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expected H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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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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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은 밤. 이곳은 뒷세계에 몸담은 이들이 자주 찾는 바입니다. 티엔 또한 하루 끝의 여유를 즐기려 이곳을 찾았죠. 당신을 알아본 이들이 은근한 경외의 눈빛을 보냈을지도 모르겠네요. 알싸하고도 달짝지근한 술 냄새가 코끝을 스칩니다.
시선을 아래로 내리면 곧 당신의 앞에도 방금 주문한 술이 한 잔이 놓입니다. 당신은 무엇을 시켰을까요?
첸 티엔:(달콤한 칵테일류를 시켰을 것이다. 기실 이런 바를 찾는 것보다는 이안의 집에 숨어들어 가고 싶었지만…. 아무튼 그렇게 됐다.)
 :요즘 이안은 유독 바빴던 터라 집으로 찾아가도 보지 못하는 일이 많았었죠. 칵테일을 몇 모금을 넘기던 중, 한 무리의 사람들이 떼로 몰려 들어옵니다.
행색으로 미루어 보아 갱스터인 듯하네요. 아니나 다를까 그들의 테이블 위에는 마약 봉지나 총기류 따위가 놓입니다. 당신이 앉아 있는 스탠드바까지 알코올에 찌든 목소리들이 들려오는군요.
첸 티엔:
듣기
기준치:70/35/14
굴림:14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빌어먹을, 또야. 완전히 사라졌다니까?”
“받아내야 할 돈이 한두 푼이 아니었을 텐데. 보스가 널 살려둔 게 기적이네.”
“이쪽 구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래. 몇 토막 내서 음식물 쓰레기통에 넣어둬도 이렇게 감쪽같이 없어질 수가 없다고.”
“젠장. 세척이나 배달 쪽 자식들이 딴 짓거릴 하는 거 아니야?”
거친 욕설들. 그리고 술잔이 부딪히는 소리가 잇달아 들려옵니다. 이 바닥에서 누군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건 자주 있는 일이지만, 어딘가 심상치 않은 대화처럼 들리네요.
첸 티엔:
지능
기준치:65/32/13
굴림:98
판정결과:실패
(아방? 2년간 얌전히 지낼 생각인지라 그렇고 그런 일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세척’이나 ‘배달’이라면 신분 위조나 밀입국 쪽의 일을 하는 녀석들이죠. 합당한 의심입니다. 빌런들이 종적을 감추는 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고 보면 요즘 일반인 실종사건도 급증하고 있다는 것 같던데요. 소리소문 없이 잠적하는 게 유행인가 보죠.
하지만 신경쓸 필요는 없죠. 얌전히 지내기로 다짐했으니까요. 그때. 내내 조용하던 바텐더가 당신의 앞으로 와인 글라스 하나를 밀어놓습니다.
바텐더: 꽤 시끌벅적하죠? 요즘 재미있는 일들이 계속 일어나는 것 같더군요.
그 잔은 서비스예요. 오늘따라 가게가 한적해 따분하던 참이었거든요.
첸 티엔:으응~? (내민 잔을 가만 바라보기만 하다 툭 뱉는다.) 저 애인 있어요.
바텐더: 그런 의미는 아니었답니다. 그저 말동무가 필요할 뿐이니 부담 가지지 마세요. (퍽 친근감 있게 대꾸하더니, 태연하게 제 할 말을 시작한다.)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괴담이 돌기 시작했잖아요? 알고 계세요?
첸 티엔:(이걸로 이안에게 늘어놓을 이야기 하나를 적립한 셈이다. 이아안, 바에서 누가 추파를 던지길래 거절했어요오. 저 잘했죠? 따위의 뭐 그런 말들 말이다. 이상한 생각을 갈무리한 채 바텐더의 말에 호응한다.) 괴담이요? 그런 게 있다는 것도 몰랐네요. 요즘은 꽤 조용히 지내고 있어서요. 무슨 일이길래 그래요? 귀신이라도 나온다던가~?
바텐더: 하하. ‘이능력은 절대 자의지로 제어할 수 없으며, 예견 없이 발현되거나 반대로 하루아침에 소멸하기도 한다.’ 요즘 일반인들 사이에서 도는 괴담이에요. 믿기시나요?
첸 티엔:응? 너무 뜬금없는 이야기인데요. (제어할 수 없으며…. 부터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다.) 관련된 사건이 있기라도 했나요?
바텐더: 국회가 이능력자에게 차별적인 법안을 발의했거든요. 이능력의 위험성을 고려하여, 거주나 휴게, 오락 등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에서 이능력자가 사용할 공간을 따로 제공해야 한다고. 잘은 모르겠지만 그게 괴담의 시발점이 된 것 같아요.
며칠 전, 그에 반대하는 일반인 이능력자가 시가지 테러까지 일으켰었는데….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그 이능력자는 광증에 걸린 심신미약자라 풀려났으며 결국 법안은 무산되었다고 해요.
우리끼리 하는 말이지만…. (주변을 휘 둘러본다.)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지 않나요? 역시 파괴나 살인은 광기를 표현하는 좋은 수단이죠? (결론이 이상한 데로 튄다. 멀쩡한 사람은 아닌 듯싶다.)
첸 티엔:(뒷골목의 바가 그러면 그렇지.) 그쪽도 그런 식의 표출에 관심이 있는 거예요?
바텐더: 저야 무엇에든 관심이 있죠. 즐겁기만 하면요. (다시금 가게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즐거운 대화였습니다. 계산은 됐어요. 다음번에 들린다면 다시 말동무나 해 주시죠. (당신에게 웃어 보이더니 고개를 돌린다.)
 :요즘 어딜 가도 느껴지던 묘한 긴장감 어린 분위기가 얼추 이해가 갑니다. 슬슬 분주해지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대화는 여기까지인 듯싶습니다.
들어올 때까지만 해도 한적하던 가게 내부는 어느새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추악하고 무자비하며, 자신의 이익밖에 모르는 이들의 눈빛이 술잔과 총기 위를 오갑니다. 당신의 형제인 동시에 완전히 타인인 자들이죠. 거나하게 취할 게 아니라면 슬슬 당신의 거처로 돌아가는 것이 좋겠군요.
첸 티엔:(계산은 됐다고 하더라도 이런 곳에서는 괜히 빚질 일 만들지 않는 게 좋다. 지갑에서 현금 몇 장을 꺼내 카운터 위에 올려두고는 바를 나선다. 아, 이안이나 보고 싶다.)
 :바에서 빠져나오자마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화려한 네온사인 불빛이 물기 어린 바닥에 이지러집니다. 그러나 밤의 거리는 인간 말종들이 떠들고 웃는 소리로 소란스럽네요.
그 한가운데를 홀로 걷는 당신의 어깨 위로 차가운 빗줄기가 떨어집니다. 운치 하나는 참 좋습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옷이 전부 젖어버리고 말겠어요.
빠르게 돌아가기 위해선 지름길을 택하는 편이 좋겠군요. 조금은 협소하고 좁지만, 번화가 끝자락으로 바로 이어지는 길 말이에요.
바닥을 스치고 불어오는 바람에 비 냄새가 진하게 섞여듭니다. 동시에 빗줄기가 거세지네요. 빠르게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당신의 발치에서 물방울이 튑니다. 당신이 골목 몇 개를 지나치는 순간,
첸 티엔:
듣기
기준치:70/35/14
굴림:22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미로처럼 이어진 좁은 골목마다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아 있지만, 텅 비어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미세한 움직임. 누군가 지켜보고 있는 것만 같은 감각. 분명히 사람의 기척이 느껴졌습니다. 한두 명이 아니에요.
문득 술집에서 들은 이야기들이 뇌리를 스칩니다.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겠죠.
첸 티엔:(히어로들인가? 그들이 이런 시각에 이런 곳까지 와서 작전을 펼칠 것 같진 않은데. 우선은 걸음을 재촉해본다.)
 :걸음을 재촉해 걷습니다. 저 앞에 보이는 골목을 마지막으로 사람이 많은 번화가 끝자락에 진입할 수 있겠죠. 꺾인 골목을 돌아 달려나가는 찰나...
여기서부터라면 멀리 도심의 번화가 불빛이 보여야 정상입니다. 그러나 눈앞에는 거대한 바리케이트가 서 있을 뿐입니다.
방향을 잘못 잡았을 리가 없습니다. 여긴 당신이 누구보다도 잘 아는 곳이에요. 대체 왜 이 길이 막혀 있는 거죠? 마치, 당신이 이곳으로 올 것을 알았다는 것처럼...
.. ...그 순간. 사방에서 묵직한 발소리들이 들려옵니다. 주변의 어두운 골목 안쪽에서 32 명의 무장 전투원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아까부터 느껴지던 기척은 바로 이들이 내던 것이군요. 당신은 순식간에 그들에게 포위당합니다.
“무조건 생포해야 한다. 사망하는 순간 쓸모없어지니 주의해.”
낭패군요. 어느덧 거세진 비 때문에 시야가 제한된데다가, 적의 숫자 또한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러나 순순히 생포당해 줄 생각은 없겠죠. 정체불명의 전투원들과의 전투가 시작됩니다.
첸 티엔:(잠깐!)
(전투원들 사이 이안이 있을까?)
 :이안은 없습니다. 심지어는 얼굴 한 번 본 이조차 하나 없는 걸 보아 히어로 측의 사람 같지는 않네요.
첸 티엔:안 되는데. (그럼 이안에게 생색을 낼 수도 없을 테고, 만일 내가 붙잡힌다 해도 알아줄 이 하나 없을 테니…. 여러모로 곤란한 상황이다. 예비 박을 주기라도 하듯 오른팔을 들어 올리니 바닥에서부터 물방울이 방울방울 고인다.)
이능(물)
기준치:75/37/15
굴림:73
판정결과:보통 성공
피해:5
 :당신의 부근에 있던 전투원들이 몇 쓰러집니다. 이어 당신을 둘러싼 전투원들의 총구에서 일제히 격발음이 울려 퍼집니다. 아무래도 만만하게 생각해서는 안 될 것 같군요.
전투원:
공격
기준치:60/30/12
굴림:23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피해:2
첸 티엔:
회피
기준치:58/29/11
굴림:57
판정결과:보통 성공
 :공격을 피하려는 순간, 빗물에 젖은 옷자락이 몸에 달라붙어 행동을 방해합니다. 복부에서부터 아릿한 통증이 번져갑니다. 체력 -2.
그런데 이거, 아무래도 평범한 무기가 아닌 듯하군요. 이능력자를 잡기 위해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첸 티엔:(복부를 세게 눌러 지혈한다. 생채기 하나당 키스 한 번. 불현듯 떠오른 옛일에 실없는 웃음 흘리기도 했다. 이대로 당신의 침대에 기어들어 간다면 기겁하시겠지?)
이능(물)
기준치:75/37/15
굴림:40
판정결과:보통 성공
피해:3
 :이능력이 거센 빗줄기를 뚫고 적을 공격합니다. 번개가 흉악하게 빛납니다. 재차 총성이 울리면...
전투원:
사격(권총)
기준치:55/27/11
굴림:13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공격
기준치:55/27/11
굴림:93
판정결과:실패
피해:4
첸 티엔:(몸 쓰는 건 정말이지 달갑지 않은데…. 입술 비죽인다.)
이능(물)
기준치:75/37/15
굴림:22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피해:7
 :물방울이 거세게 튑니다. 그러고 보니 주변을 지키고 있던 이들이 반절은 쓸려 나갔습니다. 이대로만 가면 금세 끝날지도 모르겠어요.
전투원:
공격
기준치:55/27/11
굴림:51
판정결과:보통 성공
피해:2
첸 티엔:
회피
기준치:58/29/11
굴림:84
판정결과:실패
 :공격이 관자놀이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뺨을 타고 흐른 피가 물웅덩이 위로 떨어집니다. 두통이 치밀어 오릅니다. 체력 -2.
첸 티엔:저기요~. 정부산하 기관에서 오셨나요? 이쯤하고 서로 갈 길 가는 건 어렵겠죠~?
이능(물)
기준치:75/37/15
굴림:94
판정결과:실패
피해:8
어렵나 보네.
 :잠시 행동 멈추었으나 별다른 답이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당연한 일이겠지만요. 제압봉을 쥔 전투원이 당신의 등을 노리고 달려듭니다.
전투원:
공격
기준치:60/30/12
굴림:2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피해:3
첸 티엔:
회피
기준치:58/29/11
굴림:67
판정결과:실패
 :퍼붓는 비 때문에 공격을 피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내상을 입은 모양인지 입술 사이로 피가 흘러나옵니다.
차가워지는 손끝, 이능력을 사용하려고 노력해도 아득해지는 정신 탓에 집중하기가 어렵습니다. 그 다음 순간...
날카로운 통증이 심장께를 파고듭니다. 그것이 마취탄이라는 것을 알아챘을 땐 이미 늦은 뒤였습니다. 세상이 기울고, 한쪽 무릎이 꺾여 땅에 닿습니다. 통제되지 않는 몸이 자꾸만 중심을 잃고 비틀거립니다.
첸 티엔:(마지막을 직감한 순간이면 떠올리게 되고 마는 얼굴이 있다. 몸부림을 치는 것 대신 주머니에 손을 넣고 휴대폰 액정을 더듬거린다. 내가 사라졌다는 티도 내지 않고 사라지게 된다면, 당신도 힘들어할 거 아니에요.)
 :강한 통증이 뒷목의 급소를 가격합니다. 그들이 입은 옷, 그리고 사용하던 무기가 자꾸만 눈에 밟힙니다. 마피아나 갱스터라고 하기엔 지닌 장비의 수준이나 실력이 너무나도 높습니다. 제대로 훈련받은 전투원임이 분명해요.
대체 이들은 누구이며, 당신은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요? 그러나 생각을 이어가기도 전 당신의 시야는 검은 어둠으로 뒤덮힙니다. 마지막으로 전화가 울렸던 것 같기도 해요,
 :... ... .. . 시리도록 밝은 시야. 소독약 냄새가 나는 공기.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립니다.
당신의 몸은 철제 수술대에 묶여 있습니다. 목과 전신을 옥죄고 있는 익숙한 모양의 구속구 때문일까요. 이능력조차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몸의 상태만큼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습니다. 입었던 부상이 무색하게도요. 이게 가능한 일인가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 몇 명의 사람들이 이쪽으로 다가옵니다. 의료용 고글과 마스크 때문에 얼굴은 가려져 있지만 그들이 들고 있는 것만큼은 선명하게 보입니다. 날카로운 주삿바늘. 그리고 실린더 안에 든 것은... 선명한 보랏빛의... 약물?
첸 티엔:
지능
기준치:65/32/13
굴림:55
판정결과:보통 성공
 :소름끼치도록 낯익은 형태입니다. 언젠가 무너지는 연구소에서 이안과 함께 탈출하기 위해 사용했던 주사기의 모습과 완전히 똑같아요.
다른 점이라면, 실린더 안에 든 약물이 노란색이 아니라는 것뿐이군요. 그렇다면 이곳은 아마도... ... 불길한 예감이 엄습합니다.
