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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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설화의 중심부라 할 수 있는 이곳 화야는 평화롭습니다. 추위에 표면이 얼어버린 연못 아래에서는 여전히 잉어들이 노닐 테고, 어디에 발걸음을 옮겨도 차가운 겨울의 향과 매화 꽃잎 향이 함께 날아 들어오겠죠.
아직은 입김이 숨과 함께 새어 나올 만큼 차가운 겨울이지만, 눈과 함께 맞는 매화 향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황홀하기에 설화국에서는 매화꽃 봉우리가 봄을 마중하며 피어나는 이 늦겨울을 사랑의 시작이라 봅니다.
부디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아, 물론. 당신이 오늘도 신하들과 기 싸움을 해야 하는 이 월애궁과는 거리가 먼 일들입니다. 아니, 조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거리가 아주 가깝다고도 할 수 있겠어요.
신하: 더 이상 간택령을 늦추면 아니되시옵니다 폐하!
▶:아니 되옵니다 폐하아아아... 넓은 정전은 이래서 불편합니다. 이렇게 한 명이 소리쳐도 그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머리를 울리지 않나요.
당신이 무어라 입을 열기도 전에, 오늘은 결판을 봐야겠다는 듯 좌의정 박 씨가 재차 말을 올립니다.
좌의정: 폐하께서 즉위하신 지 벌써 7년이 다 되어가고 있사옵니다.
그동안의 위태로운 민심을 다스리는 것까지 거의 해결되었으니, 이제 태양의 곁에 새로운 달을 들이셔야 할 때입니다. 부디 소인의 충정을 헤아리시옵고, 전국에 간택령을 내려주시옵소서.
▶:간택령을 내려주시옵소서! 주시옵소서... 주시옵소서......
그 외침이 얼마나 큰지 남은 잔 음에 덜덜 떨리던 탁상 위의 한 구석에 쌓여있던 서류 중 하나가 결국 툭 떨어집니다.
위 련:흐응. (시큰둥하게 기대앉아 있을 뿐이다. 이럴 때마다 위 련이 입에 올리는 대사란 거참 내가 싫다고 하였거늘… 이었으니 차라리 입을 열지 않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떨어진 서류에 시선을 둔다.)
▶:상소문이네요. 갑자기 추락한 충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도르르 풀려 누군가가 정성으로 쓴 글을 보여줍니다.
위 련:
| 기준치: | 40/20/8 |
| 굴림: | 3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올해도 설매화가 아주 잘 피었다는 보고서로군요. 봉우리가 크고 향기로워 바다 건너 상인들에게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하니 말 그대로 만사형통입니다.
좌의정: 폐하아아아아. 신의 말을 무시하시면 아니되옵니다아아아아. 이번에야말로 간택령을 내려주시옵소서어어어어.
▶:내려주시옵소서어어... 다시금 정전이 울립니다. 련, 기분이 어떤가요?
위 련:말이 많구나. (흥…. 들은 척도 않는다. 흘려 넘길 뿐이다.)
▶:좌의정 박 씨가 억울한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무엄한 시선이네요. 유독 필사적인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러고 보니, 기억나지 않는 머리를 굴려보면 그에게 혼기가 가득 찬 자식들이 있었죠. 자신의 자식과 당신을 혼인시키기라도 할 셈인 걸까요?
첸 티엔:(줄곧 당신의 옆에 서 있었다. 우물쭈물, 눈치를 보다가도 슬그머니 다가와 귓속말을 건넨다.) 폐, 폐하아…. (거진 울먹임에 가까운 음성.) 조, 조금 더, 서, 성의 있는 답변을 하셔야 합니다….
위 련:(귀찮네 진짜~…. 마냥 이러고 있다간 오늘 내로 말싸움은 끝나지가 않을 듯하니 끝내 비스듬하던 허리를 세워 앉았다. 가느스름한 눈으로 좌의정 박 씨를 쳐다본다.) 어디…. 짐에게 어울리는 훌륭한 배필이라도 있는가?
좌의정: 간택령을 내리시면 되옵니다. 그렇다면 전국의 훌륭한 자제들이 한 곳에 모이게 되겠지요. 폐하께서는 약관을 넘기신지 오래이니 하루빨리 간택령을 내리셔야 하옵니다.
위 련:(시이른데엥. 웅얼거림은 제 곁에 선 첸 티엔에게만 들렸을 것이다. 참 지엄과는 거리가 먼 황제였다!) 내 좀 더 생각을 할 시간이 필요하니 너무 재촉하지 말게. 간택령 외의 다른 할 말은 없는가?
▶:으윽. 좌의정이 움찔하며 몸을 물립니다. 당신의 단호함을 뚫을 수 없다고 판단한 걸까요? 하여간 헛기침과 함께 황명을 받들겠다며 고개를 숙이는군요.
이후 별다른 사건 없이 신하들은 해산합니다. 정말이지, 간택령 외의 안건은 없었나 봅니다. 한가한가 봐요.
회의는 파했습니다. 련, 정전을 나설까요?
위 련:다들 아~주 한가하지 그래? (턱을 괸 채 불평하듯 내뱉었다. 티엔은 어디에 있나?)
첸 티엔:(한쪽 구석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다.)
위 련:뭐해.
첸 티엔:헉. 아, 아니…. 그게, 시, 심기가 불편하신 듯하여….
위 련:내가 불편하지 않게 생겼느냐? (제 가까이 다가오라는 듯 손을 까딱까딱….)
첸 티엔:하, 하, 하, 하지만…. 좌의정께서는, 오, 옳은 말씀을…. (웅얼거리며 딱 한 발자국 가까이 다가선다.)
위 련:어허.
첸 티엔:(우웃. 두 발자국 가까이 다가섰다.)
위 련:더. (단단히 불만스러운 낯을 지었다.) 어서 일으켜다오.
첸 티엔:(우. 오들오들 떨면서도 양손을 공손히 내민다.) 가, 감히 옥체에 손을 대어서는 안 되는데… 소, 송구합니다.
위 련:단둘인데 뭐 어떻다고. 고작 이런 것 가지고 늘 유난이니. (자연스럽게 당신의 손을 붙잡고 일어난다.)
첸 티엔:하, 하지만…. 추, 후에는…. 화, 황후 마마의 손을 잡게 되실 테니까요. (당신을 일으켜준 뒤에는 손을 거두었다. 공손히 모은 손가락을 꼼지락꼼지락.) 가, 감히 그분의, 자리를…. 대신, 하, 할 수는.
위 련:(당신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휙, 돌더니 앞장서 걷기 시작했다. 불만으로 일그러진 낯을 숨기는 것이었다.) 너도 내가 어서 황후를 들이길 바라니?
첸 티엔:무, 물론이옵니다. 저뿐만이 아니, 라…! (서둘러 뒤를 쫓는다. 그것이 화근이었다. 기다란 옷자락을 밟고 그대로 바닥에 엎어지고 만다. 쿵! 커다란 소리가 정전을 가득 울렸다. 쉬이 일어나지 못하고 엎드린 채 코를 부여잡았다.)
위 련:어이쿠. (영혼 없는 탄성을 내며 익숙하게 뒤돌았다. 일으켜주는 대신 엎드린 당신의 앞에서 쭈그려 앉았다. 다정한 말 하나 없이 붉어진 피부를 내려다보며 제 할 말만을 이었다.) 이유는?
첸 티엔:(제 그림자 위로 당신의 그림자가 덧씌워지자 몸을 움칠 떤다. 여전히 코를 부여잡은 채로 고개만을 들어 올렸다. 붉은 눈에는 눈물이 한가득 맺혀 있었다.) 후, 사를 보셔야…. 폐, 폐하의 지위가 안정될 테니까요. 가, 감히, 불, 경한 마음을 품는 이들이 생, 겨나기라도 한다면….
위 련:너는…. (눈물 맺힌 눈가를 손으로 쓸어준다. 표정의 변화도 없이.) 내가 다른 이와 혼인하여도 괜찮은가 봐?
첸 티엔:(우물거린다. 무어라 대답하려는 찰나…. 소맷단 아래로 붉은 액체가 흐른다. 주르륵. 그렇다. 아주 제대로 넘어진 모양이었다. 폐하의 앞에서─분명 이번이 처음은 아닐 것이다.─ 코피를 흘리다니! 귀 끝까지 시뻘게진 채 양손으로 코를 부여잡는다. 맹맹한 소리가 났다.) 죄, 죄송합니다. 머, 먼저….
위 련:(어이구야. 감탄사가 절로 튀어나온다. 무얼 캐물을 만한 여건은 아닌 듯하니 질문이든 나무람이든… 다른 말들은 고대로 삼킬 수밖에 없었다. 이전 동일한 상황에서 제 소매로 당신의 피를 쓸어주었더니 기겁하던 모습이 선명한지라, 이번엔 당신의 팔을 붙들어 일으켜 주는 데 그쳤다.) 의원에게 가는 게 우선이겠구나. (함께 정전을 나선다.)
▶:그렇게 두 사람은 정전을 나섭니다. 하루가 정신없이 흘러갔어요.
▶:...
...
폐부로 물이 막을 새도 없이 들어찹니다. 살얼음 낀 호숫가에 맨몸으로 몸을 던진 당신은 이유도 모른 채 물속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무엇을 위해 이런 추운 곳으로 몸을 던졌는지 알 수 없습니다.
얼마 없는 호흡이 물속에 꺼져가면서도 당신은 자신이 무언가를 향해 헤엄쳐간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당신을 감싼 호숫물은 손끝의 감각을 굳게 하고, 한기를 핏줄 하나하나에 스며들게 하지만,
멈출 수 없습니다.
멈추면 안 됩니다.
위 련: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8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당신은 물속으로 가라앉는 흐릿하고 작은 인영을 발견합니다. 부유물들이 떠다니는 물 사이에서 가라앉는 그것은 누구의 도움도 바라지 않는 것처럼 팔 다리를 늘어뜨린 채 축 늘어지며 사라지고 있습니다.
잘 모르겠지만, 당신은 저 사람을 구하려 뛰어내렸겠죠.
당신은 그 앳된 형체가 어린아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하얀색 실들이 물살에 맞추어 나부끼며 춤을 춥니다. 물살에 들린 옷 사이로 보이는 피부에 난 크고 작은 상처들에서 나오는 혈액이 물에 섞여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위 련: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4 |
| 판정결과: | 실패 |
▶:물소리에 섞여 알 수는 없지만, 희미한 목소리를 듣습니다.
차가운 호수의 물살은 거셉니다. 물 뿐만이 아닌 그속에 섞인 낙엽과 돌들이 당신을 약하지 않은 강도로 공격합니다.
호수가 아니라 바다일지도 몰라요. 그게 아니라면 어째서 이곳은 바닥에 닿지 않고 끝없이 가라앉기만 하나요? 어째서 멈추지 않고 어둠속으로 가라앉기만 하나요.
당신이 잡으려 이유도 모른 채 다가가고 있는 아이는 몸의 힘을 쭉 뺀 채로 그렇게 수몰되고 있습니다.
위 련: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하...들...싶...니......?
목소리가 선명해집니다. 당신은 이 목소리의 주인을 알고 있습니다.
진흙으로 뿌옇게 바랜 호숫물을 헤쳐나간 당신은 기어이 인영의 팔을 잡아챕니다. 그의 손목은 얇았고, 당신은 자신의 팔도 현재와 비교할 때 현저히 작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그제서야 물살에 나부끼던 옷자락과 머리카락에 가려져 있던 얼굴이 보입니다.
아, 맞아요.
위 련: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61 |
| 판정결과: | 실패 |
▶:──!!! 물속에서 벼락을 맞은 듯한 거센 충격과 함께, 당신은 꿈에서 깨어납니다.
큰 소리에 놀라 고개를 번쩍 들면, 당신 앞에 울상을 지은 티엔이 보입니다.
위 련: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21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큰 소리에 놀랐지만, 두 손을 두어번 쥐락펴락하니 심장의 벌렁거림은 어느정도 가십니다.
첸 티엔:폐, 폐하아아…. (울먹였다.) 겨, 경연 시간에 주무시다니요.
위 련:(눈만 꿈벅대며 주변을 둘러본다.)
▶:주변을 둘러보면, 주위 신하들이 허허 웃음을 흘리는 것이 보입니다. 한창 경연을 진행하다 잠들어버린 것 같네요. 그렇게 피곤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말이에요.
첸 티엔:(눈썹 추욱 늘어트린 채 요구했다.) 바, 방금, 제가 읽어드린 부분을…. 다시, 이, 읽어주세요.
위 련:대신들에게 못 볼 꼴을 보여주었구만 그래. (손등으로 졸음 묻어나는 눈을 비비며 앞에 놓여 있을 글을 읽는다. 입 가리며 하품하기 바빴으니 다음에 당신에게 속삭인 말은 신빙성이 영 떨어진다.) 몸이 좋지 않구나….
첸 티엔:(금세 표정이 누그러진다. 곧장 어쩔 줄 모르는 낯이 되었지만 말이다!) 헉. 태, 태의를 들라 할까요?
위 련:그럴 것까지는 없고. (고개를 느리게 내저었다. 무슨 얘기 중이었더라. 차분히 돌이켜본다.)
위 련: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20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법률 제도로써 백성을 지도하고 형벌로써 질서를 유지하면, 백성들은 법망을 빠져나가되 형벌을 피함을 수치로 여기지 아니한다…. 평범하게 학문을 수학중이었군요.
첸 티엔:(우물거리다가도, 슬그머니 당신의 쪽으로 몸을 기울여 속삭인다.) 폐, 폐하…. 혹시, 금일 바, 밤에…. 제게 시간을, 내, 어주실 수 있으신가요?
위 련:(멀뚱멀뚱.) 왜?
첸 티엔:(움찔.) 아, 아, 안 된다면….
위 련:(무엇이 마음에 안 드는지, 손가락 끝으로 툭, 툭 탁상을 두드렸다.)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이유를 묻는 게다. 무엇 때문에 밤중에 단둘이 보자고 하는 건지.
첸 티엔:(눈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시선이 집중되니 의식하지 못한 새 얼굴이 붉어지기도 했다.) 그으, 저…. 가, 간만에, 폐하와…. 버, 벗으로서 대화를, 나, 누고 싶어서요.
위 련:흠. (벗으로서? 신하로서…보다는 나은 듯하니 순순히 수락하였다. 고갤 끄덕인다.) 즐거운 이야깃거리를 많이 들고 오렴.
첸 티엔:(순간 표정이 핀다. 이후 경연이 끝날 때까지 발그레한 상태를 유지했을 것이다.)
▶:그렇게 경연이 끝나고, 시간은 흘러 늦은 밤이 됩니다. 련, 티엔과의 시간을 기대했나요? 그의 부름이 있기 전까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나요?
위 련:(한 나라의 군주가 된 도리를 다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니 책을 한참 읽긴 하였으나 실상 머릿속에 남는 것은 많지 않았다. 당신이 무얼 말하고 싶을지 짐작하느라 한눈을 팔았기 때문이다. 느지막이 침소로 돌아가 비교적 가벼운 옷으로 환복하고 당신을 기다렸다. 아마 길게 늘어뜨린 머리카락을 매만지면서.)
▶:이윽고 상궁이 문 밖에 목소리를 냅니다.
상궁: 폐하, 재상께서 후원에서 기다리시겠다고 하였나이다.
위 련:(머리카락을 올려 묶은 뒤 느린 걸음으로 후원으로 향하였다.)
▶:후원에 도착하면, 호숫가 위 지어진 정자가 보입니다. 모든 것을 사람의 손으로 섬세하게 조각하여 지어진 정자 안으로 달빛과 별빛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그 안에 티엔이 있습니다. 호숫가에 비친 하늘을 바라보는 눈동자에는...
위 련: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3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수심이 깊어보입니다. 무언가를 오랫동안 고민해온 것 같아요.
아직 티엔은 당신이 온 줄 모르는 것 같군요. 어떻게 할까요?
위 련:(발소리를 죽이고 당신의 뒤로 다가갔다. 어깨에 머리를 폭 얹으며 기댄다. 기겁하려나?) 피곤하다면 만남은 다음으로 늦추어도 되는데.
첸 티엔:(펄쩍 뛰었다. 뒤늦게 고개를 돌려 당신을 본다. 련은 무사한가?)
위 련:(흠.)
| 기준치: | 57/28/11 |
| 굴림: | 62 |
| 판정결과: | 실패 |
(턱 꿍.) 아얏.
첸 티엔:허억. 폐, 폐, 폐하…! (금방이라도 울음 터트릴 것 같은 표정을 짓는다….) 소, 송구합니다. 괜, 찮으신가요?
위 련:(한 걸음 물러서 눈매를 잔뜩 늘어뜨렸다.) 혀 씨어허. (혀 씹었어… 라고 말하는 듯하다.)
첸 티엔:어, 어디…. 보, 보여주세요. (답지 않게 선뜻 다가가 당신의 뺨에 손을 댄다. 입 안을 살피기라도 하듯 시선은 집요하다.)
위 련:아하아아. (아프다고 말했다. 입을 조금 벌리고 혀를 내밀었다.) 피 아? (피 나냐고 묻는 것 같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20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첸 티엔:피는, 아, 안 나네요. 다, 행이다…. (마지막까지 내민 혀 꼼꼼히 살핀다. 온전함을 확인한 뒤에야 몸을 돌려 자리를 내보였다. 상 위로는 술이며 음식이 가득 차려져 있다.) 이리로, 아, 앉으시겠어요?
위 련:지짜 아흐다 마이야…. (진짜 아프단 말이야. 당신이 저를 살피는 동안에도 무어가 그리 억울한지 자꾸 입을 벌린 채 웅얼거리기나 했다. 제 뺨을 문지르며 자리로 상 앞에 앉았다.) 이런 건 언제 준비했대.
첸 티엔:(한참을 쭈뼛거리다가도, 당신이 자리에 앉자마자 뺨 발그레 물들이며 헤헤 웃었다.) 매, 매화주예요. 설매화의, 매실로 만든…. 그리, 다, 달지 않으니, 폐하의 입맛에도, 맞, 을 거예요. 제가, 자, 잔을 올려 드릴까요?
위 련:으응. (벗으로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말은 영 거짓이 아닌 모양이지. 상 위에 놓인 것들을 눈으로 죽 훑으며 잔을 들었다.) 너는 마시지 않고?
첸 티엔:저는, 매, 매실을 먹지 못하니…. 다른 걸 준비했어요. (빈말은 아닌 모양이다. 제 몫의 술병도 잘 올려져 있었다. 하여간 당신의 허락 떨어졌으니 손은 분주히 움직였다. 잔에 술을 가득 따르고, 그 위로 나리는 매화 꽃잎 하나를 잡아 띄워 낸다.) 오늘, 이, 이렇게…. 시간을, 내 주셔서 감사해요. 기, 긴히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었거든요.
위 련:왜 먹지 못한다 하였더라. (곰곰. 티엔이 말해준 바 있을까?)
첸 티엔:머, 먹을 때마다…. 목이, 간지럽고, 두, 드러기가 나서요. 아무래도, 모, 몸이 받지 못하는 것 같아요.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위 련:(그렇구낭. 못 먹는 걸 먹일 순 없지.) 그래서, 하려는 말은?
첸 티엔:이, 일주일 뒤에…. 화성에서, 사절단이 방, 문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사절단을 환영하는 야시장이 여, 열리고요.
본래…. 이, 일은 내명부의 일이고, 화, 황후 마마께서 준비하셔야 하는 일이지만, 지금은 마마가 계시지 않으니, 제, 가 준비하였어요.
야시장에는, 마, 많은 사람들이 참석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저는…. 폐하께 바, 반려를 찾아드리고자 해요.
위 련:그래, 네가 있어 참 다행스럽구나. (들었던 잔을 그대로 내려놓았다. …벗으로서 만나러 왔다는 말은 역시 거짓말이지?! 입술을 삐죽이기 시작했다.) 왜 하필 그곳에서? 그저 많은 사람들이 온다는 이유만으로?
첸 티엔:(살살 눈치를 보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할 말 늘어놓는 것을 보면 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온 모양.) 그, 그렇습니다. 혹, 폐하의 관, 심을 끄는 이가 있다면…. 소, 손을 쓰려고 해요. 안, 될까요?
위 련:안 된다고 하면?
첸 티엔:(눈썹 추욱 늘어트렸다.)
위 련:(이해한다, 당신이 어째서 그리 말해야만 하는지. 저는 응당 황제의 자리에 걸맞게 혼인을 하여 대를 이어야 하며, 당신은 그것을 권할 수밖에 없는 위치라는 것쯤은 제대로 인지하고 있다. 위 련은 비단 애정에 목을 매는 자가 아니었으니 황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이름 뿐인 결합이라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당신이 없었더라면 말이다. 당신이 자꾸 제 발목을 잡았다. 그는 무슨 답을 원하는 것인지, 틈이 나면 몇 번씩 당신의 의사를 물었다.) 내가 이름도 모를 사람과 혼인해도 괜찮니?
첸 티엔:(붉은 눈을 끔벅거렸다. 첸 티엔은 당신이 그러한 질문을 해올 적마다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다고 생각하곤 했다. 답하고 싶지 않다. 불경한 생각이었다. 그러나 자신은 긍정을 표해야만 하는 위치이지 않은가. 입술을 감쳐문다. 울음을 참기까지 하였으니 턱에는 볼썽사나운 주름이 진다. 한 마디로 못생긴 얼굴이 되었다.) 괘, 괜찮습니다…. 저는요.
위 련:정말? (상을 조금 밀어 놓고 당신의 턱을 쥔다. 반대편 손으로는 입술을 찬찬히 쓸어주었다. 당신과 상반되게도 평온한 낯이다.)
첸 티엔:(손길이 닿으면 더욱 못생겨지고 만다. 본디 눈물이 많은 이라고는 하나 당신의 앞에선 유독 더한 울보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하얀 속눈썹 아래로 눈물이 그렁그렁 매달렸다.) 저, 정말로요…. 그래야, 하, 는, 위치니까요.
위 련:그래야 하는 위치? (당신의 눈가를 문지르더니 기어이 상을 옆으로 물려 곁으로 다가간다. 당신의 양 어깨를 손으로 짚고, 앉은 허벅지 부근에 제 무릎을 얹었다. 그 상태로 내려다본다. 멀리서 보았다면 곧 입이라도 맞출 듯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내가 괜찮다고 말하더라도?
첸 티엔:(차마 거부하지 못했다. 거부할 생각이 없는 것에 가까웠다. 첸 티엔이 당신을 밀어낼 리 없잖은가. 당신만은, 당신에게만큼은. 눈 질끈 감은 채 대꾸한다. 썩 긴장한 모양이었다. 목소리 덜덜 떨리는 것이 티 날 정도였으니.) 괘, 괜찮, 으시다니요…?
위 련:대신들의 말을 듣자 하니, 나의 혼인이 어찌나 급하게 여기는지, 구태여 가문이나 혈통을 복잡하게 따지지도 않는 듯싶은데…. (당신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붉은 눈은 질끈 감긴 채였으니 파르르 떨리는 속눈썹에 시선이 고정되었을 것이다.) 기왕 혼인해야 하는 것, 우리 둘 서로 좋은 방법이 하나 있지 않니?
첸 티엔:(눈을 뜨지 않아도 시선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이대로 눈꺼풀을 들어 올린다면 하얀 눈을 마주하게 되겠지. 그 속에 담긴 제 낯 또한 마주하게 될 터였다. 첸 티엔은 자신의 사랑을 마주하는 것이 겁이 났다. 그랬기에 눈을 뜨지 않는다. 바짝 마른 입을 축이려 부러 목울대를 울린다.) 조, 좋은, 방법이라 하심은…?
위 련:(뭐 그리 당연한 것을 묻느냐는 듯 담담한 어조로!) 짐이 재상과 혼인하는 것이지.
첸 티엔:허억.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아무래도 앉은 채 죽은 것 같다.)
위 련:숨은 잊지 말고 내쉬려무나….
첸 티엔:휴, 휴우…. (뒤늦게 내쉰다. 새빨개진 채 눈을 떴다. 어디가 피부고 어디가 눈인지 구분도 안 될 지경.) 그, 그, 그, 그건, 아, 아니 될, 말입니다. 마, 말씀을 거두어 주세요….
위 련:왜? (새하얀 눈만 깜빡깜빡깜빡.)
첸 티엔:저, 저, 저는, 아, 아이를, 낳을, 수, 어, 없는 몸이고….
위 련:그리고?
첸 티엔:폐, 폐하께서는…. 어, 얼굴이 고운 이를, 조, 좋아하시잖아요…. (우우.)
위 련:흠.
둘 다 참인지 아닌지 확인이라도 할까…. (뭘?)
첸 티엔:(눈 빙글빙글빙글빙글.) 네, 네?
위 련:응?
첸 티엔:화, 확인…. 을, 어, 떻게…?
위 련:(오랜 고민으로 뜸을 들였다.) 확인했다가 죽으면 어떡하지….
첸 티엔:저어, 무, 무슨…?
위 련:(냅다 당신의 무릎에 앉아 뽀뽀를 쪽.)
첸 티엔:무, 무, 무, 무, 무, 무, 무, 무슨, 무, 뭇, 무슨.
위 련:바로 죽진 않는구나. (무슨?)
자아, 그럼…. 내 친히 허하여 줄 테니 상상해보렴. 네 아래에 안겨, (목을 끌어안고 나직이 귓가에 읊는다.) 네 이름을 속삭이는 내 모습을. 진정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인지 직접 확인해 줄 수도 있단다. (안았던 팔을 놓더니 농인지 아닌지 분간하지 못할 의뭉스러운 미소만…. 의식을 깨워놓듯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내 다른 사람과 그런 짓을 하여도 괜찮을 것 같다면 네 말대로 행하렴. 일주일 뒤 황제의 짝을 찾는 일 말야.
첸 티엔:(착실하게도 당신의 말을 따르고 만다. 자신의 아래에 안겨, 제 이름을 속삭이는 당신의 모습을…. 재차 눈을 질끈 감는다. 해선 안 될 상상을 해 버린 이의 표정이었다. 어디에도 두지 못하여 애꿎은 제 옷자락만을 쥐어 낸 손아귀에는 값비싼 비단이 제멋대로 구겨진 채였다. 무엄한 공상만으로도 아랫배에 열이 몰리는 것 같았으니 더욱이 손안의 것을 괴롭히기나 했다.) 어, 째서…. 폐, 하께서는, 괘, 괜찮으신 건가요? 제게, 그, 런, 상상을, 허해주셔도….
위 련:(당신이 손을 얹어내지 못하는 만큼 이쪽에서 더욱 몸을 붙였다. 움직임이 둔해질 정도로 길게 드리운 옷가지만 아니었다면 아마 일부러 하반신이 닿이게끔 밀착했을 테다. 꼭 당신에게 의식하라고 명을 내리듯 말이다. 부연을 모두 빠트리고 담담하게.) 짝을 맺어야 한다면 그 상대는 너였으면 좋겠어. (짧은 간극.) 이제는 더 말하지 않아도 알아들을 법할 텐데.
첸 티엔:(그 말을 들으니 더욱이 울 듯한 표정을 짓고 만다. 마음이 통했다면, 기뻐야 할 텐데….) 소, 송구합니다. 알아듣지…. 모, 못했어요. (내뱉을 수 있는 것이라곤 같잖은 거짓뿐이다.) 폐하께서는…. 조, 좋은 분을…. 만나실 수, 이, 있을 거예요. 분명요.
위 련:(첸 티엔이 이다지 눈치 없는 사람일 리 없다. 평소 위 련의 행동 조금 굼떠진 것만으로 그의 건강 상태를 짐작할 정도로, 위 련에 대한 것이라면 모두 아는 사람일 텐데. 그러나 그 첸 티엔과 몇 해를 함께한 위련 또한, 연모하는 이의 근심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눈치 없는 사람은 아니었으니….)
(떠밀듯 당신의 어깨를 밀치고 무릎에서 내려왔다. 다만 억울한 마음을 억누르기는 어려웠다. 어째서 제게 아무 말도 해주지 않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네 마음대로 해. 전부…. (퉁명스런 어조. 체념한 듯 들리기도 했다. 제자리로 성큼 돌아가 식어버린 술을 입에 털어넣었다.) 할 말은 그것뿐이야?
첸 티엔:…네. 화, 황은이… 망극합니다. (내뱉는 말이 조금은 떨리었을까. 숨기지 못한 물기가 드러났을 터다. 자리에서 의복을 가다듬은 채 신하의 예를 갖추었다. 큰절을 올리며 바닥에 이마를 댄 채 몸을 일으키지 않는다.)
위 련:다음부터는… 중요하지도 않은 일로 부르지 마. (괜히 기대하게 해놓고는, 결국엔 업무로 귀결되었으니. 짧은 한숨 내쉰다. 상에 팔꿈치를 대고 턱을 괸다. 당신에게서 시선을 돌려 어두운 하늘을 응시할 뿐이다. 숨길 거면 제대로 숨기지, 내게 티내지나 말지. 공연히 거리를 띄웠다.) 재상이 맡은 업무가 과중할 텐데…. 일찍 들어가 쉬게.
첸 티엔:추, 축제 동안에는…. 제가, 폐하를 보, 필할 예정이에요. 호, 위들도 위장시켜 따르게 하, 할 계획이니, 폐하께서는…. 마, 마음 놓고 축제를 즐기시면 되, 됩니다. 그럼….
▶:이윽고 티엔은 다시금 고개를 조아린 뒤 후원을 벗어납니다. 련, 침소로 돌아가나요?
위 련:(흥. 떠나는 모습 쳐다보지도 않고 터벅터벅 침소로 돌아갔다…. 그래봤자 내일이면 일하기시러 일으켜조 손잡아조 할 것 같지만.)
▶:청천벽력. 이보다 더 지금 이 상황에 잘 어울리는 말이 있을까요? 마음이 통한 것은 확실하나 그는 허락할 수 없다는 듯 당신에게 단호하기만 합니다.
서럽나요? 아니면 괴롭나요? 분노에 가득 차 있나요? 련, 당신의 감정을 말해주세요.
위 련:(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어쩐지 짜증에 차 있다. 아니 실은 이해 안 될지도. 내가 삐이이하고 삐이이한 것도 상상하게 해줬건만. 침대에 누우려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허공 노려보는 중….)
