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or K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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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오늘 일정을 무사히 마무리한 채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습니다.
익숙한 거리를 지나쳐 호텔로 가는 길목, 유독 인파가 몰린 가게가 보이네요.
이안 브란트:(집에 여우 같은 애인이 기다리고 있는데요 일단 가게 앞을 서성거린다.)
이안 브란트:
관찰력
기준치:60/30/12
굴림:75
판정결과:실패
(요즘 눈이 침침하네.)
▶:눈이 침침하기도 하지만, 사람에게 치인 탓에 더욱 앞을 분간할 수가 없네요.
그런데도 시간은 지체되었는지, 어느덧 하늘이 어둑해집니다. 더 구경했다간 정말로 티엔이 삐쳐버릴지도 모르겠어요. 호텔로 돌아갈까요?
이안 브란트:(궁금하지만. . . 호텔로 돌아갑니다.)
이안 브란트:
정신
기준치:65/32/13
굴림:88
판정결과:실패
▶:달짝지근하면서 쌉쌀하기도 한 향이 코에 맴돕니다. 향수 냄새일까요? 아무튼 당신은 호텔로 돌아옵니다.
익숙한 층수의, 익숙한 호실 앞에 선 당신. 문을 여나요?
이안 브란트:(문을 엽니다!) 티엔, 저 왔어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첸 티엔:어서와요, 이안.
▶:역시나 밝게 웃어주는 티엔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어라?
그런데 왜 티엔이 알몸에 앞치마만 달랑 입고 있는 거죠?! 티엔은 아무렇지도 않은지 오히려 적극적으로 당신에게 한 걸음 다가섭니다 ...
첸 티엔:저녁부터 드실래요? 아니면…… 저부터?
이안 브란트:아… 호실이 틀렸나?
(문 닫기 전 고개를 돌려 호실 번호 확인했다.)
…….
오늘 잘 있었어요? (애써 모른 척을 시도했다.)
첸 티엔:왜 모르는 척하세요? (눈 깜박깜박.)
저…… 입었다구요. 이거. 아무렇지도 않으세요?
이안 브란트:아~ 그러고 보니까 오늘 들어오는 길목에 사람이 많이 몰린 가게가 있었는데. 무슨 가게인진 모르겠지만 사고라도 난 거 아닐까~ 싶어서 역시 여기 터가 안 좋은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아무 얘기나 이어가는 중.)
첸 티엔:제가 먼저 물었잖아요. 저녁부터 드실 거예요, 아니면 저부터 드실 거예요?
이안 브란트:진짜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오늘 무슨 날이에요?
첸 티엔:11월 13일인데요. (아무날도 아니라는 뜻.)
이안 브란트:아… 그러고 보니까 가을이네. 추우시겠어요. (겉옷 벗어서 손에 쥐어준다.)
첸 티엔:호텔 안이 추울 리가 없잖아요. (받은 포즈 그대로 손아귀 힘만 풀어 툭 떨군다.)
이안 브란트:(허리 숙여 옷 주워들었고, 툭툭 털며 호텔 안으로 들어선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고민 중…….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이상하게도 배가 고픕니다. 마치 며칠동안 굶은 것처럼 뱃속이 허해요. 분명 끼니는 다 챙겨먹었는데 말이에요.
이안 브란트:티엔 배고프지 않아요? 점심에 우리가 뭘 먹었더라.
첸 티엔:계속 말 돌리기만 하시고……. (울망. 눈썹을 추욱 늘어트린 채 당신의 팔에 팔짱을 낀다.) 대답 안 해주실 거예요?
이안 브란트:
정신
기준치:65/32/13
굴림:61
판정결과:보통 성공
▶:다행스럽게도 저녁이요. 라는 말을 내뱉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잘 참았네요.
이안 브란트:(머리를 슥슥 쓰다듬었다.) 아니이… 당신이 배고플까 봐 그러지.
첸 티엔:전 아무리 바빠도 끼니는 안 거르는 걸요.
이안 브란트:그래요. 끼니를 거르면 안 되지, 곧 저녁 때인데….
첸 티엔:……저녁 먼저 드시겠다는 거예요?
이안 브란트:(정적.) 티엔 제가요 꼭 그럴 마음이 있어서 묻는 건 아닌데요 제가 여기서 그렇다고 하면 오늘 외박하실 거죠?
첸 티엔:아뇨.
가출할 거예요.
이안 브란트:가… 출?
(충격!!!)
첸 티엔:돌아오지 않을 거니까요……. (꼬옥 붙잡은 팔에 스르륵 힘 빼며…)
이안 브란트:이대로 나가실 건 아니죠…….
첸 티엔:꼭 저를 보내실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이안 브란트:아니 걱정돼서 그러지….
