.)
▶:거리가 가까운 탓인지 희미하다고 생각했던 루바토 특유의 장미 향이 이제는 진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게 중요한 게 아님을 당신은 곧 깨닫습니다. 느지막이 떨어진 입술, 그 사이로 새어나간 숨결이 허공에서 얼어붙어 뿌옇게 떠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밤바람이 차갑다지만, 입김이 나올 정도는 아니지 않나요? 지금은 완연한 봄인걸요.
이안 브란트:
SAN Roll
기준치:65/32/13
굴림:25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루바토의 이상한 태도. 그의 팔과 어깨가 살짝 경직된 이유가 단순히 추위 때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순간 당신의 뒷머리가 쭈뼛이 서며 등골이 오싹해집니다. 이성 감소 없습니다.
루바토:(재차 입술을 맞물린다. 키스치곤 담백했으니 이 입맞춤에 성적인 의도는 없어 보일 터다. 그렇게 한참을 당신을 붙들어 두었다. 가스등이 몇 번이나 점멸하고, 주변의 온도가 정상으로 돌아왔을 무렵 천천히 입술을 떼어낸다.) …죄송해요, 갑자기. 놀라셨죠.
이안 브란트:(얼핏 보아도 수상한 상황이지 않나. 이미 괴물이니 마법이니 하는 것에는 나름 시달릴 만큼 시달렸으니 고작 입맞춤으로 이 상황을 모면할 수 있다고 한다면 기꺼이 이해해 줄 수도, 응해줄 수도 있다. 그러니 가만히 눈을 감고, 당신이 멀어지기를 기다린다. 이어 당신이 마주보는 이는 퍽 차분한 낯이었을 것이다.) 이유 묻는다면 답해 줄 수 있어요?
루바토:(차분한 낯을 보면 자신마저 마음을 가라앉히게 되니, 참으로 기묘한 일이다. 그렇기에 ㅁ ㅁㅁ은...) 당신이 원한다면요. 일단은 여길 뜨는 게 좋겠어요. 숙소로 돌아가요.
이안 브란트:손 잡고?
루바토:(끄덕인다.)
이안 브란트:(손 그대로 붙잡은 채 자신이 묵는 숙소로 향하였다. 발걸음 서두른다.)
▶:두 사람은 무사히 숙소 안으로 들어섭니다.
루바토:(멋쩍은 표정이다. 쭈뼛거리며 안으로 들어섰다.) 저어, 이안.
이안 브란트:네에, 옷 걸어드릴까요? (제 겉옷 벗으면서 묻는다.)
루바토:예전 생각나네요. (그제야 경직됐던 표정이 허물어진다. 그래, 허물어졌다. 기꺼이 옷 벗어 내민다.) 제 모자도 잊지 말고 걸어주세요.
이안 브란트:(두 사람의 옷을 옷걸이에 나란히 걸어놓는다. 모자까지 벽걸이에 걸면서 묻는다.) 원래 모자도 써요?
루바토:내키면요. 어때요, 잘 어울리지 않던가요~?
이안 브란트:네에, 뭐든 어울리시니까요. (천연스레 대꾸하더니 침실 방향 턱짓한다.) 침대는 저쪽에 하나 있는데 둘이 자기엔 좀 좁을 수도 있고.
루바토:같이 잘 순 없을까요? (눈썹이 아래로 처지며, 어깨 또한 추욱 늘어졌다. 동시에 눈은 동그랗게 뜨고, 촉촉한 물기마저 감도니 유난히도 푸른 것이 더욱 반짝였을 것이다.) 조금…. 무서워서.
이안 브란트:선배들이 기자로서 좋은 정보 많이 얻어내려면 미인계도 배우라고 들었는데…. (뜬금없는 이야기나.) 당신만 괜찮으면, 같이 자면 되죠. 저 잠버릇 없어요.
루바토:(미인계라는 말을 못 알아들은 이마냥 눈을 깜빡거린다. 물론 개수작이었다.) 저 때문에 괜히 불편해지신 거 아니에요? 아까 전도, 지금도….
이안 브란트:정말 괜찮대도요. (손 뻗어 당신의 넥타이를 반쯤 끌어내린다.) 편하게 있어요. 옷도 빌려 드릴까요?
루바토:(얌전히 손길 받아들인다.) 그래도 되나요?
이안 브란트:네에, 얼마든지. 먼저 씻으셔도 되고요. 대신 자기 전에 설명은 좀 해 주시고.
루바토:뭐든 답해드릴게요. (당신에게만은.) 씻고 나올 동안 질문 정리나 하고 계세요. (그리 말하며 옷 달라는 듯 양손을 내민다.)
이안 브란트:(옷가지 틈에서 잠옷을 꺼내어 왔다. 당신 손 위에 얹었다가도 슬쩍 거두면서) 이름 먼저 알려주면 안 돼요?
루바토:그게 궁금해요?
이안 브란트:이젠 좀 궁금하네요.
루바토:조금 전에 뭐든 답해드린다고 했는데, 면목이 없네. 이름은 안 돼요. (그리 말하며 한 걸음 가까이 다가섰다. 당신의 이마 위로 제 이마를 툭, 맞대었다. 흉 위로 검은 머리카락이 문질러졌다.) 지금은 안 돼. 사정이 있어서 입 밖에 낼 수가 없거든요. 이 일이 잘 마무리되면 알려 드릴게요.
이안 브란트:(괜히 서운함이 들어 눈썹 늘어트리다가도, 이마 위로 새카만 머릿결이 살랑 스친다면 별 물음 없이 수긍해버리고 만다.) 어쩔 수 없지…. 기다릴게요. (잠옷 다시 건네주었다.) 먼저 씻고 나와요.
루바토:(눈썹 처지는 걸 보고 어쩔 줄 몰라 했다. 결국 내뱉는 단어는,) 하늘…. 지금은 여기까지만. (잠옷 받아들고 주변 두리번거리더니, 욕실을 찾아 안으로 들어섰다. 이어 물소리가 들렸을 것이다.)
이안 브란트:(하늘? 당신이 말해준 단어 곱씹으며 방을 대강 정리했다. 책상 위에 널브러진 종이 조각, 서류 따위를 한 데 모으고, 제 잠옷도 꺼내둔다. 가지고 온 짐이 많지 않으니 정리를 끝내는 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당신이 나올 때까지 침대 구석에 엎드려 누워 눈을 감았다. 하루가 유독 길고, 여전히 꿈같다. 당신을 만났기 때문일까?)
루바토:(수건으로 머리카락의 물기를 털어내며 침실로 들어섰다. 엎드려 있는 당신의 어깨 위로 손을 올렸다.) 이안, 벌써 자요?
이안 브란트:안 자요. (잤다.) 다 씻었어요?
루바토:(잔 것 같은데?) 으응. 씻고 오실래요?
이안 브란트:으응, 먼저 주무세요. 당신도 피곤할 텐데. (비척비척 자리에서 일어나서 욕실로 향한다. 하나 물소리가 들리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을 것이다. 그래… 서서 졸았다.)
루바토:(분명 서서 졸았군…. 따위의 생각을 하며 누워 있는다. 눈 말똥말똥 뜬 채로 당신이 돌아오길 기다렸다. 오랜 시간 나오지 않는다면 욕실로 쳐들어갈 생각도 했다. 물 맞으면서 쓰러져 잠든 거면 어떡해….)
이안 브란트:(무사히? 씻고 돌아왔다. 풀어내린 머리 보여주는 것이 괜히 어색하다. 그나마 잠이 깬 것 같은 모습.) 안 주무셨네요. 어디부터 물어야 할지 아직 못 정했는데, 큰일이다…. (무슨 숙제 덜한 미들스쿨 학생처럼 말하는….)
루바토:방 주인을 두고 먼저 자는 건 예의가 아니죠. (이불 걷어 옆자리를 툭툭 두드린다.) 굳이 오늘이 아니어도 되니 부담 갖진 마세요.
이안 브란트:그래요, 그럼… 일단 생각나는 것만. (이불 안으로 들어가기 전 침대에 걸터앉아서는, 멀뚱 당신을 바라본다.)
저한테 왜 키스하셨어요?
루바토:함부로 눈을 마주치면 곤란한 것이 그 주변을 지나갔어요. 그것의 시선을 피하는 방법 중 하나가 숨결을 나누는 거거든요. (당신이 눕지 않으니 자신도 몸을 일으킨다. 침대 헤드에 상체 기댄 채로 말 잇는다.) 당신이 밀어냈다면 그대로 발각됐을 거예요. 견뎌주셔서 감사해요.
이안 브란트:그렇구나. 감사할 건 없고…. (응? 이불로 들어가서 누운 다음 당신의 팔 당겼다.) 왜 일어나요. 같이 누워요.
루바토:꼭 안 들어오실 것처럼 앉으시길래 일어났는데. (얌전히 눕는다.) 다음에도 이런 일 생기면…. 키스해도 돼요?
이안 브란트:첫 번째 질문만 듣고 들어가려고 했죠. (곰곰.) 뽀뽀쯤이야, 네. 그러세요.
루바토:(멀뚱.) 원래 그렇게 스킨십에 열린 편이신가요?
이안 브란트:응? 이런 답을 원한 게 아니셨나? 어렵네….
루바토:다른 사람이 입 맞추더라도 그렇게 받아주실 거예요?
이안 브란트:왜 그런 질문을 하시지?
루바토:제가 당신을 꽤 좋아해서요.
이안 브란트:하하…. (그냥 웃었다.) 다른 사람은 저랑 입 맞추지 않는다고 해서 위험해지는 상황 없을 테니까 아마 그럴 일 없겠죠.
아무튼 하나 해결했으니 두 번째 질문. 그럼 저 보고 싶었어요?
루바토:왜 그런 질문을 해요?
이안 브란트:우리 만난 건 그냥 우연인가, 싶어서요.
루바토:우연이긴 하죠.
하지만 나는 운명이라고 생각해….
이안 브란트:그러면 오늘이 아니라도 다시 만날 수 있었을까? (손 끌어 잡았다.)
루바토:다시 만나길 바라셨어요? (깍지를 끼며 고쳐 쥐었다.)
이안 브란트:(머뭇거림 끝에 끄덕인다.) 당신이 보고 싶었던 것 같아….
(이안 브란트가 묻고 싶었던 것은 하나. 당신은 나를 다시 만나고 싶었을까? 내 당신을 보고 싶어하더라도 나는 찾을 방도 하나 없고, 어쩌면, 당신이 정말 누구인지조차 모르는데…. 이안 브란트는 늘 같은 곳에 머무르며 당신이 찾아오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이 기다림이란 보답 받을 수 있는 것인지, 그것이 늘 궁금했다.)
루바토:(ㅁ ㅁㅁ은 이름답게 어디에도 머무르는 법이 없었다. 모든 시간을 흘려보내며 모든 것들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유독 물결이 이지 않는 곳, 너울이 보이지 않는 곳에 이르면 그 발걸음마저 멈추어 내고 만다. 이 일말의 그침에 이름을 붙여야 한다면 그것은 분명 낭만일 테고, 낭만은 곧 ㅁㅁ이며, ㅁㅁ은 곧 불가피한 현상이 되어….)
…당신 생각을 꽤 많이 했어요. 기삿거리는 잘 마련했는지, 직장에서 잘리지는 않았는지, 내 행동에 마음이 상하지는 않았는지, 그래서 반지나 향수를 버리지는 않았는지…. (그러나 오늘, 당신의 손목에서는 장미 향이 났다. 익숙한 향이었다. 오히려 자신이 당신에게 보답받은 것만 같았다.)
