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S.C Project: Planet Alp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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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하고 어두운 꿈.
얼마나 잠들어 있던 걸까요?
삑삑거리는 알람과 함께 기계음이 몸 주변에서 들려옵니다.
누워있는 몸이 앞으로 쏠리는 느낌과 함께 물이 출렁거리는 것이 느껴집니다. 당신은 냉동되었던 자신이 해동 절차를 밟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이내 당신의 눈꺼풀을 비집고 빛이 들어옵니다. 당신과, 검은 머리의 남성만이 원통 모양의 냉동 캡슐 장치에서 눈을 뜹니다.
몸을 일으키자 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환한 빛이 아직은 어색합니다.
이안 브란트:
건강
기준치:65/32/13
굴림:24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첸 티엔:
건강
기준치:75/37/15
굴림:22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얼음처럼 차가운 물안에서 잠들어 있던 것치고는 몸상태가 좋군요. 우주 멀미를 한 것 같지도 않고요.
이안 브란트:(얼마만에 눈을 뜬 거지? 습관적으로 무릎을 몸쪽으로 당겨 앉았다. 환한 빛에 적응할 때까지 연신 눈을 느리게 깜박이며 주변을 둘러본다. 낯선 한 사람을 무의식 중에 눈으로 훑었다.)
첸 티엔:(축축해진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느라 정신이 없다. 눈을 가린 것을 치워내야 빛에 적응하든 말든 할 것 아닌가. 따라서 당신의 시선을 눈치채는 것도 한 박자 늦었을 터다. 시린 눈이 당신을 정확히 응시했다.) 음~…. 그러니까, 성함이?
이안 브란트:(다른 사람은 깨어나지 않았나? 생각하며 하얀 손가락 위로 검은 머리카락이 감기는 것을 무심결 지켜보던 이는 뒤늦게 아, 잠긴 소리를 내며 시선 마주했다.) 이안 브란트입니다. 편하게… 이안이라고 부르세요. 그쪽은요?
첸 티엔:티엔이에요. 첸 티엔. 그런데…. (시선이 분주히도 방황한다. 당신의 외형을 훑는다기보다는 특징을 읽어내는 것에 가까운 움직임이었다. 머리카락의 색부터 체격, 사소한 행동─이를테면 무릎을 당겨 앉아있는 모습이라든지─이나 제스처까지 모두 살핀 뒤에야 냉동 장치에서 몸을 일으킨다. 다소 급하게 일어난 탓에 장치 안을 채우던 물이 방울지며 바닥으로 흘러내리는 소리가 났다.) 혹시~ 영화 쪽 일 하셨어요? 어쩐지 이름이 익숙해서요.
이안 브란트:예전에는요. (간결한 대답이었다. 부연하지 않고 눈을 살며시 휘어 웃을 뿐이다. 제 기억을 더듬으며 그 속에서 당신을 찾아 보았으나 도무지 닮은 사람조차 떠오르지 않는다. 영 초면인 것 같은데….) 어떻게 아셨어요? 그쪽 관계자이신가요?
첸 티엔:그런 건 아니고요. 취미가 영화 보기였거든요. 재밌게 본 작품은 배우나 제작진들의 인터뷰까지 챙겨 보는 습관이 있어서….
▶:함께 깨어난 이와 짧은 대화를 나누고 있노라면, 멍멍한 귓가로 큐브 모양의 로봇이 우주선 내부를 떠돌아다니며 소리치는 게 들립니다.
헬퍼스 봇:`다시 만나 반가워요, 여러분. 그새 완전히 얼어붙어 버린 건 아니죠?``
좋은 소식이에요! 유사 지구 행성과 함께, 놀랄만한 소식.
드디어 지적 생명체의 신호를 찾았답니다! 이건 우리가 프로젝트를 떠난 이후로 처음이라고요!
▶:헬퍼스 봇이 두 사람의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마른 수건을 쏟아냅니다.
이안 브란트:아하. (짤막한 감탄사와 함께 마른 수건을 두어 개 집어들었다. 이 로봇에게도 대답해줘야 하나? 말길을 알아듣는 로봇인가? 시선은 빙글빙글 돌아다니는 큐브 모양 로봇을 따라 움직였다.) 알아보는 사람이 굉장히 드문데. 신기한 인연이네요. 심지어는 좋은 소식을 함께하는…. (집어든 수건 하나를 당신에게 건넸다.) 잘 부탁드립니다.
첸 티엔:저야말로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이안 씨. (눈인사를 건넸다. 받아 든 수건으로 손의 물기를 닦아내며 허공을 떠다니는 로봇을 본다.) 그러니까~…. 헬퍼스?
헬퍼스 봇:네, 제가 바로 여러분과 지구를 떠나올 때 함께 한! 헬! 퍼! 스! 봇입니다. 냉동에서 벗어난 소감이 어떠신가요? 움직임에 지장은 없나요?
이안 브란트:(귀엽군…. 만져봐도 되나? 신경이 금세 이쪽으로 쏠린다. 한번쯤 쿡 눌러본다. 멀티가 잘 안 되는 사람이라 질문에는 대답도 안 하고 말이다….)
헬퍼스 봇:(콕 찔리는 대로 빙글빙글 돈다.) 아쉽지만 제게는 독심술이라는 기능이 탑재되어있지 않습니다. 말씀해주시지 않는다면 알아들을 수 없어요!
이안 브란트:(하하, 나직한 웃음을 흘렸다.) 그거 아쉽네요. 조금 뻐근한 것만 빼면 괜찮아요. 기분도 꽤 좋고요. 티엔 씨는 어떠세요?
첸 티엔:온몸이 축축한 것만 빼면 괜찮은 것 같아요~. 머리카락만이라도 말릴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말예요. (이안의 곁으로 졸래졸래 다가가 마른 수건을 펼쳐 보인다. 도와드릴까요? 그리 묻는 듯했다.) 이안 씨도 이 고충을 아시죠~?
이안 브란트:알다마다요.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듯하니 가볍게 끄덕인다. 사람 좋아하시는가 보네, 붙임성도 좋으시고…. 결론적으로 첫인상은 퍽 좋은 편.) 무슨 일을 하셨어요? 여기에 오기 전까지….
첸 티엔:(허락 떨어지자마자 당신의 뒤에 자리를 잡는다. 한 손으로 수건을 옮겨 쥐고 다른 한 손을 쭉 펼쳐 검보랏빛 머리카락을 고루 펼쳤다. 텅 비어버린 손이 조금은 낯설다. 괜히 제 손을 죔죔 쥐어보고는 조심스러운 손길로 머리카락을 빗어 내리기 시작했다. 엉킴 하나 없이 고이 빗겨 내려가는 머리카락이 퍽 부드러웠다.) 음악을 했어요. 이래 봬도 꽤 유명한 첼리스트였다고요~? 평생을 무대 위에서 보낼 줄 알았는데, 이렇게 우주에 와 있다니! 정말 사람 일이란 건 알 수 없는 건가 봐요. (수건을 펼쳐 머리카락을 감싼 뒤 두피가 당기지 않을 정도로만 물기를 짜낸다. 그렇게 몇 차례나 수건을 축축이 물들인 뒤에야 손을 거두었다.) 자~, 다 됐어요. 아프진 않았죠?
이안 브란트:(타인의 손길이 닿는 게 오랜만인지라 목덜미가 간질거리기까지 했으나 금세 허리를 곧게 폈다. 자세는 그 사람에 대한 꽤 많은 것을 시사한다. 기세가 높은 당신과는 달리 조곤조곤한 반응만을 내놓았으니 두 사람의 성격이 참 반대되는 듯싶었다. 음악에는 문외한이었으나 첼로? 멋있네요. 그 말은 진심이었을 것이다. 기회가 되면 연주를 들어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도! 미약한 물기만이 제 머리카락을 어깨 앞으로 쓸어보며 짤막한 감사의 인사를 건넨다.) 전혀요. 그래서…. 어쩌다가 우줄 올 생각을 하셨어요? 음악은… 계속 안 하시구요?
첸 티엔:(칭찬에는 소리 내어 웃었을 것이며, 다음을 기약하는 말에는 숨죽인 미소만을 지었을 것이다. 말간 낯으로 대꾸했다.) 고리타분한 음악보다는 이 우주가 좀 더 재밌어 보였거든요. (헬퍼스에게 마른 수건 하나를 더 받아내더니, 이번에는 제 머리카락의 물기를 닦아 낸다.) 이안 씨는 어쩌다 지구호에 오르게 되신 거예요?
이안 브란트:아, 저 주세요. (도와드릴게요. 당신의 손에 들린 수건이 제 손으로 옮겨갔다. 그대로 당신을 앉히고 검은 머리카락을 뒤에서 수건으로 쓸어준다. 음성이며 손길이 지나치게 부드러웠으니 외향과 달리 참 모난 데 없는 사람이었다. 음악은 그만두신 걸까. 하지만 세세히 캐물을 사이는 아니었다. 과거에 연연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니 그저,) 더 즐거운 것을 찾으셨다니 기쁘네요. (나와 당신의 새로운 시작에 초점을 두도록 할까. 이어 멋쩍은 웃음을 흘렸다.) 별 이유는 없어요. 그냥…. (간극.) 지구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어서요. 우주에서는 새로운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까 해서.
첸 티엔:아, 감사해요. 상냥하시네요~. (고분고분 머리를 맡긴다. 부드러운 손길이 퍽 마음에 들었는지 고개를 까닥거리기도 했다. 그리고는 당신의 대답을 곱씹는다. 기실 우리는 삶의 터전을 떠나온 이들이었다. 나고 자란 곳, 가족과 지인들이 있는 곳, 이루어낸 것들과 이루어야 할 것들이 남아있을 수밖에 없는 곳. 그런 곳을 뒤로한 채 연 하나 없는 광막한 우주에 족적을 남기려 드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무모할 수 있었기에 우리는 이곳에 있으며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우리의 행보는 무모하다기보다는….) 분명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아주 특별한 무언가를요.
우리의 헬퍼스도~! (장난스럽게 휘어진 눈. 말머리에 웃음기가 스민다.) 그렇게 말했잖아요? 처음으로 지적 생명체의 신호를 발견했다고요. 인간이 살 수 있는 행성이라면 좋을 텐데 말이에요~.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이안 씨는 정착하실 거예요?
이안 브란트:그랬으면 좋겠네요. (말 사이 긴 공백이 있었다. 마냥 회의적이지만은 않지만, 그저 긍정적인 사고회로를 굴리는 덴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 딱 일상을 재건하는 데 들였던 힘만큼. 그러므로 지금은 단지 염원할 뿐이다.)
그을쎄요, (자기 관념을 찾아볼 수 없는 대답! 젖은 수건을 한 군데 내려놓으며 헬퍼스를 또 쿡쿡 눌러봤다. 빙글빙글 도는 것을 또 지켜본다. 광활한 우주를 떠다니는, 과학기술의 총 집합체에 승선하고 있는 사람이 내놓는 행동치고는 어리숙하기까지 했다.귀여운 것엔 유독 사족을 못 썼다.) 티엔 씨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첸 티엔:응? 저야……. (이어 침묵. 짓궂게도 웃는다.) 비밀이에요. 자아, 헬퍼스는 그만 괴롭히고요. 이젠 우리의 일을 하러 가자고요.
헬퍼스 봇:(줄곧 빙그르르 돌기만 하던 몸체가 드디어 멈춰 선다. 네모난 액정 위에 떠오르는 것은 단순한 표정 기호다. :D ) 이야기는 다 나누셨나요? 일부러 방해하지 않았습니다. 헬퍼스 봇은 눈치를 볼 줄 아는 로봇이니까요!
이안 브란트:비밀? 궁금하지만…. 언젠가 알게 될 테니 나중을 기약할까요. (몸 제대로 일으키며 헬퍼스 빤히…. 빤히이.) 네, 덕분에 든든하네요. oO(귀엽당.)
헬퍼스 봇:(허공을 둥둥둥 유영하며 음성을 출력했다. 길을 인도하기라도 하듯 앞으로 직진한다.)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여러분은 헬퍼스 봇에게도 특별한 탐사자들이거든요.
이안 브란트:(오래 누워 있다가 움직이려니 다리가 영 뻐근하다. 잠시 멈추어 섰다가 느린 걸음으로 따라간다. 걸음에 특별한 문제는 없다.) 으응, 특별한가요?
헬퍼스 봇:두 명의 탐사자가 깨어나는 건 이례적인 일이거든요! 대개는 네 명 이상이 한꺼번에 깨어납니다. 모두 프로그램에 의해 무작위로 해동되고요. 드물게도 오작동이 일어났거나, 두 분이 특별하거나. 둘 중 하나겠군요!
(허공에서 멈춰 선 뒤 몸체를 빙그르르 한 바퀴 돌렸다.) 자, 여러분. 지금 보고 계시는 행성이 바로 여러분이 탐사하게 될 유사 지구 행성, 통칭 ET 752c랍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이안 브란트:(오작동?) 하긴, 사람이 적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말문 금세 잠잠해진다. 결함에 대한 생각도 사라진다. 푸른 것에 시선을 빼앗긴 탓이다. 나직이 탄사를 내놓았다.) 아름답네요.
헬퍼스 봇:ET 752c의 대기 중에 산소와 메탄이 존재함을 확인했으며, 복사선 흡수 표, 광화학 반응률에서 지구와 유사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행성의 밀도나 중력 또한 지구와 유사함을 확인했습니다! 1,420MHz로 된 일정한 신호가 모스부호처럼 돌아오고 있는 것을 보면 지적 생명체가 살아가고 있을 확률도 아주 높아요!
▶:헬퍼스 봇의 설명을 들으며 유사 지구 행성, 통칭 행성 a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안 브란트:
관찰력
기준치:65/32/13
굴림:83
판정결과:실패
(우와아.)
(잘? 모르겠고 구경하고 있다.)
첸 티엔:(어디어디.)
관찰력
기준치:60/30/12
굴림:1
판정결과:대성공
이안 브란트:뭔가 보이시나요? (힐끔.)
첸 티엔:거~대한…. 건축물 같은 건 보이지 않네요? 비행물체도 없는 것 같아 보이고요. 문명이 발달한 곳은 아닌가 봐요.
이안 브란트:아하. 눈이 좋으시네요.
헬퍼스 봇:자, 여러분. 이쪽도 함께 봐주시겠습니까?
▶:헬퍼스 봇이 몸체의 가장자리로 화면을 콕 가리킵니다.
이안 브란트:(응? 화면을 쳐다본다.)
▶:반짝이는 푸른 행성의 모습과 함께 현재 자신이 있는 곳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안 브란트:
관찰력
기준치:65/32/13
굴림:12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화면에는 각각의 천체 밑에 차례대로 ET 752, ET 752b, ET 752c... 순으로 이름이 적혀져 있네요.
헬퍼스 봇:이름이 너무 어려워서 제가 임시로 항성 A와 유사 지구 행성 a라는 이름을 붙여 두었죠!
여러분이 더욱 간편한 이름을 지어주셔도 되지만요. 지구에서는 처음으로 천체를 관측한 천문학자에게 별의 이름을 짓게 해주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는 여러분이 그 천문학자가 되어보시는 것도 좋겠어요!
첸 티엔:우와~…. 전 작명 센스가 그리 좋지 않아서요.
이안 브란트:와아~……. 공통점을 발견해서 기뻐요.
첸 티엔:그래도 언제까지 유사 지구 행성 a라고 부를 수는 없는 일이잖아요. 이안 씨가 힘을 좀 내 주시면 안 될까요?
이안 브란트:(끙.) 힘이 안 나네요…. 뭐랄까…. 결혼하여 아이를 가지더라도 제가 이름을 지을 것 같지는 않을 것 같은 느낌. (…) 티엔 씨가 힘내주세요오.
첸 티엔:이안 씨, 미래의 아이가 슬퍼하겠어요.