첸 티엔:(몽롱한 눈이 허공을 배회하다 주사기에 가닿는다. 그리고 드는 생각은, 아, 운이 없구나. 당신과 만나 마음이 통하기까지 제 운이란 운은 모조리 뽑아다 쓴 탓에 이 사달이 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일들이 후회되지 않으니 아무래도 자신은 단단히 사랑이란 것에 매몰된 듯싶다. 비식비식 새어 나오려는 웃음을 애써 감춘다. 몇 차례 눈을 깜박이니 마냥 흐리기만 했던 눈에 총기가 돈다. 이 일을 기회로 삼을 생각이었다. 자신이 이곳에 묶여있는 이상 제 인적 사항은 바람과도 같이 폐기될 테니, 어떻게든 버텨서, 당신의 곁으로…….)
 :푸욱. 이물을 밀어내는 살갗의 저항을 무시하고, 예리한 주삿바늘이 당신의 목덜미 깊숙히 꽂힙니다. 울컥대며 혈관 안으로 밀려 들어가는 차갑고 이질적인 액체. 이것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첸 티엔:
근력
기준치:65/32/13
굴림:2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힘을 주는 순간, 일순 거친 파열음과 함께 구속구들이 연결부째로 뜯겨나갑니다. 목에 꽂혀 있던 주사기가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 나고, 다 주사되지 못한 약물이 바닥에 흩뿌려집니다.
당신은 간신히 수술대에서 내려와 두 발로 땅을 디뎠습니다. 그러나 시야갸 세 조각. 아니 일곱 조각… 마치 만화경을 눈앞에 댄 것처럼 화려하고 어지럽게 분화합니다. 이능력이 불안하게 요동치는 것이 느껴집니다.
주변의 소리가 아득하게 멀어지고, 심장 소리가 귓가를 가득 울립니다. 저들은 대체 당신에게 무슨 짓을 한 거죠?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다시 한번 온몸을 강타하는 고통이 찾아듭니다.
첸 티엔:
건강
기준치:75/37/15
굴림:19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구역질이 치밀어 오르고, 전신에서 힘이 풀려나가는 것이 느껴집니다. 체내에서 무언가 충돌하는 기분이 들어요. 그러나 정신만큼은 멀쩡합니다. 다시 붙잡힐 수는 없죠. 이곳에서 반드시 벗어나야만 합니다.
“오퍼레이션 넘버 엡실론 4. 실험체가 구속구를 벗어났다!”
“제압팀을 신속히 파견해주길 바란다!”
다급하게 지원을 요청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탈출로를 확인하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면, 수술대 주변으로 어지럽게 늘어서 있는 측정 모니터들, 작은 시약장과 서류들이 놓여 있는 테이블 너머로, 이 공간의 유일한 출입구인 철제 문이 보입니다. ...아, 겁에 질린 표정으로 당신을 보는 연구원들도 빼놓을 수 없겠군요. 그들이 당신의 앞을 막아섭니다.
첸 티엔:(총 하나 쥐고 있지 않은 연구원들은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갈라지는 시야 속으로 측정 모니터를 본다.)
 :수술대의 단자를 통해 당신의 몸에서 읽어낸 정보들이 모니터 위에 어지럽게 띄워져 있습니다. 한시라도 빠르게 여길 벗어나야겠지만, 이것을 놓치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첸 티엔:
관찰력
기준치:60/30/12
굴림:40
판정결과:보통 성공
 :신체를 스캔한 이미지 옆에 ‘엡실론 04’라는 문구가 띄워져 있습니다. 그 옆의 이능력 에너지 그래프는 극단적으로 치솟고 꺼지는 난폭한 파형을 그리고 있군요. 일련의 글자들이 정신없이 깜박거리며 실시간으로 갱신됩니다.
[E.S.D] Prototype 주사.
.. .. .. 유효한 정보값 추출 중.. .. ..
[Esper Multiply Drug] 약물의 잔여반응이 나타남.
임상 결과 : 실패.
실험체의 부작용 관리 후 재실험 요망.
 :어느덧 5 명의 연구원들이 당신을 향해 가스총을 겨눕니다. 덜덜 떨리는 손가락으로 방아쇠를 당기려는 것이 보이는군요. 가소롭기 그지없는 모습들입니다.
“막지 못할 시 사살하라는 명령이 내려왔다! 탈출만큼은 막아!”
“엡실론 4, 저항하지 말고 순순히 포기해라!”
첸 티엔:(눈가를 찌푸린다. 고통 탓인지, 입력된 정보값 탓인지는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다. 비틀거리는 몸을 애써 다잡고,)
이능(물)
기준치:75/37/15
굴림:79
판정결과:실패
피해:4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찰나였으나, 마치 이능력이 소멸한 것 같은 감각이 느껴졌습니다. 잠깐의 틈을 놓치지 않고 발포된 테이저건의 탄환이 당신의 복부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체력 -1.
그리고는... 한 템포 느리게 몰아닥친 이능력이 연구원들의 육신을 꿰뚫고 쓰러트립니다. 약물의 부작용인 걸까요?
첸 티엔:아까부터, 계속 여기만…. (으으, 앓는 소릴 낸다. 적잖이 억울했던 탓이다. 몸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만 같다. 테이블을 거세게 쥐어 균형을 잡는다.)
 :빈 주사기와 시약병 옆에 몇 장의 보고서가 놓여 있습니다.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군요. 챙겨갈까요?
첸 티엔:(훔쳤다.)
 :가뿐하게 훔쳤습니다.
첸 티엔:(연구원의 시체를 뒤적인다. 자신을 이 꼴로 만든 이들이니 애도나 동정은 들끓지 않았다. ID카드 같은 것이 있을 법도 한데….)
 :예상대로 연구복의 주머니에 ID카드가 있습니다. 훔칠까요?
첸 티엔:(훔쳤다. ID카드를 챙긴 채 철제 문을 살핀다.)
 :잠겨 있지 않으니 곧장 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깥에서는 멀리서 뛰어오는 발걸음 소리들이 들립니다.
첸 티엔:
관찰력
기준치:60/30/12
굴림:15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익숙한 표식이 보였다는 것이 기억납니다. 국방부 로고가 거대한 철제 문에 음각되어 있습니다.
첸 티엔:어휴…. (아니나 다를까. 이곳에 있어 봤자 다시 구속되기나 하겠지. 서둘러 방을 빠져나간다.)
 :철제 문을 박차고 나오자, 소독용 알코올 냄새가 진하게 나는 흰색 복도 양쪽으로 수많은 문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이곳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조차 감이 잡히지 않는군요.
그렇지만, 이곳이 만약 국가 기관이라면, 당신은 이런 곳의 매커니즘을 알고 있습니다. 어딘가엔 이동장비를 모아 두는 곳이 있을 거에요. 수많은 명패들을 사이에서 이동장비실이라고 적힌 명패가 달린 문이 보입니다.
첸 티엔:(문을 열기 전, 귀를 가져다 대고 안의 인기척을 살펴본다.)
 :이동장비실의 안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습니다. ID카드를 이용하여 안으로 들어갈까요?
첸 티엔:(들어갑니다.)
 :30평 남짓한 공간 안에 온갖 첨단장비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이 사이에서 지금 당장 쓸모 있는 것을 찾을 수 있을까요?
첸 티엔:
기준치:40/20/8
굴림:40
판정결과:보통 성공
 :타원형의 거울처럼 생긴 장치가 보입니다. 그러나 그 한가운데는 뻥 뚫려 있군요. 단번에 ‘좌표이동기’를 찾아냈습니다. 이거라면 언젠가 한 번 본 적이 있고 사용하는 방법도 알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이동하고자 하는 곳의 좌표를 입력해야 하지만, 지금으로선 그럴 여유조차도 없군요. 운에 맡기고 뛰어드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사살해라! 실험체가 외부와 접촉해서는 안 된다!”
탕, 타앙! 창을 깨고 수십 개의 탄환이 날아듭니다. 서두르는 것이 좋겠군요!
첸 티엔:아까부터, 실험체니, 엡실론이니…. 제 이름은 티엔인데 말이에요. 그쵸? (대답 돌아올 리 없는 물음을 허공에 던지고는, 그대로 좌표 이동기에 뛰어든다.)
 :수류탄이 날아드는 절체절명의 순간 당신은 좌표이동기 너머로 몸을 던졌습니다.
차가운 액체를 통과하는 감각에 눈을 질끈 감았다가 뜨면… … .. .
당신은 어느샌가 도심의 번화가 한 가운데에 서 있습니다.
이것보다 평화로운 풍경이 있을까요? 비구름이 지나간 후 더욱 맑고 아름다워진 하늘이 보입니다. 눈부신 햇살이 가로수 위로 쏟아지고, 부드러운 바람이 검은 머리칼을 흩날리지만…
이 완벽한 날씨를 즐길 여유는 없습니다. 방금 전의 그 빌어먹을 이들은 계속해서 당신을 추격해 오겠죠.
오퍼레이션 룸의 테이블에서 빼돌린 보고서는 여전히 당신의 품에 있습니다.
첸 티엔:(그제야 참았던 숨을 내쉰다. 보고서를 들어 천천히 읽어내렸다.)
(잘 보관했다 언론에 찔러야겠다. 보고서를 반듯하게 접어 품 안에 숨겨 둔다. 그리고는 재차 주변을 둘러본다. 어디쯤 떨어진 걸까?)
 :거대한 고층 건물이 늘어선 도시의 한 가운데입니다. 저 멀리서 위풍당당한 위용을 뽐내는 히어로지부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러고 보니 이안도 지금은 일하고 있을 시간 아닌가요? 당신의 행색을 보고 경악할 이안의 얼굴이 벌써부터 눈앞에 훤하지만,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지나쳐가는 행인들의 웃음소리가 머리를 어지럽게 울립니다. 폐부가 비정상적인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고, 시야가 간헐적으로 점멸합니다.
지금 기분이 어떤가요, 티엔? 몸 상태가 끔찍하게 나쁘지만, 그것보다도 이런 꼴이 되었다는 사실에 울분이 치밀지도 모르겠네요...
첸 티엔:흠. (한시 빨리 이안의 품에 안겨 투정을 부려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한껏 처량한 척… 비에 젖은 아기고양이 스텝을 밟으며 히어로지부 건물로 향한다.)
 :히어로지부 건물로 도착한 순간... 거짓말처럼 차 한 대가 건물 앞에 부드럽게 정차합니다. 문이 열리고, 그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이안이네요.
이안은 히어로본부의 정문을 지나쳐 건물 뒷편으로 향합니다. 시 주민 복지 차원의 조경 정원이 있는 곳입니다. 이 시간대에는 찾는 사람이 없어 인적이 드문 장소죠.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최적의 장소임이 틀림없습니다!
첸 티엔:(졸졸졸… 따라갔다.)
 :잠깐 휴식을 취하려는 모양인지 이안이 벤치에 걸터앉는 것이 보입니다. 휴대폰을 쥔 채로요. 그러고 보니 당신의 휴대폰은 어디로 갔는지 사라져버렸죠? 아마 부재중이며 문자가 쌓여 있을 게 뻔해요.
첸 티엔:이아안…. (히이잉. 소릴 내며 벤치로 다가선다. 물론, 비틀거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실제로 컨디션이 안 좋기도 했고. 절대로 꾀병이 아니다.)
이안 브란트:(당신을 보고 눈이 동그래진다. 얼른 걸음 옮겨 당신을 안아 부축했다. 안도도 잠시, 눈빛에서 걱정이 가득 묻어난다.) 어디 다쳤어요? 봐요, 무슨 일 있었어요? 연락도 안 받길래 얼마나 걱정했는데….
첸 티엔:이곳저곳 다 아파요오. (포오옥. 당신의 품에 깊숙이 파고든다. 어깨에 제 뺨을 비비기도 했다.) 지난번 임무 말이에요…. 아직도 기억하시죠?
이안 브란트:(저만의 가녀린 아기고양이를 포옥 안았다. 분주한 시선 당신을 살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저번 임무? (잠시 생각에 잠긴다. 요즘 일이 어지간히 많았어야지. 퇴근을 못해 당신과 시간 보낸 적이 언제인지 흐릿할 지경이다! 며칠간 지부 건물에서 숙박하다시피 지냈으니, 품에서도 평소와 다른 향이 났을지도. 하여간 당신이 알 법한 제 일이라면 하나밖에 없으니….) 연구실 말이죠? 기억하죠. 그거랑 연관되어 있나요?
첸 티엔:(어깨에 뺨을 비비다가도 문득 고개를 치켜든다. 털을 바짝 세운 고양이 같은 행태였다. 원래 꺼내려 했던 말보다도 이 일이 중했으니 자연스럽게 당신의 말을 무시한 꼴이 된다.) 이아안. 바디워시 바꿨어요?
이안 브란트:응? 아뇨. (킁, 제 셔츠 소매의 냄새를 맡아본다.) 요즘 퇴근을 못해서 밖에서 씻고 자긴 하는데. 갑자기 그건 왜요? 당신 얘기부터 해 주세요. (티엔 뒷머리 문질문질.)
첸 티엔:이 냄새 싫어요. 밖에서도 원래 쓰던 바디워시로 씻어주세요. (이잉. 한껏 어리광을 피우며 당신의 품에 뺨을 부빗거린다. 번팅을 흉내 내기라도 하는 것 같다.) 저어, 팔 하나 들어 올릴 힘도 없어요. 주머니에 서류가 있는데에….
이안 브란트:(이잉. 우웅. 폭냐. 한 아기 고양이를 마구 만져준다. 열심히 문질러서 세운 털 가라앉히는 중.) 알았어요. (손 뻗기 전 우뚝.) 어느쪽 주머니?
첸 티엔:(품에서 빼꼼 고개 내밀더니 의뭉스레 웃는다.) 안 먹히네.
이안 브란트:만져드리길 원하나요? (뭘?)
첸 티엔:상냥하게 다뤄주세요…♡ (뭘?)
이안 브란트:으응, 조심할게요. (진짜로 뭘? ―안 만지기 위해 조심하겠다는 뜻이다.― 결국 더 묻지 않고 당신의 주머니 부근을 더듬었다. 이안은 서류를 집어들었을까?)
첸 티엔:(안타깝게도 서류 대신 다른 것─그러니까 뭘?─을 더듬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서류는 첸 티엔의 품에 있을 테니까!) 이안 브란트 씨이.
이안 브란트:응? (순한 눈이다.)
첸 티엔:그건 제 (삐이이)이에요.
이안 브란트:…저번이랑 감촉이 다른데도요? (착각이다.)
첸 티엔:그런 것까지 기억하고 계신 거예요? 변태애.
이안 브란트:하, 하지만, 하?지만?요? (손이 스르륵 떨어졌다.)
첸 티엔:(스르륵 떨어지는 손을 붙잡아 제 가슴께에 가져다 댄다.)
이안 브란트:더 만져 보면 확실히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뭘?????) 거기 있어요?
첸 티엔:음흉해요오. 결혼 전까진 허락 안 할 거니까요. (옷을 뒤적이더니 품 안에서 서류를 꺼내 손에 쥐여준다.) 그리고 제가 엡실론 04…, 였다나 봐요. 아마도~?