실은 떠나고 싶지 않았던 걸지도 모르죠.
이안 브란트:기사는 잘 썼고요, 잘리지도 않았어요. 여유가 좀 생긴 것 같아서 가장 먼저 이사를 갈까 고민했었는데… 여전히 같은 곳에 살고 있어요. (이유 알 것 같느냐며 빙그레 웃기도 하였다.)
마음은 조금 상했어. 이렇게 떠날 거면 흔들어 놓지는 말지. 그러면서 반지고 향이고 당신 흔적은 잔뜩 남겨 놓으려 하는 게, (뜸.) …불공평하잖아. 그래서 나쁘게 굴었던 거예요. 미워진 건 아니었어…. (깍지 낀 당신의 손등 위로 뺨을 비볐다.) 당신이 남기고 간 것이라면 모두 가지고 있어요. 소중한 걸 잃어버리지는 않거든요.
(떠나고 싶지 않았던 걸지도 모르겠다는 당신의 말, 내심 원하던 것 그 이상의 마음을 들으면, 환하게 웃는다.) 그거면 됐어….
…슬슬 잘까요? 무섭다고 했으니까 손은 안 놓을게요.
루바토:당연히 잊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찾아가질 못했고요. 혹시라도 당신이, 나를 기억하지 못하면…. 좀 많이 슬플 것 같았거든요. (손등 위로 닿아오는 온기. 그보다 더 따스한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애정일 테지.) 손만 잡지 말고, 끌어안아 주시면 안 될까요? 심장 소리를 들으면 안정될 것 같아서요.
이안 브란트:(기꺼이 당신 가까이 누웠고, 약간의 거리를 두고 그러안았다.) 그래서 처음 봤을 때 모른 척한 거예요? 왜, 오늘 거리에서….
루바토:당신에게 나는 낯선 사람일 테니까요. 괜히 연관되면, 또 당신의 기억을 지워야 할 테니까…. (속살거리다가도, 찡그린 듯 웃는다. 장난기와 애수, 기쁨이 뒤섞인 이도 저도 아닌 미소.) 이렇게 전~부 기억할 줄 알았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데이트 신청이나 해버릴걸. 아쉽네요.
이안 브란트:기억을 잃었더래도 당신 표정을 보고 나면 꼭 이렇게 말했을 거예요.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없던가요? 하고…. (당신의 뺨을 손등으로 한 번 훑었고, 이어 장난스러운 어조로.) 꽃 없으면 데이트 신청해도 안 받아줬을 테니까요~….
루바토:아무래도 당신을 많이 그리워했나 보죠. 그런 표정을 지었을 정도라면…. (제 뺨 훑는 손 붙잡더니, 손등이 아닌 손바닥 위로 뺨을 비비적거렸다.) 다음에는 꽃다발을 들고 찾아올게요. 카라 꽃이라고, 혹시 아세요?
이안 브란트:고양이…. (실없는 웃음을 짓는다.) 다음에도 찾아온다고 약속한 거예요. 어기면 안 돼요. (어디 갈새라 거리 좁혀 껴안았다. 심장 소리가 들릴 정도로, 아주 가까이.) 하얀색 꽃인 건 아는데.
루바토:꽃말이 천 년의 사랑이래요. (기꺼이 그 품에 고개를 묻는다. 분명 처음 듣는 소리일진대 일정히 들려오는 심장 소리가 더없는 안정이 되었다. 언제, 어디서든 당신의 곁에서 평온을 느끼는 꼴이라니. 참으로 기묘한 일이다.) 로맨틱하지 않아요? 꼭 운명적으로 재회한 두 사람을 뜻하는 것 같잖아요.
그 사슴 괴물과 사람처럼, 혹은 드래곤과 왕자처럼, 일국의 왕과 호위무사처럼, 도련님과 그의 시종처럼, 전무후무한 시간 여행자들처럼, 또…. 당신과 나처럼.
이안 브란트:운명…. (머리를 쓰담으면 검은 머리카락이 제 손가락마다 기다랗게 얽어진다. 세상에 날 때부터 인연인 자들은 새끼손가락이 붉은 실로 이어져 있다고 하던가? 문득 어깨 너머로 하얗게 빈 제 새끼손가락을 보았다. 이어져 있을까?) 정말, 그런 게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설령 운명 같은 것이 실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제 손가락에 당신의 손가락을 엮는다면 그것이 곧 운명의 붉은 실이 될 것만 같다고…, 꼭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는, 비로소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진다.) 좋아해요, 당신을.
루바토:(검은 머리카락이 당신의 손가락에 얽혀 있고, 전등에 반사된 빛이 두 사람을 비추고 있었으므로 한 가닥의 머리카락쯤은 붉게 보였을 법하다. 이 모든 상황마저 두 사람을 운명이라 칭하는 꼴.) 그럼, 전…. 당신을 꽤 사랑한다고 말해볼래요.
(붙든 손을 끌어오더니, 약지 위로 입을 맞추었다.) 내일부턴 바빠질 테니, 조금이라도 일찍 주무세요.
이안 브란트:사랑…. (그런 걸지도 모르지, 나도. 미소 짓기만 했다.) 으응, 당신도요. 혹시 저 잘 때라도 무서우면 깨우시고, 이상한 거 나타나면 입 맞추셔도 괜찮고요. 하여튼 마음대로 하셔도 되니까, (손 고쳐 잡고 꼭 끌어안으면, 누구 것인지 모를 머리카락이 뺨을 간질였다. 타인의 온기를 느끼며 눈을 감는다.) 잘 자.
▶:두 사람은 함께 잠에 빠져듭니다. 다음 날, 아침이 되면 루바토가 당신을 깨웁니다.
당신은 오랜만에 악몽도 꾸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이동해야 할 시간이에요.
이안 브란트와 ㅁ ㅁㅁ의 현재 위치는 여관입니다.
우편국하멜 매거진가르델리 오페라 하우스를 방문할 수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옷 챙겨입는 도중 생각난 김에 향수도 한 번 뿌렸다.) 하멜 매거진부터 가 볼까요. (잠도 깰 겸… 걸어서 하멜 매거진으로 이동했다.)
▶:신문사의 입구에는 경비원이 있습니다. 제대로 된 방문 사유 혹은 찾는 사람을 이야기하고 확인 절차까지 거치지 않으면 내부로 들어가기 힘들어 보입니다.
어떻게 할까?
이안 브란트:(눈 데굴 굴리다가 경비원에게 다가갔다.) 데이브 포트 씨에게 용건이 있어서 찾아 왔는데… 들어갈 수 있을까요?
경비원: 데이브 포트 작가님은 재택에서 근무하신다고 알고 있습니다. 담당자님을 불러드릴 수는 있습니다만, 무슨 용건이신가요?
이안 브란트:아, 네네. 그럼 담당자님을 불러주시겠어요? (흠. 납치라고 말할 수는 없을 테니 적당히 얼버무리기로 했다.) 데이브 포트 씨와 연락이 되질 않아서요. 집에 찾아가도 비어 있고.
경비원: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내부의 직원과 무어라 말을 하는 듯하더니) 4층으로 올라가셔서 넬리 시먼 씨를 찾으시면 됩니다.
이안 브란트:감사합니다. (고개 숙여 인사한 뒤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 계단을 올라 4층으로 향한다.) 아침부터 운동되고 좋네요. 네. (4층에서 넬리 시먼의 이름이 붙은 공간이 있는지 두리번거린다.)
루바토:(1층. 당당하게 올라갔다. 2층. 한숨을 푹 쉬었다. 3층. 시선이 허공을 배회한다. 4층. 쪼?금? 시들었다.) 이안, 저어기... (시들시들.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에는 사무실이 있다.)
이안 브란트:오늘 다닐 수 있겠어요? 운동 좀 하셔야겠어요…. (시들해진 사람 볼 쿡 눌렀다. 눌렀다고 픽 쓰러지면 안 되니까 등허리 받쳐주기도 했다. 이어 사무실로 저벅저벅.)
▶:사무실 안으로 들어서면, 다크서클이 내려앉은 초췌한 얼굴의 직장인이 두 사람을 맞이합니다.
이안 브란트:(직장인이다….)
넬리 시먼:경비원에게 연락은 전해받았습니다. 제가 <사랑과 증오>의 담당자입니다만, 무슨 일로 오셨죠?
이안 브란트:그게, (흠. 어디까지 말해도 되는 거지? 납치보다 적절한 단어를 생각해봤다.) 음, 실종 신고가 들어와서요. 포트 씨와 가장 최근 연락이 닿으신 게 언제인가요?
넬리 시먼: 시, 시, 시, 실종 신고라고요? 끄아악! 분명 원고는 제때 가져와 주시겠다고 했는데 어디로 가신 거야!
이안 브란트:(그게 중요한 거구나.)
넬리 시먼: 가장 최근에 닿은 연락이라고 하면 역시 그 편지겠네요... 글이 잘 안 써져서 최종 최후 진짜 마지막 마감일에 신문사로 직접 원고를 가져오겠다고 하셨습니다.
이안 브란트:최종 최후 진짜 마지막…. 어. 네네.
넬리 시먼: 어쩐지 찾아가도 만날 수 없다더라니... 혹시 작가님께서 마감하기 싫어서 잠수를 탄 건 아니겠지요? 네?
이안 브란트:그… 흠. 그, 흠. 작가님께서 그렇게 무책임한 분일 리가 없죠. (맞으면 어떡하지?) 혹시 '작가 모임'에 대해서는 아는 것 있으신가요? 그 날이 추정 실종일이라서요.
넬리 시먼:하...... (마른세수를 했다.) 작가 모임이요. 어디서 하는지는 모릅니다. 정기적으로 참석한다는 것만 들었거든요. 다른 작가님들께 한번 수소문을 해봐야겠네요. 아무튼 소식을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노크 소리가 들립니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온 직원이 투서로 추정되는 한 아름의 편지가 담긴 자루를 가져다주며, 편집장의 호출이 있다고 알려주네요.
순식간에 얼굴이 해쓱해진 넬리 시먼은 작가의 행방을 알게 되거든 꼭 알려달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며 끌려갑니다.
이안 브란트:(엇. 그. 흠. 그. 놓아드림. 사무실을 둘러봅니다. 특별한 것은 없을까요?)
▶:사무실 내부에는 특별한 점이 없네요. 바깥의 직원들이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안 브란트:응? (귀 쫑긋...)
직원1: ...그래서, 그 왜. 30년 전에 불났던 사건도 유령의 짓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더라고.
직원2: 오~ 그거 잘만 쓰면 흥미 좀 끌겠는데?
직원1: 그치? 시청 문서보관소에 가면 당시의 기사를 좀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 우리 신문사에서 발행한 신문은 한 부씩 꼬박꼬박 보내놓으니까.
이안 브란트:30년 전에 불? 알아요? (티엔 바라봤다.)
루바토:(도리도리.) 우리가 먼저 문서보관소를 들러볼까요? 저 분들, 어차피 퇴근 시간 전까지는 계속 여기에 계실 테니까... (침묵.)
이안 브란트:으응… 그래요. (직원들 흘긋 보더니 계단 내려간다.) 내려가는 건 힘들지 않을 테니까 조금만 더 힘내시구요. 우편국만 갔다가 시청으로 가 봐요. (옆사람 허름해지는지 구경?하다가 우편국으로 향했다.)
▶:우편 및 전보 업무를 볼 수 있는 우편국입니다. 영수증을 제시하면 우편 등이 제대로 수령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데스크에 어제 훔친 영수증 제시한다.)