▶:어떤 감정이든, 당신은 내일을 살아가야 합니다. 만인의 지상이자 이 나라의 태양인 당신은 부자든 거지든 공평하게 내리쬐는 햇빛처럼 고르고 완벽해야 합니다.
황제의 반려는 태양인 당신의 빛을 받아 달빛을 주는 존재입니다. 자, 생각해볼까요? 빛을 주고 싶은 사람만큼은 당신이 선택해야 합니다.
위 련: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23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러고 보니, 축제 기간 동안 티엔이 동행한다고 했던가요? 호위무사들도 동행한다고는 했지만, 워낙 존재감 없이 동행할 테니 따지자면 단 둘이 야시장을 오붓하게 즐길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틀은 정말 긴 시간이거든요. 첫눈에 반해 백년가약을 맺는 이들도 나오는 마당에 이틀이라는 시간이 사랑에 빠지기 부족한 시간일까요? 적어도 이틀 동안 그를 달래다 보면... 어쩌면 마음을 돌려주지 않을까요?
위 련:(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이틀 동안 끝장나게 꼬셔주겠다.< 로 번역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묘하게 알싸한 기분도 밀려오네요. 간만에 술을 마셨더니 조금 과음한 모양입니다.
술기운에 취해 잠시 잠에 빠지면...
위 련:
| 기준치: | 57/28/11 |
| 굴림: | 20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당신은 옆으로 몸을 굴립니다. 잠결에도 위협에 반응하게 훈련된 몸은 또다시 당신을 구해냅니다. 침침한 시야 속 무감정한 동공과 시선을 마주합니다.
당신의 머리가 있던 곳에는 날이 잔뜩 벼려진 단도가 창문 사이 들어오는 달빛을 받아 파랗게 반짝입니다.
무화:폐하! 무사하십니까!
▶:위험한 낌새를 느꼈는지 문을 벌컥 열고 당신의 호위가 뛰어듭니다. 그는 오래전 당신이 목숨을 구해준 뒤로 충성을 바친 믿을 만한 충신입니다. 무화는 단숨에 허리춤에서 패검을 뽑아 가장 가까이 있던 암살자를 향해 몸을 날립니다.
하지만 곧이어 매복하고 있던 또 다른 자객이 당신에게 달려드네요.
▶ 전투 발생.
▶:련 -> 자객 순으로 턴이 진행됩니다.
▶ 1 라운드
위 련:아직은 멀쩡하단다. (호위의 방향을 힐금 쳐다본다. 나도 칼? 같은 거? 주면 안 될까?) 나도 잠 좀 자자…. (흐트러진 옷깃을 여미며 손에 집히는 무언가?로 달려드는 자객의 머리를 꿍 해보나. 아마 목침이리라….)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9 |
| 판정결과: | 실패 |
| 피해: | 6 |
자객:
| 기준치: | 40/20/8 |
| 굴림: | 76 |
| 판정결과: | 실패 |
| 피해: | 3 |
▶:자객이 목침에 머리를 꿍 맞고 비틀거립니다. 검이 제멋대로 흔들리네요.
▶ 2 라운드
위 련:허접이네. 누가 보낸 거냐?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67 |
| 판정결과: | 실패 |
| 피해: | 3 |
나도네.
자객:
| 기준치: | 40/20/8 |
| 굴림: | 3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6
위 련:
| 기준치: | 57/28/11 |
| 굴림: | 3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허접이라고 그만 놀려야지. 큰일날지두.)
▶:련이 아슬아슬하게 몸을 틀어 검을 회피합니다. 그마저도 날이 팔뚝을 스치고 지나갔으니 생채기가 남은 건 어쩔 수가 없네요.
첸 티엔:폐, 폐하…! 괘, 괘, 괜찮으신, 우아앗. (우당탕탕.)
▶:매섭게 달려들던 검이 일순간 힘을 잃고 떨어집니다. 암살자의 검은 옷에 가려진 명치 부근을 정확히 관통한 은빛의 검신 탓입니다. 정황상 티엔이 서둘러 침소에 들어오다 발을 헛디뎠고, 아주 거창하게 몸을 굴러…. 손에 쥔 검으로 자객을 처리해버린 것 같군요? 우연도 이런 우연이 없습니다.
부피를 늘린 피가 자객의 입술 사이를 출구삼아 침상 위로 쏟아지려는 순간, 방금까지 살아있던 이의 시체가 바닥으로 아무렇게나 던져집니다.
위 련: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5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첸 티엔:폐, 폐하…. 헉. (손에 쥔 장검을 후다닥 놓고 시체에서부터 멀어진다. 사람을 죽여 놀랐다기에는 좀 더 다른…. 그래, 꼭 당신의 눈을 신경 쓰는 것만 같다.)
▶:그는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을 등지고 있어 그늘진 눈가와 입가가 어떻게 휘어졌고 어떤 감정을 남아내고 있는지는 볼 수 없었습니다.
급하게 뛰어온 듯 속옷 위 걸친 의복에 옷고름이 전부 풀려있으며 버선 위로는 남의 피가 잔뜩 떨어져 있네요.
위 련:(움찔, 놀란 듯 물러나긴 했으나 자칫하다간 제가 저 모양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 그닥 동요하지 않았다. 죽은 자를 쳐다보다가도 곧 당신에게 시선을 두었다.) 옷이… 엉망이구나.
▶:티엔이 무어라 입을 열기도 전 남은 자객들을 전부 제압한 무화가 당신의 발치에 엎드립니다.
무화:폐하! 소신 무화 역적들의 기척을 미리 알아차리지 못하고 폐하를 감히 그들의 더러운 손아귀에 닿게 하였습니다. 이는 불충 중에 불충일 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사옵니다. 죽여주시옵소서!
▶:그 지조높은 충심에 할말을 잃어버린 티엔이 잠시 눈을 도르륵 소리나게 굴리는가 싶더니 쭈뼛거리며 두어걸음 물러납니다.
무화:소신, 마지막 청으로 폐하의 손에 죽길 바라옵나이다!
▶:저기요? 갑자기요?
위 련:(갑자기요.)
▶:물론 국법상 무화는 처리하는 것이 옳지만 고작 이런 걸로 그를 처형하기엔 아까운 인재이긴 합니다.
련, 어떻게 할까?
위 련:쓰읍. 그만하면 되었다. 내 목이 여기 멀쩡히 붙어 있지 않느냐? 다시 믿을 만한 인재를 고르는 것도 일이니 그만 일어나거라. (생채기 남은 팔을 문지르며 엉망진창이 된 주변을 둘러본다.) 그런 것보다는…. 주변을 좀 치워줬으면 하는데.
무화:폐하…! (감격한 듯 눈이 그렁그렁해진다. 이윽고 부복한 이는 순식간에 밖으로 뛰쳐나간다. 곧 강녕전의 주위로 조금 전보다 몇 곱절은 많은 보초들이 둘러섰을 것이며, 죽은 자객의 시체 또한 곧장 치워졌을 것이다.)
첸 티엔:(그리고 그 소란 중 슬그머니 당신에게 다가선다. 소매 안에서 입을 앙 다물고 있는 조개껍데기 하나를 꺼냈다.)
위 련:그렇게 감동 받을 것까지야…. (뛰쳐나가는 뒷모습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조개껍데기 또한 받아들고 멀뚱멀뚱.) 뭔데?
첸 티엔:여, 연고예요. 상처를…. 보, 보여주세요.
위 련:(옷을 걷지 않은 팔 그저 내밀기만 했다.)
첸 티엔:앗…. 소, 송구하오나…. 오, 옷을.
위 련:피곤해서 아무것도 못 하겠구나….
첸 티엔:(울상을 짓는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3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위 련: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69 |
| 판정결과: | 실패 |
흥.
이런 것도 직접 하지 못하여 내 손을 빌리다니 재상은 대체 무얼 하는가? (삐죽거리며 소매를 걷었다.)
첸 티엔:소, 송구합니다…. (이전보단 밝아진 낯. 조개껍데기를 열면 조금 고약한 냄새의 연고가 담겨 있다. 검지에 연고를 묻혀 조심조심 상처 위를 덮었다.)
위 련:아파아. (엄살을 부린다. 팔을 빼내지는 않았다.) 다시 잠들기는 글렀구나.
첸 티엔:아, 아니 됩니다. 주무셔야 해요. 혹, 부, 불안하신 거라면…. 제, 처소를…. 내, 내어드리겠습니다.
위 련:(같이 자자는 뜻은 죽어도 아닐 테고….) 그럼 너는?
첸 티엔:(멀뚱멀뚱멀뚱.) 엇. 나, 나가야 하나요? 그, 런 거라면…. 구, 궁 밖의 객잔에서 무, 묵고 오겠습니다.
위 련:(팔을 덥썩.) 같이 자?
첸 티엔:(파들짝.) 그, 그러는 편이…. 안심, 되, 되실 듯하여. 불, 편하시다면….
위 련:아니, 안 불편해. 너 없으면 못 잘 것 같아. (빤히이….)
첸 티엔:(쪼금 발그레해졌다.) 그, 럼…. 모, 모시겠습니다.
위 련:우응. (얌전히 당신의 팔에 찹. 붙었다.)
▶:련과 티엔이 자리를 옮기려는 찰나, 내관이 련의 곁으로 다가와 귓가에 속삭입니다.
내관: 폐하, 재상의 스승께서 폐하를 뵙고자 청하셨나이다.
위 련:나를? (티엔 봄. 내관 봄. 티엔 봄. 자기 내려다 봄.)
내관: 그렇사옵니다. 지금 당장 뵙길 청하셨사온데, 어찌할까요?
첸 티엔:앗…. 그럼, 저는 머, 먼저 돌아가 침상을 정리하고 있겠습니다.
위 련:(이 시간에? 왜? 방금 겪었던 일 때문인가? 곰곰곰곰. 고민해봤자 별 결론 나는 것은 없을 테니 청을 받아들였다.) 그러렴. 천천히 따라가마.
▶:내관은 련을 모시고 뒤뜰로 향합니다. 커다란 나무 아래에는 티엔의 스승인, 영의정 최덕하가 뒷짐을 진 채 당신을 기다리고 있네요. 눈이 마주치면 공손히 허리를 숙입니다.
최덕하: 폐하를 뵙습니다. 늦은 시간 결례를 범하였으나 이리 시간을 허락해주시니 황은이 망극하나이다.
위 련:(늦은 시간임을 증명하기라도 하는 듯 고개 돌려 하품…을 한 뒤 대면했다.) 야심한 시각 일러야 할 중요한 말이라도 있는가?
최덕하: 재상에 관한 것이옵니다. 그의 성정상 폐하께는 아무런 말도 전하지 못하였을 테니 말입니다.
재상은 이번 연회를 마지막으로 사직을 결심한 듯하온데, 혹 들으신 바가 있사옵니까?
위 련:뭐? (단번에 들은 바 없음!을 티내는 말이 튀어나왔다.) 무슨 이유로?
최덕하: 그것까지는 저도 아는 바가 없사옵니다. 제게도 말해주지 않더군요. 폐하를 뵙고자 한 연유는, (소매를 뒤적이더니 책 한 권을 꺼내 내민다.) 시간을 끄는 것보다는 지금 드리는 것이 나을 듯하여…. 재상이 제게 준 물건입니다. 혹 자신이 궁을 떠나거든 이것을 폐하께 전해드리라더이다.
위 련:허 참. (내게 말도 하지 않고? 심기가 불편해졌다….) 이 책이 무어길래? (책을 받아들어 파라락 빠르게 넘겨보았다.)
▶:책을 빠르게 훑는다면, 사특한 생각을 품고 있는 이들의 약점과 앞으로 이 나라에 필요한 부분을 정리한 문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최덕하: 재상은 그것을 장부라 부르더군요. 그 아이가 작성한 친필문서입니다. 제가 이것을 미리 드렸음을 재상에게는 말씀하시면 아니되옵니다.
위 련:(흠.) 왜지?
최덕하: 추후 그 아이가 제게 무언갈 털어놓을지도 모르는 노릇 아닙니까. 이 사실이 밝혀져 버린다면 제게도 더는 언질을 주지 않겠지요. 그렇게 된다면 폐하께서는 귀를 잃게 되시는 겁니다.
위 련:(숨기는 건 잘 못하는데. 뭐…. 티엔이 어련히 속아주겠지 싶지만. 받은 장부를 품에 넣었다.) 하여간 미리 알려주어 고맙네. 재상이 또다른 것에 대하여 언질을 준다면 즉시 알려주게나.
(짤막한 인사 나눈 뒤 제 침소로 돌아갔다. 받은 책을 적당한 곳에 숨긴 다음 티엔이 머무는 곳으로 터벅터벅.)
▶:책을 숨긴 뒤 티엔의 처소로 이동합니다. 안에는 불이 환하게 켜져 있네요. 어떻게 할까?
위 련:(언질 없이 뽈칵 문을 열고 들어갔다.)
첸 티엔:(파들짝!!!! 몸이 튄다.) 폐, 폐, 폐, 폐하?
위 련:왜 놀라? (왜겠나요?)
첸 티엔:크, 큰 소리가 들려서…. 보, 볼일은 마치셨나요? 바로, 쉬실 수 있게끔 그, 금침을 깔아 두었답니다. (헤헤….)
위 련:(아무튼 내 탓은 아닌 것 같아. 당신의 곁에 폭 앉는다.) 으응, 별 얘기 하지 않더구나.
(잠시 침묵.) 나 그냥 자?
첸 티엔:무, 무얼 더…. 주, 준비했어야 하나요? (오들오들.)
위 련:얘기하다가 자자고. (cool~)
첸 티엔:그, 그런 거라면. (안심했다.) 다만, 우, 우선은 누우시지요.
위 련:으응, 그 전에…. (영의정과 대화하러 다녀왔으니 분명 겉옷을 하나쯤을 더 걸치고 있을 것이다!) 벗겨줘.
첸 티엔:(옷시중은 꽤 익숙한 것이었다. 별다른 대척 없이 손을 뻗어 당신의 웃옷을 벗겨 낸다. 아주 느린 속도였다.) 음. 되, 되었습니다.
위 련:더 해도 되는데. (뭘? 당신이 토 달기 전에 얌전히 누웠다.)
첸 티엔:(우뚝.)
위 련:응?
첸 티엔:(수상할 정도로 붉어졌다.) 아, 아, 아닙니다. 어서, 누, 눈을 감으시고….
위 련:(당신이 누울 때까지 눈을 감지 않을 것…. 제 옆자리를 톡톡 친다.)
첸 티엔:(고장 난 인형처럼 삐걱대며 당신의 옆자리에 몸을 뉜다.)
위 련:왜 고장이 났지?
첸 티엔:네, 네니오?
위 련:응? (당신의 방향으로 돌아누워 옆구리를 쿡.)
첸 티엔:(어디선가 심장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 것 같기도 하다. 내 것인가?) 허억.
위 련:잘 수 있는 거 맞지?
첸 티엔:노, 노, 노력, 할, 것입니다….
위 련:(흠.) 안고 자도 돼?
첸 티엔:네, 네, 네, 네, 네, 네니오?
위 련:무섭단 말이야….
첸 티엔:호, 호위를…. (슬그머니 몸을 일으킨다.)
위 련:호위를? (당신의 옷을 붙들었다.)
첸 티엔:부, 부르, 부르려고. 해, 했습니다. 안 될까요?
위 련:안 되지 않을까? 스스로 생각해보렴.
첸 티엔:아, 아, 안 되나요? (눈이 빙글빙글 돌고 있다. 제대로 된 사고를 해내지 못하는 중.)
위 련:안 되지…. (그럴 시간이 어디에 있어. 혼란에 빠진 틈을 타 당신의 옷을 제 방향으로 확 잡아당겨 눕혔다. 순식간에 당신을 안은 자세가 되었다.)
첸 티엔:(숨…을? 쉬지 않았다?)
위 련:죽었나…. (숨결이 닿을 만한? 거리까지 얼굴을 가까이했다.)
첸 티엔:(눈 질끈 감는다. 호흡 참은 채 용케도 눈을 감았다 싶다.)
위 련:(눈을 감았다는 건 그렇고 그런 것을 해도 된다는 뜻 아닌가? ―아니라는 것쯤은 의외로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입술끼리 맞대었다 떨어진다.)
첸 티엔:(보드라운 입술 닿을 적이면 몸을 더 빳빳이 굳혔을 테다. 귀신이라도 본 이마냥 파드득 물러났다.) 폐, 하. 이게, 무, 무슨….
위 련:안 되니?
첸 티엔:다, 당연, 합니다. 이런, 건…. (어물거리며 부정을 뱉는다. 그런 것치고는 낯 중 빨갛지 않은 곳이 없었으니 행동과 말이 일치하지 않는 셈이다.)
위 련:이런 건? 왜 안 되는데? (시치미를 뚝. 몸을 조금 물렸다.)
첸 티엔:저, 정인과…. 나누는, 것이니까요.
위 련:아직 정인도 없는데 뭘. (태평스럽다.) 게다가 내 반려를 찾는 일을 네게 허락하였지 않니? 그러니 너도…. 그만큼,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줘야지.
첸 티엔:(머뭇거린다. 아무래도 조금 넘어간 것 같다.) 하, 하지만…. (짧은 침묵.) 무, 엇을…. 워, 원하시기에…?
위 련:차후 맞이하게 될 짝에게는 훌륭한 지아비의 모습만을 보이고 싶으니.…. 그전까지 네가 날 도와. 어렵지 않은 일이지?
첸 티엔:(차후 맞이하게 될 짝…. 곱씹는다. 자신도 모르게 눈꼬리를 늘어트렸을 것.) 제가, 가, 감히…. 폐하께,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일이 이, 있을까요?
위 련:(보라, 이런 표정을 지으며 괜찮다고 하면 나는…. 슬그머니 당신의 손을 붙들었다.) 서적이 알려주지 않는 것들이 있지 않니. 행동으로만 익힐 수 있는 것들을 도와주었으면 해. 이를 테면 접문은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것이 좋은지, 잠자리에서는 어떻게 반려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잡은 손을 그대로 제 허리에 두른다. 말도 안 되는 것을 늘어놓으면서 뻔뻔하게도 말간 미소를 짓기만 했다.)
첸 티엔:(숨을 들이켜긴 하였어도 멈추진 않는다. 내심 당신의 도움이 무얼 뜻하는지 짐작했던 모양이지. 긴장 탓에 허리 두른 손에 힘이 들어간다. 다만 그것 눈치채지 못한 채 당신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내지 못하였다. 아주 무엄하게도 말이다.) 그, 런…. (이윽고 슬그머니 눈을 내리 깐다. 얼굴이 타오를 듯 붉어진다.) 하지만, 저어. 저는…. 겨, 경험이 없으니, 도움, 이 되, 될는지….
위 련:(몸을 더욱 가까이 겹친다.) 그런 것은 상관없어. 이런 것을 도와달라고 할 만한 사람은 너밖에 없는걸. 무화도 분명 믿을 만한 자이긴 하지만…. (일부러 가까운 자의 이름을 언급했다. 절대로 고의였다! 그는 이용당했을 뿐이다….) 네가 안 된다면 어쩔 수 없지.
첸 티엔:(아는 이의 이름이 언급되니 상상은 따라오는 법이다. 귀가 있었다면 분명 삼각 모양으로 벌어졌을 것이다. 기어이 내뱉고 만다.) 제가, 무, 무얼…. 해드리면, 되, 되는 걸까요?
위 련:(계획대로군. 머리도 좋고 눈치도 빠른 사람이 제 앞에서는 꼭 어리숙하게 움직여주니 즐겁지 않을 수가 없다. 하나 반색하지 않고 당신의 어깨를 살포시 감싸안을 뿐이었다.) 처음부터 부담스럽게 만들고 싶진 않으니까. 오늘은…. (처음부터 몸을 겹치겠다고 달려들었다가는 이튿날 당신을 사직한 채로 만나게 될 듯하니 ―최악을 가정하자면 다시는 당신을 못 볼 듯싶으니― 오늘은 입맞춤 정도로 만족하기로 했다. 눈을 살포시 감더니 입술을 맞댄다. 이번에는 금방 떨어지는 대신, 말캉한 입술을 핥고 빨아들이길 반복하더니 벌어진 틈으로 혀를 밀어 넣었다. 살덩이가 얽히는 느낌이 영 낯설었으나 야릇한 기분이 싫지 않았다.)
첸 티엔:(해낼 수 있는 것이라곤 어설프게 입을 벌리는 것밖에 없다. 침입을 허용하고 혀를 얽어내었으나 그마저도 어찌 움직여야 할지 감조차 잡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이래선 당신을 돕긴커녕 배움을 얻는 꼴이 되고 말지 않겠는가. 애써 용기를 내어 당신의 허리를 깊숙이 감고, 얽힌 혓바닥을 비비기 시작했다. 물론 형편없는 실력이었다.)
위 련:(경험이 없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굴었으니 몰래 웃음을 참아야만 했다. 허리를 감는 손길엔 더욱 당신에게 매달렸으며, 어설프게 혀를 얽어댐에는 부러 옅은 비음을 흘리기까지 했다. 깊숙이 파고든 혀는 입천장을 간질이고, 볼 안쪽의 여린 살을 문지르며 진득한 숨을 얽었다. 주인 모를 타액이 턱을 타고 흐를 즈음 입술을 떨어트렸다. 상기된 표정, 가쁜 호흡. 욕망을 억누르고 순진무구한 체를 하는 백안이 당신을 응시했다. 느지막이 입을 열었다.) 어땠어? 기분…. 솔직하게 알려줘.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아?
첸 티엔:(백안 마주하면 탄식을 내뱉고 만다. 아, 당신은 이다지도 순수한데. 자신은 연습에 지나지 않는 접문으로도 흥분해 어쩔 줄을 모르는 꼴이라니. 거칠어진 숨결을 애써 다듬고자 노력했다. 물론, 나아지는 것은 없다. 욕정 숨기려 그러안은 손에 힘을 푼다. 꾸물거리며 당신을 밀어내기까지 하였으니, 의도 다분하다.) 자, 잘, 모르겠습니다…. 처, 음이라. 이게, 조, 좋은 건지….
위 련:좋은지 잘 모르겠으면, 더 해봐야 하지 않을까? (손이 떨어지자 금방 눈썹을 늘어뜨린다.) 응? 밀어내지 말구….
첸 티엔:(우물거린다. 다시 당신을 안을 자신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
위 련:안 돼? (그냥 이대로 자빠뜨릴까? 같은 생각을 10초 정도 했다.)
첸 티엔:(눈 질끈 감는다. 슬그머니 몸을 틀어 등을 내보이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부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드, 들키면 안 돼.) 소, 송구합니다….
위 련:(나 별론가? 나 그렇게 못하나??? 따위 생각에 휩싸여 당신의 상태를 살필 생각은 하지 못하였다! 급기야 당신의 등을 폭 끌어안은 채 옷 위를 마구 더듬어 간지럽힌다.) 이렇게 뒤로 돌아서 얼굴도 안 볼 정도로 별로야? 응? 나 별로냐구우우. (예민한 부위 간질이려니 손이 어느덧 허벅지 부근을 향하였다. 티엔은 이안을 저지할 수? 있나?)
첸 티엔: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80 |
| 판정결과: | 실패 |
위 련:에잇.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21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허벅지 대뜸 만짐!)
(닿?았?을까?)
첸 티엔:(귀 끝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빨개졌다. 반응을 보아하니 닿은 것 같다. 묵직한 것이 만져졌을 것이다….)
위 련:어어라. (우뚝. 이쪽도 잠시 말이 없다.)
첸 티엔:흐윽. (급기야 수치심에 훌쩍이기 시작하고….) 죄, 죄, 죄송, 노, 놓아주세요….
위 련:(허벅지에 닿은 손은 놓고 스르륵 허리만 껴안았다.) 나 눈치 없었니?
첸 티엔:네에에에…. (드물게도 긍정했다!)
위 련:(못 들은 척.) 기분 좋았나 봐? (머리카락을 걷어 목덜미 위로 입술을 묻었다.)
첸 티엔:(다시금 몸을 굳힌다. 감히 당신을 밀어내지도, 몸을 돌리지도 못한 채 그 자리 그대로 멈추어 있었다. 이어지는 말은 부정을 표방하였으나 명백한 긍정이리라.) 죄, 죄송합니다….
위 련:(올라가는 입꼬리를 숨길 필요도 없었다.) 나도 기분 좋았는데에…. 더 할까? (뭘?)
첸 티엔:(딸꾹.)
위 련:농담이야. 내일하자.
첸 티엔:네, 네?
위 련:오늘 하고 싶어?
첸 티엔:(벌벌 떨기 시작했다.) 하… 다뇨? 무, 무엇을?
위 련:왜 모른 척해? 다른 것도 도와주기로 한 거 아녔어? (떨리는? 어깨 위로 얼굴을 비빈다.) 후사를 보려면 더 노력해야지….
첸 티엔:하, 하, 하지, 만, 그, 어, 어라? (고장났다.) 가, 감히 폐하께, 제, 씨, 씨를…. (뿌릴 수는 없지 않나? 없는데?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홀로 김칫국을 들이켜고 있는 꼴이란. 진정 파렴치한 이는 첸 티엔이었다.)
위 련:(헤에.) 그런 상상까지 했니?
첸 티엔:(재차 딸꾹질을 시작했다.)
위 련:(했구나. 시키는 대로 모두 상상하였으니 이걸 칭찬해줘야 하나. 슬그머니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어디까지 상상했길래 자꾸 깜짝깜짝 놀라는 걸까. 내가 네 아이를 배는 것까지?
첸 티엔:(다시 울먹이기 시작했다…. 무어라 말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정말 상상해버렸기 때문이다. 무엄하기 그지없다.) 소, 송구합니다. 제가, 감히….
위 련:(우와~ 진짜 했구나.) 해볼래? 상상한 거….
첸 티엔:힉. (혀 깨물었다. 짧은 안달 뒤에 겨우 덧붙인다.) 어찌, 그런…. 폐, 하께서는, 괘, 괜찮으신 건가요? 제가, 이, 이런, 사, 상상을 했는데도…. 겨, 경을 치시지 않고요.
위 련:(어쩐지 심기가 불편해졌다.) 말해주어도 알아듣지 못했으면서 왜 자꾸 묻는 걸까?
첸 티엔:윽, 죄, 죄송…. (기어이 눈물 찔끔 흘렸다.)
위 련:(흥.) 다 알면서 묻지 마. (입술 비죽이다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옷에 막혀 웅얼거리는 음성.)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알고 있잖아.
첸 티엔:(입술을 달싹였다. 그런 것치고는 무엇도 말하지 못했으나, 몸을 돌려 당신을 마주안을 수는 있었다. 마음을 누르는 법은 알지언정 숨기는 법은 알지 못했다. 자신도 모르게 새어 나오는 감정을 어찌 잘라낼 수 있으랴. 제 처지만 아니었다면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을 텐데.) 죄송, 해요….
위 련:(고백에 대한 답변이 사과라니, 확고한 거절로 들릴 수밖에 없었다. 죄송하다고 말할 거면 마주안지나 말지. 그리 생각하면서도 당신을 놓지 않게 꼭 끌어안고 품에 얼굴을 묻었다.) 됐어, 그런 말 듣고 싶어서 말한 거 아냐. (옆구리를 슬쩍 꼬집었다.) 잠이나 자자. 다 식었어. (뭐가….)
첸 티엔:네, 네에. (느릿느릿 당신의 등을 쓸어내린다. 당신이 잠에 빠져들 때까지는 계속 그리할 셈인 듯싶다.)
위 련:그런 거 말고…. (고개를 들더니 제 입술을 톡톡 두드린다.)
첸 티엔:(눈썹 늘어트렸다.) 이, 이것도…. 연습, 인가요?
위 련:잘 자라는 인사. 이 정돈 해줄 수 있잖아.
첸 티엔:으, 으음. (아까부터 계속 묘하게 설득되는 것만 같다. 결국은 고개를 들이밀어 당신의 콧잔등 위로 입술을 맞추었다 뗀다.)
위 련:(아주 만족스럽지만은 않지만…. 입술에 쪽! 소리나게 뽀뽀한 뒤 다시 고개를 묻는다.) 잘 자.
첸 티엔:(빨개졌다.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답한다.) 폐, 폐하도요….
위 련:으응. (하루가 유난히 긴 것 같다. 내일도 일이 많겠지, 자객과 관련해서도, 혼인과 관련해서도 아주 해결해야 할 일이 많을 텐데 그걸 다 언제 쳐내냐…. 미리 시름하며 눈을 감았다. 그나마 당신의 손길이며 온기 덕에 근심을 미뤄두고 일찍이 잠들 수 있었을 것이다.)
▶:이윽고 두 사람은 잠에 빠져듭니다.
▶:목련 꽃봉오리가 하늘 위 구름으로 수놓아지기 시작하는 날입니다. 설매화의 향기와 함께 목련의 향이 어디를 가도 숨과 함께 차오르는 이 아름다운 시기를 백성들은 사랑의 결실을 맺는 시기라 합니다.
비익조의 날개 같은 가락지 한 쌍을 나눠 끼고 부부라는 이름으로 새로 태어나는 연인들이 종횡무진합니다. 가령, 티엔처럼요!
네? 잠시만요. 뭐라고요?
첸 티엔:폐, 폐하.
▶:푸른색 사모관대는 설화의 매화가 끝도 없이 피어나기 시작하며 신부의 복식 못지않게 붉은색을 띄게 되었습니다.
인연의 붉은 실을 상징하며 입술을 붉게 물들이는 전통에 따라 행복으로 휘어진 티엔의 입술을 매화 꽃잎의 색을 띠고 있네요.
첸 티엔:추, 축복해주신 것에 감사 인사를 전하러 왔어요.
▶:네? 잠시만요. 뭐라고요?
난 당신 축복한 기억 없는데?
첸 티엔:게다가, 퇴, 퇴직까지 허락해주시다니…. 더, 덕분에, 아내의 곁에서 내조, 하, 할 수 있어서 행복해요….
▶:뭐야. 난 그런 적 없단 말이에요!
이게 무슨 상황이야?!
위 련:(꿈인가? 눈을 비빈다.) 내가??? 아니, 너, 너 누구랑? 나 말고 누구랑? 나랑 그런 짓까지 했으면서??? (참고로 그런 적 없다.)
▶:당신이 얼마나 황당해하든 티엔은 여유롭습니다. 낙천적이기까지 합니다. 대충 행복에 겨워 보이는 것이 없는 새신랑의 모습이네요.
???: 부구운.