이안 브란트:(웅?) 티엔 씨가 시범을 보여 주셨으면 좋겠는걸요.
첸 티엔:그러엄…. 지금부터 유사 지구 행성 a는 행성 이안 브란트 인 걸로.
이안 브란트:응? 왜요?
첸 티엔:떠오르는 게 그것밖에 없어서요?
이안 브란트:왤까요?
첸 티엔:시범을 보여달라시기에 힘 써 봤는데. 별로인가요?
이안 브란트:아, 아뇨. 그건 아니지만…. 로맨틱한 면모가 있으시네요. (천체에 사람의 이름을 붙이는 건 역시 로맨스의 영역에 들어갈 법한 일이지 않나 하고….)
첸 티엔:(응??) 응? …네? 왤까요?
이안 브란트:응? 그, 그렇지 않나요? 원래 별에 사람 이름을 붙일 때는 본인의 이름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붙이잖아요? 심지어 처음 본 사람의 이름을 붙인다는 건 뭐랄까, 네. (??) 그런 맥락에서…. (설명에 뭔가 많이 생략되었지 않나? 눈 깜박깜박. 응??)
첸 티엔: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제가 꼭 이안 씨를 사랑해야만 할 것 같잖아요~! (하하!) 하여간 칭찬으로 받아들일게요.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하네요. 그러엄, 헬퍼스. 이 행성은 지금부터 이안 브란트인 걸로 해요. 괜찮죠?
헬퍼스 봇:그럼요! 행성 이안 브란트. 아주 멋진 이름이네요! 그렇다면, 여러분께서 탐사 결정을 내리실 수 있도록 이 헬퍼스 봇이 행성 이안 브란트에 관한 정보들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하루는 24.5시간, 중력은 우리가 있던 지구와 매우 유사하며 대기 중 산소 또한 풍부합니다. 다만,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조금 높은 편이며 이산화황 또한 발견되었습니다! 그래도 숨을 쉬는 데에 문제는 없을 거예요. 우주복을 벗더라도 문제는 없을 것이고요.
`또한, 행성 이안 브란트에는 바다가 존재합니다. 육안으로 보일 만큼 많은 물이 존재하죠? 이는 생명이 살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북반구의 대륙 중위도 부분에서는 지적 생명체가 보내는 것으로 추정되는 전파가 반복되서 수신되고 있습니다. 만약 이 행성을 탐사하겠다고 결정하신다면, 여러분은 전파와 가까운 평지 지역에 착륙하여 탐사를 시작하게 될 거예요.
자,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안 브란트:말이 그렇다는 거지마안… 좋아해주시면 저야 기쁘죠. (인간 대 인간의 호감으로! 함께 지낼 동료로서!! 그렇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그래 그렇다 아직……. 잠자코 티엔의 의견을 묻듯 시선을 맞춘다.)
첸 티엔:이왕 이렇게 된 거, 조금만 더 같이 움직여 봐요. 이대로 탐사를 포기한다면 우린 다시 긴 잠에 빠져들어야 하잖아요? 다음에 또 같이 깨어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겨우 통성명만을 나누고 헤어지기는 아쉽단 말예요~.
이안 브란트:역시 그렇죠? 행성에 제 이름도 붙여주셨는데, 그 성의를 생각해서라도…. (짤막하게 웃는다. 장난기가 가득하다.)
첸 티엔:(히죽.) 그럼요. 제가 얼~마나 고심해서 붙인 이름인데요. 미래의 연인을 그리듯이 애틋하게 떠올린 이름이랍니다~?
이안 브란트:고심하신 것치곤 빠르셨지만…. (농.) 미래 티엔 씨의 연인께서 질투하겠는걸요. (이어 헬퍼스에게 말했다.) 저희 결정했어요. 탐사할게요, 행성 이안 브란트요. (제 이름을 다른 무언가에 붙였다는 게 아직 낯설지만…. 썩 싫지 않은 기분이다. 오히려 시작이 좋다.) 어서 티엔 씨의 이름을 붙일 만한 무언가도 찾아내야겠어요.
첸 티엔:음~. 아주 멋진 무언가를 찾아주셔야 할 거예요. 제 이름은 담긴 뜻이 꽤 큰 편이거든요.
헬퍼스 봇:좋습니다! 그럼 이 헬퍼스 봇은 먼저 달Moon 호로 이동해 탐사를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여러분도 마음의 준비가 되는 대로 달 호로 탑승해주세요. (그리고는 빙글빙글 날아 복도의 저편으로 사라졌다.)
이안 브란트:으응. (헬퍼스 봇의 뒷모습에 대고 손을 살랑살랑 흔들어 주었다.) 무슨 뜻이 담겨 있는데요?
첸 티엔:(대답 대신 몇 초간 시선을 마주하더니, 이윽고 창밖으로 고개를 돌린다. 창백한 푸른 점. 구름이 떠다니는 행성을 가만 내려다보았다.) 저~기 있는 거예요. 맞춰보시겠어요?
이안 브란트:머리 쓰는 건 제 전공이 아닌데. (당신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그러고 보니 무척 닮았네요, 티엔 씨 눈 색이랑.
첸 티엔:그럼 어느 쪽이 전공이신데요~? (손끝으로 창을 툭툭 친다. 어느 상황이건 손톱만큼은 짧게 관리되어 있었으니 뭉툭한 소리가 났을 터다.) 그런 소릴 자주 듣는 편이긴 해요. 그래서 정답은요?
이안 브란트:몸 쓰는? (하하…. 서늘한 창에 제 이마를 붙였다. 속눈썹이 느리게 나풀거렸다. 내려다 본 아래는 온통 물과 하늘의 색으로 뒤덮여 있었으매 기어이 얕은 지식까지 더듬어 결론냈다. 중얼거림은 탄성에 가까웠다.) 하늘이구나…. 그렇죠?
첸 티엔:딩동댕~! (경쾌한 목소릴 냈다. 창에서 몸을 떼어내 빙그르르 돌았으니 금세 당신에게 뒷모습을 보이게 된다. 그리고는 측면으로 몸을 틀고 손을 내밀었다. 별다른 뜻은 없었다. 그저 눈을 뜨자마자 본 모습이 무릎을 당겨 앉은 모습이었던 탓이며, 걸음 떼기 시작할 적 잠시간 발을 멈추어 내던 모습 보았던 탓이고, 자신 또한 그 감각과 아주 맞닿아있던 탓이다. 그렇게 손 내민 채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당신이 제 손을 붙잡을 때까지 시답잖은 말 늘어놓는 것도 잊지 않았고.) 그런데 말이에요. 몸 쓰는 일을 전공 삼았다면, 힘도 세겠네요? 앞으로 힘쓰는 일은 전~부 이안 씨에게 맡겨도 되나요?
이안 브란트:맡겨 주신다면…. 노력해야죠. 나쁘진 않을 거예요. (시선은 내밀어진 손으로 고정되었으며, 곧 천천히 붙잡는다. 사실 붙잡았다기에는 말에 어폐가 있었다. 당신의 손 위로 제 손을 얹고 손바닥부터 손가락의 방향으로 한 번 쓸어보았다. 체온이 차다. 손가락은 길쭉하게 뻗어 있으며, 손톱은 짧고…. 아, 이런 데 굳은살이 나 있구나. 굳은살이 박인 곳을 은근한 힘으로 누르고 문지르기까지 했으니, 행위는 일종의 탐색이었다.) 정말이네요. (읊조린다. 생략된 말이란 아마 음악을 하셨다는 거 말예요. 였을 것이다. 악기를 쥐고 있다면 퍽 잘 어울릴 법한 손이지. 이런 손으로 고작 제 손을 쥐기엔 아쉬운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런 감상을 끝으로 당신의 손을 붙잡는다.) 마음의 준비는 되셨어요?
첸 티엔:(아주 기꺼이 그 탐색을 허용했을 것이다. 자신이 당신을 눈으로 읽어내었듯, 당신은 손으로 자신을 읽어내리는 것이라 여겼다.) 네에, 어느 정도는요. 가 볼까요?
이안 브란트:(감사해요, 잡은 손에 힘을 줄 때면 그리 말하기도 했다. 내민 손의 의미를 얼추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기민하거나, 혹은 같은 것을 경험한 이들만이 눈치채는 것이 있었으니까. 여하간 이안 브란트는 그 호의를 온전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후일 곱씹더라도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여길 것이다. 손을 쥔 채 끄덕였다.)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붙잡은 채 달Moon 호로 이동합니다. 비행선은 8명은 족히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너른 크기이며, 탐사에 필요한 여러 가지 장비들도 존재합니다. 비행선의 뒤편에는 숙소가 존재하여 장기적인 탐사 또한 용이해보이네요.
헬퍼스 봇:모두 안전벨트를 매세요!
이안 브란트:(웅.) 커다랗네요. (둘뿐인 게 아직 신기할 나?이.)
첸 티엔:확실히 두 명에게는 큰 감이 없잖아 있네요. 그래도 쾌적하고 좋지 않아요? (벨트 꼭꼭 챙겨 매며 대꾸했다.)
이안 브란트:그건 그렇죠. (얌전히 벨트를 착용했다.)
헬퍼스 봇:좋아요! 그럼, 착륙합니다!
▶:두 사람은 비행선 달 호를 타고 행성 이안 브란트에 착륙을 시도합니다.
동그랗게 보였던 행성 이안 브란트는 조금씩 커지더니 이제는 땅으로 곤두박질치는 기분을 들게 합니다. 행성에 가까워질수록 비행선이 흔들리고 소리가 시끄러워집니다.
헬퍼스 봇:저 아래 날씨가 별로 좋지 않은 모양이네요! 착륙시 충격에 대비하세요!
▶:헬퍼스 봇이 옆에서 유쾌하게 말합니다.
비행선이 대기권에 도달하자 무시무시한 굉음이 터져 나옵니다. 기기판에서 삑삑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비행선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고막을 때립니다.
당신은 아래로 떨어지거나, 혹은 누가 아래로 떠미는 듯한 기분을 느낍니다. 이착륙할 때의 압력과 굉음은 아무리 겪어도 익숙해질 수 없습니다.
첸 티엔:
SAN Roll
기준치:75/37/15
굴림:99
판정결과:실패
이안 브란트:
SAN Roll
기준치:65/32/13
굴림:38
판정결과:보통 성공
▶:쿵! 소리와 함께 비행선이 간신히 땅에 착륙합니다. 귀를 멍멍하게 만든 소음이 거짓말처럼 천천히 사그라듭니다. 엔진음과 시끄럽게 울리는 소리만이 비행선에 울려 퍼집니다.
마침내 기기판에 청색 불이 들어옵니다. 헬퍼스 봇이 소리칩니다.
헬퍼스 봇:행성 이안 브란트에 무사히 착륙했답니다! 다들 무사하신가요? 얼굴을 보아하니 별로 그래 보이진 않지만요!
이안 브란트:(불유쾌한 감각이기는 하지만…. 뭐. 사고 안 났으면 됐지. 주섬주섬 벨트를 풀었다.) 괜찮으세요?
첸 티엔:(손바닥으로 한쪽 귀를 탁탁 두드리고 있다….) 어어~…. 귀가 조금 멍한 것 빼고는요. 이안 씨는요?
이안 브란트:저는 괜찮아요. (벨트 풀어주며 손과 손목을 조물조물 문질러준다. 멀미할 때는 이런 게 도움이 된댔다….)
첸 티엔:
건강
기준치:75/37/15
굴림:47
판정결과:보통 성공
우와. 뭐예요? 갑자기 확 좋아졌어요.
이안 브란트:좀 괜찮아졌나요? 제 전공이에요. (농….)
첸 티엔: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냉큼.)
헬퍼스 봇:무사히 착륙했으니, 이제는 탐사 방법을 정할 때로군요! 비행선에 남아 탐사로봇을 통해 행성을 조사하거나, 비행선 바깥으로 나가 직접 탐사를 할 수도 있습니다. 이 헬퍼스 봇은 여러분의 의견이라면 무엇이든 적극 지지할 거고요!
이안 브란트:어떻게 할까요. (자아… 라는 게 없다.)
첸 티엔:전 바깥으로 나가보고 싶은걸요. 이런 경험을 또 언제 해보겠어요~?
이안 브란트:티엔 씨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뭐가 다행이냐면 결정을 내가 안 해도 된다는 점이.) 그럼 나가볼까요?
첸 티엔:응? (응?) 저도 그래요. 외롭지 않아서 좋네요.
헬퍼스 봇:바깥 탐사를 결정하신 건가요?
이안 브란트:네에에.
헬퍼스 봇:그렇다면 만일을 대비해 무기를 챙기는 것이 좋겠네요! 달 호에는 페이저 건이 비치되어 있으니까요.
이안 브란트:사격 잘하시나요?
첸 티엔:교육은 받긴 했지만, 솔직히 잘…. 이안 씨는요?
이안 브란트:음….
일단 도움이 되겠죠 언젠가는…. (챙겼다.)
헬퍼스 봇: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헬퍼스 봇이 여러분을 보호할 테니까요!
▶:바깥으로 내려가나요?
이안 브란트:(이 귀여운 게 어떻게…. 라는 표정을 잠시 지었다.)
준비되셨어요?
첸 티엔:네에. 또 손 잡아드려요? (농.)
이안 브란트:이따가 무서우면 잡을게요.
첸 티엔:좋아요.
이안 브란트:(바깥으로 갑니다!)
▶:달 호에서 행성 이안 브란트로의 첫발을 내디디면, 구름이 조금 끼었음에도 불구하고 따스한 햇볕이 느껴집니다. 저 너머로 울창한 숲이 보이기도 하고요. 마치 지구에 다시 돌아온 것만 같습니다. 하늘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지구 같네요.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날씨가 흐림에도 불구하고 조금 후덥지근한 편입니다.
이안 브란트:
관찰력
기준치:65/32/13
굴림:53
판정결과:보통 성공
▶:구름이 많이 낀 것 같습니다. 자세히 보니 저쪽의 커다란 산에 걸쳐져 있는 것 같네요.
이안 브란트:꽤 흐리네요. (구름을 따라 시선을 옮겼으니 을 살폈다.)
▶:구름이 산에 걸쳐져 있을 만큼 큽니다. 산에 이름을 붙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이안 브란트:
관찰력
기준치:65/32/13
굴림:17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자세히 보니 구름이 아니라 연기가 나는 것 같습니다. 산의 중턱이 불룩하게 튀어나와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이안 브란트:저거…. 구름보다는 연기 같지 않나요? (가까이서 확인하려는 듯 몇 발짝 걸음을 앞으로 하였다. 걸음 내디디는 순간 을 살펴본다.)
▶:고사리와 이끼, 잡초가 나 있습니다. 지구의 풀밭과 비슷해 보입니다.
이안 브란트:
관찰력
기준치:65/32/13
굴림:73
판정결과:실패
티엔 씨.
첸 티엔:네에.
이안 브란트:뭔가 보이시나요?
첸 티엔:흠.
관찰력
기준치:60/30/12
굴림:32
판정결과:보통 성공
윽. (스르륵…. 뒷걸음질 쳐서 당신의 등 뒤에 바짝 붙었다.) 지렁이…. 웬 지렁이가 말라 죽어 있는데요.
이안 브란트:벌레 무서워하시나요?
첸 티엔:조금요.
이안 브란트:손은 제가 잡아드려야 할 것 같네요….
첸 티엔:이안 씨는 안 무서워하세요?
이안 브란트:사실 좋아하진 않지만…. 딱히 무서워하진 않네요?
첸 티엔:잘 잡기도 하시나요?
이안 브란트:아예 못 잡진 않습니다만…. 왜 물어보세요?
첸 티엔:같이 살까 싶어서요?
이안 브란트:하하…. 점수 땄나요?
첸 티엔:완전요. 벌레 잘 잡는 룸메이트~…. 이건 어디에서든 프리패스일 거예요.