▶:우편국 직원은 영수증의 접수 번호를 확인하고, 두꺼운 장부 하나를 꺼내와 살펴보기 시작합니다.
직원: 이 편지는 하멜 매거진으로 배달되었네요. 특별 우편으로 당일 배송되었습니다. 수령 확인서도 제대로 받았고요. 수령인은... 넬리 시먼이라는 분이네요.
루바토:마지막으로 받았다던 편지가 이거였나 봐요.
이안 브란트:으응, 원고를 보내셨나 짐작하고 있었는데 최종 최후 진짜 마지막 마감일에 직접 원고 가져다 준댔다던 편지였던 거 말이죠….
(시청 문서보관소로 갑니다.)
▶:하멜에서 발행된 모든 공공기록물, 주로 공개용 행정 공문이나 지도, 신문 등을 보관해놓은 곳입니다. 신분증이 있다면 누구든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정보를 찾고자 한다면 자료조사 판정.
이안 브란트:(이것저것 뒤적여봤다...)
자료조사
기준치:50/25/10
굴림:34
판정결과:보통 성공
(뭔가 찾아낸 것 같다? 서류 답삭.)
▶:이안 브란트는 서류를 답삭 집었다. 30년 전, 가르델리 오페라 극장 관련 기사가 보인다.
이안 브란트:화재가 났다는 게 극장에서 났다는 건가 봐요? 그때나 이때나 유령에 대한 소문은 그대로이고…. (기사를 펼쳐 읽었다.)
▶:극장장의 불화로 쫓겨난 감독 맥 브라이언이 앙심을 품고 방화를 저지르려다 실패하였고, 경찰에게 쫓기던 중 강물에 빠져 실종되었다는 내용입니다.
경찰 관계자 증언에 따르면 그는 사이비 종교에 심취해 있었고, 무대에 올리고자 했던 공연도 이와 관련된 내용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사악하고 이단적인 관념이 포함된 필사본을 소지한 것으로 파악되어 계속 행방을 추적하고 있으니 목격 시 곧바로 신고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네요.
이안 브란트:불이 났다던 사건이 이건가? 음… 찝찝하네요. 실패했다는 걸 보니 큰일은 없었던 걸지도 모르겠지만. (종이 접어서 정리하며) 혹시 아는 것 있어요? 이런 사이비 종교 관련해서.
루바토:아, 대충 짚이는 곳은 있어요.
노란 옷의 왕이라고, 조~금... 과격한 예술가들이 숭배하는 경우가 많은 존재가 있거든요.
안 그래도 유령에게서 온 협박 편지의 귀퉁이에서 그와 관련된 인장을 발견했었어요. 이 사건이 이번 일과 관련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근처의 신문을 뒤적거린다.) 그러고 보니, 크리스의 집에서 본 신문 중에... 한 면이 스크랩 된 신문도 있지 않았던가요? 날짜가 분명... 아, 여기 있다. 한번 보실래요?
이안 브란트:그… 흠. 그렇구나. (처음 듣는 사람.) 그 감독이 아직 살아있는 걸까요? 아니면 정말 사람들 말대로 유령인 건지…. (신문을 읽더니 아리송한 표정을 짓는다.) 생각보다 별 것 아닌 기사였네요. 좀 더 심각한 내용일 줄 알았어요.
하여간 크리스 씨가 저기 갔을 확률도 있는 거네요. 저희도 가봐야 하는 거겠죠?
루바토:네에, 다른 곳을 다 둘러보고도 크리스의 행방이 묘연하다면 찾아가보는 걸로 해요.
이안 브란트:으응, 일단 그럼 오페라 하우스 먼저 가봐요. 걸을 수 있겠어요? (이런 질문이나.)
루바토:절 뭐로 보시는 거예요?
이안 브란트:아니이… 뭐. 별로. 딱히. 아무것도요. (모른 척했다.)
루바토:(눈이 가늘어진다.)
이안 브란트:얼른 가요. (손 잡고 가르델리 오페라 하우스로 갑니다 ^ ^)
루바토:(흥. 고개 팩 돌린 채 손을 맞잡는다. 얌전히 오페라 하우스로 향한다.)
▶:두 사람은 가르델리 오페라 하우스에 도착합니다. 규모가 큰 오페라 하우스입니다. 1층에는 경비실이, 2층에는 합창단 연습실이, 3층에는 오페라 홀이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삐치지 마세요, 그냥 걱정한 거니깐. (경비실 먼저 가 봅니다. 안에 사람은 있는가?)
▶:경비원은 허리를 두드리며 커다란 쥐의 사체를 처리하는 중입니다.
경비원: 어휴, 이것들이 죄다 어디서 들어오는 건지 모르겠네. 그 절름발이 쥐잡이는 뭘 하는 거야. 으윽, 아이고, 허리야...
이안 브란트:(루바토 등 뒤로 스윽.) 저렇게 커다란 쥐를 어제도 봤어요. 절 보고 있었는데…. 혹시 아는 거 있어요?
루바토:글쎄요, 확실하진 않지만... 저렇게 이상할 정도로 커다란 쥐라면 사역마일 가능성도 있겠어요.
이안 브란트:사역마요? (눈 동그랗게 떴다.) 누가 부리는지는 알 수 없는 거구요?
루바토:으응.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네요.
이안 브란트:으응… 그렇구나. (다시 옆으로 나란히 섰다. 슬그머니 경비원에게 말 건다.) 도와 드릴까요? 그 쥐잡이… 라는 건?
경비원: 응? 괜찮소. 이미 다 처리했기도 하고... (한숨 푸욱.) 선대 극장장 때부터 고용되어 있던 사람이라고 들었는데, 나도 자세히는 잘 모른다오.
그런데, 도통 모습을 본 적이 있어야지! 얼마 전에 떨어졌던 무대장치도 가 줄을 갉아 먹은 탓이더라고. 아주 업무 태만이야!
이안 브란트:아… 그렇군요. (쥐잡이는 사람이구나… 어쩐지 아쉽다. 아쉬운 마음 달래기 위해 옆에 있는 사람 머리를 복복 쓰다듬었다.) 그 유령 짓이라는 게 사실일지도. (속닥.)
루바토:(응? 스러운 눈으로 당신 본다. 왜... 쓰다듬으시는 거지?) 한번 여쭤볼까요? 유령에 관한 거 말예요.
이안 브란트:으응. 아시면 좋겠다. (턱까지 긁어주고 루바토 보냄. 대화는 당신 전공인 것 같으니까.)
루바토:저어, 이안 브란트 씨. 일단은 제가 사람이거든요.
이안 브란트:응? 저두 알아요.
루바토:조금 전엔 동물 취급을 하셨는데도요.
이안 브란트:으응? 귀여워서…. 안 되면 말구요……. (손 뒤로 숨겼다.)
루바토:...... ......저 귀여워요?
이안 브란트:싫으면 안 귀여워하구….
루바토:(슬쩍 손 끌어와 자기 머리 위에 얹는다.)
이안 브란트:(헤헤. 다시 머리 쓰다듬는다. 정전기 일어날 때까지 만질만질만질만질.)
루바토:(정전기 잔뜩 일어나 붕 뜬 머리 꼴을 하고 경비원에게 다가갔다. 이러쿵저러쿵 신나게 대화를 나누고 돌아온다.) 유령 말인데요, 헛소문은 아닌 것 같아요. 직접 보셨다고 하더라고요.
이안 브란트:(적당한 곳에 앉아서 쉬고 있다가 일어난다.) 응? 직접 보셨다니요? (머리 다시 문질문질해서 가라앉혀줌.)
루바토:오페라 홀 무대 뒤, 라비나의 대기실 근처에서 보셨대요. 불그죽죽한 머리가 허공에 둥둥 떠있었다고 하시던걸요.
이안 브란트:음…. (이야기 듣다 보면 어느새 손 잡고 있다.) 그렇구나. 진짜 유령이구나? 그렇구나.
루바토:이안 브란트 씨이. 이런 거 무서워하세요?
이안 브란트:아뇨오.
(손 꼭 잡았다.)
루바토:근데 손은 왜 이렇게 꽉 잡으셨어용.
이안 브란트:저 그런 거 안 믿어요. (손에 힘 풀었다. 대신 조금 가까이 붙었다.)
루바토:흐음~? (장난기 어린 눈. 귓가에 훅 바람을 분다.) 오늘 주무실 수 있겠어요?
이안 브란트:(화들짝! 놀라 손 놓쳤다가 다시 덥석 붙었다.) 무, 무, 무슨 짓이에요…. (얼굴 붉힌 채 소름이 돋은 팔을 쓸어내렸다.) 어, 얼른 가요.
(손 꼬오옥 잡고 합창단 연습실로 걸어갔다.)
▶:벽면에 거울이 붙어 있는 무용수들의 연습실 겸 대기실입니다. 휴식 시간인지 무용수들은 한쪽 구석에 모여 불안한 얼굴로 소곤거리고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지. (물론… 아는 것만 해도 무슨 일 많은 것 같긴 하다. 소곤대는 소리에 귀 기울였다.)
무용수1: 너희, 오페라 홀 뒤에서 유령이 나왔다는 얘기 들었어?
무용수2: 경비원 님께서 보셨다던 그거? 허공에 불타는 머리가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며.
무용수1: 맞아, 그거. 내가 개인적으로 알아본 게 있는데... 30년 전 극장에 불을 지르려고 했던 어떤 미치광이가 있었다고 하더라고? 그때 죽은 사람이 유령이 되어 돌아다니는 게 아닐까?
무용수2: 에이, 설마...
무용수1: 맞다니까. 들어보라구. 유령은 산 사람의 생기를 빼앗는다고 하잖아? 요즘 라비나의 안색이 창백한 건 어떻게 설명할 건데? 유령이 튀어나온 곳도 라비나의 대기실 근처라며.
무용수2: 확실히... 몇 달 전에도 빈혈로 쓰러져서 일을 그만뒀던 사람이 있었지. 이번에는 라비나가 유령의 저주를 받은 걸까?
루바토:(불시에 이안의 양어깨를 확 쥔다.)
이안 브란트:(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으로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어깨 움켜쥐는 순간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자리에서 파득!!! 떨기만 했다. 돌처럼 굳어 있다가 3초 뒤에야 숨 내쉰다.)
자꾸 괴롭힐 거예요…? (웃… 울망.)
루바토:(갸우뚱?) 으응? 저어기, 연습실이 하나 더 있어서요. 그거 알려주려고 그랬죠.
왜요? 설마…. 이런 거 무서워하세요?
이안 브란트:(눈썹 찌그러뜨리더니 연습실로 휭… 가버린다.)
루바토:이, 이아안~? (후다닥 뒤쫓는다. 냅다 매달렸다.)
▶:다른 연습실로 들어서면, 무겁게 깔린 공기 속에서 침울한 표정의 합창단 몇 명이 남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오늘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혼자 잘 거예요…. (억울하다…. 잠자코 서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루바토:(울먹.)
이안 브란트:(흥.)
루바토:(어깨에 볼 부비작...)
이안 브란트:헛참.
루바토:(손 끌어와 손바닥에도 뺨 부비작...)
이안 브란트: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루바토:애교요.
이안 브란트:흠.
루바토:
외모
기준치:80/40/16
굴림:47
판정결과:보통 성공
이안 브란트:딱히 얼굴 때문에 봐 주는 거 아니니까요. 착각하지 마세요. (머리 삐쪽 솟을 때까지 파바박 쓰다듬어줬다...)
루바토:(헤헤.) 으응, 저 절대 착각하지 않을 테니까요…. (얌전히 손길 받아들이며 집에 가는 길에 오이나 사 갈까…. 따위의 생각을 했다.)