▶:그 순간 티엔의 허리를 다정하게 감싸는 팔이 있습니다. 안 그래도 부드럽게 풀려있던 티엔의 고운 얼굴 위로 분홍빛 홍조가 떠오릅니다.
저기요? 잠시만요?
위 련:부군?????
첸 티엔:아직, 시, 식이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어인 일이셔요.
위 련:식??????
???: 낭군님을 기다리다가 제 애간장이 다 없어질 것 같아 이리 달려왔습니다. 화내실 건가요?
첸 티엔:제, 제가 어찌 부인께 그러겠습니까….
위 련:부???인???????
▶:당신이 어떤 반응을 보이든 간에 티엔은 반려의 손을 잡고 식을 올리러 갑니다. 련, 어떻게 행동하나요?
위 련:(이 혼인 반댈세. 하고 엎으면 안 될까? 정녕 네가 나를 폭군으로 만드는구나…….)
▶:곧이어 한순간 주위가 변합니다. 처음 보는 곳입니다.
근원을 알 수 없는 고소한 향기가 풍겨오고 탁자 같은 것이 가득 모여있으며 당신이 앉은 탁자의 건너편에는 처음 보는 차림의 티엔이 울음 가득한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첸 티엔:려, 련 씨가 어떻게 저한테, 이, 이러실 수 있으세요?
▶:그렇게 소리친 티엔은 투명한 잔에 담긴 물을 당신에게 냅다…. 붓진 못했습니다. 그러나 뜬금없게도 천장에서부터 당신의 머리 위로 물이 쏟아지네요. 물에서는 창포의 향이 납니다.
잘 손질했던 머리카락이 폭삭 가라앉고 얼굴선을 따라 턱에서 방울져 손등 위로 똑 떨어집니다.
흐르는 물을 바라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아, 개꿈이구나...
...
...
위 련:련 씨? 아니, 뭐, 뭔…. (하…….)
▶:당신은 꿈에서 깨어납니다.
위 련:개꿈…. (꿈속에서 물을 맞은 탓에, 뺨을 손등으로 쓸며 깨어났을 것이다. 곧장 주변을 살핀다. 티엔은 어디에 있을까?)
▶:바로 당신의 곁에 있습니다. 조그만 그릇과 고운 천을 손에 든 채 당신을 바라보고 있어요.
위 련:(대뜸….) 나랑 그런 짓까지 해놓고…….
첸 티엔:네, 네?
위 련:최악이야….
첸 티엔:(ㅠ////ㅠ?????)
위 련:어떻게 다른 사람이랑 그럴 수가 있어? (중얼중얼.) 부인? 부군???
첸 티엔:저어, 아, 악몽이라도 꾸셨나요…?
위 련:그으… 래. (마른 세수를 한다.) 네가 내 앞에서 다른 사람이랑 그렇고 그런 짓을 하는 꿈을 꿨어. (그런 적 없다.)
첸 티엔:네, 네에…?????
위 련:너 나랑만 할 거지? (뭐를?) 응? 대답해. 빨리.
첸 티엔:무, 무슨…. (기어이 눈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우선은 냅다 손에 쥔 천을 당신의 뺨에 가져다 댄다. 차가운 천이 볼에 닿는 감촉이 고스란히 느껴졌을 테다.)
위 련:빨리 그러겠다고 해. (뺨이 차게 식는다. 치이익. 그럼에도 아랑곳 않고 답변을 재촉했다.) 빨리!
첸 티엔:그, 그럴, 게요…? (뭔진 잘 모르겠지만 그러마 답했다.) 지, 진정하세요…. (젖은 수건으로 당신의 뺨을 닦아 내리기 시작한다.)
위 련:무르면 안 된다……. (치이이익. 열 올리던 것이 드디어 식었다. 얌전히 얼굴을 가져다 댄다.) 그건 뭐야? 언제 일어났어? 자긴 잤어?
첸 티엔:(?////?….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러나 아마 한숨도 자지 못했을 것이다….) 차, 창포물을 적신 천이에요. 다, 단장을 도와드리려고요.
위 련:네가 씻겨줄 거니?
첸 티엔:도, 도와드리는 것쯤은…. 저도, 하,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마도.)
위 련:응? 그럼 벗겨줘.
첸 티엔:아, 아, 안 됩니다. 아직, 무, 물이 준비되지 않았어요. 지금 벗으면, 고, 뿔에 드실 거예요. 저는, 바, 밤새 흘리신 식은땀만, 닦아 드리고….
위 련:(흠. 설득된 것처럼 가만히 얼굴만 가져다 댔다가도….) 그런 이유뿐이야?
첸 티엔:그, 그럼요. (부지런히 얼굴 곳곳을 닦아내었다.)
위 련:그래, 나보다는… 너를 부군이라고 부르는 외간 사람에게 부끄러워하겠지…. (맘에 담아놓고? 있다.)
첸 티엔:(ㅠ/////ㅠ????) 저, 저는, 호, 혼인하지 않았는데요…? 부, 부, 부군, 이라뇨.
위 련:흥. (설명해주지 않았다….)
첸 티엔:(의문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캐묻진 않았다.) 아, 아무튼요. 내일이면 사, 절단이 도, 도착합니다. 저는, 야시장 주, 준비를 마무리하러 가 봐야 해요.
위 련:나를 두고? (멀뚱멀뚱.)
첸 티엔:폐하께서도, 저, 정무를 보러 가셔야죠. (멀뚱멀뚱.)
위 련:부군께서는 정이 없으시군요…. (포옥 기댄다.)
첸 티엔:(딸꾹.)
어, 어, 어, 어, 어찌 이러십니까?
위 련:어제 그리 험한 일이 생겼는데 부인의 걱정은 않으시고……. (당신이 이해하지 못할 말들만 자꾸 늘어놓는다. 부비적.)
첸 티엔:(기어이 벌떡!!! 몸 일으켰다. 목까지 붉어진 채였다.) 너, 너무하십니다. 이런, 지, 짓궂은 농이나 하시고….
위 련:부구운. (당신의 허리에 대롱… 매달렸다.) 저는 농담이 아닌데도요오.
첸 티엔:(련이 대롱대롱 매달리니…. 티엔의 눈에도 눈물이 대롱대롱 매달렸다.) 토, 통촉하여 주십시오…. 흑.
위 련:울 것까지야. (그제야 스르륵 떨어졌다.) 일 열심히 하렴. 내 생각 많이 하고….
첸 티엔:너, 너무하십니다. 정말…. (바들바들…. 떨며 그릇이니 천을 챙겨 들곤 방을 나선다.)
▶:기어이 티엔은 당신의 곁을 떠나고 맙니다. 련, 기분이 어떤가요?
위 련:너무한 건 날 두고 혼인한 어떤 사람이고…. (삐죽거리며 뒤로 발라당 누웠다. 하나 꿈은 꿈이니 슬슬 접어두기로 하고, 슬슬 준비되지 않은 제게 닥친 정무나 보러 가기로 마음 먹었다….)
▶:원망하든, 사랑하든, 당신이 생각하고 결론내린 건 하나입니다. 내일 축제에서 모든 게 티엔의 뜻대로 흘러가진 않을 거예요.
아무렴 당신은 만인지상의 황제이니, 당신의 뜻대로 흘러가야 옳은 일 아니겠어요.
▶:...
...
거리 곳곳에 붉고 하얀 천이 달립니다. 무희들이 춤과 노래를 바쁘게 연습하고 야시장에 참가하는 상인들이 은근슬쩍 가격표를 바꿔 다는 축제날이 밝았습니다.
사흘 뒤 두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는 축제의 마지막을 궁궐의 연회로 마쳐야 하기에 궁궐은 눈코 뜰 새 없이 돌아갑니다.
그와 대조되게도 당신은 이례가 없을 정도로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평소보다 절반은 줄어든 상소문이라고 해도 다 처리한다면 오전 시간을 통으로 날려야 하지만... 원래 오전보다는 저녁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시기가 야시장의 절정이기에 상관없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여간 잡생각은 내려둡시다. 오늘은 중요한 날이니까요. 티엔을 유혹해야 하잖아요? 몸을 감싸고 있던 곤룡포와 면류관을 내려둡시다. 오늘과 내일만큼은 황제가 아닌 사랑에 빠진 한 명의 사람이 되는 거예요.
▶:차림새를 다듬는다면, 행운이나 외모 판정?
위 련:중요한 건 외모가 아니라 기술이지만…. (무슨? 말을 하는 걸까? 그래도 )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33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멀끔하군.)
▶:귀티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흐르는 공자의 모습이 비칩니다. 멋지다 만인지상! 아름답다 위 련! 이 정도면 티엔도 조금은 마음을 열어주지 않을까요?
오늘 하루 외모와 매혹 기능치가 80으로 고정됩니다.
준비를 끝마치고 기다리고 있으면, 익숙한 발소리가 고요를 밟으며 다가옵니다.
첸 티엔:주, 준비는 마치셨나요?
위 련:(퍽 화려한 복장으로 차려입었을 것이다. 뒤를 돌자 꽃 자수가 새겨진 옷이 나풀거린다. 슬금 팔짱을 낀다. 백색과 붉은색이 뒤섞인 옷감이 보드랍다.) 일은 모두 마무리했고?
첸 티엔:(우뚝! 넋 놓고 당신을 바라보았을 것이다. 옷자락에조차 시선을 빼앗겼다. 하필 당신의 복장이 백색과 적색이 아우러졌던 탓이다. 꼭 자신을 상징하는 옷인 것 같지 않나. 볼을 발그레 물들이며 손가락을 꼼질거렸다.) 네, 네에…. 오늘도, 아, 아름다우십니다.
(감탄과는 별개로, 첸 티엔의 복장은 썩 좋지 못했다. 다시 강조하겠다. 썩 좋지 못했다. 어두침침한 남색 두루마기에─그마저도 제 치수보다 큰 것을 주워 입은 것인지 태가 전혀! 나지 않았다.─ 털이 보송보송 달린 볼끼마저 두른 채였으니 어딜 보아도 눈이 즐겁지 못한 차림새였을 테다.)
위 련:그렇지? (실은 열심히 꾸미지 않아도 늘 이런 반응을 보이고는 했으니 원, 구태여 집착적으로 가꿀 필요는 없었다. 당신의 옷을 아래에서부터 위로 차차 훑더니….)
칙칙해. (곧바로 비수를 꽂았다….)
왜 이렇게 큰 걸 입었대? (당신의 곁으로 성큼 다가가 펑퍼짐한 옷자락을 쥐어 흔들었다. 볼끼는… 귀여우니 한 번 쿡 찌르기만 했다.)
첸 티엔:우웃. (금세 울상이 된다.) 모, 몸을 꽉 감싼 옷은, 다, 답답해서…. 이상, 한가요?
위 련:아니, 이상한 건 아니지만, 음…. (따지자면 이런 것도 소화할 수 있는 것을 신기하게 여겨야 할까?) 다음번엔 네게 고운 옷을 하나 맞추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좀 드는구나….
첸 티엔:괘, 괜찮습니다. 저는, 그, 그런 것을 입어도 태가 나질 않아서…. (그래도 당신이 자신을 신경 써주는 것은 좋았다. 볼 발그레 물들인 채 처소의 문을 연다.) 가, 가시지요. 동행, 하겠습니다.
위 련:태가 안 나긴, 키도 크고…. 몸도 좋은 편이더만. (마치 직접 벗은 몸을 본 사람처럼 말했다…. 그저 안아보았을 때 생각보다 탄탄하다는 것을 알아냈을 뿐이다! 익숙하게 당신이 열어준 문으로 총총 나간다.) 우리 어디 가?
첸 티엔:(시뻘게졌다. 칭찬은 티엔을 발갛게 만든다.) 야, 야시장이요. 오늘이, 처, 첫날이니….
위 련:뭐 재미있는 거 하는지 알아? (당신의 곁에 붙어서 걷는다.)
첸 티엔:(눈치 보며 덧붙인다.) 폐, 폐하의 짝을…. 차, 찾아보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저, 저와 약조해 주셨으면서.
위 련:짝만 찾아볼 거야? (툭팍 쳤다. 이쪽은 끝장나는 데이트를 즐기러 나왔단 말이다.) 즐길 건 즐겨야지…….
첸 티엔:으, 으음…. (또! 설득당했다.) 노, 노점상도 많이 들어서 있으니, 보, 볼거리는 많을 거예요. 아, 안내해 드릴게요.
위 련:재미있겠당. (정말이지 즐길 생각만 하고 있다. 느릿느릿 걸음을 옮긴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야시장은 아름답다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우아합니다.
양옆에 길게 늘어진 가게들은 끝이 없고, 음식을 파는 곳마다 질 좋은 매실주의 향이 당연한 듯 날아옵니다. 매달린 등롱에는 매화 그림이 그려져 있네요. 바람에 날린 설매화 꽃잎들이 연인과 가족들의 어깨와 뺨에 내려앉습니다.
음식을 파는 곳 군데군데 유흥거리가 놓여있고, 시간은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을 유시입니다. 사랑에 빠지기 좋은 시간이네요.
그 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전부 한 곳으로 향합니다.
불처럼 타오르는 주홍색과 붉은색의 의복을 입은 무리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척 보아도 삼백 명은 거뜬히 넘을 듯한 화려한 행진입니다. 깃발을 들고 행진하는 그 모습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웅장합니다. 이곳까지 오는 길이 고되었음을 보여주는 듯 사람들의 얼굴은 목적지에 도달했다는 것에 대한 기쁨으로 물들어있습니다.
위 련: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86 |
| 판정결과: | 실패 |
뭐래? (냅다 묻기!)
첸 티엔: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12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티엔이 당신의 귀가 되어줍니다.
??: 이것 좀 보세요, 정말 화려하고 아름답습니다. 저희 화성과는 다르게 수려하고 우아해요.
???: 목소리를 줄여라. 삿된 기운이 느껴지는구나. 오늘 하루는 바깥으로 나오지 말거라.
▶:행렬 가운데 소곤거리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화성은 신을 모시는 국가답게 무당들과 예언자들이 많다고 하죠. 저 많은 행렬에 한 명 쯤 섞여있다 해도 이상할 것은 없을 겁니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네요.
사절단의 행렬은 그로부터 한참이나 이어졌습니다.
붉은 불꽃들이 한둘 사라지다 이내 불씨 한 가닥 남지 않게 되니 이제부터 야시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백성들 역시 조금 전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수가 늘었습니다.
첸 티엔:(슬그머니 당신의 손을 찾아 쥔다. 무엄하고 무례했다!)
위 련:(3초 고민 후 냅다 팔짱까지 꼈다.) 넘어질 것 같아…. (눈썹을 추욱.)
첸 티엔:어, 엇…. (팔짱 낀 손을 단단히 붙들어 준다. 거부하지 않았다.) 해, 행인이 많으니 이, 이렇게 붙어 있는 게 좋겠어요. 힘, 드시다면 제게, 기, 기대셔요.
위 련:(거절하지 않고 당신에게 스르륵… 기대어 걷는다.) 오늘은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네, 사람도 많고 이상한 말도 들리고….
첸 티엔:네, 네에. 그, 렇지만…. 초롱은, 꼭, 사둬야 해요. (드물게도 단호히 답했다.)
위 련:초롱? 왜? (주변을 둘러보며 대꾸했다.)
위 련: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15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주변을 둘러보면, 미소를 지으며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초롱을 들고 있네요. 초롱불 안에는 매화꽃을 닮은 촛불이 가만히 타오르고 있습니다.
위 련: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3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두 나라의 화합을 위하여 매화가 새겨진 촛불을 초롱에 넣어 다닌다고 했었죠. 설매화가 가득 피어나기 전에는 눈꽃 모양을 새겼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하여간 축제가 끝날 때까지 초롱불을 잃어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다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민담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나 봐요.
눈에 보이는 매화 초롱을 파는 곳은 세 곳입니다. 화려한 등불이 주렁주렁 달려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잡화상, 조금 구석에 위치했지만 좌판을 펼치고 그 위에 앉아 매화 초롱을 팔고 있는 소녀, 봇집을 들고 걸어가는 보부상의 허리춤에도 매화 초롱이 달랑거리네요.
어디부터 갈까요?
위 련:축제 동안 초롱불을 잃어버리지 않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거, 믿어? (여전히 팔짱을 끼고 걸으며…. 가장 먼저 잡화상으로 향했다.)
첸 티엔:네, 네에. 조, 좋은 이야기니까…. 믿고 싶어요.
▶:수도에서 가장 큰 잡화상입니다. 없는 것이 없다하여 백성들에게는 다있소라고 불리는 모양입니다. 야시장을 대비해 물품들을 싹 정리하고 새로 내왔다는데, 사람들로 빼곡한 것이 마치 거대한 장성을 보는 것 같습니다.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과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입구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위 련:
| 기준치: | 40/20/8 |
| 굴림: | 62 |
| 판정결과: | 실패 |
사람 많네……. (티엔 방향으로 픽.)
첸 티엔:아앗. (당신을 포옥 받아 안는다.)
▶:련 대신 티엔이 수많은 사람들을 헤집고 들어가 무언가를 집어오기는 했는데….
련, 1d4 주사위를 굴려주세요.
위 련:=
rolling 1d4
()
3
3
▶:출처불명의 액체가 담긴 유리병을 집어왔군요. 이게 뭘까요?
위 련:이거 뭐야? (유리병 빤히 구경한다…. 뭘까?)
▶:티엔도 자세한 건 모르는 모양이에요. 상인을 불러 물어볼 수도 있겠네요.
위 련:물어보고 와줘. (멀뚱.)
첸 티엔:가, 같이 가야 해요. 두고, 가, 갈 수는….
위 련:으으으으으음.
(티엔을 이끌?고 아무 상인을 붙들고 묻는다.) 이게 뭔가?
위 련:우웅.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73 |
| 판정결과: | 실패 |
(순진한 눈망울.)
상인: 아이고, 공자님들. 귀한 물건을 집어가 주셨군요! 이것이 무엇이냐면 말입니다,
(목소리를 낮추고 속삭인다.) 밤에……. 아주 좋은 것입니다. 좋고 말고요!
위 련:밤에? (응?)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네.
상인: 허허, 참. 바깥에서 하기에는 남사스러운 것이라….
위 련:지짜 궁금한데….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93 |
| 판정결과: | 실패 |
안되네.
에잇.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8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나라에 허가 받지 않은 것일 수도 있지 않나? 어서 설명해보게나….
상인: 아이고,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펄쩍 뛰었다.) 오히려 건강에 좋으면 좋았지, 몸을 해치는 성분은 단연코 들어있지 않습니다!
(흠흠.) 그러니까 말입니다, 요것을 지아비의 술잔에 탄다면…. (이후 음담에 가까운 설명이 이어졌다.)
위 련:우와아아.
첸 티엔:(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다. 아방방?)
위 련:(신기하당. 티엔이 가져가기 전에 주머니에 쏙.)
첸 티엔:앗. 괘, 괜찮은 건가요? 도, 독이라도 들었다면….
위 련:괜찮아. 건강에 좋은 거라잖아. (그리고 먹어도 내가 먹을 건 아니니까…. 같은 말은 생략하고 해사하게 웃기만 했다.)
첸 티엔:(갸우뚱. 일단은 수긍했다.) 네, 네에….
위 련:독이 없는지는 잘 확인해둘게. (매화 초롱을 팔고 있는 소녀에게 다가갔다.)
▶:허름한 탁자 위 매화 초롱을 나란히 놓아둔 채로 팔고 있는 소녀입니다. 어린 손으로 만들어 조금 어설퍼 보이지만 이 정도면 이틀 정도 들고 다니기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네요.
소녀: 제가 직접 만들었답니다. 정말 저렴해요.
▶:티엔은 고민되는 모양이네요. 직접 만든 것은 기특하지만, 확실히 예쁘다고 하기에는 조잡합니다. 소녀가 그러한 낌새를 눈치 챈 것인지 황급히 말을 잇네요.
소녀: 두 분 정말 잘 어울리세요! 갓 혼인을 올리신 신혼부부이신가요? 함께 소원을 빈다면 더욱 행복한 결혼 생활이 되실 거예요!
위 련:(이 아이 장사에 소질이 있구나.) 어떻게 할까요? 부군…. (또 이렇게 불렀다!)
첸 티엔:(우뚝.) 어, 어, 어, 어찌, 그러시나요?
위 련:응?
첸 티엔:지, 짓궂으세요…. (우우.)
위 련:(귓가에 속닥거린다.) 하지만 어린 아이가 기특한 말을 하는데에, 그에 응해주어야 하지 않겠니?
첸 티엔:(질끈…) 부, 부, 부인께서, 워, 워, 원하, 신다면….
위 련:(흡족하다는 듯 웃는다.) 하나 주겠니?
▶:소녀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초롱을 내밉니다.
소녀: 감사합니다, 나으리! 평생 행복하실 거예요!
위 련:(품을 뒤적여 값을 낸다. 아마 돈이 있을 것이다. 아마….)
위 련:(조잡하다고는 하나 나쁘지 않은 모양새다. 초롱을 달랑달랑 흔들어봤다.) 아 음.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2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정말 저렴하네요. 값을 지불하고서도 돈이 많이 남았습니다.
위 련:(보부상에게도 총총.)
▶:봇짐을 한 아름 들고 걸어가는 보부상에게 말을 걸면, 보부상은 이마 위 몽글몽글한 땀을 닦고 호쾌하게 웃습니다.
보부상: 뭐, 필요한 거라도 있소? (그리고는 흐뭇한 눈으로 둘을 번갈아 보는 것이다.) 아이고, 꿀이 뚝뚝 떨어지는구만. 신혼인가 보오?
위 련:그런 셈이죠…. (오늘은! 팔짱도 꼬옥 끼고 있으니 영락 없는 신혼부부로 보였을 것이다. 초롱을 티엔 손에도 하나 들려줄까 싶어 곰곰.) 여보오 필요해요?
첸 티엔:(사람이 아니라 웬 붉은 과일이 서 있다.) 괘, 괘, 괜찮습니다, 저는….
위 련:빌고 싶은 소원 없어요? 아, 하나면 되나? 부부는 한몸이니까??? (놀리고 있는 것 같다.)
첸 티엔:너, 너, 너무하세요…. (울먹.)
위 련:(모르는 척. 포옥 안는다.) 진짜 필요없어요?
첸 티엔:(흑. 빳빳이 굳어버린다.) 네, 네에. 하나면, 돼요.
보부상: 초롱이 필요 없다면, 정보는 어떻소? 내 아주 흥미로운 얘기를 알고 있다만.
위 련:어떤 건데? 요? (컨셉을 지키자.)
보부상: 에잉, 맨입으로는 말해줄 수 없지.
위 련:음.
특별히… 안 되나요?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4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순진무구한눈망울.)
보부상: 헛참. 딸 같아서 해주는 말이니 어딜 가서 퍼뜨리면 안 되오.
요사이 황궁에서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소. 무려, 그 재상을 노리는 무리가 있다지 뭐요?
위 련:(헤헤. 하다가 우뚝.) 그 재상이라면? (힐끔. 티엔 봄 안 봄.) 무슨 이유로요?
보부상: 그것까진 모르지! 다만 그를 노리고 아주 섬뜩한 물건들을 갈퀴로 이삭 긁어모으다시피 모으고 있다는 말이 있소. 자네들도 황궁에서 일하게 된다면 부디 조심하시오.
위 련:감사합니다…. 보답으로, 음. 이거라도 드릴까요? (뭔 정체불명의 액체 보여드리며….)
보부상: 으응? 됐소이다. 이 이상 짐을 늘리는 건 곤란하니. (손을 휙휙 내젓고는 제 갈 길을 갔다.) 모쪼록 즐거운 시간들 보내시오.
첸 티엔:(멀뚱멀뚱멀뚱.) 앗, 그, 그러고 보니. 초롱에 부, 불을 붙여야겠어요.
위 련:(가는 길에 꾸벅 인사도 했다. 당신에게 착 붙어 걷는다.) 불은 어디서 붙여? 붙이고 돌아갈까? 걱정되네. 호위라도 붙여줄까? 어제는 비록 그런 일이 있긴 했지만 무화가 원랜 일을 참 잘한단다. 어때?
첸 티엔:(소매 춤을 뒤적여 성냥을 꺼내 보인다.) 응? 괘, 괜찮아요. 파, 파악하고 있는, 일이었고…. 나름대로, 대, 대책도 세워두고 있어요.
위 련:나만 몰랐지 또……. 누가 괴롭혀? 내가 어떻게 해 줄까?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말해야 해. 혼자 위험한 일은 할 생각하지 말구. (팔에 대롱대롱.) 성냥은 어디서 났어?
첸 티엔:여, 염려하실까 봐…. 벼, 별것도 아닌 일이기도 하고요. (한 마디로 자신 있다는 뜻이다.) 채, 챙겨왔어요. 등에, 부, 불을 붙이려면 필요할 테니까요…. (발그레.)
부, 붙여보시겠어요?
위 련:별거 아니긴, 평범한 이들까지 그 소문을 알 정도인데…. (입술 우물거리다가 성냥을 받아들었다.) 여러모로 준비성이 철저하구나. (성냥불을 붙여봅니다.)
▶:초롱에 불을 붙이니 꽤 그럴싸한 등롱이 되는군요. 티엔은 불꽃에 눈길을 사로잡힌 모양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인파가 밀려드는 것을 보지 못하고 낯선 이와 부딪혀 털썩 넘어지고 말았거든요.
첸 티엔:(풀썩…. 넘어지는 것은 일상이었으나 하필! 그 자리에 질척한 당과가 놓여 있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순식간에 옷이 더러워졌다.)
홍월:어머, 괜찮으신가요? 귀한 옷을 더럽혀서 어쩌죠. 값이라도….
첸 티엔:(문득 홍월과 련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무언가 결심─을 좀 하지 말았으면 좋겠지만─한 것마냥 고개를 도리질쳤다.) 아, 아, 아닙니다. 그으, 음.
(련을 보았다.) 도, 도련님…. 저는, 오, 옷을 갈아입고 올 테니, 여,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위 련:(티엔의 곁에 쪼그려 앉아 다친 곳은 없나 휘적휘적 옷을 들추어 보다가….) 도련님?
(도련님이라는 단어 선정에 어쩐지 기분이 상했다! 흥….) 빨리 다녀와.
▶:그렇게 련과 홍월, 두 사람만이 남습니다. 지독한 침묵이 공간을 채웁니다.
홍월:어쩌죠, 정말 값을 물어드리지 않아도 되는 걸까요?
위 련:(컨셉도 깨진 김에….) 어차피 어울리지도 않는 옷이었고…. (이게 중요한 걸까?) 옷이야 얼마든 사 주면 되는 일이니 신경 쓰지 말게. (낯선 이와 대화 나눌 요량이 없는 모양인지 불이 붙은 초롱만 뚫어져라 쳐다본다.
맘에 드는 듯!)
홍월:두 분, 옷을 골라 주실 정도로 친밀한 관계이신가요?
위 련:골라 주기만 할까…. (의미심장!) 그런 것은 왜 물어보지?
홍월:죄송해요. 혹 실례가 되었을까요? 그저…. 잘 어울리는 한 쌍 같으셔서 여쭈어봤답니다. 혼례는 치르셨을까, 하고요.
위 련:혹시 그 애에게 관심이라도 생긴 것은 아니지? (운명적인 부딪힘. 뭐 그런 거 믿는 거 아니지?! 잔뜩 경계한다. 숨숨집이 털려 털이 버쩍 선 소동물의 상태가 되었다. 잘 어울린다는 말에는 스르르 풀렸다.) 아직은 아니지….
홍월:어머, 전 임자 있는 사람에겐 관심 없어요. 그분, 딱 봐도 나으리를 마음에 품고 계시던걸요? 그런데 '아직은' 아니라니, 조금 의외네요.
위 련:(바로 순해졌다.) 글쿠낭.
이유는 모르겠지만 자꾸 나를 거절하던걸. (시무룩해졌다.)
홍월:저런. 왜일까요? 가문의 반대에 부딪히셨다든지?
위 련:모올라? 그것도 아닌 것 같아. 날 거절할 사람은 없을 텐데. (자만하는 것은 아니다. 실로 사실이었다! 아무래도 위 련은 황제이니…. 되레 묻는다.) 왜일 것 같나?
홍월:혹 건강에 문제가 있으신 건 아니고요? 제 벗들 사이에서 유명한 서책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 나오는 도령도 큰 병환을 앓고 있어 연모하는 낭자에게 고백하지 못하더라고요.
위 련:어제 보니 건강한 것 같던데…. (뭔?) 그래도 그렇게 말하니 걱정이 되기는 하네. 의원을 시켜다 검진을 맡겨 볼까?
홍월:(어머머머머. 한 손으로 입을 가렸다. 발그레해진 뺨. 련의 말을 찰떡같이 눈치챈 것 같다….) 건강이야 과히 챙길수록 좋은 것이죠. 한번 그래보시는 것도 괜찮겠어요.
참, 내 정신 좀 봐. 전 들를 곳이 있어 이만 가봐야 할 것 같네요. 그분이 돌아오시면 옷을 더럽혀서 죄송했다고 전해주세요.
▶:홍월은 이윽고 몸종들을 거느리곤 어디론가로 걸어갑니다.
티엔은 올 기미가 보이지 않네요. 갑작스럽게 혼자 남은 기분은 어떤가요?
위 련:(혼자 남았군…. 아무 생각 없이 초롱불을 구경하고 있다.)
▶:초롱불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노인: 젊은이여, 시간이 있다면 잠시 이 노인과 담소를 나누어 줄 수 있겠는가?
▶:고개를 돌리면 화성에서 온 사절단이 입고 있던 옷을 입은 노인이 있습니다.
위 련:(시선을 들었다. 처음 보는 사람인가?) 안 될 것 없지요. 할 말이라도 있나요?
▶:처음 보는 얼굴입니다. 인자하지만 어딘가 위엄이 어린 인상이네요.
노인: (당신을 가만 바라보다 일순 한 가지 제안을 건넨다.) 혹 그 초롱을 내게 줄 수 있겠나?
위 련:이유를 여쭈어도 됩니까?
노인: 그저 그것이 마음에 들었기에. 아량을 베풀어 준다면, 내게는 필요 없으나 젊은이에게는 유용할 물건 한 가지를 주겠네.