▶:갑작스럽게 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드드드드. 불안한 소리마저 울립니다. 불길한 전조에 어떤 반응을 내비치기도 전에,
폭발과 함께 커다란 굉음이 바닥을 뒤흔듭니다.
강력한 지진이 들이닥칩니다.
두 사람은 서 있지도 못할 만큼 심한 충격을 느낍니다.
헬퍼스 봇과 비행선은 비상 알람을 삑삑거리며 공포심을 더합니다.
이안 브란트:
SAN Roll
기준치:65/32/13
굴림:64
판정결과:보통 성공
첸 티엔:
SAN Roll
기준치:74/37/14
굴림:70
판정결과:보통 성공
▶:제대로 된 상황을 인지하기도 전에 두 사람은 화산에서 무시무시할 정도로 시꺼먼 연기가 피어오르며, 시뻘건 용암이 부글거리며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자리를 피해야 해. 그렇게 생각하기도 전에 화산이 굉음과 함께 한 번 더 분출합니다.
이안 브란트:(우와아…. 꿈이면 좋겠다. 극한의 상황에 다다르니 오히려 현실 도피를 하고 싶어진다. 이보다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적도 많았으니 침착을 잃지는 않았다. 그러니까,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더라. 애써 최선의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따가울 정도로 많은 돌멩이가 두 사람의 머리 위로 쏟아집니다.
헬퍼스 봇:화산탄이 쏟아지고 있어요! 최대한 저 산에서 멀리 떨어져야만 해요! 다들 어서 탐사 차량에 탑승하세요!
이안 브란트:(잠시 휘청… 하긴 했지만 탐사 차량으로 움직였다. 답싹 당신의 손목을 붙잡기도 했다.)
첸 티엔:
민첩
기준치:50/25/10
굴림:19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이안 브란트:
민첩
기준치:65/32/13
굴림:37
판정결과:보통 성공
▶:두 사람은 머리를 보호하며 탐사 차량으로 몸을 피합니다.
헬퍼스 봇:곧바로 출발시키겠습니다! 다들 꽉 잡아요!
▶:헬퍼스 봇이 탐사 차량을 출발시킵니다. 조금 전의 충격으로 인해 차량에서는 온갖 경고음이 나오고 있습니다.
차량을 타고 최대 속도로 도망치면, 두 사람은 저 멀리서부터 바위만한 화산탄이 달 호를 향해 돌진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쾅. 화산탄은 달 호에 직격합니다.
몇십 분, 아니, 몇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씩 화산 분출이 잦아듭니다.
헬퍼스 봇:여러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달 호는 최신 기술의 집약체였으니 하루 이틀이 지나면 통신이나 비행이 가능할 거예요!
▶:헬퍼스 봇이 설명을 이어가지만, 그것이 여러분을 안심시키기 위해 한 거짓말인지는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날이 저물고 점점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첸 티엔:(당신의 몸 곳곳을 눈으로 훑는다.) 이안 씨, 괜찮아요? 어디 다친 덴 없죠?
이안 브란트:(말만이라도 희망을 가지는 게 낫지. 긴장으로 쭉 퍼져 있다가 다시 허리를 세웠다.) 괜찮아요. 티엔 씨는요?
첸 티엔:저도요. (당신과는 대조되게도 등받이에 몸을 기댄다. 뒤늦게 긴장이 풀린 탓이다.) 이젠 어떡해야 한담….
헬퍼스 봇:여러분의 이번 목적은 행성 이안 브란트가 생명체가 살아가기에 적합한 행성인지 판단하는 것과, 지적 생명체의 존재 여부 판별입니다. 내일이면 헬퍼스 봇이 이 행성의 지형을 완전히 파악할 수 있을 것 같군요. 그러니 오늘은 안전한 장소를 찾아 야영 준비를 하는 것이 어떨까요?
이안 브란트:(신발코로 툭툭 바닥을 친다.) 네에, 계속 대기하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좀 움직여보는 것도 좋겠네요.
첸 티엔:(당신의 어깨에 제 어깨를 투욱 부딪힌다. 장난기 다분한 행동.) 그래도 이럴 때 혼자가 아니니 조금은 안심되지 않나요? 저 혼자였다면 야영 준비도 순탄치 않았을 것 같거든요. 전 텐트도 쳐본 적이 없어서요.
이안 브란트:호오. (이안 브란트는 텐트를 쳐본 적이 있을까?)
(있다 1 없다 2 2 )
저도요.
첸 티엔:(큰일 났다! 스러운 표정이 된다.) 왜요? (이런 질문이나.)
이안 브란트:(그래도 어떻게든 되겠지! 를 어필하는 엄지를 척…. 보여줬다.) 그?러게요. 힘낼게요.
첸 티엔:몸 쓰는 일이 전공이라시기에, 한 번쯤은 캠핑 경험이 있으신 줄 알았어요. (엄지손가락 꾹 접어 넣어준다.)
이안 브란트:운동이 취미이긴 하지마안…. 그렇다고 아웃도어의 무언가를 모두 즐기는 건 아니라서요. (캠핑은 취미 외의 범위라는 뜻! 비슷한 맥락에서 등산도 취미에 없다. 평지 산책 조아.) 이번엔 점수 따기 실패했네요.
첸 티엔:더 딸 것도 없어요. 벌레 잡기에서 이미 최고의 룸메이트로 등극하셨는걸요. (다리 많고 쪼그맣고 빠른 것. 무얼 상상하기라도 했는지 괜히 제 양팔을 쓸어내린다.) 그런데~ 직업도 몸 쓰는 일을 하시고, 취미도 운동인 거면…. 정말 좋아하시나 봐요. 대개 직업과 취미는 접점이 없잖아요? 취미 삼던 일도 직업이 되면 싫어지는 경우도 많고요.
이안 브란트:음, 그런가요? (좋아하는 건가? 이제는 일상이 되어있는지라 좋아하고 말고를 따진 적이 없는 것 같다. 애초에 호오가 뚜렷하지 않은 사람이라 더욱 그랬다. 좋아하던 일은 관뒀고, 지금 일은 나쁘지 않은 정도인가? 잘 모르겠네…. 따져 보아도 잘 모르겠다.) 뭐어, 그것 이외에 다른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서요. 현실에 안주한 데 가깝죠. 티엔 씨는 그러셨나요? (담담한 투로 대꾸하더니, 되레 당신에게 취미 삼던 일이 직업이 되어 싫어졌느냐 물었다.)
첸 티엔:…한 번쯤은요. (답을 내어놓기까지 몇 초의 간극이 있었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을 속내였다. 혼잣말로도 꺼낸 적 없는 생각이었으니 제 목소리마저 낯설게 느껴졌다. 한순간에 평생의 업이라 생각했던 일에서 튕겨 나왔다. 정상이라 여겼던 곳이 바닥이 되었다. 원망은 켜켜이 쌓여만 갔으며, 그것이 겉과 속을 모조리 뒤집어놓은 다음에야 자신을 다잡을 수 있었다. 첸 티엔은 눈이 나리던 어느 날 활을 내려놓았다. 처음으로 꽃다발을 품 안 가득 안았던 날조차 눈이 쏟아지는 날이었다는 점만큼은 공교로운 일이다.)
그래도~…. 영영 싫어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지금은 짝사랑에 가까운 감정인 것 같은데. (하하 웃는다. 허공에 오른손을 내밀어 쭉 펼쳐 보았다. 반지 하나 채워지지 않은 손, 다듬어진 손톱, 여전히 박여 있는 굳은살.) 좀 고리타분한 말이었나요?
이안 브란트:(그렇구나. 가장 처음의 고백이 무색할 정도로 담백한 반응이었다. 이안 브란트가 언변이 조금 더 뛰어난 사람이었더라면 더 괜찮은 말들을 내놓을 수 있었을까? 아니, 그랬더라도 감히 위로의 말을 건네지는 못했을 것이다. 본디 고해성사란 어떠한 해답을 듣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지 않으니. 당신 또한 그러리라 생각했을 뿐이다. 원죄에서 도피한 자 또한 가끔은 제 심경을 털어놓고 싶을 때가 있지 않나. 이런 상황일수록 더욱 더. 날은 어두우매 종말에 가까운 하루. 단 하나의 동행은 도망자인 동시에 이해자인….)
아뇨, 원래 사랑할수록 복잡해지는 거잖아요. (희미한 웃음을 짓는다. 공교롭게도 이안 브란트가 일을 관두던 날엔 비가 왔던 것 같다. 아, 역시나 이별은 그런 색을 띠는 건가 보지. 허공에 내밀어진 손에 미지근한 온기가 닿았다. 조금만 욕심을 부려둘까.) 역시 듣고 싶다고 말해둘래요, 티엔 씨의 연주요. (흘러가듯 말을 얹었다.)
첸 티엔:(기꺼이 그 온기를 움켜쥔다. 반사적인 행동이었다. 충동적인 행동이기도 했다.) 프로는 페이 없이는 연주하지 않는 법이에요. 이런 곳에서 돈을 받을 수는 없고~…. 뭘 주실 수 있는데요?
이안 브란트:글쎄요, 좀 고민해 봐야겠는데요. (이번에는 손을 분주히 움직이지 않고, 아주 가만히 두었다. 틈없이 맞잡기만 했다. 농담스러운 어조.) 원하는 거라도 있으신가요?
첸 티엔:으음~…. (손과 손이 틈 없이 맞물렸음에도 땀 하나 차지 않는 건 신기한 일이다. 잡은 손을 제 쪽으로 끌어오더니, 반대편 손으로 당신의 손등을 간질인다. 손가락은 물론이며 손마디, 손날까지 모두 훑었다.) 당신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어쩌다 이런 흉이 남게 되셨는지, 어째서 지구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셨는지…. 그 정도면 수지에 맞을 것 같은데요. (때마침 차창 너머로 햇빛이 비치었으니 두 눈에 이채가 도는 것마냥 빛이 머물렀을 터다. 지구 밖의 창백한 푸른 점이 당신의 검은 눈 위로 어리었다. 우주를 유영하는 이들이 그 우주를 쏙 빼닮았다는 것 또한 공교로운 일이다. 이상하리만치 우연이 겹친다.) 안 될까요?
이안 브란트:(간지러워요, 자그만 속삭임과 꼭 닮은 웃음소리를 흘렸다.) 안 될 리가요. 오히려 별 것 없어서 실망하실지도 몰라요. (숨결마다 뒤따르는 작은 몸짓이 있다. 어깨를 작게 들썩인다거나, 눈꺼풀이 지그시 감겼다 뜨인다거나, 습관적으로 뒷꿈치를 툭툭 디딘다거나. 그때마다 검은 눈에 비친 푸른 색이 잘게 움직였다. 위아래로, 혹은 좌우로. 그것은 우주의 항성처럼 보였다. 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흑색이 소리 없는 움직임으로 가득 메워졌다.)
대부분 스턴트 배우 일을 하다가 생긴 거예요. 왜, 잘 아시겠지만…. 위험이 따르는 일이잖아요? (스스럼없이 웃는다.) 자잘한 흉은 언제든 생기기 마련이니 정확히 어쩌다 생겼는지는 기억나지 않네요. 하하, 재미없죠? (말 사이의 아주 짧은 공백.) 그러다가 일을 그만두게 되었는데…. 아, 물론 새로 찾은 일도 의미 있기는 했지만, 왜. 어딘가 채워지지 않는 기분 있잖아요. (공감을 바라고 한 말은 아니었지만, 당신이라면 이해할 것만 같았다.) 그래서 그렇게 생각했어요. …어때요, 수지타산이 좀 맞나요?
첸 티엔:(채워지지 않는 기분. 곱씹었다. 이해하지 못했다면 좋았을 텐데. 당신 또한 몰랐다면 좋았을 텐데. 이런 심상을 공유한다는 건 조금은 씁쓸한 일이다. 맞잡은 손에 힘을 준다. 이제는 자신의 손마저 미지근해졌다.) 아직이요. 일은…. 어쩌다 그만두게 되셨는데요? (짐작 가는 바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구태여 묻는 연유는….)
이안 브란트:아시면서. (눈매가 휘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짐작과 직접적인 언질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기 마련이니 순순히 대답했다.) 다리를 좀 다쳐서요. 사고가 있었거든요. 그래도 저는 안 죽은 걸 감사하고 싶네요…. (긍정적인 회로를 굴려두는 편이 좋지 않나.)
아, 이젠 제 쪽에서 수지가 안 맞을지도…. 티엔 씨 얘기도 해 주시면 안 되나요?
첸 티엔:(웃으시네. 대답하지 않고 당신의 낯을 가만 바라보기만 했다. 그리고는 시선을 내려 손을 매만진다. 그렇게 수 초가 흘렀다.) 수지 안 맞는 장사엔 관심 없으신 거예요?
이안 브란트:(눈만 깜박였을 테다.) 뭐, 그건 아니지만. 티엔 씨 얘길 듣고 싶거든요.
첸 티엔:그럼, 딱 두 개만 더 물어볼래요. …그래도 되나요?
이안 브란트:네에, 물론이죠.
첸 티엔:음…. 재활은 받으셨나요?
이안 브란트:네-에. (짤막한 대답.)
첸 티엔:그런데 일에 복귀는 안 하셨고요.
이안 브란트:(가만 웃는다.) 혼나는 기분이네요, 이거….
첸 티엔:그 말, 제자들에게 많이 들어 본 말이에요. (옅게 웃는다. 어깨가 잘게 떨렸다.) 그래서 대답은요?
이안 브란트:역시 혼나고 있는 거 맞네요. (웃음.) 격한 운동은 못하거든요.
첸 티엔: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언뜻 치기 어린 말처럼 들릴 법하나, 그런 감정에서 기인한 말은 아니었다. 기묘하게도 그럴 것만 같다는 확신이 든다. 왜, 연주를 끝마치고 무대의 천장을 바라보았을 때 불현듯 수상을 직감하는 것처럼 말이다.) 지금이라도 조금씩 해보시면 안 돼요? 운동 말예요. 같이 해요, 우리.
이안 브란트:도와주시려고요?
첸 티엔:어어~? 그런 거창한 건 못 해드려요. 재활 의학을 전공하진 않아서요. 하지만…. 음, 같이 노력하는 것 정도는 해드릴 수 있지 않을까요? 제 연주가 듣고 싶다고 말씀해주셨잖아요. 들려드릴 수 있게끔 힘내볼 테니까요.
이안 브란트:거창할 필요 없죠. 원래 그런 건 옆에 누군가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거든요. (한 번 일어설 용기가 부족했다. 비가 오는 날 관둘 결심을 한 것은 실로 우연만은 아니었다. 날씨가 안 좋은 만큼이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까. 평소였으면 어김없이 일어날 것을, 그날은 유난히 다리가 아팠다. 혼자 일어나 걸을 용기도, 일으켜 줄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생각했던 거다, 이제 그만하자고.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타인의 재활을 돕는 동안, 그들이 누군가로 인해 다시 한 번 시도할 용기를 낼 때면 가끔 그날이 생각나곤 했다. 미련일까? 문득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사실, 당장 바뀔 수 있을 것 같진 않아. 그래도….) 그래요, 뭐…. 노력해보는 것쯤은. 같이 해요. (그만큼 당신의 연주가 듣고 싶은 걸로 해둘까.)
첸 티엔:약속한 거예요. (맞잡은 손을 내려다본다. 본디 손을 비워두는 것이 익숙한 이였다. 다만 당분간은, 적어도 또다시 잠에 빠져들기 전까지는 손 비워낼 일이 없을 듯하다. 함께 걷기에는 손 마주 잡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지 않은가.) 오늘부터 매일 걸을까요?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좋잖아요. 야영 준비를 끝낸 뒤엔 스트레칭도 해요. 돌아가면 곧바로 냉동 장치에 들어가야 할 텐데…. (말을 뱉고 나니 몰려드는 아쉬움이 있다. 다음을 기약해야 하는 거구나. 나는 당신과 헤어지고 싶지 않은 걸까? 잘 모르겠다. 생경한 감각이다.) 그 전에 조금이라도 노력해 봐야죠~.