▶:합창단원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이안 브란트:(루바토 턱 긁으며 이야기 듣는다.)
합창단원1: 가르델리의 유령 말이야. 유령보다는 신화 속의 뮤즈와 더 비슷한 존재인 것 같지 않아? 자신의 마음에 드는 이에게는 영감과 재능을, 마음에 들지 않는 이에게는 저주를 내린다는 점에서.
합창단원2: 글쎄. 그렇다기에는 저번 무대장치 사고로 다친 프리모 우오모말이야. 평소에 유령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큰 소리로 떠들고 다녔잖아. 만약 유령이 실재한다면, 그 말을 듣고 화를 낸 게 아닐까?
합창단원3: 확실히... 크리스 말인데. 유령에게 납치되었다는 소문이 돌았잖아. 그가 이번에 집필한 작품이 유령인지 뮤즈인지 모를 존재의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런 꼴이 된 건 아닐까? 이대로 공연을 진행해도 될지 모르겠어. 가르델리의 유령과 봄 요정의 전설을 뒤섞은 대본이잖아. 불 난 집에 기름을 붓는 꼴인데.
이안 브란트:(목소리 낮추어 말한다.) 봄 요정의 전설? 당신은 뭔지 알고 있어요? 하멜의 봄 축제랑도 관련이 있는 건가? (갸우뚱.)
루바토:응, 맞아요. 이 지역의 오래된 전설 중 하나인데, 봄이 오지 못하도록 버티던 잔혹한 겨울밤의 괴물을 아름다운 요정이 노래와 춤을 춰 방심하게 만든 뒤 괴물을 죽여 봄을 되찾았다는 이야기예요.
나무 말뚝으로 괴물을 심장을 찌를 때, 괴물의 피를 뒤집어 쓴 요정은 저주를 받아 어둠 속에서만 지낼 수 있게 되었고... 사람들은 요정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매년 꽃 피는 봄마다 축제를 열게 되었대요.
이안 브란트:으음, 의미심장하네요. (가르델리의 유령과 봄 요정의 전설을 뒤섞은 내용이라면 결말에서 유령을 죽이기라도 하나? 그런 거라면 마음에 안 들 만도 하지. 대충 흐르는 대로 생각하다가 3층의 오페라 홀로.)
▶:연주단의 음악에 맞춰 주연 배우들이 한창 연습을 하는 중입니다. 넓은 홀 전체에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하고 있는 가수가 아마도 라비나 샤펠인 것 같군요. 얼굴에 핏기가 없어 보이는데, 밝은 조명 때문인지 원래 얼굴이 하얀 건지 모르겠습니다.
무대 연습을 지켜보던 것도 잠시, 노래를 부르던 라비나의 음정이 엇나가자 휴식 시간을 갖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연주단은 이곳에서 쉬려는 것 같고, 라비나는 자신의 대기실에서 잠시 쉬고 오겠다며 자리를 뜨네요.
이안 브란트:(대기실로 조르르 따라간다. 대기실 밖에서 고개만 슬쩍 내밀고) 라비나 샤펠 씨인가요?
▶:대기실 안에 있는 라비나의 안색은 조명이나 분장을 떠나 정말로 안 좋은 것처럼 보이네요.
라비나: 휴식 시간이 벌써 끝난 건 아닐 테고, 무슨 일이시죠? 처음 뵙는 분 같은데요.
이안 브란트:(간단한 인사치레 후 다가갔다.) 몸이 안 좋으신 건가요?
라비나: 아... (자신의 뺨을 만지작거렸다. 아무래도 안색이 나쁘단 것을 인지하고는 있는 모양.) 실종된 크리스에 대한 걱정도 있고, 최근 이상한 꿈을 꿔서 도통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거예요.
이안 브란트:(고개 끄덕였다.) 크리스 씨와 친하셨나 봐요. (아니면… 아닌 거다.) 이상한 꿈이라면… 어떤 꿈이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라비나: 저어, 그런데... 누구신데 이런 걸 물어보시는 건가요? 경찰 관계자 분들이신가요?
이안 브란트:(눈 깜박거리다가 무해한 웃음!) 극장장 님께서 크리스 씨의 실종사건을 해결해 달라고 의뢰하셨거든요. (저한테 한 건 아니긴 한데요.)
▶:대인기능 판정?
이안 브란트:흠.
설득
기준치:55/27/11
굴림:39
판정결과:보통 성공
(휴.)
라비나: 아, 그런 거라면...
크리스는 오래 알고 지낸 가족 같은 친구예요. 이번 봄 축제의 공연을 고대하면서 준비하는 걸 제 눈으로 똑똑히 봤고요. 이렇게 말도 없이 사라져버릴 리가 없어요.
실종되기 전날만 해도 마감이니, 윌리 왓킨슨 씨의 작가 모임에 가야한다느니 말했는걸요. 뭔가 사고가 난 게 틀림없어요.
이안 브란트:그렇다면 윌리 왓킨슨 씨에 대해 아는 게 있으신가요? 혹은 모임의 장소라거나….
라비나: 윌리 씨는 상업지구에 있는 고서점의 주인이세요. 예전에 이 극장에서 일하셨던 분이고요. 이번 봄 축제의 운영진 중 한 분이시기도 해서, 지금은 한창 상업지구를 돌아다니며 축제 관리를 하고 계시겠네요.
이안 브란트:상업지구요. 으음, 새로 돌아볼 곳이 생겼네요…. 크리스 씨가 사라지기 전 달리 특별히 남긴 말을 없다는 말씀이시죠?
라비나: 네, 전혀요.
이안 브란트:(진짜 납치인가? 또 고개 기울였다. 하필 고서점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면?…) 대기실에 들어오니 생각나는 건데, 혹시 샤펠 씨는 유령을 본 적 있으신가요? 경비원이 이르길, 이 대기실 근처에서 유령의 머리가 떠 있는 걸 보았다고 하길래요.
라비나: 유령이요? 소문은 자주 들었지만, 직접 본 적은 없어요.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하네요.
이안 브란트:(고개 저었다.) 아닙니다, 충분히 도움이 되었어요. 그러면 최근에 꾸었던 이상한 꿈이라는 건…?
라비나: 그 꿈은... 깊은 호수가 보이는 전경에서 시작돼요. 그 호수에서 커다란 왕관을 쓴 존재가 나타나죠. 가면 때문에 얼굴은 볼 수 없고... 키는 거인처럼 굉장히 컸던 것 같네요. 넝마 같은 빛바랜 노란색 로브를 입고 있는데, 왕관을 쓰고 있었으니 아마도 왕인 거겠죠?
가끔은 로브가비단처럼 다채로운 색으로 빛나서 어쩐지황홀한 기분이되어 참을 바라보고있게되고아요. 바람한점불지않는데그 옷자락 이마치 춤을추는것처럼허공에  날리거든요. 때로 는날개 처럼보이는 데아 니후광일지도몰라그분이마치내 게가까 이다가오라는것처럼움직이면나는......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던 라비나의 눈동자가 서서히 초점이 흐릿해지더니 갈수록 말을 빨리하기 시작합니다.
이안 브란트:샤펠 씨? (당황하여 어깨를 붙잡았다.)
당신이 말한 것과 관련된 거겠죠? 노란 옷의 왕인가 하는…. (루바토 힐금 바라보며 목소리 낮추었다. 그런 것들은 사람을 홀리기도 하는가? 라비나 샤펠의 안색을 살핀다.)
▶:이안이 라비나의 어깨를 붙잡으면, 그는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숨을 헐떡이며 연신 식은땀을 흘립니다.
루바토:네, 아무래도 영향을 받은 것 같긴 하네요. 이건 의원을 불러도 소용이 없겠어요. 우리가 이 유령 사건을 해결해야만 할 것 같네요. 가 볼까요?
이안 브란트:그 수밖에 없는 거라면…. (라비나를 의자 뒤로 기대어 앉게 했다.) 말씀 감사했습니다. 조금 더 쉬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크리스 씨는 저희가 꼭 찾을 테니 너무 염려 마세요. (인사 후 대기실을 떠난다.) 상업지구로 가 볼까요?
루바토:네에, 길은 아시는 거 맞죠?
이안 브란트:가다 보면 나오지 않을까요? (은은.) 앞장 서세요.
루바토:진짜 저 없으면 어쩌시려구. (앞장섰다.)
이안 브란트:당신 없었으면, 뭐… 하루종일 외롭게 돌아다니긴 했겠어요. (따라 걷는다.)
▶:적당히 사람이 많은 한낮의 상업지구. 오늘부터 축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했던가요? 곳곳이 화려한 축제 장식과 향기로운 꽃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윌리 왓킨슨이 운영하고 있다는 고서점은 [축제 기간에는 휴업]이라는 팻말이 걸려 있습니다. 여기 어딘가에 축제 운영진으로 활동하는 윌리 왓킨슨이 있다는 건데, 그의 행방을 찾으려면 제법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것 같네요.
바로 앞에 음식점이 보입니다.
이안 브란트:(문을 두들기다 보면 왓킨슨 씨도 어떤 위협을 느끼고 돌아오지 않으려나? 생각하다가 얌전히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루바토:(덩달아 음식점으로 따라 들어간다.) 실례합니다~ 윌리 왓킨슨 씨를 찾고 있는데요.
사장: 왓킨슨을 찾는다고? 호호, 그냥은 안 되지. 이번에 우리 가게에서 축제 간판 메뉴로 내놓을 음식을 사먹고 맛을 평가해주면 가르쳐드릴게. 어때?
이안 브란트:물론 좋아요. (메뉴판 확인하며 루바토 의자에 앉힌다.)
루바토:(앉?혀졌다.)
▶:이안, 행운 판정?
이안 브란트:
기준치:40/20/8
굴림:37
판정결과:보통 성공
▶:다행스럽게도 메뉴판은 평범한 메뉴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닭꼬치, 스프, 샌드위치, 과일주스 등... 원하는 걸 시켜 먹으면 될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옆에서 의자 등받이 짚고 서 있다.) 뭐 먹고 싶어요?
루바토:사주시려고요?
이안 브란트:밥 정도는 살 수 있지 않을까요? (갸우뚱.)
루바토:당신도 이리 와서 앉아요. (옆자리 탁탁.)
이안 브란트:(옆자리에 스르륵 앉는다.)
루바토:빠르게 돌아볼 거면 주스가 낫지 않겠어요?
이안 브란트:으응. 그럼 아무거나.
▶:루바토는 베리 주스 한 개를 주문합니다. 기다릴 틈도 없이 주스는 금방 두 사람의 사이로 밀어지네요. 이안, 맛을 보나요?
이안 브란트:(한 모금 마십니다! 음식이 눈 앞으로 밀어지면 아무런 생각 없이 받아먹는 타입….)
▶:이안, 행운 판정?
이안 브란트:
기준치:40/20/8
굴림:80
판정결과:실패
▶:아... 시고 씁고 달고 맵고. 이상한 풍미가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이안 브란트:(주스가 왜 매운 건데? 뱉고 싶당.)
루바토:(먼저 안 먹길 잘했당.)
이안 브란트:(꼭 먹여줌...)
루바토:(고개 홱 돌림...)
이안 브란트:제 마음 거부하시는 거예요?
루바토:이건 이안의 마음이 아니라 사장님의 마음이잖아요. 전 임자가 있는 몸인데, 어떻게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받겠어요?
이안 브란트:안 통하니까 한 입 드세요.
루바토:(이잉. 울망울망.)
이안 브란트:자꾸 써 먹으시네...
루바토:(눈 깜빡깜빡.)