이안 브란트:보수적이시네요. (담담한 어조. 이젠 당신의 농에도 면역이 생겼다. 몸 떨어뜨려 서류를 읽는다. 눈썹 일그러지니 제 관자놀이를 꾹꾹 누른다.) 잠시 건물로 올라갈까요? 보고서나 현재 상황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 (서류 펼쳐든 채 당신을 곁눈질하기도 했다.) 다친 것도 치료해야 하겠고….
첸 티엔:으응, 그런데…. (어깨 위로 고개 투욱 떨어트린다.) 진짜 못 걷겠어요. 눈앞이 일렁거려서요.
이안 브란트:(당신의 몸을 가볍게 받아든다.) 으응, 부축해드릴게요. 좀 쉬고 계시면….
 :익숙한 이의 앞에서 안도감이 언뜻 들었던가요. 주삿바늘이 꽂혔던 목덜미에서부터 기묘한 전류가 흐르는 것 같은 감각이 전신을 장악합니다. 심장 박동이 거세지는 것이 느껴지고 시야가 수만 갈래로 분화합니다.
순간 이상한 생각이 뇌리를 파고듭니다. 눈앞의 이를 정말 믿을 수 있는 것일까요. 어쩌면, 정부 기관에 소속되어 있는 히어로야말로 당신의 적이 아닐까요? 아니, 지금 당신의 눈 앞에 있는 이가 이안이 맞긴 한 걸까요?
첸 티엔:
정신
기준치:75/37/15
굴림:5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내가 당신을 모를까. 마음 놓고 그 품에 몸을 기댄다.)
 :알 수 없는 의심이 당신의 귓가를 스칩니다. 뇌리에 깊숙히 박혀드는 탁한 음성은 일순 호흡마저 잊게 만듭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대신 그에게 기댑니다.
누군가에게 몸과 정신의 통제권을 빼앗길 것만 같은 감각. 그것은 굉장히 섬뜩한 공포로 당신의 뒷덜미를 옭아맵니다.
뒤이어 몸을 가누기가 힘들 정도의 고통이 전신을 강타하고, 힘이 풀린 몸이 휘청거립니다. 이안이 힘주어 당신을 품에 안는 것을 마지막으로 시야가 새하얗게 닫힙니다.
 :… .. . . 감각과 의식이 천천히 되돌아오는 것이 느껴집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난 걸까요. 느리게 숨을 들이마시면 코에 익은 향이 납니다.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리자... 낯선 천장과 익숙한 얼굴이 보입니다. 널찍한 소파 위, 당신은 이안의 무릎을 베고 누워 있습니다.
1층인 모양인지 창문 너머로 행인들의 모습과 길거리의 풍경이 보입니다. 이곳은 히어로 본부 사무실 안인 것 같군요. 당신이 깨어난 것을 눈치챈 이안이 이마에 얹어 두었던 물수건을 걷어냅니다.
이안 브란트:(당신이 다친 부위 또한 단단히 치료해 두었다. 앞머리를 슬슬 쓸어준다.) 정신이 좀 들어요?
첸 티엔:으응…. (거대한 것에 눌린 것마냥 목소리가 갈라진다. 음성을 가다듬을 시늉조차 하지 않은 채─지금은 연약하게 보여야 할 때니까─ 당신의 손길을 받아들인다.) 그러고 보니까…. 키스 네 번, 받아야 해요.
이안 브란트:왜 네 번이에요? 몇 번이든 여기서는 못하지만. 본부 안이라서. (마치 장소만 바뀌면 하겠다는 것처럼! 미지근한 손이 당신의 뺨을 쓸어내린다.)
첸 티엔:(제 체온이 낮은 탓에 미지근한 손이더라도 그저 따뜻하게만 느껴졌다. 바라 마지않던 온기와, 무른 거절을 듣고 나니 입꼬리가 실룩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총에 두 번, 제압봉으로 한 대, 테이저건으로 한 발. 총 네 번 다쳤거든요. (첸 티엔의 사전에 센 척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미주알고주알 일러바쳤다.)
이안 브란트:(잠시 우뚝!) 그래도 말한 것에 비해서는 몸이 멀쩡하던걸요. 다행이긴 하지만…. (이상한 일이네. 키스 대신, 당신의 기다란 머리카락을 끌어와 그 위로 입을 맞춘다.) 그런데 말이에요. 왜 당신이 다쳤는데 제가 키스해야 하는 걸까요? 저는 키스로 누굴 치료하는 능력 같은 건 없는데.
첸 티엔:그러게요. 실험대 위에서 눈을 떴는데에, 그땐 이미 멀쩡하더라고요? 연구원들이 무슨 수를 쓴 거겠죠~? (정말 모든 걸 일러바칠 기세다. 냉큼 당신의 손을 끌어와 다시금 뺨을 비빈다.) 놀란 제 마음을 진정시킬 방법은 당신의 키스밖에 없거든요.
이안 브란트:귀여운 말씀을, (기어이 고개를 숙이더니 입술을 겹쳤다 뗀다. 히어로 본부 사무실 안에서, 커튼도 닫지 않고!) 하셔서. 미리 한 번이에요. (태연자약하게 말을 잇는다. 이 또한 당신에게 배운 태도일 것이다.) 그 사건이 있었던 게 한 달쯤 되었던가요? 수집한 증거들을 제출해 국방부 측에 공식적인 입장을 요구하였으나 아직 피드백을 받지 못했어요. 어떻게든 수를 써서 덮을 줄로만 알았지, 아직까지도 연구를 진행할 줄은 예상 못했는데….
(멈추었던 손이 다시 당신의 뺨을 문질문질.) 아, 본부장 님이 곧 오실 거예요. 당신과 얘기하고 싶다고 하셨거든요. 본부장 님은 크리처 사건의 원흉이나, 당신이 저를 구해주었단 사실을 모두 알고 있으니 걱정하실 건 없구요.
첸 티엔:헤헤. (헤헤.) 그러엄, 저 일어나야 하나요?
이안 브란트:이대로 만나고 싶으신가요?
첸 티엔:네.
이안 브란트:일어나세요…. (냉정.)
첸 티엔:힝.
이안 브란트:착하지.
첸 티엔:네에. (비척비척 일어났다.)
이안 브란트:(문질문질문질복복복복.)
 :그 즈음, 바깥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옵니다.
첸 티엔:
듣기
기준치:70/35/14
굴림:5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무게감이 상당한 발소리들과 함께 무전이 오가는 소리, 본부 건물의 프런트에서 실랑이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안의 이름이 언뜻 들렸던가요?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보자, 특종의 냄새를 맡은 기자들이 웅성이며 본부 건물 쪽으로 모여드는 것이 보입니다.
이안 브란트:아무래도 낌새가 이상하네요.
첸 티엔:그러게요. 당신의 이름이 들리는데…. 아무래도 수상해요. (당신의 손을 찾아 쥔다.)
이안 브란트:그러게요. (쥔 손을 맞잡아 당신을 소파에서 일으켰다.) 잠시 숨어 계세요. 누가 들어올지 모르니까. (소파 뒤편의 대형 캐비닛에 티엔을 집어? 넣는다.)
첸 티엔:(집어? 넣어지기 전? 고개만을 빼꼼 내민다.) 당신은요?
이안 브란트:절 찾아온 모양이니 제가 응대해야죠. (캐비닛 닫기 전 당신의 턱을 긁어주었다. 종일 반려티엔으로 대하고 있는 듯하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계획에 없던 일은 절대로 저지르지 마시구요. (문을 콩 닫았다.)
 :그와 동시에 사무실 문을 걷어차 여는 요란한 소리가 들리고, 이안의 목소리가 사무실 안을 울립니다.
이안 브란트:무슨 일이시죠? 허가 없이 히어로 본부 관저에 진입하는 것은 불가능할 텐데요.
 :캐비닛의 좁은 틈 사이로 보이는 이안의 앞에는, 수십 명의 무장 군인들이 서 있습니다. 선두에 있던 군인 한 사람이 품속에서 무언갈 꺼내 보이는군요.
"이안 브란트, 'S.D.E 연구소' 테러와 연구진 살해의 죄를 물어, 넷 블란으로 연행하겠다."
넷 블란이라니, 그곳은 이능력 범죄자들을 가두는 악명 높은 교도소입니다. 이 세계에서 빌런들이 유일하게 두려워하는 곳이죠. 티엔도 그곳에 대해 아는 바가 있었던가요?
첸 티엔:
지능
기준치:65/32/13
굴림:2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당신은 금방 떠올려냅니다. 'Net Blanc'은 바다 한가운데. 해저 3000M에 위치한 교도소입니다. 최악의 이능력 범죄자들을 수감하는 곳이며, 한번 들어간 자는 형기를 마치고 나서도 못 나온다는 소문이 도는 잔악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안을 그곳에 수감시킨다니, 무엇인가가 크게 잘못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폭력을 사용한 저항은 범법이며 공법질서에 대한 반기로 해석한다."
히어로의 얼굴이 경악으로 일그러지는 사이, 군인들이 막무가내로 그의 손목에 수갑을 채웁니다. 그러나 당신은 쉬이 나설 수 없는 몸입니다. 이곳은 히어로 본부이고, 이대로 모습을 드러낸다면 꼼짝없이 끌려갈 것이 뻔하죠.
"자네들, 지금 공무 중인 히어로에게 무슨 짓을 하는 겐가!"
그 순간. 불같은 호령과 함께 히어로 본부의 본부장이 사무실 안으로 뛰어들어옵니다. 그녀가 입은 붉은 정장과 하얗게 센 머리카락이 흐트러져 있습니다.
억세고 강인한 손이 이안의 어깨를 끌고 가던 군인의 멱살을 틀어쥡니다. 중년 여성의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완력이군요. 그들의 뒤로 기자들이 몰려들고, 수많은 플래시가 터집니다.
군인: 이쪽도 엄연히 공무 중입니다만. 지금 범죄자 호송을 방해하시는 겁니까?
본부장: 당장 손 떼게. 그가 마땅히 연행되어야 하는 범죄자라고 해도, 내가 직접 할 테니!
군인: 직위와 체면을 생각하시지요. 공법집행에 예외는 없습니다.
 :상당히 분해 보이는 본부장이 내팽겨치듯 군인의 멱살을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다급한 표정의 이안이 그녀에게 무언갈 속삭이는 것이 보입니다. 하지만 아주 잠깐에 불과했습니다.
군인들이 두 사람을 떼어놓고, 이능력 제어 구속구가 그의 목에 걸립니다. 반쯤 끌려가듯 이능력 범죄자 수송 차량에 올라타는 히어로를 향해 기자들의 질문이 쇄도합니다.
"지금의 사태에 대해 해명해주세요!"
"히어로 행세를 하면서, 그간 사람들을 속여온 건가요?!"
쉴 새 없이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와 집요하게 이어지는 기자들의 목소리. 범죄자 이송 차량이 출발하는 것에 뒤이어, 기자들이 방송국 차량에 서둘러 올라타는 모습이 보입니다.
... ... .. . 그리고 마침내. 정적이 찾아듭니다.
[SCENE 06# Short Date with Super hero
 :](# "style=" font-size: 14px; !important; color: black; text-align: center; display: block; padding: 10px 5px 10px 5px; font-style: normal; !important; font-weight: bold; !important; margin-center: -1px; text-decoration: none; letter-spacing: -1px; border: 1px black solid;border-top: 8px double black; border-right: 0px solid black; border-bottom: 8px double black; border-left: 0px solid black;)
 :… .. .모든 일은 순식간에 벌어졌습니다. 느닷없이 캐비닛의 문이 벌컥 열립니다. 히어로 본부 본부장이 당신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습니다.
첸 티엔:(멀뚱멀뚱.) 들켰나요?
본부장: 히어로 본부 사무실에 숨은 빌런이라니, 기가 차군... (한숨을 푹 내쉬며 캐비닛에서 한 발짝 물러선다. 나와도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안은 자네가 약해져 있으니 돌봐 달라고 하던데. 대체 두 사람은 무슨 관계지?
첸 티엔:미래를 약속한 사이요. (뻔뻔하게도 답한다. 거짓은 아니니 상관없지 않나. 꼼질거리며 구겨진 몸을 펴내고는 캐비닛 밖으로 발을 내디딘다.) 그나저나…. 아무래도 이안이 음모에 휘말린 것 같은데. 제가 도울 만한 일이 있을까요?
본부장: 내 직속 부하가 참 순진하다고는 하나 그만 골려 먹는 게 좋을걸세. (믿지 않는 눈치. 적당히 흘려넘겼다.) 당장이라도 자네를 교도소에 잡아넣고 싶지만... (감정을 가라앉히며 소파에 앉는다.) 어쩔 수 없지. 그를 넷 블란에서 구해 오게.
그동안 나는 그의 무고를 증명하고, 국방부가 암암리에 이능력자 시민들에게 가하는 폭력을 고발하기 위해 국제 기자회견을 긴급 소집할 걸세.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권력을 가진 내가 할 수 있는 일일 테니. (냉정한 눈동자가 당신을 응시한다.) 할 수 있겠나?
첸 티엔:(여유로운 낯. 그러나 의자에 앉지는 않는다. 언제라도 바깥으로 뛰쳐나갈 수 있을 것처럼, 언제라도 당신에게 달려갈 수 있도록.) 우서언, 그 넷 블란이잖아요? 위험 부담이 있는 만큼 제게도 돌아오는 게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본부장: 나와 거래하려는 겐가? (헛웃음을 흘린다. 미간 사이 주름이 짙어진다.) 지금 당장 자네를 넷 블란에 처넣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알게. 당신의 몸 상태에 대해서는 내 부하에게 이미 들었어. 지금 같은 몸으로 내게 대적할 수 있을 것 같나?
(공격적인 발언과는 달리 일어날 기미 보이지 않고 소파 뒤로 기대며 다리를 꼰다. 어디 한 번 말해보라는 듯.) 가당찮은 말이라도 들어는 줄 수 있지.
첸 티엔:실은, 계획하고 있는 게 있거든요…. (헤쭉 웃는다.) 이안 브란트와 첸 티엔의 결혼식에 참석해서 자리를 빛내주시겠어요~?
본부장: (눈을 가늘게 뜬다.) 뭐?
첸 티엔:(방긋? 웃는다.)
본부장: (황당한 기색 숨기지 않는다.) 내 아끼는 부하를 자네 같은 빌런에게 주어야 하는 이유는?
첸 티엔:이안 브란트 씨도 그걸 원할 테니까요. 2년 뒤엔 결혼하자고 하셨는걸요?
본부장: 돌아오면 면담부터 잡아야겠군….
첸 티엔:(헤헤?) 빨리요. 허락해주셔야 당장 출발할 거 아녜요.
본부장: (허, 재차 깊은 한숨을 내쉰다.) 그리 하지. 이안 브란트 군이 허락한다면. (대신 전제를 달았다. 뒤이어 중얼댄다.) 이러다가 아주 축사라도 부탁할 기세군….