이안 브란트:네, 약속. (남 일을 제 일처럼 생각해주는 당신이 아직은 수수께끼의 인물처럼 느껴진다. 당신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길래 내게 이리 공감할 수 있는 것이냐고 캐묻고 싶었다. 그러나 이안 브란트는 호의를 온전히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니 맞잡은 손을 잘게 흔들기만 했다.) 그동안의 숙제가 생겼네요.
티엔 씨도 말씀해 주셔야 해요. 사랑하던 것은 왜 싫어졌는지, 짝사랑 상대에게 돌아가고 싶진 않은지…. 뭐, 그런 것들요. (애정사를 읊듯 농처럼 내뱉었다. 무겁게 들리지 않았으면 했다.) 당장 말할 필요는 없지만, 제가 노력하는 만큼…. 티엔 씨도 노력을 하셔야 않겠어요. (고해에도 노력이 필요한 법이니. 동요 없는 웃음을 지었다.)
첸 티엔:하하…. (잘게 웃었다. 당신의 배려가 자신을 미소 짓게 한다. 농의 탈을 쓴 말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당신과 내가 조금만 더 일찍 만났다면, 어쩌면 먼 길 돌아올 일 없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았을까. 가정은 어디까지나 가정일 뿐이니 매몰될 필요는 없을 터다.) 그럼요. 저도 열심히 노력할게요. 물론~ 지금은 말고요. (탐사 차량의 시트 너머로 비죽 튀어나온 모서리를 콕 가리킨다.) 우리의 대화를 엿듣고 있는 친구가 있거든요.
헬퍼스 봇:엿듣다니요! 헬퍼스 봇이 그런 예의 없는 행동을 할 리가 없죠!
이안 브란트:아하. 그렇지만 헬퍼스는 잘못 없어요. 귀엽잖아요. (분명한 농담이지만 굉장히 치우친 듯 들렸을 것이다.) 단둘이 오붓하게 있을 때를 기다릴게요. 그럼…. 할 일을 하러 갈까요?
헬퍼스 봇:마침 제가 적당한 숲을 발견한 참이랍니다! 사방이 틔어있는 데다가 지반이 평평해 야영하기엔 딱 좋은 위치죠!
이안 브란트:완벽하네요.
첸 티엔:그럼, 헬퍼스. 그쪽으로 차량을 이동시켜 줘요.
헬퍼스 봇:맡겨만 주세요!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두 사람을 태운 탐사 차량은 덜컹거리는 바닥을 딛고 울퉁불퉁한 지대를 거쳐 평지에 도달합니다. 어느덧 해가 저물었네요.
헬퍼스 봇:도착했습니다! 차량에 기본적인 생존 물품은 구비되어 있으니 자유롭게 사용해주세요!
이안 브란트:(고마워요, 간단히 대답한 이후 차량에서 내린다. 주변을 휘 둘러봤다.)
▶:울창한 숲을 뒤로한 채 구성된 평지입니다. 흙으로 된 바닥 위로 자잘한 돌멩이가 굴러다니고 있습니다. 원한다면 나뭇가지를 꺾어 불을 피울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특별한 점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안 브란트:(자잘한 돌멩이를 치우고, 나뭇가지를 쭈섬쭈섬 모아서 불을 붙여봤다….)
이안 브란트:으응.
생존술 Roll
기준치:10/5/2
굴림:99
판정결과:대실패
아야. (손 조물조물. 불이라는 거 어떻게 붙이는 걸까? 티엔 빤히이.)
첸 티엔:안 다쳤어요? 뭔가…. 엄청난 소리가 들린 것 같았는데. (옆자리에 쪼그리고 앉아 불을 피워본다.)
기준치:40/20/8
굴림:88
판정결과:실패
(침묵.) 헬퍼스~!
헬퍼스 봇:부르셨나요?
이안 브란트:저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따끔했어요. (…) 티엔 씨도 비슷하네요.
첸 티엔:(에궁. 이안 손 만질만질해준다.) 이럴 때 헬퍼스의 도움을 받는 거죠. 헬퍼스, 불을 피우고 싶어요. 도와줄 수 있나요?
이안 브란트:(얌전히 만질 받았다. 안 아프당.)
헬퍼스 봇:물론이죠! 헬퍼스 봇은 여러분을 서포트하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이니까요.
기준치:77/38/15
굴림:81
판정결과:실패
이안 브란트:응?
헬퍼스 봇:
기준치:77/38/15
굴림:94
판정결과:실패
이안 브란트:응???
헬퍼스 봇:
기준치:77/38/15
굴림:29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이안 브란트:(우와~)
헬퍼스 봇:......아무런 일도 없었답니다! 보세요, 잘 붙었죠?
이안 브란트:oO(네.)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첸 티엔:이안 씨, 속마음이 튀어나오셨어요.
이안 브란트:도와주셔서 감사해요. (무해하게… 웃는다.)
헬퍼스 봇:(액정 위의 표정이 ㅠ v ㅠ로 변화했다.) 이 정도쯤은 별것 아니랍니다! 제가 불침번을 설 테니 여러분께서는 조금이라도 더 휴식을 취해주세요.
첸 티엔:oO(울렸네….)
이안 브란트:울지 마세요…. (헬퍼스 슥슥 만져준다….)
헬퍼스 봇:(다시 : ) 표정이 되었다.) 언제든 필요하실 때 헬퍼스 봇을 찾아주세요!
이안 브란트:(복복복복.)
(야영 준비… 란 뭘까? 생각하고 있다.)
첸 티엔:(주섬주섬 차 안에서 텐트며 침낭을 꺼내 바닥에 늘어놓는다.) 이건 어떻게 할까요?
이안 브란트:으음. (메뉴얼을 찾기 시작했다….)
이안 브란트:
기준치:40/20/8
굴림:52
판정결과:실패
첸 티엔:흠.
기준치:40/20/8
굴림:87
판정결과:실패
이안 브란트:오늘 저희 운이 없는 것 같아요.
첸 티엔:어쩔 수 없네요. 저희만의 방식으로 건축해 봐요.
이안 브란트:네에. 힘낼게요. (대충 생각하는 방식으로 뚝딱뚝딱 텐트의 모양을 만들어보나.)
이안 브란트:(진짜 한번만 더.)
생존술 Roll
기준치:10/5/2
굴림:97
판정결과:대실패
(와장창!)
첸 티엔:(깜짝!) 이, 이안 씨?
이안 브란트:아, 아, 아무일도없었어요. (서둘러 수습했다.)
기준치:40/20/8
굴림:75
판정결과:실패
으아아.
(무너진 무언가의 잔재를 숨긴다. 바들바들.)
첸 티엔:아니,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녜요. 어디 다친 곳은 없고요? (곳곳을 꼼꼼히도 살폈다….)
이안 브란트:괘, 괜찮아요. (우우.)
오늘 내로 잘 수 있을까요? (힐끔.)
첸 티엔:(아이구. 머리까지 쓰다듬어 줬다.) 텐트를 못 치면 그냥 침낭을 펼치고 자죠, 뭐. 저도 한번 해볼게요.
기준치:40/20/8
굴림:8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신들린 듯 척척 폴대를 세우기 시작하더니…. 곧 그럴싸한 텐트가 완성되었다!)
이안 브란트:우와아.
실은 해 본 적 있으신 거 아니에요? (짱이다.)
첸 티엔:(조금 우쭐해 했다.) 운이 좋았어요. 바로 주무실 건가요?
이안 브란트:(마구 칭찬했다! 칭찬이란 여기 이 부분 완전 텐트 같아요. 대충 이런 식이었다.) 아, 스트레칭.
첸 티엔:(흡족스러운 낯!) 좋아요. 잘 기억하고 계셨네요?
이안 브란트:(헤헤.) 그나저나 티엔 씬…. 좀 유연하신 편인가요? 운동은 자주 하시구요? 주 몇 회 정도?
첸 티엔:흠.
저 갑자기 졸린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아, 앗…. 졸리면 주무셔도 괜찮아요. 저 혼자 할게요…….
첸 티엔:그럴 수는 없죠. 같이 노력하기로 했잖아요? 저는 여기서 지켜보고 있을게요. (파이팅! 포즈를 취했다.)
이안 브란트:음. 별로 안 졸리신 것 같아요. (팔을 주욱 잡아끌었다.)
첸 티엔:(주우욱 끌려갔다.) 으으.
이안 브란트:운동 자주 안 하세요?
첸 티엔:지구에 있을 때는 피티를 받긴 했었는데요. 직접 나서서 운동한 적은 없던 것 같네요….
이안 브란트:저보다… 티엔 씨가 더 시급한 것 같아요.
첸 티엔:으윽.
이안 브란트:살살 해드릴게요…. 힘 빼시구요. (그대로 팔을 당겨 쭉쭉이를 시키기 시작했다….)
첸 티엔:(저항 없이 쭉쭉 늘어? 났다….) 이, 이제 된 것 같아요. 이안 씨도 하셔야죠.
이안 브란트:(늘어나는 고양이 같군. 못 들은 척 허리도 꾹꾹 눌러주고 다리도 쭉쭉 늘려주어 본격적인 티엔의 스트레칭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당신의 몸을 마음대로? 쓰?고 난 뒤에야 스르륵 놓아준다.) 저 사실 스트레칭은 혼자서도 늘 하고 있어요. (방긋…. 당신이 보는 앞에서 알아서 스트레칭을 잘 했다.)
첸 티엔:(너덜너덜해졌다.) 다음부턴 스트레칭이 아니라 조깅을 시켜야겠어요….
이안 브란트:티엔 씨도 같이 하셔야 해요.
첸 티엔:노력이란 건 역시 어렵네요…. 그러긴 할 테지만요.
이안 브란트:(힘내라는 듯 어깨를 조물조물 만져주며 근육 풀어주기나.) 그래도 푹 잘 수 있을 것 같지 않나요?
첸 티엔:(으으. 앓는 소리를 냈다.) 덕분에요…. 이안 씨, 왜 그렇게 유연하신 거예요? 표정 하나 안 변하고 스트레칭을 하는 사람은 두 번째로 봐요.
이안 브란트:첫 번째는요?
첸 티엔:지구에서 뵈었던 헬스 트레이너 선생님이요.
이안 브란트:운동이랑 연이 없으시구나아. 괜찮아요, 제가 잘 해드릴게요 이제…. (당신의 어깨를 살살 밀어 텐트 안으로. 다시 봐도 텐트 같고 신기해요. 대단하시네요. 칭찬도 잊지 않았다!)
첸 티엔:저만의 피티 선생님을 만난 것 같고 좀 떨리네요…. (주섬주섬 침낭을 챙겨 당신의 손에 들려주었다.)
이안 브란트:으응 좋으시죠…. (침낭을 평평한 곳에 꾸물꾸물 폈다. 두 개 나란히.)
첸 티엔:네에…. (아무래도 캠핑은 오밀조밀 붙어 자는 것이 묘미이지 않나. 하여간 주변 사람들은 그렇게 말했다. 느릿느릿 침낭으로 쏙 들어갔다.) 오늘 고생 많으셨어요. 푹 주무세요.
이안 브란트:티엔 씨도요. 오늘 즐거웠어요, 덕분에. (얌전히 침낭에 들어가 누웠다. 오랜만에 깬 하루가 참 길기도 했다. 안녕히 주무세요. 웅얼거린 뒤 눈을 감았다.)
▶:두 사람은 어느덧 깜빡 잠이 들었습니다. 얼마쯤 지났을까요?
헬퍼스 봇:여러분! 슬슬 움직이지 않으면 위험할 것 같아요!
▶:익숙한 알람과 헬퍼스 봇의 목소리에 눈을 뜬 두 사람은 하늘이 온통 잿빛인 것을 발견합니다.
어제 화산이 분출되며 뿜어져 나온 화산재가 하늘을 뒤덮은 모양입니다. 기분 탓일까요? 조금 추운 것 같기도 합니다.
이안 브란트:
건강
기준치:65/32/13
굴림:34
판정결과:보통 성공
첸 티엔:
건강
기준치:75/37/15
굴림:86
판정결과:실패
(킁. 잔기침을 했다.)
헬퍼스 봇:주변 기온이 많이 떨어졌군요! 다들 괜찮으신가요? 어서 차량에 탑승해주세요. 내부 온도를 올리겠습니다.
이안 브란트:어제 제가 너무 무리시켰나요? (이런 오해 받을 만한 말을 하지 말까요. 꾸물꾸물 일어나서 당신의 이마를 슬쩍 짚어보기도 했다.)
(자다 일어나서 추운 게 아니고 진짜 추운 거구나. 주섬주섬 짐을 챙겨 일어납니다.)
(티엔도 챙?겼다.)
첸 티엔:우와~…. 누가 들었다면 오해할 만한 발언인데요, 그거. (조금 따끈했을 것이다. 당신에게 챙?겨진 채? 차량에 올랐다.)
이안 브란트:응? (아무 자각 없다. 따끈한 당신의 옆에 붙어 앉는다.)
▶:두 사람은 탐사 차량에 탑승합니다. 헬퍼스 봇이 삑삑거리는 소리를 내더니 이윽고 자신의 몸체와 탐사 차량의 내비게이터에 지도를 띄웁니다.
헬퍼스 봇:하얀색 와이파이 모양이 최초의 전파 신호가 잡힌 장소입니다! 화산과 폭발 모양이 있는 곳이 달 호가 있는 장소이고요.
지구 호의 통신을 통해 간신히 파악했죠! 기상이 엄청나게 안 좋은가 봐요! 지구 호에서도 우리가 있는 곳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라니까요!
그나마 다행인 건 아직 지속해서 전파가 잡힌다는 점이에요! 우리에겐 아직 탐사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답니다! 다들 동의하시죠?
이안 브란트:(지금 이 상황이 다행인지 아닌지…. 확실한 건 혼자가 아니라는 점만은 참 다행이다.) 네에, 그래야죠.
첸 티엔:그럼요. 이제 어디로 이동해야 하나요?
헬퍼스 봇:전파 신호가 잡힌 장소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추천해 드릴 만한 경로는 총 세 가지가 있는데, 들어보시겠어요?
이안 브란트:(세 개나 있어. 끄덕였다.)
헬퍼스 봇:첫 번째는 산을 넘어가는 루트입니다! 해발 약 300~600m의 작은 산봉우리 두 개의 가운데를 넘어가거나 왼편으로 둘러서 지나가는 루트죠. 다른 산들에 비해 낮은 편이고 경사도 완만하지만, 지진이 일어난다면 산사태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빠른 루트임에는 이견이 없을 정도예요!
두 번째는 호수를 둘러 지나가는 루트입니다! 아랄 해의 절반쯤 되는 호수를 둘러 가는 방법으로, 주변에 어떤 동식물이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점이 위험 요소이네요!
세 번째는 산과 호수를 모두 지나지 않고, 오른쪽으로 크게 우회하여 초원을 지나쳐 가는 루트입니다! 가장 안전하지만 가장 오래 걸리는 루트이기도 하죠. 여러분의 의견을 존중하겠습니다!
이안 브란트:(티엔 빤히이….)
첸 티엔:(응?) 응?
이안 브란트:(그저 빤히.)
티엔 씨의 의견을 존중할게요.
첸 티엔:음~…. 역시 안전한 루트가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안 브란트:으응, 무엇보다 안전한 게 우선이죠. (사실 당신이 무슨 말을 했더라도 네에 저도 그거 좋아요 라고 말했을 것이다.)
헬퍼스 봇:좋습니다! 그럼 초원을 경유하도록 하죠!
▶:경로를 정하고 탐사 차량을 막 움직이려고 할 때,
어제의 화산에서 한 번 더 폭발이 일어납니다.