이안 브란트:됐어요. (한 입 더 마셨다. 사장님에게 평가 남기고 빨리 나가고 싶어.) 하하, 건강해질 것 같은 맛이에요…. 이제 알려주실 수 있나요?
사장: 그럼. 지금쯤이면 무도 대회를 보러 갔을 수도 있겠는데. 그쪽으로 가보는 건 어때?
이안 브란트:네에, 감사해요. (음료… 남기긴 그러니까 홀랑 마시고 음식점 바깥으로 나간다. 무도 대회가 어디서 벌어지고 있을지 살펴보자.)
▶:상업지구의 광장에서 소란스러운 함성소리가 들려옵니다. 아마 저쪽에서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속이 안 좋은 것 같기두. (함성이 들리는 방향으로 터벅터벅.)
▶:주목!! 곧 최고의 커플을 뽑는 무도 대회가 시작됩니다! 커플분들은 이리 오셔서 춤 한 번 추고 가시죠! 가장 끝내주는 호흡의 커플분께는 축제 운영진측이 준비한 특별한 상품을 드립니다!
사회자가 열심히 호객 행위를 하고 있네요. 어떻게 할까?
이안 브란트:흠. (상품 뭔지나 기웃거린다….)
▶:작은 보석과 은으로 제작된 한 쌍의 반지가 준비되어 있군요.
루바토:(이안 팔 덥석 붙잡았다.)
이안 브란트:왜.
왜요.
루바토:(눈 반짝반짝.) 이아안, 저거 갖고 싶어요.
이안 브란트:반지 이미 많으시잖아요. (손등 꾹꾹 누른다.)
루바토:그거랑 저거랑은 다르잖아요.
이안 브란트:어… 뭐가 달라요?
루바토:디자인이.
이안 브란트:그렇구나…. 춤은 잘 춰요?
루바토:그럭저럭이요. 당신은요?
이안 브란트:딱히 춰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는데….
루바토:하기 싫으면 말구요.
이안 브란트:뭐어, 노력은 해 보겠는데 자신은 없단 말이죠. 가요. (무도 대회 방향으로 총총….)
▶:대회에 참여한다면, 두 사람은 함께 춤을 추게 됩니다. 예술 혹은 민첩 판정.
이안 브란트:
민첩
기준치:70/35/14
굴림:43
판정결과:보통 성공
▶:두 사람은 멋드러지게 스텝을 밟습니다. 한 번 더?
이안 브란트:
민첩
기준치:70/35/14
굴림:71
판정결과:실패
▶:루바토가 발을 삐끗해 넘어질 뻔했으나, 다행스럽게도 당신을 붙들고 몸을 세워내네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이안 브란트:
민첩
기준치:70/35/14
굴림:21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두 사람은 완벽한 턴을 선보이며 춤을 마무리합니다. 사위에서 박수가 쏟아집니다. 최고의 커플로 선정되어 한 쌍의 반지를 획득합니다.
이안 브란트:(손 안에 덜렁 들어온 반지….) 마음에 드시나요?
루바토:끼워주시면 안 될까요? (수줍...어 하며 왼손 내민다.)
이안 브란트:어디에? (무드X)
루바토:눈치 없단 소리 자주 들으시죠.
이안 브란트:어떻게 아셨어요?
루바토:됐어요. 제가 직접 낄게요.
이안 브란트:(눈 깜박깜박.) 끼워 줄 수 있는데.
루바토:저도 혼자 낄 수 있어요.
이안 브란트:전 혼자 못 껴요.
루바토:왜요?
이안 브란트:응? 그냥 당신이 끼워주면 좋잖아요….
루바토:......손 줘보세요.
이안 브란트:(왼손 내밀었다.)
루바토:(검지에 끼워버린다.)
이안 브란트:(아무 생각 없다.) 감사해요?
루바토:(살짝 체념. 한 표정이다.) 저도 끼워주세요.
이안 브란트:(웃는다.) 나눠 끼는 데 의미가 있는 거 아니에요?
루바토:뭐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이안 브란트:이런 거 잘 모르니까 나중에 제대로 알려주세요.
루바토:네에. 제가 처음이신 것 같고 나쁘진 않네요. 저쪽에 춤추는 요정의 동상이 있다는데, 보러 가보실래요?
이안 브란트:처음 맞아. (당신의 왼손을 끌어다 하얗게 빈 손가락에 반지를 끼웠을 테다. 그러니 반지는 약지에 알맞게 들어갔을 것.) 가요. (춤추는 요정의 동상 방향으로 걸어간다.)
▶:춤을 추는 모습의 요정 동상입니다. 전설에 등장하는 요정의 동상은 누구의 솜씨인지 여러 가지 식물의 덩굴과 꽃으로 장식되어 있어 마치 꽃무늬를 가진 녹색 드레스를 입은 것처럼 보이네요.
소녀: 꽃장식 필요하지 않으신가요? 제가 싸게 드릴게요!
이안 브란트:꽃 장식…. (필요한가?)
소녀: 요정님은 노래와 춤, 꽃을 좋아하시거든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꽃장식을 몸에 지니고 있으면 즐거워진 요정님이 행운을 선사한다고 해요.
이안 브란트:으음, 그렇구나…. (사실 잘 모르겠지만.) 그럼 두 개만 부탁드려요.
소녀: 감사합니다! 축복받으실 거예요! (생긋 웃으며 꽃팔찌 두 개를 건네주었다.)
루바토:(값은 루바토가 치릅니당.)
이안 브란트:(웅. 보고 있음.)
루바토:아무래도 흩어져서 찾아보는 편이 빠르겠어요. 1시간 뒤에 이 동상 앞에서 만나는 건 어때요?
이안 브란트:어쩔 수 없네요. 그렇게 해요, 그럼. 조심하시구요. (손 흔들흔들...)
▶:루바토는 반대쪽 방향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당신이 왓킨슨의 행방을 찾으려 걸음을 옮기면,
노파: 이보게 젊은 친구. 이리로 와보시우.
▶:나이 지긋한 목소리가 당신을 부릅니다. 그늘진 길가에 앉아 있는 노파가 이쪽이라는 듯 손짓하고 있습니다. 긴 녹색 천을 머리부터 꽁꽁 둘러싸고 있어 얼굴의 일부만 겨우 보이는 노파의 앞에는 잡다한 뭔가가 놓여 있습니다. 아마도 잡화상인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아, 저 부르셨어요? (무시할 순 없으니 쪼르르 간다.)
▶:가까이 다가가면, 노파는 주름진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며 히죽 웃어 보입니다.
노파: 내가 거리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지나는 사람들의 운명이 언뜻언뜻 보인다우. 자네, 상당히 박운한 삶을 살아왔구먼 그려.
이안 브란트:제가요? (눈 깜박깜박.)
노파: 잉크 만지는 일을 하는 듯하고, 어디 가서 굶어 죽을 정도는 아니지만... 모이라는 돈은 안 모이는데 이상한 일에는 기가 막히게 잘 휘말리는군. 최근에는 꿈자리도 좀 뒤숭숭하지 않수?
이안 브란트:(우와~ 잘 맞히신다. 자아 없이 끄덕끄덕.) 어… 맞아요.
노파: 지금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이야. 평안하게 살고 싶다면 조심해야 쓰겠구먼.
자아, 무료 서비스는 여기까지라우! 더 듣고 싶다면 내 물건을 사시구려.
▶:라며 제 앞에 있는 쓰레기에 가까운 잡화를 가리킵니다. 이거, 어쩌면 고도의 상술이었을지도요.
이안 브란트:제가 돈이 많지가 않아서 괜찮을지. (일단 앞에 쭈그려 앉아서 물건들 구경해요.)
▶:노파의 앞에는 돌 덩어리정체를 알 수 없는 버섯나무토막식물의 뿌리 같은 게 놓여 있습니다.
노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2개만 사면 돼. 골라보시라우.
이안 브란트:응? 아무거나… 좋은 걸로 추천해 주세요. (응?)
노파: 그럴 순 없으이. 이건 자네가 골라야만 하는 것이거든.
이안 브란트:(우웃. )
그러엄… (버섯이랑 식물 뿌리를 가리켰다. 가져가면 루바토가 신기해할? 만한 것들로 골랐다...)
노파: 어디 보자, 가격은... 대충 가진 것 다 내놔 봐.
이안 브란트:(얌전히 주머니 뒤적여서 동전이나 지폐 같은 것들을 손에 올려놓았다.)
노파: 이것 말고도 더 있을 텐데. 자네 주머니에, 꽃장식말이야!
이안 브란트:(꽃팔찌 꺼낸다.) 이거 말씀하시는 건가요? (물물교환…?)
노파: 그래, 그거. (동전이나 지폐 같은 것들은 이미 받아 챙겼다. 물물교환? 은? 아닌 것 같다?)
이안 브란트:(아하. 이왕 뺏긴? 거 꽃팔찌도 건넸다.)
▶:노파는 꽃장식까지 받아 챙긴 뒤에야 만족스러운 표정이 됩니다.
노파: 값을 받았으니 점괘를 마저 봐주어야지. 연애운이랑 궁합. 어느 쪽으로 봐주길 바라우?
이안 브란트:아, 안 봐 주셔도 괜찮은데. (뻘뻘) 그럼 연애운으로…….
노파: 자네 이름이랑 상대방의 이름을 말해주시구려.
이안 브란트:(갑자기 침울.) 상대방 이름을 몰라요…….
안 봐주셔도 괜찮아요. 저, 정말로.
노파: 아니, 사귀는 사이인데 이름도 몰라?
이안 브란트:아, 딱히 사귀는 건 아니라서…? (왼손 약지도 비어 있는 남자.)
노파: 지난 밤 좋아한다느니, 사랑한다느니, 깨를 볶던 건 뭐고?
이안 브란트:(딸꾹.)
사귀는 걸까요? (뭐가?)
노파: (혀 끌끌 찬다.) 됐으이. 내 알아서 점 봐줄 테니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라우.
▶:노파는 눈을 지그시 감더니 주문을 외웁니다.
이안 브란트:(끙. 얌전히 기다렸다.)
노파: 흠, 흠. 자네들의 궁합은... 100점 만점에서 59점 정도로군.
이안 브란트:평범하네요. (끄덕끄덕.)
▶:노파는 이윽고 당신에게 물건을 떠넘기고, 주섬주섬 주변을 정리합니다. 오늘 장사는 여기까지라는 말과 함께요.
아차! 어느새 루바토와 만나기로 했던 시간이 되었네요.
이안 브란트:조심해서 들어가세요. (인사...)
(아무것도 안 함.)
▶:인사를 건네는 순간, 노파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집니다. 마치 처음부터 당신 외엔 아무도 없었던 것처럼 텅 빈 길가. 그곳에 있는 사람은 오직 당신뿐입니다.
유령이라도 만났던 걸까요?
이안 브란트:
SAN Roll
기준치:65/32/13
굴림:88
판정결과:실패
▶:약속 장소로 돌아갈까요?
이안 브란트:(얼떨떨한 표정. 약속 장소로 돌아갑니다.)
▶:약속 장소로 돌아가면, 루바토가 옷에 묻은 고양이 털을 털어내고 있습니다.
루바토:오셨어요? (갸우뚱.) 손에 든 건 뭐고요?
이안 브란트:응? 웬 고양이 털이에요? 아, 이거… (버섯이랑 식물 뿌리 보여주며 털 하나씩 떼어낸다.) 어쩌다 보니? 샀어요.
근데 저 유령 진짜 본 것 같기도 하구.