위 련:(축제가 끝날 때까지 초롱불을 잃어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으려고 했는데! 비록 그런 미신을 믿는 것은 아니지만 티엔이 믿고 있으니까 말이다. 원래 같았으면 별 고민 없이 넘겨 주었겠지만…..) 음. (평소보다는 생각이 길다. 그러나, 뭐, 잃어버리는 것도 아니고 주는 거니까 괜찮나? 그리 생각하며 호롱을 노인에게 넘겼다.)
▶:당신이 초롱을 건네준다면, 줄곧 무표정이던 노인의 얼굴에 미소가 어립니다. 그는 매화 초롱을 받아들며 말을 잇습니다.
노인: 아주 드물게 사랑보다 우선되는 감정이 있다네.
그것마저도 사랑이라는 것이 안타까운 점이지만 말이네.
만일 다시 보는 날이 있다면, 그때는 그대 곁에 원하는 이와 함께 있길 바라네.
▶:그러자 조용했던 주위에 시간이 다시 움직이는 것처럼 귓가를 통해 왁자지껄한 야시장의 소음이 전해져 옵니다.
잠시 이곳이 아닌 알 수 없는 어딘가에 떨어졌다 다시금 올라온 기분입니다.
분명 매화 초롱을 건넸는데도 손에는 이물감이 드는군요. 묵직하네요.
위 련:(사랑보다 우선되는 감정? 그와 동시에 사랑인 것? 그게 뭔데요오오. 묻는 대신 눈만 도륵도륵 굴리고 있었다. 손에 들린 것을 살핀다.)
▶:손에 들린 것을 살피면, 어라? 이것은 언젠가 진상품으로 올려진 것 중에서 찾아볼 수 있던 물건입니다. 서양에서는 램프라고 불리는 물건이랬죠. 금으로 만든 듯 표면은 반짝거리며 광택이 나고 알 수 없는 문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첸 티엔:폐, 폐하…? 호, 홀로 계셨습니까?
위 련:(램프를 유심히 살피다가 뒤늦게 귀에 익은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티엔… 옷은 잘 갈아 입었을까?)
첸 티엔:(이번엔 새파란 색의 도포를 입었다. 촌스럽다. 아무래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이 무어인지 모르는 듯싶다.)
위 련:(쫄래쫄래 안긴다.) 이 색도 촌스러워.
첸 티엔:(어어엇. 눈썹을 늘어트리며 당신을 받아 안는다.) 그, 사, 상인 분께선, 어, 어울린다고, 해주셨는데…. (상술에 당했다.)
위 련:원래 상인들 눈은 믿는 거 아냐. 같이 따라갈 걸 그랬네. (재질은 좋은 편일까? 문질문질 옷자락을 만져본다.) 아차, 나 초롱도 다시 사야 해.
첸 티엔:(재질은 좋은 것 같다. 부드러울 것.) 초, 롱이요? (문득 당신의 손을 내려다보더니….) 으응? 이, 이런 건 어디에서…? 가, 같이 계시던 나, 낭자는 어디로 갔나요?
위 련:(문질문질문질문질.) 누가 물물교환하자고 했는데 고민하다가 그러자고 했어. (대충 엇비슷하게 말하는 중이다.) 그 사람도 갔어. 왜 갔더라, 아무튼 어딘가 갔어. 그래서 나 혼자 기다렸어. 잘했지. (영양가 없는 말들만 뚝뚝 끊어 말했다. 그리고는 빤히.)
첸 티엔:(고개를 갸웃거리기만 했다. 조금 당황한 것 같기도 하다.) 호, 혼자…. (살짝 기절하고 싶어 하는 것 같기도.) 위, 위, 위험한 일은, 겨, 겪지 않으셨지요? 제, 부, 불찰이에요.
위 련:위험한 일은 없었는데~ 신기한 일은 있었단다. 잠시 생판 모르는 곳으로 갔다가 돌아온 느낌? (덩달아 갸우뚱거렸다.) 왜? 혼자가 아닐 줄 알았어?
첸 티엔:위, 위험하니까요. 아무리, 호, 호위들이 숨어 있다고 한들 홀로 서 계시면, 버, 범행의 대상이 됩니다. 흉악한, 이들이 폐하를 노리기라도 했다면….
위 련:그거 알면서 왜 나 놔두고 갔어. (옷자락 짤짤짤.)
첸 티엔:우, 우아아앗. (짤짤짤 흔들렸다.) 그, 그때는 호, 혼자가 아니셨으니까요….
위 련:모르는 사람이었잖아. 그 사람도 이상한 사람이었으면 어쩌려고오오.
첸 티엔:소, 송구합니다…. (우우.)
위 련:(붙들었던 옷을 스르륵 놓아주었다….) 초롱 다시 사도 돼?
첸 티엔:앗. (순식간에 화색이 돈다.) 그, 그럼요. 폐하께서도, 푸, 품은 소원이 있으신 거죠?
위 련:있지, 그럼. 넌 없어? (다시 잡화상으로 총총 걸어갔다. 놓치지 않게 팔짱을 꼬옥 끼고서!)
▶:두 사람은 팔짱을 낀 채 잡화상으로 향합니다. 여전히 사람이 많네요.
위 련:(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초롱을 건져보나….)
▶:당신은 인파를 비집고 들어가 어여쁜 초롱불을 집어듭니다.
위 련:(다시 티엔에게 성냥도 받아 불을 붙였다. 흡족.)
첸 티엔:(헤헤.) 이, 이제…. 가판을, 두, 둘러볼까요?
위 련:(이번에도 어김없이 사람이 많다는 핑계로 티엔에게 기대어 가판을 둘러보러….)
▶:장신구점, 포장마차, 금붕어 잡기 등이 눈에 띄네요.
위 련:(우와 물고기. 금붕어 잡기를 하러 총총.)
▶:커다란 수조 속을 금붕어들이 느긋하게 헤엄치고 있습니다. 1인당 한 마리에서 최대 세 마리까지 잡을 수 있다고 하네요.
위 련: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3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티엔을 연상하게 하는, 하얀 비늘에 붉은 점이 수놓인 금붕어가 유유히 헤엄을 칩니다. 무리 지어 다니는 다른 금붕어들과 달리 구석에 콕 박혀 있는 모양새가 유독 티엔을 닮았네요.
위 련:(외톨이 금붕어! 어쩔 수 없이 내가 가져야겠다. 금붕어 콕 가리키며 티엔을 쳐다본다.) 가질래. (잡아조.)
첸 티엔:(단호…. 한 눈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새, 생물은, 마음대로 가질 수 있, 는 것이 아닙니다.
위 련:왜애.
첸 티엔:지, 직접 돌보실 건가요?
위 련:(열심히 끄덕였다.) 닮았잖아.
첸 티엔:(응? 이게 아닌데. 스러운 낯이 된다.) 누, 누굴…? 그것보다도, 저, 정말 직접 돌보신다고요? 나인들에게, 마, 맡기는 게 아니고요.
위 련:내가 붕어만한 크기가 될 때까지 돌볼 테니까 빨리이. (옷깃을 쥐어 당신의 얼굴을 수조 가까이로 당겼다.) 봐봐. 하양에 빨강. 그리고 쭈글쭈글해. (구석에 박혀 ㅠ///ㅠ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뜻이다. 재차 당신을 뚫어져라 본다.) 닮았지?
첸 티엔:(@/////@???)
▶:티엔을 설득하려면, 대인기능 판정?
위 련:해조.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14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첸 티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8 |
| 판정결과: | 실패 |
(어라? 정신을 차려보니 손에 뜰채를 들고 있었다.)
▶:티엔이 뜰채를 요리조리 움직여 금붕어를 잡으려 드는 순간,
위 련:(헤헤 옆에서 구경한다.)
▶:옆에서 작은 소란이 일어납니다.
어린아이가 먹고 있던 음식 하나가 금붕어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빠집니다.
다른 금붕어들은 갑작스럽게 빠진 물체에 겁을 먹어 도망가고, 티엔을 연상하게 하는 금붕어가 그 물체를 덥석 삼킵니다.
그런데 떨어진 음식이 정상적인 건 아닌가 봅니다. 음식물을 삼킨 금붕어가 잠시 몸을 뒤틀더니 지느러미를 움직이지 못하고 축 늘어집니다.
뒤집혀서 떠오르지 않는 걸 보아 아직은 살아있지만 저대로 둔다면 먹이를 먹지 못해 언젠가는 죽고 말겠죠.
그 순간 연보랏빛 금붕어가 계속해서 가라앉는 금붕어를 자신의 몸으로 끌어올립니다. 아마도 구해주려고 하는 것 같아요.
위 련:내 (아니다.) 금붕어…….
▶:그 모습을 바라보던 노점상의 주인은 연보랏빛 금붕어를 피해 하얗고 빨간 금붕어를 건져 올리며 혼잣말을 중얼거립니다.
상인: 아이고…. 두 번은 못 구해, 이것아.
위 련:두 번은?
상인: 응? 아아, 이 금붕어 말이지. 과거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었다네. 그때도 저 금붕어가 이 금붕어를 구해주었거든. 믿든 말든 자네 마음이겠지만.
위 련:둘이 친구인가 보다 그치. (연보랏빛의 금붕어를 내려다본다. 곧 시선을 들어 주인이 건진 금붕어를 말끄러미 쳐다보고.) 그 금붕어 내가 사도 되나요?
상인: 으응? 곧 죽을지도 모르는 녀석을 무엇 하러?
위 련:안 죽게 하면 되니까…. (멀뚱멀뚱. 궁에 가져가 얘 어떻게 해. 하면 누군가는 나서서 방법을 찾아오지 않을까?) 쟤도 같이. (연보라색 금붕어도 가리켰다.)
상인: 흠. 이것들은 이 놀이용으로 마련해둔 것인데…. 이렇게 하세. 자네가 그 연보라색 금붕어를 뜰채로 건져 올린다면 이 금붕어도 같이 넣어주겠네.
위 련:(어허 내가 가지고 싶다고 햇거늘.)
(티엔이 들고 있던 뜰채를 가져와 손에 들었다. 뜰채를 휘적휘적.)
위 련:
| 기준치: | 40/20/8 |
| 굴림: | 43 |
| 판정결과: | 실패 |
…삼세판.
(빤히.)
▶:한 번 더?
위 련:(신중하게 뜰채에 금붕어를 담아보나.)
| 기준치: | 40/20/8 |
| 굴림: | 61 |
| 판정결과: | 실패 |
(우앙.)
삼세판!
▶:마지막으로?
위 련:
| 기준치: | 40/20/8 |
| 굴림: | 2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내물고기이)
▶:기적처럼 련의 뜰채 안으로 연보랏빛 물고기가 담깁니다. 주인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두 마리의 금붕어를 비닐에 담아 건네주네요.
위 련:(헤헤…. 진짜 ‘내’ 물고기가 되었다. 안 되는 것도 되게 했다. 금붕어를 소중히 받아들고는 내부를 바라본다. 지느러미가 힘없이 늘어진 모양새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아 봉지를 살살 흔들기도 했다. 정말 살살! 흔들었다.) 살 수 있겠지?
첸 티엔:그, 글쎄요…. 궁의에게, 보여준다면…. 사, 살릴 수 있을지도요.
그, 그래도 너무 정을 주진 마셔요. 어찌 될진, 모, 르는 일이니….
위 련:아냐아. 내가 살리면 돼.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 붕어가 될 때까지 키울 거야…….
(금붕어들을 소중히 안고 포장마차로 걸어갔다.)
▶:야시장 답게 이런저런 길거리 음식들이 다양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무언갈 먹으려면 줄을 서야 할 것 같아요.
첸 티엔:무, 무언가…. 드시겠어요?
위 련:음. (어떤 음식들이 있지? 기웃거린다.)
▶:꼬치며 손에 들고 먹을 수 있는 것들 위주지만, 그중에서도 설매화 꽃으로 만든 양갱이 눈에 띄긴 합니다.
위 련:(티엔 먹일 생각이었는데! 티엔이 못 먹는 음식이라면 관심 없다. 무심하게 자리를 뜬다.) 안 먹어도 될 것 같아. 다른 데 갈래. (사람 좀 빠지면 이따 올까. 총총 장신구점으로….)
▶:예로부터 화려한 보석들을 탐내는 사람들은 많았습니다. 태평성대를 이루고 있는 지금 장신구점이 때 아닌 성황을 누리고 있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겠죠.
위 련: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4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묘하게 발끝에 치이는 조각들에 불편해 아래를 바라본다면, 깨진 유리 조각 같은 것들이 이곳저곳 떨어져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이건 장신구를 장식하던 것들이 부서진 파편입니다. 보석이 이렇게 쉽게 부서지는 건가요?
위 련:
| 기준치: | 40/20/8 |
| 굴림: | 86 |
| 판정결과: | 실패 |
주인: 이보게! 이보게, 새신랑! 이리 와서 이거나 한번 보게. (련을 향해 손짓한다.)
위 련:(깨진 보석? 어쩐지 꺼림직하군.) 새신랑? (부름에 응하듯 고개를 들었다. 의아한 얼굴이겠다.)
주인: 곁에 있는 그 시허연 청년과 그렇고 그런 사이인 것 아닌가? 그렇담 이리로 와서 가락지를 보아야지!
위 련:그렇고 그런 사이? (티엔 쳐다봄….)
첸 티엔:(너무 놀라 딸꾹질을 하고 있다….)
위 련:안목이 있는 사람이군. (깨진 파편이 있다는 핑계로 팔짱을 끼고서 주인의 방향으로….)
주인: (련의 손이며 티엔의 손을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반지가 없는 걸 보면 아직 혼례를 치루진 않았나 보군? 이 옥가락지는 어떤가. 예로부터 옥은 액막이용으로도 효력이 있었으니 혼례를 준비중인 이들이라면 하나 쯤은 손가락에 채워 두는 것이 좋다네.
위 련:흠. (완벽하게 설득 당했다!) 그러자.
첸 티엔:(어어어엇….) 저, 저어….
위 련:(품을 뒤적여 돈을 찾기 시작했다….) 왜?
첸 티엔:이, 이런, 예정에 없는, 지, 출은…. (우물쭈물.)
위 련:안 돼?
첸 티엔:(우웃.)
위 련: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18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첸 티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 아, 아, 안…. 되진 않죠.
위 련:그렇지? 군것질도 안 했잖아. (그 돈 아껴 이걸 사는 것은 아니겠지만….)
첸 티엔:그, 그렇긴 한데…. (펑! 기어이 얼굴이 터져버렸다. 붉기 그지없다.) 저, 저희는, 부부… 도, 아니고.
위 련:아직은 그렇긴 한데, (뭔 아직 같은 말을 자연스럽게 갖다붙이고 있다.) 액막이용으로 효력이 있다잖아. 요즘 흉흉한 말이 도니 하나쯤 마련해두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응? (금방 팔에 찰닥 붙었다.)
첸 티엔:으으으음…. 그, 그래도…. 같은, 것을 착용하고 있으면…. 이, 이상하게 보는 이들이, 있지 않을까요?
위 련:(있으면 어쩔 건데…. 같은 생각을 했다.) 나와 같은 물건은 착용하기 싫니?
첸 티엔:그, 그럴 리가요. (발그레해졌다.) 오히려…. 좋, 은걸요.
위 련:(어허짐이황제이니라) 그럼 상관 없지.
첸 티엔:(이유는 모르겠으나 설득된 것 같다.) 그, 그럼…. (잠잠해졌다.)
위 련:(소지에 알맞은 옥가락지를 골라 값을 지불했다. 약지에 맞는 것으로 골랐다가는 안 낀다고 말할 것 같아서….)
(돈. 뒤적뒤적.)
위 련: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83 |
| 판정결과: | 실패 |
어디 갔지. (뒤적뒤적뒤적뒤적.)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87 |
| 판정결과: | 실패 |
하?
▶:주인이 련을 빠아아안히 바라보기 시작하네요.
위 련:삼세판.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3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돈을 받아 든 주인은 다시금 온화하게 웃으며 두 사람을 배웅합니다. 저쪽에 인형극을 벌이고 있으니 심심하다면 구경해보라는 말과 함께요.
위 련:꼬옥 끼고 다녀. 알았지? (재상을 노리는 무리가 있다고 했지. 적잖이 걱정스러웠는데 이리 기분이라도 내니 비교적 안심이 된다. 제 소지에 자리 잡은 가락지를 문지르며 인형극이 진행되고 있을 곳으로 향했다.)
첸 티엔:(끊임없이 소지의 반지를 매만졌을 테다. 퍽 기분이 좋아 보인다.) 네, 네에.
▶:스무 명 정도의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놓여 있습니다. 시작하려면 조금의 시간이 남은 듯하네요. 자리를 잡아볼까요?
위 련:
| 기준치: | 40/20/8 |
| 굴림: | 56 |
| 판정결과: | 실패 |
(우뚝.)
(티엔 쳐다봄.)
첸 티엔:(앗.)
| 기준치: | 40/20/8 |
| 굴림: | 3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저, 저기…. 자리가 있어요. (행여나 다른 누군가가 앉기라도 할까, 당신의 손을 꼬옥 붙잡은 채 걸음 옮긴다.)
위 련:(가만 손 붙들려 종종걸음을 했다. 티엔이 마련?한 자리에 냅다 착석.)
▶:두 사람이 자리에 앉으면, 곧이어 종이로 만든 정교한 인형들로 극이 시작됩니다. 내용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온 두 명의 사람에서부터 시작됩니다.
...
...
그와 동시에 연극은 끝이 납니다. 갑자기 여기서요? 조금 의아한 내용이지만 그럭저럭 보기 괜찮았네요.
위 련:(지난 꿈이 떠오른다. 물에 가라앉던 어느 인영은 지나치게 익숙하였으니 꿈 아닌 회상일지도 모르겠다며 은연중 전제하기도 했다. 인형극 내내 그 수중의 광경이 겹쳐 보인다. 열린 결말이야 어디에서나 볼 수 있으니 문제 삼을 것은 없었다.)
(꽤 몰입하였던 모양인지 끝을 감각하는 것이 조금 늦다. 뻐근한 목을 매만지더니 뒤늦게 당신을 쳐다본다.) 어땠어? 내용 말이야.
첸 티엔:괘, 괜찮았어요. 두 명의 남녀가, 꼬, 꽃다발을 전하기 위해 비빔밥을 만드는 내용이 참신했고요….
위 련:응?
첸 티엔:으, 으응?
위 련:무슨 말이야? 우리 같은 거 봤잖아. 그런 내용은 없었는데?
첸 티엔:(갸우뚱.) 네에…? 분, 명 저, 저런 내용이었는데요. (우우.)
▶:그렇다면, 당신이 본 인형극의 내용은 무엇인가요?
위 련:무슨 소리야아. 분명히….
| 기준치: | 64/32/12 |
| 굴림: | 79 |
| 판정결과: | 실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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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
오늘 유난히 이상한 일이 많구나…. (앓듯 이마를 짚는다. 이후 노인에게 받았던 램프를 더듬었을 테다.) 너어, 어디 아픈 데 없지?
첸 티엔:(갸우뚱 갸우뚱.) 저, 전혀요. 어디, 아, 안 좋은 곳이라도 있으신가요?
위 련:조금 어지럽구나…. (당신에게 폭 기댄다. 이번엔 사심이 아니다. 혼란스러웠을 뿐이다!)
첸 티엔:(조심스레 당신을 감싸 안는다. 혹 짐을 들어 피로해진 것일까 당신의 손에 들린 램프며 금붕어마저 전부 가져오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 그럼…. 이만 돌아가는 게 좋겠어요. 가서, 태, 태의를 부르겠습니다.
위 련:내 금붕어 잃어버리면 안 돼. (한마디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태의를 부를 만한 일은 아니지만 그라면 금붕어도 고칠 수 있을까 싶―겠냐?―으니 구태여 말리지 않는다. 당신에게 몸 기댄 채 느릿느릿 돌아가는 걸음을 옮겼다.)
▶:두 사람은 이윽고 궁으로 돌아갑니다.
련, 이제 무얼 하나요?
위 련:(등불이며 램프를 소중히 방 안에 모셔 놓았다. 이후 황제의 몸을 살피러 온 태의에게 자 보거라 금붕이의 상태가 좋지 않구나 한 번 살펴다오 죽으면 안 된다 꼭이다 약조해다오 하며 금붕어를 들려 보냈을 것이다! 아차, 태의를 보내기 전에….)
이것이 무엇인지 아느냐? (잡화상에서 건져온 무언가를 보여주었다.)
태의: (품에서 기다란 은침을 꺼내 보인다. 그것으로 약병 안의 액체를 콕 찔러 보아도 이렇다 할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병 안의 액체를 조금이나마 손가락에 덜어 향을 맡아보기도 했다.) 독은 아닌 것 같사옵니다. 달큰한 향이 나며 질감이 질척한 것을 보면 향유의 일종인 듯하옵니다.
위 련:(독은 없는가 보구낭.) 내 오늘 거리에 나가 들어본 바로는 직접 섭취하는 것이라던데…. 먹어도 문제 없는 것이겠지? (곰곰.)
금붕어는 좀 어떤 것 같으냐. 고칠 수 있겠나? (걱정스런 눈으로 금붕어를 힐끔. 별안간 동물병원이 되며.) 음식을 잘못 삼킨 것 같던데 혹 그게 무언지 알게 된다면 말해다오.
태의: 예, 해로운 성분이 들어 있다면 은침이 검게 변색하였을 것이옵니다. 그 점은 안심하소서. (크게 절한다. 이어진 물음에는 조금은 당황스러워했을 것이다….) 그으. 그것이…. 노, 노력하겠사옵니다.
위 련:꼭 좀 힘내 보게나……. (약병을 뽁 닫았다.) 그만 나가보거라.
▶:태의는 크게 읍하고는 자리에서 물러나네요.
위 련:(흠. 티엔은 무얼 하고 있을까?)
▶:모습 내비치지 않는 걸 보면 자신의 처소로 돌아간 것 같네요.
위 련:(곰곰.) 오늘도 무서우니까 같이 자자 해야지.
( 2 1 티엔더러 오라고 하기 2 내가 가기 )
그래 급한 사람이 가야지…. (주섬주섬 옷을 걸치고 일어난다. 짧은 고민 뒤 약병을 뽁 열었다. 손톱만큼 덜어 낼롱 먹어본다. 무슨 맛일까?)
▶:달달한 향답게 도화즙을 닮은 맛이 나네요. 하여간 달콤합니다. 당신에게는 너무나 달았을지도 모르겠어요.
위 련:(사람을 불러 술상을 준비하라 일렀다. 설매화나 설매화의 매실이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또한 독하지 않은 것으로. 티엔의 처소에 찾아간다. 느닷없이, 술상과 함께!)
첸 티엔:(깜짝! 놀라 눈 동그랗게 뜬 채 들어온 이를 바라보았다.)
위 련:같이 자려구우.
첸 티엔:으음. (오늘도 불안하신 걸까? 그런 생각을 하였으니 거부의 말은 튀어나오지 않는다. 다만 들어선 술상을 힐금힐금 바라보았다.) 한데, 저, 저건…?
위 련:잠이 오지 않을 듯해서…. 한 잔 기울이고 자자꾸나. 설매화나 매실이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준비했단다. (뻔뻔스럽다.)
첸 티엔:과, 과음은 아니되십니다. (눈 부릅! 떴다. 그래 봤자 위협의 효과는 없었을 테다.)
위 련:그럴 줄 알고 독하지 않은 것으로 가져왔는데. (양손으로 턱 괴고 쳐다본다.) 그럼 괜찮지?
첸 티엔:(첸 티엔은 위 련의 두 시선이 오롯이 저를 향할 때면 이유 모를 현기증을 느끼곤 했다. 잠시간의 어지러움이 사라진 뒤에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 뒤였고. 꼭 무언가에 홀린 것마냥 그랬다. 이번도 다를 바는 없었을 것이다.)
위 련:(끄덕이니 헤쭉 웃는다. 위 련이 첸 티엔을 ‘처음엔 거절하나 결국엔 다 들어주는 사람’으로 여기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여하간 당신 몫의 잔을 내밀었다. 그 잔에는 진작 잡화상에서 얻은 액체를 조금 따라 두었으니 단맛깨나 날 것이다. 친히 제가 맛까지 보았으니 문제될 것도 없어 보인다.)
첸 티엔:(당신이 준 잔을 거절할 리 없다. 잔 너머로 단 향 은은히 퍼졌을 테니 내심─물론 티는 났을 것─ 기대하며 목을 축인다. 본디 단 것을 좋아하였으므로 액체의 맛 또한 나쁘지 않다 여겼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것이 썩 마음에 든다. 찔끔찔끔 잔을 기울였으니 액체 비워내는 것은 순간이었다.) 다, 달아요…. 폐, 하께서는 단 것을, 즈, 즐기지 않으시잖아요. 저를 위해…. 구해주신, 건가요?
위 련:(좋아하는군. 이럴 줄 알았으면 포장마차에도 들러 길거리 음식을 조금 사먹일 것을 그랬나. 하나 것보다 값진 음식까지 언제든 먹일 수 있으니 후회할 일까진 아니었다. 제 몫의 잔을 반쯤 비운다. 실상은 그닥 달지 않은 술이다.) 뭐어, 그런 셈이겠구나…. (인내심 없이 당신을 쳐다본다. 무슨 반응이 나와야 하는 것마냥 물끄러미….)
첸 티엔:(아니나 다를까, 금세 헤롱대기 시작한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겨우 한 잔에 이 정도까지 취기가 돌 리는 없는데…. 의아한 마음이 고개를 치들었으나 당신이 제게 해로운 것을 먹일 리는 없지 않나. 단순히 도수가 높은 탓이라 여겼다. 이상하리만치 열 기운이 돈다. 목 아래에서부터 얼굴 전체까지 홧홧해져 몸을 가누기 어려울 지경이다. 애써 몸 바로잡느라 술상을 쥔 손이 하얗게 질렸다.)
위 련:(상인의 말이 사실이었나 보군. 담담하게 생각할 뿐이다. 붉어진 얼굴과, 그와 대비되게 하얗게 질린 손까지 모두 눈에 담는다. 느른히 묻는다.) 어지럽니?
첸 티엔:앗, 네, 네에…. 조금, 이요. (색색 내쉬는 숨결이 거칠다. 기실 어지러운 것보다는….) 조금, 더, 운 것 같아요…. (한숨을 닮은 말을 뱉는다.)
위 련:그리 더운 날씨는 아닌 것 같은데에. (놀리듯 말끝을 늘인다. 술상을 옆으로 조금 물렸다.) 좀 누울래?
첸 티엔:하, 지만…. 괘, 괜찮으신가요? 술, 상대를, 해드리지 못해도….
위 련:으응, 괜찮으니까. (술 상대가 필요한 게 아니거든 지금. 제 무릎을 툭툭 두드린다.) 빌려줄 수 있는데.
첸 티엔:그, 그러엄…. (기실 물러나는 것이 맞으나, 이상하리만치 이성대로 움직일 수 없다. 욕망이 앞선다. 닿고 싶어. 술상 쥔 손을 놓곤 무릎걸음으로 당신에게 다가선다. 그러던 중 힘이 풀려 넘어졌으니 온몸으로 당신을 끌어안은 셈이다. 낯선 감촉 인지했음에도 떨어지지 않고 당신의 어깨 위로 뺨 부벼대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제정신은 아닌 듯싶지.)
위 련:(당신이 이리 몸을 붙여 오는 것은 익숙지 않은 일이라 눈을 크게 뜨기도 했다. 넘어지는 당신의 허리를 껴안은 것은 높은 반사신경 때문이었다. 비록 놓지 않은 것은 틀림없는 제 의지였지만. 달아오른 당신의 뺨을 쓸어내리니 미적지근한 손이 차게 느껴질 지경이다.) 여전히 더워 보이는데…. 벗겨 줄까?
첸 티엔:(숨을 할딱인다. 와중에 코끝으로 느껴지는 향이 마음에 들었으므로 몸을 떼어내긴커녕 더욱 엉겨 붙기나 했다. 당신이 무어라 말한 줄도 모르고 고개만을 끄덕인다.)
위 련:아이가 되어버렸네…. (소리내어 웃었다. 붙인 몸 떼어내지 않은 채 당신의 의복을 더듬거린다. 끈을 당기니 단정하던 매듭이 유연하게 풀린다. 조급하지 않은 손으로 웃옷을 잔득 흩트리더니 쇄골 부근의 맨살을 훑어내렸다.)
첸 티엔:읏…. 폐, 폐하. (단정치 못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이어 양손으로 당신을 붙들어 냈다. 행위를 저지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오, 옷시중은, 제가…. 들어드려야, 하는 것인데요…. (그리고는 무엄하게도 당신의 옷고름을 붙잡는 것이다.)
위 련:(켕기는 것이 있으니 단연 저지하는 손길일 줄로만 알았다. 그러니 슬슬 힘으로 제압해야 하나, 싶은 시점이었다. 제정신의 당신이 들으면 기함할 만한 생각밖에 없었다. 웃음 짓듯 눈 가늘게 접더니 옷 벗기는 행위 돕는 마냥 몸의 힘을 뺀다.) 천천히 해…. 기다려줄게.
첸 티엔:(헤롱대면서도 눈을 접어 웃는다. 단순히 당신이 허락─그것이 무어든 간에!─을 내어주었단 사실만으로 세상을 다 가진 것마냥 미소지었다. 첸 티엔에게 위 련이란 그런 위치였다. 귀하디귀한 것. 감히 품어내고 싶은 것. 자신만의……. 사고는 이어지지 않는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옷고름 풀어내더니, 옷깃을 쥐고 웃옷을 어깨 너머로 젖혀 낸다. 그리고는….) 이, 이제 주무셔야 해요. (눈치 없게도 이런 발언이나 했다. 심지어는 옷 전부 벗겨내지도 않고서!)
위 련: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는 아는 거지? (웃는 낯이 무척이나 순진무구하게 보였으니 괜히 꼬집듯 물었다. 어깨에 걸쳐진 옷은 어깨와 팔선을 타고 툭 떨어졌다. 허, 바람 빠지듯 헛웃음 흘리더니 당신의 허리춤을 더듬는다. 손이 어느덧 중심부에 닿았다.) 잘 수 있어?
첸 티엔:(몸이 파드득 뛴다. 염치도 모르고 부피를 부풀렸으니 옷 너머로도 묵직한 것 느껴질 게 뻔하다.) 읏, 폐, 폐하…. (밀어낼 생각도 못 한 채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기실 잠 들 자신이 없기도 했고.)