허튼 소리는 관두고, 본론으로 넘어가도 되겠나?
첸 티엔:(냉큼.) 축사도 해주시면요.
본부장: (꼬았던 다리를 푼다. 분노에 가까운 눈빛이 형형하다….)
첸 티엔:(헤헷?)
본부장: 이안 브란트에게 허락부터 받고 오도록. 본론으로 넘어도록 하지. (결국 무시를 택했다!) 자네는 이제부터 내가 호송하는 빌런이 되는 거네. 오늘 아침, 국방부 측에서 수감하고 있던 빌런 하나가 탈출했다고 전했었어. 빌런에 대한 정보가 소실되었다며 간단한 인상착의와 사용하는 이능력의 종류만 전달받았었지. 그 부분이 석연치 않다고 생각했었으나, 지금 여기서 자네를 보니 이해가 가는군. 잃어버린 실험체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줄 수는 없었겠지.
넷 블란의 자세한 설계도면은 극비에 부쳐져 있네. 심지어 내게도 말이야. 하지만 그가 어디에 있을지는 대강 예상해볼 수 있어. (뜸.) 섹터 12. 가장 악질적이고 위험한 죄수를 가두는 곳이지.
잠입에 필요한 장비들은 지원해 줄 수 있네. 실패한다면 자네가 히어로본부에서 ‘탈취’한 물건들이 될 테니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걸세.
첸 티엔:(그러니까, 이안 브란트의 허락만 있으면 된다는 거지? 허락을 맡겨 둔 사람마냥 방긋방긋 웃기만 한다. 그가 있는 곳이 얼마나 흉악하고 위험한 곳인지는 알 바가 아니었다. 그야, 당신이 어디에 있든 찾아낼 자신이 있었으니까. 자신이 당신에게 도달할 때까지 다칠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네에. 이외에도 제가 숙지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본부장: 숙지해야 할 것은 이게 끝일세. 작전은 자네가 무사히 잠입해 들어가 이안 브란트를 만나는 것, 그뿐. 우리가 그곳에 대해 아는 건 아주 악명 높은 교도소라는 것과, 첨단 보안시설로 감시하고 있다는 것뿐이니….
바로 출발할까. 그 교도소에서 어떤 일을 당하고 있을지 알 수가 없으니.
첸 티엔:바라던 바예요.
 :아무리 생각해도 우스운 일입니다. 세상의 어떤 빌런이 제 발로 교도소에 걸어 들어간다는 말인가요? 그것도 국방부를 적으로 돌린 히어로를 탈옥시키기 위해 말이죠.
지하로 향하는 승강기 안. 본부장이 당신에게 무언가를 건넵니다. 작은 브로치와 손목시계, 그리고 마이크로 칩처럼 보이는군요.
본부장: 스텔스 장치와 간이 좌표이동기, 그리고 구속구 해제 칩일세. 사용하는 방법은 알고 있는가?
첸 티엔:(받아 든 것들을 이리저리 돌려본다. 처음 보는 교구?를? 손에 쥔 사람처럼 그리했다.) 아뇨, 하나하나 다 알려주셔야 할 것 같은데요.
본부장: 말하지 않아도 모른다는 것 잘 알겠네. 스텔스 장치는 간수들을 쓰러트리고 본격적인 행동을 시작할 때 사용하게나. 기술지원팀의 분석에 따르면 같은 전기 회로를 공유하는 보안 장비들을 다운시킨다고 하더군. 화면에 잡히지 않으면 정확한 위치의 추적은 피할 수 있을 거야.
(손목시계를 가리킨다.) 그건 일회용 좌표이동기라네. 착용한 사람과 동행 1인. 즉 최대 2명까지만을 이동시킬 수 있어. 히어로 지부의 좌표를 입력해두었으니 차후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돼.
마이크로 칩은 구속구를 해제하는 장치일세. 자네가 착용할 구속구는 모양뿐인 위장용이니 사용할 필요 없겠지만, 내 부하가 차고 있을 것은 다르지 않겠나. 뒷부분에 끼워 넣는 부분이 있다네. 쉽게 찾을 수 있을 거야.
 :설명이 끝나는 순간 기계음을 내며 하강하던 승강기가 멈춰 섭니다. 본부장이 수갑과 위장용 구속구를 꺼내 당신에게 채우는군요.
본부장: 앞장서게. 여기서부턴 호송인이 범죄자 뒤에 서는 것이 원칙이거든. 벌써 겁먹은 건 아니겠지?
첸 티엔:(수갑은 당신이 채워주는 게 좋은데…. 엄한 생각이나 했다.) 하하, 그럴 리가요. 축사 내용이나 잘 생각해주셔요.
 :그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승강기의 문을 엽니다...
복도 끝, 거대한 게이트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환한 조명 아래로 이어지는 회색 복도 전체에 레이저 보안망이 펼쳐져 있습니다. 좌우로는 수많은 감시 장비들과 첨단 생체 판독기가 보이네요.
본부장의 신분을 확인한 생체 기계에서 접근 승인을 알리는 짧은 비프음이 울리자, 간수복을 입은 사람이 경례합니다.
간수: 본부장님. 무슨 일이십니까?
본부장: 오늘 아침에 보고받은 탈옥수를 체포했다. 빠르게 호송 절차를 밟도록 하지. 열은 받아도 할 일은 해야 할 것 아닌가.
간수: 확인하였습니다. 넷 블란 교도소 진입을 허가합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복도에 펼쳐져 있던 붉은 레이저 포인트들이 사라지는군요. 짧게 웃는 소릴 낸 본부장이 당신의 뒷목, 정확히는 가짜 구속구를 그러쥔 채로 걸음을 옮깁니다.
눈앞에 짙푸른 색으로 일렁이는 게이트의 입구가 가까워져 오고, 그것을 통과하는 순간... 회색으로 단조롭기만 하던 눈앞의 풍경은 순식간에 바뀌어 있습니다.
 :총알 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는 검은색 콘크리트 벽에 피가 말라붙어 있습니다. 인간들이 갇힌 교도소가 아닌 물류 창고 같다는 생각마저 드는군요.
바다 한가운데에 위치했다는 것이 거짓은 아닌 듯, 축축하고 습한 지하의 공기에 소금기가 어려 있습니다. 대기하고 있던 4명의 이송팀이 당신과 본부장에게로 다가옵니다.
첸 티엔:
관찰력
기준치:60/30/12
굴림:73
판정결과:실패
 :실탄이 장전된 것이 확실한 총기류와 제압봉. 전기충격기로 무장한 것을 보아, 그들이 평범한 간수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군인: 범죄자 호송 건으로는 아주 간만에 뵙는군요. 수고가 많으십니다. 본부장님.
본부장: “그래. 평소였다면 내 유능한 부하에게 맡겼을 텐데 말이야. 국방부 덕분이지.
군인: 유감입니다. 그럼, 범죄자의 인도를 확인하였으니 돌아가셔도 됩니다.
본부장: 빈 말은 하지 않는 편이 좋네. 이만 돌아가도록 하지. 수고들 해.
 :본부장의 모습이 게이트 너머로 사라지자마자 간수들이 당신의 어깨를 강하게 그러쥐고 이동하기 시작합니다. 우악스러운 그들의 손에 이끌려, 당신은 수십 개의 철창과 두꺼운 강철판으로 나뉘어진 섹터 구획 몇 개를 지나칩니다.
“엡실론 4 재확보 완료.”
“셉터 14에 임시 수감 후, 화이트 에리어로 이송.”
"라져."
엡실론 4라니. 오가는 무전에서 낯익고도 불쾌한 단어가 들립니다. 걸음이 잠시 늦춰지자 당신을 끌고 가던 간수가 당신의 등을 후려칩니다. 등허리를 타고 번지는 통증. 강한 충격에 허리가 앞으로 숙여집니다.
첸 티엔:윽…. (단말마와 함께 몸을 숙인다. 화이트 에리어? 거긴 또 어디지? 당신도 그곳에 끌려간 건 아니겠지? 최대한 빨리 당신을 찾아야겠다. 눈을 굴리며 그런 생각이나 했다.)
 :주변을 살피면... 저 멀리 섹터 12라고 적힌 철문이 보입니다. 양 옆에 두 명, 그리고 뒤에 두 명. 그리고 복도에 설치된 적외선 CCTV 4대. 당신은 베테랑 빌런이잖아요? 주변을 한 차례 살피는 것만으로 상황 파악은 어렵지 않습니다.
더 이상 참지 않아도 될 것 같군요. 상황을 당신의 페이스로 끌고 올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공격 판정?
첸 티엔:
이능(물)
기준치:75/37/15
굴림:87
판정결과:실패
피해:6
(웅?)
(흠.)
아야야야…. (직전 얻어맞은 곳이 욱신거려 몸을 가누기 어려워진 것마냥 힘을 뺀다. 다리가 바닥에 끌렸을 것이다. 질질질…. 정말이지 성가신 수감자였다.) 조금만 쉬었다 가요~ 네?
군인: (뒤에서 제압봉으로 당신의 등허리를 툭, 툭 친다. 손길이 거세다.) 엄살 떨지 말고 움직이지 그래.
첸 티엔:저 여기 누울게요?
군인: 거, 참. 귀찮군. 실험만 아니었으면 그냥... (당신의 어깨며 팔을 움켜쥔다. 끌고 가는 모양새인 것은 여전하다.)
첸 티엔:실험만 아니었으면?
이능(물)
기준치:75/37/15
굴림:76
판정결과:실패
피해:6
(웅?)
군인: 허튼 짓 할 생각은 하지 마. (붙잡은 손에 힘을 준다.) 실험만 아니었으면, 여기서 죽여도 문제될 것 없다고.
첸 티엔:(웅? 좀 이상하다. 이능력이 마음대로 나오지 않는 것 같다. 아무래도 주사의 부작용인 걸까? 다시 양손을 죔죔거린다.)
이능(물)
기준치:75/37/15
굴림:13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피해:3
 :일순 당신의 이능력이 눈앞의 간수들을 꿰뚫습니다. 그들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바닥에 처참하게 쓰러집니다. 정말이자 부작용 증세인 걸까요?
전신에서 퍼져나간 강한 에너지의 여파로, 당신을 옥죄던 위장용 구속구와 수갑이 시체 위로 떨어집니다. 하나 남은 간수가 당신에게 총구를 겨눕니다.
군인: 우, 움직이지 마! (방아쇠를 당긴다.)
 :
공격
기준치:55/27/11
굴림:62
판정결과:실패
피해:3
긴장한 탓인지 공격은 처참하게 빗겨 나가지만요. 계획이랄 게 특별히 없긴 하지만, 아직까진 순조로운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본부장이 건네주었던 스텔스 장치를 지금 사용해야 할 것 같네요.
첸 티엔:으음~ 이렇게 하는 거였나? (스텔스 장치를 틱틱 누르면서도….)
이능(물)
기준치:75/37/15
굴림:43
판정결과:보통 성공
피해:7
 :장치를 작동시키자마자 사방에 설치되어 있던 CCTV에서 스파크가 튀고, 이내 전원이 나가버립니다. 당신에게 총기를 겨누던 이는 완벽하게 처리하면서요.
섹터 12쪽으로 향하려던 찰나, 당신의 눈에 간수장이 지니고 있던 단말기가 눈에 들어옵니다.
첸 티엔:(물방울이 화살촉 모양이 되어 살아남은 군인을 꿰뚫는다. 그야, 날 험하게 대해도 되는 건 이안 브란트 씨뿐인걸~? 속 편한 생각이나 하며 단말기를 집어 든다.)
 :어라, 그런데 이거 잘 작동하는 걸까요? 적절한 판정을 굴려주세요 ^ ^
첸 티엔:(툭툭툭툭.)
근력
기준치:65/32/13
굴림:33
판정결과:보통 성공
 :역시 기계는 때려서 고치는 걸까요? ... ...천만다행으로 망가진 곳 없이 멀쩡하군요. 액정에 손끝이 스치자 화면이 들어옵니다.
화면에 뜨는 것은 섹터별 감옥의 위치들과 개폐 버튼입니다. '무전기'를 겸하고, 섹터별 '수감 통제'가 가능한 단말기 같네요.
“엡실론 4가 탈옥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위치 섹터 5. 제압팀 파견 바람!”
“모든 게이트를 차단하고 셔터를 작동시켜!”
간수 18 명이 이쪽으로 달려오는 것이 보입니다. 철컥, 금속이 마찰하며 내는 장전음이 들립니다. 타앙, 탕! 이어지는 사격음이 당신의 귓가를 울립니다.
 :끊이지 않는 소란에 주변 섹터에 수감되어 있던 죄수들이 철창을 두드리며 간수들을 향해 야유와 욕설을 쏟아냅니다.
“잘한다. 다 죽여버려! 으깨버리라고! 으하하하!”
“닥치고 구경이나 해! 저것도 금방 잡혀서 뒤질걸!”
“이봐! 나도 꺼내 줘! 나가고 싶다고!”
“너처럼 미친 인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
어둠 속에서 복도를 향해 뻗어지는 우악스런 손들. 광기 가득한 눈알들이 철창 너머에서 희번득거립니다.
첸 티엔:뭐래~? (휘핑크링 마니쥬세용. 같은 태도로 눈을 동그랗게 뜬다. 기분 나쁘니 같은 취급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자신은 지난 사건 이후 손 털고 얌전히 지내고 있었단 말이다. 아마도. 모든 외침을 깔끔하게 무시했다.)
 :자, 그렇다면 몰려오는 간수를 처리해 볼까요? 명색이 세계 최대 규모의 교도소인 만큼, 진입이 만만하지 않은 건 당연한 일입니다.
첸 티엔:
이능(물)
기준치:75/37/15
굴림:70
판정결과:보통 성공
피해:6
 :간수들이 우수수 쓰러집니다. 외마디 비명마다, 살육을 즐거움으로 여기는 자들이 소란스럽게 소리를 지릅니다. 총성이 이어집니다.
군인:
사격(권총)
기준치:55/27/11
굴림:69
판정결과:실패
 :게다가 저들은 사격솜씨가 엉망인걸요. 힘들이지 않아도 총알은 당신을 빗겨 나갑니다.
첸 티엔:
이능(물)
기준치:75/37/15
굴림:66
판정결과:보통 성공
피해:6
(물방울이 톡톡 날아다니며 군인들을 콕콕 찔렀다.) 정말~ 이럴 시간 없단 말이에요.
 :이능력으로 그들의 두꺼운 방탄복을 뚫습니다. 물과 함께 핏방울이 이리저리 튑니다.
군인:
사격(권총)
기준치:55/27/11
굴림:24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간신히 공격을 피하나, 날아오는 총탄이 박혀 단단한 벽에 균열이 갑니다. 철제로 된 창살을 긁으며 소름끼치는 금속음을 내기도 합니다. 주변이 엉망이네요.
첸 티엔:
이능(물)
기준치:75/37/15
굴림:60
판정결과:보통 성공
피해:4
이능(물)
기준치:75/37/15
굴림:86
판정결과:실패
피해:5
남은 게…. (흠. 허공을 바라보며 끼잉꿍 표정을 짓는다. 다 죽인 것 같아용?)