그리고 저희 사귀는 사이예요? (맥락 없는 이상한 말들이나 줄줄...)
▶:노파에게 구매했던 물건을 루바토에게 보여주면, 버섯과 식물 뿌리가 아닌 망가진 나침반과 나무 말뚝으로 변해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루바토:(물건 보며 무어라 말을 하려다가도... 마지막 말 듣고 우뚝 선다.) ...그럼 저희, 무슨 사이라고 생각하셨는데요?
이안 브란트:사랑하는 사이….
루바토:(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그럼 지금부터 사귀는 사이 하죠, 뭐.
이안 브란트:네? 그…? 그렇구나. 아… 네! 그래요. 그럽시다. (살짝 고장 났다.)
그나저나 제가 살 때는 이런 게 아니었는데. (돌 덩어리, 정체를 알 수 없는 버섯, 나무토막, 식물의 뿌리 중 두 가지 골라왔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샀던 꽃팔찌… 가지고 싶어 하셔서 드렸어요. 그런데 사고 나니까 상인 분은 사라지셨고요, 음. 저에 대해 잘 아시던데요. 연애운?도 봐주셨어요. 저희 궁합 59점이라고 하고, 어, 또… 사귀는데 이름도 모르냐고 뭐라고 하셨어요. (울적. 줄줄 말하다 보면 중요한 단서가 있겠지.)
루바토:(줄줄줄…. 늘어놓는 당신을 꽤 귀엽단 듯이 바라보았다. 울적해진 얼굴 보면, 주변 한 번 살피더니 입술에 입 맞춘다. 온기가 짧게 맞닿았다 떨어졌다.) 이름이야 곧 알게 되실 건데도요. 궁합이 59점이란 건, 음. 제가 잘 노력해서 95점으로 바꿔볼 테니까 걱정하지 마시고요.
아무래도 요정을 만나 뵙고 오신 것 같아요. (이어 당신 손에 들린 물건들에 관해 짤막하게 설명했다.) 나중에 쓸 곳이 생길지도 모르니 잘 챙겨두세요.
윌리 왓킨슨 씨는 무사히 찾았어요. 지금쯤이면 고서점에 계신다고 고양이들이 말해주던걸요. 갈 수 있겠어요?
이안 브란트:(입 맞추는 행위가 처음이 아닌데도 뺨이 서서히 붉게 물들었다. 슬며시 고개 떨구었다가 겨우 끄덕인다.) 으응… 걱정 안 해요. (유령인 줄 알았는데 요정이라…. 도와주신 거라고 생각해야겠네. 밤잠 설칠 필요도 없어진 것 같다.)
네에, 문제 없어요. 가 볼까요. (슬며시 어깨 털어준다. 고양이가 고양이털을….) 고양이랑 잘 놀아주고 오셨어요?
루바토:모시다 왔죠. 그 친구들은 너~무 까다로워서. (붉어진 뺨 쓸어주고, 손 찾아 쥔다.)
이안 브란트:다음에 고양이랑 대화? 하는 거 보여주시면 안 돼요?
루바토:그런 게 궁금하세요?
이안 브란트:네. (솔직.)
루바토:(하긴 뭐 동물이랑 대화하는 게 신기한 일이기는 하지. 조금은 엇나간 수긍을 했다.) 그래요, 뭐. 기회가 된다면요.
이안 브란트:(헤헤. 끄덕인다.) 야옹… 하고 대화해요?
루바토:네에, 그들의 언어로 말을 걸어야 하는 거라서요.
이안 브란트:귀엽겠다.
루바토:엥?
이안 브란트:응?
루바토:(갸우뚱?) 어서 가요.
이안 브란트:귀엽잖아요. 야옹...
(고서점으로 총총...)
▶:윌리 왓킨슨은 휴업이라는 팻말이 걸려 있던 고서점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왓킨슨: 아, 일행은 잘 데리고 오셨나? 그래서, 내게 물어볼 게 있다고?
루바토:네에, 저희가 크리스의 행방을 찾고 있거든요.
이안 브란트:(루바토 옆에서 멀뚱.)
왓킨슨: 전혀 모른다네. 다만 좀 이상한 일이기는 하지. 작가 모임에는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었거든. 아주 바쁜 일이 있었나, 싶었는데... 실종되었을 줄이야.
이안 브란트:(갸우뚱….) 작가 모임에서 빠졌다고요. (심리학 굴려봐도 되나요? 라고 심리학 안 찍어온 사람이 말했다. 그렇지만 안 되면 티엔이 도와주겠지….)
예전에 극장에 일하셨다고 들었는데… 그때는 특별한 문제가 없었나요? 유령과 관련된 일요.
심리학
기준치:10/5/2
굴림:83
판정결과:실패
(옆사람. 빤히.)
루바토:
심리학
기준치:65/32/13
굴림:70
판정결과:실패
(갸우뚱?)
이안 브란트:(한번만 더 해봐요. 쿡쿡 찌름.)
루바토:
심리학
기준치:65/32/13
굴림:73
판정결과:실패
이안 브란트:(나도 해볼래요.)
루바토:(갸?우뚱?)
이안 브란트:
심리학
기준치:10/5/2
굴림:86
판정결과:실패
(난진짜모르겟어.)
왓킨슨: 유령이라, 심령 사건은 없었다네. 대신이라긴 뭣하지만 방화 사건이 있기는 했지.
이안 브란트:방화 사건? 감독이었던 맥 브라이언과 관련된 일 말씀하시는 건가요? 혹시 그때 있었던 일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을까요?
왓킨슨: 어려운 일도 아니지. 그 맥 브라이언이라는 친구 말일세, 예전에 극장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이라네. 전설이나 신화를 좋아해서 이야기가 잘 통했었는데, 그런 짓을 저지르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지. 쯧.
아무튼, 새 작품의 공연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네. 갑자기 그 친구가 다른 작품을 무대에 올리자고 주장하지 뭔가? 당연히 불가능한 일정이었기에 우리 모두가 반대했는데, 이성을 잃은 사람처럼 화를 내며 주먹을 휘두르더군.
이안 브란트:(우와. 자세히 말씀해 주시는 걸 보니까 나쁜 사람일 가능성은 없지 않나? 이런 생각이나.)
왓킨슨: 그리고 곧바로 해고됐지. 거기에 앙심을 품기라도 한 건지, 새 작품의 공연일에 극장에 숨어들었다네. 무대에 불을 지르려다 직원에게 발각되어 저지당했지.
이후에는 경찰에게 쫓기다가 강물에 빠져 죽었다고 하던데, 자세한 건 나도 잘 모르겠군. 경찰서에라도 방문해보는 건 어떻겠는가?
이안 브란트:(사교도군.)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그가 하려던 새 작품이 뭐였길래 그렇게 고집했던 건지는 기억하시나요?
왓킨슨: 글쎄... 그 작품 이름이 뭐였더라? 아, 그래. <금빛 옷의 왕>? 뭐 그런 이름이었던 것 같네만.
이안 브란트:(오~ 루바토랑 눈빛 교환.)
(그거죠. 그거)
루바토:(끄덕끄덕. 그거네요, 그거.)
이안 브란트:아무튼…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평범한 고서점이었던 것 같아 안심하며? 밖으로 나옵니다. 곧장 경찰서로 직행!)
▶:당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경찰서와 비교하면 이곳은 규모부터가 다릅니다. 큰 소리가 오가지도 않고 내부도 성실한 분위기로군요.
경찰: 무슨 일이십니까?
루바토:아~. (품에서 신분을 꺼내 보인다. 특별수사관.) 30년 전 사건을 수사하고 있어서요. 잠시 둘러볼 수 있을까요?
경찰: 확인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잠시 이쪽으로 와주시겠습니까? 동행 분께서는 여기서 기다려주십시오.
▶:경찰은 곧 루바토를 데려갑니다. 혼자 남겨진 당신의 곁으로 지도와, 이야기를 하는 경찰들이 눈에 들어오네요.
이안 브란트:(혼자 남은 김에 앉으려다가... 옆에 있는 지도로 시선 옮겼다.)
▶:일반적인 지도보다 훨씬 상세한 지도로군요.
이안 브란트:(지도를 머리에 집어 넣는다. 아무래도 뜯어갈 순 없으니까. 슬그머니 앉을 만한 곳을 찾는 척하면서 경찰들의 곁으로 다가가 이야기를 들었다.)
이안 브란트:
듣기
기준치:65/32/13
굴림:3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축제 기간을 대비해서 치안을 강화할 계획이며, 요즘 주변에 쥐가 급격히 늘어난 것 같다고 민원이 몇 건 접수됐습니다.
그래? 자칫하면 29년 전처럼 전염병이 돌기 쉬워질 테니 조치해야겠군.
일단 가장 민원 신고가 많이 들어온 곳은 B구역의 수로 근처인데, 죽은 쥐가 제법 발견되어 일시 폐쇄 조치를 취했다고 합니다.
때마침 루바토와 함께 경찰이 돌아옵니다.
경찰: 30년 전 사건이면 기록 보관실에서 찾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수고하십시오.
이안 브란트:(루바토 옆으로 종종 걸어갔다. 훔쳐 들은 거 들키면 서로 곤란할 테니까 소근소근 작은 목소리로.) 주변에 쥐가 많아진 것 같다는데요? 특히 B구역의 수로 근처에 죽은 쥐가 많이 발견되어서 일시 폐쇄했다네요. 일단 기록 보관실부터 갈까요?
루바토:쥐라면... 극장에서 봤던 그 커다란 쥐를 말하는 걸까요? (흠.) 네에, 그쪽부터 둘러봐요.
이안 브란트:으응, 그렇지 않을까요? 저 이제 수로 가는 길도 알아요. (머리에 다 넣어왔어 짱이지…. 자랑했다. 기록 보관실로 향합니다.)
▶:기록 보관실은 자료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원하는 정보를 찾으려면 자료조사 판정.
이안 브란트:
자료조사
기준치:50/25/10
굴림:37
판정결과:보통 성공
▶:이안 브란트는 손쉽게 30년 전의 기록을 찾아냅니다.
[6월 26일. 맥 브라이언은 다리에 총을 맞고 수로 근처에서 투신했으며,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당시 비가 내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수위가 높고 급류가 흘렸다는 점을 고려하여 상부의 지시로 사망한 것으로 처리. 사건 종결. 상세 사항은 첨부된 문서 확인 요함.]
이안 브란트:이런 거 원래 시신 확인 안 되면…. (더보기)
(첨부된 문서를 찬찬히 읽어보았다.)
이런 거 당신도 할 줄 알아요? (‘저주', '접촉을 통한 생명력 흡수', '영생 연구' 부분을 가리켰다. 뜬금없는 질문이나...)
루바토:저어... 그렇게 사악한 마법사처럼 보였나요?
이안 브란트:아니이… 신기하니깐 그렇죠.
루바토:이래 봬도 선량한 시민이라서요.
이안 브란트:근데 그럼 뭐 할 줄 알아요? (냅다 이런 질문.)
루바토:(주변 휙휙 둘러보더니, 이윽고 당신 옷깃 잡아당겨 입 맞춰버린다.) 이런 거요.
이안 브란트:(우뚝… 10초간 고장.) 저한테만 하시는 거 맞죠?
루바토:(10초간 샐쭉 웃으며 기다리기만 했다.) 당연한 걸 물으세요.
이안 브란트:그럼 됐어요. (홧홧 달아오른 뺨.) 이제 수로로 가 볼까요….
▶:두 사람은 폐쇄 조치가 취해진 지하 수로에 몰래 잠입합니다.