위 련:(부피를 키운 물건을 콱 움켜쥐었다 놓는다. 타고 오른 손이 당신의 옷을 풀어내는 데는 거리낌을 찾을 수 없었다. 옷이 하나둘 바닥에 툭, 툭 떨어진다. 하얀 목선 위로 얼굴을 묻으며 웅얼댄다.) 마저 하자, 어제 하던 연습….
첸 티엔:(아, 안 되는데. 이건…. 따위의 말을 웅얼거리면서도 대척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제 몸을 훑는 손길이며 목선 위로 닿는 숨결까지 어느 한 곳 자극적이지 않은 곳이 없다. 정신마저 혼곤할 지경이었다. 종내 자신이 무슨 말을 뱉는지도 모르고 애원한다.) 폐, 하…. 아래, 뜨, 거워서….
위 련:내가 친히 도와줄 테니… 얌전히, 기다려야지. (명령조가 붙었다. 개를 교육시키듯 말이다. 위 련이 첸 티엔의 주인이라는 점에서 보았을 땐 꽤 적법한 비유일지도 모르겠다. 옷을 벗겨내는 행위엔 서두름이 없다. 외려 애를 태우듯 굴었으나 기어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으로 당신을 제 앞에 세워놓았다. 이쪽도 몸이 달아오르는 것은 매한가지이나 부러 감흥 없는 낯을 하고선 조각 감상하듯 위아래로 훑을 뿐이다. 지금이 아니라면 이다지 솔직히 구는 당신을 보기 어려울 것 같아 그랬다.)
첸 티엔:(붉은 눈 아래로 미미하게 기대가 어린다. 수치란 것을 모르는 이마냥 당신의 앞에 섰다. 몸에 걸친 것 하나 없는 상태라지만 결코 등을 내보이려 들지 않았다. 당신이 얌전히 있으라 명하였지 않나. 다만 고개만큼은 들지 못했는데, 직전 감히 얼굴을 들었다 당신의 허연 어깨 눈에 담게 된 이후로 아래를 더욱 세워댄 탓이다. 선단에서는 진득한 액마저 흘러내리고 있었으니 더욱이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위 련:건강하구나…. (흘리는 말이라곤 농밖엔 없다. 빳빳하게 세운 성기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들어가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하여간 얌전히 기다린 만큼 이번에는 칭찬을 해주어야 했다. 상과 벌이 확실한 편이었다. 당신을 침상에 눕혀 허벅지 위에 올라탄다. 선뜻 기둥을 쥐었다. 진작부터 액이 흐르는 귀두 부근을 엄지로 문지르기까지 했다.) 어떻게 해줄까?
첸 티엔:(짓궂은 말 들려올 적이면 귀 끝마저 붉혀대며 눈가에 눈물 매달았을 테다. 기둥을 감싼 손바닥이 과할 정도로 자극적이었다. 겨우 엄지 문지르는 것만으로도 허리 벌벌 떨릴 정도였으니 욕정 주체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기어이 무례를 범하고 만다. 스스로 허리를 들썩이며 당신의 손바닥에 좆을 문지른다. 그것만으로도 흥분하여 한 차례 토정까지 하였으니 그 모습이 가히 꼴사납기 그지없다. 수음이라곤 해 본 적 없는 것인지 당신의 손바닥에 달라붙은 정액은 검질기고도 진했다.) 흐, 윽…. 죄, 죄송, 해요….
위 련:(예기치 못한 행위에 움찔, 어깨를 떨며 얼타기도 했으나 끝내 손바닥에 단단한 것이 비벼지는 감촉이 싫지 않았다. 말아쥔 손아귀에 힘을 주기까지 했으니 무어든 허하는 꼴이었다. 다만 이리 금방 토정할 줄은 또 몰랐지만. 남은 물까지 쥐어짜듯 성기를 강하게 압박한 채 두어 번 위아래로 흔든 뒤에야 손을 떨어뜨렸다. 젖은 손바닥을 코앞에 가져다 대니 특유의 비릿한 향이 짙다.) 얼마나 안 한 거야? (혀 내더니 덩어리 진 액체를 핥아보기도 한다.)
첸 티엔:(핥는 것을 보곤 기겁하며 상체를 일으킨다. 그마저도 열감 탓에 몇 번의 헛손질 뒤에야 가능한 일이었지만 말이다.) 그, 그걸, 왜…. (급기야 울먹이기 시작한다. 그런 것치고는 새빨간 혀 날름거리는 모습이 퍽 음란히도 여겨졌는지 염치도 모르고 좆을 발딱 세운 채였다.)
위 련:맛없어…. (혀 쭉 내뺀 채 웅얼댔다.) 대답은?
첸 티엔:해, 해, 해본 적, 없어요…. (우.)
위 련:진짜로? (우뚝.)
첸 티엔:(달달 떨기 시작했다.) 죄, 죄, 죄송, 합니다…?
위 련:아, 아니, 죄송할 게 아니고. (지금 죄송해야 할 사람은 따로 있는 것 같은데.)
왜? 왜 안 했는데?
첸 티엔:모, 몸이 단 적이, 없어서…. (우물거린다. 그러니 기묘한 일이다. 유독 당신과 닿을 적이면 욕정이 치미는 것이.)
위 련:그럼…. 내 생각 하면서 한 적도 없는 거네? (꼭 이런 걸 물었다.)
첸 티엔:(우뚝.)
위 련:왜 없지?
첸 티엔:(급기야 훌쩍이기 시작했다!)
위 련:있다고 말해 빨리…….
첸 티엔:(흐윽….) 죄, 죄, 죄송, 해요. 꿈을, 꾸, 꾼 적은, 있는데.
위 련:(갑자기 만족스런 낯이 되었다…. 끈적이는 손 말아쥔 채 옷을 한 겹씩 벗어냈다. 당신의 앞에서 보란듯이. 금세 나신이 되었다.) 상상한 그대로야?
첸 티엔:(반사적으로 눈을 질끈 감는다. 당신의 물음 떨어진 뒤에야 겨우 눈꺼풀을 들어 올렸을 테다. 길을 잃은 시선이 하얀 살갗 위를 분주하게도 유영한다. 의도치는 않았으나 온 곳을 샅샅이 훑어대는 꼴이다. 이윽고 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났다. 차마 무엇도 답할 수 없었다.)
위 련:나는 상상보다 마음에 드는데. (구체적인 감상문을 읊는 대신 노골적인 시선을 흘린다. 얄쌍할 줄만 알았더니 탄탄한 구석이 있는 것도, 아래의 크기도 비교할 구석은 없지만 여하간 마음에 들었다. 한참을 눈빛으로 훑기만 한 뒤 자세를 낮추었다. 발기한 것을 뺨에 문질렀으니 남은 액이 얼굴 곳곳에 치덕이며 달라붙었다. 허락 구할 필요는 없는 듯했으니 혀 내밀어 기둥을 길게 핥아올렸다.)
첸 티엔:(아래에 가해지는 자극에 손을 들어 올린다. 그러나 당신의 머리를 붙잡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은 제 양손을 모아 뒷짐을 지는 것이 최선이었다. 혓바닥이 살덩이를 핥아 올릴 적마다 낮은 숨소리를 흘린다. 핏줄마저 불거진 것이 당신의 뺨에 문질러지며 액을 묻혀 댄다. 그 모습이 꼭 낯으로 제 씨물을 받아낸 것만 같다. 무엄하게도 그 모습을 연상하기까지 했으니 좆에 힘 들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검붉은 성기가 재차 부피를 키운다. 선단이 위로 치솟으며 당신의 볼이며 입가를 찔러대었다.)
위 련:더 커진 것 같은데. (그리 중얼거리며 선단을 물어 입술 오물거리며 자극했다. 남의 것을 입에 담는 것은 처음임에도 거부감은 찾아볼 수 없다. 생각보다 버거운 감이 있더라도 딱 그 정도에서 그친다. 허벅지 바깥을 쓸던 손이 허리춤에 닿는다. 당신의 손을 찾는 모양이었다.) 자아도 대…. (뒷짐 질 필요 없이, 잡아도 된다고. 허락의 말을 남긴 뒤 성기를 조금 더 깊숙이 머금었다. 정액으로 진즉 적신 손은 제 아래를 더듬는다. 지금과 같은 일―당신과의 하룻밤―을 상상하며 혼자서 뒤를 자극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으니 그 행위 퍽 자연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첸 티엔:(허락 떨어졌다 한들 감히 당신의 머리를 쥘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당신이 제 손 찾았으니 내어주지 않아서는 안 되지 않나. 상충하는 사고에 고민하는 것도 잠시, 겨우 손끝을 당신의 어깨에 스쳐 본다. 성기를 오물거리며 무는 입 안 여린 살이나, 제 아래 자극하는 모습이나 자극되지 않는 것이 단 하나도 없다. 본능에 따라 허릿짓을 하지 않으려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그랬기에 제 흥분 참아내지 못하여 눈물을 아롱아롱 매달고 만다. 온몸이 뜨거웠다. 아랫배는 더욱 뻐근했고. 출처 모를 욕정이 치민다.) 폐, 하…. 윽, 히, 힘들어요….
위 련:(소심하긴…. 당신의 팔목을 스치듯 붙잡았다. 울먹임 뒤엔 입술 떨어지니 타액이 길게 늘어진다.) 그, 만할까?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한다.)
첸 티엔:(고개 내젓는다. 얼굴 잔뜩 물들인 채 웅얼거렸다.) 좀, 더….
위 련:좀 더, 어떻게? (질척이는 것들을 뺨에 펴바르듯 성기에 뺨을 문지른다.) 자세히 말해야 해 줄 수 있겠구나.
첸 티엔:(우웃. 차마 무어라 말 꺼내지 못한 채 눈을 질끈 감기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엄하신 폐하께 넣고 싶다, 따위의 애원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위 련:(흐응……. 대답 기다리는 동안 긴 비음을 흘린다. 돌아오는 말 없으니 눈썹 사이를 좁힌다. 오늘 아주 내 마음대로 해 달라는 말이지 이거…. 성기를 감싸쥔 채 몇 번 위아래로 흔들더니, 흥미 식은 마냥 놓아버렸다. 허리 세워 앉고.) 입 맞춰보렴. (요구하지 못한다면 직접 하게 만드는 수밖에.)
첸 티엔:(앓는 소리 내다가도 이어진 요구에는 눈을 데구르륵 굴리고 만다. 붉은 눈이 분주히도 굴러갔다. 홀로 여러 가정을 떠올리는 중인 걸까. 기어이 묻는다.) …어, 어디…, 에요?
위 련:허어?
첸 티엔:(이, 이, 이게 아닌가? 벌벌 떨기 시작했다.)
위 련:(대체 어디까지 상상한 건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두루뭉술한 답변.) 어디에든….
첸 티엔:(잘…. 여쭤본 걸까? 수줍은 낯 위로 묘하게 뿌듯함이 어린다. 이어지는 행동에선 망설임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선뜻 몸을 낮춘다. 무릎을 굽혀 바닥에 대고, 상체마저 기울여 고개를 한껏 숙인 뒤 당신의 발등 위로 입 맞춘다.)
위 련:(왜 뿌듯해하는 걸까…. 앞으로 가르칠 게 태산 같다. 겨우 고르고 고른 게 발등인가. 이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그리고 또?
첸 티엔:(우뚝.)
가, 가르쳐 주시면…. 안, 될까요?
위 련:어쩔 수 없구나. (괜히 인심 쓰는 척까지 했다. 상체 비스듬히 세운 채 눕는다.) 방금 그곳에서부터 시작해 위로…. 천천히, 하나씩. 할 수 있겠니?
첸 티엔:(양 뺨이 발그스름하게 달아오른다. 아, 자신의 폐하께선 이다지도 자비로우시다. 제 못나고 서툰 부분까지 덮어주시니…. 대답 대신 작게 고개 끄덕인다. 재차 발등에 입 맞추고, 위로 올라가 복사뼈에 입술을 누른다. 첸 티엔은 어리숙할지언정 배움은 빨랐다. 그러니 이 입맞춤에 기묘한 열기 맺혀 있음은 당연할 것.)
(이어 종아리에 입술이 닿는다. 당신의 명을 이행하려면 이대로는 어려울 듯싶다. 그러니 양손으로 당신의 허벅지를 잡아 지그시 민다. 다리를 벌려 무릎을 세우게끔 만들고, 그 사이 꿇어앉아 허벅지 안쪽으로 입술을 대었다. 쪽, 쪽, 적나라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소리 울릴 적마다 당신 시야 아래에서 흰 머리카락이 늘어졌을 테다.)
위 련:(심사숙고 끝에 입 맞춘 데가 겨우 복종의 의미이길래 손 올리는 하나하나 허락을 구할 줄 알았건만. 문하생 오래 가르칠 수고는 덜어낸 것 같다. 발끝에서부터 간지러운 감각이 타고 올라왔다. 허벅지 안쪽에 더운 입술이 닿으니 잇새로는 앓는 듯한 숨이 샌다. 동그란 머리통 위로 손을 얹어 슬슬 쓸어준다. 손톱 사이 걸리는 머리카락을 재촉하듯 잡아당기기도 했다.)
첸 티엔:(손길 받으면서도 입맞춤은 끊이지 않는다. 아랫배에 한 번, 올라와 명치에 한 번 입을 맞춘다. 쇄골 위로 축축한 것 내리누른 뒤에는 입술 떨어트리지 않고 살갗에 붙인 채 움직인다. 목빗근을 훑고 턱 끝에 쪽, 입 맞춘 뒤에는 고개를 틀어 입술과 입술을 맞물린다. 몸 바짝 붙인 상태였으니 당신의 다리는 제 허벅다리 위로 올려졌을 것이며, 제 좆은 당신의 아랫배를 쿡쿡 찔러대었을 테다.)
위 련:(아직 가슴은 입에 댈 줄을 모르고. 처음인 만큼 지적하는 대신 옳지, 속삭이며 칭찬했다. 맞댄 입술을 벌려 혀를 뒤섞는다. 한 팔은 당신의 목덜미를 감고, 다른 팔은 대강 벗어둔 제 옷감 사이를 헤집는다. 무얼 찾는지 곁눈질했다. 여기에 넣어 뒀었는데. 아, 여깄다…. 약병―내용물은 당신이 마시고 남은 그것―을 찾았다. 병을 열면 단내가 훅 끼쳤을지도 모른다. 액체를 제 손바닥에 펴 바른 채 배에 묵직하게 닿는 성기를 훑어 쥔다.)
첸 티엔:응, 폐하…. 거길, 마, 만지시면. (혀를 얽으며 입을 열었으니 단어 사이마다 비음이 새어 나온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이미 한 차례 파정하였음에도 흥분 가시기는커녕 더욱 달아오르기만 하니 말이다. 애써 붙들어 둔 이성 줄마저 끊어지는 감각이 든다. 기어이 허리를 쳐올렸다. 제 것 감싼 손바닥을 구멍 삼아 좆질을 한다. 손날에 뿌리가 닿아 탁탁거리는 소리 퍼지는 것은 물론이며 자세 맞붙인 탓에 허리 움직일 적마다 장골과 엉덩이가 부딪혔다. 삽입만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 행위나 다름없는 행동을 거리낌 없이 해대는 꼴이다. 눈은 풀리고 내뱉는 음성은 낮기 그지없다. 자신이 무얼 하는지조차 자각하지 못한 모양.) 뜨, 거워서…. 흐윽, 모, 못 참겠어요.
위 련:괜찮아, 착하지…. (상냥한 말로 어르기만 하면 다인 줄 안다. 기둥은 점성 높은 액체와 비벼져 질척이는 소리를 자아냈다. 마찰 때문인지 말아쥔 손바닥마저 열이 오르는 것 같다. 실로 약인지 무언지 정체는 모르겠으나 효과 하난 뛰어난 것 같지. 아, 뭐라고 설명 들었더라, 이것을 지아비의 술잔에 태워 하룻밤을 보내고 회임을 하는 내실이 그렇게 많다고 했던가….)
(하여간 주인된 도리로 응당한 책임을 져 주어야지 않겠나. 젖은 손 떼어냄과 동시에 당신의 어깨를 슬그머니 밀어냈다. 당신이 힘을 빼지 않은 것인지, 혹은 제 손아귀에 힘이 들어가지 않은 것인지 평소보단 힘이 부쳤다. 다리 여전히 벌린 채 손에 남은 액을 입구에 문질러 바른다. 윤활제의 역할은 충분히 할 듯싶었다. 만지지 않은 물건 또한 크기 줄어들 기미 보이지 않고 물을 질금 흘려댔으니 만만찮게 흥분한 모양이다. 열에 들뜬 시선 마주하여도 어조는 변함없이 명령이다.) 넣어, 이제.
첸 티엔:(명 떨어졌으니 따르는 것 외의 선택지는 없다. 제정신 박힌 채였다면 아, 아직, 덜, 풀렸을 텐데…. 따위의 염려라도 늘어놓았을 테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럴 이성은 남아 있지 않다. 오금 아래에 손 밀어 넣더니 당신의 다리를 더욱 벌려 낸다. 그리고는 입구 위로 귀두를 맞추었다. 이어질 행동은 명백하다. 상대를 배려하지도 않고 그대로 뿌리 끝까지 처박는다. 다물린 생살을 힘으로 가르며 욱여넣었다. 좆 위로 불거진 핏줄마저 빼놓지 않고 길이 나게끔 했다. 성기를 잘라내기라도 할 것마냥 느껴지는 압박도 그저 자극으로만 느껴졌다. 거친 숨결이 고스란히 당신의 낯에 닿았을 테다.)
위 련:(여린 살을 억지로 벌리고 헤집는 느낌이 생소해 저절로 몸이 덜덜 떨렸다. 격통이 척추를 타고 올라와 이불 콱 움켜쥔 채 눈을 질끈 감았다. 눈 앞이 하얗게 명멸하니 좆 끊어 먹을 듯 조여댐에도 힘 푸는 법을 모른다.) 잠, 깐……. (어느 정도 풀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쪽도 배 맞대는 것은 처음인지라 가늠이 영 안 된 모양이다. 혹은 판단력 흐려질 만큼 흥분한 것일지도 모르고. 하나 어찌 열이 오르지 않을 수 있을까? 몇 년이고 그리던 이와 몸을 섞는 일인데…. 불안정하게 떨리던 숨 겨우 가라앉힌다. 눈물 방울 고인 눈을 뜨며 시선 마주한다. 나무람 없이 입술 맞대었으니 외려 재촉하는 꼴이다.)
첸 티엔:(그대로 허리를 물리니 속살 딸려 나오는 것이 육안으로도 보일 지경이었다. 귀두까지 빼낸 것을 곧장 퍽, 박아넣는다. 내부가 좁아 들 새도 없이 재차 좆 모양대로 꿰뚫렸다. 뜨겁고 빡빡한 것이 제 성기 감싸오는 감촉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 게게 풀린 눈 속으로 당신의 얼굴을 담아낸다. 입술을 부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혓바닥 빼물어 살갗 위를 게걸스럽게 핥아대기까지 하였으니 눈물 맛 알게 되는 것은 순간이었다. 흘리는 것을 모두 받아먹을 기세로 눈가를 빤다. 여전히 아래 치받는 채였으니 위며 아래며 다정한 곳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행위라곤 아는 것 하나 없던 이, 순진하게 뺨 붉히기나 하던 이는 짐승이 되어 당신 위로 몸을 겹쳤다. 본능적으로 짝을 제 아래 가둔다. 살과 살이 맞부딪히는 소리 들릴 적마다 당신의 아랫배가 볼록하니 솟았다 꺼졌다.)
위 련:(고통에 익숙해질 새도 없이 내부를 자극하니 숨 넘어갈 듯 앓았다. 흐윽, 아…. 잠, 시만…. 당신을 교정하려는 양 뚝뚝 끊기는 성음을 내다가도 열에 젖은 두 눈을 마주하면 하릴없이 숨을 참는 수밖에 없었다. 붉은 눈에선 꼭 애정이 읽혔다.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끝내 몸뚱이 추스를 생각도 못하고 허릿짓 하는 대로 흔들렸다. 엉망으로 일그러진 눈매, 붉게 물들어 달뜬 숨만 내뱉는 입술, 백색 이불보 위로 머리카락이 흩어진 모양새 모두 이곳에서 당신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팽팽하게 세운 좆을 기술 없이 무작정 밀어넣었다 빼는 것이 꼭 짐승의 행위 같았으나 거부감 하나 들지 않으니 신기한 일이었다. 아니, 오히려 그게 더….) 으응, 더어…. (당신의 목을 안은 채 교태 부리듯 허리를 잘게 들썩였다. 단단한 것이 예민한 살점을 짓누르고 비벼댐에 흐, 억눌린 교성이 마구잡이로 튀어나온다.)
첸 티엔:(다시 말하자면 첸 티엔은 배움이 빨랐다. 교성 흐르는 곳 눈치채자마자 자세 뒤트는 것만 봐도 그러했다. 여전히 기술은 없다. 다만 무식하게 크기만 한 것은 단순히 허리 돌리는 것만으로도 내부의 극점을 짓뭉갤 게 뻔하다. 단단히 발기한 살덩이가 안을 가득 채운다. 거친 숨결, 음란한 살소리 너머로 자박이는 발소리가 들린다. 나인이었다. 당신에게도 익숙할 목소리가 들렸을 것이다. 폐하, 술상을 치워도 되겠사옵니까? 다만, 티엔은 련에게 답할 틈새조차 주지 않을 모양이었다. 곧장 손을 들어 올려 당신의 입을 틀어막는다. 다른 손으로는 자신 밀어내지 못하게끔 당신의 몸을 단단히 붙잡았으니 꼭 괴한이 아녀자를 억지로 범하는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
폐, 하께선, 지금…. 자, 잠자리에 드셨습니다. 상은, 제가…. 흐, 정리할 테니, 폐하의, 바, 밤을, 방해하지 마셔요. (그리고선 뻔뻔하게도 대꾸하는 것이다. 행여나 살소리가 들린다면 곤란해질 테니 허릿짓마저 느려진 채였다. 거칠게 몰아붙였던 건 언제였냐는 듯, 질걱이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행동이 굼뜨다. 느릿느릿 좆머리를 물리고 다시금 밀어 넣는다. 그 행위가 어찌나 더뎠는지, 핏줄로 전해지는 박동마저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였을 테다. 동시에 당신의 입을 틀어막은 손등 위로 입술을 내리눌렀으니…. 자각지 못한 소유욕은 무엄하기 그지없다.)
위 련:(몸 흔들리는 틈에 타인의 발걸음 소리 들을 수 있을 리 만무했다. 문짝 너머로 나인의 목소리가 들리면 놀란 듯 어깨를 움찔 떨었다. 전신이 긴장되었으니 자연스레 좆을 물고 있는 내벽에도 힘이 들어가 물건을 조여물었다. 한 나라의 군주가 혼인마저 미루고 하는 짓이라곤 사내의 좆을 받아내는 일이니 이를 들키기라도 했다간 꼴이 우스워질 텐데. 급박한 상황엔 어울리지 않는 반응이었다. 숨소리 내뱉기도 전 입술이 틀어막혔으니 당황한 눈빛을 한 채 당신을 지켜보았다. 이것을 기지라고 해야 하는지, 원. 자칫하면 헛웃음이 나올 뻔했으니 입 막혀 있음이 차라리 다행이었다. 다만 물러나는 걸음 이어지지 않았음에도 느리게나마 허릿짓 멈추지 않았으니 당혹은 더해졌다. 게다가….)
(숨, 막히는데…. 커다란 손으로 얼굴 반쯤 덮였으니 호흡 제 뜻대로 내쉬기기 어려웠다. 이미 거칠어질 대로 거칠어진 숨이었으니, 머릿속이 점점 하얘진다. 하나 숨통이 당신의 손에 틀어 막혀 거칠게 다루어지는 것마저 묘한 자극이기도 했다. 지체 높은 혈족과 상반되게도 퍽 음탕한 체질이었다. 물건을 물렸다가 느리게 박아 넣는 몸짓마다 씨물 조르듯 속살이 좁아들었다. 눈시울 붉어져 숨 거진 넘어가기 직전에야 걸음 물러서는 소리가 나고, 당신의 팔을 툭툭 두드렸다.)
첸 티엔:(손 물림과 동시에 퍽 소리가 나도록 좆을 박았다. 숨통 트여준 것이 무색하게도 허리 거세게 붙잡은 채 내장 밀어낼 것마냥 내벽을 짓뭉갰으니, 상대를 배려하려 드는 것인지 아닌지 도통 짐작할 수 없을 지경이다. 발갛게 달아오른 눈가에 입술 누르며 배시시 웃기도 했으니, 과연 제정신은 아니다 싶다.) 자, 잘 넘겼죠…. 그쵸.
위 련:(긴 숨 내쉬기도 전 힉, 하며 단숨에 공기를 들이켰다. 다만 공기가 폐부를 가득 채우는 명료한 감각보다 거센 쾌락이 앞섰다. 성기가 안을 가른 순간, 경련하듯 바르르 떨더니 앞으로 허연 액을 울컥 쏟아낸 것이었다. 흐려진 눈 앞에 불이 튄 듯 느껴질 정도로 자극이 짙었으니 얼이 빠져 몸을 웅크리려 들었다. 그래봤자 제 다리며 팔 사이엔 당신의 몸집이 자리잡고 있으니 다리로 당신을 감싸안은 꼴이 되었지만 말이다.)
첸 티엔:(바라 마지않는 이와 몸을 겹쳤다. 쾌감을 표하며 몸 바르르 떠는 것에 토정하지 않을 사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사랑을 둘러 안은 채 낮은 신음을 뱉는다. 참아두었던 액이 울컥 쏟아져 나와 당신의 안을 가득 채웠다. 접합부 사이로 빠져나온 것은 여전히 진했다. 겨우 두 번으로 묽어질 리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폐하…. (속삭이며 숨 색색 내쉰다. 숨결은 곧장 목빗근을 간지럽혔을 테다.) 저, 이상, 해요. 계, 계속…. 뜨겁고. 가, 라앉질, 아, 않아서….
위 련:(안을 채우는 생경한 감각에 윽, 앓는 신음을 흘린다. 양 가늠할 수 없으니 느릿느릿 손을 뻗어 접합부를 더듬었다. 여전히 된 농도의 정액이 손에 닿았으니 오늘밤 재우긴 글렀구나 싶다. 당신의 손끝 간질이듯 더듬어 제 입술 앞으로 끌어왔다. 마디마다 입을 맞춘다.) 잘하네…. 시키지 않, 아도. (한 박자 늦은 칭찬이었다. 이어 노골적으로 묻는다.) 더 싸고 싶어?
첸 티엔:으응…. (달뜬 목소리로 웅얼거린다. 손마디에 입술 닿을 적마다 내부 채운 것의 크기가 커졌음은 말할 것도 없다. 쇄골에 콧잔등 비비작거리며 앓았다.) 도, 와주세요. 저를, 이, 끌어주시는 건, 느, 늘 폐하셨으니까…. (그러니 이번에도. 이런 행위도. 첸 티엔이 행하는 모든 것에 당신이 관여하길 바란다.)
위 련:자, 꾸 커지는 것 같애…. (눈이 가늘어졌다. 불평하는 어조와 달리 밀어내지 않았다. 약에 취해 어리광부리는 듯한 모습이 흡족했기에. 제 몸을 덮는 흰 머리카락을 느긋하게 쓸었다. 본래의 성격 같았으면 이대로 당신의 위에 올라타 제멋대로 굴었을 테지만 오늘은 쉽사리 움직이지 않는다. 확인 받고 싶은 걸까? 좀 더, 당신의 의지로 움직였으면 하는 마음이 들어서….)
그러엄…. (몸을 비틀어 성기를 빼냈으니 안을 채우던 정액이 주륵 새어나왔다. 금세 등이 보이게 누웠다.) 더 해 봐. (힐금 당신을 보더니 샐쭉한 웃음 짓는다.)
첸 티엔:(몽롱한 중에도 드는 생각이 있다.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구분하지 못하는 상태였으므로 자연스럽게 그것을 입 밖으로 꺼내고 만다.) 뒤, 로도…. 하, 할 수 있구나. (순진하기 짝이 없는 말이었다. 직전 당신의 위에 올라타 짐승마냥 허리를 흔들어대었던 이라곤 상상하지도 못할 정도로 말이다! 홀린 듯 내보인 둔부 위로 손을 얹는다. 볼기살을 움켜쥐어 당기니 구멍이 살그머니 벌어지는 것이 보인다. 벌어진 틈새로 제 씨물이 빠져나와 허벅지를 타고 흐르는 것 또한 보았다. 참으로 기묘하지. 그 광경이 이상하리만치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렇기에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굴려 결론짓는다. 빠끔거리는 저것을 단단히 틀어막아야겠다. 그렇게만 한다면 제가 싸지른 것도 흘러내리지 않겠지….)
(제 성기를 붙잡아 선단을 입구에 맞추어 낸다. 그마저도 몇 번이고 헛손질하여 엉덩이골 위로 좆을 부비곤 했을 것. 겨우 입구 맞추어 낸 뒤에는 느릿느릿 안을 채운다. 이전과는 달리 굼뜬 몸짓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마개를 채울 때는 성급히 굴어선 안 되는 법이다.)
위 련:처음인 거 티 내? (참고로 이쪽도 처음이다.) 앞으로 더, 알려줄 테니까아. 얼르은…. (살갗 잡아당기면 붉은 속살이 이물 밀어 넣은 대로 벌어진 모양이 보였을 것이다. 덩어리 진 정액이 흐르다 말고 성기와 함께 도로 밀어넣어졌다. 물 싸지른 내부는 비교적 삽입이 수월했다. 신음소리 또한 한결 야살스런 비음이었다. 정액이 좆대에 들러붙으며 차차 마찰되었으니 즈붓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흐으, 허리나 골반, 잡고…. 움직여 봐.
첸 티엔:네, 네에…♡ (자신도 모르게 기대 어린 음성을 낸다. 좆을 조여 무는 감각이 이전과는 다르다. 이전은 마냥 뻑뻑하기만 했다면, 이제는 녹진한 것이…. 생각이 미침과 동시에 좆을 뿌리 끝까지 처박는다. 그리고는 깊은숨을 내쉰다. 몇 차례 숨을 고르고 흥분 내리누른 뒤에야 골반을 붙든 뒤 추삽질을 이어갔다. 처음은 가볍고도 느리다. 성기를 삽입할 때마다 속살 딸려 나오는 감각을 고스란히 느끼고 싶었던 탓이다. 본의 아니게 당신을 애태우는 꼴이었으나, 자각이 있을 리 없다.)