어제와는 조금 다릅니다. 시꺼먼 연기가 자욱하기 번지더니, 산봉우리에서부터 폭포처럼 화산재와 암석들이 쏟아져 내립니다.
땅 울림이 뒤늦게 시작됩니다. 무서운 속도로 화산쇄설류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차량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합니다. 탐사 차량은 서둘러 화산쇄설류를 피해 자리를 벗어납니다.
헬퍼스 봇:지금쯤이면 비행선에 자동 수리기능이 작동했을 거예요! 지적 생명체의 흔적을 찾을 때쯤에는 비행선이 우주선으로 되돌아갈 만큼 수리되어 있을 것이고요.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이안 브란트:다행이네요. (행여 당신이 멀미라도 할까 싶어 손을 조물조물 만지며 창 바깥을 살폈다.)
▶:하늘화산주변의 높은 산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어제처럼, 가장 먼저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흐려 보이네….)
▶:흐리다 못해 어둑어둑할 지경입니다.
이안 브란트:(웅?)
지구과학? Roll
기준치:1/0/0
굴림:49
판정결과:실패
첸 티엔:왜 그래요?
이안 브란트:티엔 씨도 봐봐요. (하늘 힐끔.)
첸 티엔:흠.
지구과학 Roll
기준치:1/0/0
굴림:53
판정결과:실패
헬퍼스~.
이안 브란트:(헤헤 모르겠당.)
헬퍼스 봇:
과학(지구과학) Roll
기준치:80/40/16
굴림:27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이안 브란트:(우와.)
헬퍼스 봇:화산재가 하늘을 꽉 뒤덮었군요! 어제 화산의 규모로 보건대 이 화산재는 이미 성층권까지 도달했을 거예요!
이안 브란트:그렇구낭.
(화산을 응시한다. 어제 후덥지근한 느낌은 아마 화산 때문이었겠지…. 오늘의 날씨 변화도 마찬가지로 화산의 영향을 받은 것일 테고.)
▶:멀리 떨어진 화산 연기 사이에서 번개가 번쩍이고 있습니다. 가끔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이안 브란트:날씨가 영…. 별로네요. (주변을 힐긋거린다.)
▶:전파 신호가 잡히는 것치고는 이렇다 할 건물들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지하에 있기라도 한 걸까요?
이안 브란트:대체 어디에서 신호가 잡히는 걸까요? (곰곰.)
(높은 산으로 시선을 돌리며.) 뭔가 있을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데도 말이죠.
▶:몇몇 산들은 화산으로 보입니다. 개중에는 분출을 시작한 것도 보입니다.
이안 브란트:
관찰력
기준치:65/32/13
굴림:38
판정결과:보통 성공
▶:멀리 보이는 산에서 눈에 띄는 줄무늬 모양의 바위가 보입니다.
이안 브란트:쩌기 신기한 게 보여요. (티엔 보여준다.)
첸 티엔:신기하게 생겼네. 뭘까요? (헬퍼스 빤히 본다.)
이안 브란트:(빤히.)
헬퍼스 봇:
과학(지구과학) Roll
기준치:80/40/16
굴림:62
판정결과:보통 성공
단층이로군요! 행성 이안 브란트는 판 운동을 하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화산 활동이 활발히 일어난 거였네요!
이안 브란트:그렇구낭.
▶:먼 곳의 높은 산과 지평선을 바라보던 일행은 낮은 산 앞에 펼쳐진 호수로부터 한참을 달려 멀어집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갑자기 눈앞에 광활하게 펼쳐진 초원과 마주치게 됩니다.
두 사람은 전파신호의 근원지, 지적 생명체를 찾는 것 이외에도 해야 할 일이 있음을 떠올립니다. 행성 이안 브란트의 생태조사입니다.
헬퍼스 봇:이곳에서 생태 조사를 진행할까요?
이안 브란트:(끄으덕.) 좋네요.
▶:이윽고 차량이 정차합니다.
나무덤불, 드문드문 보이는 나무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읏차. 차량에서 내려 을 밟는다. 꾸욱꾹.)
▶:아기햄스터가 행성 이안 브란트에 발자국을 남깁니다. 짧은 풀이 발에 밟히며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냅니다. 강아지풀이나 갈풀, 개쑥부쟁이 같은 풀들이 자라나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제가 뭔가 보여드릴게요오.
생물학? Roll
기준치:1/0/0
굴림:11
판정결과:실패
아쉽당.
(얌전히 구경이나 하기로 했다.)
관찰력
기준치:65/32/13
굴림:15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녹색 식물들 사이로 노랗게 말라죽거나, 마치 낙엽이 지듯 다른 색을 지니는 식물들이 몇몇 존재합니다.
이안 브란트:티엔 씨이. (보여줌.)
첸 티엔:(풀이구낭.) 헬퍼스~?
헬퍼스 봇:
과학(생물학) Roll
기준치:80/40/16
굴림:14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이안 브란트:(우와아.)
헬퍼스 봇:이건… 태양광을 쬐지 못한 식물들인 것 같네요! 식물들이 말라죽을 만큼 태양 빛이 약했던 걸지도 모르겠어요!
이안 브란트:
지능
기준치:50/25/10
굴림:60
판정결과:실패
(웅냥.)
▶:한 번 더?
이안 브란트:
지능
기준치:50/25/10
굴림:28
판정결과:보통 성공
(흠. 생각이라는 걸 했다.)
▶:문득 그런 생각을 합니다. 햇빛이 들지 않는 건 지금도 마찬가지라고요. 사실 우리가 겪은 화산 분출이 처음이 아니라면요? 전에도 계속 이런 화산 폭발이 있었던 거라면?
이안 브란트:(살기 좋은 곳은 아닌 것 같지…. 나무덤불을 쳐다본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나무덤불이 흔들립니다. 무언가 있는 걸까요?
어떻게 할까?
이안 브란트:(티엔 멀리 보내고 긴 나뭇가지로 쿡….)
▶:덤불을 쿡 찌르자, 풀숲에서부터 기니피그의 성체만 한 작은 카피바라 같은 짐승이 쏜살같이 도망갑니다!
이안 브란트:우왓. (파득! 놀랐다가 얌전해졌다.) 쪼끄만 동물….
첸 티엔:(이안 빤히 본다. 닮았당.)
이안 브란트:응?
첸 티엔:응?
이안 브란트:으응? (동물이 사라진 자리를 뒤적뒤적. 특별한 건 없을까?)
▶:특별한 점은 보이지 않네요.
이안 브란트:(나무를 올려다 본다. 나뭇가지로 콕콕 찔러 흔들어 보기도 했다.)
▶:참나무, 혹은 은행나무처럼 보이는 나무들입니다. 이런 나무들은 몇십 미터에 걸쳐서 드문드문 자라나 있습니다. 나무를 흔들어도 떨어지는 건 넓적한 잎밖에 없네요.
이안 브란트:
관찰력
기준치:65/32/13
굴림:82
판정결과:실패
(헤헤? 나무다.)
첸 티엔:
관찰력
기준치:60/30/12
굴림:61
판정결과:실패
(헤헤? 나무다.)
이안 브란트:은행 열매를 먹기도 한대요…. (이런 거나 말하며 헬퍼스 쳐다봄.)
헬퍼스 봇:
과학(지구과학) Roll
기준치:80/40/16
굴림:55
판정결과:보통 성공
이건 낙엽활엽수림과의 나무들이군요! 아무래도 이곳은 온대성 기후에 속하는 모양이네요! 이런 곳이라면 지적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충분하죠!
참, 좋은 소식이 있답니다!
이안 브란트:우와아.
네?
헬퍼스 봇:조만간 전파 신호를 해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신호를 해독하는 대로 다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전파 신호를 향해 이동할까요?
이안 브란트:네에에. (차량에 다시 탑승했다.)
▶:차량을 타고 다시 한참을 이동합니다. 점점 더 하늘이 어두워지네요.
헬퍼스 봇:해가 지는 것 같네요! 행성 시간으로 치면 저녁이 가까워지고 있기는 합니다. 아무래도 화산재 때문에 더 빨리 어두워지는 것 같아요. 혹시 모르니 괜찮은 곳을 찾아서 그곳에서 야영하는 게 좋겠어요!
이안 브란트:생각보다 멀구나아. 음, 좋아요. (오늘은 꽤 추울지도. 괜찮은 곳을 찾는 모양인지 바깥을 열심히 살펴보았다.)
▶:하늘에서 화산재가 눈처럼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흡사 따뜻한 겨울이 온 것 같은 착각을 느낄 정도입니다.
머지않아 평원이 펼쳐집니다. 이곳에서 하루를 지새우면 될 것 같네요.
이안 브란트:(손바닥이 하늘을 향하게 내밀어 손 위에 쌓이는 것을 살펴본다.) 눈 같다, 그쵸.
첸 티엔:어어, 지지예요. (냉큼 당신에게 몸을 붙이며 손바닥 위에 쌓인 것들을 털어주었다.)
이안 브란트:앗. (얌전히 손을 맡기고….) 오늘은 저 힘내볼게요. 텐트.
첸 티엔:(헤.) 또 무너트리면 어쩌시려고요?
이안 브란트:(주섬주섬 물건을 내리기 시작했다.) 티엔 씨가 뭔가 도와주시지 않으려나….
자…. 아자. (기합을 넣어봤다.)
생존술 Roll
기준치:10/5/2
굴림:76
판정결과:실패
무너지진 않았어요. (쌓지 못했을 뿐.)
▶:행운 판정?
이안 브란트:
기준치:40/20/8
굴림:60
판정결과:실패
첸 티엔:흠.
이안 브란트:(우.)
첸 티엔:
기준치:40/20/8
굴림:8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이안 브란트:응?
첸 티엔:(오늘도 척척척 텐트를 세웠다.) 제가 알아서 할 테니 우리 이안 브란트 씨는 저~기 앉아서 불을 피워주시겠어요?
이안 브란트:몸 쓰는 게 은근히 체질이신 것 같아요? (얌전히 나뭇가지와 돌멩이를 모아서…. 틱틱.)
생존술 Roll
기준치:10/5/2
굴림:81
판정결과:실패
(잠깐.)
기준치:40/20/8
굴림:56
판정결과:실패
안 되는데.
첸 티엔:흠.
기준치:40/20/8
굴림:46
판정결과:실패
어라. 저도 안 돼요.
이안 브란트:잠시만요오.
(음.)
손놀림
기준치:10/5/2
굴림:57
판정결과:실패
안 되네.
첸 티엔:한 번 더 해볼게요.
기준치:40/20/8
굴림:56
판정결과:실패
이안 브란트:네에.
응.
첸 티엔:안 되네요.
이안 브란트:저도 진짜 마지막으로 뭔가 보여드릴게요.
기준치:40/20/8
굴림:65
판정결과:실패
안 되는 걸.
첸 티엔:헬퍼스으.
이안 브란트:(우우.)
헬퍼스 봇:
기준치:77/38/15
굴림:85
판정결과:실패
이안 브란트:헬퍼스도 운이 따라주진 않네요.
헬퍼스 봇:
기준치:77/38/15
굴림:30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이안 브란트:(우와~)
헬퍼스 봇:아무 일도 없었답니다!
이안 브란트:네, 네.
헬퍼스 봇:오늘도 제가 불침번을 설 테니 여러분은 조금이라도 눈을 붙이시는 게 좋겠어요!
이안 브란트:(헬퍼스는 충전? 같은 게 필요 없나? 빙글빙글 돌려봤다.)
헬퍼스 봇:(빙글빙글 돌아갔다.) 왜 이러시는 건가요?!
이안 브란트:아. 헬퍼스도 뭔가 먹여줘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헬퍼스 봇:오, 헬퍼스는 괜찮답니다! 첨단 기술의 집합체니까요. 상냥한 마음씨만 받도록 하겠어요!
이안 브란트:그렇구낭. (또 복복 만지기만 했다. 따끈한 불 옆에서 티엔 다리 쭉 늘려주기.)
첸 티엔:응?
이안 브란트:응?
첸 티엔:(덩달아 당신의 다리를 쭉 펼쳐주었다.)
이안 브란트:(다리 쭈욱… 펼쳤다.)
어제보다 유연한 기분이 들지 않으세요?
첸 티엔:음.
건강
기준치:75/37/15
굴림:47
판정결과:보통 성공
조~금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이안 브란트:(헤헤.) 그쵸? 제가 앞으로 많이 도와드릴게요.
첸 티엔:(머리 복복 쓰다듬어주기만….) 어쩐지 도움받기만 하는 것 같아요. 같이 노력해드리겠다고 말한 체면이 안 서는데.
이안 브란트:(문질문질 받았다.) 그러면서 저도 같이 운동하는 거죠. 전 좋은 것 같아요.
첸 티엔:이런 걸로도 운동이 되나요? (정말 몰라서 물어봤다.)
이안 브란트:안 하는 것보단 낫죠…. (은은하게 웃기만.)
아니며언, 좀 걷기라도 할까요?
첸 티엔:음. 그게 나을 것 같네요. 당신에게도 더 좋을 것 같고요. 헬퍼스, 무슨 일이 생기면 연락해 줄 거죠?
헬퍼스 봇:그럼요! 거점은 제가 지키고 있을 테니 이 근방을 벗어나지만 말아주세요!
이안 브란트:네에, 멀리 가지는 않을게요.
첸 티엔:그러엄…. 오늘도 손을 잡아드릴까요~? (농.)
이안 브란트:(짤막한 웃음.) 저 어린애 아니에요~…. (어디로 가지. 일단 걷는다. 목적지 없이 서성이기 시작하나….)
첸 티엔:어른이더라도 길을 잃을 수는 있죠? (나란히 걸었다. 화산재 탓에 밤하늘이 보이지 않는 것만큼은 조금 아쉬웠다.) 저~어기. 커다란 나무 보여요? 저기까지만 갔다가 돌아올까요.
이안 브란트:그럼 잡아주세요. (순순히 끄덕이고는 가까운 손을 내밀었다.)
첸 티엔:(내민 손 위로 제 손을 겹친다. 이제는 이 행위가 그리 낯설지 않다.) 그런데…. 이안 씨 말이에요. 배우 K씨가 주연을 맡으셨던 그 영화…. (단어가 늘어진다. 기억을 더듬느라 생긴 공백 탓이다. 제목이 ────였던가요? 뒤늦게 덧붙였다.) 아무튼요. 그 영화에도 출연하셨었죠? 왜, 주인공 머리가 길던 그 영화 말예요. (빈손으로 당신의 머리 길이를 어림하는 동작을 취해 보였다.) 딱 이 정도였는데.
이안 브란트:(잡은 손을 앞뒤로 살랑살랑 흔들었으니 소풍이라도 나온 어린 아이의 모습 같기도 했다. 타인과 살 맞대는 것이 벌써부터 편안해졌으니 신기한 일이었다. 눈 동그랗게 뜨고 돌아본다.) 어떻게 아세요? 보통 잘 모르는데….
첸 티엔:역시~! 맞죠? (덩달아 손을 달랑거렸다. 추측 들어맞은 것에 신이 난 것마냥 그리했다. 휘어진 눈으로 시선을 마주한다.) 재밌게 본 작품이거든요. 이것저것 찾아보다 엄~청 긴 인터뷰를 본 기억이 나요. 그리고…. 어제오늘 몸 쓰시는 걸 보면서 느낀 건데, (발끝을 바닥에 툭툭 차는 시늉.) 가끔씩 이런 동작을 하시더라고요. 액션의 무게가 한쪽으로 실리는 것도 그렇고요. 그럴 때마다 더 날렵하고 멋져 보이는 거 아세요? 겨우 알아챘어요~. 아, 이런 건 알아보지 못하는 편이 좋으셨댔나?