 :괴성, 정신 나간 웃음소리와 총성이 한데 뒤섞입니다. 남은 사람들은... 어디로 간 걸까요? 없네요. 섹터 12로 이동할까요?
첸 티엔:(^ ^)(이동합니다.)
 :살벌한 전투로 아수라장이 된 복도를 유유히 걸어갑니다. 섹터 9.. 10.. 11... 지금 이 교도소 안에서 가장 자유로운 사람이 있다면 바로 당신이겠지요.
티엔은 마침내 섹터 12 앞에 다다랐습니다. 유달리 굵고 두꺼워 보이는 철창에는 고압의 전류가 흐르고 있었던 듯, 가까이 다가가자 열기가 느껴집니다.
첸 티엔:(단말기를 톡톡톡 두드린다.)
이안 브란트:(섹터 12가 해방된다. 소란스러운 소리에 다가오면, 열린 문 앞에서 믿기지 않는다는 눈빛으로 당신을 쳐다본다.) 당신이 대체 왜 여기에 있는 거예요? 본부장님께 당신을 부탁했었는데….
첸 티엔:이안? (눈 동그랗게 뜨고 당신을 본다. 이렇게 재회할 줄은 상상도 못 했던 모양. 급하게 제 차림새를 살핀다. 피가 튀거나, 묻지는 않았겠지? 일단은 냅다 당신의 품에 안긴다.) 구하러 왔죠오.
이안 브란트:몸 상태도 안 좋으면서! 다친 건 아니죠? (당신을 껴안으면서도 금방 눈썹이 아래로 기운다. 타인의 피를 당신의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모양이지.)
첸 티엔:으응, 조금 스친 것 말곤 없어요. 괜찮아요. (오해를 정정할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참, 어서 뒤돌아보세요. 구속구를 풀어드릴게요.
이안 브란트:(다친 곳을 살피는 듯 당신의 몸을 더듬거린 후에야 뒤로 돌아 한 데 묶은 머리카락을 위로 올린다.) 오면서 별 일 없었어요?
첸 티엔:으음. 키스 다섯 번 정도의 일이 있었어요. (과장 섞어 답했다. 말마디마다 아양이 뚝뚝 묻어나온다. 본부장에게 들었던 대로 마이크로 칩을 구속구에 끼워 넣는다.) 해주실 거예요?
이안 브란트:(뒷면에 칩을 밀어넣자, 구속구는 허무할 정도로 쉽게 해제된다. 빈 목덜미를 손톱으로 약하게 긁었다.) 여기서 나가면요,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 보니 화이트 에리어라는 곳에서 약물 연구를 진행 중인 것 같고, 보아하니 당신도 거기에 끌려갔었던 것 같아요. 그곳으로 가 볼 작정인데…. (뒷말 잇지 않고 망설인다.) 따라올 수 있겠어요? 걱정되는데.
첸 티엔:으응, 결혼해주신다고 하면 따라갈게요. (뻔뻔하다.) 상견례도 끝내 뒀거든요. 당신 허락만 있으면 돼요. (이런 소리나 한다.)
이안 브란트:상견례?
첸 티엔:네에. 본부장님이랑요.
이안 브란트:그걸 보통 상견례라고 하나요? 무, 무슨 얘기를 했는데요? (불안해졌다.)
첸 티엔:응? 그냐앙, 당신 허락만 있다면 우리 결혼식에 참석하셔서 축사까지 해주신댔어요.
이안 브란트:왜… 요? 뭐지? 왜지? 무슨 일이지?
첸 티엔:제가 당신을 구하러 가겠다고 하니까아, (눈을 올망졸망 떴다. 아무튼 거짓은 없다.) 그렇게 해주신다던 걸요.
이안 브란트:…뭐지? 왜? 거짓말이죠? 본부장 님은 빌런 진짜 싫어하는데. 당신의 호소에 감격하셨나? 그럴 분이 아닌데. 응? 진짜 뭐지? 응? (혼란 그 자체!)
첸 티엔:나중에 본부장님께 물어보시고요. 전 사실만을 말했어요~? (양심 한 톨 찔리지 않는 표정.) 자, 자. 들키기 전에 그 화이트 에리어인지 뭔지로 가볼까요~?
이안 브란트:(혼란은 점차 가중되는 중이다.) 어, 응? 일, 일단 알겠어요….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개인 면담인 줄도 모르고 일단 열심히 끄덕였다.)
 :그때, 티엔이 가지고 있던 단말기에서 무전이 흘러나옵니다.
“화이트 에리어에서 추가 지원 병력 파견. 블랙 에리어로 이동 중.”
“죄수 이안 브란트의 신변을 가장 먼저 확보하라.”
“ ..치직. ... .직. .. 라져. 현재 섹터 12에 근접.”
이쪽으로 지원군이 파견된다는 내용이군요. 그들도 당신이 무전을 엿듣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듯합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사방이 진동하며 바닥이 갈라집니다. 열린 바닥 안쪽에서 모습을 드러낸 리프트에 탑승해 있는 건... 12 명의 무장 전투원입니다.
첸 티엔:저어, 그동안 배운 게 있어요.
이안 브란트:(잠시 눈 앞이 아찔해졌다….) 뭔데요?
첸 티엔:
이능(물)
기준치:75/37/15
굴림:39
판정결과:보통 성공
피해:4
이런 걸 선빵필승이라고 하더라고요?
이능(물)
기준치:75/37/15
굴림:97
판정결과:실패
피해:7
(헤헤? 이안 본다.)
이안 브란트:(머뭇머뭇. 금세 울상이 된다.) 주, 죽이면 어떡… 어떡하지.
첸 티엔:등허리를 치면 안 죽어요. 제가 저분들께 많~이 맞아봤는데, 아프기만 하고 안 죽더라고요.
이안 브란트:맞았어요? (화들짝 놀라는 것도 잠시,) 그, 그런데 이거 진짜 무서운데. 저 힘내볼게요. (머뭇….)
이능력
기준치:75/37/15
굴림:34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피해:6
(으아아.) 죄송해요…. (라고 말하며 쾅 쳤다.)
이능력
기준치:75/37/15
굴림:19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피해:5
(으아아아아아. 눈 질끈. 바들바들벌벌벌벌.)
첸 티엔:(쓰러진 군인들 하나하나 콕콕 찔러 본다.) 괜찮아요, 잘 살아있네요.
 :두 사람의 발치에 쓰러진 군인들이 신음합니다. 그들 너머로, 이제는 텅 비어버린 리프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안 브란트:저 무서워요. (당신에게 꼬옥 붙어 리프트로 향한다….)
첸 티엔:(지금 이 순간을 즐기기로 했다. 팔짱 꼬옥 낀 채 리프트에 오른다.) 괜찮아요오. 너무 세게 때릴 것 같다 싶으면 절 부르세요. 제가 눈앞의 사람을 멀리 치워드릴게요.
이안 브란트:네, 네. 약속해요. 꼭이요. 살살 치워주셔야 해요.
첸 티엔:저만 믿으세요. (꼬오오옥.) 저어, 이제 손 턴 거 아시잖아요. (라고 직전에 어쩌구저쩌구 했던 사람이 말했다.)
 :스텔스 장비 덕분일까요. 가까이 다가가자 리프트에 장착되어 있던 CCTV가 스파크를 튀기며 망가져 버립니다. 상승과 하강을 제어할 수 있는 기계판이 있네요. 교도소의 지하, 숨겨져 있는 공간인 화이트 에리어으로 진입하려면 이것을 사용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이 탑승하자, 기계음과 함께 리프트가 빠르게 하강합니다. 이 아래에서 대기하고 있는 지원군이 없어야 할 텐데요. 단말기에서 오가는 무전 소리가 들립니다.
첸 티엔:
듣기
기준치:70/35/14
굴림:85
판정결과:실패
(웅? 이안 본다.)
이안 브란트:응?
듣기
기준치:60/30/12
굴림:59
판정결과:보통 성공
 :“알파. 섹터 1~5의 사태 진압 중.”
“베타, 구속구에서 벗어난 죄수로 인해 교전 발생! 섹터 8로 지원 바람!”
“여기는 감마. 섹터 3에서 베타와 같은 상황 발생!”
“이능력 사용 정황 확인. 연구원과 장병들에게 약물의 사용을 허가한다.”
“섹터 12. 엡실론 4와 이안 브란트의 잠적 정황 확인! 델타 소대 전투불능!”
“제타 소대, 섹터 12로 진입 중!”
 :"통제 프로그램 다운. 죄수들이 게이트를 통해 탈옥하고 있습니다!”
“섹터 8 지원 바란다! [E.S.D]에 노출된 죄수들이. ... .. ”
”알파 소대. 현 위치 보고와 응답 바란다.“
“치지직... ...D]를 투여한 대원들이... .... ..직. .치직... .. .”
“베타, 섹터 1쪽으로 퇴각한다! 신원 불명의 괴생명.. 포.. .. 치직.....”
거칠게 오가는 목소리 뒤로 총성과 비명이 들립니다. 위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전에 귀를 기울이며 아래를 내려다보면... 온통 백색의 공간, 백색의 복도가 이어져 있습니다.
 :당신에게는 낯익은 곳이군요. 어둡고 축축하며 곰팡이 냄새가 나던 상층과는 다르게, 이곳은 소독약 냄새로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입니다.
단말기에서 짧은 비프음이 들립니다. .... .. 내부 지도가 갱신되고 있습니다.
상층인 블랙 에리어보단 규모가 작지만, 정부 청사에 맞먹을 정도로 상당히 넓은 면적의 공간입니다. 이런 곳을 비밀리에 잘도 운영하고 있었군요.
당신의 부작용을 상쇄시킬 수 있는 해결책과 이안의 누명을 풀 수 있는 자료를 이곳에서 찾아낼 수 있을까요?
...그새 내려간 차단셔터가 다른 공간과 연구소장실 너머의 공간을 갈라놓고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기분 나쁜 냄새군…. 여직 당신의 팔에 꼬옥 붙어 있다.) 가까운 곳부터 갈까요?
첸 티엔:(이 상황이 썩 마음에 드는 듯하다. 흡족한 기색 애써 내리누른 채 연구 지원실 쪽을 가리킨다.) 저기부터 보는 건 어때요?
이안 브란트:으응. (별 의심? 없이? 연구 지원실로 들어간다.)
 :연구원들이 급하게 도망치던 와중 흩어진 것인가 봅니다. 온갖 서류들이 바닥에 널려 있네요. 요란한 비프음을 내는 파쇄기와, 한쪽 벽면에 붙어 있는 거대한 포스터가 눈에 띕니다.
첸 티엔:(파쇄기 쪽을 기웃거린다.)
 :탈옥으로 블랙 에리어가 시끄러운 와중에도 급하게 폐기해야 하는 서류들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파쇄되었어야 하는 종이가 도중에 걸려 오작동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전부를 읽어내긴 힘들겠지만, 남아 있는 내용이라면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첸 티엔:
자료조사
기준치:60/30/12
굴림:31
판정결과:보통 성공
 :파쇄되다 만 서류를 끄집어내자, 가장 상단에 ‘연구 제안서 반려 통지’라는 활자가 인쇄된 것이 보입니다.
공무원들의 서류 아니랄까봐 문장 하나하나가 지나치게 기네요. 서류의 중반부터가 소실되어 있지만, 끄트머리에 남은 날인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대통령실에서 사용하는 직인이 확실합니다.
첸 티엔:우와아…. (그런데도 극비리에 프로젝트를 진행시키려 했다, 뭐 그런 건가?) 국방부는 사실…. 빌런의 소굴? 뭐 그런 거 아닐까요? (서류를 주머니에 구겨넣은 뒤 포스터를 본다.)
 :연구원들을 격려하려는 목적인지, 포스터에는 ‘이능력이라는 혼란 속의 영웅, 과학의 구원’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크게 적혀 있군요. 그 아래로 무언가 더 적혀 있습니다. 대체 어떤 낭설을 적어두었을지 잠깐 구경이나 해 볼까요.
‘이능력자는 도구로서 대하는 것이 옳다.’
‘언제 사용될지 모르는 무기인 이능력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
‘이능력이라는 특권을 인류 모두에게 평등히 나눠주고자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연구에 임한다.’
이안 브란트:당신 말에 조금 공감하고 있어요. (마음이 너덜너덜.) 그쪽은… 군사 목적으로 사람을 사용하려 든다는 것부터가 문제예요. (얼마간 시달리기는 시달렸나 보다. 불평불만을 한참이나 중얼거리다가 문득.) 당신은… 이능력이 우월의 지표라고 생각해요?
첸 티엔:(많이 시달리셨구나아. 당신의 어깨며 등을 마구마구 주물러주기 시작한다. 그러다 허리도 주물러 보고, 뭐 그런 거다.) 그럴 리가요. 그냥…. 그런 걸 가진 사람일 뿐이죠. 어차피 총 맞으면 죽는 건 다 똑같은데요, 뭘.
이안 브란트:(어딜 주무르든 얌전히 몸을 맡겼다. 순진하기도 하지. 움찔! 다시 몸을 떨며 당신에게 붙었다.) 주, 죽는다는 말 금지. 안 돼요….
첸 티엔:(언젠가는 의식하게 되지 않을까? 음흉한 속내 숨기고 방긋방긋 웃기만 했다.) 왜 이렇게 무서워하세요오. 당신이 범죄자가 되는 일은 없을 거예요. 제가 장담할게요. (당신의 손을 찾아 쥔 채 후처리실로 향한다.)
이안 브란트:(당신의 맘 알지도 못하고 가만 손을 쥔 채,) 당신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당신이 없었으면 아마 구속구를 풀어냈어도 그대로 다시 잡혀들어갔을걸…. (신뢰 가득한 말 남기기나.)
 :넓지는 않지만, 천장이 높아서인지 유달리 황량하게 느껴지는 공간이군요. 눈이 아플 정도의 백색으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구속구가 붙어 있는 회복용 침대와 거대한 기계들이 놓여 있습니다.
첸 티엔:당신은 제 히어로인걸요. 그런 일이 일어나게 둬서는 안 되죠. (회복용 침대를 들추어 본다.)
 :의식을 잃었거나 부작용이 진행되는 실험체를 이곳에 두었던 걸까요? 침대와 일체형인 구속구는 안치된 실험체에게 맞출 수 있는 사이즈 조절 기능까지 갖춰져 있네요. 핏자국으로 점철되어 있는 시트 위에 파일철 하나가 보입니다.
첸 티엔:(파일철을 뒤적인다.)
 :[ 실험체들의 수집 경로와 일자, 대략적인 출신, 이능력자 여부, 투여된 약물의 종류, 폐기의 유무 기재. [E.S.D]의 실험체들의 사망 원인, 이능력 억제 효과 확인 후, 급사. 나타난 주 부작용은 세포 기능 이상으로 인한 급격한 부패. ]
이것이 ‘실험체의 정보’가 정리된 프로파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노숙자, 빌런, 고아원이나 소년원에서 온 아이들. .. 다양한 나잇대의 실험체들은 이름이 아닌 기호로 라벨링되어 있군요. 엡실론 4 페이지도 존재합니다. 열어볼까요?