첸 티엔:됐어요. 저 옷 입고 나갈 테니까 식사 챙겨드세요….
이안 브란트:아이, 왜 이러실까. (얼른 팔 붙잡아서 본인 쪽으로 끌어당긴다. 그러고는 입가에 뽀뽀… 만 하고 떨어졌다.)
첸 티엔:(여전히 부루퉁하다.) 오늘따라 차가우신 것 같아요.
이안 브란트:아니 좀 낯설어서 그러지……. (슬쩍 허리도 더듬었다.)
첸 티엔:매일 보는 애인 얼굴이 낯설면 얼마나 낯설다고 그러세요? (허리춤의 손을 덥썩 붙잡는다. 사뭇 침울한 낯이 된다.)
솔직히 말해주세요. 이젠… 제 몸에 질리신 거죠? (이런 발언이나 한다.)
이안 브란트:얼굴이 낯선 게 아니라요, (제가 무슨 뜻으로 말한 건지 아시잖아요?! 하는 눈으로 보고 있다가 붙잡힌 손을 틀어서 깍지를 꼈다.) 질렸다기에는 저희 그저께도 한 것 같은데 제 착각일까요?
첸 티엔:(아랫입술이 툭 튀어나온다.) 그저께랑 오늘은 다르죠. 그저께 볼 장 다 봤다고 질려버리신 거 아녜요?
이안 브란트:(잡지 않은 손을 뻗어 아랫입술 슬슬 쓸어준다.) 저 당신 많이 좋아하는데요. 질릴 리가 없잖아요. (냅다 고백.)
첸 티엔:(손길이 닿으면, 그제야 한껏 내밀고 있던 입술을 집어넣는다. 다만 처진 눈썹만큼은 여전하다.) 얼마만큼 좋아하시는데요?
이안 브란트:(여전히 입술에서 손을 떼지 않는다. 말이 떨어지면 무심한 듯한 시선이 얼굴을 훑더니만,) 입 벌려봐요. (그리 말하면서도 아랫입술을 당겨내려 입을 열게 하는 것은 제 손이다. 짧게 키스하고 떨어진다.) 오늘따라 어리광이 많으신 것 같기도 하고. 오늘 진짜 아무 일 없었어요?
첸 티엔:(분명 당신이 손 쓰기도 전에 입을 벌렸을 것. 첸 티엔은 유난히도 이안 브란트의 앞에서 순종적인 행태를 보이곤 했다. 정사 도중에도 당신의 말 한마디면 움직임을 멈추곤 했으니 이 정도의 굴종은 아무것도 아닌 셈이다. 이 모든 것이 재회를 기점으로 이루어졌다.) 별일은 없었는데, 당신이 많~이 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오자마자 못 본 걸 본 마냥 초점 없는 눈으로 절 보시질 않나…. (잉.)
이안 브란트:제가 언제 그랬다고요…. (그랬다.)
삐쳤어요?
첸 티엔:네.
이안 브란트:얼마나?
첸 티엔:하루 정도 떨어져 자고 싶은 정도요.
이안 브란트:진-짜로? (입가에 뽀쪽.,)
첸 티엔:방금 한나절 정도로 줄어들었어요.
이안 브란트:(귀엽군……. 입가에 다시금 입 맞추어오더니 입술을 아프지 않게 물어당겼다. 이어지는 짧은 키스.) 지금은?
첸 티엔:(짧은 입맞춤 끝에 내뱉는 숨이 깊다. 피할 수 없게끔 깍지 낀 손을 단단히 고쳐 쥐고는 재차 입술을 겹친다. 퍽 성급하게 혀를 얽었다. 다급한 이마냥 당신을 벽으로 한 걸음 밀어붙인다.) ……반나절 정도요. 그래도 아직 부족해요.
이안 브란트:(방금까지는 귀엽게 굴었으면서……. 순간 당황하여 한 걸음 물러서면 등 뒤로 견고한 벽이 닿는다.) 자, 잠깐만요. (슬며시 손을 빼내곤 어깨를 쥔다. 멀지 않은 거리 밀어내나 손에 힘이 들어가 있진 않다.) 이거, (손 끝으로 앞치마 끄트머리를 툭 친다.) … 안 벗고 하는 거죠?
첸 티엔:(미약한 힘에도 순순히 밀려난다. 날카로운 인상을 한껏 뭉그러트려 순한 체를 했다. 부러 눈을 깜박이는 것도 내숭의 일종이었다.) 별로예요? 듣기로는 이런 걸 입고 맞이해주면 애인이 좋아해 준다고 하던걸요.