하멜의 수로는 수백 년 전에 만들어진 것을 개보수를 거듭하여 사용 중입니다. 마지막 개축은 수십 년 전에 시작되어 최근 완공되었고요. 수로는 높이만 해도 4~5미터 정도로 상당히 크고 넓습니다. 하수가 아닌 상수인지라 비릿한 물냄새는 나지만, 관광용으로 활용되고 있을 정도로 악취가 심하진 않습니다.
루바토:이안, 아까 요정의 나침반 말인데요, 잠시 줘보실래요?
이안 브란트:(겉옷 안쪽 주머니 뒤적인다.) 손.
루바토:절 동물처럼 다루시는 것 같아요? (손 내민다.)
이안 브란트:착각이에요. (나침반을 꺼내어 손에 올려줬다.)
▶:루바토는 당신에게 나침반을 받아 이리저리 조작합니다.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중얼거리고, 맥 브라이언이라는 이름을 속삭입니다.
신기하게도 나침반의 바늘이 희미한 빛을 발하며 파르르 떨리다가 특정한 방향을 가리킵니다.
이안 브란트:(신기하당. 옆에서 구경.)
루바토:이쪽으로 가면 되겠네요.
이안 브란트:그렇구낭.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걸어갑니다. 간간이 주변을 살핀다.)
▶:두 사람은 작은 등불 하나로 앞을 밝히며 복잡하게 이어지는 수로를 따라 걸어 들어갑니다.
이안 브란트:
관찰력
기준치:65/32/13
굴림:44
판정결과:보통 성공
(어디 보자아.)
▶:당신이 발견한 것은 수로 곳곳에 있는 쥐의 사체입니다. 날짐승에게 물어뜯긴 형상은 기괴하게 뒤틀려 끔찍할 정도로 훼손되어 있으나, 기이하게도 꿈틀거리는 듯한 파르스름한 점액질은 남아있되 핏자국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이안 브란트:(하...)
SAN Roll
기준치:64/32/12
굴림:27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보지 말걸.
▶:쥐의 사체를 발견한 탓인지 매캐하고 역겨운 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괜히 싸늘하니 오한이 든다 싶던 중, 등불의 빛이 꺼질 듯이 점점 사그라듭니다.
이런 일, 어제도 있지 않던가요?
어떻게 할까?
이안 브란트:(역한 기분이 들었던 탓에 조금 떨어져 서 있었으나, 등불이 아스라이 느껴질 즈음 거리를 좁혔다. 당신의 왼손을 붙든 채 제 쪽으로 당겼고, 실례할게요, 조용히 속삭인 뒤 입 맞추었다.)
▶:새까만 어둠 속에서 안개 같은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나 뭉쳐지다가도, 두 사람이 숨을 겹치면, 이윽고 그 존재는 자취를 감춥니다.
루바토:(서늘하던 온도가 원래대로 돌아온 뒤에도 입술을 떼어내지 않는다. 도리어 당신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한동안 그렇게 입술을 맞댄 채 서 있었다.)
이안 브란트:(기이한 기운이 물러섰을 즈음 입술을 떼어내려 하였으나, 당신이 붙잡아 온다면 멀어질 리 없었다. 다만 손을 놓은 후 양팔로 당신을 그러안았을까.)
루바토:(그 품에 고개를 묻는다. 어깨에 뺨을 대고 당신의 온기를 훔친 지 얼마나 되었을까, 겨우 얼굴을 들어 올린다.) 그것이 지나갔던 거죠? 당신이 날 구해준 거고요.
이안 브란트:(뒷머리를 느리게 쓰다듬다가, 들어올린 뺨 위로 짧게 키스했다.) 아무 일도 없었어요. 그럼… 좀 더 걸어볼까요?
루바토:(답지 않게 머뭇거린다.) ...괜찮겠어요? 지금이라도 당신은 지상으로 올라가는 게.
이안 브란트:혼자서 할 수 있어요?
루바토:어떻게든 해봐야죠.
이안 브란트:못 믿겠어. (더 이상의 말 없이 웃기만 하였고, 앞으로 느긋하게 잡아 끌었다.)
루바토:(순순히 이끌리면서도 염려를 내려놓지 못했다.) 하지만…. 저 때문에 계속 휘말리고 계시잖아요. 저것, 날 쫓는 거예요. 같이 있는다면, 계속….
이안 브란트:키스할 핑계도 있고 괜찮은걸요, 왜…. (천연스러운 어조.)
루바토:(손을 고쳐 쥔다. 깍지를 꼈다.) 지금, 기회 주는 거예요. 정말 괜찮겠어요? 앞으로 계속, 휘말려도?
이안 브란트:내가 안 괜찮다고 하면 놓아버릴 거예요?
루바토:노력해야죠. 강요할 수는 없잖아요.
이안 브란트:(간극.) 내가 당신 곁에 있고 싶어서 이러는 거예요. 그러니까… 놓을 수 있는 사람처럼 말하지 마세요. (손 이끌며 앞서 걸으니 당신에게 표정 보일 일은 없었다.)
루바토:(멈춰 선다. 고집스럽게 발 떼지 않았다.) 나 봐요, 응? (간극 속, 당신이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이안 브란트:(걸음 끝에 당신이 따라오지 않는다면 무의식적으로 돌아보았을 것이다. 표정 갈무리할 시간 없었으니 울상으로 시선 마주하였고, 불안에 젖어 핏기 가신 낯으로 입을 열었다.) 기꺼이, 언제까지든 휘말려 줄 수 있어요. 처음부터 그랬잖아….
루바토:(그 불안을 마주하면, 서둘러 걸음을 내디딘다. 한껏 거리를 좁히고, 당신의 양 뺨을 붙들고, 이마와 이마를 맞대고…. 흉 위로 검은 머리카락이 드리워지는 것은 지난날 밤과 다름이 없다.) 울지 마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함께하지 못하더라도 당신이 안전할 수만 있다면, 행복할 수만 있다면 괜찮으리라 생각해 왔다. 그러나 함께하지 못하여 당신이 괴로워진다면,) 이젠 놓지 않을게요. 네?
이안 브란트:안 울어요…. 그렇지만 당신 잘못 맞아요. (훌쩍.) (당신 잘못이 아니라는 것도 안다. 본인의 안위 이상으로 이안 브란트를 걱정하기에 수고로움을 감수하면서까지 내놓은 말이라는 것 잘 알면서도, 괜히 모진 말 하게 된다. 답지 않은 어리광을 부려서라도 당신이 제 곁에 남아줬으면 했다. 하여간에 방금 내놓은 말은 모두 거짓인 셈이 되었다.)
…약속했어요. (얼른 손을 끌어 새끼손가락을 엮었다.) 어기면 손가락 가져갈게요.
루바토:네에, 전부 제 잘못이에요. (달래기 위해 내뱉은 말이 아니다. 그저 진심만을 전할 뿐이었다.) 이래 봬도 제가 악기 다루는 걸 좋아하거든요. 제일 아끼는 취미이고요. (조금은 뜬금없는 말을 이어내기도 했다. 손가락 얽은 채로 참으로 덤덤한 미소를 짓는다. 꾸밈없기에 무던히 전할 수 있는 마음이 있다.) 연주자에게 제일 중요한 게 뭔지 아세요?
이안 브란트:무슨 악기? (떠오르는 악기 하나하나 나열하고 싶어졌지만 분위기에 맞지 않는다는 거 안다.) …어울리긴 해요, 뭐든. (손 끝 더듬대기도 했다.) 으음, 손일까요.
루바토:맞아요. 손가락. (그대로 손 전체를 얽어낸다.) 다 드릴게요. 당신에게 내어주는 건 아깝지 않으니까.
이안 브란트:으응, 다 주어도 후회 안하게 해드릴게요. 내 무엇보다 소중히 대할 테니까. (그제야 옅게 웃는다.) 같이 갈 거죠?
루바토:손 잡아주시면요.
이안 브란트:잡고 있으면서. (당신이 얽어낸 손을 잡기 쉽게 고쳐쥐었다.) 가요.
▶:두 사람은 물소리를 들으며 걸음을 옮깁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인공적인 손길이 닿은 구조물과, 넓은 공간과, 위에서 아래로 쏟아지고 있는 여러 개의 물줄기가 보이고, 그 물줄기가 모여 만들어진 듯한 거대한 호수가 눈에 들어옵니다.
루바토:이 공간 자체가 고대의 지하 신전 같은 곳인 것 같아요. (벽을 손끝으로 훑었다. 알 수 없는 언어로 적힌 글을 읽어내리는 모양새.) 이 지역에 전해지던 전설 속의 요정을 추앙한 것 같은데요.
이안 브란트:다 이해하는 거예요? 신기하당. (벽의 글을 눈대중하듯 훑어보며, 옆에서 느릿느릿 따라 걷기만 했다.) 그 봄 요정 말하는 거죠?
루바토:어느 정도까지는요. (고개 끄덕인다.) 아마 맞을 거예요. 요정 가르델리. 우리가 그의 이름을 인식했으니, 몇 시간 정도는 안전할 거예요.
원래 신과 그에 준하는 무언가는 관념의 존재라서, 실체를 유지하거나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믿음이 필요하거든요.
그런 믿음은 기본적으로 명명에서 시작되니까요. (말을 맺으며 나침반을 확인했다.)
맥 브라이언이 이 근처에 있는 것 같네요. 같이 가주실 거죠?
이안 브란트:가르델리…. 종일 듣고 있었으니 잊을 일은 없을 것 같네요. (옆에서 나침반 힐금 보았으나… 그냥 본 사람 됐다. 말뚝도 쓸 일이 있으려나? 생각하는 중.) 네에, 같이 가셔야죠.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이동하자 이내 탁 트인 공간이 나옵니다. 눈 앞에 펼쳐진 지하의 공간은 놀랍게도 원형 극장처럼 보입니다.
전설 속의 요정이 노래와 춤, 꽃을 좋아한다고 했었죠. 극장의 이름이 가르델리인 것과 매년 봄 축제마다 기념 공연을 올리는 전통이 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이곳이 축제의 시작점일지도 모릅니다.
원형 극장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디선가 히힉, 힉히히힉, 하고 기괴한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루바토:(급히 당신의 팔을 붙잡고 몸을 낮춘다.)
이안 브란트:(물을 것도 없이 자세 낮추었다.)
(루바토의 얼굴 보았다가도, 자연스레 웃음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살폈다.)
▶:웃음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면, 그리 멀지 않은 무대 쪽에서 누군가가 다 됐다, 이제 완성이야!라며 혼잣말을 뱉어냅니다. 가까이 접근해볼까요?
이안 브란트:(발소리를 죽여 그의 가까이로.)
▶:그의 가까이로 접근해보면, 밧줄로 꽁꽁 묶여 있는 창백한 얼굴의 남성이 제단 같은 곳에 올려져 있고, 이를 두고 쥐인지 인간인지 분간할 수 없는 사악한 형상을 한 존재가 한쪽 다리를 절뚝거리며 부산스럽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 확실히 다시 인간의 형상에 가까워지니 여러모로 편하고 좋아. 두 발로 움직일 수도 있고. 진작 이렇게 인간 하나를 납치해서 생명력을 흡수할 걸 그랬어. 몇몇 인간들에게 찔끔찔끔 흡수하던 것보단 훨씬 낫군!
이제 배우들에게 걸어놨던 세뇌 마법을 발동시키고, 수많은 관중 앞에서 노란 옷의 왕을 공연하게 만든 뒤 소환 마법진을 발동시키면...
곧 위대하신 그 분을 이 땅에 강림시킬 수 있을 거야.