첸 티엔:(열어본다.)
 :의식을 잃은 채 눈을 감고 있는 당신의 얼굴이 보입니다. 그 뒤편에 실험체가 여럿 추가된 것을 보아 당신이 탈출한 뒤에도 실험이 이루어진 모양입니다.
이안 브란트:(눅눅. 당신의 페이지 북 찢어서 사진 뜯어가며….)
첸 티엔:응? 그건 왜요?
이안 브란트:기분 나쁘지 않아요? 이런 거…. 그리고 남들이 보는 거 싫어요.
첸 티엔:제 걱정해주시는 거예요?
이안 브란트:계속 당신 걱정을 하고 있어요. 티 안 나나요?
첸 티엔:많이 나지만, 받을수록 기분이 좋아져서요. (슬그머니 당신의 뺨 위로 제 입술을 스친다.) 당신 덕분에 살아있는 거거든요, 저.
이안 브란트:저 덕분? (멱살을 쥐고―왜 하필 쥔 곳이 멱살인지는 모르겠지만!― 고개를 틀어 뺨 대신 입술끼리 스친다.) 왜요?
첸 티엔:(눈 깜빡깜빡깜빡.)
이안 브란트:왜 제 덕분이에요?
첸 티엔:설레서 답을 못하겠어요…. (발그레.) 박력있으시네요.
이안 브란트:응? 궁금하다니까. (스르륵 손을 놓았다.)
첸 티엔:뽀뽀 한 번 더 해주시면요.
이안 브란트:약았어요…. (이번에는 어느 곳도 쥐지 않고 입술만 슬며시 겹쳤다 뗀다.) 박력있는 걸 좋아하시나? 아무튼요. (답변 재촉!)
첸 티엔:(헤헤. 흡족한 낯이 된다.) 당신 생각하면서 버텼거든요. 사시일, 눈물 날 정도로 아팠는데…. 당신 얼굴 한 번 더 보고 싶어서 필사적으로 탈출했어요. 잘했죠?
이안 브란트:안 되겠다…. (뭐가?)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 빨리 은퇴하는 편이 좋을까. 그래야 당신이 위험할 때 바로 찾아갈 수 있을 테고…. (당신 원하는 대로 일에 정이 떨어져 은퇴하는 것보다는, 당신이 위험에 휘말릴까 걱정하여 은퇴하는 게 더 빠를 듯하지. 그래도 2년은 이르지만! 뺨을 가볍게 쓸어준다. Good boy, 농 속삭이며 웃었다.)
첸 티엔:(제 뺨 쓸어내리는 손을 붙들고 손바닥 위로 입술을 내리누른다. 입을 맞추는 중에도 시선은 오롯이 당신의 눈에 가닿았으니, 열망마저 느껴질 법하다.) 그러지 말아요. 은퇴는 하고 싶은 걸 모두 해본 뒤에 하는 거잖아요? 전 결혼이면 만족해요. 제가 전업주부가 되어서 열~심히 내조할 테니까요.
이안 브란트:간지러워요…. (입술을 묻은 손바닥보다는 가슴께가 더 간지러운 것 같지만 말이다. 당신보다 먼저 제 쪽에서 시선을 떨구고 만다. 퍽 수줍게 미소 짓고 하는 말이라곤….) 그래도 부엌은 들어가지 마시구요. (긍정인지 뭔지 도통 모르겠다.)
첸 티엔:네에. 요리는 자본으로 해결할게요♡ (시선 떨군다면 도로 빼앗아 오면 될 일이다. 기어이 눈가에 입 맞추고는 기계를 살핀다.)
이안 브란트:(새파란 시선 마주하는 순간 흡, 헛숨 들이켜며 몸 떨기까지 했다. 뺨 붉어진 채 당신을 뒤따른다.)
 :쓰레기장에서나 볼법한 대형 분쇄기와 소각로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무언가 썩은 듯한 악취가 공기에 옅게 남아 있군요. 이곳에서는 대체 무엇을 처리했던 것일까요?
첸 티엔:(빌런 행세를 한 지도 꽤 되었다. 대충 어떤 용도로 쓰이는 기계인지는 짐작할 만하니, 미련 없이 고개를 돌린다. 당신의 손을 끌어와 깍지 껴 잡고는 임상실로 향한다.)
 :거대하고 육중한 임상실 문에 국방부의 로고가 음각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내부로 접근할 수가 없습니다. 안쪽에서 셔터를 내려둔 듯 출입문이 열리질 않는군요.
그때, 이안이 바로 옆의 임상준비실 앞으로 다가섭니다. 문 옆의 자동 개폐 버튼을 누르자 거대한 철문이 부드럽게 옆으로 밀려나네요.
이안 브란트:저기, 임상 준비실과 연결되어 있는 것 같으니 이쪽에서 내부를 살펴볼까요?
첸 티엔:네에에. 저에겐 역시 당신이 필요한 것 같아요. (냉큼 아양을 떨며 걸음을 옮긴다.)
 :임상 준비실에 들어서자마자 화학 약품 냄새가 강하게 납니다. 무언가 잔뜩 놓여 있는 테이블과 벽면에 붙어 있는 매뉴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고, 짐작대로 한 쪽에는 유리창이 나 있습니다.
첸 티엔:(테이블을 살핀다. 훔칠 만한 것이 있나?)
이안 브란트:으응, 저도 그런걸요…. (서로에게 서로가 필요한 관계. 역시 같이 사는 수밖에 없지 이거….)
 :실험체를 수술대에 고정하는 데에 사용한 쇠사슬과 구속복이 보입니다. 핏자국이 묻어 있는 이능 제어 구속구나, 사용이 끝난 주사기도 있군요. 아쉽게도 훔칠 만한 것은 없네요.
그런데, 무언가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듭니다.
첸 티엔:
지능
기준치:65/32/13
굴림:10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실험체들의 저항이 남긴 자국들일까요. 구속 장비들은 전부 거칠게 다뤄진 것처럼 손상되어 있습니다. 성인 남성의 목 둘레에 맞을 것으로 보이는 것부터 어린 아이에게 맞을 법한 것들까지. 이능력 제어 구속구들의 크기가 유독 제각각입니다. 실험체들의 나이가 아주 다양했던 모양입니다.
첸 티엔:(유독 크기가 작은 구속구를 보고서는 인상을 찌푸린다.) 참……. (뒷말은 이어지지 않았지만. 고개를 돌려 매뉴얼을 읽는다.)
이안 브란트:(어느덧 유리창 너머를 바라보고 있다. 표정이 썩 좋지 않다.)
첸 티엔:왜 그래요? (덩달아 유리창 너머를 본다.)
 :두께감이 상당한 유리창 너머로 임상실 내부가 보입니다. 익숙한 수술대와 모니터 따위가 보이지만, 당신의 시선을 잡아끄는 것은 의식을 잃은 수많은 연구원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안 브란트:살아는 있는 것 같은데…. 섣불리 열기가 그렇네요.
첸 티엔:으음. 여기서 확인할 방법은 없겠죠? (기웃거린다.)
 :이곳 어딘가의 기계를 이용하면 열어볼 수는 있겠지만, 마땅한 장치는 보이지 않네요.
첸 티엔:
관찰력
기준치:60/30/12
굴림:73
판정결과:실패
(이안 빠아아안히 본다.)
이안 브란트:으으응.
관찰력
기준치:65/32/13
굴림:26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넓은 임상실 안, 이곳에서 잔악한 인체 실험을 진행했을 수십명의 연구원들이 바닥에 쓰러진 채 경련하고 있습니다. 거무죽죽한 피부색. 뒤집힌 눈꺼풀 뒤로 허연 흰자위가 보이고, 입에서는 거품이 흘러나오네요.
그들의 주변에는 산산조각난 시약병 파편들과 실린더가 빈 주사기들이 떨어져 있습니다. 문득 사용되지 않은 시약병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담겨 있는 액체는 검은색이군요. 대체 무엇을, 왜 주사한 것인지 알 수가 없지만... 굳이 임상실 내부에 들어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안 브란트:뭔가를 직접 투여한 걸까요? 잘 모르겠네요….
첸 티엔:(눈 가늘게 뜬다.) 검은색? 제가 투여받은 약물은 보라색이었어요. 뭔가 다른 걸 사용한 모양인데…. 여긴 들어가지 않는 게 좋겠는걸요.
이안 브란트:(눈길에 걱정이 묻어나나 결국 돌아서서 끄덕인다.) 후에 사람들을 부르면 될 테니까…. 이제 어디로 갈까요?
첸 티엔:(약물 연구실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바로 몇 시간까지만 해도 연구원들이 분주하게 오갔을 연구실이지만 지금은 텅 비어 있군요. 이안과 함께 내부로 걸음을 옮기는 순간, 다시금 무전이 들립니다. 오가는 목소리들은 하나같이 절규에 가깝습니다.
거대한 홀로그램 패널과 온갖 보고서 파일들이 꽂혀 있는 파일함이 보입니다.
첸 티엔:(자업자득이지. 무전에는 눈 하나 깜짝 않고 홀로그램 패널을 본다.)
 :최첨단 홀로그램 패널에 약물들의 종류와 연구 진척도 등이 띄워져 있습니다. 허공에 나열되어 있는 글자들이 가장 처음 눈에 들어오고, 다음으로는 낯익고도 낯선 시약병들의 이미지가 보이네요. 약물들의 연구 진척 상황과 종류, 설명 등이 갱신되는 장치인 듯합니다.
‘ 증폭 [Multiply] 연구 진척도 100% - [E.M.D] : 이능력 에너지의 5배 증폭 ’
‘ 억제 [Suppression] 연구 진척도 47% - [E.S.D] : 이능력 에너지의 완전한 억제 ’
‘ 양산 [Awaken] 연구 진척도 13% - [E.A.D] : 이능력 에너지의 발현 ’
세 개의 구획으로 나누어져 있는 패널 위로, 노란색과 보라색, 그리고 검은색의 시약병의 이미지가 차례대로 시선을 끕니다.
앞선 두 개는 그렇다 치더라도, 가장 마지막에 있는 약물만큼은 생소하군요. 양산과 이능력 에너지의 발현이라니?
첸 티엔:음모의 향기가 나요~. 영화에서 자주 보이는 레퍼토리거든요. 폭동을 잠재우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약물을 먹는 거요. (패널을 뒤로한 채 파일함을 뒤적거린다.)
 :실험체 입수 계획, 임상 시뮬레이션 데이터, 실패 원인 분석, 실험체 해부 보고서 등... 수많은 서류들이 담긴 파일함입니다. 모두 심상치 않은 제목들을 지니고 있지만, 전부를 열람할 여유는 없겠죠.
손끝으로 서류철의 표지들을 훑어 내려가던 중, 가장 오래되어 보이는 파일 하나가 눈에 띕니다. 꺼내들어 표지를 살펴보면... ‘[Project : Esper Mass production] 제안서’ 라고 적혀 있군요. 굉장히 두꺼운 분량이지만, 중요해 보이는 부분들이 곧바로 시야에 들어옵니다.
이안 브란트:음모의 향기가 나네요…. (따라 말했다.)
첸 티엔:이건 훔쳐가는 게 좋겠어요. (당신의 품안에 파일철을 쏙 끼워준다.)
이안 브란트:네에. (얌전히 챙겼다.)
첸 티엔:(그대로 시약실로 향한다.)
 :시약실은 다른 어떤 곳보다 많은 보안 장치가 문에 걸려 있습니다. 쉽게 진입이 가능했던 다른 곳들과 달리 개폐 버튼을 눌러 보아도 꿈쩍하지 않는군요. 문 바로 옆에는 생체 인식 패널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첸 티엔:(생체 인식 패널 빠아아안히 본다.)
 :홍채, 지문, 목소리까지 인식시켜야만 자동 개폐 버튼이 작동하는 구조인 듯합니다. 이곳의 연구원 중에서도 자격을 갖춘 몇 명만이 접근 가능했던 모양이네요.
최첨단 보안 설비를 갖추고 있다던 본부장의 말이 떠오릅니다. 이 안에는 분명 연구의 산물인 시약병들이 들어 있겠죠. 하지만 여러모로 이 문을 열어보는 것은 무리일 듯합니다. 이 두꺼운 철문을 통째로 날려버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지요.
이안 브란트:(빤히.) 해 봐요.
첸 티엔:
근력
기준치:65/32/13
굴림:72
판정결과:실패
저 아파요오.
이안이 해주세요.
이안 브란트:한 번만 더어.
첸 티엔:이잉. 저 연약한 거 아시면서.
근력
기준치:65/32/13
굴림:63
판정결과:보통 성공
안 돼요오.
이안 브란트:저 없이도 힘내는 법을 배우셔야죠오.
(흠.)
첸 티엔:늘 당신 옆에 있을 건데요? 그런 방법은 몰라도 돼요.
이안 브란트:
근력
기준치:75/37/15
굴림:15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그래요.
첸 티엔:전 역시 당신이 없으면 안 된다니까요.
 :이렇게 거대하고 육중한 철문을 완력으로 무력화시키는 것이 가능할까요? 그러나 의심 따위가 끼어들 틈은 없습니다. 쿵. 손 닿은 곳이 살벌하게 우그러지더니... 맞닿아 있던 벽 전체가 무너져 내립니다.
강력한 완력에 날려간 문이 시약실 내부를 덮치며 자욱한 먼지를 일으킵니다. .. ..펄럭이는 당신의 옷자락 뒤로, 자욱하던 먼지가 가라앉습니다.
...콘크리트 더미와 철골 뼈대 너머로 난장판이 된 시약실 내부가 보입니다. [시약장] 대부분이 파손되어 버렸군요. 멀쩡한 시약장 안, ‘[E.M.D]’와 ‘[E.S.D]' ‘[E.A.D]’ 몇 개가 보입니다. 원한다면 챙겨갈 수 있을 듯합니다.
첸 티엔:이아안.
이안 브란트:네?
첸 티엔:앞으로 말 잘들을게요오.
이안 브란트:제가 왜 무서워하는지 알겠죠? (이런 말이나.)
첸 티엔:네에. 절실히 느꼈어요. (약을 종류별로 훔쳤다.)
이안 브란트:으응. 저도 다시 힘 봉인할게요.
첸 티엔:(조심스레…. 당신의 곁에 꼬옥 들러붙는다.) 이제 남은 건…. (통제실 쪽을 본다.)
 :그러고 보면 아까부터 이상할 정도로 조용합니다. 병력 전부가 탈옥 사태를 막으러 간 걸까요? 통제실로 향할까요?
첸 티엔:(이동합니다.)
 :통제실 내부로 들어가는 순간, 거대한 벽면을 가득히 메운 녹화 장비들이 보입니다. 아래로는 통제 단자함이 있군요.
첸 티엔:(녹화 장비를 둘러본다.)
 :대부분의 CCTV 화면은 노이즈로 뒤덮여 알아볼 수가 없으며, 그나마 작동하는 것들은 적외선 기능으로 전환되어 정확한 상황 파악이 불가능한 상태네요.