이안 브란트:그런 말은 어디서 봤어요? TV에서? 역시 호텔 TV 선을 끊어야겠어……. (중얼댔다.) 답이 좀 늦은 것 같긴 한데, 좋아요. 좋은데 조금 (많이) 당황해서 그렇지. (눈가에 입 맞추더니만) 이거 저 좋으라고 해주신 거죠. 그러엄… 제 손으로 벗겨드릴 때까지 입고 있어야 해요, 할 수 있죠?
첸 티엔:(무어라 대꾸하지는 않았다. 아무것도 듣지 못한 사람처럼 눈을 깜박이기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TV 선을 끊는다면 새 TV를 들이면 되는 일 아닌가?) 네에, 당신이 원한다면 그렇게 할게요. (그제야 헤헤 웃는다.) 그런데…. 언제까지 입혀두려고 그러시는 거예요?
이안 브란트:(웃으면 또 쓰다듬는다.) 귀엽네. oO(으응, 착하네요.)
글쎄요, 누구 하나는 만족할 때까지……. (모호한 답을 내놓는다.) 별로예요?
첸 티엔:저 귀여워요? (가증스러운 질문.)
이안 브란트:뭐……, 아무래도 제가 매번 귀여워해드리는 이유가 있겠죠?
첸 티엔:네에, 저만 귀여워해 주셔야 해요. 저한테만 웃어주셔야 하고요…. 지난번에 꽃집 손님에게 예쁘게 웃어주시는 거 다 봤단 말예요. (아니다. 첸 티엔의 독점욕에서 비롯된 착각일 것이다.)
이안 브란트:(한참 실눈 뜨고 바라봤다. ) 저 예쁘다고 생각하는 사람 딱 하나밖에 없으니까 걱정 붙들어 매세요…….
근데요, 티엔.
뭐 하나만 더 부탁해도 돼요?
첸 티엔:네에. 말씀하세요.
이안 브란트:주인님이라고 불러 보세요.
첸 티엔:그런 취향이셨어요?
이안 브란트:당신이 그런 취향 아닐까 싶어서 맞춰드리려고.
첸 티엔:으응? 전 그런 취향 없는걸요. (동그란 눈. 겉가죽만 보아서는 세상 물정 모르는 순수한 도련님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아안… 솔직히 말해주셔도 돼요. 아랫사람에게 붙들려서 옴짝달싹 못 한 채 해보고 싶으셨던 거죠? (무해한 낯으로 덧붙이는 사족이 많다.)
이안 브란트:자, 잠시만요. 잠시만…. 그런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그런 말 하지 말아주실래요? (잠자코 듣고 있던 이의 낯이 금세 달아오른다.)
…… 그런데, (무얼 생각하는지 평이한 얼굴이 되고서도 한참 뒤에야 입술을 뗀다.) 전 좀 더 당신이 저한테 휘둘리는 편이 좋던데요. 예를 들자면요 제가 입으로 (삐이-) 해드릴 때 어쩔 줄 몰라하며 얼굴색 바뀌거나 인상 찡그렸다가 펴는 게 보기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네. 하여간. 제 취향 곡해하지 마시라고.
첸 티엔:(부끄러운 기색이 없다. 오히려 기꺼운? 듯? 수줍은? 미소를 띠는 것을 보아 체면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주인님이라고 불러보라고 한 거예요? 절 아랫사람처럼 부리시려고요?
이안 브란트:그렇게 말하니까 좀 이상하네. (흠.) 대단히 부려먹을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허락한다면 하루쯤은요. 귀엽잖아요. 해주실 거예요?
첸 티엔:네에, 주인님. 대신 많~이많이 예뻐해 주셔야 해요.
이안 브란트:(만족스러운 듯 허리를 끌어안았다.) 네에, 오늘은 이아안 말고 주인님 제발 해주셔야 하고요…….
첸 티엔:저 그런 거 잘해요.
이안 브란트:(샐쭉 웃는다.) 그럼 당장 키스해줘.
▶:그는 일말의 망설임조차 없이 입을 맞춰옵니다. 기나긴 밤이 지나 해가 떠오를 즈음이 되면, 어디에선가부터 뉴스 소리가 들려오네요.
…향수에서 원인 모를 물질이 검출되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경찰은 모 향수업체에 대한 압수수색 명령을 내렸습니다.
사람들이 이상행동을 보이는 것이 향수가 관련되어있지는 확실치 않은 가운데…
향수? 설마 어제 호텔로 돌아오다 본 가게를 말하는 걸까요? 하지만 정말로 향수가 원인인지는 중요하지 않을 거예요. 옆에는 사랑하는 애인이 있고, 이제는 앞치마를 입을 생각이 없어보이니까요.
  [END 1. Je veux vouloir ensemble, 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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