▶:나침반의 바늘은 정확히 미치광이처럼 홀로 중얼거리는 반인반쥐의 존재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가 맥 브라이언인 것 같군요.
루바토:저걸 뭐라고 해야 하나, 쥐 괴물? 그렇다기엔 뱀파이어처럼 보이는 것 같기도 한데... (끙. 눈가 찌푸리며 중얼거린다.)
이안, 말뚝 말이에요. 아직도 갖고 있죠?
이안 브란트:뱀파이어… 같나요? 어디가? (눈 가늘게 뜨고 보았으나 제 눈엔 그저 쥐 괴물 정도로밖엔 보이지 않는다.) 으응, 가지고 있죠. 드릴까요?
루바토:특성이? (자신 없는 듯.) 요정이 당신을 선택했으니, 말뚝도 당신이 들고 있는 게 좋겠어요.
그가 당신에게 모습을 보였던 건... 자신의 영역에 있는 저 불청객을 내쫓아주길 바라서인 것 같거든요.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이안 브란트:네에, 그렇다면 필요할 일이 생기겠네요. 그런데 어떻게 쓰나요? (멀뚱멀뚱.)
루바토:녀석의 체력이 다 떨어진 뒤에 심장에 말뚝을 박으면 될 거예요. 그때까지 잘 갖고 계셔주세요.
이안 브란트:가혹해요. (터벅.) 일단 알겠습니다.
루바토:제가 할 거니까 걱정 마세요. 당신에게 그런 일을 시킬 리 없잖아요.
이안 브란트:어…. oO(그래도 가혹한데두.)
선공하나요? (이런 질문이나.)
루바토:...지금이라도 올라가실래요? 지상으로.
이안 브란트:손가락 가져 갈게요.
루바토:가혹하네요.
이안 브란트:세상이 가끔 그래요.
루바토:당신이 힘들어하시는 것 같길래 그런 건데두요.
이안 브란트:음. 비위가 좀 약해서. 곧 익숙해질 거예요.
루바토:이런 거에 익숙해지게 두고 싶지 않았는데….
이안 브란트:이미 편집장 님이 제게 흡혈귀 사건을 맡겼을 때부터 익숙해지고 있는 거니까 당신 잘못은 아니에요. 따지자면……. (입 다물고 편집장님 생각한다. 잘 계시나요?)
루바토:(미묘…. 한 표정 된다.) 으음. 네에.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노라면, 쥐 인간이 불청객을 눈치챕니다.
맥 브라이언:누구냐! 아니, 너희는...? 방해꾼들이 찾아왔군!
▶ 전투 발생.
▶:루바토, 총을 소지하고 있으므로 민첩+50.
루바토->이안 브란트->맥 브라이언 순으로 진행됩니다.
루바토:빗나가게만 쏠 테니까요...
매그넘 리볼버
기준치:70/35/14
굴림:27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피해:6
▶:루바토가 쏜 총이 쥐 인간의 다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쥐 인간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휘청이기 시작합니다. 맥 브라이언, hp-6. 잔여 hp는 4입니다.
이안 브란트:잘 쏘시네요. (주먹 쥐었다가 잠시 멈칫! 머뭇머뭇거리다가) 무, 물지 마세요. (파상풍 걱정. 맨손으로 쥐 괴물의 얼굴을 가격해 봅니다.)
비무장
기준치:65/32/13
굴림:86
판정결과:실패
피해:5
(물리는 거 싫었나 보다.)
맥 브라이언:1
비무장
기준치:50/25/10
굴림:12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피해:2
(비교적 가까이에 위치한 이안 브란트에게로 손을 휘둘렀다.)
이안 브란트:
회피
기준치:60/30/12
굴림:69
판정결과:실패
안 무시네... (이런 생각이나 하다가 맞음.) 아얏.
루바토:이안, 괜찮아요?!
이안 브란트:(얼떨떨.) 어... 네. 때리시길래 놀라기만 했어요. (뭐야?)
루바토:다?행?이에요? (멀쩡해보이는 것 같으니... 놀란 가슴 진정시키고 총을 고쳐 든다.)
매그넘 리볼버
기준치:70/35/14
굴림:41
판정결과:보통 성공
피해:2
▶:급기야 쥐 인간은 바닥을 손으로 짚고 쓰러지고야 맙니다. 맥 브라이언, 잔여 hp는 2입니다.
이안 브란트:으응, 멀쩡해요. (구둣발로 툭… 차봤다.)
비무장
기준치:65/32/13
굴림:42
판정결과:보통 성공
피해:7
(툭 찬 거 아닌 것 같은데.)
저 살살 찼어요!
▶:툭. 맥 브라이언이 저 구석으로 날아가버립니다... 아무래도 정신을 잃은 것 같군요.
루바토:(눈 댕그래짐.)
이안 브란트:지, 지, 진짜로. (맥 브라이언의 옆으로 슬금 다가갔다.) 정신을 잃은 것 같아요.
루바토:그럼... (손 내민다.)
이안 브란트:(말뚝 건네준다.)
▶:루바토가 쥐 인간의 심장에 말뚝을 박아넣습니다. 그는 순식간에 재로 변해 사라지네요.
납치되었던 극작가는 안색이 파리하긴 해도 무사히 살아있습니다.
이번 유령 사건은 죽은 줄 알았던 30년 전의 방화범이 지하 수로에 숨어 살며 벌인 사기극이었고, 이를 들키자 도주하다 경찰에게 붙잡혀 사살당했다... 정도로 정리하면 되려나요.
드디어 이 긴 여정이 끝나갑니다.
루바토:(멋쩍은 양 볼을 긁적인다.) 뭐어, 이렇게 일도 잘 마무리된 것 같고….
이안 브란트:네에, 고생하셨어요. 기사 쓸 것도 산더미…. (잠시 아찔!)
루바토:그러엄, 짧게나마 이별해야 할 것 같네요. (오해의 소지가 큰 말이라는 걸 깨닫고는 황급히 덧붙인다.) 영영 헤어지자는 게 아니고요. 서로 정리할 게 있잖아요?
이안 브란트:(한숨 폭 내쉬었다.) 그런 거라면 어쩔 수 없죠. 당신도 마무리해야 할 일이 많을 거고…. (잠잠해지는 듯하다가도) 얼마나 걸려요?
루바토: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거예요. 여기에 온 건 마법 재료를 얻기 위해서였거든요. 이 일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받기로 했고….
이안 브란트:응? 이 일을 해결하는 게 최종 목적이 아니었던 거예요? (눈 깜박깜박.) 어떤 마법 재료요?
루바토:향수를 만드는 데 쓰이는 재료예요. 그걸 뿌려야 그것의 추적을 피할 수 있거든요. 완전히 안전을 되찾고 나면 당신에게 돌아갈게요.
손 좀 줘보실래요?
이안 브란트:(끄덕임, 이어 잠자코 손 내밀었다.)
루바토:(왼손 검지에 끼워주었던 반지를 빼내어 약지로 옮겨내었다.)
이동 마법을 써 드릴 테니까, 극작가와 함께 지상으로 올라가세요. 그리고…. 기다려주시겠어요?
이안 브란트:(희미하게 웃었다.) 저 여전히 같은 집에 살아요. 아시죠?
루바토:제가 그걸 잊을 리가 없잖아요.
이안 브란트:(왼손 쥐었다 펴 보더니, 당신을 잠시 동안 끌어안았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진 마세요. 몸 조심하시구요.
루바토:(한참이나 당신을 끌어안고 있었다.)
▶:이윽고 루바토는 당신을 극장의 중앙으로 데려가더니, 당신과 극작가를 향해 손을 뻗습니다.
당신과 극작가의 발밑으로 밝은 빛의 입자가 허공에 솟아나며 복잡한 문양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눈부신 빛으로 물들어가는 시야 너머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루바토:재회의 약속을 했던 두 사람이 약속대로 다시 만나서 행복해지는 건, 언제나 인기 있는 전개잖아요. 우리, 꼭 로맨스 소설의 주인공 같네요.
다음에 만나면 진짜 이름을 알려 드릴게요. 안녕, 이안.
▶:마지막 인사입니다. 퀸시 스트리트에서 작별을 고했던 것처럼요. 그러나 지난번과는 달리 이번에는 다음을 기약하는 인사이기도 합니다.
루바토의 약속을 믿을 수 있나요? 당신은 다시 그를 만날 수 있으리라 믿나요?
이안 브란트:(이안 브란트는 ㅁ ㅁㅁ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감히 확신하였다. 설령 당신에게 곤란한 일이 생겨 다시 날 찾아오지 못하게 되더라도 내가 당신을 찾아나설 테니까. 그러면 우리는 어느 우주의 끝에서라도 다시 만나게 될 거야. 그렇지?아니면, 이번에도 이 말이 필요할까? 날 만나러 와….)
▶:날 만나러 와. 어느 시간에서, 어느 세계에서 읊조렸던 말과 말이 겹쳐지면, 분명 누군가는 홀린 듯이 그 말을 듣고 당신을 찾아내게 되겠지요.
존재를 인식하는 것만으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고 하였던가요?
어쩌면 이 기이한 운명은 이안 브란트, 당신이 만들어낸 것일지도요.
▶:평범하게 반복되는 하루의 연속입니다.
특별할 것 없이 당신은 출근하고, 도시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기삿거리를 찾아다니다가 퇴근합니다.
하멜의 봄 축제에서 가르델리 오페라 극장이 새롭게 올린 공연은 큰 인기를 끌어 지금까지도 계속 공연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이라 함은 오페라 극장에 숨어살며 극장 사람들에게 영감을 선사하는 유령과 아름다운 발레리나에 대한 이야기로, 유령의 정체가 불운한 사고로 뱀파이어가 된, 업계에서 전설처럼 회자하는 과거의 프리마 돈나 가르델리였다는 스토리입니다.
인외의 존재와 발레리나의 우정, 사랑, 위기, 엔딩에선 감동까지 알차게 챙긴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죠.
이 작품에 당신의 공헌이 조금 있다는 건 아는 사람만 아는 비밀입니다. 덕분에 한동안 독점적으로 특집기사를 쓸 수 있었고 말이에요.
▶:신기하게도 하멜의 꽃이 올해는 유독 아름답고 오래도록 피어, 공연이 마음에 든 요정이 내린 축복이라는 소문이 돈다네요.
하긴, 모든 기적은 믿음의 문제입니다.
여하튼 가르델리의 유령 관람은 요즘 최고로 인기 있는 데이트 코스로 지목되어, 지금은 돈이 있더라도 표를 구하기가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든 말든 당신은 익숙하게 우편함을 확인하고, 계단을 올라 3층으로 향합니다.
계단을 오르던 당신이 발걸음을 멈춘 이유는, 머리 위에서 들려온 목소리 때문입니다.
첸 티엔:안녕하세요, 기자님?
▶:복도의 창문을 통해 들어온 노을을 등지고 계단참에 서 있는 누군가가, 은은한 카라 꽃 향기를 풍기며 당신을 향해 걸어옵니다. 그의 손에는 카라 꽃을 엮어 만든 꽃다발과 함께 그 구하기 어렵다는 오페라 티켓이 두 장 들려있네요.
첸 티엔:요즘 인기 있는 오페라의 티켓을 선물 받았는데, 함께 보러 갈 사람이 없어서요~.
혹시 시간이 괜찮으시다면, 저랑 데이트하지 않으실래요?
그림
그림
▶:이안 브란트, ㅁ ㅁㅁ 생환
보상으로 ㅁ ㅁㅁ의 진짜 이름과, 커플링과, 재력 +1d5.
이안 브란트:
rolling 1d5
(
3
)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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