위 련:(뿌리까지 밀어 넣는 순간 흐, 신음하며 요 위에 고개를 박았다. 몸이 간헐적으로 떨렸다. 기둥 위 핏줄 선 모양까지 느껴질 정도이니 얼마나 더딘 행위인지 짐작이 간다. 앓는 음성엔 애원의 말을 뒤섞지 않는다. 대신 좆이 빠져나갔다 밀려드는 박에 맞추어 내벽을 조였다 풀었는데, 꼭 처음 아닌 사람처럼 구는 것이었다.)
첸 티엔:(반사적으로 당신의 팔뚝을 붙들어 낸다. 몸 허물어지지 않게끔 허공에 멈춰 세운 꼴이다. 행위를 떠나 당신은 고개 숙여서는 안 되는 위치이지 않나. 알량한 충심이 상대의 부담 더욱 가중했음은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었다. 경험이 없으니 알 턱이 없다. 내벽이 아래를 조여 무는 것조차 교접이란 건 이다지도 기분 좋은 행위였구나, 짐작할 뿐이다. 당신의 등허리, 옴폭 파인 곳을 지그시 누르며 좆을 밀어 넣는다. 생살 가르는 감각 선연히 느껴질 적엔 안을 헤집기도 했다. 여전히 굼뜬 움직임이었다.) 윽, 폐하……. (그리고 내뱉는 긴 한숨. 되레 이쪽이 애원하고 있음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위 련:(스스로 달랠 때면 자주 베갯잇에 얼굴 묻어대던 게 습관이다. 고개 처박을 수 없으니 소리 누르는 게 어렵다. 당신을 붙들려는 양 손 허공을 더듬었으나 그저 팔 비튼 꼴이 되었을 뿐이다. 붉어진 목덜미며 귓바퀴가 선명하게 보인다. 길게 속을 헤집는 부피감에 하, 아… 앓는 소리만 내다가 저를 앓는 음성엔 고개 뒤로 돌려서.) 말, 고…. 이름 불러, 줘. 응?
첸 티엔:(평소였다면 못 들을 말을 들어버린 사람마냥 눈 홉뜨며 달달 떨어댔을 게 뻔하다. 하지만 지금은, 오늘 밤만큼은. 뒤돈 고개 가만 바라보다 턱을 쥐어 제 쪽으로 잡아당긴다. 그리고는 입술 위로 제 입술을 겹쳐내었다. 혀는 섞지 않았다. 그랬기에 더욱 애절할 테다. 약 기운에 취해 상대를 탐하는 것에 급급한 주제 입 맞댄 채 하는 것이라곤 기껏, 고작 온기 나누는 것뿐인. 애정을 전한 뒤엔 느긋하게 입술을 떼어낸다. 그리고는 나직이 호명했다.) ……련, 련 님. (겨우 당신의 이름 입에 담았을 뿐인데 흥분이 치밀어 오른다. 뒤늦게 오르는 욕정을 참아내지 못하곤 좆을 세게 처박았다. 줄곧 느리게 움직이던 것이 불시에 안을 가득 채우며 극점을 짓뭉갰다.)
위 련:(입술 맞댄 채 잘게 웃는다. 흘러내려 어깻죽지에 닿는 백색 머리카락이 간지러워서. 먼저 입술 비벼놓고 혓바닥조차 내밀지를 못해서. 이번엔 저도 억척스레 입술 파고드는 대신 웃음결만 흘렸다.) 으, 응. 티엔…. (애정으로 대꾸한다. 여태 불린 적 없는 이름을, 여태 들을 일 없던 거칠은 음성 뒤섞어 들으니 가슴께가 간질거렸다. 아니, 그것보다 아랫배가 당기기도 하는 것 같다. 호명 곱씹을 새도 없이 극점 자극되니 눈 앞이 새하얘졌다 돌아온다. 그새 아, 응, 낯간지러운 교성이 터지고. 티엔, 더어, 앓듯 속삭이는 말이 이름 더 불러 달라는 뜻인지 혹은 더 처박아달라는 뜻인지는 분간하기 어렵다.)
첸 티엔:(제 이름자 하나 불리는 것이 어찌 이다지도 심장을 뛰게 만드는지…. 다시금 연모하는 이의 이름을 속삭인다. 동시에 깊숙이 처박았다. 좆머리를 끝까지 욱여넣은 채 몸 바르르 떠는 꼴 보면 성기를 쑤셔 넣는 것과 동시에 절정에 이른 것만 같다. 혹은, 당신이 제 이름 속삭이는 순간 토정했거나. 그럼에도 안을 채운 것이 사그라들질 않는 것 보면 이어질 밤이 긺은 명백하다. 자신이 싸지른 것을 윤활유 삼아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접합부 새로 삐져나오는 정액 탓인지 적나라한 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질걱이는 물소리와 살갗 부딪히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아, 안쪽, 기분, 좋아요…. (허리를 숙여 당신의 등과 제 가슴께가 맞닿게끔 몸을 겹친다. 의도치 않게 하얀 머리카락으로 당신의 시야를 차단했으며, 귓전에 가라앉은 목소릴 냈다.) 련, 님께서도…. 그, 러신가요?
위 련:(뱃속 채워지는 더부룩한 감각에 윽, 앓는 소리를 흘렸다. 허리 둥글게 말며 바들바들 떨었으나 겹쳐진 몸에 무게 실려 있으니 등 굽어지며 밀착되기만 했다. 질퍽이는 소리 거세질수록 숨 넘어가듯 쌕쌕거린다. 이, 상해. 기묘한 감각에 한 손 내려 제 아랫배를 더듬어 본다. 부피감 들어찼다가 빠져나가는 것을 따라 직접 눌러 보니 힉, 하며 우는 소리를 내고. 이어 꾸역꾸역 대답 내놓는 음성 애처롭기까지 했다. 내용이라곤 애처로울 구석 하나 없지만.) 히윽, 응…. 기분, 좋아. (이어 몽롱한 눈 몇 번 감뜨다가 속삭이는 말. 쥐어본 것이라곤 지필연묵 뿐일, 누굴 안아 본 적 없을 손으로 제 몸은 어디든 더듬고 탐해 주었으면 해서.) 가슴 만, 져줘어….
첸 티엔:(아랫배 누르는 순간 내벽 좁아 드는 것 고스란히 느껴졌을 테니 그 감각 그냥 지나칠 리 없다. 곧바로 팔을 뻗어 당신의 손등 위로 제 손을 겹친다. 그대로 아랫배를 압박했다. 동시에 좆은 쳐올렸으니 안 그래도 좁았을 길이 더욱 가득 채워졌을 테다. 뱃가죽 위로 좆의 윤곽을 더듬을 수 있을 정도였으니 그 손길이 가히 거칠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굳은살이라곤 박이지 않은 손, 험한 일과는 상종해본 적 없을 법한 말간 낯짝. 백면서생을 의인화한 외향을 지닌 것치고는 잠자리 취향이 썩 난폭했다. 본인이 거칠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 인지조차 못 하고 있으며, 사랑이 깊어 힘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긴 하나 하여간 그랬다.)
가슴, 은, 어, 어떻게…. (그러면서도, 본능적으로 허리 치받는 주제 이런 물음이나 꺼내는 것이다. 손을 움칠대는 것도 잠시, 아랫배 짚지 않은 손으로 당신의 가슴을 쥔다. 열이 올라 발긋해진 살갗을 손끝으로 스쳐 본다. 이어 가슴을 움켜쥐니 손바닥 아래로 발딱 선 유두가 뭉개졌을 테다.)
위 련:(얇은 살가죽을 사이에 대고 위아래로 거침없이 압박해대니 딱 죽을 지경이다. 강렬한 쾌감에 머릿속이 뿌옇게 물드는 것만 같으니 오늘 들어 두 번째로 당신을 제지하는 말 내뱉는다.) 우으, 아, 안, 돼. 깊어…. (말과 상반되게 침입을 조여무는 힘이 거세다. 한계까지 짓쳐진 내부에 사정감이 빠르게 밀려들었다. 거칠게 내뱉는 숨 사이로 드문드문 단어가 끊겼다.) 그냥, 살살…. 읏, 그렇, 게. (혼자 당신을 두고 추잡스런 상상에 난잡한 짓 몇 번 해대긴 했지만 가슴 자극한 적은 단 한 번이 없다. 그러니 이래러 저래라 명 내릴 것도 없었고, 분명 느낄 이유도 없을 텐데. 매끄러운 살결과 그렇지 못한 손짓에, 찌릿거리는 감각이 허리를 타고 흘렀다. 동시에 내부 난폭하게 처박으니 입 안 여린살을 물며 온몸 부르르 떨었다. 곧장 허연 액 싸지르고 긴 숨 내쉰다.)
첸 티엔:(허락 떨어졌으니 망설일 것도 없다. 제멋대로 돌기를 뭉개고 잡아당기며 자극했다. 입을 댈 수만 있었다면 한입 가득 물어 빨아당길 수 있었을 텐데. 치미는 아쉬움에 입맛을 다신다. 허한 심정을 달래기라도 하듯 좆질은 거세어지기만 한다. 몇 번이나 몸을 겹쳤을까, 좆물 싸지른 지 얼마나 되었다고 사정감이 치민다. 안 그래도 좆 조여 문 내벽이 경련하다 못해 수축까지 하니 참아낼 수 있을 리 없다. 재차 당신의 안에 씨물을 가득 뿌렸다. 여운에 젖어 숨 할딱이면서도 제 아래 깔린 몸을 그러안는다. 그대로 고개를 숙인다. 울긋불긋 달아오른 살갗 위로 코끝을 부비며 웅얼거렸다.) 흐으…. 어, 얼굴, 보고 싶어요. (그러며 불시에 당신의 몸을 뒤집어버리는 것이다. 좆 빼내지 않은 채였으므로 내부 헤집는 꼴이나 다름없었으나 여전히 자각은 없다. 약 기운에 잠겨 몽롱해진 눈이 당신을 담아낸다.)
위 련:나, 방금, 갔, (목소리 더 이어내지 못하고 달뜬 신음성만 줄줄 흘린다. 아래에 깔린 이불을 긁는 것으로 모자라 제 앞가슴 만지는 당신의 팔뚝마저 붙잡아 손톱 세웠으니 흰 피부에 흔적 새기는 꼴이었다. 치받는 행위 따라 씨 받아내는 횟수 더해지니 정신도 따라 혼미해져 알아듣기 어려운 단어들 횡설수설한다.) 배, 불러. 티엔, 나아……. (그마저 자세 뒤트는 일에 소리가 먹혀 들었다. 돌려 마주한 몸은 꽤 볼 만했을 테다. 뱃가죽이 좆인지 정액인지 모를 것으로 야트막하게 튀어나오고, 그 위로는 제가 싸지른 액이 고여 있고. 가슴팍 마구 자극된 만큼 붉게 물들어 유두는 바짝 부푼 상태로. 정신 없이 호흡 따라 가슴팍만 오르락내리락거리다 몽롱한 시선 마주치면 뒤늦게 당신의 손 찾아쥔다. 틈 허용하지 않고 깍지 낀 채로,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바스스 웃기나 한다.) 나 너 좋아해……. (그리곤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고백을 또. 대답 듣지 않고서 안아줘, 속삭이며 팔만 벌린다.)
첸 티엔:(허연 피부 위로 붉은 자욱이 남는다. 따끔거릴 것이 분명함에도 인지하지 못한 것인지 흔적 새기는 것 제지할 생각이 없어 뵌다. 이윽고 마주한 당신은 평소와는 썩 다른 모습이었다. 여유라곤 찾아볼 수 없이 씨근대는 숨소리나, 불룩 튀어나온 뱃가죽, 여러 액으로 뒤덮인 몸까지…. 제 좆이 재차 크기를 키웠음은 더 말할 것도 없을 테다. 다만 성급히 허릴 흔드는 것 대신 몸을 숙여 당신을 끌어안는다. 자세 탓에 성기가 더욱 깊숙이 삽입되며 접합부 틈새로 하얀 액체가 질금질금 새어나왔다.) 저, 저도요. 쭉….
위 련:(흐, 깊숙이 파고드는 행위에 움찔거리면서도 당신의 목덜미를 끌어안았다. 단것은 좋아하지 않는데, 당신에게서 나는 단 향은 왜 그렇게 매혹적으로 느껴지는지. 어깨 부근 입술로 오물거리다 한 번 앙, 자국나게 물었다. 기왕이면 옷으로 가려지지 않을 만한 곳에 새기고 싶으나 당신에게 제지 받고 싶지는 않으니 꼭 구석에만. 당신의 처음도 가져간 이상 더 서두를 생각 없다. 은애한다는 고백 또한 꼭 당신의 말로 듣고 싶으나 당장 뒤로 미루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다음에는 제대로 말해야 해, 네 입으로, 직접….
첸 티엔:으, 으응. (웅얼거린다. 몸을 겹치고 온기 나눈 것만으로 노곤해지기라도 한 것인지 고개가 힘없이 떨어졌다 올라오길 반복했다. 종내 당신을 짓누르고 있던 몸에 무게가 실린다. 수마를 이기지 못하고 곯아떨어진 탓이다. 뒷수습은 물론이며 내부를 채운 좆을 빼내지도 않은 상태였으니 당신에게는 여러모로 곤란한 상황이 될 테다.)
위 련:(물 좀 뺐다고 잠들다니, 어린애도 아니고. 하긴 혼자서도 한 적 없는 순진한 애가 하룻밤 새 이런 짓을 하게 되었으니 무리도 아니지. 잠시나마 제 몸에 기대어 잠들도록 내버려둔다. 심지어 등까지 도닥여 주었다. 느지막이 뒷정리를 하려, 당신의 몸 떼어내려고 힘 주었으나 요령 없이 기댄 몸을 힘 빠진 제 쪽에서 밀어낼 수 있을 리가. 음, 짧게 고뇌하더니 흰 어깨에, 고개 붙들어 뺨에 쪽쪽 입 맞추었다. 티에엔, 귓가에 당신 이름 길게 늘여 속삭인다. 이어지는 말은 그닥 다정하지 않다.) 일어나아. 이러다 네 애 배겠다.
첸 티엔: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20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
위 련:(아무 말도 안 했다는 듯 멀끔한 얼굴로.) 많이 졸려?
첸 티엔:( ?///? ... 여전히 잠에 취한 것인지 눈에 초점이 맞지 않는다. 고개를 내저었으나 썩 믿음직하진 않은 모양새.)
위 련:자세 바꿔줘. 내가 위에 누울래…. (어깨 통통 친다.) 그래야 빼기 쉽지.
첸 티엔:네, 네에…. (그리고는 꾸물대며 몸을 뒤집는다. 제정신이었다면 몸 벌떡 일으켜 뒷수습하려 들었을 텐데─그 이전에 머리를 박고 석고대죄하겠지만─ 지금의 첸 티엔은 유감스럽게도 정신이 온전치 못했다. 다시금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으니 하여간 도움이 안 됐다.)
위 련:(우앗. 자세 뒤집으니 당신의 위에 폭 기대어 눕는다. 사람은 졸음 쏟아질 때 유독 솔직해지니까….) 나 좋아?
첸 티엔:(감은 눈, 점점 고르게 가라앉는 숨소리 사이로 미미하게나마 웃음기가 어린다.) 마, 많이요. 정말로….
위 련:(쪽. 입술 위로 뽀뽀.) 나랑 결혼하고 싶지 않아?
첸 티엔:(입술을 우물거린다. 말이 띄엄띄엄 끊어졌다.) 그러고, 싶, 지만….
위 련:싶지마안?
첸 티엔:(새근거리는 숨소리만이 이어졌다.)
위 련:안 되겠다……. (옷으로 가려질 듯 말 듯한 곳에 입술 꾸욱 묻어 자국낸 뒤 떨어진다.)
(당신 위에서 얼굴 좀 더 뜯어보다가 내려왔다. 배출한 적 많지 않을 진한 정액이 울컥 흘러내리는 감각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몸 전체 어릿하지 않은 부분이 없다. 그러니 뒷처리는 아주 대충. 당신에게 옷 입혀줄 힘도 없어서 이불만 포옥 덮어주고, 저는 그래도 풀어헤친 옷 한 겹쯤 입고. 당신의 곁에 누워 잠든다.)
▶:여러 의미로 피곤했던 날이 저물어갑니다.
깊은 잠에 빠진 당신은 오래전 기억에 관한 꿈을 꿉니다.
꿈에는 티엔이 등장했습니다. 매화나무 아래에서 당신은 문득 티엔에게 그런 물음을 던졌더랬죠.
왜 나를 돕는 거야?
그 질문을 들은 티엔은 예상치 못한 질문에 잠시 당황한 듯하더니 이내 환하게 미소지으며 말합니다. 빠져 죽을 정도의 알 수 없는 감정을 두 눈에 실은 채로,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것처럼 환한 미소를 얼굴에 담고.
위 련: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0 |
| 판정결과: | 실패 |
첸 티엔:주군께, ──해야 할 ──이…. 이, 있기 때문이에요.
▶:...
...
▶:좋은 아침이에요, 련. 눈을 뜨고 일어난다면, 간밤의 정사는 없던 일인 것마냥 온 곳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방이며 이부자리며 옷, 보송해진 몸까지 전부요.
옆자리는 텅 비어있습니다. 티엔이 먼저 일어나 자리를 정돈하기라도 한 걸까요?
위 련:얜 또 어디 갔어…. (상황 파악하자마자 몸 기우뚱 일으킨다. 꿈이라기엔 너무 생생한데. 잠깐. 나는 멀쩡한가?)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29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진짜 꿈이? 야? 마른 세수. 금세 당신의 이름을 입에 올린다.) 티엔. 어디 있어어.
▶:방 안에 인기척이라곤 느껴지지 않습니다. 내일 있을 연회의 준비를 하러 간 모양이에요. 티엔이 보이지 않는다면 당신이 그를 찾으면 될 일입니다. 련, 어떻게 할까요? 궁 안에서 티엔을 찾아보나요?
위 련:(끙, 몸을 일으켰다. 두 다리로 서니 허리가 어릿하게 아파오는 걸 보아 꿈은 확실히 아닌 것 같고. 앞으로 가르칠 일이 넘쳐난다. 이를 테면 몸 겹친 뒤 상대를 아껴주는 방법이라거나……. 옷 대충 여미며 궁을 둘러보러 간다.)
▶:티엔이 일하는 곳은 한 군데로 특정하기 어렵습니다. 당신의 유능한 재상은 황궁에 도움이 필요하다 하면 어느 곳이든 찾아가 관리하고 있으니까요.
다만, 나인의 말을 들어보니 그는 지금 수라간에 있다 합니다. 내일 있을 연회에 내올 음식을 점검하기 위해서겠죠.
이런 건 그냥 아랫사람을 시키면 될 텐데 말이에요. 음식에 진 황제의 기분은 어떠한가요?
위 련:(그래 미리 열심히 일해야 나와 혼인하고 퇴직할 때 탈이 없지……. 뭐 이런 생각이나 하며 수라간으로.)
▶:수라간으로 걸음을 옮기면, 맛 좋은 음식 냄새가 벌써 천 리 길 밖까지 날 정도로 풍기고 있습니다. 미리 말을 전해 들은 건지 빠른 걸음으로 종종 다가온 대령숙수가 허리를 깊게 숙여 인사합니다.
대령숙수: 폐하, 재상께서는 지금 수라간 뒤편으로 이동하셨사옵니다. 누군가를 데리고 걸음하신 듯한데, 그것이 영 낯선 인물인지라….
위 련:누구? (멀뚱멀뚱.)
대령숙수: 처음 뵙는 분이셨습니다. 궁의 식솔들은 아닌 듯하옵니다만…. 제가 감히 폐하를 뒷문으로 안내해드려도 되겠습니까?
위 련:그리 하도록. (대령숙수의 꽁지를 졸졸 따라 걷는다. 날 두고 만날 사람이 있나.)
▶:대령숙수는 이윽고 당신을 뒷문으로 안내합니다. 수라간 뒤편으로 가면…. 두 명의 인물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군요. 익숙한 뒤통수를 보면 한 명이 티엔임은 확실합니다.
대령숙수: (목소리를 낮추었다.) 그럼, 소인은 이만 물러가보겠사옵니다.
▶:사위가 고요해지만 말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기도 해요.
위 련: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첸 티엔:저어, 오늘은…. 조, 조금 더 노력해주셔야 합니다.
???: 하지만 폐하께서는 이미 누군가를 마음에 품으셨던걸요.
첸 티엔:그, 래도….
???: 그 '누군가'가 재상임을 본인도 알고 계시고요.
첸 티엔:…….
???: 모쪼록 재상께서 후회 없는 선택을 하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티엔은 차마 답을 내어놓지 못한 채 걸음을 돌려 그 장소를 벗어납니다.
혼자 남은 이의 얼굴을 살피면…. 예상했다시피 홍월이군요. 세상에는 예감이길 바라는 일들이 더러 있습니다. 련, 익숙한 얼굴을 마주하면 어떻게 반응하나요?
위 련:(티엔이 떠난 것을 확인하면 얼굴만 빼꼼 내밀었다. 입술 삐죽이는 채.) 쟤가 뭐라던?
홍월:(인기척쯤은 눈치채고 있었다. 태연히 몸을 돌려 예를 갖춘다.) 저더러 폐하의 마음에 들 수 있게끔 노력하라 하시던걸요.
위 련:허참. (헛웃음만….) 어제 (삐이이ㅡ) (삐이이이ㅡ)해서 (삐이이이ㅡ)도 했는데. (불필요한 정보 남발!)
홍월:(침착하게 귀를 막았다.) 그 사실을 제가 꼭 알아야 했을까요?
위 련:소문이라도 내주면 더 좋지. (방긋방긋 웃는다.)
홍월:(한숨 푸욱 내쉬며….) 재상께서 다른 배필을 찾는 것도 이해는 가지만요. 건강이 많이 안 좋으신 모양이던데요. 그분의 성정상 폐하께는 아무런 언질도 드리지 않았겠죠?
위 련:아무런 언질도 없었어. 걔가 또 뭐래? 아프대? (자꾸 캐묻는 중.)
홍월:제게도 말을 흘리시진 않았어요. 하지만…. 간간이 심장 부근을 두드리거나 붙잡으셨죠. 말을 중간중간 멈추기도 하셨고, 오늘은 때아닌 분칠까지 하셨더군요. 눈 그늘을 가리고자 하신 것 같지만, 티가 꽤 나서요. 분이란 걸 태어나 처음으로 칠해본 사람마냥 하얗던걸요.
위 련:(여기서 어제 너무 무리시켰나? 같은 생각을 하면 진짜 곤란한 거지? 알았어. 하여간 중요한 건 늘 제게 숨기는 꼴 영 탐탁잖다. 제 턱선 매만지다가 홍월에게 묻는다.) 그 외에 전할 말은 없고? (없다면 티엔에게 곧장 가 볼 셈이다.)
홍월:제가 이 사실을 폐하께 고한다면…, 추후 제게 권력을 실어주실 수 있나요? 형제들을 제치고 가문을 집어삼킬 수 있게끔요.
위 련:나는…. (뒷짐을 진 채로 빙그레 웃는다.) 욕심 있는 자를 좋아한단다, 내게 위해 끼치지만 않는다면. 그러니 얼마든 말해보렴.
홍월:(몇 번의 고뇌 끝에 입을 연다.) 재상의 목숨줄을 노리는 세력이 있단 것쯤은 알고 계시지요?
위 련:알다마다. 그게 왜?
홍월:그들이 거사를 꾀하고 있습니다. 독을 사용할 속셈이지요. 아마 궁내의 어의를 매수해두었을 겁니다. 해독제에 설매화를 섞으라고요.
위 련:(아이고 두야.) 재상이 설매화를 먹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홍월:네. 분명 그걸 노렸을 거예요. 어찌되었건 습격을 막지 못한다면 재상은 중독될 테고, 폐하께서는 그분을 설득해 해독제를 먹여야 할 테죠. 미리 알아두시는 게 좋을 듯하여 말씀드립니다.
위 련:(내 토끼에게 너무 많은 시련이 닥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침울해하는 대신 여유 띤 낯으로.) 머지않아 좋은 자리를 하나 마련해 두어야겠구나. 고맙네. (종종걸음을 쳐 티엔에게 향한다.)
▶:이윽고 두 사람이 마주합니다. 티엔은 놀란 기색을 숨기지 않고 당신을 바라보네요.
첸 티엔:폐, 폐하…. 여기까진, 어, 어쩐 일이신가요?
위 련:어쩐 일이긴. 몸은 좀 괜찮니? (태연하게 묻는다.)
첸 티엔:앗…. (허연 볼이 금세 불그스름하게 달아오른다. 무슨? 상상을? 한? 걸까? 평소보다 더욱 심하게 말을 더듬기도 했다.) 그, 음, 어어, 저, 저는, 괘, 괜찮아요….
위 련:(낯 힐금거리며 살핀다. 내 토끼는 많이 아파 보일까?)
위 련: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79 |
| 판정결과: | 실패 |
(눈 비빗. 나 피곤한가.)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5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눈 그늘을 가리기 위해 분을 가득 칠한 모습이 보입니다. 어딘가 파리한 안색이 꼭 지독한 병에 걸린 병자 같기도 하네요.
위 련:괜찮기는. (눈썹 늘어뜨리며 속상한 표정. 슬그머니 어깨에 기대기까지 했다.) 나 때문인 것 같아 심히 걱정되는구나. 어제 너무 무리시킨 것은 아닐지…….
첸 티엔:(뻣뻣하게 굳는다. 간밤에 몸을 겹친 사이라고는 상상도 못 할 정도로 어색한 모양새. 시선마저 슬그머니 떨구어 내었으니 그 사이는 더욱 멀어 보이기만 한다. 다만, 귀 끝 붉게 달아오른 것을 보면 호오보다는 수줍음 탓에 당신을 마주하지 못하는 것 같긴 했다.) 흡, 그, 그으…. 괜, 찮습니다. 저, 정말로요. 폐하께서는…?
위 련:조금 아프지만. (손등 겹쳐 잡았다.) 그것보다는 네가 먼저 가 버려 얼마나 속상하던지. 혹시 내게 진절머리가 난 것은 아닐까 하고…….
첸 티엔:(몸 파드득 떨었다. 고개며 시선이 가만히 있질 않는다. 어쩔 줄 몰라 한다는 것을 십 리 밖에서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 그, 그럴, 리가…. 한데, 아, 아프, 셨나요?
위 련:으응, 여기이. (당신의 팔 감아쥐더니 제 등허리 위에 척 얹어준다.)
첸 티엔:(바들바들바들 떨면서도 얌전히 손 올리고 있는다.) 죄, 죄, 죄송, 죽을, 죄를….
위 련:주물러줘.
첸 티엔:제, 제, 제가요?
위 련:그럼 누구에게 부탁하겠니?
첸 티엔:(눈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여, 기서요…?
위 련:태의에게 가 부탁하리? 어젯밤 재상과 몸을 겹친 뒤로 허리가 아파…. (이하 생략했다.) 방으로 갈까?
첸 티엔:(기어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아, 안 됩니다. 지금, 은요…. 호, 호숫가를, 점검하러 가 봐야 해요.
위 련:같이 가면 되겠네.
첸 티엔:(우웃…. 눈썹 추욱 늘어트린다.) 괘, 괜히, 제 일 때문에…. 폐, 폐하를 피곤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위 련:나는 그냥 같이 있고 싶은 건데…….
첸 티엔:(입을 꾹 다문다. 동시에 볼이 발긋하게 달아올랐다. 입술 우물거리다가도 고개 푹 숙여 낸다. 들릴 듯 말 듯 한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그, 그럼…. 함께, 가요.
위 련:(냉큼 팔짱을 끼고 옆에 선다.) 이렇게 가면 안 돼?
첸 티엔:아, 아, 아, 아, 안 됩니다. 구, 궁 내에서는요. (궁 밖에서는? 당황한 탓일까? 본인조차 인지하지 못한 속마음이 마구 튀어나오고 있다.)
위 련:궁 밖에 못 나가서 아쉽다, 그치. (속마음 잡아내고 묻는다.)
첸 티엔:(재차 입술을 우물거린다. 볼을 붉힌 채로 말 덧붙인다.) 그, 것이…. 실은, 구, 궁 밖의 호숫가를, 보러 가는 것이라. (그렇다면? 의도는 명백하다.)
위 련:으응, 그럼 이따 해줄게. (뭘? 바깥으로 걸음 찬찬히 옮기기 시작한다.) 그러고 보니…. 궁 안에서 홍월을 만났지 뭐니. 왜, 장에서 만났던.
첸 티엔:(흠칫! 찔리는 게 있는 사람마냥 몸을 떨었다.) 으, 음. 시, 시, 신기하네요. 우연…, 이고요.
위 련:그러게나 말이다. (말하고 싶지 않은 듯하니 묵묵히 호숫가로 향하기만….)
▶:호숫가로 향하면, 겨울임에도 온 나무에 붉은 꽃이 알알이 만연한 것이 보입니다. 이 호수는 수심도 깊고 그 면적도 넓어 어린아이들은 바다로 오해하곤 한다고 하네요. 새벽에 보면 안개처럼 뽀얀 기운이 올라와 스산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하는데,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이곳을 연애천이라 부릅니다. 야시장 기간에는 그 푸른 기운 사이로 보이는 불빛들이 그 자체만으로도 절경이라지요.
한쪽에 나룻배들이 비스듬히 기대어 있습니다. 보아하니 뱃놀이를 위해 준비된 것 같아요. 벌써 몇몇 사람들이 배를 타고 호수를 노닐고 있습니다. 호수 위에는 설매화 나무에서 떨어진 매화 꽃잎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네요.
첸 티엔:배, 를…. 타봐야 해요. 저, 점검하려면요.
위 련:(바다를 닮은 호수. 꿈에서 보았던 물길이 이곳인가? 상념 가라앉히고 당신의 손 깍지를 끼고 잡아 당긴다.) 가자.
첸 티엔:(거부하지 않는다. 당신의 손을 단단히 붙잡은 채 배 위로 올라 노를 잡았다. 한참을 머뭇거리더니 꺼낸 말이라곤,) 어, 어제는…. (이후 입을 꾸욱 다문다. 죄를 고하는 것도, 용서를 구하는 것도 전부 염치없게 느껴졌던 탓이다.)