이안 브란트:(놀라 멈추었던 손이 당신에 의해 흔들렸다. 신이 난 아이처럼 보인다. 즐거울 때는,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할 때는 그런 표정을 지으시는구나. 음악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그런 표정을 지어주실까…. 인터뷰 같은 걸 했던가, 그런 버릇이 있었던가, 잠시 기억을 더듬어야 했다. 고작 그런 단서로 제 정체를 알아냈다는 게 신기하고, 또….) 뭐어, 우리는 주연이 아니니 티가 나지 않는 편이 좋기야 하겠지만, 그래도….
좋아해 주셨다니 기뻐요. (뺨이 살짝 달아올랐으니 생기가 돌았다. 민망함에 시선을 내리깔았다가도 퍽 수줍게 웃었다.) 티엔 씨는 눈썰미가 좋으시네요. 영화도 많이 좋아하시는 것 같고…. 또 무얼 좋아하세요? 영화 말고는요.
첸 티엔:왜 이렇게 수줍어하신담~? 팬이란 걸 처음 만나 본 신인처럼 반응하시네요. (어딜 보나 놀리는 투였다. 정답을 말해버린 줄도 모르고 그렇게 굴었다.) 좋아하는 거야 많죠.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좋고, 아이들도 좋고. 꾸미는 것도 좋아하고…. 아, 단 것도 좋아해요.
이안 브란트:처, 처음 맞아요. (기어이 귓바퀴까지 붉힌다. 민망함에 제 뺨을 손등으로 몇 번 문질렀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무튼 감사해요…. (머릿속으로 열심히 메모했다!) 그럼 싫어하는 건요? 벌레 말구.
첸 티엔:(처음이었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예상치 못했던 모양이다.) 그럼 제가 이안 씨의 첫 번째 팬인 거네요~…. 앞으로도 쭈욱 좋아할 테니까요. (위로? 한답시고 이런 말이나 했다. 어차피 진심이었으니 마음에 걸릴 것은 없다. 이어진 질문에는 꽤 오랜 시간 고민했을 터다. 마땅히 떠오르는 게 없기도 했고. 긴 간극 끝에 겨우 답한다.) ……매스컴? 가십 기사는 그렇게까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네요. 이안 씨는요?
이안 브란트:네, 네. 감사해요. 진심으로요…. (어영부영 대꾸했지만 이쪽도 나름 진심이었다. 그렇게 좋아해주실 줄 알았으면 그만두지 않는 건데, 아쉽네요. 입에 발린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으나 금세 관뒀다. 상황이 이리 되었으니 제 처음이자 마지막 팬을 만날 수 있는 것 아니겠나….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 낫다.)
(좋아하는 건 많고, 싫어하는 건 적으신가 보네. 긴 침묵 동안 생각했다.)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딱히 그렇다 할 만한 건 없어요. 재미없죠.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나중에 생각나는 게 있으면 말해드릴게요. 이어 데인 게 있으신 걸까 어림짐작하다, 평소라면 묻지 않았을 것을 질문했다.) 안 좋은 경험이라도?
첸 티엔:이안 씨 말예요, 어제부터 계~속 본인 얘기를 하실 때면 재미없지않느냐고 묻고 계세요. (반대쪽 손으로 당신의 손등을 콕콕 찌른다. 나름의 불만 표시였다.) 전 이안 씨의 그런 점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있는걸요. 무던한 분의 곁에 있으니 덩달아 진정되는 것만 같아서 좋아요. 그러니까~ 따라 해 보시겠어요? 저랑 같이 있으니까 재미있으시죠? 라고요. 그렇담 이안 씨의 질문에도 답해 드릴 테니까요~.
이안 브란트:(간지러워요, 잡은 손을 제 쪽으로 슬며시 잡아끌었으니 당신의 몸 또한 제 방향으로 이끌려 왔을 것이다. 전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눈이 마주쳤다. 언뜻 웃는다.) 재미있나요?
첸 티엔:(힘주어 버티지 않았으니 저절로 몸이 기울어진다. 시선 마주할 적이면 숨을 멈추었을지도 모르겠다. 푸름을 머금은 채 휘어지는 검은 눈을 바라보고 있자니 썩 묘한 기분이 들었던 탓이다. 첸 티엔은 뒤늦게 인정했다. 아무래도 자신은 당신이 감정을 드러내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잔잔한 호수에 물결이 이는 것 같지 않은가. 그 물결조차도 자신이 손 담그어 생겨난 것만 같았으니 더욱 그랬다. 평소에도 상대방을 웃기는 걸 좋아하긴 했으니, 단순히 그것의 일환인가 싶다.) 네에. 그런데…. 넘어질 뻔했잖아요~! 다음부턴 예고하고 당겨주세요. 그래야 저도 대비할 수 있죠.
이안 브란트:(보다 좁은 거리에서 마주하는 시선. 시원하게 올라간 눈매며 물색을 닮은 아주 파란 눈동자가 금방 마음 한 켠에 들어찼다. 후일 그러고 보니 좋아하는 게 생각났는데, 그리 운을 띄울 때는 아마 푸른색을 입에 올리게 될 것 같다. 손을 살며시 놓았다 쥐며 당신을 제대로 세웠다. 죄송해요, 말소리에 장난스런 웃음이 뒤섞인다.) 넘어지지 않게 잡아드릴 테니까 걱정 마세요. 그런 건 자신 있거든요. (그래도 재미있으셨죠? 농을 던진 뒤에야 다시 발걸음을 앞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이제 말씀해 주실 건가요?
첸 티엔:(생각보다도 더 화끈한 분이셨네요~…. 농담 어린 대꾸를 하며 걸음을 옮긴다. 손을 잡고 나란히 걸었다.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맞추어지는 발걸음이 혼자가 아님을 실감케 했다.) 뭐어, 심각한 일은 아니긴 한데…. (멋쩍은 양 빈손으로 제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기다란 손가락이 검은 머리카락을 꼬아 귀 뒤로 넘겨 낸다.) 불화설에 엮인 적이 있거든요. 한 번 기자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하니까 이상하게 신경이 쓰여서…. 결국 그 사람이랑은 연도 끊게 됐어요. 좀 겁쟁이 같죠?
이안 브란트:(이런 걸 좋아하시나 싶어서요. 덩달아 농을 지껄이기나 했다. 비슷한 보폭, 조금 느린 걸음. 단단히 쥔 손. 세상에 단 두 사람만이 남아 있는 것 같다.) 가십거리를 싣는 사람들이 나쁜 거지, 겁을 내는 건 나쁘지 않잖아요. 부러질 때까지 버티고 서는 것보단…. (잡은 손을 죔죔거렸다. 좋지 않은 기억을 되돌아 볼 때는 긴장이 되곤 하지 않나. 그래서, 당신의 손이 영 찬 것 같아서 그랬다.) 그래서…. 그 사람은? (아주 막연히 물었다.)
첸 티엔:(맞잡은 손 위로 다정이 내려앉는 것을 느낀다. 더는 시리지 않았다. 그저 이 미지근한 온기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음…. 실은, 그 사람이 제 동생이거든요. 그 애 입장에선 하나밖에 없는 오빠가 갑자기 연락을 끊어버린 셈이잖아요. 그래서…. 참 많이도 싸웠어요~ 결론은 안 났지만요. 제가 도망쳤거든요. (화산재가 가득한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리고는 낯선 땅을 내려다보았다.) 우주로요.
이안 브란트:으응, 역시 동생이 있으시구나. (사람을 챙기는 방식에서 대강 짐작하고 있던 바였다. 연을 끊어버렸다는 건 의외지만 이런저런 사정이 있었겠거니, 싶었다.) 꽤 사이도 좋으셨을 것 같은데…. (낯선 풍경을 담는 이를 쳐다본다.) 돌아가고 싶지는 않나요?
첸 티엔:그러기엔 너무 늦지 않았나요? (히죽 웃는다.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을 적이면 그저 웃곤 했다. 약한 모습 내비치고 싶지 않다는 은연중 기제일지도 모르겠다.)
이안 브란트:(아, 아플 때는 이런 표정을 지으시고. 당신을 가만 응시하다가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준다.) 늦지 않았을 것 같은데…. (당신이 똑같이 말했지 않나, 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대로 돌려주는 것뿐이다. 살아 숨 쉬고 한, 마냥 늦어버린 일은 없을 거라고 믿으니까….)
첸 티엔:왜 그렇게 생각하실까~…. (당신 또한 불현듯 직감한 것일까?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번에는 제 쪽에서 잡은 손을 자신의 쪽으로 당겼다. 좁아 든 거리에 어깨와 어깨를 장난스레 맞부딪혔다.) 답해주지 않으셔도 돼요. 들어줘서 고마워요. (많은 위안이 되었다. 새파란 타인의 지지는 간혹 아주 큰 버팀목이 된다.)
이안 브란트:(속절없이 당신의 방향으로 이끌려 갔다. 어느 쪽이 정방향인지도 모르고, 그저 그렇게 끌렸다. 나직한 웃음소리. 어딘가 가라앉은 숨소리. 우리 둘 다 미련이 있잖아요…. 꼭 당신에게만 들리게 속삭였다.)
(목표했던 나무가 눈 앞에 보인다.) 꽤 걸은 것 같은데, 돌아갈까요?
첸 티엔:그럴까요~…. 이 정도면 운동도 된 것 같고. 보람찬 시간이었어요. (맞잡은 손을 달랑달랑 흔들었다.) 돌아갈 때도 잡고 있나요?
이안 브란트:저도… 즐거웠어요. (잠시 눈을 깜박인다.) 놓을까요?
첸 티엔:음, 놓고 싶진 않네요. …좀 이상한가요?
이안 브란트:잘 됐네요, 마침 저도…. (도착지에 도장을 찍듯 나무줄기에 빈 손바닥을 가져다 댄 후 떨어졌다.)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뒤돌아 왔던 길을 그대로 걷는다.) 원래 손이 찬 편이에요?
첸 티엔:마음이 통해서 좋네요~. (헤헤 웃는다. 손바닥을 틈 없이 맞물렸다.) 남들보단 체온이 낮은 편이긴 하죠. 이래 봬도 꽤 써먹을 곳이 많더라고요. (불시에 빈손을 당신의 목덜미에 쑥 집어넣었다.) 이런 거라든지~?
이안 브란트:(흡, 짧은 숨소리를 내며 어깨를 움츠렸다. 바들….) 차, 차가워요.
첸 티엔:(소리 내어 웃었다.) 어때요, 쓸만하죠?
이안 브란트:(소름이 돋았는지 파드득 떨며 목덜미를 매만졌다.) 더울 때는요. 그때는 티엔 씨 손 좀 빌려야겠어요….
첸 티엔:그때까지 곁에 있어 주시려고요?
이안 브란트:그럼 좋을 것 같은데.
첸 티엔:왜요?
이안 브란트:좋은 분 같아서요. (간단한 대답.) 별론가요?
첸 티엔:그런 건 아니지만요. 상당히 고백처럼 들리길래 여쭤봤어요.
이안 브란트:그, 그렇게 들렸나요? 딱히, 그런 의미는 아니었는데. (쪼끔 빨개졌다.)
첸 티엔:(히죽히죽 웃는다. 제대로 건수 잡은 것마냥 놀렸다.) 볼도 붉히시고요. 오해 사기 딱 좋은 행동이에요~ 그거.
이안 브란트:아닌 거 아시면서, 일부러 그러시는 거죠…. (슬그머니 멀어진다.)
첸 티엔:어어, 삐치셨어요~? (졸래졸래 따라갔다.)
이안 브란트:(도리도리.) 그건 아니지만. 민망해서 얼굴 못 보겠어요.
첸 티엔:왜 민망해하시지~?
이안 브란트:자꾸 놀리시니까아. (힐끗 뒤돌아봤다.)
첸 티엔:죄송해요. 반응이 재밌어서 그만…. (웃음 참는 게 뻔히 보였을 것.) 앞으론 그러지 말까요?
이안 브란트:으응…. 놀리지 마세요. (불만 있는 양 입술 우물거리다 결국 당신과 나란히 서 걷는다.)
첸 티엔:네에. (그리고는 발을 맞추었다. 꽤 긴 거리를 걸어왔음에도 돌아가는 길은 짧게만 느껴졌다.)
▶:두 사람은 거점으로 되돌아옵니다. 헬퍼스 봇이 자리에서 번쩍 떠올라 날아옵니다. 두 사람의 사이를 갈라두고선 중앙에서 존재감을 뽐내네요.
헬퍼스 봇:돌아오셨군요! 별일은 없으셨나요?
이안 브란트:네에, 여긴 별일 없었나요?
헬퍼스 봇:좋은 소식은 준비되어 있습니다! 꽤 많은 정보를 수집했어요!
이안 브란트:(우와아. 얌전히 경청한다.)
헬퍼스 봇:우선… 행성 이안 브란트에 관한 내용입니다!
방사성 원소 검사를 해본 결과 이 행성은 최소 43억 년 된, 지구보다 조금 어린 암석 행성임이 틀림없습니다! 화산 폭발과 해일이 빈번하게 일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생인류의 기술력을 이용한다면 이 행성에는 인류 생명체와 지구 생명체가 거주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지구 생명체들은 이런 환경에서 충분히 살아왔으며, 조금 척박하긴 하더라도 인류 또한 이곳에서 몇십 년이면 부흥기를 맞이하게 될 거예요! 과거의 우리가 그래왔듯이요!
이안 브란트:좋은 소식이네요. (헬퍼스에게 박수 짝짝짝~ 해줬다.)
헬퍼스 봇:( X ) 표정을 지으며 허공에서 빙그르르 돌았다.) 그리고, 지적 생명체에 대한 것 말인데요.
▶:헬퍼스 봇이 삐빅거리며 주변을 쏘다닙니다.
헬퍼스 봇:이번에 들어온 전파를 조금이나마 해석했습니다! 한 번 들어보세요!
▶:헬퍼스 봇은 제 몸통을 들어 보입니다. 치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해당 소리가 반복해서 들립니다.
  He-- - - -e chi--e - -- -pl- --- - -Earth.
  -e-- - -r--- ch---- - o- --- --- - -Earth.
  He-- - fr--- ----en - d- - th- p--- - -Earth.
▶:대부분의 소리는 부정확하지만 지구라는 뜻만큼은 명확히 들리고 있습니다. 헬퍼스 봇은 소리를 끈 다음 바퀴로 땅을 빙빙 돌아다닙니다.
헬퍼스 봇:``누군가 우리의 언어를 해독했음이 분명해요! 우리의 지구 호가 전파가 오는 곳으로 신호를 보낸 것을 보고요!
이안 브란트:(귀만 쫑긋거리다가)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지마안…. 확실히 그런 것 같네요. 얼마 정도 더 가야 할까요?
헬퍼스 봇:내일이면 목표 지점에 도달할 것 같습니다! 여정의 끝을 마주한 기분이 어떠신가요?
이안 브란트:으응,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걸요~….
헬퍼스 봇:(제자리에서 빙그르르 돌았다.) 그렇더라도 체력을 비축해두는 건 아주 중요해요! 설렘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진 말아주세요! 내일은 또 어떤 사건이 벌어질지 모르니까요.
이안 브란트:물론이죠. (티엔이 멋지게 친 텐트 안에 침낭을 나란히 둔다.) 어쩐지 자기 아쉽네요.
첸 티엔:(느릿느릿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게 말이에요. 오늘이 마지막인 거죠?
이안 브란트:내일 별일이 없다면 아마 그렇겠죠? (침낭 안으로 꾸물꾸물 들어갔다.)
첸 티엔:그러엄, 오늘은 손이나 잡고 잘까요?
이안 브란트:응?
첸 티엔:응?
이안 브란트:안 불편하시겠어요?
첸 티엔:흠. 누군가와 손을 잡고 잠드는 건 처음이라~ 거기까진 잘 모르겠네요. 자다가 불편하면 놓을게요.
이안 브란트:네에, (이쪽도 그런 건 처음이라서.) 그렇게 해요. (얌전히 한 손을 내밀었다.)
첸 티엔:(답싹 붙잡는다. 그대로 침낭에 몸을 뉘었다.) 잘 자요. 좋은 꿈 꾸시고요.