치열한 격전이 일어나고 있는 와중에도 군인들의 방어선을 뚫은 죄수들이 게이트 너머로 도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섹터 3과 8 근처를 비추는 화면이 어딘가 이상합니다.
다리가 꺾인 것처럼 비틀거리는 기괴한 걸음걸이와 둔한 행동거지. 총에 맞아 머리가 떨어진 이들이 너덜해진 육신을 휘적이며 대치 중인 군인들에게 달려들고 있습니다. 저것들의 정체는 모르겠지만, 이쪽으로 전투원들이 오지 못하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이성판정 0/1d2
첸 티엔:
SAN Roll
기준치:75/37/15
굴림:14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좀비?
이안 브란트:뭐 있어요? (CCTV 화면을 보다가 소리 없는 비명…. 당신의 눈을 가려준다.)
첸 티엔:응? 저 괜찮아요.
이안 브란트:왜지?
첸 티엔:영화에서 자주 봤어요. (순진한 척 눈을 동그랗게 뜬다. 의심이 짙어지기 전에 통제 단자함쪽으로 슬금슬금.)
이안 브란트:TV선을 끊어야 한다고 봐요 저는.
 :여러 종류의 스위치와 버튼 사이에서도 셔터 통제 버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이를 통해 막혀 있는 연구소장실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첸 티엔:아! 그 김에 새 티비를 살까요? 제가 혼수로 집과 가전을 해오는 것도 좋겠어요. (셔터 통제 버튼을 꾸욱 누른다.)
이안 브란트:지금 무슨 소리 하시는 거예요오. (이쪽은 버튼 대신 당신의 옆구리를 꾸욱.)
 :버튼을 누르자, 복도에서 기계음과 금속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립니다. 연구소장실을 격리하던 차단셔터가 해제된 모양입니다. 이제 가장 안쪽까지 진입할 수 있겠군요.
그때,
첸 티엔:
기준치:40/20/8
굴림:28
판정결과:보통 성공
 :일순, 꺼져 있던 화면 중 하나에 전원이 들어옵니다. 이건... 연구소장실을 비추는 카메라인가요? 화면 속에는 세 남자가 찍혀 있습니다. 정체불명의 남자와 국방부 장관, 그리고 연구소장이군요. 녹화 장비에 연결된 스피커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합니다.
“지원에 감사드립니다. 분명 인류에게 큰 발전이...”
“그런 거창한 명분은 됐습니다. 당신처럼 이 일에 개인적인 흥미가 있을 뿐이니까요.”
“...하지만 이런 거금을 지원하는데 조건 정돈 있으시겠죠."
“이곳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권한 정도면 되겠군요. 아, 연구 참여 권한도.”
“그 정도야 당연히 해드려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거물급 인사 두 명을 대면하면서도 신원 불명의 남자는 시종일관 여유 넘치는 태도입니다. 동시에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듭니다. 어디선가 이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CCTV 화면은 다시금 새카만 화면만을 송출합니다. 연구소장실로 이동할까요?
첸 티엔:
지능
기준치:65/32/13
굴림:10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저 목소리, 술집에서 들은 적이 있지 않던가요?
첸 티엔:아~하……. (나중에 장인어른, 아차. 본부장님께 잡아가시라고 말씀드려야겠다. 연구소장실로 이동합니다.)
 :두 사람의 시야에 들어온 풍경은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소장실에 들어서자마자 바닥에 쓰러져 있는 연구소장의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그의 뒤로는 접견용 소파와 테이블, 거대한 원목 책상과 책장 등이 늘어서 있습니다.
첸 티엔:(연구소장을 발로 툭툭 건드린다.)
 :이곳의 총책임자이자, 모든 실험을 지시한 국방부 장관의 최측근인 사람입니다. 하지만 어째서일까요? 그는 바닥에 쓰러진 채 경련하고 있습니다.
의식을 잃은 듯, 연구소장의 눈꺼풀이 뒤집혀 있습니다. 거칠게 호흡하는 그의 옆에는 피스톤이 끝까지 눌린 주사기가 떨어져 있습니다. 꽉 쥔 손가락 사이로 비어 있는 시약병이 보이네요. 시약병 바닥에 검은색 약물이 소량 남아 있는 것이 보입니다.
이안 브란트:(습관처럼 쓰러진 이의 곁에 한쪽 무릎을 대고 앉았다가…. 슬그머니 물러선다.) 어쩐지 위험한 기분.
첸 티엔:검증되지 않은 약물이란 건 본인이 제일 잘 알 텐데. 왜 이런 짓을 한 걸까요…. (탐탁잖은 투. 미미한 불안감이 발을 붙잡는 것만 같다.) 챙길 게 있다면 빨리 챙기고 도망치는 게 좋겠어요. 이안, 곁에서 떨어지지 마세요. (서둘러 원목 책상을 뒤진다.)
 :거대한 원목 책상 위는 이미 난장판입니다. 부서진 명패 위로 통신 기기가 엎어져 있습니다. 첨단 기능들이 도입된 것인지 조작이 쉽지 않습니다만...
첸 티엔:
교육
기준치:87/43/17
굴림:52
판정결과:보통 성공
 :어렵지 않게 조작할 수 있었습니다. 홀로그램 화면 하나가 팝업됩니다. 이것은... 30분 전, 국방부 장관과의 화상연락이 녹화된 파일인 것 같습니다. 화면 속 두 사람의 표정이 심상치 않네요.
“지원병력이 필요합니다. 화이트 에리어에 침입한 죄수를 막을 수가 없습니다! ”
“뭐? 이렇게 무능할 수가 있냔 말이야! 이 이상 군 인력을 동원하면 의심을 받는다고!”
"“죄수들이 게이트를 통해 도주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저들을 놓친 책임까지 물게 될 겁니다!”
“...이제 나는 모르는 일이야. [E.A.D]라도 쓰던가, 알아서 하게. 그 프로젝트 대외적으로 유출되면 자네들 다 죽은 목숨인 거 알지?”
"“뭐.. 뭐..?! 그동안 당신이 지시한 내용이 다 남아 있다고. 나만 끝장날 줄 알아?!”
 :"“멍청한 자식. 내가 이런 일을 대비해두지 않았을 것 같나? 망명 신청은 진작에 해뒀고, 너 따위를 대체할 인간은 널리고 널렸어.”
국방부 장관의 말을 끝으로 통신창이 꺼집니다.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한 연구소장이 원목 책상 위를 뒤집어 엎어버리고, 기기가 쓰러지며 영상이 끝납니다.
첸 티엔:(잠깐! 기기의 크기는 어느정도일까?)
 :노트북 정도의 크기입니다!
첸 티엔:훔쳤다.
 :훔칩니다.
첸 티엔:
듣기
기준치:70/35/14
굴림:98
판정결과:실패
(이안 빠아아안히 본다.)
이안 브란트:(훔치느라 정신이 없으시군...)
듣기
기준치:60/30/12
굴림:35
판정결과:보통 성공
 :잊고 있던 단말기에서 희미한 무전이 흘러나옵니다.
“...헬기가 준비.. . 치직-.. 니다. 장관. ..지지직.. . 방부 옥상으로 .. .. .”
어딘가와 혼선되었던 걸까요? 다른 채널에서 송신되던 무전이 뚝 끊깁니다.
첸 티엔:악의 배후가 도망가려나 봐요. 어떡하죠?
이안 브란트:그러게요, 일단은 저희도 지부로 돌아가는 편이 좋을 것 같은데…. 어라.
조심. (당신을 덜컥 제 품으로 끌어당겼다.)
 :대체 무엇을 조심하라는 것일까요? 주변을 둘러보면... 바닥에 쓰러져 있던 연구소장이 느리게 몸을 일으키는 것이 보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도저히 일반적인 사람이 일어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뼈가 돌아가며 재조립되는 괴기한 소리와 함께 살점이 썩어들어갑니다.
거무죽죽하게 변하다가 부풀어 오르는 피부. 이내 종기들이 터지며 지독한 악취를 내뿜습니다. 썩은 피가 하얀 연구 가운을 뒤덮고, 제 자리를 잃고 떨어진 안구가 바닥을 구릅니다.
..이런 괴물은 살면서 본 적도 없습니다. 이성 판정 1d2/1d4
첸 티엔:
SAN Roll
기준치:75/37/15
굴림:3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2
 :쨍그랑! 복도 저 멀리서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소리인지 알아챘나요? 임상실에서 빠져나온 크리쳐들의 발소리가 점차 가까워지고, 이젠 괴물이 되어버린 연구소장이 두 사람을 향해 이빨을 드러내며 달려듭니다.
첸 티엔:
이능(물) Roll
기준치:75/37/15
굴림:35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몸 상태가 처음보단 훨씬 나아진 것 같군요. 약물의 효과가 자연적으로 상쇄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당신의 공격이 직격하자, 크리쳐의 썩은 팔 한쪽이 뜯겨나갑니다. 그러나 죽은 듯이 바닥에 축 늘어져 있던 것도 잠시. 순식간에 재조립된 크리쳐의 몸뚱이가 휘청이며 일어섭니다.
이안 브란트:어떡할까요? 돌아가는 방법은 계획에 없었어요? (당신을 뒤에 세운 채 눈을 데록 굴린다.)
첸 티엔:물론 잘 준비되어 있죠. (당신의 팔을 끌어와 제 허리를 감게 했다.) 일회용 좌표 이동기를 받아왔어요. 준비는 되셨나요?
이안 브란트:본부장님을 믿고 있었어요…. 아, 물론 당신도요. (냉큼 덧붙인다. 팔을 감은 자세가 자연스럽다.)
첸 티엔:(그대로 좌표 이동기를 작동시킨다.)
 :당신은 좌표이동기의 버튼을 눌렀습니다.
 :… .. . .. 차가운 액체를 통과하는 듯한 기분. 이제는 익숙하기까지 한 감각이군요. 눈앞에는 고층 건물이 늘어선, 대도시의 저녁 풍경이 보입니다. 하지만 무언가 이상합니다.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불길한 기류가 공기 중에 짙게 깔려 있습니다.
고개를 든 두 사람의 눈에 들어온 것은 하늘 저편에서 몰려오고 있는 먹구름. 그리고 히어로 본부 건물의 대형 전광판입니다.
첸 티엔:(전광판에 시선을 둔다.)
 :거대한 화면에서 송출되고 있는 것은 수많은 기자에게 둘러싸여 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히어로 본부장의 모습입니다. 이안 브란트의 무고와 국방부의 잔악한 실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군요.
그러나 전광판을 올려다보고 있는 시민들의 표정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본부장의 말이 진실인지에 대한 논쟁이 오가고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하필 사람이 많은 곳에…. (끙, 앓는 소리.) 눈에 띄지 않는 편이 좋겠네요.
첸 티엔:업히실래요? 고개를 숙이고 계시면 될 것 같은데.
이안 브란트:저 무거워요. (멀뚱.)
첸 티엔:저 튼튼해요. (멀뚱.)
이안 브란트:거짓마알.
첸 티엔:
건강
기준치:75/37/15
굴림:52
판정결과:보통 성공
튼튼해요오.
이안 브란트:으으음.
첸 티엔:들키는 것보다는 낫잖아요?
이안 브란트:그건 그렇지만요…. (지금 들켰다간 무슨 말이 돌지. 고민 끝에 결국 끄덕였다.)
첸 티엔:(당신의 앞에 쪼그리고 앉아 등을 내보인다.) 사람들의 말은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우리가 챙겨온 게 어디 한두 개인가요. 당장 노트북의 영상만 풀어도 여론이 바뀔걸요.
이안 브란트:(조심스레 업혀 당신의 흐트러진 머리칼 위로 뺨을 부빈다. 사람들에게 나쁜 대우 받은 적은 없으니 현 상황이 꽤 혼란스울만도 하나 당신의 온기를 느끼니 쉬이 안정이 된다. 그러니 이 척박한 상황에서 내는 결론이라고는, 역시 결혼할까? 같은 것이다.)
 :그 순간. 히어로 지부의 정문이 부서지고, 깨진 유리문 너머로 크리쳐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지하의 범죄자 이송 게이트가 뚫린 모양이군요.
지독한 악취와 함께 바닥으로 떨어지는 살점과 내장들. 썩은 피가 길바닥을 적십니다. 광기에 미쳐 날뛰는 시체들이 살아 있는 사람들을 향해 달려듭니다.
사이렌 소리가 떠나가라 도시를 울립니다. 기자회견이 방송되던 전광판 화면이 급하게 바뀌며 공격받는 도심 곳곳을 비춥니다. 평화란 이렇게나 연약하고 쉽게 바스라지는 것입니다.
이안 브란트:(어깨 콩.) 혼수 생각은 좀 미뤄두고 (혼수 생각하고 있었다.) 저 다시 내려야 할 것 같죠?
첸 티엔:혼수를 생각하고 계셨어요? (실실 웃으며 당신을 내려준다.) My Hero, 제가 도와드릴 일은?
이안 브란트:당신이 먼저 말했어요? 혼수 얘기…. (한 방향을 가리킨다. 큰 건물 하나가 보인다.) 국방부 청사가 저쪽이거든요. 당신이 가서, 도망치지 못하게 시간을 좀 끌어주세요, 그런 거 잘 하시잖아요? 말로 사람 넋 빼놓는 거…. (마주 웃고 만다.)
첸 티엔:네에, 제가 장관의 신경을 박박 긁어놓고 있을게요. (선뜻 걸음을 내디딘다. 이다지도 쉬이 당신을 뒤로할 수 있는 연유는, 이제는 당신의 목적지 또한 첸 티엔임을 알기에.) 아시죠? 생채기 하나당 키스 한 번이에요.
이안 브란트:네에, 이제 잘 알죠. 저는 본업 좀 하고 갈 테니까….
 :혼란에 빠진 도심 한복판을 가로질러 뛰는 두 사람을 향해 크리쳐 9마리가 달려듭니다. 그것들이 아가리를 벌리자 문드러진 잇몸과 날카로운 치아가 드러납니다.
첸 티엔:
이능(물)
기준치:75/37/15
굴림:84
판정결과:실패
피해:4
이능(물)
기준치:75/37/15
굴림:65
판정결과:보통 성공
피해:3
(헤헷?) 저 정도는 처리하실 수 있죠?
 :무력화된 크리쳐의 살점과 뼛조각들이 바닥으로 툭, 떨어집니다.
이안 브란트:으응, 아마도요.
이능력
기준치:75/37/15
굴림:90
판정결과:실패
피해:8
응?
이능력
기준치:75/37/15
굴림:99
판정결과:실패
피해:6
응???????
가세요 그냥.
첸 티엔:네에. (뽀르르…. 국방부 청사로 향해 뛰었다.)
 :해가 완전히 자취를 감춘 어둑한 노을의 끝자락. 검은 먹구름은 어느덧 하늘을 완전히 뒤덮고,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 ... ..있는 힘껏 달음박질치는 당신의 발치에서 물방울이 부서집니다. 마침내 국방부 청사의 옥상에 다다랐을 때, 한두 방울씩 떨어지던 빗방울은 어느샌가 폭우가 되어 있었습니다.