위 련:어제는. (멀뚱.) 좋았지?
첸 티엔:그, 그읏. (급기야 혀를 깨문다. 눈에 눈물 그렁그렁 매단 채….) 그, 그것이. 어, 어어.
위 련:난 좋았는데.
첸 티엔:저, 저, 저, 저도? 저, 저도. 네에. 그, 그? 네.
위 련:웅. (칭찬하듯 머리 복복….)
첸 티엔:( @/////@ ???????? ) 노, 노여워하시지, 아, 않으시네요.
위 련:내가 그래야 해? (흠.) 어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기억나는데?
첸 티엔:(차마 답하지 못했다. 그러나 금방이라도 혀를 깨물고 싶어 하는 표정을 짓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모든 걸 기억하는 모양.)
위 련:내일도 할까? (뭘?)
첸 티엔:(급기야 훌쩍이기 시작하며…….) 아, 아, 아, 안, 됩니다. 그건….
위 련:왜 안 되는데?
첸 티엔:저는, 폐하의…. (잠시간 입을 다문다. 입술을 감쳐물고 바닥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수 초를 흘려보낸 뒤에야 말을 잇는다.) 짝은…. 되, 될 수 없으니까요.
위 련:왜 안 되는데??? (똑같은 질문. 끝만 조금 더 올라간.)
첸 티엔:(점점 쪼그라들었다.) 저어, 그…. 시, 실은, 몸이, 그렇게…. 좋지 않아서. 그래서…. 과, 관직에서도, 물러나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위 련:(손 꼬옥 깍지를 낀다. 걱정 어린 낯빛을 하고 불쑥 고개를 드밀었다.) 많이 아파? 그래서 안 하던 분칠까지 한 거고? 어디가 아픈데? 내가 고쳐줄게.
첸 티엔:(얼굴 빨갛게 물들인 채 붙잡지 않은 손을 들어 제 얼굴이며 목을 더듬거린다.) 티, 티가…. 나나요?
위 련:많이…….
첸 티엔:(웃…….) 어, 어째서…….
위 련:보면 알아 그냥.
첸 티엔:(흐윽…. 훌쩍훌쩍.)
위 련:울지 마. 내가 울린 것 같잖아. (쪽.)
첸 티엔:(쪼끔 그쳤다.)
위 련:어떻게 고쳐?
첸 티엔:자, 잘 모르겠어요. 어의를, 찾아가 보기도 했지만…. (고개 슬슬 내저었다.)
위 련:내가 고쳐줄게. 나 너 없으면 죽어버릴 거야…. (극단적인 발언!)
첸 티엔:(딸꾹, 딸꾹 딸꾹.) 어, 어, 어찌, 그런, 끅, 말씀을, 하시나요?
위 련:어제도 말했잖아, 좋아한다고….
첸 티엔:하지만, 조, 좋아, 한다고 해서…. 딸꾹. 주, 죽음, 까지, 고려하는 것은…. (사랑과는 거리가 멀지 않나. 적어도 지금의 첸 티엔은 그리 생각했다.)
위 련:그러엄. 좋아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
첸 티엔:으, 으음. (그리고는 조용해지는 것이다. 생각이 늘어난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면. 자연스럽게 시선은 당신에게 가닿았다.) 조, 좋아한다면…. 살아가야, 해요. 사, 상대가 그걸, 바란다면요.
위 련:(눈을 껌벅거린다. 감았다 뜨는 데 드는 시간이 길어진다.) 그럼 살아줄 거야? 내가 원하면?
첸 티엔:(바스스 웃는다. 고민할 것도 없다.) 그럴, 수만…. 이, 있다면요.
위 련:(공백 없는 대답 지켜보며 당신의 어깨 위로 머리를 얹었다.) 나는 그런 거 못할 것 같아. 차라리 죽어버리는 편이 마음 편해. 네가 없으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으려면…. (곧 고개 들고선 따라 웃기나 했다. 멋대로 약지끼리 엮으면서.) 그러니까 같이 살자. 내가 잘해볼게.
첸 티엔:(밀어내지 않는다. 전해지는 온기를 오롯이 받아들였다. 죽음을 각오할 적마다 당신을 만나게 되니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럴 때마다 삶을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 또한 기이한 일이고. 첸 티엔은 다시금 살아가게 되었다. 그것도 혼자가 아닌 당신의 곁에서. 그 사실이 못내 행복해 눈물마저 매달고 만다. 눈가가 촉촉이 젖어들었다. 울 듯 웃는다.) 제가…. 귀, 찮지, 아, 않으신가요?
위 련:왜 귀찮아? 전혀. (손이 좀 가긴 하지. 그래도 귀찮을 정돈 아니다. 오히려 하나하나 제 입맛대로 길을 들일 수 있단 게 마음에 들기까지 한다. 따지자면 실상 사람 귀찮게 하는 성미 가진 편은 이쪽이다. 제멋대로에, 고집불통, 변덕스럽기까지! 그런 성격 받아줄 만한 사람이 어디 여럿일까. 꼭 당신만이 온전한 날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첸 티엔:서, 성가시진, 않고요? (첸 티엔은 자신의 성정을 아주 잘 알고 있다. 소심하며, 줏대도 없고, 타인 앞에서 목소리 키울 줄도 모르며 그렇다고 몸을 잘 쓰는 것도 아닌, 말 그대로 이도 저도 아닌 인물. 틈만 나면 넘어지기 일쑤에 매일 같이 주눅 든 채 눈물 주렁주렁 매달고 다니니 건강 문제를 제치고서라도 누군가의 남편감은 아니다 싶다. 그럼에도 감히, 당신의 반쪽을 욕심내는 연유는 별것 없다. 자신이 넘어져 눈물을 흘리고 있노라면 언제든 내밀어지는 손이 있었다. 자신은 죽어서도 그 손을 잊지 못할 테지.)
위 련:몰라. 어떤 부분이? 이렇게 자꾸 묻는 거? 쪼끔? (끝장나는 자문자답을 해놓고. 그렁그렁 매단 눈물이 뺨 타고 흐르기 전 얼른 입술을 맞대었다가 뗀다. 샐쭉하니 웃는다.) 그래서 좋아. (평소에도 당신의 지나친 섬세를 빌려다 쓰고 있다. 기분 상한 것 하나하나 눈치 보며 물어대니 ‘혹시 화나셨어요?’ 그렇게 물으면 ‘웅.’ 대답하며 어리광 좀 부릴 수도 있고. 먼저 ‘죄송해요….’ 사과하면 ‘아냐 괜차나.’ 하며 아량 넓은 체 좀 할 수도 있고. 하여간 싫을 리가 없는데. 그 성격에 질려 손 놓을 일은 없다. 영영.)
첸 티엔:(결국 성가시긴 하단 거지. 비죽 솟아오르는 서러움을 흘려낼 일은 없었다. 입술에 닿아 온 온기란 그런 것이었다. 방울방울 흘려 낸 눈물마저도 잊게 만드는 것. 물 떨어진 바닥 바라볼 적이면 짙게 물든 흔적 또한 호선을 그릴 테지. 명확한 애정을 품어놓고서도 묻는다. 본디 하늘이란 비출 수 있으나 비칠 수 없기에 탐욕적이다.) 제, 외관은…. 시, 싫지 않으시고요? (노를 잡은 손끝이 곱아든다. 입는 옷이라곤 촌스럽기 그지없고, 감각 또한 없기에 정인에게 예쁜 장신구 하나 쥐여주지 못할 게 뻔하다.)
위 련:내가 예쁘면 되는 거 아니야? (뭐…가?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만 내비치다 당신의 얼굴 뜯어본다. 그리고 생각한다. 옷 입는 방식은 영 마음에 들지 않으나…. 이러니저러니 해도 얼굴만 합격이면 되는 거 아닌가? 게다가 외양 화려하게 가꾸는 사람은 취향이 아니라 ―당연함. 내가 더 돋보여야 함. 황제임.― 차라리 이쪽이 낫다. 당신의 무거운 맘 알지도 못하고 가벼운 상념만 물결따라 이리저리 굴러다닌다. 저로선 당신이 무얼 걱정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대답 원하는 듯하니 솔직하게 터놓고 있을 뿐이다.)
첸 티엔:(실없이 웃는다. 바보 같은 미소였다. 아마도 당신이 사랑했을 그 낯.) 저를…. 어, 얼마나, 좋아하세요?
위 련:지금 떠오르는 대로 대답해 줄까 진지하게 대답해 줄까…….
첸 티엔:어엇. (이런 답은 또 예상치 못한 것이라. 눈 휘둥그레 뜬 채 붉은 눈동자 데록데록 굴리기만 한다.) 두, 둘 다…?
위 련:네 애 밸 때까지 (삐이이) 하고 (삐이이) 한 후에 (삐이이) 해버려서 나와 혼인할 수밖에 없게 만들고 싶을 만큼 좋아한단다.
듣고 싶은 말 이런 게 아니었다면. (지나치게 덤덤한 표정이다.) 네가 원한다면, 네가 죽더라도 살아갈 수 있을 만큼은…….
첸 티엔:(딸꾹. 노마저 놓치고 만다. 손아귀에서 떨어진 노가 풍덩 소리를 내며 아슬아슬하게 나룻배에 걸쳐졌다.)
위 련:어이구.
첸 티엔:무, 무, 무, 무, 무슨. 무슨.
위 련:(두 뺨 쥔 채 잡아당겨 찌인하게 뽀뽀나.) 아무 일도 없었잖아 우리.
첸 티엔:(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숨은…. 쉬고 있을까? 잘 모르겠다.) 네, 네에? 무슨. 그, 그게 무슨. 그런, 그, 그런, 으, 음란한 말을…. (바들바들바들.)
위 련:어젠 너도 즐겼잖아. (진짜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첸 티엔:(파들파들파들…. 직전까지만 해도 사위는 낭만으로 물들어 있었는데 말이다. 지금은 육식 햄스터를 앞에 둔 초식 토끼마냥 몸을 떨어대었다.) 그, 그건. 야, 야, 약, 때문에.
위 련:그저 그것 때문에? (당신의 허리 꼬옥 껴안는다….)
첸 티엔:(허리 바짝 세운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진동하고 있다.) 자, 잘, 모르겠습니다. 기억이, 제대로, 나질, 아, 않아서…. (말 뚝뚝 끊길 적마다 어미가 이리저리 튄다. 누가 보아도 거짓을 고하는 모양새.)
위 련:(몸이 달달달달 떨리는 것 같다. 착각인가? 시선을 돌려 호숫가 들여다 보니 배 주위로 물결이 지고 있다. 음. 착각만은 아니군. 일 치기 직전의 사람처럼 주변을 살핀다.) 당장 이곳에서 기억나게 만들어 주리?
첸 티엔:기, 기, 기억, 나요! 기억, 나는 것 같아요. 저, 전부요.
위 련:좋았지? (꼬오옥.)
첸 티엔:네, 네에…. (흐윽, 훌쩍. 울음소리 이어지긴 했으나 뭐.)
위 련:(헤헤. 쪽.)
첸 티엔:(우우…. 분칠으로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시뻘겋게 달아오른 낯짝이다. 하여간 그런, 사랑에 매몰된 얼굴을 하면서도 바들바들 떨리는 팔을 뻗어 노를 쥐었다.) 도, 돌아가요….
위 련:웅. (단단히 껴안은 채였으니 노 젓는 행위를 방해하는 꼴이다. 하나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나에 대한 건 단 하나도 잊어버리면 안 돼.
첸 티엔:다, 단 하나도요?
위 련:으응. 뭐, 잊어버리고 싶은 거 있어?
첸 티엔:(재차 입술을 우물거린다. 잊고 싶은 것은 없으나, 영영 알지 못했으면 하는 것은 있었다.)
위 련:뭔데. (옆구리를 쿡. 아프게 찌른다.)
첸 티엔:아얏. (한쪽 눈가에 눈물 그렁그렁 매달고는…. 머뭇대며 말 잇는다. 이상하리만치 얼굴이 붉다.) 그으, 저는…. 처, 처음, 이었는데.
위 련:이었는데? (말 재촉한다.)
첸 티엔:어제, 폐하께서는, 그으. (시선이 바닥에 고정된다.) 느, 능숙, 하셔서….
위 련:허어. (입꼬리 씰룩.) 그래서 처음 아닌 것 같았어?
첸 티엔:(대답 대신 울먹인다. 울먹이는 것부터가 대답이긴 했다.)
위 련:어떤 부분이 능숙한 것 같았는데? 응? (이런 것 캐묻기나.)
첸 티엔:너, 너무하세요. 저는, 시, 심각한데…. (우우.)
위 련:(헤쭉 웃더니 뒤늦은 대답.) 나도 처음이었는데. 연습했어, 네 생각하면서. (말하지 않아도 될 정보까지 탈탈 털어서.)
첸 티엔:(우뚝. 이번에는 조금 다른 의미로 굳어버렸다.) 여, 연습…. 이요? 어, 어떻게…?
위 련:응? 손으로….
첸 티엔:(잠시간 말이 없다…. 펑! 소릴 내며 터져버렸다. 아무래도 파렴치한 상상을 한 모양이다.)
위 련:(펑 터지기 직전까지 묻지 않아도 줄줄 말했다. 아주 뻔뻔스럽게.) 그건 왜 물어? 네가 만져주는 상상하면서 해봤어. 처음에는 혼자 손가락 넣는 것도 어렵던데, 그래도 네 생각하면서 하니까 좀 괜찮길래 빌렸어. 그런다고 닳는 거 아니잖니. 이해해 줄 거지? 하여간 혼자 몇 번 해 봤으니 물건 받는 것도 비슷할 줄 알았는데 어젠 아프더라. 다음엔 살살 해야 해, 알았지? 이제 돌아갈까? (노를 대신 쥐고 휘적휘적 저어본다. 어딘가 어설프다.)
첸 티엔:(어버버. 제정신 차리지 못하고 눈 핑글핑글 도는 와중에도 냅다 팔을 뻗어 노를 가로챈다. 당신의 손에 이런 짐을 들릴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나. 그렇게 한참을 노를 저었다.)
▶:배는 미끄러지듯이 육지에 도착합니다.
첸 티엔:(먼저 배에서 내린 뒤 당신에게 손을 내밀었다.)
위 련:(당신의 손 위에 제 손 얹고 사뿐히 배에서 내렸다.) 점검은 이게 끝이야?
첸 티엔:(당신이 배에서 내린 뒤에도 맞잡은 손 놓지 않았다.) 네, 네에. 배도, 노도…. 푸, 풍경도, 전부 괜찮았어요. 가, 감사합니다. 어울려, 주셔서….
위 련:(손 가볍게 붙든 채 걷는다.) 으응. 돌아가면 네게 호위를 하나 붙여두는 게 좋겠구나. 오늘 막 그런 얘길 들었어, 재상의 목숨을 노리는 세력이 어의를 매수하여 두었다던가….
▶:그 순간 당신은 이상한 감각을 느낍니다. 말이 씨가 된다고 하던가요? 살면서 사람이 키우면 안 되는 감각 중 하나이지만 이 감각이 없었다면 당신은 이 자리에 없었겠죠. 살의를 숨긴 누군가의 기척이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위 련: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2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매화 나무들 사이로 희미하게 화살촉을 발견합니다. 활을 들고 있는 사람은 온 몸을 검은색으로 가렸습니다.
곧이어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화살이 당신을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옵니다. 그런데 화살의 경로가 조금 이상합니다. 당신이 표적이라고 하기에는 화살촉의 방향이 묘하게 비껴있습니다. 당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표적으로 삼은 것 같아요.
자연이 아닌 화살이 만든 바람이 머리카락을 흩뜨리고, 등 뒤에서 화살촉이 살갗을 가르고 파고드는 소리가 소름끼치게 울립니다.
곧이어 누군가가 신호탄처럼 비명을 지릅니다. 사람이 화살에 맞았다!
소란스럽긴 하지만 평화로웠던 호숫가의 분위기가 한 순간에 아수라장이 됩니다.
뒤를 돌아보면, 어깨에 맞은 화살을 채 뽑지도 못하고 주저앉아 있는 티엔이 보입니다. 어깨를 붙잡은 손에는 피가 흥건합니다. 그런데 피의 색이 이상하네요. 분명 몸 안에서 박동하던 피일 텐데, 색이 거뭇합니다.
▶:련, 어떻게 행동하나요?
위 련:(일시 자리에 굳어 고정된다. 당신의 손 붙들고 어린 아이처럼 종알댄 게 방금 전인데. 티엔, 이름 읊으며 금세 당신 가까이로 다가갔다. 제 일 같았으면 당장 저 자 잡아오라 이르며 침착한 낯 지켰을 일에, 지금은 당황에 못 이겨 옷자락 바닥에 잔뜩 끌리도록 양 무릎까지 꿇고서.) 어, 떡해. 많이 아파? (상처 확인하려 당신의 손 위로 제 손 다시 겹쳤으니, 검붉은 피 그대로 묻어난다.)
첸 티엔:(퍽 부드러운 손길로 당신의 손을 잡아 내린다.) 더, 더러운 게…. 묻으면, 아, 안 되니까요. (그리고는 눈썹 늘어트리며 웃는다. 파리한 안색에, 점차 숨 가쁘게 내쉬나 쓰러지진 않았다.) 보는, 눈이 많으니…. 더, 스, 습격해오진 못할 거예요. 궁으로….
위 련:(말꼬리 잡을 것이 산더미인데, 그럴 여유조차 남지 않아 입술만 감쳐물었다. 소란을 중심으로 사람이 모여드니,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었을 호위 또한 다급히 제가 있는 곳으로 왔을 것이다. 그에게 탈것을 불러오라 시켜 서둘러 궁으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동안 당신의 진정을 위해 가만 입 다문 채 머리만 굴렸다. 독을 사용할 속셈이라고 했지, 그래서 혈흔의 색이 이런 것일까? 제 소매 부근 말라붙은 자국을 내려다본다. 과연 해독제가 있기는 한지도 걱정이고….)
▶:두 사람은 급히 궁으로 돌아갑니다. 어의에게 티엔을 보이면, 당신의 짐작대로 독에 당했다는 말만이 돌아옵니다. 해독제를 먹으면 되는 일이니 안심하시라는 말과 함께요.
▶:...
...
어떤 일이 벌어졌든 간에 궁궐은 분주합니다.
오늘 밤 있을 축하 연회를 위해 야시장이 열린 날부터 당신을 뺀 모두가 바빴습니다. 아니, 당신도 바쁘긴 했지요. 당신의 의지가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예비 황후를 정하기 위해서 정신없는 이틀을 보내지 않았나요.
이러나저러나 황제의 시선 밖에서 사흘 동안 모든 이들이 공을 들여 꾸민 궁궐은 어디를 눈에 담아도 그 자태가 수려하고 웅장합니다.
그러니 물어볼게요. 련, 지금 당신은 어떻게 하고 싶나요?
위 련:(내 토끼는 어디에 있지…….)
▶:당신이 하얀 토끼를 떠올릴 적이면, 영의정이 독대를 청한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어떻게 할까?
위 련:(내 토끼!!!!! 그렇지만 내 토끼도 쉬어야 할 것이다…. 일단 이 사람도 황제이니 맡은 바를 좀 하고 돌아오도록 하자. 영의정과의 만남에 응한다.)
▶:이윽고 영의정이 정전으로 들어와 당신의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최덕하: 폐하, 감히 폐하께 요청을 드리옵나이다. 재상이 도무지 해독제를 먹질 않아…. 폐하의 명이라면 들을까 싶어 무례를 무릅쓰고 이리 청합니다. 부디 재상을 뵙고 명을 내려주시옵소서.
위 련:(끙. 이마를 짚는다.) 재상은 지금 어디에 있지?
최덕하: 건강이 위중하니 궁내 마련된 처소가 아닌 본인의 자택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안내하겠나이다.
위 련:그리 하도록. (느릿하게 몸을 일으킨다. 걸음 내내 생각이 복잡하게 뒤엉켰다. 티엔은 아마 자신을 위협하려는 이들의 행적이라면 낱낱이 알아차리고 있었을 테다. 가만 짐작한다. 해독제가 버젓이 존재함에도 불구 들지 않는 것은 아마 그 속에 설매화가 섞였다는 사실 또한 알기 때문이겠지. 하나 이상하다, 매실을 입에 댔을 때의 탈은 분명 목이 붓고 간지러운 정도라고 하였다. 그런 것이 목숨 위중케 하는 독보다 심할 리 없을 터인데. 대체 무얼 숨기는 건지….)
▶:영의정은 당신을 티엔의 자택으로 안내합니다. 티엔의 자택은 그의 성격이 반영되기라도 한듯 작고 소박하네요. 그가 머무는 방문 앞에는 매화향이 나는 탕약을 들고 곤란해하는 어의가 있습니다.
어의: 재상께서 도통 안으로 들여보내 주시지를 않으십니다….
▶:현재 황제의 반려가 없는 지금 재상의 위에 있는 이는 황제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이 문을 열고 그에게 해독제를 먹일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이네요.
련, 어떻게 할까?
위 련:비켜봐라. (냅다 사람 치우고 벌컥 문을 여나….)
▶:문을 벌컥 열면, 사람 하나가 지내기에는 적당한 크기의 방바닥 위로 너저분하게 흩어진 종이들이 발에 밟힙니다. 방의 중앙에는 몸을 웅크리고 이불을 뒤집어 쓴 티엔이 있네요. 탁자 위에는 붓과 벼루가 놓여있고, 벽면에는 장롱이 있습니다.
위 련:나 왔는데. (이불부터 냅다 들춘다.)
첸 티엔:(파리한 안색이 이불 밖으로 빼꼼 내밀어졌을 것이다. 당신 보자마자 바들바들 떨기 시작한다.) 폐, 폐하….
위 련:(뭐라도 할 것처럼 눈썹 사이 좁히다가도 옆에 폭 앉기만.) 많이 아파?
첸 티엔:(고개 끄덕이다가도 내젓는다. 원체 거짓 담아내는 데에 재능 없는 이였으니 이마저도 곧 들통날 거짓말이겠지만. 잔기침 콜록대며 몸 일으키고자 했다.) 여, 기까진…. 어쩐 일로.
위 련:어디 사는 누군가 해독제 마시질 않는다 하여 여기까지 행차했단다…. (빤히 쳐다본다. 이불로 빈틈없이 당신의 몸을 꽁꽁 싸맨다.)
첸 티엔:(순식간에 번데기가 되었다. 우웃.) 하, 하지만. 매실, 이…. (들어있는걸요. 덧붙여지는 음성이 초라하기 그지없다.)
위 련:먹는다고 죽는 거 아니잖아. (당신을 포옥 눕히고 그 위 적당히 평평한 곳에 포옥 앉았다. 무게 싣지 않고 요령 있게 앉았으니 무겁진 않았을 테다.)
첸 티엔:그, 렇긴 한데. (우물쭈물. 반항하지 않고 무게를 받아들인다. 익숙한 온기 전해지니 한껏 경직되었던 몸도 풀어지는 것만 같다. 자연스레 표정 또한 풀린다.) 이, 이상하게 들릴 거란 걸…. 알아요. 하지만, 그래도…. 그걸, 먹으면. 더는, 제가 아니게 되, 될 것만 같아서.
위 련:(두툼한 이불을 사이에 두고 몸을 겹쳤다. 가슴께에 귀를 가져다댄다. 평소보다 박동 소리 미약하게 들리는 것만 같으니 입술을 비죽 내밀게 되고.) 네가 아니게 된다는 게 뭐야. (그리고는 퍽 자기중심적인 말을.) 날 사랑하지 않게 된다고?
첸 티엔:으, 으응. (미약한 숨소리 속 내뱉는 것은 명백한 긍정이었다. 가정조차 하고 싶지 않았던 사실을 기어이 제 입으로 인정하는 꼴이란. 괜스레 서러움이 밀려와 코를 훌쩍이기도 했다.) 폐하를, 이, 잊어버릴 것만 같아요. 저는, 그게, 두려워서….
위 련:(잠시 말이 없다. 날 잊어버린다고. 가당키나 한 말인가? 첸 티엔이 위 련을……. 당신이 숨 훌쩍 들이쉴 때면 제 몸도 덩달아 들썩인다. 제 자신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모르겠어서, 심장께에 귀 가져다 댄 채로 긴 숨만 내쉬었다. 당신에게 둥그런 머리통만 보이며. 네가 무사할 수 있다면 나 같은 건 잊어버려도 괜찮다고, 다시금 내게 빠지도록 만들 수 있으니 걱정 말라고. 들어차는 것은 애정인데 고르고 고른 말이라고는 퍽 비뚤어졌다. 지나치게 가볍다. 욕심밖에 없다. 숨소리처럼 중얼거린다.) 네 처음 두 번 가져가는 것도 나쁘진 않지…….
(대답 듣기 전 몸을 일으켰다. 얼굴 보이지 않고 곧장 등을 돌렸다. 탁자 위의 붓과 벼루를 내려다본다.)
첸 티엔:(이해가 더디다. 한발 늦게야 무슨, 무, 무슨. 그런 의미 없는 감탄사를 늘어놓기만 했다. 창백한 낯짝에 혈색 도는 것은 덤이다.)
▶:탁자 위에는 방금 전까지 붓을 쥐고 있기라도 하였는지, 먹이 묻어있는 붓이 보입니다. 벼루에는….
위 련: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4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또다른 액체가 떨어져 있군요. 붉은 핏방울입니다. 몸상태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모양이에요.
위 련:(얼른 약을 먹여버려야지 원…. 걸음 옮기려니 바닥에 흩어진 종이가 아래에 밟힌다. 몇 장 집어 내용을 읽어본다.)
▶:그것은 티엔이 수기로 적은 정보입니다. 몇몇 명문가의 자제들과 일반 백성들의 정보가 빼곡하게 적혀있습니다. 홍월의 이름도 보이네요. 아마 당신에게 반려를 찾아주기 위해 티엔이 노력한 흔적인가 봐요. 이제는 쓸모없어졌지만요.
위 련:이 자의 이름이 마음에 쏙 드는구나…. (아무 사람의 이름 쿡 가리키며 아무렇게나 말했다…. 실은 제대로 읽지도 않았으면서 심통이 나 그러는 것이다. 벽면으로 다가가 장롱을 뽈깍.)
첸 티엔:(이불 밖으로 눈만 빼꼼 내민채 묻는다. 울먹.) 무, 무슨, 자를…. 쓰셨는데요?
▶:검은색의 커다란 장롱입니다. 뽈깍 열면 이불 몇 가지가 있네요. 과연 이불만 들어가 있을까요? 련, 어떻게 할까?
위 련:몰라. 하늘 천자였나…. 기억 안 나. (대강 대꾸하더니 이불 하나 폭 안아 당신의 몸 위로 얹어준다. 이불 거덜 날 때까지 그걸 반복했다….)
▶:기어이 장롱의 이불을 모두 꺼내면, 궤짝 하나가 장롱 구석에 박혀 있습니다. 자물쇠로 단단히 잠겨져있는 것 같네요.
첸 티엔:(하늘 천자. 볼 발그레 물들이며 이불에 얼굴 포옥 묻었다.)
위 련:(궤짝 덜컹! 하고 열어본다. 나는 자물쇠를 부술 수 있나.)
▶:근력? 판정?
위 련: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97 |
| 판정결과: | 실패 |
팔 아파아.
첸 티엔:(머뭇…. 큰 소리가 들리니 다시금 이불 밖으로 고개 빼꼼 내민다. 누워 있으니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리가.) 저어, 무, 무슨…?
위 련:응? 너 추울까 봐 이불 꺼내다 보니까 뭐가 있길래애. 이거 뭐야? (순진무구한 눈. 궤짝 힐끔힐끔거린다.)
첸 티엔:앗…. (궤짝 보자마자 볼 발그레 물들인다. 꼭 무언가 숨겨두기라도 한 것처럼!) 아, 아끼는 것을…. 담아 둔 함이에요.
위 련:뭐가 들었는데? (열어조… 표정…….)
첸 티엔:(우.) 아, 안 되는데.
위 련:왜애애앵. (당신 가까이 슬금슬금 다가가 몸 위로 머리 포옥.)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2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첸 티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위 련:(알려주기라도해조.)
첸 티엔:아, 안 되는, 안, 되는데, 되, 되나…?
위 련:빨리이.
첸 티엔:(우.) 저, 번에…. 야시장에서, 얻었던 램프요. 그거랑, 폐하께서…. 주, 주셨던 장신구들. 너, 넣어뒀어요. (우우.)
위 련:그걸 보관해뒀어? 쓰지도 않구.
첸 티엔:아, 깝잖아요. 소, 손때가 타는 건….
위 련:얼마든 새로 선물해 줄 수 있는데두우.
첸 티엔:저, 전부…. 보관, 할래요. (헤헤.)
위 련:(흥….) 그럼 딱 하나만 하고 다녀.
첸 티엔:(눈 데굴데굴.) 어, 어떤…?
위 련:으음. (쌓아 올린 이불 안으로 손을 밀어 넣는다. 비록 허벅지나 그 부근을 만져버린 것 같긴 한데 순전히 실수였다. 진짜다. 하여튼 이불 안 마구 뒤적여 당신의 손을 찾았다. 왼손, 소지에 채워져 있을 가락지를 문지르던 손길이 약지로 옮겨간다. 그 빈 자리를 한참 매만지기만 하다 깍지를 끼고서 웃는다.) 있어, 그런 게…….
첸 티엔:(이리 갸우뚱, 저리 갸우뚱. 전날 밤 당신과 몸 겹친 상대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순진한 낯짝이다. 당신의 뜻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듯싶다. 그러나 이마저도 당신은 예상했을 것이며, 이 예상마저도 품어내며 사랑해줄 것이 분명하니 첸 티엔의 무지는 사랑의 시련 따윈 될 수 없을 테다.) 네, 네에. 그런데…. 그, 그것마저도, 닳아버리면…. 어, 떡해요? 그런 건, 시, 싫은데.
위 련:(차근차근 알려주면 될 일이지. 서두를 필요성 느끼지 못했다. 다만 당신이 이해하지 못할 말들을 하게 되는 것만은 어쩔 수가 없었다.) 원래 그런 건 마냥 새것처럼 보이는 것보단, 생활감 있는 게 좋지. 그래야 남들에게도 사이 좋아 보이고.