이안 브란트:티엔 씨도요. 안녕히 주무세요오. (잡은 손을 한번쯤 쳐다본 후 금방 눈을 감는다.)
▶:우르릉거리는 소리도 이제 무감각할 지경입니다. 두 사람은 흐릿하게나마 눈꺼풀 사이로 들어오는 빛에 눈을 뜹니다.
손은 여전히 잡고 있나요?
이안 브란트:(손…. 불편하다고 느낄 새도 없이 잠들었으니 당신이 놓지 않았다면 여전히 잡고 있을 것이다.)
첸 티엔:(고작 하루만의 변화치고는 큰 편이긴 하나, 이제는 미지근한 온기 느껴지지 않는 것이 어색할 지경이 되었다. 그렇기에 놓지 않았다. 오히려 뒤척이며 손 놓는 일 없게끔 깍지를 껴 두었을 터다.)
▶:이젠 눈을 뜨자마자 자신의 몸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도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안 브란트:
건강
기준치:65/32/13
굴림:100
판정결과:대실패
첸 티엔:
건강
기준치:75/37/15
굴림:7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이안, 컨디션이 좋지 못한가요? 이성 판정.
이안 브란트:
SAN Roll
기준치:65/32/13
굴림:97
판정결과:실패
▶:악몽을 꾸기라도 했나 봐요. 이성치 1 감소합니다.
이안 브란트:(무슨 꿈을 꾼 거지…. 기억도 안 난다. 손을 쥐고 있으니 당신의 방향으로 돌아누우며 끙, 앓는 소리를 냈다.)
첸 티엔:(먼저 상체를 일으킨 뒤에야 손을 놓는다. 앓는 소리에 옆을 돌아보았으니 자연스럽게 당신을 내려다보는 꼴이 된다. 손을 뻗어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었다. 이마에 맺힌 땀을 훔쳐내기도 했다.) 이안 씨, 괜찮아요?
이안 브란트:(시원하다…. 써먹을 곳이 많다던 당신 말이 아무래도 옳은 것 같다. 당신의 손에 더운 이마를 갖다대며 웅얼거린다.) 으응, 괜찮아요….
첸 티엔:(손등을 이마에 가져다 댄다. 손등이 미지근해질 무렵이면 손바닥을 가져다 대었다. 걱정 어린 목소리가 튀어나온다.) 열이 있네…. 일어나실 수 있겠어요?
이안 브란트:네에, 그런데…. (혼자 일어날 힘은 얼마든 있다. 그렇지만, 조금 더 의지하고 싶은 기분이 들어서. 손을 뻗었다. 비실비실 힘없이 웃었다.) 일으켜 주세요.
첸 티엔:(기꺼이 손을 뻗는다. 한 손도 아니었다. 양손을 내밀어 당신의 손을 붙잡는다. 왼손으로는 당신의 손바닥을, 오른손으로는 손등을. 온몸으로 당신을 지탱했다.) 자, 당길게요~?
이안 브란트:(당신의 손을 살며시 쥔다.) 네에, 근데 저 무거운데. (슬며시 덧붙이기도 했다.)
첸 티엔:괜찮아요. 가벼운 것보단 낫죠. 건강한 것 같아서 좋잖아요~? (헤쭉 웃으며 붙잡은 손을 당겼다.)
이안 브란트:(그치, 건강해야지…. 당긴 방향 그대로 힘주지 않은 몸이 딸려 갔으니 어렵지 않게 몸을 일으킨다.) 손 잡고 자는 거 안 불편했어요?
첸 티엔:(당신을 일으킨 뒤에도 손 놓지 않았다.) 생각보다 편하던걸요? 다음이 있다면 그때도 잡아주세요.
이안 브란트:그거 다행이네요. (남은 손으로 침낭을 쭈섬주섬 정리한다.) 다음이 있으면 좋겠구요.
▶:문득 헬퍼스 봇이 텐트의 안으로 날아듭니다. 헬퍼스 봇의 몸체에서 치지직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네요.
헬퍼스 봇:여러분, 좋은 소식이 하나 더 늘어났어요!
드디어 우리의 비행선 달 호가 정신을 차린 모양이에요! (땅을 굴러다니며 소리쳤다.) 이쪽의 위치를 전송해 두었어요. 여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비행선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네요! 조금만 더 힘내자고요!
이안 브란트:(그저 안심시키려고 한 말은 아니었던 모양이지. 그나저나…. 구르기도 하는구나. 귀엽당. 공 굴리듯 톡톡 쳐보나.) 네에, 마지막까지 힘내야겠네요.
헬퍼스 봇:(데구르르 굴러 탐사 차량의 앞까지 이동했다.) 좋은 마음가짐이에요! 준비가 되셨다면 출발합시다!
이안 브란트:(공 쫓아가는 애마냥 쪼르르 따라갔을 것이다. 짐을 챙기고 차량에 탑승합니다!)
▶:두 사람은 탐사 차량에 몸을 맡깁니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남아 있으니까요.
...
...
...
탐사 차량은 마침내 우거진 숲에 도달합니다. 빽빽하고 울창한 숲은 탐사 차량이 들어가기에는 힘들어 보입니다.
헬퍼스 봇:여기서부터는 걸어가야 할 것 같군요!
이안 브란트:그러게요. (차량에서 폴짝…. 내리려다가 그냥 얌전히 터벅터벅 내렸다.) 얼마나 걸어야 할까요?
헬퍼스 봇:근방입니다! 조금만 힘을 내세요!
▶:일행은 차량에서 내려 걷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상합니다.
도착할 때까지도 어떤 지적 생명체는 보지 못했습니다. 숲은 쥐죽은 듯 조용하기만 합니다.
헬퍼스 봇:뭔가… 이상한걸요. 하지만 여기서 신호가 나오고 있어요!
▶:헬퍼스 봇이 윙윙거리며 이동합니다.
걸음을 옮길수록 기이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꼿꼿하게 하늘을 향해 뻗어 있던 나무들의 각도가 숲속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기울어지기 시작합니다.
이안 브란트:뭔가… 많이 이상하네요. (각도가 기운 나무들을 눈으로 훑으며 길을 걷는다.)
▶:자연적인 모습은 아닌 것 같습니다. 모두 숲 바깥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숲 안쪽에 무언가 있는 것처럼요.
이안 브란트:
지구과학? Roll
기준치:1/0/0
굴림:48
판정결과:실패
생물학? Roll
기준치:1/0/0
굴림:16
판정결과:실패
(아쉽다.)
(티엔 빤히.)
첸 티엔:흠.
지구과학? Roll
기준치:1/0/0
굴림:41
판정결과:실패
생물학? Roll
기준치:1/0/0
굴림:29
판정결과:실패
이안 브란트:(아쉽당.)
첸 티엔:헬퍼스으.
헬퍼스 봇:
과학(지구과학) Roll
기준치:80/40/16
굴림:74
판정결과:보통 성공
이안 브란트:(우와.)
헬퍼스 봇:이건… 마치 거대한 폭풍이나 운석이 떨어지기라도 한 것 같군요! 아주 커다란 충격으로 인해 나무들이 기울어진 모양이에요.
▶:숲으로 걸어 들어갈수록 나무들의 각도는 점점 기울어집니다. 이러다 쓰러지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 무렵,
두 사람은 숲속 한가운데, 나무들 사이 뻥 뚫린 잔디밭에 어떤 잔해가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이안 브란트:(잔디밭의 안으로 들어가 잔해를 확인했다.)
▶:잔해들은 원형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박살이 나 있습니다. 다만, 어딘가 낯이 익다는 생각이 듭니다. 낯이 익다는 것 자체가 이상합니다. 우리는 이 잔해를 알고 있는 걸까요?
전부 박살 나고 타버린 것들 사이에서는 안테나 같은 것이나, 하얀 금속판 같은 것을 겨우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흐음. 어쩐지 익숙하네요. (쭈그려 앉아 잔해의 하부를 살핀 뒤 일어났다. 안테나를 확인한다.)
▶:망가져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곳을 통해서 신호가 보내지고 있음을 직감합니다.
헬퍼스 봇:이건 말도 안 돼요! 이렇게 박살 난 곳에서 신호가 나올 수는 없는걸요. 아래에 뭔가 있을지도 몰라요!
이안 브란트:그러게요, 일단 여기엔 완전히 박살난 잔해 밖에 없는 것 같은데…. (금속판에 시선을 둔다.)
▶:마치 어떤 기계 건축물의 일부인 것처럼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
관찰력
기준치:65/32/13
굴림:17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철과 알루미늄, 탄화규소. 우리가 타고 왔던 비행선과 비슷한 재질로 되어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
관찰력
기준치:65/32/13
굴림:8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인류 기술과 같은 나사, 기술, 그리고 마지막으로 몸체에 새겨진 영어 글자를 발견합니다. 비록 나사에 적혀진 식별번호지만, 이것은 확실한 인류의 비행선입니다.
이안 브란트:(끙….) 예전에 추락이라도 한 걸까요?
첸 티엔:글쎄요…. 아래를 파 볼까요? 뭐가 나올지도 모르잖아요.
이안 브란트:그럴까요. (적당한 도구가 있을까? 주변을 살핀다.)
이안 브란트:
기준치:40/20/8
굴림:65
판정결과:실패
(헤?)
▶:도구로 사용할 만한 물건은 보이지 않네요.
이안 브란트:(가장 좋은 도구는 몸이지…. 잔해를 들추어 본다. 아래는 흙일까?)
▶:흙바닥입니다. 잔해를 들추어본다면, 근력 판정.
이안 브란트:
근력
기준치:75/37/15
굴림:84
판정결과:실패
(시름시름.)
티엔 씨이.
첸 티엔:네에. 환자는 옆에서 쉬고 계세요.
근력
기준치:65/32/13
굴림:95
판정결과:실패
흠.
이안 브란트:쉬면 안 될 것 같은데.
첸 티엔:헬퍼스으.
이안 브란트:oO(아기?한테 시켜두 되는 걸까?)
한 번 더 해볼게요…. (총총.)
근력
기준치:75/37/15
굴림:80
판정결과:실패
(으앙.)
헬퍼스 봇:
근력
기준치:140/70/28
굴림:29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이안 브란트:(우와아.)
▶:헬퍼스 봇이 무서운 속도로 흙바닥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이안 브란트:(가장 좋은 도구는 몸이 아니군.)
▶:얼마 지나지 않아 일행은 땅에 파묻힌 알루미늄 판과 어떤 기계장치, 그리고 먼지에 뒤덮여 색을 알 수 없는 동그란 구리판을 찾게 됩니다.
헬퍼스 봇:이상하네요. 전파 신호가 뚝 끊겨버렸어요!
이안 브란트:완전히요? (쌓인 먼지를 손으로 쓸었다. 구리판을 확인했다.)
헬퍼스 봇:완전히요!
▶:구리판을 꺼내 먼지를 닦아내면, 고대 유물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오래된 황금색 구리 레코드판이 보입니다.
헬퍼스 봇:(비명을 삐익 질렀다.) 이 잔해가 보이저 1호라고요?!
이안 브란트:에. (우뚝. 생각보다 어마무시한 걸 찾아내버린 것 같네.) 정말로요?
헬퍼스 봇:확실해요! 이 골든 레코드를 보면 알 수 있죠! 하지만…. 보이저 1호가 어째서 행성 이안 브란트에 있는 걸까요? 보이저 1호는 당시 땅꾼자리 방향으로 태양계를 벗어났는걸요!
보이저 1호는 행성계, 즉 항성 A와 유사 지구 행성 a에 들어올 수 없는 곳으로 나아갔어요! 한 마디로 누군가의 개입이 있지 않았던 이상은 이 행성, 이안 브란트에 도착할 수 없었단 소리죠!
첸 티엔:음…. 우연이 겹쳤던 걸까요?
이안 브란트:으음, 우연 아닐까요? (누군가의 개입이 가능하긴 한가? 레코드를 가만 내려다보며….)
▶:누군가 보이저 1호를 데려다 놓았을까요?
아니면 정말로 알 수 없는 우주의 천체에게 끌려온 걸까요?
만약 누군가가 존재한다면? 그 존재는 지금 어디 있을까요? 의문이 풀리지 않습니다. 결론도 찾을 수 없습니다.
헬퍼스 봇:만약 여기에 누군가가 정말 있었다면, 우리에게 무언가를 들려주고 싶었던 걸지도 몰라요!
이제 우리에게 오던 신호가 뭔지 알겠어요.
▶:헬퍼스 봇이 골든 레코드의 표면을 한참을 살펴보다가, 잔해 속에서 온전했던 재생기기에 레코드를 끼우고 전력을 공급합니다.
  Hello from the children of the planet Earth.
  지구의 어린이들이 인사를 보냅니다.
▶:그 말을 처음으로,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의, 각국의 다양한 언어로 만들어진 인사말이 헬퍼스 봇의 몸체에서 흘러나옵니다.
  모두가 잘 지내기를.
  우주의 친구들, 안녕하세요? 식사는 하셨나요? 시간 나면 놀러오세요.
  별들 속의 친구들에게 인사를 전합니다. 언젠가 만나기를.
  평화를.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분들에게 인사를 전합니다.
  안녕하세요! 모든 곳에 평화가 있기를 바랍니다.
  편안하기를.
  안녕, 잘 지내나요? 평화와 건강, 행복이 있기를 바랍니다.
  친구들에게, 모든 일이 잘 되기를.
  모두에게 진심 어린 인사를 전합니다.
  지구의 어린이들로부터, 안녕하세요.
  진심을 담아 인사드립니다.
  당신이 누구든지 반갑습니다. 우리의 친구에게, 친구로서.
  지구로부터 인간이 머나먼 은하에 안부를 전합니다. 이 메세지를 받는다면 연락하세요.
  축복을.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 세상의 이웃으로부터 안부를 전합니다.
  신호하세요.
  평화를 사랑하는 우주의 모든 존재들에게, 헝가리 어로 인사를 전합니다.
  모두가 잘 되기를 바라요.
  좋은 밤 되세요, 신사 숙녀 여러분. 안녕히, 다음에 또 봐요.
  안녕하세요.
  수많은 안녕과 소원을 빕니다.
  모두에게 좋은 밤이 되기를. 다음에 봅시다.
  반갑습니다. 세상 너머의 존재들이여.
  우주의 거주자들에게, 태양 세 번째 행성인 지구에서 인사를 전합니다.
  당신이 누구이든지 안녕하신가요. 우리의 선의를 담아 우주를 건너 당신에게 보냅니다.
  우주의 모든 사람들에게 안부를 전합니다. 신께서 당신들에게 언제나 평화를 주시기를.
  모두 잘 있기를 바랍니다. 당신들을 생각하고 있어요. 시간이 난다면 들러주세요.
헬퍼스 봇:골든 레코드는 지구의 각종 정보와 메시지를 담은 LP 디스크죠! 이 전파 신호는 과거의 인류가 여러분에게 남긴 메시지였네요!
▶:음악과 사진, 자신을 환영하는 옛 지구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던 두 사람은 문득 직감합니다.
이것으로 탐사는 종료되었습니다. 이제는 선택을 할 시간입니다.
헬퍼스 봇:행성 이안 브란트는 척박할지언정 인류가 부흥할 수 있는 행성이랍니다! 그러니 여러분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주어지는 셈이죠!
이 행성에 정착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다시 우주로 돌아가 다음을 기약하시겠어요?
이안 브란트:어렵네요오…. (역시나 선택에는 젬병이다. 잔해를 살피는 동안 놓았던 손은 어느덧 다시 붙잡은 채였다. 과거에서 남긴 메시지를 듣는 내내 마주잡았을 것이다.) 티엔 씨는 어떻게 하고 싶어요?