도시에서 가장 높은 건물의 옥상. 당신의 발밑으로는 지옥도 같은 도시의 야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장관: 이것 참 의외로군. 히어로가 오지 않을까 했는데 말이야. 빌런 양반께서 영웅 노릇이라도 하고 싶으셨나? 아니면 돈이라도 받았어?
 :국방부 장관이 당신를 보며 입꼬리를 비틀어 올립니다. 그의 손에 들린 권총은 당신을 겨누고 있군요. 동시에 건물의 옥상으로 검은 헬기가 근접해옵니다. 프로펠러가 만들어내는 거센 풍압에 비바람이 몰아닥칩니다.
첸 티엔:돈은 아니고, 사랑을 받았죠. 이래 봬도 이제 빌런은 아니거든요. 손 턴 지 꽤 됐어요~? (언제든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게끔 손을 까닥인다. 이제 총은 두렵지 않다. 너무 많이 맞았는걸. 심드렁한 낯이다.) 사실~ 저보다도 그쪽이 더 빌런 같지 않아요?
장관: 사랑? 같잖기는! 그래봤자 갱생하기엔 늦었으니 가서 평소에 하던 짓거리나 해.
 :빈정거리던 장관이 당신을 향해 방아쇠를 당깁니다. 타앙! 탕! 쏟아지는 빗소리에 총성이 묻혀들고, 2 발의 탄환이 날아옵니다.
첸 티엔:
회피
기준치:58/29/11
굴림:31
판정결과:보통 성공
 :빗물 때문에 시야가 제한되어 있지만, 이 정도는 그저 우스울 뿐입니다. 당신을 스치지도 못한 총알이 허공을 가릅니다. 전투태세를 갖춘 당신의 어깨 위로 빗물이 흩어집니다.
순간 지난번 골목에서의 전투가 눈앞에 겹쳐 보입니다. 그것 또한 저 작자가 지시했던 것이겠죠.
첸 티엔:
이능(물) Roll
기준치:75/37/15
굴림:74
판정결과:보통 성공
이게 바로 평소에 하던 짓거리인걸요. 짝사랑 상대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서 노력하는 거~? (샐쭉 웃는다.) 그나저나…. 여긴 물이 많네요. 그쵸?
 :순간 빗줄기가 잦아들고, 공격을 제대로 맞은 장관이 바닥을 구릅니다. 그가 놓친 총이 난간 아래로 떨어집니다.
욕지거리를 뱉은 장관이 절뚝거리며 옥상에 근접해온 헬기를 향해 뛰기 시작합니다. 그냥 둬서는 안 될 것 같군요.
첸 티엔:
이능(물) Roll
기준치:75/37/15
굴림:46
판정결과:보통 성공
 :당신의 이능력이 지척까지 다가온 헬기를 향해 뻗어나갑니다. 헬기가 착륙하지 못하고 허공을 배회합니다.
흐트러진 채 빗물을 뚝뚝 떨어트리는 머리칼 사이로 핏발이 선 그의 눈알이 보입니다.
장관: 빌어먹을, 왜 방해하는 거냐!
 :도주로를 잃었다는 것을 깨달은 장관이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몸을 떨더니, 별안간 당신을 향해 달려듭니다. 그의 손에서 번뜩이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첸 티엔:
회피
기준치:58/29/11
굴림:1
판정결과:대성공
 :휘둘러진 그의 손끝에서 날카로운 금속이 반짝입니다. 목덜미에 주삿바늘이 닿기 전, 당신은 그것을 강하게 뿌리쳤습니다. 당신의 완력에 밀려난 장관이 미친 사람처럼 낄낄대며 비틀거립니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국방부 장관이 바닥에 나뒹굽니다. 그의 손에서 떨어진 주사기가 당신의 앞으로 굴러옵니다.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장관이 당신을 올려다보며 이죽댑니다.
장관: 너흰 인간이 아니야. 자의식이 있을 뿐인 무기지. 인간으로 대우받을 수 없는 것도 당연해...
자, 뭘 망설이고 있지? 왜 시간을 끄는 거야? 빨리 나를 죽이고 모든 걸 끝내.
첸 티엔:에이, 죽이는 건 하수나 할 짓이에요. (물을 가늘게 꼬아 밧줄 형태로 만들고는 장관을 칭칭 감아버린다. 혹~시라도 혀를 깨물어 자결할 수 있으니 재갈을 물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화이트 에리어였나? 그곳에서 가져온 게 참 많아요. 만천하에 공개된다면 꽤 재밌는 일이 벌어지겠어요~?
장관: (재갈이 물리기 전 광기에 차, 당신을 도발하듯 말을 내뱉었다.) 그거 아나? 그 대단하신 히어로께서는 마취된 채로 약물에 절여질 예정이었어. 그 다음엔 조각조각 해부되어 세포 샘플로 사용될 계획이었지. 저 위선자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는데 말이야. 아쉽게 되었군…. (마지막까지 입꼬리를 당겨 웃기도 했다. 저를 죽이라며 몇 번이나 당신을 부추기며.)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고개를 돌린 곳엔 비에 흠뻑 젖은 이안이 서 있습니다.
이안 브란트:주, 죽이면 안 되는…. (옥상의 문 벌컥! 열다가 우뚝 멈춰선다.) 뭐야. 벌써 끝났어요? (젖은 뺨을 문지르며 당신에게 다가온다.)
첸 티엔:들었어요?
이안 브란트:어떤 거?
첸 티엔:저 사람이 하는 말?
이안 브란트:다는 아니고 어느 정도….
첸 티엔:어디까지?
이안 브란트:왜, 왜 그렇게 무섭게 물어요.
첸 티엔:우웅, 어디까지요~?♡
이안 브란트:대충 다…. (아차!) 귀엽게 말한 거지 내용이 바뀐 건 아니잖아요!?
첸 티엔:죽일 걸 그랬나….
이안 브란트:모, 못 들었어요. 아무것도…. (당신의 손을 소중히 꼬옥. 붙잡았다. 평소보다 힘이 많이 들어간 것 같기도 하다….)
첸 티엔:당신은 괜찮아요? 저런 말을 들었는데.
이안 브란트:뭐어, 합당한 벌을 받겠죠. 딱 한 대 때리고 싶긴 한데 (히어로가 이런 말을 해도 되는 걸까?) 그것도 저 때문은 아니고 당신이 구른 걸 생각해서요….
첸 티엔:만약 합당한 벌을 안 받으면요오.
이안 브란트:그때는 당신이 알아서…. (더보기)
첸 티엔:헤헷. (냉큼 당신의 팔에 팔짱을 낀다.) 밑의 일은 잘 해결하고 오셨나요?
이안 브란트:네에, 다치지도 않았고… 수갑도 받아왔어요. (칭찬하듯 당신을 몇 번 쓰다듬는다.)
 :그는 이내 발악을 하다 의식을 잃고 축 늘어져 있는 장관에게 수갑을 채웁니다. 긴장이 풀린 만큼 당신 또한 피로가 몰려듭니다. 완전히 제압된 장관을 연행해 가려던 히어로는...
이안 브란트:본부에 진료 받으러 가자고 하면 안 갈 거죠? (눈 깜빡깜빡.)
첸 티엔:(덩달아 깜빡깜빡.) 갈 거예요. 상견례를 마무리 지어야 하거든요. 그런데에….
이안 브란트:그런데?
첸 티엔:저어, 안 죽이고 잘 참았는데. 상은 없나요?
이안 브란트:죽일 걸 그랬나 라고 누가 중얼거리셨는데두.
첸 티엔:안 죽였잖아요? (무해한 눈.)
이안 브란트:그건 그렇죠. (곰곰. 더 가까이 오라는 듯 손짓한다.)
첸 티엔:으으응. 이번엔 키스 말고 다른 걸로요.
이안 브란트:이제 그건 너무 자주 한 것 같아서 (?) 저도 할 생각 없어요. 대신….
치료만 끝나고 저희 집 먼저 가 계실래요?
첸 티엔:(우뚝.) 왜요?
이안 브란트:응? 좋은 거 해드리게. (대충 요리해서 몸?보신? 해주겠다는 뜻이다.)
첸 티엔:콘돔 사갈까요?
이안 브란트:네, 네? 네?? …네? (우뚝.)
첸 티엔:응?
이안 브란트:…응? 네? 아?
왜, 왜? 왜요? 그건 왜요……?
첸 티엔:응? 그야…. 집에서좋은 거를 해주신다고 하셨어요.
이안 브란트:모, 몸에, 조, 좋은 거, 해, 드리겠다는 뜻…. 몸에… 거, 건강에… ……. (새빨개져서 바들바들….)
첸 티엔:(히죽….) 말할수록 이상해지고 있다는 걸 깨달으셨나요?
이안 브란트:….방금 했던 말들 전부 취소해도 되나요? 분위기 좋은 곳에서 밥이라도 한 끼 할까요? 네? (데이트 신청으로 무마하려 들고 있다!)
첸 티엔:아프고 어지럽고 힘들어서 더는 바깥에 있지 못할 것 같아요오.
이안 브란트:아프고 어지럽고 힘들면 그, 그, 그런 것도 하면 안 되거든요?!
첸 티엔:티엔은 잘 모르겠어요오.
이안 브란트:(푸시식.) 일단 치료 받고 생각해봐요….
첸 티엔:(방긋방긋 웃는다.) 네에에에.
 :... .. .그리고 이것은 그로부터 며칠 후의 이야기입니다.
당신은 결국 히어로를 구해냈습니다. 그뿐일까요? 이 도시, 그리고 나아가 이 세계까지 지켜낸 것이나 다름없죠.
다행스럽게도 약물로 인한 이능력의 부작용은 천천히 사그라들었고, 크리쳐도 모두 제압했지만, 파괴된 도심은 한창 복구 중이라고 합니다.
이안은 탈옥한 범죄자들을 쫓느라 한층 더 바빠졌다지요? 그러니 여우 같은 예비 배우자를 두고 집에도 잘 오지 않는 거겠죠.
여유롭게 기지개를 켜며 하늘을 올려다보면, 오늘따라 날이 너무 좋습니다. 폐허가 된 잔해 위로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고 있네요. 비구름이 다 갠 하늘은 투명하게 보일 정도로 맑군요.
이안 또한 모든 누명을 벗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그리하여 히어로와 빌런의 협력은 이렇게 막을 내렸지만, 엔딩 크레딧은 올라가지 않겠지요.
 :원한다면 두 사람은 언제든 다시 만날 수 있으며, 언제까지나 곁에 있을 테니까요.
첸 티엔:(어느 날, 히어로 본부 사무실 소파에 앉은 첸 티엔은 눈을 또랑또랑 뜬 채 말했다.) 본부장니임.
이안 브란트:(잠깐! 이안은 옆에 있는가?)
첸 티엔:(그렇다. 나란히 앉아있을 것이다.)
이안 브란트:(그렇군. 그렇다면 나란히 앉아 있다. 혼자만 좌불안석일 것이다.)
본부장: 오늘도 잡아넣어 달라고 온 겐가?
첸 티엔:아뇨, 대가를 받으러 왔죠. 이미 다 끝난 이야기잖아요~?
본부장: (심드렁하다.) 기억 안 나네만.
첸 티엔:첸 티엔이 다시금 흉악한 빌런이 되는 것보다는 이안 브란트 씨의 여우 같은 배우자로 내조에 집중함으로써 사회에 해악을 끼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요?
본부장: 그래 다시 말해보게….
첸 티엔:여기, (이안의 팔을 쏘옥 끌어온다.) 이안 브란트 씨께서 저와 결혼하고 싶으시대요.
본부장: 그러고 보니 바빠서 개인 면담을 잊고 있었군……. (이안을 눈으로 훑는다. 화난 듯보이는 상사 앞이라고 굳어 바들바들 상태인 이안 브란트를…. 팔짱 낀 채 한숨 푹.) 남들에게 들키지 않게 처신만 잘 하게나. 강제로 은퇴하고 싶지 않으면….
이안 브란트:(나는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야 하는가? 이거 상견례라고 친다면 본부장님은 내 보호자이니―죄송해요본부장님이상한뜻은아니에요― 분명 긴장해야 할 사람은 티엔인데 왜 나만???)
첸 티엔:(화색! 잔뜩 굳어버린 이안의 곁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신나 했다.) 그럼 허락해주신 거예요~?
본부장: 다시 한 번이라도 일치는 날에는 내 부하 (턱짓해 이안을 가리킨다.)에게 잡아 넣으라고 할 테니…. (조건이 자꾸 붙는 것 같지만 여하간 허락은 허락이지. 손 휘휘 내젓는다.) 얘기 다 들었으면 전직 빌런은 히어로 본부에서 나가도록.
첸 티엔:(손날을 바깥으로 돌린 채 이마 위로 가져다 댄다. 어설픈 경례.) 네엡.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장인어른…. 이 아니라, 본부장님~! (그대로 벌떡 일어나 이안마저 일으킨다.) 참, 이 일로 이안을 혼내진 말아주세요. 제가 열~심히 꼬셨고, 이안은 어쩔 수 없이 넘어와 준 것뿐이니까요. 일종의 피해자! 뭐 그런 거예요.
본부장: (대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여 턱짓만 한다. 알겠으니까 나가라….)
이안 브란트:(그리고 이안 브란트는 확신했다. 아, 내일은 필히 개인 면담이겠군…. 여전히 구석에 몰린 생쥐 같은 꼴로 일어났다. 허리 숙여 인사한 뒤 사무실을 빠져 나온다.)
장인어른? (티엔의 옆구리를 꽤 아프게 눌렀을 것이다.)
첸 티엔:저도 모르게 그만. (헤헤.) 하지마안, 왠지 그런 느낌이지 않나요?
이안 브란트:잘은 모르겠지만 상견례를 하면 이런 느낌이긴 하겠네요. (쭈루룩 미끄러져 당신에게 기댄다.) 집에 가요.
첸 티엔:진짜 상견례도 해야죠. 당신 부모님 모시고, 조이 브란트 양도 모시고요.
이안 브란트:저번에도 말한 것 같지만 제 가족관계 말씀드린 적이 없는데 왜 알고 계시는지 참 궁금해요….
첸 티엔:그게 바로 빌런의 소양 아니겠어요?
이안 브란트:이제 다 관두셔야죠, 그런 것도오. (툭! 친다.)
첸 티엔:네에. 과거의 빌런 첸 티엔이 행한 짓이었어요. 지금의 전업주부 첸 티엔은 그런 일은 할 줄 몰라요.
이안 브란트:네, 네. 조용히 살자구요. 강제 은퇴 당하지 않고 오래 일하게….
첸 티엔:네에. 결혼식은 언제가 좋으세요?
이안 브란트:날 좋을 때 해요, 날 좋을 때…. (얼렁뚱땅 넘긴다.)
첸 티엔:네에, 돌아오는 5월에 하면 되겠어요. (♡)
제가 다~ 준비할게요. 걱정 마세요.
이안 브란트:너무 이른 것 같긴 한데요.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이…. 당신 손 꼬옥 잡고 우리집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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