첸 티엔:(여전히 알쏭달쏭한 눈치다. 다만 티엔에게 련의 말은 교리나 진리와 버금가는 것이라,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대도 그저 고개 끄덕이고 마는 것이다.) 하, 한데…. 이만, 도, 돌아가 보셔야지 않나요. 여, 연회가 곧이에요.
위 련:응? 이제 너 약 먹는 거 볼 때까지 숨 참을 건데.
첸 티엔:으, 으응? 네?
위 련:(숨 멈춘다. 어디까지가 농담이고 진담인지…….)
첸 티엔:(사색이 되어 몸을 일으킨다. 어찌나 급하게 일으켰는지, 핑 도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몸의 중심을 잡기도 했다.) 폐, 폐하? (당신의 곁으로 다가가 입가를 더듬는다. 호흡을 느껴보려는 속셈이다.)
위 련:(당신의 몸 붙들어 주긴 하는데. 숨을 쉬지 않는다. 이거 원래 당신 몫의 행동이었던 것 같긴 한데….)
첸 티엔:(눈 질끈 감는다. 이어지는 것은 티엔 나름의 폭탄 발언일 것.) 아, 아, 안 돼요. 숨, 쉬셔야 해요. 지금은, 저, 접문도, 모, 못 한단 말이에요…!
위 련:(흡 참았던 숨이 푸시시 빠진다.) 왜 못 해?
첸 티엔:호, 혹시라도, 독이…. 주, 중독되면 안 되니까요. (우물우물.)
위 련:마침 해독제도 있고 딱 괜찮네….
첸 티엔:(히이잉.)
위 련:다시 숨 참아도 돼?
첸 티엔:(우우.) 아, 아, 안 돼요….
위 련:치.
첸 티엔:아, 안 되는 게 당연한 건데도요. (우우.)
위 련:내가 얻는 이득이 하나도 없잖아.
첸 티엔:하, 지만…. (눈썹 늘어트린다.) 제가, 저, 정말…. 폐하를, 이, 잊어버리면, 어떡해요?
위 련:그때도 다시 날 사랑할 거면서.
첸 티엔:(그 또한 당연한 명제이리라. 다만, 그 한순간도 당신을 잊고 싶지 않았다. 과한 욕심인 걸까. 낯은 우울하기만 하다.) 어, 떻게…. 그리, 화, 확신하시나요?
위 련:내가 꼬실 거라서…….
첸 티엔:(눈 동그래진다.)
위 련:응?
첸 티엔:어, 어떻, 게…?
위 련:아, 그래. 미리 알아둬야지. 내가 어떻게 하는 편이 좀 더 마음이 설레는 것 같니? 밀어붙이는 편이 좋니, 다정하게 대해주는 편이 좋니?
첸 티엔:(급기야 눈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한다. 유독 당신의 앞에서 자주 보이는 얼굴이었다.) 저, 저는….
(수 초의 침묵. 볼 발그레 물들이며 답한다.) 다, 조, 좋아요. 그냥…. 전부, 서, 설렐 거예요.
위 련:으응, 그럼 됐어. 자신 있어. (뭐가.)
첸 티엔:(어쩐지 홀라당 설득된 것만 같다.) 으, 으응…. 그럼, 머, 먹을게요.
위 련:(헤헤 웃는다.) 먹여줄까?
첸 티엔:(끄덕끄덕끄덕.)
위 련:입으로?
첸 티엔:(빨개졌다. 도리도리도리.)
위 련:아쉽다.
첸 티엔:(웃.) 도, 독 때문에…. 아, 안 돼요.
위 련:그래, 내일 하자. (아무튼 내일 뭔가를 하기로 했다. 문 바깥으로 나가 탕약을 받아온다. 그러고 보니.) 내 금붕어 잘 있겠지?
첸 티엔:그, 러고 보니…. 사, 살피지 못했어요. (금세 주눅이 든다. 힐끔힐끔 당신의 눈치를 봤다.)
위 련:잘 있겠지 뭐, 난 설화국의 의학을 믿는단다. (그거 의학으로 들어가도 되는 부분인가 싶지만. 받아온 약 호오오. 불어서 입가에 가져다댔다.)
첸 티엔:(쉽사리 받아먹지 못하고 입술을 우물대기만 한다. 의도치는 않았으나 그 꼴이 꼭 토끼가 건초를 씹어대는 모양새나 다름이 없을 것.) 음. 그런데…. 이, 이렇게, 먹여 주시니까…. 조금. (부끄러운 것 같아요…. 때늦은 수줍음을 피력하기도 했다.)
위 련:입으로 먹여주면 덜 부끄러울 것 같애?
첸 티엔:(덥석 받아 삼킨다.)
위 련:(옳지. 머리 마구 쓰다듬었다.)
첸 티엔:(얌냠냠. 약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전부 비워냈을 테다.) 이, 제는…. 도, 돌아가 보셔요. 연회에, 참여하셔야지요.
위 련:웅. (뽀뽀 쪽.)
첸 티엔:(파드득 몸 떨며 뒤로 물린다.) 아, 아, 안 되는데. 아직, 은….
위 련:혀도 섞지 않았는데 뭘. (가뿐히 떨어진다.) 다녀올 테니 쉬고 있어.
첸 티엔:(바들바들바들…. 머리끝까지 시뻘게진 채다.) 네, 네에….
위 련:(총총 바깥으로 나간다. 약을 먹여두었으니 잘 살펴달라는 말을 어의에게 남기고.)
▶:어느새 시간은 흘러 쏜살같이 연회에 참석할 시간에 가까워집니다.
무희들은 꽃처럼 단장하고, 수라간에서는 이틀동안 혼신을 다해 준비한 음식들을 연회장으로 옮깁니다. 황제인 당신은 평소보다 화려한 옷을 입고 연회장에 참석해야지요.
련, 기꺼이 치장에 응하나요?
위 련:(물론 가장 화려한 옷과 장신구를 뒤집어 쓸 것이다. 큰 연회이니 당연하다, 심지어는 국혼에 대하여 알려야 할지도 모르는.)
▶:황제가 연회장에 들어서면, 조금은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한순간에 정리됩니다. 온갖 진귀한 음식과 술들이 올라오고 무희들이 춤을 추기 시작하며 궁중 악단은 성대한 연주를 시작합니다.
화성에서 온 사절단과 설화의 신하가 서로 앉아 나라의 화친을 도모하는 이 장소는 정말로 화려하다 할 수 있을 광경이에요.
시간이 지나자 티엔에 관한 이야기가 올라옵니다.
어찌 이 귀중한 날에 참석하지 않을 수 있단 말입니까?
누가 했는지도 모를 작은 추문에 다른 이들이 동조하기 시작합니다. 신이 내렸다는 천재. 꼬리에 달리는 소문들은 추잡스럽고 수치스럽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티엔이 당신을 배신하고 옆 나라와 손을 잡았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듯하네요.
위 련:(심드렁한 낯이다.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았으니 머지않아 방금 입을 연 이들 싹 다 갈아 엎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어허…. 재상의 건강이 심히 염려되는 탓에 짐이 직접 그에게 휴식을 취하라 명을 내렸다만.
▶:당신의 직접적인 제지에 곳곳에서 헛기침이 튀어나옵니다. 금세 화제가 옮겨지는군요. 이번에는 다름아닌 당신의 혼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대관절 혼인은 언제 하실 것이냐면서요. 내명부부터 채우는 것이 도리라나, 뭐라나.
위 련:하하…. 아주 예신들이 짐을 대신하여 새 살림이라도 꾸리지 그래. (또 시큰둥. 마음대로 말하라지 내가 자네들 잔소리 듣나 봐라… 싶은 표정 지었다가도 툭 폭탄 발언 내뱉는다.) 재촉하지 않아도 이번 연회가 끝난다면 할 작정이네.
▶:삽시간에 회장이 소란스러워집니다. 대신 중 한 명이 대표하여 묻는군요.
신하: 폐하,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아직 간택령을 내리지조차 않으셨습니다. 대체 어느 가문의 여식을 고르셨단 말입니까…?
위 련:(흘려듣기만.) 다 계획이 있느니라…….
▶:웅성웅성…. 웅성웅성…. 이윽고 질문이 이어집니다.
신하: 재상께서도 그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요컨대, 재상이 허락한 상대 맞지? 믿어도 되지? 라며 되묻는 꼴이군요. 아주 무엄하기 그지없습니다.
위 련:(이걸 안다고 해야 하나 모른다고 해야 하나? 잘 모르겠어서 또 대충.) 중요한가? 그게.
신하: 중요하다마다요! 황실의 혼사입니다. 엄한 자를 내명부에 앉혀둘 수는 없지 않습니까!
위 련:다아… 계획이 있다고 했을 텐데. (흥.)
▶:당신의 완강한 거?부?에 신하들도 어쩔 줄을 몰라 하며 고개를 조아리네요. 흥겨운 연회의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 눈치를 보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한번 궁녀들이 부지런히 술을 나르며 가면을 쓰고 칼을 든 무희들이 검무를 펼치면 얼어붙었던 분위기가 차츰 풀려나갑니다.
무희들의 무대가 한창 절정에 다다랐을 때, 당신은 문을 열고 소리 없이, 그러나 다급하게 다가오는 무화를 발견합니다.
무화:폐하, 재상께서…. 사라지셨습니다. 아무래도 도주하신 것 같사온데….
위 련:도주? 어디로?
무화:그것까지는…. (난처한 기색.) 어의가 방문을 열었을 적에는 이미 비어 있었다고 합니다. 혹 자택에 서신을 숨겨두진 않았을지…. 지금이라도 찾아가 보시겠습니까?
위 련:그래, 금방 돌아올 테니 다른 신하들이 내가 어디 갔느냐고 묻는다면 근엄한 표정 한 번 지어서 혼내주렴. 눈 부릅. 위협. 뭐 그런 거.
무화:아니 되옵니다. 저는 폐하의 곁을 지켜야 하는 몸. 거리를 두며 따라가겠습니다.
위 련:나 지킬 필요 없는데. (멀뚱… 그래도 알겠다며 몸 일으킨다. 티엔의 자택으로 총총.)
▶:다시금 자택으로 돌아가 문을 열면, 장롱문이 활짝 열려있습니다. 궤짝이 보이네요.
어떻게 할까?
위 련:(궤짝은 열 수 있나?)
▶:여전히 잠겨있긴 합니다.
위 련:(힘으로 덜컹!해본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78 |
| 판정결과: | 실패 |
(바깥으로 고개 빼꼼.)
무화야아아.
무화:(후다닥 뛰어왔다.) 이 무화, 폐하의 명 받들겠나이다. (초롱초롱한 눈. 그래서 저 뭘 하면 될까요? 스러운 표정이다.)
위 련:열어줘. (가리켰다.)
무화: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22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위 련:우와아. (짝짝짝짝.)
(궤짝 뽈칵.)
무화:(뿌듯…. 한 얼굴로 다시금 바깥을 경계하러 나선다.)
▶:가장 먼저 보인 것은 비스듬하게 놓여있는 램프입니다. 이외에는 종이 한 장과 새 것 같은 장신구가 놓여있네요.
위 련:(램프 힐끔. 어제의 그 램프인가?)
▶:정체 모를 노인에게서 받은 램프가 맞군요.
위 련:(종이 한 장을 펼쳐 내용을 확인했다.)
▶:티엔의 필체로 된 기록입니다. 독에 중독되었을 당시 쓴 것인지 평상시와 다르게 일그러져있긴 하네요. 문장구조마저 뒤죽박죽인, 혼곤한 상태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듯한 쪽지입니다.
위 련:(램프에 대해 말하고 있는 걸까? 종이를 품에 꼬깃꼬깃 집어넣었다. 이어 장신구를 눈에 담는다.)
▶:언젠가 당신이 선물했던 장신구입니다. 틈틈이 꺼내 손질을 한 것인지 먼지 하나 묻어나오지 않으며 은은하게 광택이 돌고 있네요. 한눈에 보아도 귀히 여겨졌음을 눈치챌 수 있을 정도입니다.
위 련:(귀히 여겼음이 무색하게 제 머리에 뽁 꽂아본다. 일부러 예쁜 걸로 골라준 것인데. 장신구 빼내 다시 궤짝 안에 내버려두고…. 램프를 한 번 문질러보나.)
▶:램프를 문지르면, 희뿌옇기도 하다가 붉은색, 검은색, 푸른색으로 일렁거리는 연기가 스며나오기 시작합니다. 아찔한 기분과 함께 머릿속으로 채 담을 수 없는 환영들이 지나갑니다.
위 련:
| 기준치: | 64/32/12 |
| 굴림: | 2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 아찔하고 황홀한 환영을 지나 보내면 당신은 익숙한 뒷모습을 발견합니다.
평상시 단정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너덜너덜한 차림으로 도망가고 있는 티엔이 있습니다. 신고 있던 신발은 전부 벗겨진 건지 맨발에는 상처가 가득합니다. 그의 표정은 헝클어진 머리에 가려져 잘 보이지는 않지만, 공포감에 흐르는 눈물만은 선명하게 보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진한 물비린내를 맡습니다.
다시금 환영이 보입니다.
티엔의 모습이 어려집니다.
어린 시절의 티엔은 알 수 없는 연유로 어딘가로 뛰어가고 있습니다. 곧이어 그의 발걸음은 어느 호숫가에 다다릅니다. 낯익습니다. 배를 띄웠던 그곳. 연애천이로군요.
▶:연애천에 선 티엔은 혼란스러운 듯 몸을 웅크리고 걸음을 옮깁니다. 하지만 그곳은 물이 많은 만큼 미끄러지기도 쉬운 곳, 덜덜 떨며 걸어가던 아이는 갑작스럽게 넘어지며 물속으로 빠져버립니다.
이어 당신은 물 안으로 뛰어드는 작은 인영을 봅니다.
어린 시절의 당신입니다. 어린 련은 물 안으로 헤엄쳐 들어가 티엔을 붙잡고 올라오지만, 중간에 숨이 부족한 듯 힘이 빠져버리고 맙니다.
그 순간, 불현듯 떠오릅니다.
위 련: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53 |
| 판정결과: | 실패 |
▶:이 램프라는 것을 통해서 과거에 개입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야, 뿜어져 나오는 연기에 맞닿은 곳마다 물 내음이 나는걸요.
련, 어떻게 할까? 연기 속으로 손을 집어넣나요?
위 련:(그 노인 분명 이것이 내게 유용할 물건이라고 했지. 떠올려 보면 그 자 단순한 사람 같지는 않으니 잘 하면 산신령, 못 하면 귀신쯤 되려나. 말 못 믿을 것도 없다. 유용하게 쓰이려면 내 바람대로 움직여야 않겠나. 대뜸 연기 안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연기 안으로 손을 뻗으면 차가운 물의 감촉이 느껴집니다. 물 속의 허공을 몇 번 더듬었을까, 손에 누군가의 손이 잡힙니다.
어떻게 할까?
위 련:(지나치게 생생한 감각이다. 손에 잡힌 것을 답싹 위로 끌어올린다.)
위 련: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86 |
| 판정결과: | 실패 |
(음. 휘적휘적.)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97 |
| 판정결과: | 실패 |
아힘드러.
▶:힘들어도 다시 한번?
위 련:(으쌰.)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31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힘냇다.)
▶:당신은 힘을 내 티엔과 어린 련을 수면 위로 밀어 보냅니다.
두 사람이 물 밖으로 빠져나오는 모습을 보며 당신은 기억해 낼 겁니다. 그날의 기억을요. 그날 당신이 구해준 그 사람을.
무슨 마음으로 뛰어들었나요? 어린 마음에 있는 정의감? 아무래도 좋습니다. 결국 언제나 티엔이었습니다. 언제나 결국 당신이었고요.
하지만 끝난 게 아닙니다. 현재의 그가 금붕어처럼 맥없이 가라앉고 있을 수도 있는 노릇이잖아요.
행선지는 명백합니다.
련, 어디로 갈까?
위 련:(역시 내 것을 찾으러 가야지. 한 번 건졌으니 책임을 져서 온 정성 다해 돌보아야지. 꼭 내 곁에서만 살게 해야지. 망설임 없이, 당신이 있을 호수로.)
▶:당신은 이윽고 연애천으로 향합니다. 호숫가에 도달하면 물비린내가 코를 찌르기 시작합니다. 저만치서 티엔이 연애천을 하염없이 내려다보고 있네요.
푸르게 빛나는 물안개. 어느새 보름달이 떠 있습니다. 서서히 꺼지고 있는 촛불들은 희미한 반딧불이처럼 반짝입니다. 그리고 그곳에 눈물로 얼굴을 적신 티엔이 있었습니다. 연신 주변을 살펴대는 꼴이 심상치 않네요. 봐서는 안 될 것을 보고 들어선 안 될 것을 들은 사람마냥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의 그때처럼…. 발을 헛디딥니다. 풍덩. 물이 크게 너울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제, 어떻게 할까?
위 련:(티엔, 느리게 당신 이름 담으며 걷는 것도 잠깐. 깊은 물소리 울리자 이름 더 부를 것도 없이 야, 너어, 꼭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 벌써 물속에 발 잠긴 사람처럼 당황한 낯 지어 보이더니 더 생각할 겨를 없이 깊은 호수로 뛰어들었다. 옷 주름 하나하나 물길 따라 길게 아래로 늘어지는 것이 무겁다. 시선은 하얀 인영을 찾는다.)
▶:당신 또한 호수에 잠겨듭니다. 숨구멍으로 들어오는 물의 감촉을 느낍니다. 아래로 가라앉는 하얀 인영이 보입니다. 그곳으로 헤엄쳐 갈수록 당신은 한가지 기억을 선명하게 떠올립니다. 이곳이 그토록 익숙했던 이유.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기 위해 당신은 스스로 물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과거와 현재를 막론하고 티엔은 티엔이며 당신은 당신으로서 이 자리에서 호흡하는 겁니다. 뭍으로 올라가야지요.
이안, 건강 판정?
위 련: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3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두 번은 어렵지 않습니다. 당신은 부족한 호흡을 가다듬고 티엔의 옷자락을 쥡니다. 폐 안으로 공기가 차오르는 감각이 선득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물에서 빠져나와 지상을 밟습니다. 뒤를 돌아보지 않았으니 저승으로 빨려 들어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요.
첸 티엔:(거센 기침이 이어진다. 바닥을 짚으며 물을 토해내는 데 여념이 없다. 여전히 정신이 없어 보였다. 자신이 누구인지, 이곳은 어디인지, 당신은 누구인지…. 인지할 여력조차 없어 뵌다.)
위 련:(콜록, 잘은 숨 내쉬며 당신의 등을 두드린다. 안색 살피며 상처 다시 벌어지진 않았는지 어깨 위를 더듬기도 했다.) 숨, 쉴 수 있겠어?
첸 티엔:(단단히 묶인 붕대의 촉감이 느껴졌을 테다. 핏물 묻어나오지 않는 것 보면 상처 벌어지진 않은 모양이다. 다정한 손길 와닿을 때마다 몸 흠칫흠칫 떨어대었다. 낯선 이를 보는 듯한 시선이 당신을 향한다. 그러나 그의 입에서 나온 자는,) 폐, 폐하…. 흑, 려, 련 님. 어디, 계세요? (명백한 당신이었다. 첸 티엔은 위 련을 잊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금 그가 보고 있는 것은 무엇이기에? 환각에라도 사로잡힌 것일까?)
위 련:(낯선 사람을 바라보는 듯한 그 눈빛 마주한 순간 피가 차게 식어버리는 듯했으나, 당신의 입술 새로 흘러나오는 사람이라고는 단 한 사람이라. 당신이 나를 잊지 않았으니 그저 다시금 각인시켜주면 될 일이다. 처음부터 시작할 각오마저 하였기에 그런 것은 전혀 어렵지 않다. 다정 어린 음성이 속삭인다.) 나 여기에 있어. 여기, 네 곁에. (하나 몸을 은근하게 밀어 붙인다. 어깨부터 목선을 타고 오른 손이 당신의 턱을 당겼다. 차가운 입매 가까이에 입술을 붙였다.)
첸 티엔:(익숙한 목소리,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감각. 모든 상황이 제 앞의 인물이 당신임을 확언했다. 그러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또 다른 것이라. 주인 잃고 미욱해진 이는 사리 분별 못 한 채 바르르 떨기만 했다.)
위 련: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3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바닥에 팽개쳐진 램프가 떠오릅니다. 기이한 연기였습니다. 어쩌면 그 연기가 티엔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위 련:(그때 그 시절. 돌아가고 싶은 시절…. 품에 넣어 두었던―아마 지금쯤은 물에 젖어 너덜너덜해졌을― 쪽지를 떠올린다. 이리 축축이 젖은 몸 그대로 움직여야 한다는 게 썩 내키지 않으나 별다른 수가 없다. 당신의 손만 꼬옥 쥐었다. 춥다 그치, 감기라도 들면 혼날 텐데…. 간간이 어린애가 할 법한 어리광만 중얼대며 램프 던져둔 곳으로 돌아갔다. 젖은 몸 위로 이불 대충 둘러주며 쓸모 다 한 줄 알았던 램프를 몇 번 문질렀다.)
▶:램프를 문지르면, 이전과 같은 연기가 흘러나옵니다. 연기를 들이마신 티엔의 눈에 총기가 스며듭니다. 몇 차례 눈을 깜빡이더니, 이윽고 붉은 눈이 커다랗게 뜨입니다.
첸 티엔:폐, 폐하…?
위 련:나 잘 보여? (흠뻑 젖은 옷차림. 말 그대로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된 제 모습 가리킨다.)
첸 티엔:허어억. (숨 크게 들이켠다. 다른 의미로 바들바들 떨기 시작했다.) 아, 안 되는데. 고뿔에라도 드신다면…. (순식간에 울상 된 낯.) 죄, 송해요. 저 때문에….
위 련:(그제야 제가 아는 첸 티엔으로 돌아왔다. 안도보다 먼저, 흐핫, 짧은 웃음부터 터진다. 얼른 양 팔을 뻗는다.) 응, 추워. 안아줘.
첸 티엔:(이제는 거리낄 것도 없다. 서둘러 당신을 끌어안는다. 그래 봤자 젖은 이 두 명이 몸 맞대었을 뿐이니, 별 효과는 없겠다 싶다.)
▶:그러고 보니 지금은, 청혼이라던가, 고백을 하기 딱 좋은 분위기 아닌가요? 보세요. 서로를 이렇게나 꼭 끌어안고 있는 걸요. 두 사람이 서로를 사랑함은 명백하나, 말로써 그것을 공고히 만드는 것도 나쁘진 않을 일일 겁니다.
여기서 티엔이 당신의 마음을 받아준다면, 당신은 티엔과 함께 황제와 그의 반려로 살아갈 수 있겠죠. 하지만 황제는 사랑만을 추구할 수는 없는 위치입니다.
만약 그 황궁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면, 티엔과 함께 먼 곳으로 떠날까요? 모든 것을 버리고 티엔만을 선택할 수 있나요? 그것도 싫다면, 더 이상 티엔과 엮이고 싶지 않다면…. 그것도 나쁘지는 않을 겁니다. 티엔을 붙잡는다고 해도 그가 언제 이렇게 불안정하게 변할지 몰라요. 아무리 사랑은 서로를 의지하는 거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붙잡고 매달려야 쥘 수 있는 것이 사랑이라면, 그 사랑이 당신의 마음에 차지 않게 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나요?
티엔은 그 어느 때보다 깊은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당신은 저 눈을 압니다. 당신이 하는 말에 무조건적으로 따르겠다는 말을 티엔은 입이 아닌 눈으로 속삭였습니다. 선택은 오로지 당신의 몫입니다.
위 련:(안기었다기엔, 꼭 당신의 치마폭에 올라앉은 모습이었다. 눈매 가느스름하게 휘어져 당신의 양 뺨을 붙들었다. 좁아든 거리를 사이에 두고 맹목적인 붉은 눈을 마주하자니 혼인해 주겠느냐는 물음은 이제 필요하지도 않은 것 같다고, 마침내 확신했다. 그러니 호수의 잔물결 같은 웃음을 흘리며…….) 아이는 몇이나 낳을까? (유연한 농을 짓는 것이다. 다만 놀림으로 치부하기에는 기어이 대답을 바라는 모양새였다.)
첸 티엔:(다만 이번만큼은, 당황보다는 제대로 된 답을 내어주고 싶었다. 당신의 짓궂은 농 한 번이면 늘 얼굴이며 몸, 정신마저 굳혀내기 여념이 없어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답 내어놓지 못했다는 사실 깨닫고 만 탓이다. 그렇기에 얼굴 새빨갛게 물들인 채 답한다. 정성 갸륵한 것과 별개로 내뱉는 목소리는 무척이나 작다.) 하, 하, 한 명…?
위 련:(쾌히 답을 들었다는 것에 신기해하는 일도 잠시.) 왜 하나야? (단순한 궁금증이다.)
첸 티엔:그으, 아, 아이를, 낳는 건…. 굉장히, 아프고. 히, 힘든 일이라고, 서책에서. (띄엄띄엄 말 잇는다. 점차 기어들어 가는 음성.)
위 련:힘들까 봐?
첸 티엔:(끄덕끄덕끄덕.)
위 련:내가?
첸 티엔:(끄덕끄덕끄덕끄덕.)
위 련:내가 네 애 배는 상상을 하긴 했구나?
첸 티엔:(기어이 선 채로 죽어버렸다.)
위 련:(실없이 웃는다. 다시금 당신의 턱 붙들어 입술끼리 맞댄다.) 혼인하는 거지? 나와.
첸 티엔:(겨우 고개만을 끄덕거린다. 참으로 볼품없는 수락이었다.)
위 련:식은 언제가 좋을까?
첸 티엔:조, 조금만 천천히…. (어차피 내가 다 준비하게 될 테니까!)
위 련:웅. 나 곧 혼인할 거라고 말해뒀어.
첸 티엔:네 ?
위 련:웅.
첸 티엔:으, 응??
위 련:웅 .
첸 티엔:누, 누구에게…?
위 련:신들이 하도 독촉을 해대길래, 다 계획이 있다고 했지. 이번 연회가 끝나면 할 작정이라고 했는데. 재상의 허락을 구하긴 한 거냐고 어찌나 물어대던지, 원.
첸 티엔:(이번… 연회가… 끝나면? 영민한 머리는 순식간에 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한 마디로 지금부터 혼례 날까지는 잠 못 드는 날이 이어진다는 것! 순식간에 퀭한 낯짝이 된다.) 너, 너무, 일러요.
위 련:(눈만 깜박깜박.) 오늘로부터 10년 뒤도 따지자면 연회가 끝난 뒤잖아.
첸 티엔:하, 지만…. (입술 비죽인다. 답지 않다.) 시, 십 년은 너무 멀어요….
위 련:(헤에.) 그럼 얼마가 좋아?
첸 티엔:(힐끔, 눈치 보며 답한다.) 이, 일 년 안에는….
위 련:웅. 너 좋을 대로 하자. (포옥 안아 기댄다.) 그래도 후사는 언제 얻어도 좋으니까…….
첸 티엔:(얼굴 시뻘게진 채 당신 꼭 끌어안기만 했다. 사위는 고요했으나, 첸 티엔의 박동만큼은 시끄럽기 그지없었을 테다.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숨길 수 없는 것. 애써 감추어도 티가 날 수밖에 없는 것. 소란스럽고 요란하나 싫지 않은 것.)
▶:두 사람은 비로소 서로를 바라봅니다. 그는 신이 내린 천재도, 당신의 책사도, 이 나라의 재상도 아닌 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바보 같던 사람이었습니다.
사랑을 속삭이는 이의 모습은 볼품없습니다. 욕심 낼 줄도 모르는 주제 탐욕 숨기지 못하는 모습은 멍청하기까지 합니다. 하나 역설적이게도 그렇기에 당신의 사랑을 쟁취해낸 것이겠죠.
길고 긴 세월이 흘러 이제야 우리는 서로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으니, 앞날에 오로지 꽃길만이 펼쳐져 있다 장담하지는 못하더라도….
우리는 서로만을 사랑했던 서로를 압니다. 그것으로 되었습니다.
▶:첸 티엔, 생환. 위 련, 생환.
이성 회복 1d4
이후 위 련과 첸 티엔은 혼례를 올려 설화를 다스립니다.
티엔은 1주에 한 번은 이유모를 것에 겁을 먹고 도망치곤 하였으나, 그가 숨는 곳은 당신의 품속이었으니 문제 될 일은 없을 겁니다.
램프는 호숫가를 떠난 날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습니다. 주인이 회수해가기라도 한 것일까요?
영의정에게서 티엔이 작성한 장부를 받았으니, 위 련은 이후 권력을 더욱 공고히 다집니다. 누구도 위 련에게 반기를 들 생각은 하지 못합니다.
▶:금슬 좋은 황제 부부 아래 설화국은 오랜 기간 태평성대를 누립니다.
위 련:(당신의 가슴팍에 귀를 가져다댄다. 아, 심장박동 다시 빠르고 선명하게 들린다. 그치지 않을 이 소란스럽고 요란한 사랑을 한껏 만끽하고야 고개를 든다. 붉은 낯을 한 제 연인과 시선 마주친다. 분위기는 들뜨고, 주위는 적막하니 마치 할 일은 단 하나 뿐인 것처럼 긴 호흡이…….)
맞다, 내 금붕어 보러 갈래. (단번에 깨지더니 풀쩍 당신의 품에서 벗어난다. 총총 좁은 보폭으로 걷는다. 젖어버린 제 꼴도, 추위도 모두 잊고. 이러다 고뿔이라도 걸리시면, 하는 당신의 염려도 못 들은 체를 하고! 분위기 잡는 것도, 산통 깨는 것도 모두 제멋대로다. 그래도 뒤돌아 당신의 손 붙드는 것 잊지 않는다. 설화국이 태평성대를 누릴 테니, 아마 두 마리 금붕어 또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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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티엔:(숨을 멈추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런 일을 할 적엔 입으로 숨을 쉬면 안 된다고 들었으니까! 다만 이어진 상황은 텅 빈 품이요, 멀어지는 연인이라. 예상치 못한 일에 울상 짓는 것도 잠시다. 무엄하게도 당신의 손을 쥔다. 겨우 손바닥 맞대었을 뿐인데도 실실, 바보 같은 웃음이 새어 나온다. 그리하면 재차 깨닫고 마는 것이다. 아, 나는 진정 당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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