헬퍼스 봇: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첸 티엔:(놓지 않았을 것이다. 흙이 묻는 것쯤은 아랑곳 않고 틈 없이 맞물렸을 터다.) 글~쎄요. 이것만큼은 이안 씨의 의견을 묻고 싶은데요.
이안 브란트:그을쎄요, 솔직히 희망적인 곳이기는 하네요. 언제 이런 곳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고오…. (톡, 톡 손가락 끝이 자꾸만 당신의 손등을 가볍게 친다. 말끝을 늘이기도 했다.) 다시 우주로 돌아간다면 잠들어야 하겠죠?
첸 티엔:(이번에는 제 쪽에서 이 말을 뱉게 된다. 간지러워요. 그러면서도 잘게 웃기만 할 뿐 손 놓지 않았다.) 아무래도 그렇겠죠? 언제 깨어나게 될지도 모르고요. 어쩌면 다음이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이안 브란트:으응, (눈썹 늘어트린다.) 그건 슬픈 것 같아요….
첸 티엔:(빈손으로 당신의 미간을 문질러 주었다. 의도치는 않았으나 흉을 문지른 꼴이 된다.) 으응. 그렇게 된다면 많이 아쉽겠어요.
이안 브란트:(평소 타인이 이마 위로 손을 올리면 무의식적으로 몸을 물리고는 했으나, 당신에게는 별다른 반응 없이 선뜻 내어준다. 오늘 아침에도 충분히 당신의 손에 맡겼던 곳이지 않나.) 같이 있고 싶다고 말하면…. 너무 고백 같나요? (옅은 웃음이 샌다.)
첸 티엔:네, 상~당히 그렇게 들리네요. 그런데…. (그대로 흉을 쓸어 본다. 퍽 다정한 손길이었다.) 저도 당신과 같이 있고 싶은걸요. 하하, 이것도 좀 고백 같나요?
이안 브란트:조금요. (사실 조금이 아니지만. 눈 깜박일 때마다 작은 떨림이 고스란히 전해졌을 것이다.) 마음이 통해서 기쁜걸요. 그래서어…. 어느 쪽이 좋나요? 비교적 확실한 데 거는 것과, 새로운 미래에 거는 것 중에서.
첸 티엔:그럼 그런 셈 칠까요. (마냥 충동적인 답은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일평생을 한 사람 곁에서 걷고 싶다면…. 그건, 어쩌면 사랑이 아닐까? 사랑이 아니더라도 엇비슷한 수준의 감정일 터다.)
저는…. (맞잡은 손을 놓는다. 그리고는 깍지 껴 고쳐 쥐었다.) 우리의 시간이 함께 흘렀으면 해요. 그래야 같이 운동도 할 수 있을 테고, 언젠간 제 연주도 들려드릴 수 있게 될 거 아녜요.
이안 브란트:(그런 셈 칠까요. 그 말 마디 떨어지는 순간 기어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셈 친다면 정말 고백이잖아요. 발그스레하게 달아오른 뺨, 둥글게 휜 눈, 호선을 그린 입술 새로 흘리는 웃음소리. 퍽 행복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벌써 찾은 것 같아, 아주 특별한 무언가는….)
(손을 놓더라도 미련스럽게 손끝이 당신을 찾았다. 깍지낀 손을 잘게 흔들었다.) 저도 그래요. 티엔 씨의 연주를 듣고 싶고, 같이 걷고 싶고. 또… 내일 아침도 오늘처럼, 일으켜 주셨으면 좋겠는데. (순 어리광이다. 검은 눈이 마주해온다. 그래도 괜찮나요? 묻는 양 말이다.)
첸 티엔:(첸 티엔은 드디어! 인정했다. 아무래도 자신은 당신의 웃음을 좋아하는 것 같다. 잔잔한 호수에 물결이 이는 것 같지 않은가. 그 물결조차도 자신이 몸을 담그어 생겨난 것만 같았으니 더욱 그랬다. 평소에도 상대방을 웃기는 걸 좋아하긴 했지만, 단순히 그것의 일환만은 아닌 것 같다.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어느 한 곳 젖어 들지 않은 곳이 없다. 이쯤 되니 제가 물결을 일으킨 것인지, 당신이 물결을 일으켜 자신을 맞이해주는 것인지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다. 그렇기에 행복하게 웃는다. 늘어진 눈썹, 고스란히 드러내는 이까지. 아플 때와는 사뭇 다른 웃음일 터다.)
(검은 눈 마주할 적이면 숨을 멈추었을지도 모르겠다. 첸 티엔은 기꺼이 그 우주에, 자신만의 호수에 닻을 내리기로 했다. 이제는 방랑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더는 불안에 떨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긴 표류에 마침표를 찍을 때가 왔다.) 그건…. 정말 어렵지 않은 일이네요.
이안 브란트:(잠겨 죽을 줄만 알았던 곳에서 눈을 뜨니 하늘이 보였다. 그 푸른색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행복할 때는 이런 표정을 짓는구나. 그런 확신이 들 때면 기꺼워 견딜 수가 없었다. 당신의 어깨 위로 머리를 기대어 가볍게 비비기도 했다. 당신이 기쁠 때는 웃고, 슬플 때는 울었으면 좋겠다. 숨김 없는 모습을 온전히 당신의 곁에서 지켜보고 싶다.)
(흔들리던 손을 멈추더니, 그 손을 놓고 대뜸 당신을 껴안았다. 그의 성격으로선 원체 어울리지 않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그저 손만 잡고 있을 수가 없을 정도로 주체하기 어려운 마음이 들었다. 그대로 속삭인다. 당신과 살아가고 싶다고. 하늘을 담은 호수에는 파란이 일었다. 일평생 그치지 않을 결이었다.)
첸 티엔:(주저 없이 답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고. 당신과 함께 걷고 싶다고. 그리고는 힘껏 당신을 마주 안았다.) 있잖아요…. 이안 씨.
이안 브란트:(마음이 통한다는 건 참 기쁜 일이지. 고개를 들었다. 즐거움을 숨기지 못하는 낯으로.) 네에, 듣고 있어요.
첸 티엔:갑자기 궁금해져서요. 제 이름을 붙일 만한 무언가는 찾으셨나요?
이안 브란트:으음, 실은 말이에요. 아주 멋진 새 행성을 찾으면 붙여 드리려 했는데. 일이 어렵게 되었네요. (목적지라는 맥과 상통하자면 이 행성에 당신의 이름을 붙이는 게 좋을 뻔했지만. 이미 당신이 제 이름을 붙여 주었는데 어쩌겠나?)
첸 티엔:뭐어, 천천히 고민해주세요. 저희에게 남은 시간은 많잖아요. 그렇죠?
이안 브란트:(망설임 없이 끄덕였다.) 으응, 제가 찾는 제일 아름다운 것에 티엔 씨 이름을 붙일 테니까…. 기대 하셔도 좋아요.
첸 티엔:굉~장히 고백처럼 들리네요, 그거.
이안 브란트:의미가 하늘인데 그러엄, 제일 좋은 데 붙여야죠. (헤헤 웃는다.) 별로인가요?
첸 티엔:(마주 웃었을 것.) 아뇨, 좋아요.
헬퍼스 봇:(액정 위로 표정 대신 ♡ 모양이 떠오른다. 그 상태로 공중을 한 바퀴 빙그르르 돌았다.) 오,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기에 딱 걸맞은 이야기네요! 그럼 어서 지구 호로 귀환하도록 하죠! 정착을 위해선 챙겨야 할 물자가 많으니까요!
이안 브란트:(액정 위의 하트 표시를 보고는 입매를 가리며 웃었다. 그런 거 아니라고 말할 타이밍은 진작 놓쳤다. 아니, 실제로 그런 거기도 하지…. 손을 마주잡는다.) 좋아요, 어서 가요. 준비할 게 아주 많겠네요.
헬퍼스 봇:(♥) 걱정 마세요! 여러분의 정착엔 이 헬퍼스 봇이 함께할 테니까요! 그럼 달 호를 호출하겠습니다!
▶:그의 뒤로 웅웅거리는 소리와 함께 비행선 달 호가 매끄럽게 날아옵니다.
숲 안까지는 들어올 수 없지만, 가까운 곳에 착륙한 비행선은 이곳저곳이 망가져 있습니다. 그러나 부서진 곳은 말끔하게 수리되어 있으며 전보다 더 튼튼해 보이는 곳도 있네요.
헬퍼스 봇:모두 안전 벨트를 착용해주세요!
▶:달 호는 무사히 이륙합니다.
이윽고 구름과 화산재로 뒤덮인 하늘을 향해 전속력으로 날아가기 시작합니다.
헬퍼스 봇:꽉 잡으세요! 그저께보다 훨씬 흔들릴 거예요!
▶:헬퍼스 봇이 외칩니다. 우르릉거리는 소리, 무시무시한 굉음이 다시 날아듭니다. 하지만 이륙할 때만큼은 아닙니다. 그만큼 익숙해졌기 때문일까요?
얼마나 지났을까, 두 사람은 지구 호에 도착합니다.
지구 호는 처음 왔을 때와 같이 조용하고, 평화롭습니다.
행성 이안 브란트는 비록 한 면이 회색빛 구름으로 가려져 있으나, 여전히 푸른 빛이고,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헬퍼스 봇:정착을 위한 물자를 옮겨두고 있겠습니다! 여러분은 마지막으로 우주에서의 기록을 남기시는 게 어떨까요?
이안 브란트:(기… 록.)
헬퍼스 봇:기록실은 복도의 끝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음성과 화상 모두 녹음될 거예요! 버튼을 누른 후 원하는 대로 기록을 남겨주세요!
이안 브란트:(곰곰. 무슨 얘길 해야 하지.) 이거 어렵네요.
첸 티엔:음~ 제가 먼저 다녀올까요?
이안 브란트:네에, 저는 오~래 고민하고 있을게요.
첸 티엔:네에, 네에.
(기록실로 들어가 버튼을 누른다. 큰 고민은 하지 않았다.)
  탐사자 첸 티엔, 기록을 시작합니다.
첸 티엔:음~…. 자신만만하게 들어오기는 했는데, 사실…. 거창한 무언가를 말하려는 건 아니고요. (낮은 웃음소리.) 이게 제 마지막 기록이 되는 거잖아요? 저는 이제 행성 이안 브란트, 아, 그러니까…. 유사 지구 행성이요. 아무튼. (재차 웃었다.) 그곳에 정착할 예정이거든요. 이게 지구와 닿을 수 있는 마지막 기록인 거라면, 이 말은 꼭 남겨야 할 것 같았거든요.
(몇 차례 입술을 달싹인다. 조심스러운 음성이 흘러나왔다.) 내 동생들에게, 그리고 부모님께…. 그동안 죄송했다는 말을 남기고 싶었어요. 이런 건 얼굴을 보고 말씀드려야 하는 건데 말이에요. 그렇죠? 그래도 이번만 봐주세요. 사랑하는 가족이잖아요. (입꼬리를 끌어당긴다. 편안한 모습이었다.) 좋은 사람을 만났어요. 행복할게요. 그러니까 여러분도 행복하세요. 건강하시고요. 잘 지내요.
(재차 버튼을 누른다.)
  탐사자 첸 티엔, 기록을 종료합니다.
첸 티엔:(졸래졸래 기록실 밖으로 걸어 나왔다. 당신의 어깨를 툭툭.) 이제 당신 차례예요.
이안 브란트:으응, 무슨 얘길 기록하셨어요? (빼꼼 고개를 들었다.)
첸 티엔:그냥, 가족들에게 인사? 언젠가는 닿지 않을까~ 싶어서요.
이안 브란트:그럼요. 고생했어요. (분명 닿을 것이다. 봐, 늦지 않았지…. 당신의 손등을 가볍게 문지른 뒤 놓아준다.)
저도 얼른 다녀올게요. (기록실로 들어간다. 버튼을 꾸욱.)
  탐사자 이안 브란트, 기록을 시작합니다.
이안 브란트:(버튼을 누른 뒤에도 한동안 말이 없다. 흠, 흠…. 짧은 헛기침 뒤엔 정리되지 않은 말들이 이어졌다.) 무슨 이야길 해야 좋을까요? 이거 정말 어렵네…. 차라리 인터뷰가 익숙한데.
일단은요…. 행성 이안 브란트에 정착하게 되었어요. 어쩌다 행성에 제 이름이 붙여진 걸까요? 생각할수록 이상하네요.
(잠시 턱을 괸 채 시선을 돌린다.) 그래도…. 천체에 누군가의 이름을 붙이는 건 역시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로맨틱하잖아요. (팔을 다시 내린다.) 이유나 결과가 어떻든 의미 있지 않나요? 오래 기억될 테고요. 저는 좋은 것 같아요. (뜸.)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기면 별이든, 뭐든…. 아름다운 것에 그 사람 이름을 붙여보는 것도 좋겠네요. 저도 이제 오래 고민해 보려고요.
(톡톡, 무언가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우주에는요, 새로운 무언가를 찾으러 왔는데…. 그 목표는 벌써 이룬 것 같아요. 앞으로는 더 많은 의미 있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것 같구요. (웃는다. 신의 축복이 있길. 그 말을 끝으로 다시 버튼을 눌렀다.)
(To 노을): "무슨 이야길 해야 좋을까요? …… …… ……신의 축복이 있길." 해당 메시지가 저장됩니다. 5213년 9월 4일 기록.
  탐사자 이안 브란트, 기록을 종료합니다.
첸 티엔:잘 마치고 나오셨어요?
이안 브란트:네에, 뭐. 의미 있는 얘긴 없었지만.
첸 티엔:기록을 남긴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거 아닐까요? (손을 내민다. 이제는 자연스러운 행동이 되었다.)
이안 브란트:하하, 그렇긴 하죠. (과거이자 미래에서 남겨진 전파가 우주를 떠돌다가 한 사람에게 닿은 이야기를, 그 기록 하나로 시공간을 뛰어넘어 만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우리는 잘 알고 있으니까. 아주 작은 것도 언젠가 누군가에게는 큰 의미가 되곤 하니까…. 내민 손을 맞잡는다.)
헬퍼스 봇:(복도 끝에서부터 빙글빙글 달려 나왔다.) 다들 준비는 마치셨나요?
이안 브란트:네에, 완전히요.
헬퍼스 봇:마침 정착을 위한 준비도 끝난 참이랍니다! 바로 달 호로 이동하시겠어요?
이안 브란트:준비되셨어요? (티엔 옆구리 콕.)
첸 티엔:(심호흡하는 시늉.) 네에, 된 것 같아요. 당신은요?
이안 브란트:(잘게 웃었다.) 저도요.
첸 티엔:(손을 놓더니, 깍지 껴 고쳐 쥔다.) 그럼, 가볼까요?
이안 브란트:(깍지 낀 손에 힘을 주고, 고개를 끄덕였다.)
▶:기록을 남긴 여러분은 고향 지구에서 떠나온 지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음을 깨닫습니다.
두 사람은 다시 행성 이안 브란트로 향합니다.
여전히 우주에 인류 이외의 지적 생명체가 살고 있는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수 있을지, 이겨낼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서로가 잘 해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다시 걸을 수 있다는 것을, 늦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했던 것처럼요.
축하합니다! 여러분은 행성 이안 브란트의 첫 탐사자이자, 첫 개척자이자, 새로운 인류가 되었습니다!
  우리 우주가 늙어서 어둡고 차가워질 먼 미래에 생명체들은, 우주의 지평 저 너머 멀고 먼 어딘가에서 창조의 과정이 끊임없이 계속되며 새로운 생명, 새로운 행성, 새로운 우주를 탄생시키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조금 위안을 찾을지 모른다.
  희망이 영원을 낳는다.
  50억 년 동안의 고독 - 리 빌링스
그림
▶:엔딩 보상: 이성 전부 회복, 체력 전부 회복, 건축자재들과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들, 그리고 지구의 생명체, 세포, 인류의 세포들, 새로운 사명.
마지막으로, 특별한 무언가와 꿈꿔왔던 모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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